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6호(2016. 7. 2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프트뱅크 ARM 자율주행차용 프로세서.pdf



ARM 인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은 소프트뱅크 그룹은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 초기에 반드시 큰 투자를 해왔으며, 이번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


프로세서 설계업체인 영국의 ARM 홀딩스를 약 240억 파운드( 3.3조 엔)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발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정의 회장은 다음 패러다임 변화는 IoT(사물인터넷)이며, 미래를 위해 과감히 실행에 옮겼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


지금까지 소프트뱅크 그룹은 PC가 등장한 1980년대에는 소프트웨어 유통 기업인 소프트뱅크를 창업했고, 인터넷이 등장한 1990년대 중반에는 야후!에 투자했으며, 광대역이 등장한 2000년대 초반에는 야후! BB를 시작했고, 모바일 인터넷이 등장한 2000년대 중반에는 보다폰 일본 법인을 인수한 바 있음


손정의 사장은 IoT는 이에 필적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 주장하며, 모바일 뿐만 아니라 가전, 자동차, 인프라 등 모든 물건에 반도체가 탑재되는 IoT 시대에 ARM의 프로세서 판매 수량 및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기에 ARM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


◈ 손정의 사장은 인수 협상을 시작한 것은 불과 2주일 전이지만, ARM에 대한 동경은 10년 전부터 품고 있었다고 밝힘


지금까지 인수를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그럴 만한 현금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알리바바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등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인수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


소프트뱅크는 올해 3월말 기준으로 25천억 엔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최근 핀란드 게임업체 수퍼셀의 지분을 텐센트에 매각했고, 알리바바와 겅호온라인의 지분도 매각하면서 약 2조 엔의 현금을 추가 확보하게 되었음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대금인 33천억 엔은 현금보유고의 70%에 달하는 큰 금액이며,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미즈호 은행과 한도 1조 엔 규모의 단기 차입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면서 부채 규모가 더 늘어나게 됨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도 거론되고 있음


이런 부담을 안고서 대규모 M&A를 감행한 것은 그만큼 손정의 사장이 IoT에 과감히 배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


◈ 손정의 사장은 ARM의 기술이 적용될 향후 유망 시장으로 자율운전 자동차용 프로세서 시장서버 시장을 꼽았음


ARM의 프로세서는 2015년 말 기준으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시장의 95%, 스마트폰과 태블릿 및 노트북을 합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8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


최근에는 ARM의 프로세서가 가전 기기에 내장되는 등 스마트 기기 이외 분야에도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드론 같은 새로운 IoT 장치에도 사용되고 있음


자율운전 자동차용 프로세서 시장에 대해 손정의 사장은 자율운전 자동차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통신과 기계제어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프로세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 기회가 매우 많다고 전망




<자료> Softbank


[그림 1] 자율운전 차량에서 ARM 프로세서의 기회



• 또한 서버 시장에 대해서는 소프트뱅크 그룹에서도 클라우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장 큰 비용은 전력 소모이며, ARM 아키텍처를 통해 절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라며 기대감을 표출


실제로 2015 10월 퀄컴이 ARM 아키텍처를 채택한 서버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등 서버 분야에도 ARM 아키텍처가 퍼지기 시작하고 있는 상황


◈ 소프트뱅크 그룹은 인수 후 ARM을 완전 자회사화 하고 ARM의 상장을 폐지하되, 인수 후에도 ARM이 독립적인 기업으로 남을 것이며 본사도 영국 캠브리지에 유지할 것이라 발표


본사를 유지하는 것은 캠브리지 주변에 ARM 프로세서 개발과 관련해 양질의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


손정의 사장은 향후 5년 이내에 ARM 영국의 직원 수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꼭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임을 강조


또한 ARM을 인수를 통해 소프트뱅크 그룹은 ARM이 새로운 성장분야인 기업 및 임베디드 인텔리전스(Enterprise and Embedded Intelligence) 분야에서 라이선스를 먼저 획득할 수 있도록 기여하거나, ARM의 장기 투자전략을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설명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과 IoT ARM의 세상이라 부를 정도로 대부분 반도체 업체들이 ARM 기술을 사들여 쓰고 있기 때문에, 한 업체가 ARM을 인수하고 기술을 독점할 경우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소프트뱅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보면 그간 반도체 영역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독점의 우려는 없어 보이지만,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마무리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다른 기업, 특히 중국 쪽에 매각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음


소프트뱅크는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킨 뒤 인수기업을 키워 되파는 형태로 덩치를 불려왔기 때문에, ARM을 인수한 뒤 기술을 독점하고자 하는 국가, 혹은 기업에 되판다면 세계 반도체 생태계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