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5호(2017. 9. 2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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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발병률 검사 후 간병보험 가입 보험회사 위협하는 DNA 분석.pdf



[ 요 약 ]


미국 정부는 개인 대상 DNA 분석 서비스 제공을 금지해 왔지만 업계의 노력으로 올해 5월에 금지가 풀렸고이용자들은 일부 질병의 발병 위험을 알 수 있게 되었음미국에서는 최근 DNA 검사 결과 치매 위험이 높다고 판정 받은 피검자가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음보험 가입 시점에서 치매 검사를 하더라도 증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으므로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위험도 높은 가입자가가 증가하는 셈이어서 DNA 분석은 보험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재검토를 강제하고 있음


[ 본 문 ]


ž 23andMe 2007년부터 질병 발병률을 예측해 주는 개인용 DNA 분석 서비스로 의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2013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음


Ø 23andMe가 제공하는 개인 대상 DNA 분석 서비스는 유전자 배열의 변이 검사를 통해 피검자에게 어떤 질병이 발병할 지를 예측하는 서비스로 미국 의료 시장에 큰 이슈를 던졌음


Ø 서비스 개시 후 2013년까지 23andMe의 이용자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DNA 분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 정확할 것 같은 느낌,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으로 배달되는 검사 킷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점, 가격이 99 달러라는 점 등이 매력적 요소로 꼽혔음


Ø 게다가 99달러라는 가격에 비해 무척 많은 항목을 분석해 주었는데, 건강 위험도(Health Risk), 약물 민감도(Drug Response), 보인자 검사(Inherited Conditions), 웰니스(Wellness), 조상계통 구성(Ancestry Composition) 5개 카테고리 총 254개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여주었음


Ø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유전자 검사를 받고 나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았음을 공개하면서 DNA 분석을 통한 질병 발병 예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에 힘입어 23andMe의 사업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음


Ø 그러나 미 식품의약국(FDA) 2013 11월에 23andMe가 예측 정확도가 충분하지 않은 의료기기를 인허가 없이 판매했다는 점, 소비자가 검사 결과를 맹신해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사업 정지를 명령했음


<자료> gizmodo


[그림 1] 23andMe DNA 검사 킷 구성


Ø 당시 23andMe FDA와 오랜 동안 긴밀하게 협력을 해왔기 때문에 금지 조치의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있었는데, 23andMe가 개인에게 의료정보 소유권을 주기 위해 소비자 직접 판매(DTC, Direct-To-Consumer) 방식을 고집한 것이 근본 이유라는 지적이 있었음


Ø 실제로 23andMe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쓰웨이(Pathway)나 지노믹스(Genomics) 등은 판매 금지 처분을 받지 않았는데, 이들은 DTC 방식 서비스 업체가 아니라 의료기관을 통해서 검사 킷을 판매하는 업체들임


Ø 23andMe는 소비자 본인에게 직접 유전정보 검사 결과를 제공하고 의료정보의 소유권을 개인이 갖게 하겠다는 것이 자신들의 미션이라며 DTC 방식이 아니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고 후문이고, 결국 이에 심기가 상한 FDA가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


ž 금지되었던 23andMe의 질병 에측 서비스는 비록 검사 항목이 10개로 한정되긴 했지만 올해 4월에 재개 허가를 받았는데, 여기에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등 치매 질환이 포함


Ø 2013년에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질 때 23andMe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아니었고, 의료정보와 비교적 거리가 먼 조상 계통 구성(Ancestry Composition), 즉 자신의 혈통이 어떤 인종 구성비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만 허용되었음


Ø 이후 23andMe DTC 방식을 유지하되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FDA로부터 인허가 검사 항목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전술을 통해 예전 모습을 찾으려 노력해 왔는데, 우선 치료가 어렵고 의료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난치성 유전적 질환의 보인자 검사 필요성을 FDA에 역설하였음


Ø 23andMe 2014 6월에 블룸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병에 대한 보인자 검사 승인을 FDA에 요청해 2015 2월에 인허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남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증, 테이-삭스병 등 36가지 유전적 질병에 대한 보인자 검사를 추가로 허가 받았음


Ø 2015년에 23andMe의 이용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애플 리서치킷과 데이터 수집에 관한 제휴도 체결했으나,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인 건강 위험도(Health Risk), 즉 난치성 유전 질환이 아닌 일반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는 여전히 불허되었음


Ø 그러다 올해 4 23andMe는 질병 발병률 예측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는데, 비록 10가지 질병에 대해서만 DTC 방식의 검사를 허용한다는 조건부 승인이긴 했지만 FDA의 판매 금지 처분이 있은 지 3년 반 만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음


Ø 23andMe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10가지 질병에 대한 검사를 허가 받기 위해 검사의 안전성, 정확성,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고 함


Ø FDA에 제출한 자료에는, 영국에서 2 5천 명의 이용자에게 치매 등 질병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알려주었으나 자해 등 불미스런 일로 이어진 경우가 한 건도 없었으며, 사용자들이 검사 결과서 내용을 90% 이상 이해할 수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1] 2017 4월 재허용된 23andMe의 발병 위험도 검사 대상 10가지 질병

질병 명

질병 설명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신경퇴행성 질환

알츠하이머병(Late-onset Alzheimers disease)

치매의 원인이 되는 퇴행성 질환

셀리악병(Celiac disease)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질병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lpha-1 antitrypsin deficiency)

폐와 간의 질병 위험도를 높이는 질환

조발성 1차 근긴장이상증(Early-onset primary dystonia)

근육 수축 이상으로 팔다리가 멋대로 꼬임

XI 혈액응고인자 결핍증(Factor XI deficiency)

혈우병, 혈액응고 장애

1형 고셔병(Gaucher disease type 1)

체내 낡은 세포 없애는 효소 결핍, 신경 장애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 결핍증

(Glucose-6-Phosphate Dehydrogenate deficiency)

적혈구가 원래 수명보다 빨리 파괴, 빈혈

유전성 혈색소침착증(Hereditary hemochromatosis)

철분 과잉 흡수 장애

유전적 혈전 기호증((Hereditary thrombophilia)

혈전 장애

<자료> IITP 정리


ž DNA 분석을 통해 치매 발병 위험 확률을 알 수 있게 되자 최근 미국에서는 검사 후 치매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


Ø 가령 미시간에 사는 한 여성은 DNA 분석 결과 APOE-e4라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APOE-e4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 변이인데다가, 이 여성의 경우 어머니도 알츠하이머 병력이 있어 즉시 장기요양보험(long-term care)을 신청했다고 함


Ø 보험회사는 가입 전에 이 여성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등의 검사를 실시했지만 당연히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 여성은 건강한 상태로 판정 받아 간병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함


Ø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는 보통 뇌 속에서 십 수년 동안 진행되며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발현하는 질병이고,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MRI 검사를 해도 치매 진행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험 가입 시점에서 치매 유무를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움


Ø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는 APOE(Apolipoprotein E, 아포지방단백질 E)라는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APOE 유전자에는 콜레스테롤과 지질을 제어하는 ​​기능이 있으며, e2, e3, e4라고 하는 세 가지 변이가 발생할 수 있음



Ø 이 중 e4 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APOE-e4 유형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85세 남성 기준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비보유자에 비해 최대 10배나 높다고 함


<자료> Genetic Lifehacks


[그림 2] APOE유전자 변이 검사


Ø 그러나 APOE-e4가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또한 질병의 발병은 성별, 나이, 가족 병력, 식사, 두뇌 활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23andMe 역시 APOE-e4가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단정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음


Ø 그럼에도 임상시험에 의한 통계 데이터를 보여주며 APOE-e4를 보유한 사람은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을 달고 있기 때문에, 피검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도 무시하기도 애매한 입장인데, 이는 DNA 분석 서비스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임


ž 소비자가 DNA 분석으로 발병 위험을 파악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들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하지 않게 됨


Ø 미국에는 현재 550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으며, 그 중 절반은 요양 시설에 입소하여 인지능력 유지 프로그램과 일상생활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함


Ø 고령화와 함께 치매 노인이 증가하는 문제는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검사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고 있었는데, 23andMe DNA 분석 서비스 금지가 해제된 데에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도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음


Ø 비록 알츠하이머와 APOE-e4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분석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가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 있음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 위험 검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인 것으로 보임


Ø 이는 알츠하이머 등 치매가 일단 발병하면 함께 사는 가족들의 요양 부담이 매우 커지고 심할 경우 가족관계의 해체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보기 때문에, 정신이 있을 때 미리 대비를 해두려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음


Ø 하버드 대학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DNA 분석 결과 APOE-e4 변이를 가진 사람의 보험 가입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 만큼 치매 발병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크고, 발병 시 대책을 마련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 줌

Genetic Testing For Alzheimer&rsquo;s And Long-Term Care Insurance.pdf



Ø 보고서는 알츠하이머 병 이외의 질병에 대해서도 발병 위험을 알고 싶어 DNA 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


Ø 한편 DNA 분석 결과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DNA 검사 후 보험 가입이 보다 확산된다면 이는 보험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인데, 보험회사 입장에서 보면 가입 시점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알면서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


ž DNA 분석이 보험회사의 사업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반대로 DNA 분석을 적극적으로 사업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보험회사도 있음


Ø 대형 생명보험 회사인 매스뮤츄얼(MassMutual)은 올해 5월부터 DNA 분석 서비스에 보험 적용을 시작했는데, 가입자들이 휴먼 란제비티(Human Longevity Inc.)DNA 분석 서비스인 HLIQ Whole Genome(홀 지놈)을 통해 저렴하게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음


<자료> Futurism


[그림 3] 휴먼 란제비티의 DNA 분석 서비스


Ø 휴먼 란제비티는 피험자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 상태, 질병에 걸릴 위험, 약물 작용 방식, 유전자 질환, 신체 특성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있음


Ø 이 분석 서비스는 미래의 건강검진이라고 불리며 DNA 분석 서비스 본연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수검자는 신체 정보를 파악하게 될 뿐만 아니라 휴먼 란제비티의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기여하며 나아가 결과적으로 의학 연구에도 공헌하게 됨


Ø 반면, 보험회사는 휴먼 란제비티로부터 개인 정보를 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하는데 즉,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의 조건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보다 건강 유지에 유의하도록 환기시킬 것을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임을 알 수 있음


Ø DNA 분석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지를 미리 알게 된다면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게 될 것이고, 그 결과 건강이 향상된다면 보험회사가 지급해야 할 비용 역시 감소하게 되는 효과를 얻고자 한다는 것임


ž DNA 분석 서비스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보험회사와 관련 감독 기관이 DNA 분석 결과의 수용 방안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규칙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


Ø 매스뮤츄얼처럼 저렴한 DNA 분석 서비스를 통해 피보험자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앞서 살펴 본 간병보험(장기요양보험)을 다루는 보험회사들은 DNA 분석 결과에 따라 보험 가입 조건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함



<자료> ADHD rollercoaster


[그림 4] DNA 분석과 보험회사


Ø 일부 보험사는 보험 가입 시에 병원 검진 여부뿐만 아니라 DTC 방식의 DNA 분석 서비스 이용 경험 여부도 밝힐 것을 요구하고, 그 분석 결과에 대한 자료 제출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


Ø DNA 분석 후 보험 가입은 보험회사와 가입자 사이의 분쟁뿐 아니라 가입자 간 분쟁의 소지 될 수도 있는데, 가령 유전자 검사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다고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음


Ø 이런 논란은 결국 DNA 분석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시장의 교란을 최소화하고, 기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과 규칙 제정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


Ø 기존 보험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새로운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할 것이며, 규제 당국은 보험회사와 가입자 사이의 합리적 균형점을, 보험회사는 가입자 사이의 공정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할 것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4호(2017. 9. 2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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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하드웨어에서 기본 카메라로 - AR 전략 변경한 구글의 기회비용.pdf


[ 요 약 ]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의 증강현실(AR) 플랫폼으로 기존의 탱고(Tango) 대신 AR코어(ARCore)를 새로 발표하였음전용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탱고와 달리 AR코어는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 만으로 AR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탱고를 통해 애플 중심의 앱 개발 생태계를 흔들어 보려던 구글의 전략은 지연될 것으로 보임구글의 전략 수정은 애플의 AR 플랫폼 확산 가능성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일 텐데당장의 경쟁 대응 효과는 크겠으나 그 기회비용 역시 결코 작지 않아 보임


[ 본 문 ]


ž 증강현실(AR) 특화 스마트폰을 추진해 오던 구글이 전략을 바꿔 애플과 페이스북처럼 일반 스마트폰의 싱글 카메라로 AR을 구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


Ø 구글은 지난달 말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로 AR을 구현하는 AR코어(ARCore) 기술을 새로운 AR 플랫폼으로 발표했으며,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용 AR 콘텐츠 개발을 위해 사용할 도구인 AR코어 SDK도 함께 공개하였음


<자료> Google


[동영상] 구글의 AR코어로 구현한 증강현실


Ø AR 코어는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는 카메라와 모션 센서(자이로 센서)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3차원 공간 인식을 수행하고, 그 인식한 공간에 컴퓨터 그래픽(CG)을 합성하여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임


Ø 이를 위해 AR코어는, 카메라의 이미지와 모션 센서 데이터로 스마트폰의 위치와 방향을 추정하는 동작 추적, 카메라의 이미지로 공간 유형을 추정하는 환경 이해, 카메라의 이미지에서 광원의 위치와 방향 등을 추정하는 광원 추정 등 세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음


Ø 나누어 살펴보면, AR코어는 우선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물체의 모서리라거나 직선이라거나 하는 특징점을 인식하고, 그 특징점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감지하면서 카메라의 움직임과 피사체의 상태 등을 추정하는데, 이 단계에서는 동작 추적 환경 이해 기능이 작동함


Ø 여기에 광원 추정 기능을 결합하여, 카메라의 방향에 따라 CG 객체의 외관이 바뀌거나 CG 객체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바뀌거나 하는 등의 효과를 구현하게 됨


Ø 예를 들어 대표적 AR 게임인 포켓몬Go의 경우 현재는 CG로 만든 포켓몬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AR코어가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하면 CG 객체가 땅 위에 서 있고 광원 위치에 따라 외양의 변화나 그림자의 모양이 변하는 것을 연출할 수 있게 되는 것임


Ø AR코어의 프리뷰 버전은 현재 구글이 직접 제조하는 픽셀(Pixel) 스마트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S8에서 이용해 볼 수 있음


ž AR코어의 공개를 구글의 AR 전략 변경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구글은 이미 탱고(Tango)라는 스마트폰용 AR 기술을 상용화했고 이를 적용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기 때문


Ø 구글의 첨단기술 및 프로젝트(ATAP) 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미 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과 함께 3D 지도 촬영 및 가상 지도제작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 탱고를 진행해 왔음


Ø ATAP 그룹은 모토롤라 모빌리티 산하에 있었는데, 구글이 레노버에 모토롤라를 매각할 때도 ATAP 그룹을 남겨 놓을 만큼 프로젝트 탱고에 대한 구글의 관심은 매우 높았음


<자료> Project Tango


[동영상] 프로젝트 탱고의 트래킹 시스템


Ø 이후 구글과 레노버는 2016 6월 레노버의 연례 혁신 기술 컨퍼런스인 테크월드 2016에서 프로젝트 탱고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2 프로(Phab2 Pro)를 공개한 바 있음


Ø 구글은 팹2 프로를 소개하며, 모바일 기기가 3D 공간을 인식하고 이 공간에서 발생하는 동작을 인간의 눈 수준으로 인식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고 밝혔는데, 2 프로에 내장된 센서는 초당 2 5천만 번 이상 3D 측정을 한 후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모델을 생성함


Ø 이를 위해 4백만 화소 카메라 2대에 컴퓨터 비전 프로세서, 뎁스(depth) 센서, 동작 추적 카메라를 통합 내장했는데, 이 때문에 탱고 폰은 후면 카메라, 전면 카메라 외에 전용 뎁스(depth) 카메라동작 추적(motion tracking) 카메라 등 총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음


Ø 또한 탱고 폰은 3D 처리를 위해 애플 자회사로 편입된 프라임센스의 3D 이미징 칩과 함께 빠르고 정확한 위치 스캐닝을 위한 모비디어스의 저전력 비전 처리 칩을 탑재하고 있음


ž 프로젝트 탱고와 AR코어의 기술 사양을 비교해 보면, 구글의 목표가 단시간 내에 AR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폰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음


Ø 전용 듀얼 카메라와 3D 처리 칩 등 전용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탱고 기술과, 싱글 카메라 그것도 AR 전용 하드웨어가 아닌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AR코어 기술을 비교해 보면 양자의 장단점은 간단히 유추할 수 있음


<자료> Lenovo


[그림 1] 4개의 카메라가 탑재된 탱고 폰



Ø 탱고 플랫폼이 고도의 3D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풍부한 증강현실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AR코어는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이미 보급되어 있는 일반 안드로이드 폰에서 곧바로 AR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장점임


Ø 구글은 AR코어를 공개하며 1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목표는 아님


ž 구글이 탱고 폰 발표 이후 1년 남짓 만에 다시 AR코어를 발표하게 된 데에는, 올해 들어 페이스북과 애플이 연이어 싱글 카메라 방식의 AR 기술을 선보인 것과 관련이 있음


Ø 애플은 올해 6월에 개최된 연례 애플 개발자 회의 WWDC에서 아이폰의 카메라로 AR을 실현하게 해주는 AR(ARKit)를 연내 선보일 iOS 11에 탑재할 것이라 발표했는데, AR킷은 A9 이후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함


Ø 기기 대수에 대해 애플은 수 억대 규모라 표현했는데, 이는 일부 게임을 빼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었던 AR이 단숨에 친숙한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것임


Ø 애플에 앞서 페이스북 역시 올해 4월 열린 연례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 F8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AR 의 플랫폼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개발중인 AR 기술의 데모를 시연한 바 있음


Ø 현재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AR 기술인 카메라 효과 플랫폼(Camera Effects Platform)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이나 동영상에 CG 객체를 합성하는 기능에 사용되고 있음


Ø 스마트폰 OS가 없는 페이스북이 애플 및 구글과 AR 분야에서 경쟁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AR코어와 AR킷에 필적할 수 있는 기능의 출시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서비스에 이용 중이라는 점에서는 애플과 구글을 앞서고 있다 할 수 있음


Ø 이처럼 올해 들어 애플과 페이스북이 기존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한 AR 기술을 선보인 직후, 그 동안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AR 기술을 추진해 오던 구글이 경쟁자들과 동일한 기술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기에, 구글의 전략 수정은 경쟁 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는 것임


 [1] 주요 기술기업들의 AR 플랫폼 기술 방식 비교

기업명

플랫폼 명

기술 방식

발표 시기

기기 인프라

애플

ARKit

싱글 카메라

2017 6

2017년 내 수억 대

페이스북

Camera Effects Platform

싱글 카메라

2017 4

해당사항 없음

구글

ARCore

싱글 카메라

2017 8

단시일 내 1억 대

구글

Tango

전용 하드웨어

2014 2

2기종 (판매대수 미공개)

MS

Windows Mixed Reality

전용 하드웨어

2015 1

1기종 (판매대수 미공개)

<자료> IITP 정리


ž 특히 애플의 AR킷이 일반 카메라 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구글이 긴 호흡으로 준비하던 탱고 프로젝트에서 회군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보임


Ø AR킷은 새로운 하드에어를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 카메라 모듈에 기능이 추가되는 것뿐이며, AR 기술 자체는 보편화 되지 않았을 뿐 새로운 기술은 아니기에, 신기술이 불러 일으키는 기대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애플은 구글이나 MS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할 수 있음


Ø 구글은 기존의 구현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AR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프로젝트 탱고를 진행해 온 것이기 때문에, 단지 애플이 AR킷을 공개했기 때문에 애플과 동일한 기술 방식인 AR코어로 즉자적인 대응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움


Ø 그러나 구글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WWDC에서 공개된 애플의 AR킷의 성능이 예상 외로 볼만 했다는 점인데, 전용 하드웨어를 탑재한 탱고 폰에 비해 AR킷의 3D 모델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일반 카메라 만으로 꽤 괜찮은 동작 추적 기능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음


Ø 카메라와 동작 추적 센서 만으로 볼 만한 품질의 AR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개발자들을 자극하였는데, 실제 AR킷 발표 이후 이를 활용한 데모 기술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음


Ø 이런 반응이 구글에게 뼈 아픈 것은 애플의 AR킷은 이미 사람들이 사용 중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하드웨어 자원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애플 앱 생태계 개발자들이 그대로 애플 AR 앱 생태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


Ø 작년 6월 레노버의 탱고 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구글은 올해까지 1천개 이상의 AR 앱이 등장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 밝힌 바 있는데, 이는 AR 앱의 활성화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 나아가 AR 전용 안드로이드 폰의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었음


Ø 구글이 그런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AR 앱의 확산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고도의 AR 기술 플랫폼이 필요한데, 오랜 동안 프로젝트 탱고를 추진해 온 자신들에 비해 애플은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AR 플랫폼 확보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임


<자료> 9to5 Mac


[동영상] 애플의 AR킷으로 구현한 증강현실


Ø 그런데 애플의 AR킷이 개발자들에게 호평을 받음에 따라 AR 앱 생태계에서도 애플이 개발자들을 선점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AR 앱을 통해 앱 생태계 판도를 바꿔 보려던 구글로서는 다급히 대응 기술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임


Ø 반면 세간의 관심이 구글의 프로젝트 탱고에 쏠리며 AR 대응이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를 받았던 애플은 AR킷이 호평을 받음에 따라 구글에 앞서 AR 앱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아이폰이 AR의 시대에도 위세를 잃지 않게 할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음


ž 애플이 AR킷으로 얻는 효과를 구글 역시 AR코어로 얻을 수는 있겠지만, 판을 바꾸려 했다가 또 다시 애플이 만든 판에서 경쟁해야 하는 구글은 적잖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함


Ø 애플이 연내에 수억 대의 아이폰에서 향상된 AR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만큼, 구글도 이제 AR코어를 통해 수억 대의 안드로이드 폰에서 고품질의 AR 앱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음


Ø 그러나 AR킷이 예상보다 호평을 받고 있긴 하지만 탱고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AR코어 역시 AR킷과 비슷하거나 혹 조금 나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탱고와 유사한 성능 수준이 될 것이라 보기는 어려움


Ø , AR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애플 생태계로 쏠리는 것을 막고 애플과 경쟁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탱고를 통해 앱 생태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했던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은 구글로서는 매우 아쉬운 대목임


Ø 구글은 십여 년 넘게 AR 기술 개발에 투자해 왔으며, 구글 글래스를 개발하고 포켓몬 GO에 투자하는 등 AR차세대 대물(Next Big Thing) 후보의 하나로 자리매김해 왔음


Ø 프로젝트 탱고가 성공했다면 안드로이드가 iOS를 카피하고 구글플레이가 앱스토어를 모방했다는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겠으나, AR킷에 대응해 AR코어를 발표하면서 구글은 또 다시 애플이 짜 놓은 규칙에 따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음


Ø 물론 프로젝트 탱고를 개발해 온 구글의 AR코어가 AR킷 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앱 생태계 판을 새로 짜고 싶었던 구글로서는 애플과 동일 방식의 기술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닥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일 것임


<자료> FusedAR


[동영상] 애플의 AR킷과 구글 AR코어 비교


ž 일단 프로젝트 탱고 대신 AR코어를 새로 공개하게 되면서, 애플처럼 제조업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 권한을 얻고 싶어하던 구글의 희망은 또 다시 지연될 공산이 커졌음


Ø iOS와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안드로이드의 약점은 소위 파편화(fragmentation), 시장에서 다양한 버전이 혼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 면에서 통일성이 없다는 것


Ø 안드로이드 OS의 파편화는 제조업체마다 약간씩 다른 버전을 사용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예를 들어 아마존의 킨들 OS나 샤오미의 MiUI는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변형 운영체제임


Ø 이는 안드로이드 OS의 단기 확산을 노려 무료로 제공했던 구글과, 자체 OS가 없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만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기능을 집어 넣으려 했던 제조업체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절충되며 만들어진 결과라 할 수 있음


Ø 시간이 지나며 구글은 사용자 경험의 통일성을 명분으로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도모했고, 이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반발하며 구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며 양자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 관계가 자리하게 되었음


Ø 이런 상황에서 만일 탱고 플랫폼 기반의AR 앱이 시장의 큰 반향을 얻게 되고 탱고 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면, 애플과 폭스콘의 관계처럼 구글도 파트너 제조업체들에게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하며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라는 오랜 숙원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임


Ø 그러나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해야 하는 탱고 플랫폼과 달리 AR코어는 별도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이 제조업체들의 생산 과정에 관여할 여지는 사실상 없어졌으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AR코어의 변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됨


ž 게다가 탱고의 2선 후퇴는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 분야에서도 구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은 훨씬 더 커질 수 있음


Ø 구글은 작년 10월 모바일 VR 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을 발표했으며, VR 이용 기기로는 전용 헤드셋 이외에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방식의 데이드림 뷰(Daydream View) 헤드셋을 공개한 바 있음


Ø 데이드림 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8, LG전자 V30을 비롯, 구글 픽셀, 에이수스 젠폰 AR, ZTE 엑손 7, 모토롤라 모토Z 10여 개임


<자료> Google


[그림 2] 구글의 VR 헤드셋 데이드림 뷰


Ø 기존 스마트폰 연동 방식의 VR 헤드셋으로는 구글의 카드보드와 삼성전자의 기어 VR 등이 있었는데, 전용 헤드셋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드로이드 폰의 파편화가 심해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설정해서 개발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음


Ø 이에 비해 데이드림 뷰와 연결되는 스마트폰들은 에이수스의 젠폰(ZenFone AR) 처럼 그 자체가 탱고 폰일 정도로 사양이 좋은 것이 장점이며, 데이드림에 사용된 머리 위치 추적 기술인 월드센스(WolrdSense)가 탱고에서 파생되는 등 양자 사이에 기술적 연관성이 높다는 것도 이점임


Ø 탱고와 데이드림 뷰의 결합은 전용 헤드셋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며, 동시에 전용 헤드셋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보다 구글이 가상현실 및 혼합현실 기기 보급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해주는 전략이었음


Ø 또한 현재 페이스북과 모바일 VR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데이드림 뷰의 경쟁 제품인 기어 VR을 제조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였음


Ø 그러나 탱고를 대신하는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AR코어를 내놓음에 따라 구글의 VR MR 분야 경쟁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외부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결정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라는 점이 구글로서는 뼈아픈 대목


ž구글이 적지 않은 기회비용을 감수하며 AR코어를 선택한 것이기에 향후 애플과 구글의 AR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AR은 일상 속에 보다 빠르게 확산돼 나갈 것으로 보임


Ø 구글이 AR코어와 프로젝트 탱고를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겠으나, AR킷의 대항마로 AR코어를 서둘러 내세워야 했을 만큼 현재 구글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님


Ø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탱고 플랫폼을 잠시 뒤로 물린 것은 그 만큼 애플 AR킷의 성능이 위협적이라는 뜻이므로, 구글로서는 애플과 AR 앱 생태계 구축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AR코어의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나, 그럴수록 탱고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게 되는 딜레마가 발생하게 됨


Ø 따라서 현실적으로 구글이 택할 수 있는 방향은 AR코어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최대한 탱고 기술에 근접하도록 하는 것이며, 현 시점에서 구글은 이 전략이 최선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임


Ø 구글의 전략 변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애플과 구글의 AR 앱 생태계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임


Ø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단기간에 수억 대의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하게 되는, 컴퓨터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보더라도 2017년은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진정한 AR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4호(2017. 9. 2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천천히 가면 물렁해지고 빨리 가면 단단해 지는 지능형 과속방지턱.pdf



ž 스페인의 바덴노바(Badennova)는 정해진 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량에게만 순간적으로 경화되어 방해를 주는 지능형 과속 방지턱(speed bump)을 개발하고 있음


Ø 사고가 빈번한 지역이나 학교 주변 등에는 자동차의 주행 속도를 줄이기 위해 과속 방지턱이 설치되어 있는데, 과속 방지턱이 별로 높지 않은 경우는 무시하고 지나가는 차가 많으며, 반대로 턱이 높은 경우는 속도를 많이 낮춰도 통과 시 차량에 충격을 주는 문제가 있음


Ø 스페인의 바덴노바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정해진 속도 이하로 통과할 경우에는 범프가 액체처럼 변해 충격을 흡수해 주고, 반대로 정해진 속도 이상으로 넘을 경우에는 딱딱하게 굳어 차량에 무리가 가게 하는 새로운 과속 방지턱을 개발


Ø 이것이 가능한 것은 범프를 아스팔트 콘크리트가 아니라 비뉴턴 유체(Non-Newton Fluid)로 만들었기 때문인데, 비뉴턴 유체란 재료에 작용하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전단응력(shearing stress)과 변형 속도 사이에 비례 관계에 있지 않은 유체를 말함

<자료> Badennova


[동영상] 비뉴턴 유체를 이용한 과속방지턱


Ø 적정 속도로 달리는 경우 범프 속의 유체는 그대로 타이어의 좌우로 흘러버리기 때문에 마치 물풍선 위를 넘는 것과 같이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임


Ø 제품 소개 동영상을 보면 비뉴턴 유체에 천천히 손가락을 넣으면 손가락이 유체에 잠기지만, 주먹으로 빠르게 내려치면 주먹이 유체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음


Ø 이 제품은 이미 지난 2010년에 스페인의 한 마을에서 실제로 적용된 바가 있는데, 스페인어로 바덴은 과속 방지턱을 뜻하며, 노바는 새롭다는 의미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