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3호(2018. 9. 12.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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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치료 대체할 ‘전자 의약’, 제약과 의료IT의 경쟁적 협력 요구.pdf



[ 요 약 ]


제약기업들의 적극적 산학연구 결과 개발된 항체 의약품은 효과성과 안전성 면에서 획기적 치료법이 되었으나 높은 가격으로 인한 환자와 정부 재정의 부담이라는 문제를 낳았음.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eyond the pill(의약품을 넘어)’라는 기치 아래 생체전자공학 기술에 기반한 전자 의약품개발 노력이 전개되고 있는데, 혁신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과 전통 제약산업 사이의 충돌보다는 협력적 경쟁이 요구되고 있음



[ 본 문 ]


‘Beyond the Pills(의약품을 넘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의약품 이외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제약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음


선진국의 제약업계는 신약 개발에서 판매에 이르는 정밀한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한 후, 사람들의 건강에 기여하는 의약품을 개발해 왔으며, 그 결과 오랫동안 안정된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음


동시에 제약 산업은 보건당국의 규제와 의료보장제도에 종속적이며, 과학 및 기술의 발전과 한계에도 크게 좌우되는 산업이기도 함


최근 제약 산업을 둘러싼 급격한 내·외부 환경의 변화는 기존 가치 사슬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사업 모델의 구축이나 기존과 다른 기술영역으로 진출을 요구하고 있음


오늘날 제약 산업이 맞닥뜨리고 있는 3가지 결정적인 내·외부 환경변화는 의료보험 재정 악화에 따른 수가 인하, 신약 개발 대상의 고갈, 수익성의 약화


우리나라를 비롯, 공공 부문의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에서는 재정 약화를 이유로 매년 약품의 수가를 인하하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음


우리나라의 경우도 올해 두 차례 약가 인하가 있었는데, 41일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11개 제약사의 340개 의약품에 대해, 91일부터는 2017년에 건강보험 청구금액이 급증한 35종의 의약품에 대해 가격을 인하하는 조치가 취해졌음


<자료보건복지부

[그림 1] 리베이트 제공 제약사에 약가 인하 조치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약품 청구금액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경우와 10% 이상 증가하는 동시에 그 증가액이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 재정위험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제약사와 공단이 당사자 간 협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임


건강보험공단은 보건복지부장관의 협상 명령이 내려지면 각 약제마다 제약사와 60일 동안 협상을 진행하게 되는데, 올해의 경우 35개 약제가 대상이 된 것이며, 약가 인하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낳게 됨


이번 조치로 35개 품목의 약가는 평균 27.1% 인하되었으며, 가장 많이 내린 약제는 일회용 점안제로 55.4%가 인하되었고, 점안제 제약사들은 이해 반발해 약가 인하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임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며 국가 차원의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 중인 국가들에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의료보장비에서 약제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내외이지만,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려는 조치를 마련하고 있음


대부분의 국가들이 신자유주의의 저투자·저성장 기조에 따라 재정 수입 약화의 문제를 겪고 있고, 여기에 고령사회화가 급격히 진전됨에 따라 의료보장비용 절감을 위한 약가의 인하 기조는 장기적으로 계속 유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음


저분자를 중심으로 한 신약 개발의 대상이 고갈되고 있으며, 기존 연구 방법의 연장선상에서는 신약의 단초가 나오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제약업계의 고민거리


헬스케어 분야 시장조사기관인 The Human Protein Atlas에 따르면, 인간의 게놈에 코딩되어 있는 단백질은 약 2만 개가 존재하지만 그 중 아직 약제가 승인되지 않은, 신규 약제의 표적으로 삼을 만한 단백질은 1,200개 정도임


그러나 이들 1,200개는 이미 제약 기업들의 검증 결과 안전성, 효율성, 상업성의 관점에서 부정적 평가가 내려진, 분자 표적치료의 대상이 되는 단백질일 가능성이 높음


설사 그러한 검증을 거친 유망한 표적이 있다고 해도 제약 기업들이 너나없이 노리는 표적이 되므로 경쟁 환경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음


결과적으로 저분자 의약품과 항체 의약품 등 고분자 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약물 개발에 의존하는 사업 구조가 성립하기 어려워지고 있기에, 제약업계가 새로운 형태로 전환 및 기타 신규 사업 개발을 검토할 필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임


그러나 항체 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로 전환한 곳도, 새로운 사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수록 제조비용이 높아져 수익성이 약화되는 문제에 직면


원래 바이오로직스는 제조비용이 높기 때문에 생산 역량의 관점에서 바이오 CMO(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전문 생산사업)의 협상력이 높아지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 약제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


새로운 형태의 제품에 대한 투자와 희귀 질환 분야 진출, 암 치료를 중심으로 진전되고 있는 개별화 의료 수요 증가는 환자 인구통계학의 세분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약품당 연구개발 비용은 더욱 치솟게 되었음


게다가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제약, 개별화 의료, 특수 영역에 집중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제약업계의 마케팅 전략인 SoV(Share of Voice), 즉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하여 약품에 대한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판매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되었음


메디컬 전시회, 마케팅, 영업 등 임상 현장에서 뛰어야 하는 직원들이 질병 바이오로직스 및 개별 기술에 대해 반드시 깊이 이해를 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이고, 이는 교육훈련과 인재 채용 측면에서 불가피한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음


<자료한국경제

[그림 2] 국내 6대 제약사 최근 5년 영업이익률


◾ 이처럼 제약산업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강렬한 임상적 영향력이 예상되는 파괴적 혁신 기술들도 출현하고 있어 제약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음


이 혁신 기술들은 기존 제약산업과 타 산업 간의 경계에서 나타나나고 있는데, 가령 의료기기 및 검사·진단 기술의 발전, 의료 ICTIoT의 진전, 헬스케어와 기능성 식품의 진화 등을 들 수 있


말초 신경계의 이상 신호를 모니터링하고 조정함으로써 자가면역 질환과 정신 건강을 치료하는 신경 조절(뉴로 모듈레이션, Neuro Modulation) 장치, 소위 전자 약은 타 산업의 첨단기술을 응용해 기존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임


복합적인 치료법의 등장 또한 서로 다른 업종 간의 접점 강화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여러 약제, 의료기기, 식사·운동·재활 치료의 조합이 급진전되고 있고, 이런 방식이 치료 효과의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음


물론 이런 신기술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제약 회사들에게 위기요소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으며, 제약업계 내에서도 적극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음


융합 기술의 등장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쟁 지형에 놓이고 사업환경이 가혹해진다 하더라도, 이 기술들을 자신들이 보유한 비즈니스 및 기술 자산과 잘 조합하여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사례도 적지 않음


제약업계로서도 의약품 이외의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차세대 의료의 패러다임을 앞서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신규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자산은 본업인 의약품의 기술 및 사업 기반을 강화시킬 수도 있을 것임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제약기업들이문샷(Moonshot, 달나라로 사람을 보낸다는 계획처럼 획기적인 인식의 전환)’을 기치로 내걸고 신규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은 제약산업이 느끼는 위기감과 혁신에 대한 갈망을 동시에 보여주는 단면임


제약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먼저 위기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는데, 사실 혁신 기술들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제약산업 자체, 즉 높은 의약품 가격에서 기인함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저분자의 생활습관병 치료제가 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음


그러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1990년대 중반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리툭산(Rituxan)’ 등 항체 의약품이 자가면역질환과 암 부문에서 글로벌 매출의 상위를 차지하게 되었음


현재 전세계에서 매출액이 가장 큰 의약품은 미국 애비(AbbVie)’ 사의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Humira)’인데, 적용 확대가 지속되면서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항체 의약품으로 2017년 글로벌 매출은 200억 달러를 넘어섬


최근에는 애비와 암젠(Amgen), 밀란(Mylan), 삼성 바이오에피스 사이의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특허 만료 생물의약품에 대한 복제약) 판매 개시시기에 관한 협상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하였음


 1990년대까지는 항체 의약품이 이 정도까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지만, 제약 회사들이 학계나 바이오 기술업체와 공동으로 키메라 항체, 인간화 항체 등 항체공학기술을 만들어 내고, 항원성이라는 기술 과제를 극복하는 데 성공하며 기존 치료방법에 비해 효과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갖춘 의약품들이 출현하게 되었음


[1] 2006~2016 전세계 의약품 매출 상위 10대 약품의 변화 (단위: 백만 달러)

순위

2006

 

2016

약품명

유형

질환영역

매출

약품명

유형

질환영역

매출

1

Lipitor

저분자

대사이상

13,700

Humira

항체

자가면역

16,514

2

Advair

저분자

호흡기

6,098

Enbrel

항체

자가면역

9,246

3

Plavix

저분자

순환기

6,055

Remicade

항체

자가면역

8,880

4

Nexium

저분자

소화기

5,182

Revlimid

저분자

6,974

5

Norvasc

저분자

순환기

4,866

Avastin

항체

6,886

6

Zyprexa

저분자

중추신경

4,364

Herceptin

항체

6,885

7

Aranesp

단백질

혈액

4,121

Lantus

단백질

대사이상

6,324

8

Singulair

항체

3,756

Rituxan

항체

5,911

9

Rutuxan

저분자

호흡기

3,579

Prevnar

백신

감염증

5,718

10

Seroquel

저분자

중추신경

3,560

Xarelto

저분자

순환기

5,528

<자료> Informa Pharma Intelligence

 

 


◾ 새로운 의약품이 산학 연구의 산물인 만큼, 제약회사들이 투자비를 회사하고 차세대 의약품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기 위한 약값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나 문제는 그 정도임 

이들은 산학연 혁신의 산물이며, 따라서 제약 회사들은 당연히 그 대가를 누리고 차세대 의약품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기 위한 수준의 가격을 요구할 정당한 권리가 있음


그러나 문제는 그 가격 수준이었는데, 항체 의약품을 비롯한 바이오로직스는 매우 고액이며 적용과 투약 용량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환자당 연간 수천만 원의 약값을 지불해야 하는 것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님


의사나 병원으로서는 높은 비용을 받을 수 있고 최선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항체 의약품을 처방하지만, 이는 환자 개인과 국가의 재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음


또한 의약품이 가격은 연구 개발비뿐 아니라 제조비용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향후 바이오시밀러 보급이 폭발적으로 진행된다 해도 단기적으로는 극적인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의 연구자들이 가격 인하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치료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 기술도 나타나고 있는 것임


문제 해결의 접근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우선 바이오로직스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거나 약제의 지속성을 강화하는 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것임


가령, 유가 배양(fed-batch culture)에서 관류 배양(perfusion culture)으로 변경하여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거나, 리사이클링 항체처럼 약효이 지속성을 연장시킬 수 있는 의약품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음


또한 임상 현장에서도 약병 최적화(drug vial optimization)나 의약품 추천 목록(포뮬러리, formulary)의 도입을 통한 필사적인 약제비 절감 실증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중임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기존 기업에 필요한 점진적 혁신이기 때문에, 치료 접근방식 자체를 전환시키는 파괴적 혁신은 없는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음


또한 의료 산업이 사회보장 시스템에 구조적으로 의존하는 이상, 의료연구 혁신을 평가하는 기준에 약효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의료비용 관점에서 평가를 추가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음


전통적인 제약산업과 전혀 다른 접근방식을 택한 연구 결과물 중 하나가 전자 약인데, 대표적 사례는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일렉트릭스(ElectRX)' 프로젝트임


DARPA1950년대 후반 구소련의 스푸트닉호 발사에 충격을 받아 국방에 중요한 혁신적 신기술에 대한 개발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으로, 인터넷이나 GPS 등 오늘날 우리 삶의 근간을 지탱하는 기반 기술을 창출한 곳이기도 함


DARPA에는 6개 부서가 있고 그 중 하나가 BTO(Biological Technologies Office, 생물학기술 부문)인데

전장에서는 약물 치료의 제공과 수술 실시가 곤란하므로 의약품에 의존하지 않는 치료법의 개발 및 관련 프로젝트 지원에 주력하고 있음


지원 프로젝트 중 하나가 일렉트릭(ElectRx)’인데, 말초신경계의 이상 신호를 모니터링한 후 조정함으로써 자가면역 질환과 정신 건강을 치료하는 뉴로 모듈레이션 장치, 소위 전자 약을 개발하는 연구임


일렉트릭스 프로젝트는 당분간은 자가면역 질환(류마티스, 전신염증반응증후군, 염증성 장질환) 및 정신 건강(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을 연구 대상으로 하지만, 장기적으로 다른 질환까지 다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예를 들면, 장기 기능을 제어하는 특정 말초신경의 회로를 표적으로 첨단 센싱 및 자극 기술을 활용하거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고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치료 자극 패턴을 환자마다 설계하고 필요시 개입하는 것 등임


<자료> DARPA

[그림 3] DARPA 일렉트릭스 프로젝트 컨셉


◾ ‘전자 약’ 개발 흐름은 민간 기업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차세대 신경 조절 장치 개발이나 전자약학에 주력하고 있는 ‘GSK’와 구글의 자회사 ‘베릴리(Verily)'가 대표적


이전부터 전기 자극을 이용한 치료는 파킨슨병, 난치성 통증, 강직 개선 등에 이용되고 왔지만, 최근에는 그 외연과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제약산업이 의료기기 산업의 접근방식을 이용한 치료법의 연구개발에 착수할 때 좋은 출발점이 되고 있음


GSK는 차세대 뉴로 모듈레이션이나 전자약학(electroceutical, 일렉트로수티컬)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2016년에 베릴리와 합작으로 생체전자공학 의약품(bioelectronic medicines) 개발을 목표로 한 갈바니(Galvani Bioelectronics)’를 설립하였음


GSK와 베릴리 양사는 7년간 최대 54천만 파운드(7,600억 원)을 공동 출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거대 제약회사의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금액임


베릴리는 구글 X의 생명과학 프로젝트에서 스핀아웃한 기업으로 다양한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업체와 공동으로 최소 침습 혈당측정계(CGM), 혈당측정 콘택트렌즈, 임상시험용 시계 등 다양한 차세대 혁신 의료기기의 연구개발로 유명한 기업임


갈바니 바이오일렉트로닉스가 2023년경 승인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인 것은 한차례 시술로 효과가 수십 년간 지속되는 내장 형식의 전자약학기기임


이는 체내의 신경 신호와 활동 전위의 부조화를 제어하는 것으로 염증성 질환 및 대사 계 내분비 계통의 질환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음


갈바니는 개발하는 제품의 정확성 정도를 정밀기기 수준으로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 만약 실현된다면 맥박 조정기나 매립식 전기자극장치 등 기존 바이오 일렉트로닉스와 뉴로 모듈레이션 장치보다 훨씬 소형이 됨


한편 갈바니를 주도하고 있는 GSK에는 여러 벤처캐피탈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APVC(Action Potential Venture Capital)생체전자공학 의약(bioelectronic medicine)’ 부문에 특화된 벤처캐피탈임


APVC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가 세트포인트 메디컬(SetPoint Medical)' 인데, 이 기업 역시 갈비니와 같은 컨셉으로 무선 충전이 가능한 아이패드에서 전위를 제어할 수 있는 내장형 소형 전위조정기기를 개발하고 있음


이미 임상 연구 및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관절염에 대한 1차 대인 시험(First-in-Human), 크론병에 대한 개념 검증 시험(Proof-of-Concept)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는 사실이 올해 6월에 공개된 바 있음


만일 전자 약의 안정선과 효과성이 입증되고 상용화가 진행된다면, 치료의 편리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제약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됨


전자 약은 약물 부작용 및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면도 있고, 기존 약제의 효과의 증강 및 보강 효과도 있기 때문에 임상 도입이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음


개념 검증 결과가 축적되고 안전성 검증이 진행되면 현재 약물 치료에 비해 부작용 감소, 통원 빈도의 감소, 반영구적 치료 효과 등의 강점이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비용의 절감이 기대되는 것인데, 만일 현재 DBS(뇌 전기자극장치)의 보험급여 가격 수준이 적용된다면 2천만 원 정도의 단발 치료로 끝나게 됨


이런 경우 자가면역질환의 항체 의약품이나 대사·내분비계 질환의 단백질 제제의 대체재로 전자 약을 선택하다고 가정하면 수백억 달러의 시장 잠재력을 가지게 되는 셈


전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를 유형(모달리티)·질환별로 보면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로직스의 대상 질환은 전자 의약품이 대상으로 하는 질환과 거의 겹쳐 있음


<자료> Informa Pharma Intelligence

[그림 4] 2016 질환별/모달리티별 의약품 시장


◾ 이러한 전자 약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술 기반과 파트너십을 요구하므로, 향후 제약산업에 요구되는 역량은 경쟁우위가 아닌 타산업과 ‘협력적 경쟁’ 능력이 될 것으로 보임


전자 약의 접근방식은 제약회사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적 방식이 될 수 있고,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어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으나, 문제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술 기반과 제휴가 필요하다는 점


가령 DARPA의 경우도 프로젝트의 선결 과제로, 질병 및 생리적 상태를 생물체내(in vivo)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신경 조절 시스템 디자인과 혁신적 탐지 기술 및 신경 인터페이스 기술을 내포하는 최소 칩습(비침습) 컴포넌트를 제시하고 있음


이러한 기술 기반은 기존 기기제조 업체들이 보유하지 못한 공학적 지식, 센싱 기술, 시스템 및 UI 구축 능력 등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제조업체들에게는 기존의 바이오로직스 지식과 신기술 기반을 융합시키는 것이 요구되고 있음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교감을 나눠 온 영역과는 다른 학문 분야, 스타트업, 파트너 기업의 선정 및 이들 이해관계자와 협력이 필요하게 되며, 여기에는 전통적인 제약산업의 플레이어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도 포함이 됨


그러나 문제는 대형 의료기기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외부 스타트업과 제휴에 소극적이며, 제약회사들은 자신들이 가진 유무형 자산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는 점


따라서 현재 상황은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업자가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고, 기존 의료기기 업체나 제약업체들이 신기술을 수용해 성장을 지속하거나 혹은 혁신 기술에 밀려 도태될 수도 있는, 여러 다양성이 공존하는 혼돈의 시기라 할 수 있음


신규 사업을 개척하는 데 있어 어느 한 회사가 단독으로 기술 창출과 사업 개발을 하며 가치사슬 전체를 커버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든 만큼, 앞으로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에는 적자생존의 경쟁이 아닌 협력적 경쟁 능력이 요구된다 할 수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3호(2018. 9. 12.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미 해병대, 3D 프린터로 콘크리트 병영 자동 구축 기술 개발.pdf



미 해병대는 특수 3D 프린터를 사용해 얇은 레미콘 층을 겹겹이 쌓아 여러 명의 군인이 숙식 할 수 있는 병영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


3D 프린팅 장치를 활용하면 지금까지 10명의 병사가 5일에 걸쳐 지었던 막사를 최대 24시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함


미 해병대가 공개한 3D 프린터로 지어진 막사의 모습을 보면 콘크리트 층을 여러 겹 쌓았음을 알 수 있고, 시험 제작이어서 지붕까지 설치하지는 않았으나 물결 모양을 띠고 있는 벽의 모양에서 기존 병영 건설과는 다른 특징을 볼 수 있음


이 기술은 미 해병대의 적층 제작팀(Additive Manufacturing)이 제1 해병원정군(I Marine Expeditionary Force), 육군엔지니어연구개발센터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 최대의 콘크리트 3D 프린터를 사용해 구현하였음


<자료> U.S. Marine Corps courtesy

[그림 1] 3D 프린터로 지어진 병영


이번 시험 제작에서는 약 10년 전에 나왔던 PC3D 프린터를 제어하여 면적 500 제곱피트(14)의 막사를 약 40시간 만에 완성하는데 성공하였음


첫 시도였기에 개발자들의 체크 작업과 콘크리트 보충 작업을 병행하며 건설한 관계로 40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나, 실전에서는 자동 콘크리트 보충 기기를 사용하게 되므로 24시간 내에 건설을 마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라고 함


이 기술은 야전 병영 구축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위험을 무릅쓰고 병영을 구축해야 하는 병사들의 안전을 확보함으로써 부대의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개발되었음


콘크리트 3D 프린터는 콘크리트를 부드러운 상태에서 사출하면서 층을 쌓아 올려가는데, 자세히 보면 벽과 벽 사이에 틈새가 있도록 사출함을 알 수 있음


이렇게 하는 이유는 콘크리트 사용량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물자가 제한되는 전장에서 효율적으로 막사를 건설하기 위한 것임


<자료> U.S. Marine Corps courtesy

[그림 2] 세계 최대 콘크리트 3D 프린터


콘크리트는 원료를 제조할 때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사용량을 줄인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에도 기여하는 셈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장점은 건설에 필요한 인원을 줄여 군인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인데, 지금까지 10명의 병사가 5일에 걸쳐 해야 했던 일을 거의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기계에 맡기면 전장에서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없어지게 됨


이는 비용의 문제를 차지하면, 병사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부대의 능력은 최대한 유지한다는 군대의 기본 목표와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3호(2018. 9. 12.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마존 알렉사 생태계 성과 공개, 180개국에서 5만개 이상 스킬 개발.pdf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아마존닷컴은 기조연설에 등단해 음성비서 알렉사(Alexa)’의 성과를 소개하고 생태계 확대를 어필하였음


기조연설에 오른 아마존 알렉사 부문 부사장 대니얼 라우쉬는 4년 전 알렉사는 단 한 종류의 장치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피자를 주문하고 가족과 연락을 취하기 위하여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


사용자의 평가도 좋아서 지금까지 아마존 웹사이트에서 알렉사는 10만회 이상 별 5개 평가를 받았다고 하며, 알렉사의 개성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서 알렉사에게 ‘I love you’라고 말을 건넨 횟수가 올해 들어서면 수백만 건에 이른다고 함


알렉사의 인기는 미국을 넘어, 2016년 영국, 2017년 독일, 2018년 프랑스 등으로 확대되었으며, 조만간 이탈리아와 멕시코에서도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함


라우쉬는 세계 각국에 배포되는 작업이 단순히 번역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며, 가령 스페인이라면 스페인의 공휴일과 라 리가 경기 결과를 지원하는 등 지역에 따라 맞춤화를 하고 있음을 강조


앞으로는 고급 대화 기능을 더욱 지원해 나갈 계획인데, 미국 등에서 제공하는 캐리 오버(carry over)’ 기능을 소개하며, 맥락에 맞는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시연


아마존 알렉사의 글로벌 생태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현재까지 180개국의 개발자들이 5만개 이상의 알렉사 앱을 개발했다고 함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스킬(Skills)’이라 부르는데, 아마존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스킬 개발용 알렉사 스킬 킷과 알렉사의 기능을 기기장치에 탑재할 수 있게 해주는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또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만 달러 규모의 알렉사 펀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180개국의 개발자들이 스킬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써드파티에 의한 스킬의 개수는 현재 5만개 이상임


<자료> xTech

[그림 1] 5만 개 이상의 알렉사 스킬이 등록


알렉사 스킬 개발로 성공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 기조연설에서는 알렉사 스킬로 매달 1만 달러를 버는 22세 학생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였음


알렉사 보이스 서비스를 이용한 알렉사 기기의 개발 사례로는 스마트 스피커를 개발한 스타트업 앵커(Anker)’를 소개했는데, 아마존에 처음 문의한 때부터 7개월 만에 제품 출시에 이를 정도로 신속한 제품화가 가능함을 어필


알렉사와 기기장치의 수는 2017년 말에 4천 개 정도였지만, 현재는 2만 개가 넘을 정도로 급속히 증가 중이라고 함


아마존에 이어 기조연설에 등단한 제휴기업들은 각자 알렉사를 이용한 제품 개발 사례와 기대효과에 대해 발표하였음


터키 베스텔(Vestel)CEO인 투란 에르도간은 알렉사를 탑재한 텔레비전 제품 등을 소개하며, 음성은 가전제품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집안에 많은 리모컨들이 있어도 혼란스럽지 않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음


<자료> xTech

[그림 2] 알렉사 지원 기기 수의 급증


독일 로버트 보쉬 스마트홈(Robert Bosch Smart Home)의 가브리엘 웨첼 상무이사는 바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모든 가전이 일을 시작해주는 것이 스마트홈의 편리함인데, 알렉사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러한 스마트홈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


대니얼 라우시 부사장은 아마존 에코 상품 페이지에 게재된 사용자 리뷰 중 일부를 소개했는데, ‘알렉사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다라는 구절이 특히 마음에 든다는 말로 기조연설을 마무리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