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55호(2018. 7. 18.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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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기술과 브랜딩 전략이 낳은 미래형 헬스장, 식스패드 스테이션.pdf



[ 요 약 ]


브랜딩 개발 전문기업 MTG가 오픈한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전기근육자극(EMS) 기기, AR 기술 등을 결합하여 15분 운동으로 90분 운동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주는 미래형 헬스장임. 일본의 숨겨진 유니콘 기업인 MTG는 크리에이티브를 기반으로 기술, 브랜딩, 마케팅을 결합하는 데 핵심역량이 있으며, 디자인 씽킹과 개방적인 기술 제휴를 통해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게 런칭함으로써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음



[ 본 문 ]


근육에 전기 자극을 통해 전신 근력운동을 15분 만에 끝내준다는 식스패드 스테이션(SIXPAD STATION)’미래형 트레이닝 센터로 주목받고 있음


힘이 많이들 뿐더러 오랜 시간 꾸준한 운동을 요구하기 때문에 헬스장 다니기는 작심 3일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임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IoTAI 기술을 이용하여 헬스가 힘들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뒤집으려는 시도로, 편리하고 빠른 근력운동 효과를 제시하고 있음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가정용 EMS(Electrical Muscle Stimulation, 전기적 근육 자극) 기기를 제조하는 일본의 MTG가 전개하는 새로운 사업으로, MTGEMS 기기 식스패드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


<자료> MTG

[그림 1] MTG의 신개념 헬스장 식스패드 스테이션


MTC의 제품은 일본의 스포츠 과학 연구가인 모리타니 토시오 교수가 제시한, ‘인간의 근육 발달 트레이닝에 가장효과적인 주파수는 20Hz’라는 이론을 토대로 개발되었음


식스패드 스테이션에서는 사람의 대표적인 9개 근육에 대응하는 웨어러블형 EMS 장비를 장착한 상태에서 디지털 거울에 나타나는 지시나 조언을 참고하여 운동하게 되는데, 보통 90분 정도 소요되는 전신 근력 트레이닝을 15분에 끝낼 수 있다고 함


<자료> MTG

[그림 2] MTG의 가정용 EMS 기기 식스패드


새로운 컨셉의 트레이닝 센터 구현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무선 통신, 2차 전지, 동작 인식 센서, AR(증강현실) ICT 기술임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전신을 덮는 EMS 기기인 ‘EMS 풀 바디 수트’, 운동하는 사람의 상에 겹쳐 트레이닝 정보 등을 표시해 주는 디지털 트레이닝 미러’, 이 장비들을 관리·제어하는 컨트롤 타워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됨

EMS 장비는 무선 통신과 2차 전지 기술을, 디지털 미러는 모션 센서와 AR 기술을 응용한 장치를 탑재하는데, MTG는 생산설비를 갖추지 않은 팹리스(fab-less)이지만 이러한 기기의 설계와 디자인은 직접 담당하였음


<자료> MTG

[그림 3식스패드 스테이션의 3가지 구성요소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세계 유일의 EMS 헬스장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EMS로 근육에 전기 자극을 하며 스쿼트 등을 함으로써 단시간에 강도 높은 훈련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


EMS는 전원만 켜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근육이 움직인다는 간편함으로 주목받는 트레이닝 기구지만,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전기 자극을 받으면서 트레이닝을 실시하기 때문에 일반 트레이닝보다 부하가 약간 높은 편이라고 함EMS 풀 바디 수트는 상하 세트로 어깨에서 허벅지까지 덮게 되며, 전류를 흐르게 하기 위한 전극이 18 곳에 배치되어 각각 몸의 9개 부위의 근육을 담당하는데, 수가 많기는 하지만 심장에 영향이 없도록 배치하고 있음


<자료> ITmedia

[그림 4풀 바디 수트에 내장된 18개 전극


풀 바디 수트는 조임이 있고, 무게도 1kg을 초과하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무겁게 느낄 수도 있으며, 수트 안에는 얇은 속옷만 입는 것이 좋음


컨트롤 타워와 풀 바디 수트는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으며, 트레이너는 컨트롤 타워의 화면을 터치하여 트레이닝의 부하, 즉 전류의 강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고, 트레이닝 종료 시에는 자세의 정확성 등이 거울에 100점 만점으로 점수화하여 표시됨


 사용자의 트레이닝의 강도와 점수 데이터 정보는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다음번 트레이닝 시에 곧바로 호출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트레이닝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음


클라우드에 정보가 저장되기 때문에 만일 트레이너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즉시 지금까지의 트레이닝 상황을 바로 파악할 수 있으며, MTG가 식스패드 스테이션의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므로 전세계 지점 어느 곳에서든 정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임


근육의 두께를 측정하는 기능도 있는데, 초음파 검사와 비슷하게 진행되며 시간은 채 1분이 걸리지 않으며, 근육과 그 위의 피하 지방의 상태를 보여 줌


디지털 미러는 내장 센서를 이용하여 거울에 비친 훈련자의 모습을 토대로 골격을 분석하며, 스쿼트를 한다면 허리를 어느 정도까지 낮추면 좋은지 등 정확한 폼을 유지하기위해 필요한 정보를 AR과 유사하게 훈련자의 모습 위로 중첩하여 표시해 줌


헬스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동작이 제대로 된 것인지 잘 몰라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바른 포즈를 거울에 나타냄으로써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며, 그 외에도 디지털 미러에는 트레이닝 시간과 현재 단련 부위 등의 정보도 표시됨


<자료> MTG

[동영상] AR 정보를 보여주는 디지털 미러


트레이닝은 총 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프로그램은 3분 정도씩이고 프로그램 사이에 30초의 휴식시간이 있으며 수분도 보충할 수 있음


식스패드 스테이션에는 트레이닝 후 젠룸(Zen Room)'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명상을 할 수 있는 옵션을 두고 있는데, 15분간 트레이닝으로 90분의 운동 효과를 내기 때문에 흥분상태에 있는 신체를 부교감 신경 우위 상태로 재설정하기 하기 위한 것임


식스패드 스테이션은 151회 이용료가 8천 엔으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식스패드 제품 자체가 판매 가격이 126,300엔으로 상당한 고가의 제품임


◾ MTG는 브랜드 개발에 강점이 있는 기업으로, 독자적인 자체 기술보다는 파트너십을 통해 아이디어를 신속하고 완성도 있게 상품 및 서비스화 하는 데 강점이 있는 기업임


얼굴 롤러 제품은 리파(ReFa)’, 자세 교정 의자 스타일(Style)’, 워터 서버 제품 키라라(Kirala)’  지금까지 주로 미용·생활건강 관련 제품을 판매해 온 MTG가 헬스장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직원의 아이디어였다고 함


MTG의 자회사 소속으로 스포츠 클럽의 이벤트 등에서 MTG 제품의 판매를 담당하던 한 직원은 트레이닝 센터 운영에 흥미를 느끼던 차에, 2016년경 식스패드와 헬스장의 융합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음


물론 아이디어를 내놓았다고 해서 그것이 곧장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나, MTG가 다른 기업에 비해 차별화된 역량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세상에 나와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인큐베이션하여 구체화하는 능력임


팹리스인 MTG가 이러한 강점을 발휘하기 위해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제조 등 기술적 지원을 담당해주는 외부 기업과의 파트너십


MTG는 자체 기술 보유에 얽매이지 않으며,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상품 개발보다는 브랜드 개발에 보다 가까운데,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여 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제품을 통해 브랜드를 확산하는 사업모델을 견지하고 있음


◾ MTG의 개발 스타일에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디자인 씽킹 접근법(design thinking approach)'으로 개발 순서에 나름의 규칙을 따르고 있음


우선 첫 단계에서는 사용자를 상정하고 어떤 상품이 팔릴 것인지를 생각하며 제품의 디자인에 주력하는데, 이는 최근에 디자인 씽킹이 유행하며 도입한 기법은 아니고 브랜드 개발을 중시해 온 결과로서 오래전부터 이런 접근방식을 견지해 왔다고 함


식스패드 스테이션의 경우, 맨손으로 OK인 가까운 미래의 체육관을 컨셉으로, 블랙과 오렌지를 테마 컬러로 삼은 스튜디오의 디자인과 그에 걸맞은 장비의 외관, EMS 전신 수트에 탑재되는 무선통신 기능과 2차 전지 구동 등의 사양을 결정해 나갔음


MTG는 자신들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스스로를 아마추어 집단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지금 가능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입장임


컨셉에 따라 설계도를 그리고 파트너 기업 등에 구현이 가능한지 여부를 물어 보는데, 새로운 도전이었던 체육관 비즈니스도 이 원칙을 따랐다고 함


◾ 한편 기술기업과 제휴에서 중요시 하는 것은 파트너 기업에만 내맡기지 않고 가능한 자신들도 정보를 수집해 실현 방법을 제안하는 등 커뮤니케이션을 밀도 있게 해나가는 것임


이번에 개발한 장비도 헬스장 관리 책임자까지 개발 단계에서 웨어러블의 소재 연구에 참여하는 등 관계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개발에 관여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음


가령 식스패드 스테이션에 도입한 디지털 트레이닝 미러도, 이미 유럽 등에 존재하는 업무용 EMS 기기를 사용한 헬스장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를 모색한 결과 나온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것임


일본의 피트니스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3%로 미국과 유럽에 비해 적은데, 그 원인은 재미가 없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었기 때문에, MTG는 트레이닝이 재미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인터랙티브 기술이 없는지 탐색하였음


VR(가상현실) 기술 등도 검토했지만,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상태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대신 일부 호텔의 프런트에서 사용하는 미러 디스플레이에 눈길을 돌렸다고 함


헬스장에는 꼭 거울이 있는데, 트레이너는 구두로 설명하고 거울에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면 훨씬 신비함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디지털 미러는 운동자 자신의 모습 위에 근육을 모양의 보여주거나 따라해야 할 자세 등을 표시해 줌


디지털 미러는 벽면 거울에 내장하는 형태와 스탠드얼론으로 별도 설치하는 형태의 두 가지 디자인을 채택하였는데, 특히 스탠드얼론형의 경우 거울 케이스 뒷면에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유기적 라인에 천착하였음


◾ MTG는 이전에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여 성공한 경험들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예가 얼굴 롤러인 ‘리파(ReFa)’ 시리즈임


이 제품은 2~3만 엔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마사지가 쉽고 얼굴을 작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크게 유행했으며, MTG를 건강·미용 업계의 유명 기업으로 단숨에 끌어올린 간판 제품임


20092~20176월까지 누계 판매량 700만 대를 기록했으며, 출시 후 10년이 채 안된 기간에 수천억 엔대의 매출을 달성하였음


MTG는 리파를 출시하기 전부터 게르마늄 얼짱 롤러 등으로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주요 타깃인 중년 여성의 얼굴은 근육의 쇠약, 콜라겐과 히알루론산 등 피부 안쪽의 보습 성분 감소로 인해 림프액이 고여 붓고 처지기 쉽다는 점에 착안하였음


<자료> MTG

[그림 5] MTG의 얼굴 롤러 ReFa 시리즈


마사지는 이러한 부종에 즉각 효과가 있어 쉽게 마사지 할 수 있는 얼짱 롤러가 인기가 모으게 된 것인데, 리파는 이를 보다 발전시킨 제품임


가령 일반적인 게르마늄 롤러와 같은 I자 형이 아니라 끝에 2 개의 롤러를 장착한 Y자형을 채택했는데, 안면을 구르는 2 개의 롤러에 얼굴 살이 살짝 끼면서 확실한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에 림프액을 효율적으로 배출시킬 수 있게 한 것임


러한 기술적 연구뿐만 아니라 광채가 나는 외관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동시에 그래미와 아카데미 시상식에 운영되는, 소위 유명 인사에 대한 홍보의 장인 공식 선물 라운지에 전시를 하여 연예인 사용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였


이런 바탕 위에 일부러 높은 가격 가격을 설정함으로써 소비자의 선망 수요를 부추기는 마케팅을 펼쳤고 결과적으로 주효하였음


◾ 식스패드 스테이션 역시 리파와 마찬가지로 차별화와 독창적인 브랜드 개발을 핵심전략으로 하고 있으며,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해 올해 3월 SXSW 2018에도 참가하였음


MTG가 리파와 동일한 프로세스로 가정용 EMS 장비인 식스패드를 개발한 다음 눈을 돌린 곳이 서비스가 제공되는 미래형 헬스장으로, 우선 일본 내에서 500개 매장의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음


다른 기업이 운영하는 스포츠 클럽 등에서 장비 제공을 해달라는 요구도 있지만, ‘MTG 세계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 MTG 브랜드의 확립에 주력하고 있음


글로벌 사업 전개도 전개하고 있는데, 헬스장 공개에 앞서 20183월에는 영상과 음악, 디지털 인터랙티브를 주제로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매년 열리는 전시회 ‘South by Southwest 2018(SXSW 2018) Trade Show’에 참가한 바 있음


피트니스 업계의 전시회에는 보통 내수 시장을 겨냥하고, 게다가 소프트웨어 개발이 일반적이고 하드웨어 개발은 드물기 때문에, 피트니스 업계가 아닌 기술 업계의 유명 글로벌 전시회를 겨냥한 것임


결과는 성공적이어서 작은 부스에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으며, 유명 트레이너 등으로부터 프랜차이즈 및 투자 제안이 잇따르며 자신감을 얻었고, 1호점을 개장하면서 향후 목표로 글로벌 5천개 매장이라는 목표를 내걸게 되었음


<자료> bouncy

[그림 6] SXSW 2018 식스패드 스테이션 부스


◾ MTG의 성장 스토리는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이 크리에이티브와 브랜딩과 결합하여 신속하게 시장에 대응했을 때 엄청난 성공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음


MTG는 크리에이티브, 기술, 브랜딩, 마케팅의 4가지 요소를 융합시켜 혁신적인 브랜드를 창출하는 브랜드 개발 기업으로 기술적인 부분은 파트너와 제휴를 맺고 있으나 기술에 대한 자체 연구에도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


산관학 공동연구 및 다른 기업과 공동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미용, 웰니스 영역에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와 기술 제품을 연이어 만들어 내며, 활발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음


MTG는 일본에서는 몇 안 되는 비상장 대기업이었으며 시가총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간주되어 왔었는데, 2018710일 도쿄 증권거래소 신규 상장되었고 시가총액은 2,000억 엔 이상임


기술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체 기술로 직접 브랜드와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겠으나, MTG와 같은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도 성공적인 성장 경로가 될 수 있을 것임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9호(2016. 8.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디자인씽킹_IBM.pdf



[ 요 약 ]


디자이너들의 업무 방식을 전사 차원으로 적용해 혁신을 창출하자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이제 소비자 대상 IT 서비스 기업들이나 스타트업들을 넘어 IBM 과 같은 전통적 엔터프라이즈 IT 벤더들에게도 확산되고 있음. 지난 10년간 벌어진 ICT 기술의 혁신이 소비자들의 경험을 변화시켜 왔다면, 향후 10년은 일하는 방식에 혁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IT 벤더들이 먼저 디자인 씽킹을 통해 혁신해야 할 필요가 있음



[ 본 문 ]


◈ 주요 사업부문과 핵심역량의 변화에 따라 구조 조정을 계속하고 있는 IBM이지만, 이런 흐름과 정반대로 디자이너 직종만은 인원 수를 적극 늘리고 있음


2012년에는 375명에 불과했던 IBM의 사내 디자이너 수는 2015년에는 1,100 명으로 증가했고, 2017 년에는 1,500 명으로 늘릴 계획인데, IBM이 디자이너를 늘리는 목적은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실천에 있음


디자인 씽킹은 디자인 컨설팅 기업 아이디오(IDEO)가 제시한 "디자이너의 기법이나 사고방식을 응용해 혁신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구글, 에어비앤비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디자이너들은 어떤 문제에 대해 광범위하고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다양한 대안을 찾는 '확산적 사고'와 선택된 대안을 현실에 맞게 다듬는 '수렴적 사고'를 반복 사용하고 있고, 문제에 관해 분석적 사고와 함께 직관적 사고를 하는 등 '통합적으로 사고'하는데, 이런 방식을 전사적으로 습득해 혁신을 창출하자는 것이 디자인 씽킹임


신흥 거대 IT 기업들에 가리워져 있긴 하지만,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IT 벤더의 대표주자인 IBM도 기실 디자인 씽킹의 열렬한 신봉자임


모든 비즈니스의 디지털화로 인해 고객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함에 따라,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씽킹이 필수가 되고 있는데, IBM 디자인에 올인하게 된 배경에는 이런 메가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음


[1] 아이디오(IDEO)가 제시한 디자인 씽킹 프로세스

Empathy

(공감)

Define

(정의)

Ideate

(아이디어 도출)

Prototype

(시제품)

Test

(테스트)

이해하고 공감하기

상황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는 과정

문제를 정의하기

문제를 인식/공유하며, 문제 지점을 도출하는 과정

아이디어 확장하기

아이디어를 다양한 방향으로 자유롭게 발산하는 과정

아이디어 구현하기

아이디어를 구체적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

아이디어 실행하기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를 개선하며 회고하는 과정

Understanding

사용자 중심의 관찰, 공감

Create

발산과 수렴을 통한 통합적 사고

Create

구현하기

<자료> IDEO.


IBM은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는 작업 공간으로서, 전세계 26개 소에 'IBM 스튜디오(IBM Studio)'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음


디자인 씽킹에서는 혁신을 일으켜 방법에 대해, 고객의 소리를 듣는 방식, 사내회의 방식, 프로토타입(시제품)의 테스트 방식, 협업을 활성화하는 사무실 디자인의 방법론 등 실천 레벨까지 구체화하여 정식화 하고 있음


IBM 스튜디오는 디자인 씽킹에서 정식화 해 놓은 다양한 실천 방안들을 실제로 구현해 놓은 공간임

 

스튜디오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과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등에 있으며, 이곳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디자이너가 개방된 공간에서 협업하며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음


예를 들어 오스틴 스튜디오에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를 이용해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팀과, PaaS(Platform as a Services) 서비스인 블루믹스(Bluemix) 개발팀, 협업 애플리케이션인 버스(Verse) 개발팀, 보안제품 개발팀 등의 부스가 있음


각 부스에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와 마케터, 그리고 디자이너가 책상을 나란히 맞대고 앉아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고 

있으며, 디자이너 외에 앱 개발자와 마케터도 디자인 씽킹 연수 프로그램을 수강하게 됨


IBM은 디자인에 관해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긴 하지만, 현재와 같이 전면적인 디자인 씽킹이 전개된 것은 현 CEO인 지니 로메티(Ginni Rometty)가 취임한 이후


올해로 IBM 'Design at IBM'이라는 디자인 강화 전략을 시작한 지 60년이 되는데, 60년 전 CEO인 토마스 왓슨 주니어는 디자인과 비즈니스에 관해 선견지명이 있었으며, 우수한 제품은 뛰어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신념을 IBM에 뿌리내리게 하였음


그리고 현재의 IBM 디자인 씽킹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2012년에 CEO로 취임한 지니 로메티임


지니 로메티는 "고객 경험(client experience)", IBM의 고객들에게 IBM의 제품과 서비스, 사무실, 브랜드, 직원들이 제공하는 '경험'이야말로 IBM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였음


이러한 '경험'을 보다 나은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디자이너"밖에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지닌 로메티는 디자인 씽킹에 IBM의 미래를 걸기로 결정했고, 디자이너 채용 확대 전략을 지지하고 있음


IBM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로 2013년에 선임된 필 길버트(Phil Gilbert)는 디자인과 관련된 문화를 "사람, 장소, 방법론"의 세 가지 관점에서 변화시키는 활동을 시작하였음


'사람'에 관해서는 디자이너의 적극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년 동안 IBM 700 명의 디자이너를 신규 고용했는데, 이러한 대규모 디자이너 채용은 디자인 업계에서조차 유례가 없는 것임


'장소"에 관해서는 디자이너가 디자인 씽킹을 실천할 수 있는 '스튜디오'의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데, 스튜디오 제작 방식은 전세계 공통으로 사무실의 모든 벽면에 이동식 화이트보드를 준비하거나, 여럿이 모여 부담 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키친을 마련함


'방법론'에 관해서는 IBM만의 디자인 씽킹 방법론(IBM Design Thinking)을 공식화해 모든 직원이 실천하게 하는데, 'IBM Design Thinking'은 디자이너와 개발자, 비즈니스 담당자, 보안 담당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방법론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디자인 씽킹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고객의 이해', '프로토타입의 개발 및 테스트', '고객의 관찰' 등을 반복하면서 IBM의 제품을 개선해가고 있음





<자료> IBM


[그림 1] 이동식 화이트보드가 설치된 작업 환경()과 스튜디오 안의 키친(아래)


◈ 필 길버트는 세 가지 관점 중 특히 '장소'를 매우 중시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 협업하는 만큼, 원화한 협업을 유도할 수 있는 공간 설계가 중요하기 때문


기존의 IBM 사무실은 다른 많은 전통적인 기업 사무실처럼 직원의 자리는 칸막이로 다른 직원과 분리되어 있고, 부서의 사무실은 다른 부서와 벽으로 차단되어 있었으며, 이런 전통적 사무실은 직원들의 작업 공간을 분리하는데 목적이 있었음


이에 비해 IBM 스튜디오는 개방을 핵심으로 하는데, 이제는 다양한 입장의 직원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





<자료> IBM


[그림 2] 개방형 회의실()과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업 장면(아래)


• 다양한 스킬, 다른 관점을 가진 전문가가 하나의 테이블에 모여 같은 화이트보드를 사용해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상호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게 하려면 '장소'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되며,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원활한 협업을 이끌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음


스튜디오의 디자인 역시 디자인 씽킹에 근거하고 있는 것인데, 스탠퍼드 대학의 'd.school'이 디자인 씽킹에 적합한 사무실 공간을 연구하는 것처럼, IBM d.shcool 및 아이디오와 연구 제휴를 통해 스튜디오를 만들어 냈음


IBM이 장소를 비롯해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은 최근 들어 IBM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기대하는 '경험'이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고 판단했기 때문


지난 10 년 동안, 스마트폰 등 '소비자 기술'의 사용자 경험은 크게 변화하였으며, 사용자들은 이제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용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경험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음


엔터프라이즈 IT 업계도 이러한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는데, 지난 10 년 동안 사람들의 생활이 기술에 의해 크게 바뀐 것처럼, 앞으로 10년 동안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이나 '산업의 존재 방식'이 기술에 의해 크게 변화할 것이기 때문


IBM은 이러한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 나가기 위해,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여 'IBM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임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여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디자인 씽킹에 의해 고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IBM은 디자인 씽킹이 고객이 기대하는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음


IBM은 단지 디자이너의 수만 들린 것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역할도 새롭게 부여하였는데, 현재 디자이너들은 제품 개발의 첫 단계부터 협업하고 있음


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털인 KPCB 2015년에 발표 한 'Design In Tech Report(기술기업의 디자인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자인을 중요시하는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비율은 대략 '1:4'에서 '1:5'라고 함




<자료> 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


[동영상] 'Design Tech Report: 2016' 발표


3년 전 IBM에서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비율은 '1:50' 정도였는데, 디자이너는 다른 디자이너와 분리되어 있었고, 사내 디자이너 커뮤니티 같은 것은 없었으며, 디자인 관련 문화와 디자인 원칙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함


IBM의 디자이너 확대 전략이 스타트업과 같은 1:4의 비율을 지향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기존의 내부 디자인 관련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의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점은 명확하였음


디자이너 한 두 사람이 높은 성과를 낼 수는 없기 때문에 IBM은 우선 디자이너를 늘리기로 결정했으며, 2017년에 1,500명 규모로 확대가 되면 디자이너의 개발자의 비율은 약 '1:10'에 근접하게 된다고 함


디자이너의 수가 늘어나며 역할도 달라지고 있는데, IBM 스튜디오에서는 디자이너, 비즈니스 담당자, 엔지니어가 팀을 이뤄 새로운 제품의 개발에 임하고 있으며,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가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있음


이는 기존의 개발 방향에서 크게 변화한 것으로, 기존에는 엔지니어 및 비즈니스 담당자들만 협의를 하여 그 제품이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지 여부를 결정하였음


엔지니어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뭔가 만들고, 비즈니스 담당자는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상품성을 판단했으며, 디자이너는 제품화 여부가 결정되고 난 마지막 단계 또는 엔지니어나 비즈니스 전문가의 판단이 내려진 이후에만 호출되었음


그러나 현재는 디자이너가 제품 개발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여 엔지니어와 사업 담당자, 디자이너가 밀접하게 협력하여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내고 있음


디자이너는 이러한 프로세스의 기획자이자 교육자님이며, 리더이자 연결자인데,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팀의 협업을 촉진하고 있음


디자이너들은 각 개인의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그 아이디어를 팀원들과 대화를 통해 나눔으로써 팀의 아이디어를 형성해 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어야 함


◈ 거대한 조직으로서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기 위해 IBM은 사원들에 대한 디자인 씽킹 교육훈련을 강화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음


IBM은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는 스튜디오를 늘리거나 디자이너 채용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엔지니어와 비즈니스 담

당자에 대한 디자인 씽킹의 훈련도 하고 있음


이미 2 5천 명의 IBM 직원에게 디자인 씽킹 훈련을 실​​시했는데, 이 중 2천 명이 경영진 및 비즈니스 담당자로, IBM의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에게 ​​디자인 씽킹을 훈련시키고 있는 것


디자인 씽킹을 교육시키는 '부트 캠프(Boot Camp)' '액티브 학습'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데, 강의 형식의 연수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실제로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면서 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음


IBM은 고객들에게도 디자인 씽킹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이 IBM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음


부트 캠프 형식은 아니지만 IBM은 디자인 씽킹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고객들에게도 마련하고 있는데, 고객과 함께 디자인 씽킹을 실천함으로써 IBM과 고객의 상호 이해를 촉진하는 동시에, 고객이 느끼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음


고객들은 디자인 씽킹을 체험함으로써 IBM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려 한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는데, 이는 곧 IBM 브랜드의 가치 제고 및 충성도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


디자인 씽킹의 장점을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몇 장으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고객들은 실제로 디자인 씽킹을 체험 할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디자인 씽킹을 경험한 고객들로부터는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