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9호(2018. 10. 2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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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로봇 해고 위기, 기업용 서비스 계약 연장 의향 15% 불과.pdf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감정 인식 로봇 ‘'Pepper(페퍼)’의 기업용 서비스 계약을 갱신하려는 기업이 15%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


감정 인식 인젠을 탑재한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형 로봇 페퍼는 201510월부터 기업용 서비스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했는데, 각 기업이 페퍼를 임대해 매장 안내나 제품 안내 등에 이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로 기본 계약 기간은 3년이었음


따라서 서비스 초기부터 페퍼를 임대한 기업의 경우 이달 중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셈인데, 닛케이는 페퍼 임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재계약 의향을 포함해 기업용 페퍼 서비스를 이용하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였음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 따르면 20187월말 현재 2천 여 기업이 페퍼를 도입했는데, 닛케이는 이 중 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고 27개 기업으로부터 회신을 받았음


조사 표본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3년 계약의 갱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7개사 중 4(15%)에 그쳤으며,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9(33%), ‘아직 미정이라는 기업은 13(48%)였음




2015년부터 일찍 페퍼를 도입한 11개 기업만 떼어서 보면, ‘갱신 예정이라 응답한 기업은 없었으며,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6(55%), ‘이미 중도 해지한 기업이 1(9%), ‘아직 미정이라는 기업이 4(36“%)였음




계약 연장을 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다고 응답한 7개 기업 중 3곳은 10대 이상의 페퍼를 도입하고 있으며, 게 중에는 51대의 페퍼 임대 계약을 맺은 기업도 있음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다고 응답한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는데, 가장 큰 이유로 효과에 비해 비용이 크다는 점을 꼽았음


 페퍼의 기업용 서비스 요금 총액(수수료 및 이용료)3년 계약 조건에 1989,800 (부가세 별도)이므로 1개월에 대당 약 55,272 엔의 비용이 발생함


여기에 경우에 따라 응용 프로그램 개발 등의 비용이 별도 부과되므로, 기업 입장에서 도입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면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음


해지한 기업 중에는 중요한 손님에게 안내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거나 고객의 유도·접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해지 결정에 이르렀다고 답한 곳이 있었음


도입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히 있었다는 응답이 18%, ‘어느 정도 있었다는 응답이 19%로 전체 27개 조사 기업 중 효과를 느낀 곳은 대략 3곳 중 1곳인 것으로 나타남



 당초 페퍼의 도입 목적을 복수 응답으로 질문한 결과, 1위는 고객의 유인과 접객 및 안내’(77.8%)였고, 2위는 호객 등의 집객 효과’(40.7%), 3위는 매장의 이미지 메이킹’(25.9%) 순이었음


즉 페퍼의 신선함과 독특함을 광고탑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대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페퍼가 등장한 지 3년이 지나 신기함이 떨어지면서 페퍼의 집객력도 약화되고 광고탑으로서 역할이 끝났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보임


물론 페퍼의 도입으로 효과를 보았다는 기업들도 있었는데, 음식업의 경우 매장에서 캠페인 설명 효과가 좋아 아르바이트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 할 수 있었다는 응답이 있었고, 여행업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는 응답을 하였음


<자료> IBM

[그림 1]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페퍼 로봇


설문 조사 결과 고장 및 수리비용에 대한 기업의 불만 목소리도 있었는데, 고객과 직접 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류가 빈발하여 가동할 수 없는 시간도 많았다고 함


 부품 교환도 잦아 운영 부담이 되었다는 응답도 있었고, 고장이 잦아 수리비도 늘어났는데 특히 수십 대 규모로 도입한 기업일수록 수리 비용이 과다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음


고장이 잦은 것은 페퍼가 주로 매장이나 안내 데스크 등에 고정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온도와 조명 등 환경 영향을 많이 받아 작동 중지나 오작동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은 기업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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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FA 중심 사회에 대항하는 &lsquo;비집중형 웹(Decentralized Web)&rsquo;.pdf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최근 비집중형 웹(Decentralized Web)’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으며, 사용자가 데이터를 제어하는 비집중형 웹을 표방하는 서비스들도 나타나고 있음


매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행사에서는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를 겨루는 스타트업 배틀필드(Startup Battlefield)’가 열림


올해 배틀필드에서 주목받은 서비스 중 하나는 비집중형 메시징 앱을 표방한 스텔씨챗(StealthyChat)’이었음


창업자인 프라하브 바드와지는 스텔시챗이 안전하고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유일한 메시징 앱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의한 검열이 존재하지 않는 버전의 위챗(WeChat)이라고 설명


<자료> Stealthychat.com

[그림 1] 블록체인 기반의 메시징 앱스텔씨챗


바드와지는 구글의 경우 현재 200여 종의 무료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를 추적하고 사용자의 데이터로 큰돈을 벌고 있다며, 비집중형 웹의 시대가 도래해야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제어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 호소


기존의 메시징 앱 대부분이 사업자의 서버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연결되는 중앙집중형 아키텍처를 채택해 메시지 기록 등의 데이터가 사업자의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반면, 스텔씨챗은 이용자가 데이터의 저장 위치를 직접 결정하는 비집중형 구조임


스텔씨챗 역시 기본 데이터 저장 위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이지만 나중에 위치를 변경하거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으며, 데이터는 엔드--엔드로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 이외의 사람은 이용할 수 없음


또한 사용자 인증 및 파일 관리 메커니즘은 P2P 방식의 분산형 원장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음


비집중형 웹은 거대한 플랫포머가 지배하는 현재의 중앙집중형 웹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데이터나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제어 할 수 있는 웹을 목표로 하는 운동을 일컬음


비집중형 웹은 비영리단체(NPO)인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와 매사추세츠 공대(MIT)디지털 화폐 계획(Digital Currency Initiative)’ 연구팀 등이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으며,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가 최근 지지를 밝히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음


소위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com) 등 거대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배하는 현재의 웹을 집중형(Centralized)으로 정의하고 그와 반대되는 비집중형 웹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운동임


<자료> Esquire

[그림 2]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는 GAFA


이들이 집중형 웹의 폐해로 호소하는 것은 거대 플랫포머가 사용자의 행위와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가령 현재의 인터넷은 거대 플랫포머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수 존재하며 그런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내주어야 비로소 이용 가능함


사용자가 내준 데이터를 직접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도 문제인데, 이를 비집중형 아키텍처 달리 표현하자면 분산 아키텍처로 해결하자는 것이 비집중형 웹의 기본 아이디어


잘 알려진 비집중형 웹의 예는 트위터의 클론 서비스인 ‘Mastodon(마스토돈)’인데, 트위터의 서버가 운영업체를 통해 집중적으로 운용되는 반면 마스토돈의 서버는 누구나 운영 가능함


최근에는 보다 정교한 메커니즘에 의해 비집중형 아키텍처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큰 기여를 하고 있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집중형 사용자 인증 인프라 및 파일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나타나면서, 최근 들어 이를 활용해 비집중형 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 등으로 불림)을 제공하려는 업체나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


앞서 거론한 스텔씨챗도 이런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스텔씨챗은 블록스택(BlockStack)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블록스택이 제공하는 사용자 인증 기반이나 DNS에 해당하는 이름 확인 기능, 파일 관리 기능 등은 모두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음


사용자가 블록스택 기반의 앱을 이용하려면 먼저 블록스택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대신 앱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자 ID 및 암호를 따로 등록하거나 설정할 필요는 없음


블록스택에 사용자 등록을 하면 임의의 알파벳.id.blockstack’이라는 사용자 ID가 만들어지며, 사용자는 이 ID를 이용하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싱글사인온(SSO) 할 수 있음


블록스택의 사용자 ID는 이름 확인에 이용되는데, 가령 스텔씨챗과 같은 메시징 앱에서는 다른 사람과 연락을 할 때 블록스택의 사용자 ID를 사용함


블록스택에서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이아(Gaia)’라는 파일 관리 구조로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사용자 ID를 이름 확인에 이용하고 있음


블록스택을 이용한 디앱(dApp)은 이미 여러 개가 공개되어 있으며, 마치 웹 2.0의 매쉬업(mash-up) 개념처럼 디앱들 사이의 연계와 작동은 아주 용이함


현재 공개된 디앱 중에는 구글 독스(Google Docs)의 비집중형 버전을 표방한 그래파이트Graphite)’, 여행용 SNS트래블스택(Travelstack)’, 디지털 서명 시스템인 블록유사인(Blockusign)’ 등이 유명함


스텔씨챗에서는 블록스택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들이 곧 바로 연동되는데, 가령 그래파이트로 작성한 문서를 메시지에 포함해 다른 사용자에게 전송하면, 이를 받은 사람은 스텔씨챗에서 그래파이트 앱을 열어 문서를 편집할 수 있음


비집중형 앱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비트코인(Bitcoin) 다음으로 규모가 큰 암호화폐인 이더(Ether)’를 운영하는 이더리움(Etherium)’


그 밖에도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어 비집중형 앱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디앱의 카탈로그 사이트인 ‘app.co’도 운영되고 있음


<자료> app.co

[그림 3] 비집중형 앱의 카탈로그 사이트


한편 비집중형 웹과 디앱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과 확산 가능성의 토대가 되는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음


스텔씨의 바드와지 CEO는 회사의 일차적인 수입이 블록스택에서 받는 리워드(보상)라고 밝혔는데, 이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임


블록스택은 현재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앱들 중에서 사용자의 이용 횟수가 많은 앱의 개발자들에게 포상금조로 마이닝 리워드(Mining Rewards)’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상금이지 기업의 매출은 아니라는 것


블록스택은 201712월에 코인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를 실시해 5,28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당분가 디앱 개발자들에게 소정의 포상금을 지불하는 것은 가능함


블록스택은 20165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협력하는 등 B2B 사업도 운영하는 등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가지나 블록스택의 이야기이지 디앱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안정적 사업모델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임


블록체인 기술이 현재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거니와, 비집중형 웹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비집중형이라는 것 이상의 플러스 알파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임


일각에서는 비집중형 웹과 디앱들 대부분이 비집중적인 분산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외에는 존재 의의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하고 있음


현재의 집중형 앱들은 광고 기반 모델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거나, 구독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거나, 클라우드의 파워를 살린 빠른 속도로 이전 데스크톱 앱에는 없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다거나 하는 등의 장점이 존재함


그래서 수많은 사용자들이 GAFA로 상징되는 거대 플랫포머들에게 기꺼이 개인 정보를 내주거나 집중형 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임


따라서 비집중형 웹과 비집중형 앱이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하게 침투하기 위해서는 비집중형이라는 것 이외에 체감할 수 있는 가치의 제공이 필요의 장점이 필요할 것임


이는 정확히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이기도 한데, 해킹이 불가능한 차세대 인터넷으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이지만, 느리고 비효율적인 처리 속도, 기존 서비스와 차별이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회의론에 직면하고 있기도 함


그러나 이는 소위 죽음의 계곡을 건너온 모든 기술들이 겪었던 과정이기에 비관적 전망을 서둘러 할 필요는 없을 것이며, 블록체인과 비집중형 웹의 생존과 확산 여부는 전적으로 기술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에 의해 결정될 것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9호(2018. 10. 2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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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 자극받은 구글도 맞대응 움직임.pdf



[ 요 약 ]


올해 봄부터 나돈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에 이어, 최근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을 개발할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음. 양사의 가정용 로봇은 스마트 스피커에 이동성을 접목한 것으로, ‘움직이는 에코’, ‘움직이는 구글 홈이라 할 수 있음. 이미 스마트홈의 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사는 향후 가정용 로봇 시장으로 전선을 확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경쟁 속에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가정용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당겨질 것으로 기대



[ 본 문 ] 


지난 7월 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봇청소기 위에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가 테이프로 부착되어 있는 사진을 올려 잠시 이목을 끈 바 있음


베조스는 집에 오니 거실에서 발견! 그런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라는 글과 함께 로봇 청소기 룸바 위에 청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여 세운 에코의 사진을 올렸음


이 사진에는 아이 넷과 함께 하는 생활(#LifeWithFourKids)'라는 해쉬태그가 붙어 있는데, 여느 가정이라면 그저 아이들의 장난으로 넘어갔겠지만 사진을 올린 이가 제프 베조스이다 보니 혹시 에코의 차기 버전이 아닌가 하는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음


<자료> WTNH.com

[그림 1] 베조스가 올린 사진을 분석한 뉴스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와 스마트 스피커 에코의 성공 이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는데, 베조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뭔가 숨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분석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음


가령 베조스가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 아마존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개발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 기사들이 나오는 식


룸바 위의 에코 사진에 대해서도 블룸버그가 아주 진지한 뉘앙스는 아니었지만 가정용 모바일 에코출시에 대한 힌트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으며 아마존에 공식 질의를 했는데, 아마존은 이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함


사실 블룸버그가 베조스의 룸바+에코사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전사가 있는데, 올해 4월에 이미 아마존이 극비리에 가정용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라 보도한 바 있음


당시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하드웨어 연구개발 부문인 (lab) 126’을 중심으로 가정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 베스타(Vesta)’를 추진 중이라 보도하였음


아마존에 물류 시스템을 공급하는 아마존의 로봇 자회사 아마존 로보틱스와 달리 본사의 R&D 부문인 랩 126은 그동안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비롯해, 파이어(Fire) TV 셋톱박스, 파이어 태블릿 등 소비자 가전제품을 개발해 온 곳임


베스타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집안을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인데,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몇 년 전부터 이동형 알렉사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것으로 보임


올해 들어 126’ 구인 페이지에는 로보틱스 분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본 센서 엔지니어 등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올해 안에 직원들의 집에서 가정용 로봇을 테스트하고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 전했음


아마존이 개발하고 있는 가정용 로봇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집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나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일종의 모바일 알렉사로 알려져 있는데, 바퀴로 이동하면서 음성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블룸버그가 베조스의 룸바+에코사진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자신들의 이전 보도를 연상시키는 사진이어서 보도의 신빙성을 높여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음


<자료> Men's Health

[그림 2] 로봇 개 스팟미니와 산책 중인 베조스


아마존의 에코 로봇개발 루머가 사실로 밝혀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아마존이 집 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연이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임


지난 4월 블룸버그 보다 당시 아마존 대변인은 가정용 로봇 개발 소식과 관련한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아마존이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초기 단계에서 취소하는 일이 빈번해 개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논평


그러나 블룸버그 외에도 CNBC 등 여러 미디어들은 아마존이 소비자의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평가하며 에코 로봇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음


 아마존은 에코의 성공으로 소비자의 집 안에 아마존의 하드웨어를 들여놓는 데 성공했으며, 아마존닷컴의 상거래와 연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일약 스마트홈의 허브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구글과 애플이 서둘러 이 시장에 뛰어 들게 만들었음


 결핍이 창의적 생각을 촉진하듯이 아마존이 혁신적 기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어찌 보면 구글, 페이스북, 애플처럼 온라인으로 사용자 정보를 모을 수 없었기 때문인데, 아마존은 고객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색다른 방식에 항상 목말라 있다고 할 수 있음


 가정용 로봇은 아마존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질 만한 하드웨어인데, 에코를 통해 이미 AI 스피커의 효용성은 입증되었으므로, 움직이는 에코라면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인기를 끌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 정보를 확보할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이 소비자의 집 안으로 끊임없이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즉시 파악하기 위해서인데, 소비자와의 거리라는 기준에서 보면 에코보다는 움직일 수 있는 에코가 아마존에게는 당연히 더욱 매력적인 것임


한편,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구글을 자극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글은 5년 전에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번 좌절을 겪었던 아픈 전사가 있음


 Google은 지난 2013년에 로봇 벤처기업을 인수해 프로젝트 레플리칸트(Replicant, 복제인간)’을 발족했는데, 당시 로봇 개발은 구글 X가 맡았으며, 앤디 루빈이 사업을 지휘하였음


앤디 루빈은 안드로이드의 창업자로 구글은 2005년 이 기업을 인수해 스마트폰 사업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는데, 루빈은 당시 지능형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 제조기업에서 로봇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음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런칭 이후 구글은 로봇 관련 기업 8개를 잇따라 인수했는데, 이 중 최대 규모로 인수한 곳은 군사 지원 로봇과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자료> Boston Dynamics

[동영상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 밖에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던 일본기업 샤프트(Schaft)’, 컴퓨터 비전을 로봇에 응용한 인더스트리얼 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 차세대 로봇 팔을 개발한 레드우드 로보틱스(Redwood Robotics)’도 인수했으며, 구글은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였음


그러나 이후 구글은 돌연 로봇 개발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2014년에 앤디 루빈이 구글을 떠나면서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역시 동력을 잃고 좌초하였음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다시 팔고자 구매자를 찾고 나섰지만 임자를 찾지 못했는데, 2017년에 가서야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뛰어든 소프트뱅크에 매각할 수 있었음


구글이 로봇 개발을 중단한 이유는 사업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로봇은 배송 센터나 조립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시장이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서비스 로봇의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고 함


2014년 당시 루빈은 2020년경에 일반 서비스용 로봇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고 하는데, 구글의 임원진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것을 요구했고,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루빈이 떠나고 로봇 사업이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임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중단 이후 주춤하던 구글은 몇 년 후 고급 AI를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를 재개했는데, 저가 하드웨어에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


구체적으로는 암 팜(Arm Farm)’이라 불리는 구글의 로봇 연구시설에서, 딥러닝(Deep Learning)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로봇의 두뇌로 사용하여, 10대 이상의 로봇 팔을 병렬로 실행시키는 기술을 학습시켰음


<자료> Google

[동영상구글 암 팜의 로봇 팔 학습 장면


연구 내용은 로봇 팔이 문의 손잡이를 잡고 돌린 후 당김으로써 문을 여는 작업을 실행시키는 것이었는데, 각각의 로봇 팔은 신경망의 카피 본을 탑재하고 있으며 강화학습의 방법으로 학습을 받았음


동작(Action)을 실행할 때는 주어진 조건(State)에서 행동의 가치(Value)를 산정하게 되는데, 로봇이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동작을 결정하도록 하였으며, 로봇이 작업을 수행할 때 노이즈를 추가해 각각의 로봇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작업하는 환경을 구현하였음


다음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수집하여 신경망을 최적화하였는데, 알고리즘은 수집 된 데이터에서 제대로 처리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검증하여 동작과 작업 완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 신경망을 개선해 나갔음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 로봇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로봇 팔들은 몇 시간의 교육만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고 함


이후 구글은 로봇에 더욱 향상된 AI 기술을 접목해 정밀도를 향상시켰고,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로봇이 지시한 객체를 정확히 선택해 잡아 올리게 하는 연구를 성공시켰음


구글은 암 팜에 자체 개발한 최신 AI 기법인 ‘QT-Opt(Q-function Targets via Optimization)’를 적용했는데, 암 팜에 QT-Opt를 탑재함으로써 객체를 잡는(Grasp)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음


QT-Opt 기법은 분산 강화학습 모델의 하나인 큐러닝(Q-Learning)에서 연속 동작(Continuous Action)을 안정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함


<자료> Dmitry Kalashnikov et al.

[그림 5] QT-Opt를 탑재한 로봇 팔 학습 장면


통상 로봇은 카메라의 RGB 이미지에서 객체를 파악하고 팔의 끝에 있는 그립을 열어 객체를 잡게 되는데, 로봇이 복잡한 형상의 객체를 정확히 잡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함


이는 골라잡기 도전(Picking Challenge)이라 불리는 연구 테마로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데,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물건을 잡을 수 있는지가 로봇의 상품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


구글은 먼저 오프라인으로 알고리즘을 교육한 다음 로봇을 가동시켜 온라인으로 학습시켰는데,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1,000 종류의 객체를 사용하였고, 로봇 팔은 이것들을 580,000회 잡아 올리는 테스트를 수행하였음


구글에 따르면 완성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로봇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객체를 골라잡는 성공률은 96%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함


구글이 개발한 알고리즘의 놀라운 점은 객체를 정확하게 잡을 뿐 아니라 작업을 지능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인데, 알고리즘은 잘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다른 잡기 방법을 자동으로 학습하며 또한 객체를 잡는 방법을 여러 동작의 연속으로 파악하기도 함


가령 객체가 다른 것에 둘러싸여 있는 경우 주변을 먼저 무너뜨려 객체만 남게 하는 동작(Singulation)을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서 있는 촛대가 잡기 어려우면 일단 뒤집은 다음 잡기도 하고, 가벼워 잡기 어려운 공은 트레이의 가장자리에 대고 잡을 수도 있음


<자료> Dmitry Kalashnikov et al.

[그림 6] 로봇 팔의 지능적인 객체 집어 올리기


구글의 이러한 AI 기반 로봇 연구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에 자극을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을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돌기 때문


연구실 환경과 달리 실제 생활환경에서 다양한 형태의 객체들이 있고 객체들을 만져야 하는 시점, 객체들의 물리적 거동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로봇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구글의 연구들은 그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음


현재 구글의 로봇 개발은 구글 브레인구글 X’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암 팜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로봇 팔 뿐만 아니라 로봇의 기초 기술로 응용된다고 함


최근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문이 돌고 있는데, 아마존의 베스타에 자극을 받아 가정용 로봇 개발을 재개했다는 분석이며, 따라서 로봇의 형태도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AI 스피커에 이동성을 접목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아마존과 구글은 현재 AI 스피커 기반의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아마존이 움직이는 에코로 앞서 가려 한다면 구글로서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임


구글의 AI 스피커인 구글 홈(Google Home)도 인기 상품으로 미국 내 많은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에코에 이은 후발주자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가정용 로봇까지 아마존에 선수를 빼앗겨 나중에 따라 간다면 시장 주도권 면에서 타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


AI 스피커 시장이 양사의 경쟁으로 단기간에 성장한 만큼, 가정용 로봇이 아직 미성숙한 기술일 수 있지만 아마존과 구글의 상용화 경쟁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을 것임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실패한 아마존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 노력 끝에 에코를 선보였고, 예상 밖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현재 대부분의 대형 ICT 서비스 사업자들이 AI 스피커를 내놓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음


에코의 성공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의 베스타 개발 소식에 경쟁사들은 보다 신속히 대응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으며, 구글의 맞대응 루머는 이런 기류를 반영함


아마존의 선제적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이미 올해 초 CES 2018 가전 박람회에서 두 팔을 이용해 물건을 옮기고 청소도 할 수 있는 아이올로스(Aeolus) 로봇, LG전자의 클로이(Cloi),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 등이 눈길을 끌면서 가정용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린 바 있음


<자료> Fast Company

[그림 7] 청소하는 가정용 로봇 아이올로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가정환경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구현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영화 속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이동이 가능하고 물건을 집을 수 있는 AI 스피커 정도를 가정용 로봇으로 바라본다면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소비자용 로봇 시장이 2017년부터 연평균 22.35%씩 성장해 2023년에는 149.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