※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7호(2018. 5. 2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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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단계에 다다르고 있는 AI 이용 ‘마인드 리딩’ 기술.pdf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소프트웨어로 읽어 내는 마인드 리딩(Mind Reading)’ 기술은 점차 비즈니스 응용 및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에 다다르고 있음


미래 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마인드 리딩 기술의 등장을 예측해 왔으며, 실제로 뇌파의 패턴을 검출하는 것은 수십 년 전부터 가능했으나 마인드 리딩까지 가기에는 퍼즐 조각 하나가 부족했는데, 바로 감지한 뇌파를 해석하는 기술임


하지만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이 퍼즐도 맞춰져 가고 있으며, 마침내 사람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 수 있게 되었음


이 처리 과정을 거칠게 요약하면, 우선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인간의 뇌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가져와 이를 단어 및 이미지와 매핑시켜 놓고, 이후에 측정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하여 다양한 유형의 생각 표출 및 멘탈 제어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것임


가령 매사추세츠 공대(MIT) 미디어랩이 고안한 얼굴에 장착하는 장치는 기계학습 시스템과 결합되어 있는데, 사용자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단어를 읽어 내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 주는 기능을 수행함


실시간으로 음성을 텍스트로 전환해 주는 기기들은 이미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MIT가 개발한 기기는 사람이 말하는 과정이 없어도 텍스트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 차이점


사람이 말을 하는 것은 뇌가 얼굴의 근육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가능한 것인데, 연구에 의하면 소리를 내지 않고 마음속으로 무언가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뇌에서 얼굴로 신경 근육 신호가 보내진다고 함


MIT 미디어랩이 개발한 알터에고(AlterEgo)’ 기기는 이 신경근 신호를 전극으로 포착한 후 기계학습 시스템을 이용해 특정 신호를 특정 단어와 매칭함


따라서 이 장치를 이용하면 목소리를 내지 않고 말하기(subvocalization)’ 혹은 침묵의 발성(silent speech)’ 과정을 발성 과정과 동일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 짐


<자료> MIT Media Labs

[그림 1] 속말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알터에고 프로토타입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는 다르지만, 15분 정도만 커스터마이징을 하고 기계학습을 시키면 92%의 정확도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함


이 장치는 골전도 이어폰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가상 비서에게 정보 요청을 한 후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도 들을 수 없는, 오직 자신만 들을 수 있는 소리로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구현도 가능함


알터에고 기기는 마인드 리딩 기술의 놀라운 사용례라고 할 수 있는데, 뇌가 보내는 모든 신호를 읽는 것이 아니라 안면 근육에 보내는 신호만을 파악해 생각을 읽어냄으로써 속말을 컴퓨터 인터페이스화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음


또한 이미 보편화 되고 있는 가상 비서와 대화 같은 행위를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게 수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상 비서 이용 맥락을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음


알터에고 외에도 말 또는 소리와 뇌 활동 사이의 연관성을 해석하여 사람과 컴퓨터 사이의 인터페이스 기술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여러 대학과 기업을 통해 진행되고 있음


UC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연구팀도 90% 정확도의 마인드 리딩 기기를 개발했는데, 이 장치는 사람이 소리를 들을 때 일어나는 뇌 활동을 감지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함


뇌의 활동을 텍스트로 전환해 주는 이 기기의 명칭은 뉴로프로스테시스(neuroprosthesis)’인데, 일종의 간질 치료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피험자의 뇌 표면에 전극을 이식하고 이를 통해 청각 피질의 뇌파를 모니터링 함


외부로부터 감지한 것이든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든 발성은 생각을 텍스트로 변환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단계가 됨


연구팀은 이렇게 데이터를 얻은 다음 알고리즘을 이용해 특정 단어를 들을 때 뇌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매핑함으로써 뇌파를 해독하였음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팀은 뇌의 스캔을 통해 복잡한 생각을 읽어 내고 이를 적절한 문장으로 변환해주는 방법을 고안했는데, 이들의 연구는 복잡한 사고 과정에서 다음에 올 문장을 AI로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음


페이스북도 마인드 리딩 프로젝트에 착수했는데, ‘빌딩 8(Building 8)’이라는 비공개 조직을 두고 이용자들이 생각만으로 페이스북 메신저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음


<자료> The Verge

[그림 2] 페이스북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유저 인터페이스 개발이 본업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해 뇌의 행동을 이용해 컴퓨터나 애플리케이션 상태를 변경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에 관한 특허를 등록하였음


MS의 연구에 따르면, 가령 음악 재생 시에 소리의 크기에 불쾌감을 느꼈다는 뇌의 활동이 감지되면, 자동적으로 볼륨을 낮추라고 지시하는 것이 가능해 짐


이런 인터페이스 기술은 마우스의 정확도 향상에서부터 복합현실(MR) 기기인 홀로렌즈(HoloLens)’에 이르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와 관련된 모든 제품에 응용될 수 있음


말이나 소리뿐 아니라 눈에 비치는 시각적 이미지를 이용한 마인드 리딩에 관한 연구 역시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음


최근 토론토 대학 스카보로 캠퍼스의 연구팀이 공개한 논문은 뇌의 활동에 근거해 피험자에게 보여 준 얼굴의 이미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재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음


13명의 피험자에게 140명의 얼굴 사진을 보여 주고 그 때마다 나타난 뇌파(EEG) 데이터를 연구팀이 개발한 AI 알고리즘으로 처리한 결과, 희미하지만 식별 가능한 형태로 피험자들에게 보여준 사진의 얼굴을 재현할 수 있었다고 함


연구팀을 조만간 기억 만에서 얼굴을 재현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데, 이런 기술은 당연히 경찰 같은 수사기관에 쓰임새가 상당할 것임


교토 대학의 연구팀도 토론토 대학의 연구와 유사한 기능을 가지는 신경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피험자에게 사진을 보여 주고 기능자기공명단층촬영(fMRI) 장치로 뇌의 혈류 모양을 스캔한 후 AI를 이용해 피험체가 본 이미지를 추정하는 연구임


<자료> Cerebral Cortex

[그림 3] 시각피질 활동 분석을 통한 마인드 리딩


퍼듀 대학 연구팀도 fMRI 장치와 AI를 이용한 마인드 리딩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피험자에게 동영상을 보여 주고, AI를 이용해 동영상을 볼 때 시각 피질에서 일어나는 뇌의 활동을 이해하도록 소프트웨어를 학습시켰음


연구팀은 반복 실험을 통해 뇌의 활동 상태만을 보고서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보다 실용성을 염두에 둔 맥락에서 마인드 리딩을 연구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가상현실(VR) 게임과 자동차 제어에 응용하는 것이 대표적임


스타트업 뉴러블(Neurable)’은 가상현실 게임인 어웨이크닝(Awakening)에서 물건을 집어 올리거나 던지는 작업을 머릿속 생각만으로 할 수 있게 했는데, 전극이 탑재된 머리띠를 HTCVR 헤드셋인 바이브(VIVE)에 연결하여 구현하였음


<자료> gigazine

[그림 4] 바이브 HMD에 전극을 연결한 뉴러블


뉴러블의 게임은 MIT 미디어랩의 연구와 마찬가지로 머릿속의 생각 전체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의 신경 활동을 이용해 명령이나 지시로 사용하는 것임


한편 HTC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VIVE X’에 참가 중인 우리나라의 룩시드 랩스(Looxid Labs)’가 개발 중인 모바일 VR 헤드셋은 시선 추적과 뇌파 측정을 함께 이용하여 감정을 인식하는 기술을 탑재하고 있음


룩시드 랩스는 동일한 기능을 가진 HTC 바이브용 어태치먼트도 개발했는데, 개발자 키트는 올해 여름에 출시할 예정임


보다 실용적인 예로는 올해 3월 제네마 국제 모터쇼에서 닛산 자동차가 공개한 컨셉 카 ‘IMx KURO’를 들 수 있는데 드라이버의 뇌파를 측정하는 헤드셋을 갖추고 있음


이 컨셉 카는 운전자의 뇌파를 이용해 차량의 반응 속도를 향상시키는데, 가령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걸려고 하면 뇌파를 감지해 실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기 전에 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닛산에 따르면 차량 반응 속도가 최대 0.5초 빨라진다고 함


◾ 마인드 리딩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길은 독립적인 마인드 컨트롤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이 아니라 기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향상시키고 보완하는 것임


마인드 리딩 기술의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이 기술을 SF 영화에 나오는 초인적 두뇌를 가진 사이보그나 외계인의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이용 중인 기술들의 정확도와 자율성을 높여주는 아주 현실적인 기술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


예를 들어, 기존의 기술과 마인드 리딩을 결합하면 사용자 본인의 의도와 사고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 자동 수정 및 음성 인식 정확도는 100% 가까이 향상될 수 있음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조명과 볼륨이 자동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나 유저 인터페이스가 사용자가 의도한 방식대로 정확히 작동하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인 마인드 리딩 기술의 활용 예임


사이버 보안 분야 스타트업인 엠파우(Empow)'는 랜섬웨어 공격을 행하는 해커들의 의도를 정확히 읽음으로써 해커와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해주는 마인드 리딩 AI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매우 현실적인 응용이라 할 수 있음


한편, 중국의 공장, 국영 기업, 군대에서는 대규모로 직원들이나 군인들의 뇌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무선 센서를 모자에 장착하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A로 분석해 작업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음


이런 방식의 활용은 현실적이기는 하나 빅브라더 논란을 낳기도 하는데, 중국의 기업들은 이 감정 감시 기술을 이용해 직원들의 배치를 전환하거나 휴식 시간의 길이를 조정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이윤을 높이는데 활용한다는 입장임


AI 기술의 진전이 마인드 리딩을 손에 잡히는 기술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공상이 아니라 이 기술을 이용해 실용적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사용하기가 즐거운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7호(2018. 5. 2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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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T의 자율주행차, 첨단 IT 파트너로 발돋움하는 베트남 IT의 상징.pdf



수많은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달리며 장관을 연출하던 베트남의 도로는 이제 빠른 속도로 자동차들에 의해 점렴되어 가고 있음


인구 9,200만 명에 연평균 6%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은 2025년경 신차 수요 290만 대의 자동차 거대시장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2016년 기준 베트남의 신차 판매대수는 약 30만 대를 기록했고 2017년에는 이보다 10% 적은 27만 대를 기록했으나 이는 소비자들이 2018년 수입차 무관세 정책을 기다린 때문으로 올해 신차 판매대수는 폭발적인 급증이 예상되고 있음


실제 베트남의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고, 올해 11일부터 수입차에 부과하던 30% 관세가 철폐되면서 오토바이를 선호하던 분위기는 빠르게 자동차 선호로 넘어가고 있음


베트남의 차량 국산화율은 승용차 20%, 승합차 30% 수준이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베트남 공략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베트남 정부가 무관세 조건으로 내건 국산화율 40% 이상 조건을 맞추기 위한 업체간 전략 싸움도 치열할 전망


경제발전 기간이 압축되는 신흥국가에서는 종종 여러 세대의 기술이 중첩되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베트남에서 이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 것은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임


국산화율이 20%라는 수치에서 나타나듯, 베트남 자동차 산업의 수준은 이제 막 발전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선진국의 새로운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으로 지목되는 자율주행차 개발도 현재 베트남에서 진행되고 있음


베트남의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베트남 최대 IT 기업인 FPT 소프트웨어로 20161천 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자율운전 R&D 조직을 신설한 이래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음


<자료> FPT Software

[그림 1] FPT가 개발중인 자율주행차 외관


FPT2016년 말에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해 20175월에 프로토타입을 개발했고, 같은 해 10월부터 하노이에 있는 자사의 R&D 거점인 호아락 하이테크 파크에서 직원 이동 목적으로 주행을 시작하였음


이후 주행 테스트 거리가 늘어나고 기술을 보완하면서, 20185월부터는 도로 상에서 주행 시험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 현재 테스트를 수행 중에 있음


사실 FPT가 테스트 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를 보면 미디어에 소개되는 자율주행차들과 다소 차이가 있으나, FPT가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음


FPT의 자율주행차에 탑승해 보면 약간 당황할 수 있는데, 웨이모 등의 미끈한 차량에 비하면 마치 차고나 실험실에서 긱들이 만든 듯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이기 때문


<자료> FPT Software

[그림 2] 주행 중인 FPT 자율주행차의 내부


이에 대해 FPT 글로벌 오토모티브 사업본부는 아직까지는 독자 기술로만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라 설명하는데, 운전 데이터의 분석 및 객체 인식 등에 필요한 기계학습과 딥러닝 기술을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고도화 해 오고 있다고 함


자신들이 만든 자율운전 소프트웨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주행시켜보는 것이기 때문에, 장애물을 감지해 핸들을 제대로 꺾느냐가 중요하지 내부 인테리어가 케이블로 어수선하거나 핸들을 꺾을 때 소음이 큰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임


그렇다고 FPT 소프트웨어가 자율운전 자동차를 스스로 상용화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데, 자율운전차 기술 개발의 목표를 자율운전차 상용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구미의 자동차 업체들의 파트너가 되는 데 두고 있기 때문


, 최고의 자율주행차 기술 업체들의 베트남 및 동남아 지역 파트너가 되기 위해 먼저 자신들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인 자율운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임


자율운전차 기술 개발에 대한 FPT의 이러한 입장은 전사 차원의 사업 전략이기도 하며, 나아가 수탁생산 기지에서 탈피하려는 베트남 IT 산업 전체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음


FPT 소프트웨어는 지금도 자동차 부품업체 등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2년 연속 관련 사업이 50% 이상 성장하고 있음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FPT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데, 그동안 오프쇼어(해외 수탁)를 전문으로 해 왔기 때문에 쉬운 일을 아무리 잘해도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따라서 스스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


언제까지나 해외 기업이 하청하는 일만 맡아서는 뒤처지게 될 것이고, 새롭게 부상하는 기술 영역에서는 고객과의 관계도 변화할 것이며, 고객 및 파트너와 상호 협력하며 PoC(기술개념 증명)를 실행해야 하는 아젠다가 늘어날 것이란 게 FPT의 판단임


불과 3~4년 전만 해도 FPT를 비롯한 베트남의 IT 기업들은 외국 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으나, 최근에는 협업과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경우가 늘고 있음


베트남의 360IT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베트남 소프트웨어 & IT 서비스 협회(VINASA)도 이와 같은 입장이어서, 지금은 외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생산을 위탁하는 관계이지만 점차 이를 대등한 협력관계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고 있음


첨단 IT 분야의 글로벌 파트너로 발돋움하려는 FPT와 베트남 정부는 최근 방한하는 등 한국과 협업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


FPT 코퍼레이션과 베트남의 안보부와 내무부는 522~27일간 방한하여 국가 디지털 변혁 및 제4차 산업혁명 연구개발 전략, 스마트 시티 솔루션 등에 관한 양국간 투자 및 기술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임


이번 방한에는 FPT 코퍼레이션의 쯔엉자빙 회장도 참가했는데, 현재 직원 수 28천명 이상, 전세계 21개국에 진출해 있는 FPT의 창업자 쯔엉자빙 회장은 베트남의 빌 게이츠라 불릴 정도로 베트남 ICT 산업에 영향력이 큰 인물로 알려져 있음


FPT는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 외에도 현재 인텔과 협업을 통해 의료, 보안 등의 분야에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능형교통시스템 등 스마트 시티 등 기업의 미래를 위한 첨단 ICT 기술 기반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이번 방한 등을 계기로 양국간 다양한 협업 기회가 창출된다면 국내 기업들은 베트남을 필두로 새롭게 부상하는 동남아 ICT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이미 베트남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7호(2018. 5. 2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비행 공유 서비스 조기 실현을 위한 &lsquo;우버 엘리베이트&rsquo; 프로젝트.pdf



[ 요 약 ]


차량 공유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우버는 사업의 무대를 지상에서 공중으로 넓혀 전기항공기 공유 서비스를 차기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관련 기술의 개발과 제휴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 우버는 2023년을 목표로 우버에어(uberAir)’라는 비행 택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미국 및 전세계 몇몇 도시에서 실증 테스트를 전개할 예정임. 예정대로 2020년에 무인 자율주행차의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여기에 우버의 비행 택시 테스트까지 시작된다면 현재의 여객운송 시스템은 일대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게 될 전망



[ 본 문 ]


최대 배차 서비스 업체인 우버 테크놀로지(Uber Technologies)는 새로운 사업인 전기항공기 공유 서비스의 확산을 위해 관련 기술의 개발과 파트너십 확대에 주력하고 있음


우버가 배차 서비스 다음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도심과 도시 근교의 단거리 이동을 위한 비행 공유서비스임


<자료> Uber Technologies

[그림 1] 우버의 비행공유 서비스 개념도


비행 공유는 말 그대로 항공기를 택시처럼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도심에서는 활주로로 사용할 만큼 넓은 토지를 화고하기 어렵기 때문에, 활주로 필요 없이 빌딩의 옥상처럼 넓지 않은 장소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한 수직 이착륙기(VTOL)를 사용함


특히 VTOL(Vertical Takeoff Vertical Landing) 기기 중에서도 기존의 내연기관이 아니라 모터로 회전날개(로터)를 구동시키는 전동 타입, ‘eVTOL의 이용을 전제로 함


이는 전기항공기가 온실가스 감축과 연비 향상, 소음 감소, 구조의 단순화에 다른 유지 보수 부담의 경감 등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임


우버의 추정에 따르면 eVTOL기를 이용해 비행을 공유하면 자동차에 비해 이동 시간을 몇 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용요금도 배차 서비스보다 낮출 수 있음


비행 공유는 도시의 교통 체증에 의해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기대도 큰데, 실제로 우버는 텍사스주의 댈러스와 포트워스, 아랍 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등과 제휴를 맺고 이들 도시에서 실증 시험을 실시할 예정임


우버는 비행 공유 서비스를 우버에어(uberAIR)’라 명명하고 2023년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우버 엘리베이트(Uber Elevate)’ 프로젝트를 2016년에 시작하였음


우버 엘리베이트 프로젝트의 목적은 비행 공유를 위한 ‘eVTOL 비행기의 사양과 안전·소음 기준의 제정, 법 정비, 이착륙 시설의 설치 등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진 이해관계자들과 본격적으로 논의·검토함으로써 서비스를 조기에 실현하는 것임


1회 서밋은 미국에서 최초로 비행 공유 서비스 시험이 실시될 댈러스에서 열렸으며, 2회가 되는 ‘2018 엘리베이트 서밋행사는 58~9일 양일간 LA에서 개최되었음이런 노력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우버는 항공우주 및 행정, 전기화 기술 등 각 분야의 중요 인사들이 강연·토론을 하는 엘리베이트 서밋(Elevate Summit)’ 행사를 2017년부터 개최하고 있음


엘리베이트 서밋은 참가자 수에 제한이 있는 초청형 이벤트로 우버에 참가 의향서를 보낸 사람 중 우버가 선정한 사람만 참여가 가능한데 올해는 약 700명이 초대받았음


<자료> NASA

[그림 2] 우버 엘리베이트 서밋 2018


2회 대회가 열린 LA 역시 우버에어의 비행 실험이 전개될 예정지이며, 이번 토론회에서는 우버에어를 통해 이동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었음


버는 2020년 내에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200대의 우버에어를 개발하고 비행 실험을 시작할 예정인데, 첫 번째 도시가 댈러스이고 두 번째가 로스앤젤레스라고 함


댈러스와 LA에서의 비행 실험을 위해 우버는 미 항공청(FAA)과 협력해 eVTOL 비행기기 200대의 이착륙 거점이 될 스카이포트(Skyport)’를 구축할 예정인데, 24초마다 1대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임


이를 위해 우버는 이미 스카이포트를 20개 이상 소유한 미국의 샌드스톤 프라퍼티(Sandstone Properties)’와 제휴를 체결한 바 있음


<자료> Humphreys & Partners Architects

[그림 3] 우버에어의 메가 스카이포트 개념도


우버의 계획은 LA 다운타운과 산타모니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밸리 지역의 셔먼옥스 등을 우버에어로 묶는 것인데, 우버에어 서비스가 시작되면 이동 시간이 극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


가령 러시아워 시간대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스테이플스 센터로 이동하는 경우, 자동차로는 최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지만 우버에어를 이용하면 스카이포트까지 차량 이동시간과 비행시간을 합해도 3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됨


우버는 우버에어의 요금이 1마일(1.62km)50센트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1마일당 35센트인 일반적인 우버 택시보다 비싸지만 고급 배차 서비스인 우버블랙과는 유사한 수준임


이는 장기적으로 VTOL 서비스 확산시 제조 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데, 연간 약 700대 정도 생산되는 R-44 헬기의 가격이 약 50만 달러임에 비해, VTOL은 장기적으로 연간 5천대 생산에 가격은 20만 달러 수준으로 예상됨


[1] 미국, 브라질, 인도의 주요 거점간 이동시 VTOL과 우버X 서비스의 소요시간 추정

터미널 A

터미널 B

캘트레인(Caltrain)

우버X

VTOL

시간

거리

시간

거리

시간

거리

마리나(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산호세)

2h 12m

55.4마일

1h 40m

56.9마일

15m

43.3마일

캄피나스(상파울로)

파울리스타(상파울로)

-

-

2h 10m

73.8마일

18m

51.3마일

구르가온(하리아나)

코넛플레이스(뉴델리)

-

-

1h 40m

19.6마일

6m

12.3마일

<자료> Uber Technologies



[2] 미국, 브라질, 인도의 주요 거점간 이동시 VTOL과 우버X 서비스의 이용요금 추정

터미널 A

터미널 B

VTOL

배차 서비스

초기

단기

장기

우버X

우버Pool

우버Go

우버Black

마리나

다운타운

129달러

43달러

20달러

111달러

83달러

-

-

캄피나스

파울리스타

153달러

50달러

24달러

-

-

-

52달러

구르가온

코넛플레이스

37달러

12달러

6달러

9달러

-

8달러

-

<자료> Uber Technologies



우버의 계획은 연방정부 및 주정부와 적극 협업 속에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서밋에서도 NASA 관계자와 LA 시장이 등단하여 비행 공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음


우버는 비행 공유에 필요한 새로운 무인교통관리시스템(UTM)과 무인항공시스템(UAS)의 개발을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항공우주계약(SAA)’을 체결했으며, 현재 NASA와 함께 도시 공역 운용 요구사항 등을 마련하고 있음


이런 배경 하에 올해 엘리베이트 서밋에는 우버와 NASA의 관계자 외에 미 연방항공국(FAA) 관계자도 등단했으며, 댈러스 시장 마이크 롤링은 직접 모습을 드러냈고 LA 시장 에릭 가세티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음


또한 항공기 제조업체와 전기화 기술을 보유한 기업 등의 강연도 성황리에 열림으로써, 우버가 개최하는 행사이긴 하지만, 향후 엘리베이트 서밋이 eVTOL 비행기기를 이용한 공유 서비스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행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음


올해 서밋에서는 비행 공유 서비스에 이용될 제조 파트너사들의 eVTOL 기기 컨셉 디자인도 공개되었는데,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참신한 디자인이라고 호평을 받았음


우버에어 서비스에 도입되는 VTOL 항공기는 연비 향상, 소음 저감 및 구조 단순화에 따른 유지보수 부담 경감이라는 장점 외에도, 구조가 단순한 만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참신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음


올해 엘리베이트 서밋에서 우버는 파트너 기업들과 VTOL형 컨셉 기기를 공동으로 발표해, 항공기 분야의 전문가와 엔지니어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 냈음


우버의 VTOL 기기 제조 파트너는 슬로베니아의 소형 항공기 제조업체 피피스트렐(Pipistrel)', 항공기 업계 3위인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 미국 보잉 산하의 오로라(Aurora)', 미국의 벨 헬리콥터(Bell Helicopter)' 4개였는데, 이번 서밋에서 다섯 번째 파트너로 미국의 캐럼 에어크래프트(Kram Aircraft)'가 소개되었음


피피스트렐이 소개한 컨셉 기기의 외관을 보면 수직 이착륙용 회전 날개가 눈에 띄지 않으며, 고정형 날개를 가진 소형 항공기기로 보이는데, 고정형 날개로 보이는 부분의 끝 쪽에 소형의 로터를 몇 개 배치한 것으로 추정됨


<자료> Pipistrel

[그림 4] 피피스트렐의 VTOL 컨셉 항공기


eVTOL 기기는 일반적으로 소형 무인 항공기처럼 여러 개의 로터를 장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피피스트렐의 컨셉 기기와 같은 형상은 드물기 때문에, 항공기 업계 전문가와 엔지니어들로부터 참신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왔음


엠브라에르도 이번 서밋에서 처음으로 VTOL 컨셉 기기인 엠브라에르 X'를 선보였음


<자료> Airbus

[그림 5] 우버에어 제조 파트너사 - Embraer X의 착륙시 이미지


 이번에 새로 파트너사가 된 캐럼 에어크래프트도 컨셉 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음

 

<자료> Airbus

[그림 5] 우버에어 제조 파트너사 - Karem의 컨셉 항공기


한편 우버 스스로도 새로운 컨셉 기기인 ‘eCRM(eVTOL Common Reference Models)-003 ’을 발표함으로써 비행 공유 서비스의 플랫폼 사업자로서 지향성을 명확히 하였음


공통 참조 모델(CRM)이라는 명칭에서 보듯, 우버의 컨셉 기기 발표는 우선 제조 파트너사들에게 참조 디자인을 제공함으로써 eVTOL 기기의 개발을 촉진하려는 것으로 보임


나아가 애플, MS, 구글 등의 사업모델과 마찬가지로 제조 파트너사들에게 참조 디자인을 제공하여, 비행 공유 산업의 생태계를 주도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되고 있음


<자료> Uber

[그림 6] 우버의 eVTOL 참조 모델 eCRM-003


003 참조 모델은 이착륙용으로 쌍을 이루는 4개조, 8개의 회전날개(로터)를 갖추고 있고 각 조 2개의 로터가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이는 한 개의 큰 날개를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 소음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함


003 모델은 본체가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꼬리 부분에 있는 회전 날개가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만드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로터의 구동에는 미국 런치포인트 테크놀로지(LaunchPoint Technologies)'의 모터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음


비행 속도는 시속 150~200 마일, 비행 고도는 1000~2000 피트이며, 완전 전기항공기로 탑재되는 2차 전지는 한번 충전으로 60 마일을 비행할 수 있다고 함


우버는 003 모델을 처음에는 조종사가 운행하겠지만 결국에는 자율비행으로 전환을 구상하고 있으며, 캐빈에는 4명의 승객을 위한 시트를 구비하고 있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우버에어 서비스의 런칭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지고 있는데, 우버에어 서비스가 시작되면 현재의 교통 패러다임에 일대 전환을 촉발시킬 것으로 전망


우버가 하늘을 나는 택시 서비스 개념을 발표한 것은 2016년으로, 당시에는 4~10억 달러를 투자하여 2025~2030년 사이에 서비스를 런칭할 계획이라 밝힌 바 있음


그러나 소재 기술과 전기화 기술의 발전, 배터리 비용의 하락 등에 따라 서비스 런칭 시점은 2023년으로 앞당겨졌으며, 시범 서비스는 2020년에 시작될 예정임


우버에 따르면 우버에어는 미래지향적, 개념적 서비스가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교통 시스템의 보완 및 대체재로 추진되고 있으며, 고급이지만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매스티지(Mass+Prestige)’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음


예정대로 2020년에 웨이모와 GM에 의해 무인택시 서비스가 상용화되고, 우버의 비행 택시 시범서비스가 전개된다면, 현재 대중운송 시스템과 대중교통 소비자들은 일대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