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8호(2016. 10.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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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pdf



[ 요 약 ]


구글은 모바일 퍼스트에서 인공지능 퍼스트의 세계로 이행하고 있음을 선언하며인공지능에 기반한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VR 헤드셋스피커 등 여러 새로운 하드웨어 제품을 발표구글의 신제품 발표는 단순히 하드웨어 시장까지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기 보다하드웨어와 통합되는 소프트웨어의 본질이 인공지능으로 바뀌고 있는 전환점에서 최적의 구글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 전략으로 볼 수 있음




[ 본 문 ]


◈ 구글은 10 4일 신제품 발표회를 가졌는데,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는 "구글이 모바일 퍼스트의 세계에서 인공지능 퍼스트(AI First)의 세계로 이행하고 있다"고 선언


<자료> Android Authority


[그림 1] 구글의 인공지능 퍼스트 선언


피차이는 AI 시대 구글의 역할에 대해, 사람들은 이제 모든 곳에서 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컴퓨터와 상호 작용하게 되었으며, 그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적화 된 개인용 구글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발표


AI가 달성한 최신의 성과 사례로는 이미지를 인식한 후 설명문을 자동 생성하는 이미지 캡션 기능(Image Captioning)을 거론했는데, 2014 89.6%였던 캡션의 정확도가 현재는 93.9%까지 상승했다고 함


피차이는 이에 대해 사진에 찍힌 곰이 몇 마리인지 셀 정도로 개선되었다는 것이라 설명하며, 사람이 직접 캡션을 다는 것과 유사한 정도의 극적인 향상이라고 평가




<자료> Android Authority


[그림 2] AI에 의한 이미지 캡션 품질의 향상


번역 기능의 경우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을 예를 들며, AI가 사람 손으로 번역하는 것에 가까운 수준까지 이르고 있다고 평가했음


또한 텍스트 음성 읽기 기능도 더 자연스러운 발화에 접근했음을 보여 주었음


이러한 AI의 진화는 지난 5Google I/O 2016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구글의 인공지능 채팅봇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에 잘 반영되어 있으며, 9 21일 발표한 메신저 앱 알로(Allo)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소개


◈ 이어 피차이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2 종류의 기기로 스마트폰과 가정용 스피커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


새로운 2개의 기기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픽셀(Pixel)' 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하는 헤드셋 데이드림 뷰(Daydream View)


두 기기 중 픽셀 시리즈의 발표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 픽셀 시리즈는 지금까지 구글의 스마트폰이었던 넥서스(Nexus) 시리즈를 대체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함


AI 우선 적용 기기로 스마트폰을 선정한 이유로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여전히 스마트폰이며, 스마트폰을 통해 1년 동안 촬영되는 사진은 1조 장, 교환되는 메일이나 메시지는 50조 건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


픽셀은 특히 구글 어시스턴트, 카메라, VR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함


◈ 구글은 픽셀 시리즈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으로, 사용자들이 음성 명령을 통해 많은 작업을 쉽게 해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설명


픽셀 설명을 맡은 제품관리 부사장 브라이언 라코프스키는 실연을 통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음성 명령으로 구글 포토(Google Photos)에서 사진을 검색하거나, 영화관에서 현재 상영중인 프로그램을 찾는 것을 보여주었음



<자료> Made by Google


[그림 3] 구글 독자 스마트폰 픽셀


• 또한 채팅봇과 상호 작용하면서 적합한 레스토랑을 추천 받고 예약 서비스인 오픈테이블(OpenTable)에서 장소 예약을 하는 데모도 선보였음


• 픽셀의 후면에 탑재된 1,230만 화소 카메라는 DxOMark의 화질 평가에서 89점을 얻었는데이는 스마트폰 사상 최고의 점수라고 어필했으며그 밖에 고속 연사 가운데 베스트 샷을 자동 선택하는 스마트버스트(Smartburst) 등의 촬영 기능을 소개


• 픽셀 스마트폰 소유자에게는 구글 포토에 풀 해상도의 사진과 4K 동영상을 무제한으로 저장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 소개하며더 이상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저장 공간의 압박을 받게 될 일은 없을 것이라 어필


•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인 7.1 누가(Nougat)가 탑재되며, OS 업데이트는 최고 속도로 제공될 것인데백그라운드에서 업그레이드의 다운로드 및 설치가 실행되고 재부팅 시 새 버전으로 바뀌는 새로운 기능을 지원하기로 했음


• USB 포트는 타입-C를 채택했고, USB-PD(power delivery)에 해당하는 18W AC 어댑터가 딸려 있어, 15분 충전으로 7시간 구동할 수 있는 급속 충전을 지원한다고 함

 제품 라인업은 화면 크기에 따라 5인치 픽셀과 5.5 인치 픽셀 XL2개 모델이며 본체 색상은 블랙/블루/실버의 3가지


화면 해상도는 픽셀이 FHD(1920 × 1080), 픽셀 XL QHD(2560 × 1440)이고, 모두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였으며, 배터리 용량은 픽셀이 2770mAh, 픽셀 XL 3450mA


프로세서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21, 메모리는 4GB, 스토리지는 32기가 바이트 또는 128 기가 바이트 내장이며, 본체 뒷면에는 지문 인증 센서를 탑재하였음


픽셀의 본체 가격은 649 달러로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영국에서는 발표 당일인 10 4일부터, 인도에서는 10 13일부터 예약 주문을 가능하다고 하며, 그 외 다른 국가의 발매 예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음


◈ 픽셀은 오랫동안 설로만 떠돈 진정한 구글 폰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현 시점에서 구글이 생각하는 스마트 기기의 핵심은 구글 어시스턴트, AI임을 보여 줌


픽셀은 부품 선정부터 공급망 관리, 설계, 제작, 유통 관리까지 모든 것을 구글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번째 고성능 기기이며, 심지어 액세서리까지 구글 자체적으로 제작


픽셀은 사실 새로운 브랜드는 아니며, 2013년 구글이 넷북인 크롬북 픽셀을 출시하면서 등장한 이름으로, 이후 픽셀은 구글이 독자적으로 설계한 고성능 하드웨어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어 왔음


 기존 넥서스 브랜드가 있음에도 구글이 새로 픽셀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 제조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생산한 넥서스 제품으로는 구글이 구현하고 싶어하는 사용자 경험을 온전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으로 분석됨


구글이 원하는 것은 구글이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를 최적화 해 보여주는 스마트폰일 텐데, 제조사나 통신사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는 안드로이드 폰으로는 애플과 같은 순일한 형태로 구글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보았을 것임


구글은 2012년에 모토롤라를 인수한 바 있지만, 당시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과의 관계를 의식해 모토롤라와 타 업체들을 동등하게 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고, 실제 모토롤라를 통해 구글 폰을 구현하지 못하고 2014년에 모토롤라를 재매각한 바 있음


구글은 픽셀에 대해 안드로이드 최고가 아닌 구글 최고의 것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는 픽셀이 구글 내부의 전 역량이 집결된 기기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픽셀 만이 보여줄 구글 경험의 최우선 특징으로 AI 지원을 내세운 것임


◈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는 두 번째 기기로는 구글의 VR 플랫폼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하는 VR 헤드셋'데이드림 뷰(Daydream View)를 발표





<자료> Made by Google


[그림 4] 구글 VR 헤드셋 데이드림 뷰(위)와 데이드림 뷰로 본 스트리트 뷰(아래)


• 데이드림 뷰는 픽셀 등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장착하여 사용하는 고글형 장치로 물리적 커넥터 연결은 필요 없음


• 외장은 마이크로 화이버 소재를 채용하여 부드러운 감촉의 착용감을 추구했다고 하며 동봉된 컨트롤러와 함께 사용함


• 다른 단말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 기기들도 데이드림 플랫폼을 지원하면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며본체 색상은 스노우/슬레이트/크림슨의 3가지를 출시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VR 콘텐츠들은 구글 외에도2016년 연내에 50개 이상의 파트너에서 준비해 내놓을 예정이라고 함


구글 서비스 중에는 구글 플레이 무비, 구글 포토, 스트리트 뷰, 유튜브 등이 데이드림을 지원한다고 하며, 발표회에서는 데이드림 뷰를 이용해 스트리트 뷰의 영상을 현장감 있게 즐기는 것을 시연하였음


데이드림 뷰의 가격은 미국에서 79 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며, 픽셀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에서는 11월에 발매될 예정임


◈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제품을 하나 더 선보였는데, 아마존의 에코(echo) 대항하는 제품인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Google Home)


구글 홈 역시 지난 Google I/O 2016 컨퍼런스에서 먼저 컨셉이 공개되었고 이번에 제품 발표가 되었는데, 제품생산 책임자인 리쉬 챈드라가 주요 기능과 특징을 설명



<자료> Made by Google


[그림 5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


챈드라는 음성 명령을 사용하여 구글 홈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데모를 선보였는데, 현재 유튜브 뮤직, 구글 플레이 뮤직 외에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도 지원한다고 함


구글 홈에 명령하면 개별 곡뿐만 아니라 플레이리스트의 재생도 지원하며, 정확한 곡명을 모르는 경우에도 검색을 통해 음악을 식별해 내는 기능을 지원함


챈드라는 구글 홈을 주방과 거실 등에 배치하면 집안 어디에서나 스마트폰 없이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제품의 의의를 설명


구글 홈은 음악 외에도 뉴스 프로그램과 팟캐스트 등의 재생도 지원하며, 음성 명령으로 사칙 연산과 단위 변환, 날씨나 주가 확인, 스포츠 경기 결과 확인 등 구글 검색의 기능을 호출하여 실생활에서 구글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제시


아마존 에코와 마찬가지로 구글 홈 역시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는 기능이 있어, 필립스와 네스트(Nest), 스마트씽즈(SmartThings), IFTTT 등의 제품과 연계 가능하다고 함



• 음성 명령뿐만 아니라 본체 윗면은 터치 조작도 지원하고 있어 음량 조절 등이 가능하며, 하부는 다양한 색상과 소재로 개인별 선호도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고, 가정의 인테리어 등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하였음


구글 홈의 발매 예정은 11월이고, 가격은 129 달러로 아마존 에코(180 달러)에 비해 저렴한데, 여기에 구매 시 광고 없이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월 9.99 달러의 유료 서비스 유튜브 레드(YouTube Red) 6개월 사용권도 추가 제공한다고 함


◈ 이번 제품 발표회에서 구글은 AI 기반 하드웨어 외에 와이파이 환경 최적화를 위한 라우터와 동글형 미디어 플레이어인 크롬캐스트(Chromecast)의 신모델도 함께 소개


가정용 와이파이 환경 최적화 라우터인 구글 와이파이(Google Wifi)2015 년에 구글이 발표한 온허브(OnHub)를 진화시킨 제품임


 기존 와이파이 라우터 제품들은 가정의 중심 지점에 모든 방을 커버하려고 했기 때문에 각 방에서 최적의 신호를 얻는 것이 어려웠으나, 구글 와이파이는 여러 대의 라우터를 가정에 배치해 각각 연계함으로써 신호를 최적화한다는 컨셉임


안드로이드 및 iOS 용 관리 앱도 제공하는데, 여러 대의 라우터 중 특정 구글 와이파이 신호를 해제하여 식사 중에는 스마트폰 사용을 그만두게 하는 기능과 라우터에 연결된 장치가 사용하는 대역폭을 확인하고 우선 순위를 설정하는 등의 기능을 지원함



<자료> Made by Google


[그림 6] 와이파이 라우터 구글 와이파이


 미국에서는 11월에 구글 와이파이의 예약 주문을 시작하고 12월에 발매할 예정인데, 가격은 1 129 달러, 3대 패키지는 299 달러라고 함


크롬캐스트의 새로운 모델로는 크롬캐스트 울트라를 발표했는데, 새롭게 4K HDR을 지원함으로써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의 4K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게 하였는데, 구글 플레이 무비도 11월에 4K 콘텐츠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함


와이파이 성능의 개선으로 동영상의 읽기 속도가 1.8 배 향상되었으며, 새롭게 이더넷 포트를 탑재하여 유선 연결도 지원하게 되었다고 함


크롬캐스트 울트라는 11월 발매 예정이며, 가격은 69 달러로, 현재 35 달러에 판매 중인 크롬캐스트의 약 2배임


<자료> Made by Google


[그림 7미디어 플레이어 크롬캐스트 울트라()


◈ 이번 제품 발표회의 마지막 순서에는 엔지니어링 책임자인 스콧 허프만이 등단해, 구글 어시스턴트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글의 계획에 대해 설명하였음


구글은 앞으로 구글 어시스턴트 파트너 및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구글 어시스턴트를 개방형 생태계로 만들어 가고 싶다는 비전을 제시


 구글 어시스턴트는 다양한 액션(action)’을 이용하여 다른 앱이나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데, 간단한 음성 명령인 다이렉트 액션(Direct Actions)’과 로봇과 상호 작용하는데 이용할 수 있는 대화형 액션(Conversation Actions)’ 2 종류 액션을 지원한다고 함


허프만은 12월경에는 보다 많은 액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며, 개발자들을 위한 SDK 2017년에 제공할 계획이라 밝혔음


◈ 이번 신제품 발표의 핵심은 행사의 시작과 끝에 명확히 드러나 있는데, 이제 구글은 AI의 시대를 주도하고 싶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임


이번 행사의 명칭이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이고, 스마트폰을 비롯 라우터까지 하드웨어 제품들이 발표된 것이긴 하지만, 하드웨어 자체 보다는 이와 통합된 소프트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음


순다르 피차이 CEO는 행사 모두에  AI 퍼스트를 제창했으며, 픽셀에서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지원한다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기기로서 픽셀을 소개하였음


, 핵심은 구글 어시스턴트로 대표되는 AI 기능에 있다는 것이며, 10년 주기로 컴퓨팅의 주요 흐름이 PC에서 웹 그리고 모바일(스마트폰)로 변했다가, 이제 인공지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피차이의 발언에서 구글의 전략을 읽을 수 있음


일각에서는 픽셀의 기능 중 새로운 것이 없으며, 과거 구글이 독자 스마트폰 제조 및 유통에 실패했던 경험과 그 이유를 들어 픽셀도 실패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 보지만, 독자적인 하드웨어 유통 자체가 목적이 아닌 만큼 새로운 각도로 볼 필요가 있음


채팅봇 비즈니스는 아마존 에코의 인기에서 보듯 시장성이 검증되어 가고 있기에, 만일 구글 어시스턴트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면 픽셀과 구글 홈은 인공지능 경험을 원하는 이용자 기반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임


서비스 이용 수요를 가진 사용자 기반의 확보는 구글이 가진 하드웨어 유통 상의 약점과 경험 부족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임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 강화는 단순히 애플의 사업전략을 모방하려는 것이라기 보다, 하드웨어와 통합되는 소프트웨어의 본질이 AI로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서, AI에 기반한 구글 경험을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방식으로 제공하기 위한 시도로 보아야 함


결국 AI 퍼스트를 제창한 구글의 성패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에서 판가름 날 것이며, 경쟁자들 보다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개발자와 파트너들을 구글의 인공지능 생태계로 끌어들일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전망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6호(2016. 10. 05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구글 새 메신저 알로 발표 대화형 AI의 비즈니스 가능성.pdf



[ 요 약 ]


구글이 9 21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메시징 앱 알로(Allo)를 출시하였음알로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주류 메신저들과 달리기계학습 기반의 스마트 응답 기능과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라는 가상의 비서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이 최대 특징가상 비서는 대화형 AI로 사용자와 대화는 물론 사용자 간 대화에도 참여해 도움을 주는데아직 개발 도중에 있지만 대화형 AI가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할 가능성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 본 문 ]



◈ 그 동안 메신저 서비스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구글이, 이번에는 알로(Allo)듀오(Duo)를 출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음


구글은 4달 전 구글 I/O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에 집중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으며, 9월 초순 영상통화 앱인 듀오를 먼저 출시한 데 이어, 9 21일 메신저 앱 알로를 발표하였는데, 두 앱 모두 서비스 초기 큰 호응을 얻고 있음




<자료> Google Play.


[그림 1] 구글 알()와 구글 듀오(아래)


• 구글은 지금까지 구글 토크, 구글 챗, 행아웃 등 다양한 메신저 서비스를 내놨지만 번번이 왓츠앱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밀렸는데, 알로와 듀오는 초기단계 관심 모으기에 일단 성공한 모양새


알로의 구글이 사용자들의 의사소통과 표현 방식을 학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첫 번째 메시지 앱으로,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1)기계학습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응답 기능을 선보인 것과, 2)구글의 음성인식 모듈인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내장한 것


스마트 응답 기능은 대화 맥락에 맞게 자동으로 여러 가지 답장 내용을 제안하는 것이며,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기능 탑재는 AI 기반의 가상 비서와 대화하거나 가상 비서를 사용자 간의 대화에 참여시키는 기능임


구글플레이 통계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듀오의 다운로드 수는 1천만~5천만 건 구간에, 알로의 다운로드 수는 1백만~5백만 건 구간으로 표시되어 있음


◈ 알로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수신 메시지나 사진의 내용을 이해한 후 자동으로 회신 문장을 생성하는 스마트 응답(Smart Reply) 기능을 갖췄음


메시지 수신 후 실시간으로 Sure, Yes, No 등의 간단한 답변 문장을 생성하여 제시하므로,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터치만으로 회신할 수 있어 편리한데, 이 스마트 응답 기능은 이미 구글의 메일 앱인 인박스(Inbox)에 적용돼 인기를 모은 검증된 기능임



<자료> Google


[그림 2] 알로의 스마트 응답 기능


• 스마트 응답 기능은 사진 수신 시에도 사용할 수 있는데, 가령 공항에서 촬영한 비행기의 사진을 받으면 알로는 비행기 멋지네(Nice plane), 좋은 여행이 되길(Have a nice flight), 여행 잘 다녀와(Bon voyage!) 등의 응답을 자동 생성함


사진을 이해하고 응답을 생성하는 기능에는 고도의 이미지 인식 기능이 적용되어 있는데, 가령 해바라기 사진을 보고 알로가 멋진 해바라기(Nice sunflower)'라는 답변을 생성한다는 것은 객체가 꽃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해바라기인 것까지 파악한다는 뜻


사람에게는 쉽지만 기계에는 어려운 것이 이미지 인식인데, 기계가 꽃의 종류까지 판단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배후에는 신경망이 사용되고 있음


◈ 이미지 인식이 쉽지 않다는 사실은 알로가 아직 음식 사진에 대해서는 구체적 응답을 정확히 제시 못하는 데서도 알 수 있는데, 이는 학습시간의 축적에 의해 해결되어 갈 것


• 가령 알로는 위의 해바라기 경우와 달리 샐러드 사진에 대해서는 맛있겠다(Yummy!)먹어보고 싶다(Wish I could try) 정도의 응답 문장만을 생성하는데이는 알로가 음식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요리의 종류까지는 특정할 수 없음을 반증함



<자료> Google


[그림 3] 꽃 종류 구분 가능, 음식 종류 구분 불가


그러나 구글은 이미지 인식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요리의 종류를 인식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은 아니므로 조만간 음식 구분 기능도 알로에 구현될 것으로 보임


알로는 기계학습을 거듭함으로써 이용자의 표현 방법을 배워 가므로, 데이터가 쌓일수록 이용자의 스타일을 반영한 응답 문장을 만들어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임


◈ 메신저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젊은층의 관심을 끌 필요가 있는데, 기존 구글의 제품들과 달리 알로는 표현력이 풍부하고 메시지를 그래피컬하게 보여주고 있음


가령 속삭이기 또는 외치기(Whisper or Shout) 기능은 메시지를 입력한 후 보내기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슬라이드를 따라 위아래로 움직이며 텍스트의 크기를 변경시킬 수 있는데, 위로 올릴수록 문자나 기호가 커지게 됨


또한 알로는 기본적으로 다수의 스티커를 제공하여 메시지 대신 선택하여 표현할 수 있는 폭을 크게 넓혔음


<자료> beeborn


[그림 4] 구글 알로의 텍스트 크기 조정


◈ 알로의 또 다른 특징은 가상 비서를 메시징에 참여시킨 것으로, 구글 어시스턴트가 이용자들 간의 대화에 개입해 도움을 줄 수 있게 하였음


메신저에 가상 비서를 탑재하려는 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는데, 독립된 계정을 갖고 불특정 다수와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의 가장 최근 사례로는 올해 5월에 인종차별 발언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채팅봇 테이(Tay)가 있음


이용자의 가상 비서 역할을 하는 채팅봇은 애플의 시리(Siri)를 거쳐 최근 아마존 에코(Echo)까지 점차 활용이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임


이용자가 채팅 메시지 내용을 보고 관련된 내용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형태로는 인공지능 메신저 마인드멜드(MindMeld)가 주목을 받고 있음


알로는 시리와 마인드멜드를 합쳐놓은 형태로, 마치 컨시어지 서비스처럼 이용자와 대화하며 도움을 주는 한편, 이용자간 채팅을 보고 있다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화에 참여해 조언을 해 줌



<자료> Google


[그림 5] 대화 내용을 이해하고 관련 내용 추천


• 예를 들어 친구에게 이탈리아 요리 먹으러 갈까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어시스턴트가 문맥을 이해하고 근처의 이탈리아 음식점을 소개하는데, 여기에는 구글 지식 그래프(Google Knowledge Graph) 기능이 사용되고 있음


지식 그래프는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축적한 시맨틱 검색 정보를 사용하여 검색 결과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구글이 사용하는 지식 베이스(전문가 시스템)


어시스턴트가 소개한 레스토랑 카드를 터치하면 상세 정보가 나타나며 매장 사진 등을 볼 수 있는데, 마음에 들면 그대로 예약 할 수 있으며, 단 레스토랑 예약은 전용 앱인 오픈테이블(OpenTable)을 실행시키고 이 앱에서 예약을 하는 구조임


아직 알로에서 직접 예약할 수는 없지만, 올해 구글, MS, 페이스북이 일제히 제시한 채팅봇 메시징 플랫폼이 구현되면 알로가 예약 앱의 채팅봇과 대화를 하며 예약을 처리하게 되므로, 사용자는 알로에게 예약 요청만 하면 될 것임


알로의 대화 참여는 사용자 간의 대화를 뒤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좋지 않은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대체로 편리한 기능이라는 평가


◈ 가상 비서는 이용자들 간의 대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당연히 직접 어시스턴트와 상호작용하며 개인 비서처럼 활용할 수 있음


어시스턴트가 지원할 수 있는 작업 유형은 카드로 제시되는데, 뉴스 구독, 타이머 설정 등을 위한 액션(Action), 게임 등을 위한 재미(Fun), 번역, 날씨, 여행, 스포츠, 질의 응답을 위한 대답(Answer), 어시스턴트의 자기 소개인 마이 어시스턴트 등임



• 가령 여행 카드를 터치하면 여행 관련 정보가 표시되며, 조건을 좁혀 가며 희망하는 항공편이나 도착지의 호텔 검색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항공편 및 호텔 예약은 링크된 웹사이트에서 이루어지며 아직 어시스턴트에서 직접 예약할 수는 없음


어시스턴트는 구글 캘린더와 연동해 이용자의 일정을 파악하고 비서처럼 회의 일정 등 관리하는데, 예약해 놓은 항공편의 정보를 보여줄 수 있고, 다음 일정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있음



<자료> Google


[그림 6]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해 일정관리


검색을 지시할 수도 있는데, 가령 개 사진 혹은 강아지 사진이라고 말하거나 입력하면,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를 이용해 원하는 사진을 추천해 줌


◈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는 알로의 가상 비서 기능의 도입에 대해, 지금 현재 구글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


피차이는 ‘단지 웹 링크 하나를 던져놓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며, 이 순간을 위해 아주 오랫동안 초석을 다져왔다는 말로 높은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음


• 구글 그룹 제품 담당 책임 아밋 풀레이는, ‘사용자들은 친구나 가족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메신저를 사용하지만, 대화가 너무 자주 끊기는 것이 문제라며, ‘대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메신저 내에서 모든 검색과 질문을 해결하는 메신저로 알로를 개발했다고 설명


알로의 메시징 기능들은 사실 참신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구글 측의 기대대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한 대화형 AI라는 인터페이스는 편리하다는 느낌을 준다는 평가


어시스턴트가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인데, 어시스턴트의 기능 대부분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상호작용성을 높이고 있음


구글 음성 검색과 알로의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는 것에 내용 상의 차이는 없지만, 바로 이 상호작용성이 큰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알로는 대화형이므로 검색 결과 제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데서 여러 가능성이 생김


비록 가상 비서지만 대화 상대라는 인식이 생기면, 사용자는 검색 결과를 보고 추가로 말을 걸거나 추가 요청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곧 알로의 이용시간이 늘어나며 생활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음을 의미


• 순다 피차이 CEO가 지금이 구글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이라 말한 것은 이런 맥락일 것이며, 바꿔 말하면 구글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알로의 성공이라 할 수 있음


◈ 일각에서는 알로가 유력 메시징 플랫폼으로 부상하며 구글의 AI 비즈니스를 진일보시킬 수도 있겠지만, 프라이버시 이슈 등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


인공지능과 메신저의 결합은 분명 성장 가능성이 가득한 기회의 땅으로 부상할 수 있으나, 알로의 인공지능 기능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음


사용자들이 알로에서 인공지능 기능을 활용하려면 구글에 연락처, 대화 내용, 상세한 개인 정보 등의 접근 권한을 허락해야만 하기 때문임


이런 이슈에 대한 대응으로 알로는 보안 옵션을 두고 있는데, 익명 모드(Incognito Mode)를 선택하면 알로의 메시지는 암호화 되며, 또한 스냅챗(SnapChat)처럼 메시지 노출 시간을 10초로 설정해 놓으면 10초 후 메시지가 자동으로 사라짐



<자료> Google


[그림 7] 구글 알로의 익명 모드와 메시지 자폭


메시지 자폭은 스냅챗이 10대들의 인기를 단박에 끌어 모을 수 있었던 핵심 기능으로 주목적은 성적인 대화와 사진 전송 기록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임


알로를 일반 모드로 사용하면 메시지가 암호화되지 않는데, 해시 처리(HTTPS의 프로토콜)에서 최소한의 보안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알로는 분명 도청에 약점이 있음


페이스북 메신저 역시 암호화 옵션(비밀 대화)을 지정하지 않으면 메시지가 암호화되지 않는 등 이 문제는 비단 알로 만의 이슈는 아니나, 알로의 경우 메시지를 암호화하게 되면, 알로가 이용자간 대화에 참여하는 핵심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


◈ 구글은 당초 방침을 바꿔 알로에서 주고 받는 메시지를 장기 보관하기로 결정했는데, 메시징 비즈니스라는 신대륙과 프라이버시 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을 볼 수 있음


구글은 알로에서 주고받는 메시지를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서버에 보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으나, 이 방침을 바꾸어 메시지 장기 보관 원칙을 밝혔음


보관의 목적은 AI의 교육에 사용할 데이터를 모으기 위함인데, AI를 보다 지능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계학습이 필요하고, 기계학습을 위한 가장 좋은 교재는 결국 사용자들 간의 대화 내용이므로 장기간 보관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해 당연히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데, 전직 CIA NSA 요원인 에드워드 스노우든은 구글이 보관한 메시징 데이터가 범죄 수사 등에 이용될 것을 우려하며, 알로를 사용하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음


알로 역시 스마트 기술의 장점과 프라이버시 침해 기술의 단점을 동시에 지녔기 때문에, 초기의 관심 만을 놓고 알로의 성공이 보장된 것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을 것이며 개인정보보호화 스마트 기능 사이의 균형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야 하는 입장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과 기계의 협업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알로의 등장은 대화형 AI가 거대 비즈니스로 성장할 가능성의 단초를 보여주고 있음


알로는 현재 미리보기 판(Preview Edition)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사용해 보면 아직 개발 과정 중에 있는 베타 제품이라는 인상이 강하며, 생활의 필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상태


반면 알로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어시스턴트와 상호작용 하는 인터페이스에서 온기를 느낀다는 평가가 다수


음성 검색에서 기계적으로 결과를 표시하는 것과 달리, 가상 비서와 말을 주고 받으면서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는 것은 미래의 모습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도 함


구글이 AI 비즈니스에 전사적 노력을 쏟아 붓고 있고 알로는 그 로드맵의 첫 단추인 만큼 향후 알로의 기능은 보다 정교화 되고 다양해질 것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경쟁 서비스들의 등장을 불러 일으키며, 또 하나의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 구축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