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7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모델3는 3만 달러 대의 전기차인 동시에 향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람이 완전한 자율주행 차량이 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 테슬라는 고가의 라이더 장비를 쓰지 않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카메라 센서로만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했는데, 보급형 자율주행차의 시판이 시작됨에 따라 차량 공유, 전통 자동차 산업의 붕괴, 세금,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음
[ 본 문 ]
테슬라(Tesla)가 7월부터 차량 인도를 시작한 ‘모델3(Model 3)’는 보급형 전기차라는 점과 함께 완전 자율운전 차량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음
Ø모델3는 일론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한 ‘대중형 전기차’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포부를 지지한 50만 명의 사람들이 1년여
전 머스크의 약속만 믿고 예약금을 납부하여 출시 전부터 유명세를 탄 바 있음
<자료> Electrek
[동영상] 테슬라의
모델3 전기차
Ø테슬라의 기존 전기차 모델 라인업이 최소 9만 5천 달러여서 사실상 부유층만 구매 가능했다면, 모델3는 일반 자동차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전기차의 대중화에 결정적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음
Ø모델3의 기본형인 스탠더드 버전의 가격은 테슬라가 지금껏 약속했던
대로 3만 달러 대인 3만
5천 달러이고 장거리 운행용인 롱레인지 버전도 4만 5천
달러인데,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비용은 5천
달러 이상 더 낮아 짐
Ø스탠더드 모델은 완전 충전 시 350km를 달릴 수 있고 제로백은 6초 미만에 최고 속도 시속210km이며, 롱레인지 모델은 500km 주행이 가능하고 제로백은 5초 초반에 최고 속도 시속 225km여서 일반 자동차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고 있음
Ø게다가 모델3는 ‘향상된 자동운전 지원 기능(Enhanced
Autopilot)’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기능은 자율운전 기능으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어 모델3가 대중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단순히 전기차 보급 확대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 영향력을 가져올 것으로 보임
모델3는 자율운전에 필요한 하드웨어 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것 만으로 완전 자율운전차량(레벨 5)이 될 수 있다고 함
Ø테슬라는 ‘완전한 자율운전 기능(Full Self-Driving Capability)’의 제공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모델S의 최신 라인업과 모델3에 필요한 장비를 탑재했는데, 센서로 자동차 주위에 8대의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 12개, 자동차 전면에 레이더 1개를
장착하고 있음
Ø테슬라는 레이저 센서인 라이더(Lidar)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가 자동차의 눈이 되며, 센서 데이터들은 차량용 슈퍼 컴퓨터인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PX2’로 처리됨
Ø자율운전 기능은 ‘향상된 오토파일럿’기능 위에 구축되는데, 자율운전을 희망하는 운전자는 우선 모델3의 기본 차체에 옵션으로 5천 달러를 내고 오토파일럿 기능을 추가해야 하며, 다시 3천 달러를 추가해 자율운전이 가능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 함
Ø즉 8천 달러의 추가 요금을 통해 완전한 자율운전차량(레벨 5)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는 것인데, 테슬라는 이 기능의 제공 시기에 대해 아직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으며 현재 완전한 자율운전 기능의 시험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라 말하고 있음
Ø시기를 정확히 못박을 수 없는 것은 정부로부터 인가가 필요한 사안이고 따라서 자율운전 차량의 운행이 가능한 지역은
연방 정부 혹은 주 정부의 판단으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
테슬라는 라이더 센서 없이 저비용으로 자율운전 기능을 구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선택한 방식은 인공지능(AI) 역량을 강화해 소프트웨어 중심축을 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
Ø자율운전 차량에 탑재되는 여러 종류의 센서 중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라이더인데, 라이더는 레이저 광으로 자동차 주위의 보행자나 다른 차량 등 객체를 파악하며,
다양한 조건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측정 할 수 있어 가장 필수적인 센서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Ø반면 라이더는 부피가 있고, 가격이 비싸며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단점인데, 지붕에 장착하면 구급차의 사이렌 불빛을 방불케 해 디자인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그 자체로 7만 달러 안팎인 부품 가격은 자율운전 차량 대중화에
최대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음
Ø라이더를 반도체 칩에 구현하여 소형화 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아 아직 자율운전
차량에 탑재되지 못하고 있음
<자료> recode
[그림 2] 웨이모와
우버 차량의 라이더 센서
Ø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적인
기술로 라이더를 개발하고 있는데, 라이더를 소형화하고 해상도를 향상시키되 가격은 기존 상용 제품의 1/10 수준으로 낮춰 자율운전 차량의 대중화를 위한 기술 기반을 닦고 있음
Ø이와 더불어 웨이모는 ‘비전 시스템(Vision System)’이라 부르는 고성능 카메라도 개발하여
라이더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방식은 ‘센서 퓨전(Sensor Fusion)’이라 불리며 자율운전에서는 사실상 표준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Ø개별적으로는 불완전한 센서들이지만 이들을 조합하여 사용하면 전체 시스템에서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센서 퓨전은 가장 안정적인 자율운전 구현 방법으로 웨이모 이외에 많은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음
Ø이런 현실에 비추어 보면 테슬라가 라이더 없이 카메라만으로 자율운전 기술을 구현하는 것도 차량 가격을 낮추는
혁신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음
Ø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카메라와 같은 일상적인 기기를 사용하여 안전한 자율운전 기술을 달성하려는 테슬라의 선택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축을 둠으로써 가격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테슬라 전기차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할 승부수라고 할 수 있음
이런 배경 하에 테슬라는 자체 AI 개발 체제를 강화해 왔으며, 독자적인 자율주행 AI 기술인 ‘테슬라 비전(Tesla Vision)’은 테슬라 사업의 성패를 가름할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음
Ø테슬라의 독자적인 AI 기술은 ‘테슬라 비전’이라
불리는 심층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기반으로 구축되는데, 테슬라 비전은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로부터 영상이 입력되면 이를 분석하여 차량 주변의 개체를 파악하게 됨
Ø기존의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고도화 한
테슬라 비전은 객체를 빠짐없이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이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자동차에 AI가 시각을 담당하는 자율운전 기술의 접목을 가능케 한다고 함
<자료> Tesla
[그림 3] 테슬라
비전의 객체 인식
Ø테슬라는 테슬라 비전을 탑재한 차량의 자율운전 데모 주행을 실시했는데, 테슬라
본사에서 출발해 다운타운을 통과해 다시 본사로 돌아오는 루트의 전 과정을 자율운전으로 주행하였음
Ø데모 주행에서 테슬라 비전은 카메라 이미지를 분석하고 자동차 주위의 객체와 주행 경로 상의 객체, 차선, 신호등, 도로
표지판 등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는데, 전문가들은 테슬라 비전의 완성도가 테슬라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의 성패를 쥐고 있다고 보고 있음
Ø이를 인정하듯 테슬라는 AI 개발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올해 6월에는 AI와
오토파일럿 부문에서 최고라 평가받고 있는 딥러닝 연구 전문가 안드레이 카패시를 채용하였음
Ø또한 테슬라는 현재 판매되어 운행 중인 차량이 주행 중에 촬영하는 영상 이미지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오토파일럿이 실행되는 동안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이 테슬라 클라우드로 전송되면,
테슬라는 수집된 이미지를 이용해 자율운전 기술을 정교화해 나가고 있음
Ø웨이모는 개발 전용 차량으로 비디오 이미지를 수집할 수 밖에 없지만, 테슬라는
판매된 자동차들이 테스트 차량이 되어 대규모로 데이터를 수집하여 AI에 대한 교육이나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임
테슬라가 지향하는 완전 자율운전 차량 기술은 이용자와 차량 간의 인터페이스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임
Ø모델3는 자동차 키가 별도로 없고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도어와 통신하며
잠금과 해제를 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탑승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다만, 긴급 사태에 대비해 전용 카드(NFC Key Card)가 제공되고
있음
Ø운전석에는 15인치 디스플레이만 갖추고 있고 여기에서 모든 작업을
지시하는데,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고 점점 더 심플해지는 실내 디자인은 마치 애플의 제품 디자인을 연상시켜며, 자동차가 점차 컴퓨터에 접근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음
<자료> Tesla
[그림 4] 모델3의 차량 내부 인테리어
Ø테슬라는 모델3로 자율운전 할 수 있는 장소는 미국의 거의 모든 지역이라
설명하고 있는데, 탑승하여 목적지를 말하면 최적의 경로를 산정하여 그 위치까지 자동으로 주행하며, 목적지를 말하지 않으면 차량이 탑승자의 일정을 참조하여 행선지를 파악함
Ø목적지에 도착하여 하차하면 자동차는 주차 모드가 되어 자동으로 빈 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며, 다시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호출하면 자율주행으로 지정한 장소까지 와서 이용자를 맞이함
이런 인터페이스 변화는 필연적으로 차량 소유가 아닌 차량 공유의 개념을 강화하게 되는데, 테슬라는 이미 카 쉐어링을 위한 자동차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있음
Ø지금은 차를 운전해 출근할 경우 퇴근하기 전까지 차량을 어쩔 수 없이 주차장에 주차시켜 놓아야 하며, 부분적으로 자율운전 기능을 구현한 차량이라 하더라도 현행 법률상 반드시 운전자가 탑승해야 주행이 허용되므로
주행 후에는 차량을 놀릴 수밖에 없음
Ø그러나 완전 자율운전 차량은 탑승자를 목적지로 옮긴 후 그 곳에 계속 머무를 필요가 없으며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동해 다른 탑승자를 태우는 일을 할 수 있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짐
Ø이런 점 때문에 자율운전 차량은 본질적으로 차량 공유 개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환경운동가들이 차량 감소와 주차 공간 효율화의 유력한 방안으로 자율운전 기술을 지지하고 나서는 이유가 되고
있음
Ø테슬라는 자율운전 자동차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인 ‘테슬라 네트워크(Tesla Network)’를 개발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완전
자율운전 차량이 되면 이를 통해 차량을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
Ø가령 모델3 소유자는 휴가 기간이나 업무 시간대 등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 테슬라 네트워크 앱을 통해 이 차량을 다른 이용자에게 대여한다고 허용할 수 있고, 다른
이용자가 자신의 차량을 이용할 경우 임대 소득을 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임
Ø공유되는 차량은 자율운전으로 임차인의 위치로 직접 이동할 수 있으므로, 이용자
입장에서도 빌리는 데 전혀 수고가 들지 않는데, 테슬라 네트워크는 자율운전 자동차 시대의 카 쉐어링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릴 수 있게 해주고 있음
<자료> Tesla
[그림 5] 우버와 경쟁하게 될 테슬라 네트워크
카 쉐어링 뿐만 아니라 모델3는 새로운 자동차 시대로의 전환 속도를
대폭 앞당길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세금, 전력 등 각종 이슈의 활발한 논의를 촉진할 전망
Ø카메라만으로 자율운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고가의 라이더에서 벗어나 자율운전 차량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전세계 연구개발팀의 공통된 목표였으며 현재 테슬라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음
Ø테슬라 역시 아직 완전히 기술을 달성한 것으로 보이지 않지만 시판되고 있는 차량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AI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자율주행 차량이 대중적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보이고 있음
Ø일론 머스크는 2018년에 50만
대 생산, 2020년에 1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의 계획이 실현된다면 모델3는 사회 전반에 커다란 파장과 이슈를
몰고 올 것이 자명함
Ø모델3의 고객 인도가 시작되며 이미 고급 세단의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는데
BMW 3시리즈와 메르세데스 C클래스의 7월 미국 판매는 각각 40%와
22% 감소했다고 하며, 현재 모든 예약이 실제 주문으로 이어진다면 모델3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가 될 수도 있음
Ø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는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며, 자동차
업체들은 테슬라와 기술 경쟁을 해 승리하거나 테슬라의 사업이 망하길 비는 수밖에 없음
Ø모델3 생산이 시작되자마자 미국에서는 기존 자동차의 판매 감소에 따른
휘발유세 감소를 보완할 세원으로 차량의 주행거리에 세금을 부과하는 ‘마일리지세’논의가 시작됐는데, 마일세는 각종 센서와 통신 장치가 장착돼 주행거리 파악이 쉬운 전기차를 겨냥한 것임
Ø전기차 대중화로 전력 부족 현상이 초래될 것에 대비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는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전력 소비에서 전기차 충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2040년에 8%에 달할 것으로 보임
<자료> APRS
[그림 6] 전기차에 대한 마일리지세 부과 논의
테슬라의 사업에 현재 많은 위험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테슬라의 비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으며 미래는 그렇게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
Ø테슬라의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약 27억 9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2억 7천만 달러에 비해 2.2배 증가했으나
영업적자는 약 3억 4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2억 9천만 달러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오히려 커졌음
Ø적자 폭이 커진 원인은 모델3 개발과 생산 설비 확대 때문인데, 이처럼 취약한 재무구조와 로드스터, 모델S, 모델X 등 지금까지 출시된 차량들이 모두 차량 인도가 6~18개월 이상 지연된 과거 사례를 들어 모델3의 생산계획이 머스크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음
Ø자금 위기를 넘기기 위해 테슬라는 올해 7월 처음으로 15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국제 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테슬라의 채권에 투자적격 등급 보다 6단계 아래로 평가하였고
S&P는 전체 21개 등급 가운데 16등급, 즉 사실상 망해가는 기업으로 평가하였음
Ø그러나 정크 본드라는 평가와 달리 테슬라는 보통의 회사채들보다도 훨씬 낮은 수익률에 목표를 상회하는 18억 달러를 조달하였으며 2019년까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였음
Ø전통적인 평가 기준과 달리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비전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며, 적자 폭이 늘어나는 것과 무관하게 올해 들어 테슬라의 주가는 70% 이상
급등하였음
Ø비전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것이 구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인데,
가령 모델3의 출시로 전기차 충전에 의한 전력 부족 문제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면, 태양광 패널업체 솔라시티를 26억 달러에 인수한 테슬라의 결정은
사람들에게 구체적 액션 플랜으로 인정받게 됨
Ø보급형 자율주행 전기차의 등장과 태양광 패널로 테슬라는 이미 미래를 현실로 보여주었으며, 이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생각과 발걸음의 속도에 더 이상 여유가 없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음
실리콘밸리의 기업 경영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강한 거부감을 내보이며 그를 비판해 왔으나, 선거전 동안의 과격한 발언과는 달리 트럼프가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경제 정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처럼 보이자 최고 경영자들의 태도가 변하고 있음. 반면, 하이테크 기업의 직원들은 이런 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영자들이 트럼프에 속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데, 기술업계와 트럼프의 화해 무드가 어떻게 변해갈 지가 2017년 실리콘밸리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
[ 본 문 ]
◈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기간 중 실리콘밸리 하이테크 기업을 비판해왔으며, 이는 다시
실리콘밸리 업계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거리를 두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음
•FBI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애플의 의사결정을 문제 삼아 트럼프는 국민에게 애플의 제품을 구매하지 말 것으로 촉구한 바 있음
• 또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에 대해 아마존이 독점 금지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는 베조스가 인수한 워싱턴
포스트가 특별취재팀을 꾸려 트럼프에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되며 논란을 낳기도 했음
•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는 트럼프의 발언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트럼프의 당선에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음
◈ 그러나 트럼프가 실리콘밸리 최고 경영자들과 가진 서밋을 계기로 상호 이해의 계기가 마련되며 실리콘밸리 최고 경영자들의 자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
• 당선 이후 트럼프는 트럼프 타워에 미국을 대표하는 하이테크 기업 경영자들을
초대해 의견 교환의 장을 마련했는데,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어 내용은 단편적으로밖에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짐
• 서밋 회의에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IBM, 시스코, 팔란티어 등 11개 기술기업과 6개
투자 기업 등이 참여하였음
<자료> Chance Miller
[그림 1] 트럼프와
실리콘밸리 최고경영자 서밋
•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기술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트럼프에 비판적이었던 경영자들을 초대해 의견을 들으려는 트럼프의 태도가 개방적이고 관용적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음
•
또한 정권 인수팀도 흉금을 열고 폭넓게 의견을 요구했다고 하며, 이런 개방적인 자세가 최고 경영자들의
호감을 불러 일으켰다는 말도 나오고 있음
•
트럼프와 각을 세웠던 제프 베조스의 경우 서밋 직후, 매우 생산적인 자리였으며 새 정부가 혁신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만족을 표시
• 이처럼 트럼프가 정권 이행 과정에서 자신의 정책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기업가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정책이 IT 기업들에게 불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될 것 같다는 평을 내놓고 있음
◈ 트럼프가 기술업계의 유명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설립한 것도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온 중요한 요인임
• 트럼프가 만든 자문위원회 ‘전략과 정책 포럼(Strategic and
Policy Forum)’은 경제 정책 입안을 위해 각계의 폭넓게
의견을 듣기 위한 통로로서 기능하게 됨
• 위원회는 18명으로 구성되었는데, 회장은 대형 투자기업 블랙스톤의 CEO 슈바르츠만이 맡았으며, 자문 위원에는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 CEO,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IBM의 지니 로메티 CEO 등이 포함되어 있음
• 자문위원들은 차세대 교통, 자율운전 기술, 신 재생에너지, 우주 개발 등에 대해 조언할 것으로 보이며, 트럼프의 이런 행보 속에 실리콘밸리 기업 경영자들은 새 정부 출범에 대해 가졌던 위기감을 기대감으로
바꿔 나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임
◈ 기업 경영자들이 트럼프에 기대하고 있는 것은 세제 개정과 규제 완화로, 트럼프는
규제 완화를 위해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에서 크게 선회할 것임을 표명하고 있음
• 규제 완화는 주로 금융 및 에너지 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기업의 주가는 기대감에 연일 상승하고 있는 상황
• 하이테크 산업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트럼프의 새 정부는 실리콘밸리와 관련성이 높은 FDA(식품의약국)와 FAA(연방항공국)의
규제 완화를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실리콘밸리에는 바이오 및 메디컬, 헬스케어 관련 기술기업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FDA의 규제 완화는 유전자 분석 사업 분야 등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 FDA는 HHS(미국 보건복지부)의 산하 조직으로 식품 및 의료 관련 행정을
주관하는데, FDA는 특히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도 유명함
• FDA는
신약의 허가에 엄격한 규칙을 마련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새 정부는 이를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데, 승인 절차가 완화된다면 당연히 의약품 기업들의 사업 추진은 보다 쉬워지게
됨
<자료> A New MERCK Reviewed.
[그림 2] 23andMe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 금지
• FDA의
규제 완화는 실리콘밸리의 바이오 메디컬 벤처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인데, 당장 개인 유전자 분석
사업을 진행하다 FDA의 명령으로 사업 중단 위기에 몰렸던 구글 산하
23andMe가 다시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음
•23andMe는
수집한 유전자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유전자 변이와 질병의 관계를 규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처럼 유전자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기술은 신약 개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 신약 개발은 성공하기만 하면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 블록버스터 신약의 경우 수조 달러의 라이선싱 수입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음
◈ 마찬가지로 FAA의 규제 완화는 드론의 다양한 산업에의 활용 등 무인 항공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 FAA는 DOT(미국 교통부)의 산하 기관으로 민간 항공기의 운항을 관할하며, 항공기의 관제 업무 및 무인 항공기 운행 규칙 설정 등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음
• FAA는
무인 항공기 비행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내세워 개인 소유의 무인 항공기가 항공기 운행 및 주민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이 드론을 상용 비행하는 데에도 엄격한 조건을 정하고 있음
<자료> Amazon
[그림 3] 아마존의
드론 배송 물류 항공모함 특허
• 이런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무인 항공기를
개발하는 미국 기업들은 자국을 떠나 시험 비행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드론 배송 시스템
‘프라임 에어(Prime Air)’를 개발하고 있는 아마존 역시 미국을 떠나 영국에서 배송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음
• 구글 역시 고속으로 비행하는 무인 항공기
‘프로젝트 윙(Project Wing)’의 개발을 호주에서 전개하고 있는데, 자국
제조업의 회복을 내세운 트럼프는 FAA의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해외로 나가지 않고 미국에서 드론 산업을
성장시키게 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음
• 단,
FAA는 아직까지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트럼프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하해 보이는데, 드론 규제가 어디까지 완화될 수 있는지 아직까지 명확히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산업계는 트럼프의 지도력에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형국
◈ 같은 맥락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정을 제정하는 DOT(미국 교통부)의 규제 완화가 자율주행차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지도 기술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
• 오바마 정부에서 진행해 온 자율운전
차량의 운행 지침 마련 업무는 아직 진행 중이며 트럼프의 새 행정부에서 틀을 갖추어야 하는 상황임
• 트럼프 자신은 아직 자율운전 차량에
대해서는 입장을 아직 표명하고 있지 않지만, 새 정부의 의향을 반영한 규제를 처음부터 다시 개발할 것으로
보임
• 트럼프의 기술 고문으로는 트래비스 캘러닉과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가 임명되었다는 사실은 트럼프 행정부가 차세대 운송수단에 강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함
<자료> AP
[그림 4] 캘리포니아에서 애리조나로 옮겨가는 우버의 자율주행 택시들
• 우버는 작년 12월 14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자율주행 택시 영업을 전격 개시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부터 정지하라는 명령을 받고 차량을 애리조나로 옮겼는데,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영업이 재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 새 정부 하에서 자율운전 차량의 규제
완화가 진행되어 기술 개발이 가속화 될 환경이 갖추어 질 것인지, 2017년은 자율주행 업계에 중요한
해가 될 전망
◈ 트럼프가 인프라 정비를 위해 1조 달러의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기술기업들은
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실제 예산 심의가 이루어질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함
• 인프라 정비는 도로 정비를 중심으로
교통, 전력 네트워크를 현대화하는 것으로, 스마트 시티와
자율운전 차량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미 스마트 그리드 등 네트워크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음
• 인프라 정비에는 정보통신 기술은 필수이기
때문에 하이테크 기업들은 상당한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DOT는
이미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해 주요 도시는 물론 구글과 연계하여 도시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중
• 트럼프는 취임 후 100일 이내에 의회에 인프라 정비 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은
살짝 톤다운 하고 있어 실제로 이루어질 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기는 함
• 연방 의회가 소집되었으나 오바마케어(의료보험제도 개혁법) 철폐를 위한 결의안과 세제 개정 법안이 먼저
심의될 예정이며, 인프라 정비에 관련한 1조 달러의 지출과
예산의 균형 이슈에 대한 국회의 심의 과정에서는 많은 우여곡절이 예상됨
◈ 실리콘밸리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고 트럼프의 정책과는 접점이 없는 것으로 비춰졌으나, 트럼프
정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하며 양자의 공통점이 부각되고 있음
• 트럼프와 주요 각료들 대부분은 직업
정치인이 아니라 이른바 외부인들로, 정치에는 문외한이지만 워싱턴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으며 정치판을
바꾸려 하고 있음
• 실리콘밸리가 소위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있는 것과 같이,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역시 워싱턴의 낡은 정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음
• 한마디로 창조적 파괴가 실리콘밸리와
트럼프를 잇는 공통점으로, 겉보기와 달리 양자는 궁합이 잘 맞지 않겠냐는 분석인 것
◈ 반면, 이런 관점에 대해 트럼프의 지향점이 과연 창조적 혁신에 있는 지에 대해 근본적인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실리콘밸리 관계자들도 많음
• 당장 기술 기업 내부 직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엔지니어들 대부분은 기업의 경영자들이 트럼프에 투항했다며 실망의 목소리를 내고 있음
•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를 맹비난했으면서 정작 서밋에서는 트럼프에 논쟁을
걸며 도전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며, 최고 경영자들의 변절에 많은 엔지니어들은 실망하고 있음
• 새로운 트럼프 정부 하에서 기업이 사업을
확대 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이해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현실과 이상의 불일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어쩌면 지금의 실리콘밸리 상황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 실리콘밸리는 선거 직후의 깊은 실망감에서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우며, 점차
가시화 될 트럼프의 행보에 어떻게 임기응변 하는가 관건이 될 전망
• 실리콘밸리에는트럼프가 새 대통령이 된다면 혁신의 흐름이 끊어질 것이라는 깊은 불신이 있어 왔기에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음
• 그러나 트럼프 시대에도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
점차 늘어나며 실리콘밸리는 선거 직후의 충격에서 회복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오히려 트럼프가 실리콘밸리의
발전에 순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음
<자료> Up In The Business
[그림 5] 도널드
트럼프 vs. 실리콘밸리
• 다만 기대를 품는 쪽에서도 트럼프 정부가
정식 발족하고 경제 정책이 구체적으로 가시화 되기 전까지 섣부른 예단을 금물이라는 입장
• 트럼프가 자리 창출 공약을 지키려면 IT업계의 도움이 필요함을 인식해 기술업계와 ‘잠정
휴전’에 들어간 것일 뿐, 트럼프와 실리콘밸리의
갈등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
• 실리콘밸리 입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기적인 유화 제스처를 넘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정책을 설계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서기 전까지 전폭적인 협력과 지원을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임
• 트럼프 시대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비즈니스 마인드로 풀면 오히려 확실하다는 전망이 아직 엇갈리는 가운데, 트럼프 시대를 보내야
할 실리콘밸리에는 변화하는 정책에 적절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요구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