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07호(2017. 8. 2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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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펀드’ 투자 시작, 기업가와 투자가의 갈림길에 선 손정의.pdf



[ 요 약 ]


소프트뱅크가 280억 달러를 출자하고 운영 책임을 맡은 930억 달러 규모의 비전 펀드(Vision Fund)가 첫 투자처로 농업테크로봇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5억 달러를 출자하였음소프트뱅크가 비전 펀드를 통해 유망 미래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와 M&A를 하며 4차 산업혁명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나위험 수준에 다다른 소프트뱅크의 재무 상태와 투자가 성향이 강해지는 손정의 사장의 모습에서 소프트뱅크의 불안한 앞날을 예상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음



[ 본 문 ]


ž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자사 연례 컨퍼런스의 기조 연설에 등단해 칩을 장악하는 자가 모든 것을 장악할 것이라며 영국의 암(ARM)을 인수한 배경을 설명


Ø 손정의 사장은 7 20일 자사 소프트뱅크 월드(SoftBank World) 2017 행사의 기조 연설에서 인간의 지능을 확장하는 정보 혁명',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


Ø 손정의는 산업 혁명이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처럼, 정보 혁명은 사람들이 지금껏 상상하지 못했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


Ø 차이점이 있다면 산업 혁명이 인간 신체 능력의 확장인 반면, 정보 혁명은 보다 중요한 인간 두뇌의 확장, 즉 지능의 확장인 것이며, 따라서 정보 혁명의 시대에는 의료, 교통, 농업 등 모든 산업이 다시 정의될 것이라고 손정의는 전망


Ø 소프트뱅크가 1년 전에 영국의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암(ARM)234억 파운드( 35조 원)에 인수한 배경에 대해서는, 후세 사람들은 칩을 제어한 자가 모든 것을 제압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는 말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었음을 설명


Ø 손사장은, 지금까지는 경쟁업체와 인간이 이용하는 회선 수를 놓고 경쟁해 왔지만 인간에 한정하면 그 수가 전세계적으로 넓혀도 70억 개에 불과하다며, 소프트뱅크는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여 1조 개의 회선을 연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음


Ø 기조연설에 게스트로 등단한 암의 사이먼 시거스 CEO지금까지 25년 동안 1천억 개의 칩을 생산해 왔지만 칩 비즈니스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다음 1천억 개의 생산까지는 4년 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


ž 손정의는 로봇과 인공지능(AI)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싱귤래리티(singularity)는 반드시 온다고 믿고 있으며, 3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


Ø 인간이 만든 바둑 프로그램이 인간보다 강해진 것처럼, 인간보다 컴퓨터가 훨씬 더 지능적으로 되어 스스로 진화해 가는 시점, 즉 질적인 도약 순간을 의미하는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이 반드시 도래한다고 전망



Ø 덧붙여 손정의는 자사의 로봇 페퍼(Pepper)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스마트폰과 기존 휴대전화는 전혀 다른 것처럼, 스마트 로봇인 페퍼와 기존 로봇들 사이에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


Ø 기조연설 중간에는 지난 6월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로봇 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마크 레이버트 CEO가 게스트로 등장해 4족 보행 로봇 스폿미니(SpotMini)를 선보였음


<자료> Softbank


[그림 1]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스폿미니 로봇


Ø 스폿미니는 주위의 환경을 지도로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걷는 것도 가능한데, 계단을 뛰어 오르거나 장애물을 피해서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카메라가 장착된 로봇 팔로 음료가 들어 있는 캔을 인식해 레이버트 CEO에게 건네기도 하였음


ž 한편 소프트뱅크 월드 컨퍼런스 하루 전날, 소프트뱅크는 3개 스타트업에 총 4 7,30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들 기업은 손정의가 강조한 , 로봇, 인공지능에 부합


Ø 이번 투자는 올해 5월 조성된 사상 최대의 기술 펀드인 비전 펀드(Vision Fund)를 통해 집행되는 첫번째 투자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았음


Ø 비전 펀드는 소프트뱅크가 운용사로 참여하며 280억 달러를 출자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애플, 폭스콘, 퀄컴 등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총액 930억 달러 규모로 조성되었음


Ø 비전 펀드는 막대한 자금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 핀테크 등 분야의 기술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펀드 참여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


Ø 펀드의 운용 지침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줄 첫번째 투자처가 어떤 곳이 될 지에 많은 관심이 모였는데, 첫 주인공은 미국 서부의 기술 기업들이었으며, 농업기술 개발업체인 플렌티(Plenty), 자율주행차 개발업체인 나우토(Nauto), 로봇 개발업체인 브레인(Brain)을 투자처로 선정


Ø 이들 3개 기업에 약속된 투자금은 5억 달러에 육박해 그 자체로 큰 뉴스이지만, 비전 펀드 전체 규모로 본다면 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임


ž 실내 농업(Indoor Farming) 기술을 개발하는 플렌티(Plenty)는 마이크로 센서를 이용한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분석을 핵심역량으로 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로 2억 달러를 조달


Ø 플렌티는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있는 52000( 1 6천평) 규모의 실내 농장에서 수직 농법으로 식량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으로, LED 조명과 마이크로 센서 기술,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함


<자료> Plenty

[그림 2] 플렌티의 수직 농법 실내 농장


Ø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야채와 과일을 생산하여 이른 바 로컬 푸드(local food)를 제철에 공급하는 것이 목적인데, 플렌티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매튜 버나드는 살충제와 GMO 없이 농업용수 사용을 99%까지 줄이면서도 높은 생산성으로 유기농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주장


Ø 손정의도 플렌티의 농업 방식에 대해, 현재의 식량생산 체계를 바꿀 것이라고 호평한 바 있으며, 이런 배경 하에 비전 펀드는 플렌티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보임


Ø 이번 플렌티의 자금 조달에는 비전 펀드 외에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는데, 이중에는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회장 에릭 슈미트의 투자 펀드인 이노베이션 인데버(Innovation Endeavor)와 아마존닷컴 제프 베조스 CEO의 투자 펀드인 베조스 엑스퍼디션(Bezos Expeditions)도 있음


Ø 또한 농업기술(AgTech) 전문 벤처 캐피털인 피니스테르 벤처스(Finistere Ventures) 등도 플렌티의 투자에 참여하고 있어 플렌티에 대한 기술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음


ž 자율운전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나우토(Nauto) BMW와 도요타 등이 이미 출자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번에 비전 펀드로부터 1 5,900만 달러를 조달


Ø 나우토는 운전 중 운전자의 모습과 주변의 상황을 동시에 촬영하는 후방 부착형 디바이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기는 차내 촬영용과 차외 촬영용으로 2대의 카메라, GPS, 무선통신 기능 등을 탑재하고 있음


<자료> Nauto

[동영상 1] 나우토의 실내외 동시 촬영 기기


Ø 이 장비를 통해 운전 중 운전자의 모습을 분석하여 졸음 등의 위험한 행동을 감지하고 경고하거나, 카메라로 촬영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실시간 교통 정보를 클라우드 상에 저장하여 활용함으로써 차량 안팎의 운행 방해요소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음


Ø 나우토의 CEO 스테판 헥은 자동차 업계가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 되더라도 당분간은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뒤섞이는 시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음


Ø 그런 상황에서 안전운전을 실현하려면 자율주행차의 AI가 인간 운전자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정도 수준의 AI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나우토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


Ø 나우토는 가령 운송 회사의 경우 자신들의 장비를 트럭 등에 장착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운전자의 안전도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결정하는 보험회사라면 나우토 같은 시스템의 부착 유무로 안전도를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


Ø 나우토는 안드로이드를 개발한 앤디 루빈이 이끄는 하드웨어 인큐베이터인 플레이그라운드 글로벌(Playground Global)을 통해 육성된 스타트업으로 일찍이 많은 주목을 받았음


Ø 작년 10월에는 도요타가 미국에 설립한 인공지능 연구 자회사인 도요타 리서치, BMW의 벤처 캐피탈 부문인 BMWi 벤처스, 독일의 보험 대기업 알리안츠의 벤처 `캐피탈 부문인 알리안츠 벤처스 등이 나우토에 대한 투자에 동참하여 화제를 모은 바 있음


Ø 나우토는 출자한 3개 기업과 업무 제휴를 맺고 나우토의 데이터와 AI 기술에 대한 접근을 허용했는데, 자동차 업체들의 목적은 나우토 시스템이 수집한 드라이버 및 차량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운전자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하는지, 그 패턴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함


ž 브레인(Brain)은 비전 펀드의 3가지 주요 관심사에 모두 부합하는 투자 대상으로, 이번 C 시리즈 펀딩에서 비전 펀드에서만 11400만 달러를 조달하였음


Ø 브레인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기술을 결합해 상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으로, 이 회사가 처음 출시한 제품은 바닥청소 로봇이었으며, 주로 물류 창고나 쇼핑센터에 들어가는 자율주행 로봇, 슈퍼마켓의 청소용 로봇 등의 개발과 공급에 주력해 왔음



Ø 브레인은 원래 두뇌형 컴퓨터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2015년에 정책을 전환해 로봇 개발용 소프트웨어인 브레인 운영체제(BrainOS)를 출시했으며, 이후 2016년에부터 업무용 로봇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EMMA를 출시하였음


<자료> Brain

[동영상 2브레인의 EMMA를 탑재한 청소로봇


Ø 브레인의 설립자인 유진 이즈히케비치는 앞으로 로봇은 오늘날의 컴퓨터나 모바일처럼 흔한 기기가 될 것이라 전만하며, 브레인OS를 안드로이드 OS처럼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음


Ø 브레인의 이런 목표에 일찍이 주목한 곳은 퀄컴으로 퀄컴은 초기 투자에 참여하며 브레인의 이사회 멤버가 되었으며, 브레인OS가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상에서 돌아가도록 하는 연구를 공동 추진 중에 있음


Ø 브레인이 퀄컴 리서치랩에 초기부터 지금까지 입주해 있을 정도로 양사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비전 펀드가 주도한 투자에 퀄컴의 투자 부문인 퀄컴 벤처스도 참여하였음


Ø 손정의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브레인은 지금까지 수동으로 작동시켰던 기계를 자율주행 로봇으로 변신시키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을 개발해 왔다며, 브레인이 기술을 통해 보다 편리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데 개척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


Ø 브레인의 유진 이즈히케비치 CEO 역시 이번 비전 펀드의 투자가 브레인의 미션 달성을 가속화할 것이며, 소프트뱅크와 장기적인 전략 파트너로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음


ž 비전 펀드의 투자 활동이 본격화 됨에 따라, 미래 혁신을 이끌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에 올인한 소프트뱅크가 어떤 최종적으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음


Ø 스프린트 인수에 이어 암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 그리고 비전 펀드의 조성까지 최근 수년 간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기술업계의 이슈를 주도해가고 있음


Ø 특히 비전 펀드가 큰 관심을 모았는데, 그 이유는 애플이 10억 달러를 출자했기 때문으로, 구글이나 인텔과 달리 대규모 투자를 꺼려 왔던 애플은 매우 이례적으로 비전 펀드가 애플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판단한다며 펀드 참여를 선언하였음


Ø 930억 달러라는 펀드의 규모나 은퇴 의사까지 번복하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비즈니스에 사운을 걸겠다고 나선 손정의 사장의 의지, 여기에 애플과 퀄컴 등 거대 IT 기업의 협력 소식이 더해지며 소프트뱅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는 상황


Ø 그러나 손정의와 소프트뱅크의 미래가 낙관적이지 만은 않다는 전망도 제기되는데, 소프트뱅크의 현재 부채가 12조 엔에 달하고 스프린트의 장기 부채도 32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재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 주요 이유


Ø 그러나 보다 큰 문제는 손정의 사장이 혁신적 기업가라기보다는 투자가로서 캐릭터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인데, 중동자본 1천억 달러가 손에 있다 하더라도 투자자와 혁신적 기업가의 길은 전혀 다르며, 결국 손정의는 사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기업가들에게 밀릴 것이란 전망임


Ø 기업가가 아닌 투자가로서 손정의의 캐릭터는 비전 펀드의 자금 구조에도 드러나는데, 930억 달러 펀드 규모라고는 하지만 사우디 국부펀드와 애플 등 출자자들의 출자는 200억 달러에 불과하고 400억 달러는 이들이 매년 7%의 이자를 받고 펀드에 빌려주는 금액임


Ø , 주요 출자자들에게 펀드 수익을 배당 받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 비전 펀드가 이자 수익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인데, 투자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 발생하는 이자 비용은 펀드의 운용사인 소프트뱅크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임


Ø 손정의 사장이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살려 자본을 도구로 하여 본인의 숙원이라는 미래 기술 혁명을 실현할 것인지, 아니면 투자가로서 머니 게임에 매몰될 지는 오직 그 자신이 증명해야 할 일이나, 그 결과에 따라 소프트뱅크라는 대기업도 흥망을 달리 하게 될 것으로 보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81호(2017. 2. 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트럼프-손정의 회동- T-모바일 인수 혹은 스프린트 매각.pdf



[ 요 약 ]


트럼프 당선 직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CEO는 트럼프와 회동을 갖고 소프트뱅크 산하 스프린트의 고용을 5천명 늘리겠다고. 발표. 손정의의 계획은 미국 내 고용을 강조했던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나, 반대로 스프린트의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음. 손정의의 의도는 그 동안 인가되지 않았던 T-모바일 US의 인수를 재개하기 위한 것, 혹은 반대로 스프린트를 T-모바일 US에 매각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음



[ 본 문 ]


◈ 선거 기간 동안 트럼프가 내놓은 정책마다 물음표가 따라다녔지만, 당선 후의 모습에 대해서는 사업가답게 합리적이고 명확한 것 같다는 기대 섞인 평이 조금씩 나오고 있음


트럼프는 재무 장관과 상무 장관에 금융계 출신 인물을 지명했으며, 법인세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미국 내 고용을 3~4% 늘리고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


아울러, 작년 12월에는 경제 정책 자문 조직으로 '대통령 전략·정책 포럼'을 설치한다고 발표했는데,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그룹의 스테판 슈왈츠만 창업자겸 회장이 포럼 의장을 맡고 있으며, 자동차, 금융, 유통업계 등의 최고 경영자들도 참여하고 있음


트럼프는 특히 IT 부문의 전문 지식을 흡수하겠다는 의욕을 내비치며, 선거 기간 동안 불거졌던 실리콘밸리 경영자들과의 마찰도 조기에 해소하려 노력하고 있음


한편 외국에 빼앗긴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되돌리고 미국에 불리한 무역협정은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은 완강히 고수하고 있으며, 고용의 걸림돌은 제거해 나가되 생산 거점을 미국에서 외국으로 옮기는 기업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


◈ 이런 가운데 발표되고 있는 외국계 거대 기업들의 투자 약속은 트럼프의 정책에 탄력을 붙여줄 전망인데, 소프트뱅크의 미국 내 5만명 고용 창출, 500억 달러 투자 계획도 그 중 하나


작년 12월 초,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CEO는 트럼프 당선 직후 뉴욕을 방문해 회동한 자리에서 향후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다고 밝힌 바 있음


<자료> Donald Trumps Twitter


[그림 1] 손정의와 미팅에 관한 트럼프의 트위터


• 트럼프는 미팅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사(손정의의 일본 이름 마사요시)가 미국 내 비즈니스와 5만 명의 신규 고용 창출을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으며, 손정의는 자신이 당선되지 않았다면 절대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음


같은 사업가로서 공감대가 넓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손정의를 격의 없이 마사라고 언급한 것은 향후 두 사람의 관계, 나아가 소프트뱅크 그룹과 미국 정부의 관계가 향후 매우 긴밀할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음


손정의 역시 취재진에게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건 규제 완화 조치로 미국에서 투자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 기대하기에 미국 내 투자를 가속화시켜 나갈 것이라 설명하고, 2016 10월 설립한 10조 엔 규모의 펀드를 통해 미국 시장에 자금을 투입해 나갈 계획이라 밝힘


◈ 실제로 소프트뱅크 그룹은 손정의와 트럼프의 회동 이후 1개월도 채 되지 않아, 미국 내 통신사업과 관련해 8천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


트럼프는 작년 12월 말,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미국의 통신사업자 스프린트(Sprint) 2018 3월까지 5천 명의 일자리를 외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 공개


또한 소프트뱅크가 작년 12 19일에 출자한다고 발표한 위성통신 벤처인 미국의 원웹(OneWeb) 역시 미국에서 3천 명을 채용하게 될 것이라 발표하였음


, 통신산업에서 8천 명의 신규 고용이 소프트뱅크에 의해 미국 내에서 창출되는 것인데, 이 같은 사실은 스프린트의 임원이 트럼프에 직접 전화를 통해 알려왔다고 함


트럼프는 이번 소프트뱅크 그룹의 미국 내 투자 행보는 손정의 CEO가 크게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정의에게 매우 감사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음


스프린트와 원웹에 대한 투자와 8천 명 고용 계획은 트럼프의 취임 전에 나온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큰 힘이 보태줄 수 있어 공개적으로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보임


◈ 한편 손정의 CEO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 그가 늘 해왔던 각국 정상 및 주요 인사와 회동을 통한 정상 영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우세함


손정의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면담 외에도, 과거 각국 정상들과 면담을 통해 해당 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소프트뱅크 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도움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을 직접 솔선해 왔음


이번 미국 내 투자 발표도 단순히 트럼프 정부 집권기간 동안 관계를 돈독히 해두려는 보험적 성격의 조치라기 보다는, 사업가로서 당연히 소프트뱅크의 사업에 구체적 도움을 이끌어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


[1] 소프트뱅크 손정의 CEO 의 정상 회동을 통한 영업

시기

회동 인사

합의 내용

2014 10

모티 (인도)

10년 이내에 인도에 1조 엔 투자

2016 7

테레사 메이 (영국)

영국 ARM 인수, 영국 내 고용을 5년 이내 2배 증가

2016 9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 국부펀드와 함께 전세계 IT기업에 투자할 10조엔 규모의 투자펀드 공동 조성

2016 9

박근혜 (한국)

10년 이내 한국에 4,500억 엔 투자

2016 1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 5만명 고용 창출

<자료> IITP, 공개정보 바탕으로 정리


◈ 언론들은 대체로 트럼프를 직접 만난 손정의의 목적이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고전하고 있는 스프린트의 비즈니스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 보고 있음


소프트뱅크는 2012 10, 당시 미국 이동통신 시장 3위 업체였던 스프린트에 대한 전략적 인수 결정을 발표하고 2013 7월에 인수를 완료했는데, 216억 달러를 투자해 스프린트 주식의 약 78%를 사들였음


인수 때부터 손정의는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상위 2개 기업인 버라이즌AT&T에 대항하기 위해 당시 4위 업체인 T-모바일 US를 추가 인수해야 함을 주장하였음


T-모바일 US 인수를 위해 소프트뱅크는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벌였지만 관계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얻지 못했으며, 스프린트 만으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음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 시점 이후 T-모바일 US는 엄청난 기세를 올렸으며, 스프린트는 2015 6월말 가입자 수 기준으로 T-모바일 US에 밀려 미국 내 4위 업체로 전락


스프린트는 네트워크 품질 개선 노력과 인력 감축을 실시하는 등 재기를 도모하고 있지만, 상위 3개사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


손정의는 2014 7월 스프린트의 실적 발표 회견 때, T-모바일 US의 인수를 포기했냐는 질문에 대해, 스프린트 자체를 튼실하게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나, 2강 체제보다는 3강 체제에서 더 건전한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는 기존 입장을 피력


2015 2월 실적 발표 시에는 당초 스프린트를 T-모바일 US와 합병시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었으나, 막상 부딪혀 보니 산이 험하고 높음을 알게 되었다며 어려운 상황을 인정


그러나 미국은 거대 시장이고, 이동통신 상위 2개사가 큰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도전할 여지가 많기 시장이기 때문에, 한걸음 한걸음 호전시켜 나갈 것이며 장기적인 싸움이 될 것이라 말함으로써 T-모바일 인수 의지가 아직 다하지 않았음을 내비침


2016년 들어 스프린트는 실적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상위 2개 사와 경쟁은 언감생심이며, T-모바일 US에 대항하는 것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


2015년까지 손정의는 그룹 내부로부터 성장 전망이 없는 스프린트의 매각을 검토해야 하지 않냐는 추궁을 당했는데, 이에 대해 상장 회사에 대해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노코멘트 하는 등, 손정의에게 스프린트는 가장 골치 아픈 존재로 전락


그러다가 2016 11 3분기 실적 발표 시에는 지금까지 걸림돌이었던 스프린트에 드디어 반전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다시 공세로 전환할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코멘트와 함께 스프린트의 부활에 자신감을 표출


[2] 미국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의 2016 7~9월 실적

사업자

매출

순익

가입자 수

버라이즌

309 3,700만 달러

(전년 대비 7% 감소)

36 2,000만 달러

(전년 대비 10% 감소)

44 2,000명 증가

AT&T

408 9,000만 달러

(5% 증가)

33 2,800만 달러

(11% 증가)

26 8,000명 감소

T-모바일 US

92 4,600만 달러

(18% 증가)

36,600만 달러

(270% 증가)

85 1,000명 증가

스프린트

82 4,700만 달러

(3% 증가)

-1 4,200만 달러

34 7,000명 증가

<자료> IITP, 공개정보 바탕으로 정리


그러나 비록 2016 3분기의 영업이익이 6 2,200만 달러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영업외 비용과 세금을 반영한 최종 손익은 1 4,2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2 4,7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상위 2개사와 차이는 매우 크며, T- 모바일 US와도 약 10억 달러의 차이가 있음


약정 요금제의 가입자 수는 직전 분기에 비해 34 4,000건이 증가했지만, 같은 시기 T-모바일 US 2배 이상인 85만 건이 증가하였음


스프린트 단독으로는 T-모바일 US에 대항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며, 인수 당시 꿈꾸었던 상위 2 개사와 경쟁은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이 되었음


◈ 이런 상황이다 보니 손정의가 트럼프와 회동 이후 2018 3월까지 미국 내에서 5천 명의 고용을 늘리겠다고 한 것이 과연 타당한가, 나아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스프린트가 지금까지 네트워크 품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버라이즌과 AT&T는 이미 네트워크 정비는 끝내고 IoT와 스마트 홈 등 스마트폰 이후의 서비스에 주력 중


AT&T와 버라이즌은 동영상 전송 등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는데, AT&T DirecTV를 산하에 두어 동영상 서비스를 강화하며 중요한 수입원으로 성장시키는 한편, 타임-워너의 합병을 발표하는 등 동영상 콘텐츠 유통의 강화를 꾀하고 있음


버라이즌의 경우도 Go 90라는 동영상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광고 사업에 의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 하고 있음


손정의는 네트워크의 개선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말은 지금까지 네트워크 품질이 나빠 고객이 떨어져 나가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함


대체적으로 미국의 통신 시장은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 품질에서 뒤쳐져 있는 스프린트가 단말기나 서비스, 요금제 등에서 만회를 꾀하기는 쉽지 않음


미국에서 스마트폰 단말로 인기 있는 아이폰은 4개 사업자가 모두 제공하고 있고, 새로운 데이터 플랜 등 요금제는 즉시 다른 업체가 따라 하며, 요금제란 결국 마지막에는 체력 싸움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AT&T나 버라이즌 같은 규모가 사업자 쪽이 우위에 서게 됨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히 안정된 수익 기반이 없다면 실행이 어려운 5천 명 인력의 신규 고용을 하겠다는 스프린트의 발표에 대해 의구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 업계에서는 우선 손정의가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흐름에 편승해 다시 한번 T-모바일 US의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한 것이라 보고 있음


2016 11 73분기 실적 발표 회견에서 손정의는, 스프린트와 T-모바일 US의 합병이라는 기본 전략은 미국 정부의 거절에 의해 무너졌다고 코멘트 하며, T-모바일 US 인수 의사를 포기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음


하지만 실적 발표 이튿날인 11 8일 대선에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결정되며 손정의의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보이는데, 집권 정당이 바뀌어 규제 완화가 진행되면 스프린트에 의한 T-모바일 US 인수가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기대하게 된 것으로 추측됨


현재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스프린트를 매입할 회사는 아무 데도 없으며 소프트뱅크로서는 스스로 재건해 나가야 하는 상황


재건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통신 사업이 아주 좋은 수입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소프트뱅크가 일본 내 휴대전화 사업을 통해 경험해 본 것이기에 손정의로서는 어떻게든 스프린트를 되살려 보려 할 것임


하지만 현재의 스프린트만으로는 네트워크 품질 개선이 성공해도 소비자에게 결코 매력적인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T-모바일 US와 합병하여 상위 2개사에 대항해야 한다는 손정의의 기본 전략은 여전히 유효함


손정의가 약속한 500억 달러라는 투자 액수와 T-모바일 US의 시가 총액이 약 460억 달러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손정의가 다시 한번 T-모바일 US 인수를 머리 속에 그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음


◈ 반면 손정의의 스프린트 투자 확대 발표에 대해, 거꾸로 T-모바일 US에 스프린트를 매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음


T-모바일 US 측은 손정의와 트럼프의 회동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고 있지만, T- 모바일 US의 존 레저 CEO 역시 거침없는 발언으로 유명하며, T-모바일 US의 기업 컬러 인 핑크 셔츠를 직접 입고 언론에 등장하는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음


<자료> The New York Times


[그림 2] T-Mobile US CEO 존 레저


T-모바일 US의 매장은 밝은 분위기로 소비자에게 이미지가 좋으며, 언캐리어(Uncarrier) 전략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존 경쟁사들이 난색을 표시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차례로 도입해 고객 빼오기에 성공하고 있는데, 그 기세가 엄청나 스프린트를 제칠 수 있었음.


이런 상황 때문에 현재 업계 3위로 호기를 맞고 있는 T-모바일 US 4위 업체인 스프린트가 인수하고 스프린트가 주도권을 쥐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오히려 T-모바일 US에게 스프린트를 매각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 것 아닌가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스프린트가 부활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면 소프트뱅크에게 큰 수입원이 될 것임은 확실하지만, 거기까지 가려면 네트워크 정비 및 마케팅 등에 상당한 비용을 소요되며, 그런 거액의 투자를 한다고 해도 상위 3개 사를 제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


그렇게 본다면 소프트뱅크로서는 스프린트를 T-모바일 US에 매각 처분하여 미국 통신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현재 주력하고 있는 투자 펀드를 통해 ARM 인수에 이어 그룹의 차세대 신수종이 될 기업을 물색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 전략일 수 있음


만일 그런 전략 하에서 손정의가 트럼프에 투자를 약속한 것이라면 스프린트의 네트워크 정비 및 사용자 기반 획득을 위한 노력은 T-모바일 US에 스프린트를 고가로 매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을 수 있음


손정의의 발언은 T-모바일 US가 스프린트를 인수해 준다면 T-모바일 US에 대해 소프트뱅크가 펀드를 통해 투자하여 지원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며, 이런 시나리오가 소프트뱅크로서 보다 현실적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음


◈ 스프린트의 미국 내 투자 확대 계획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에 따라, 향후 미국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환경은 적지 않은 변화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


손정의가 트럼프와 회동에서 스프린트의 향후 행보, 통신업계 재편 등에 관해 심도 깊은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음


<자료> Reuter

[그림 3] 도널드 트럼프와 만나 손정의


• 또한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매각할 수 있다는 것과, T-모바일 US가 스프린트를 인수해 3강 체제로 가려 할 것인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


T-모바일 US가 스프린트를 인수할 의사가 있다고 해도, 인수에는 FCC의 인가와 네트워크 주파수의 정리 등이 필요하며, 인수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고려한다면 T-모바일 US는 지금처럼 혼자 경쟁해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할 수도 있음


트럼프 본인도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은 AT&T의 타임 워너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며, 소수 기업에 권력의 집중이 심하다고 말한 바 있음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은 독점·집중이 우려되는 대형 합병을 겨냥한 것이며, T-모바일 US와 스프린트의 합병은 오히려 양강체제에 변화를 가져오려는 것이기에 트럼프의 정책과 배치되는 문제는 없다고 볼 수 있음


실제 CES 2017에서 존 레저 CEO는 다양한 형태의 합병 방식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 하에서라면 합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음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가 어떤 변화를 낳을 지, 올해 소프트뱅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미국 내에서 투자를 늘려 갈 지에 따라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오랜 만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됨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6호(2016. 7. 2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프트뱅크 ARM 자율주행차용 프로세서.pdf



ARM 인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소프트뱅크 그룹은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 초기에 반드시 큰 투자를 해왔으며, 이번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


프로세서 설계업체인 영국의 ARM 홀딩스를 약 240억 파운드( 3.3조 엔)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정의 회장은 다음 패러다임 변화는 IoT(사물인터넷)이며, 미래를 위해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


지금까지 소프트뱅크 그룹은 PC가 등장한 1980년대에는 소프트웨어 유통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창업했고, 인터넷이 등장한 1990년대 중반에는 야후!에 투자했으며, 광대역이 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는 야후! BB를 시작했고, 모바일 인터넷이 등장한 2000년대 중반에는 보다폰 일본 법인을 인수한 바 있음


손정의 사장은 IoT는 이에 필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 주장하며, 모바일 뿐만 아니라 가전, 자동차, 인프라 등 모든 물건에 반도체가 탑재되는 IoT 시대에 ARM의 프로세서 판매 수량 및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기에 ARM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


◈ 손정의 사장은 인수 협상을 시작한 것은 불과 2주일 전이지만, ARM에 대한 동경은 10년 전부터 품고 있었다고 밝힘


지금까지 인수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그럴 만한 현금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알리바바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등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인수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소프트뱅크는 올해 3월말 기준으로 25천억 엔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근 핀란드 게임업체 수퍼셀의 지분을 텐센트에 매각했고, 알리바바와 겅호온라인의 지분도 매각하면서 약 2조 엔의 현금을 추가 확보하게 되었음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대금인 33천억 엔은 현금보유고의 70%에 달하는 큰 금액이며,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미즈호 은행과 한도 1조 엔 규모의 단기 차입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면서 부채 규모가 더 늘어나게 됨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도 거론되고 있음


이런 부담을 안고서 대규모 M&A를 감행한 것은 그만큼 손정의 사장이 IoT에 과감히 배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


◈ 손정의 사장은 ARM의 기술이 적용될 향후 유망 시장으로 자율운전 자동차용 프로세서 시장서버 시장을 꼽았음


ARM의 프로세서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시장의 95%, 스마트폰과 태블릿 및 노트북을 합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8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


최근에는 ARM의 프로세서가 가전 기기에 내장되는 등 스마트 기기 이외 분야에도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드론 같은 새로운 IoT 장치에도 사용되고 있음


자율운전 자동차용 프로세서 시장에 대해 손정의 사장은 자율운전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통신과 기계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세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 기회가 매우 많다고 전망




<자료> Softbank


[그림 1] 자율운전 차량에서 ARM 프로세서의 기회



• 또한 서버 시장에 대해서는 소프트뱅크 그룹에서도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장 큰 비용은 전력 소모이며, ARM 아키텍처를 통해 절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라며 기대감을 표출


실제로 2015 10월 퀄컴이 ARM 아키텍처를 채택한 서버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등 서버 분야에도 ARM 아키텍처가 퍼지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


◈ 소프트뱅크 그룹은 인수 후 ARM을 완전 자회사화 하고 ARM의 상장을 폐지하되, 인수 후에도 ARM이 독립적인 기업으로 남을 것이며 본사도 영국 캠브리지에 유지할 것이라 발표


본사를 유지하는 것은 캠브리지 주변에 ARM 프로세서 개발과 관련해 양질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


손정의 사장은 향후 5년 이내에 ARM 영국의 직원 수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꼭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임을 강조


또한 ARM을 인수를 통해 소프트뱅크 그룹은 ARM이 새로운 성장분야인 기업 및 임베디드 인텔리전스(Enterprise and Embedded Intelligence) 분야에서 라이선스를 먼저 획득할 수 있도록 기여하거나, ARM의 장기 투자전략을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설명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과 IoT ARM의 세상이라 부를 정도로 대부분 반도체 업체들이 ARM 기술을 사들여 쓰고 있기 때문에, 한 업체가 ARM을 인수하고 기술을 독점할 경우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소프트뱅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보면 그간 반도체 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독점의 우려는 없어 보이지만,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마무리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다른 기업, 특히 중국 쪽에 매각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음


소프트뱅크는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킨 뒤 인수기업을 키워 되파는 형태로 덩치를 불려왔기 때문에, ARM을 인수한 뒤 기술을 독점하고자 하는 국가, 혹은 기업에 되판다면 세계 반도체 생태계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