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85호(2017. 3. 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도청 우려 음성인식 대화형 로봇 판매 금지.pdf



◈ 독일 연방 네트워크청은 도청에 이용될 위험이 있는 대화형 인형 마이 프렌드 카일라(My Friend Cayla)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시켰음


카일라는 미국업체인 제너시스 토이(Genesis Toys)가 제조하고, 영국 기업인 비비드 토이(Vivid Toy)가 판권을 갖고 있는 인형으로, 인터넷 연결이 지원되는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부모가 자녀와 대화할 수 있는 완구임


음성인식 기술은 뉘앙스 커뮤니케이션(Nuance Communications)으로부터 제공받고 있는데, 뉘앙스는 애플의 파트너 사로 아이폰 음성비서 시리(Siri)도 이들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


독일 연방 네트워크청은 카메라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고 정보를 보낼 수 있는 물품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며 카일라가 독일 통신관련 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지적



<자료> DisneyCar Toys.


[그림 1] 음성인식 대화형 인형 카일라


• 악성 해커가 이 인형을 이용해 부모와 자녀의 대화 내용을 빼낸 후 악용할 위험이 있다며, 장난감 판매점 등에는 카일라의 매대 철수를 요청했으며, 이미 카일라를 구입한 가정의 부모들에게는 카일라의 전원을 끄도록 권고


영국의 장난감 소매협회처럼 카일라에 특별한 위험성은 없으며 걱정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는 곳도 있지만, 독일뿐 아니라 여러 유럽 국가의 소비자 단체들 역시 카일라의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


◈ 카일라의 보안 취약성과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는 제조 국가인 미국에서도 작년 말부터 제기되고 있으며, 이번 독일 당국의 판매 금지 조치로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


미국의 미디어 밸류워크에 따르면 카일라의 블루투스 기능은 적절한 보안 대책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반경 33 피트( 10 미터) 이내에 있는 블루투스 장치에서 손쉽게 카일라의 마이크에 접근할 수 있고, 카일라와 어린이의 대화를 들을 수 있음


미국의 전자 프라이버시 정보 센터(EPIC)도 작년 12월 카일라가 충분한 설명 없이 부모의 승낙을 얻지 않은 채 불법으로 아이들과 대화를 기록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민원을 제기하였음


아울러 제조사인 제너시스 토이와 음성인식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뉘앙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 바 있는데, EPIC는 이번 독일 연방 네트워크청의 판매 금지 결정이 나오자 즉각 FTC가 대응을 게을리 하고 있다며 비판 성명을 발표하였음


◈ 독일 연방 네트워크청의 조치는 대상이 인형 완구라는 점에서 가십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넓게 보면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IoT 기기의 보안 취약성과 관련된 것임


카일라 이슈는 아마존 에코 등에 의해 점차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스피커에도 해당되는 보안 사항이라서 완구라는 이유로 가볍게 지나칠 사안은 아니라는 지적


인형 완구의 경우 대화 참여자가 어린 아이이고 대화 내용이 도청될 경우 유괴 등 중대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완구를 선택하는 부모들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