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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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설립한 에너지 분야 펀드 브레이크쓰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BEV)'1기 투자 대상 기업 목록이 보도되었음


BEV는 빌 게이츠가 주도해 에너지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었으며 펀드 규모는 10억 달러임


펀드 조성에는 빌 게이츠 외에 인도의 사업가 무케시 암바니,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영국 사업가 리차드 브랜슨,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등 세계적인 억만 장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BEV 펀드는 지구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혁신적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지난 6월에 뉴스 미디어 쿼츠(Quartz)‘Form Energy(폼 에너지)’‘Quidnet Energy(퀴드넷 에너지)’라는 두 기업에 BEV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음


이번에 쿼츠는 추가로 BEV의 투자처 7개 기업을 공개하였는데, 거대 에너지 펀드의 1기 투자 대상이 이상의 9개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고 공개를 원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들은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공개될 수 있다고 함


[1] Breakthrough Energy Ventures1기 투자 대상 9개 기업

기업명

주요 연구개발 기술 및 서비스 내용

QuantumScape

(퀀텀스케이프)

많은 연구자들이 전기자동차(EV)의 진화에 필수적이라 생각하는 전고체전지(Solid-state battery)’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전고체전지는 EV에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고출력

Commonwealth Fusion Systems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

고온초전도(high-temperature superconductivity)를 이용한 핵융합로 연구

Pivot Bio

(피벗 바이오)

기존의 질소 비료를 대체할 미생물 비료를 개발

질소 유출량과 오존층을 파괴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억제하는 기술 연구

CarbonCure

(카본큐어)

콘크리트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기존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높은 콘크리트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

Fervo Energy

(퍼보 에너지)

컴퓨터 모델과 수평시추 기술을 이용해 지열발전 비용 절감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DMC Biotechnologies

(DMC 바이오테크놀로지)

미생물에서 바이오 연료 등 고부가가치를 가진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술

Zero Mass Water

(지로 매스 워터)

햇빛과 공기로부터 식수를 만들어 내는 하이드로패널(Hydropanel)'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기업

Form Energy

(폼 에너지)

수주에서 수개월의 장시간에 걸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2 종류의 배터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Quidnet Energy

(퀴드넷 에너지)

지하에서 끌어 올린 물을 이용하여 수력 발전을 하는 기술을 개발

수력 발전의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기업

<자료> Quartz, IITP 재정리

 


빌 게이츠가 대규모의 BEV 펀드를 조성한 이유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에너지 관련 혁신에는 더 장기간에 걸쳐 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함


 빌 게이츠는 BEV 펀드 조성 이전부터 다수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 관련 벤처에 대한 투자는 소프트웨어 벤처 투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함


에너지 스타트업들은 막대한 비용 투자를 하더라도 느리게 발전하며 아주 어렵게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데, 이는 그들의 근본적인 돌파구를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꺼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할뿐더러, 연구자들이 기업가 또는 기업 경영 방법을 배워야 하는 새내기 창업가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해 줄 생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빌 게이츠의 생각


BEV의 상임이사인 로디 구이데로는 BEV는 참을성이 있고 유연한 사상을 가진 아주 독특한 펀드이며, 투자할 만한 벤처를 찾기 위해 140여 곳의 학술기관과 대기업, 과학자나 기술자와 교류를 통해 중요 기술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을 구축한다고 설명


BEV로부터 투자를 받는 기업은 과학적으로 가능한 기술을 BEV에 공개하고 적어도 1년에 5억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 주어야 함


벤처 투자 금액은 개발 단계 및 필요에 따라 다르며 BEV가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한 기업당 약 20~2,000만 달러 사이라고 하며, 지금까지 총 1억 달러 그러니까 펀드의 약 10%가 투자되었다고 함


벤처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금액을 BEV가 투자하는 것은 아니고, ‘BEV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 이들 기업 및 유사 기업에 추가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 투자 효과는 1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BEV는 향후 다양한 에너지 관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며, 1기 투자 대상 기업은 북미에 본사를 두고 백인 남성이 CEO를 맡은 스타트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적으로도 다양성을 늘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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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대학 기숙사에 AI 스피커 설치, 향후 학내 확산.pdf



세인트루이스대학이 기숙사 방에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 에코 닷(Echo Dot)' 2,300 대를 배치하였음


이 대학 학생들은 새학기가 시작된 8월부터 학내 시설 및 운영 등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이용하고 있음


현재 아마존 알렉사가 대답해 주는 질문은 등록 사무소의 위치, 도서관 개관 시간, 운동경기나 콘서트 등 학내 행사 관련 정보 등 130여 개이며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


이 대학의 정보책임자(CIO)인 데이빗 해커슨에 따르면, 에코를 도입한 이유는 생산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검색 등으로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그 시간에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세인트루이스 대학교는 올봄부터 아마존 AI 스피커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학교 안내를 맡겼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와 이번에 모든 기숙사 방에 전면 도입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함


<자료> KSDK

[그림 1] 세인트루이스 대학 기숙사용 에코 닷


프러스트앤설리번은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알렉사 도입에 대해 학생 유치 경쟁에 기술을 활용한 아주 흥미로운 사례라고 평가


학생 서비스용으로 에코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인 대학으로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노스이스턴 대학이 있지만, 두 학교는 세인트루이스 대학에 비해 도입 규모가 작음


해커슨 CIO에 따르면 학생들을 위한 에코 닷 스피커의 학내 음성 인터페이스 이용 계획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으며, 대학 측은 생산성 향상에 음성 기술이 중요한 요소라 보고 이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함


이 대학은 향후 수년 내에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보고서를 찾는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AI 도우미를 통한 데이터 획득을 계획하고 있음


계획대로라면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알렉사 지원 스마트 스피커 전면 도입은 고등교육 기관 사이의 학생 유치 경쟁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세인트루이스 대학이 아마존 알렉사를 선택한 이유는 사용자 편의성과 관리자의 기기 관리 용이성 때문이었다고 함


올봄 실시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에코 20 대와 경쟁사(밝히지 않음)의 장치 20 대를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시험을 실시했는데, 파일럿 기간 동안 여러 번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아마존의 플랫폼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음


에코가 우수하다고 평가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우선 학생들은 알렉사가 이용하기 쉬운 AI 음성비서라 평가하였고, 관리자들은 ‘Alexa for Business(알렉사 포 비즈니스)’를 이용해 장치 관리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평가하였음


Alexa for Business는 아마존이 201711월에 발표한 법인 환경을 위한 플랫폼으로 중앙 집중식 관리 콘솔을 이용해 다수의 에코 장치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게 해 줌


해커슨 CIO는 스피커의 수가 10~20대라고 해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인데, 하물며 2,300 대가 된다면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관리 시스템 없이는 효과적 관리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 설명


Alexa for Business를 이용하면 규모에 상관없이 스피커를 배포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알렉사를 선택하게 된 보다 본질적 이유였다고 함


공공 기관이나 직장에서 스마트 스피커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보안이슈인데, 세인트루이스 대학은 한정 용도에만 사용되는 안전한 전용 네트워크 연결로 문제를 해결


공용 공간에서 AI 가상비서를 도입할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 침해의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사용자나 관리자 모두 음성 비서를 통해 획득하고 공유하는 정보에 대해 세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


세인트루이스 대학도 알렉사 도입 프로젝트에서 이 점을 고려했고, 세밀한 기획을 거쳐 에코 기기가 학생 지원 서비스에만 사용되도록 안전한 전용 네트워크에 연결시켰음


또한 에코 닷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음소거 버튼을 눌러 마이크를 해제시키거나 본체 전원을 콘센트에서 뽑아 퇴실 때까지 다른 곳에 보관해도 상관없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하였음


현재 각 장치는 개인 계정과 연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에코가 학생의 개인정보에 접근 할 수는 없는데, 개인정보보호에 신경 쓰다 보니 스포티파이 음악서비스 이용 같이 알렉사가 제공하는 기능 중 일부를 학생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발생하고 있음


해커슨 CIO에 따르면 향후에는 장치의 개인화를 높여 학생들이 자신의 강좌 정보, 성적, 시간표 등에 접근하도록 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는 함


하지만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수준의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개인화 기능을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임


<자료> Smart Home Geek

[그림 2] 공용 공간에서 AI 스피커의 보안 이슈


세인트루이스 대학은 향후 알렉사와 에코의 배포 범위를 넓혀갈 계획인데, 교직원의 생산성 향상 지원에도 알렉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대학 측은 알렉사의 음성 인터페이스로 교실이나 회의실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능은 이미 개념증명을 마쳤는데, 대학이 기도입한 크레스트론(Crestron)사의 제어 도구와 Alexa for Business를 연계해 프로젝터나 TV회의 시스템의 전원을 켤 수 있다고 함


해커슨 CIO에 따르면 방에 들어가, ‘알렉사, 강의 시작’, ‘알렉사, 회의 시작과 같이 말하면 여러 가지 기능이 작동하며 대부분의 준비가 갖춰진다고 함


업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교직원을 위한 AI 지원을 맞춤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가령 보고서의 작성에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질문하는 기능 등을 계획하고 있음


대학 측은 생산성 향상 도구로서 음성인식 AI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나, 진행하기 전에 보안 등 준비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며 기술 접목이 용이하도록 기존 네트워크의 설계도 재점검해 나간다는 계획


프러스트앤설리번은 향후 비즈니스 환경에서 알렉사 등 음성 지원은 아주 보편적인 기능이 될 것이며, 특히 가상 컨시어지 서비스 및 안내 서비스, 회의실에서 기능 제어 및 연결 등에서 대중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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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기 스마트폰 시장 애플의 가격전략, 브랜드와 실리의 이원화.pdf



[ 요 약 ]


애플의 2018년형 아이폰 주력 모델인 아이폰XS’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나오던 차에, 추정 부품원가표가 공개되자 애플이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그러나 애플 스스로 아이폰의 가격 상승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천 달러를 돌파한 아이폰XS의 목적은 XS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74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R의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됨



[ 본 문 ]


2018년 신형 아이폰 모델에 대해 호불호가 엇갈리는 가운데 가격 정책에 대한 반응도 다양한데, 애플의 가격정책은 신제품 발표회장을 일순 조용하게 만들 만큼 예상 밖이었음


지난 912일 스페셜 이벤트에서 발표된 신형 아이폰 모델은 3종인데, 아이폰XS는 아이폰X의 후속 모델, 아이폰XS 맥스(Max)는 대화면 모델, 아이폰XR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사양을 낮춘 저가형 모델임


애플은 64 기가바이트 스토리지를 기준으로 아이폰XR749 달러, 아이폰XS999 달러, 아이폰 XS 맥스는 1,099 달러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가격 정책이 공개되자 발표회장에는 일순 정적이 감돌기도 했음


<자료> TechCrunch

[그림 1] 1,09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S 맥스


작년 9월 아이폰X의 가격이 999 달러부터라고 발표할 당시에도 너무하다라는 비난이 줄을 이었기에, 신제품 발표 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아이폰XS의 가격을 아이폰X의 최저 가격인 999 달러보다 100 달러 정도 낮출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


따라서 발표회 직후에는 동일한 A12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으로 출시되는 아이폰XR는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메인스트림 모델인 아이폰XS는 실패할 것 같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었음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해 애플의 새로운 가격정책이 노리는 바가 바로 아이폰XR의 성공이며 XS는 조연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어, 향후 애플이 실제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신형 아이폰 모델들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가장 큰 이유로는 부품원가(BOM)에서 80~90 달러를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유기EL(OLED) 패널이 꼽히고 있음


OLED는 스마트폰 전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삼을 수 있는 엣지 디자인을 가능케 해준 부품이지만, 연간 2억 대 이상이 출하되는 아이폰의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공급망의 부품 생산 능력이 문제가 될 수 있음


애플의 당초 계획은 2017년형 아이폰 출하대수 중 20~30% 정도를 OLED 모델로 전환시키고, 2018년형 모델에서는 50~70%OLED로 전환시키며, 2019년 모델에서 저가 모델을 제외한 메인 제품 모두를 OLED로 전환하는 것이었다고 함


2017년 시점에서는 OLED 공급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SDC) 한곳뿐이지만, 매년 OLED 모델을 늘려감으로써 공급업체의 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과 부품 가격 인하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아이폰X의 개발이 난항을 겪었고, 페이스 ID에 사용되는 도트 프로젝터 등의 부품 공급 지연에 따라 생산과 제품 출시 속도가 지연되었는데, 한때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의 아이폰X 생산 라인과 SDCOLED 패널 생산 라인이 멈췄을 정도였다고 함


결국 OLED 주문 물량은 당초 계획보다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애플과 SDC 사이에 마찰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애플 측의 교섭력이 약화된 것이 아닐까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게다가 애플의 의도와 달리 OLED 패널은 SDC가 독점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공급자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다 보니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임


 앞서 언급한 대로 애플은 2018년 모델부터 OLED 패널의 공급처를 늘린다는 복안이었고, 모델별로 공급업체를 분리해 아이폰XS 맥스용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LGD)를 독점 공급업체로 상정하고 있었음


 그러나 LGD의 수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어쩔 수없이 아이폰XS 맥스의 OLED 패널은 LGDSDC2개 업체 공급 체제로 변경했는데,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제품 출시 시점에서는 SDC만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음


 LGD는 지금도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빨라도 2018년 말이나 아마도 2019년 이후 공급 물량부터 참여가 예상되고 있음


,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모두 사실상 SDCOLED의 독점 공급업체가 됨에 따라 SDC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임


반면 애플로서는 원가 상승의 최대 요인인 OLED 패널의 가격을 인하할 수 없게 되며 결국 아이폰XS의 가격을 이전 모델인 아이폰X보다 낮출 수 없게 되었고, 대화면인 아이폰XS 맥스는 네 자리 수 가격의 심리 저항선을 넘어 1,099 달러까지 가버리게 되었음


[1] 아이폰XS Max와 아이폰X의 부품원가표(BOM, Bill of Materials), 아이폰XS 맥스는 추정

부품명

아이폰XS Max A1921

아이폰X A1091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 모뎀

$ 72.00

$ 66.22

배터리

$ 9.00

$ 6.46

연결 & 센서

$ 18.00

$ 17.11

카메라

$ 44.00

$ 42.80

디스플레이

$ 80.50 (~ $ 90)

$ 77.27

메모리

$ 64.50 (256GB)

$ 45.35

복합신호 / RF

$ 23.00

$ 23.31

파워 관리 / 오디오

$ 14.50

$ 14.16

기타 전자부품

$ 35.00

$ 32.51

가공 / 하우징

$ 58.00

$ 45.71

테스트 / 조립 / 지원 자료

$ 24.50

$ 24.55

합계

$ 443.00 (~ $ 453)

$395.44

<자료> TechInsights

 


이 지점에서 애플의 새로운 가격정책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인데, 설사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이윤을 줄인다면 판매가격을 충분히 낮출 수 있기 때문


 아이폰XSXS 맥스의 부품원가표를 분석한 미디어들은 대체로 원가율이 판매가의 35% 내외라며,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서 폭리를 취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음


물론 부품원가표에는 제품 개발에 소요된 R&D 비용이나 애플이 보유한 노하우 등 무형의 원가가 표시되지 않으며, 아이폰이 독점인 것도 아니고 가격 결정은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애플이 부당한 폭리를 취한다고 매도하는 것은 아님


그러나 아이폰X에서부터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데다가, 심리적으로 스마트폰이 1천 달러를 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는 저지선이 있는 것인데, 이를 넘어서는 가격이 책정되자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더욱이 고가 정책은 애플이 그동안 견지해 온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일부 미디어는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높은 가격대에서는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원가 절감을 최우선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


가령 2019년형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이미 개발 단계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된 몇몇 기능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원가 절감 때문이었다고 함


또한 아이폰 이용자들 중에는 페이스 ID보다는 사용이 훨씬 간편한 터치 ID’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원가 억제 기조 속에서 디스플레이에 터치 ID를 탑재하는 것이 제외되었고, 당분간 애플의 생체 인증은 페이스 ID로 추진될 것이라고 함


이런 맥락 때문에 애플이 아이폰 가격 억제와 원가 절감을 진정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OLED 수급 가격의 안정화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판매 이윤을 줄이는 결정을 했어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임


애플의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노리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작년에 발표된 아이폰X과 아이폰8의 가격 및 판매실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음


애플이 고가 아이폰이 판매되지 않을 위험을 인지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도 확보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단지 브랜드 파워만 믿고 혹은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우려먹기 위해 고가 가격정책을 편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짐


따라서 다른 관점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XS의 가격을 낮추지 않은 이유는 사실 명쾌한 것으로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라 보고 있음


이 전략은 이미 작년부터 작동하고 있는데, 2017년 모델인 아이폰X999 달러부터, 아이폰8699 달러부터 판매되었고, 예년과 달리 아이폰8은 호조를 기록하며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도 매출을 20% 높이는 데 기여하였음


이전까지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649 달러부터 시작한 것에 비해 아이폰850 달러가 인상된 것인데, 물론 이는 대용량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999 달러짜리 아이폰X과 동일한 A11 바이오닉(Bionic)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 성능을 높인 데 따른 것이기는 함


▸ 단순히 가격만 올린 것은 아니었지만이로써 아이폰의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 2분기에 724 달러를 기록하며 크게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음


▸ 이미 포화기에 접어들어 신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기 교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나가는 방법은 대당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것인데이 관점에서 보면 애플의 가격 전략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음


▸ 최근 5년간 아이폰의 분기별 판매실적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대당 평균판매가격은 약 130 달러가량 높아졌고이는 애플 전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기 때문


<자료> Apple

[그림 2] 아이폰 대당 평균판매가격의 상승


아이폰XS가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도구의 성격이 강하다면, 아이폰8 처럼 실제로 매출을 견인할 수 모델이 필요한데, 올해 이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 바로 아이폰XR인 것으로 보임


만일 이번에 발표된 2018년 모델이 999 달러부터 시작하는 XS 시리즈뿐이었다면 애플의 우려대로 아이폰 판매량 급감을 초래해 애플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이폰 비즈니스는 근간이 흔들렸을 것인데,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아이폰XR이라 볼 수 있음


아이폰XR의 가격은 749 달러부터 시작해 작년에 나온 아이폰88 플러스의 중간에 위치하지만 화면 크기는 5.5인치 아이폰8 플러스보다도 큰 6.1 인치임


게다가 아이폰XR250 달러나 높은 아이폰XS와 동일한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와 카메라 센서, 스테레오 스피커 등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아이폰의 경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라면 XR 모델을 선택할 확률이 높음


749 달러라는 아이폰XR의 가격은 올해 2분기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인 724 달러를 약간 상회하고, 20174분기의 평균판매가격 796 달러보다는 50 달러 낮은 수준


, XR도 대용량 스토리지 모델이 있기 때문에 만일 XS 라인업이 아니라 아이폰XR이 매출의 중심이 된다고 해도 평균판매가격의 유지 또는 인상을 기대할 수 있음


이런 관점에서 분석하면 2018년 발표 모델 중 주력상품은 아이폰XR이며, XS 시리즈는 아이폰의 최고봉으로 자리매김 되는 브랜드 전략을 위한 존재라 보아도 무방할 것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또 다른 정황은 하위 라인업의 정리 방향인데, 아이폰XR의 판매 유인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음


이번 발표회의 또 다른 특징은 신제품 발표와 함께 이전 모델들을 클로즈업한 것인데, 애플은 신제품 발표회바다 이전 모델들의 가격 인하를 발표함으로써 싸졌다는 느낌을 주도록 연출해 왔지만 올해는 뉘앙스가 복합적이었다 말할 수 있음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34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SE를 비롯해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는 공식 사이트에서 조용히 사라졌으며, 아이폰7449 달러부터 아이폰8599 달러부터 시작하고 아이폰8 플러스는 64 기가 모델은 699 달러로 인하되었음


<자료> TechCrunch

[그림 3] 아이폰 이전 모델의 가격 인하


이 가격 전략은 양수겸장이라 할 수 있는데, 아이폰8599 달러로 싸진 것에 주목할 수도 있고, 또한 아이폰8 플러스를 사느니 50 달러만 더 내 XR을 구매하면 최신 프로세서와 대화면, 페이스 ID 등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할 수도 있기 때문


아마 애플 입장에서는 이전 모델의 클로즈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아이폰8에 관심을 갖게 되기보다는 아이폰XR 선택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더 기대했을 것이며, 이 점이 올해 이전 모델의 클로즈업이 예년과 크게 다른 부분임


한편 아이폰SE, 아이폰6s와 함께 아이폰X 역시 공식 판매 사이트에서 사라졌는데, 이는 새롭게 아이폰 라인업의 최고봉이라는 상징적 존재로 XS가 출시되었기 때문이며, 아이폰XXS의 존재 이유가 판매가 있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함


그 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아이폰SE 후속 모델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 SE 모델마저 없어진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데, 애플의 사업전략 상 SE 모델의 부활은 어려워 보임


아이폰SE 모델은 본체 사이즈는 아이폰5s와 같고 스펙은 아이폰6s와 같은 모델로, 아이폰 신형 모델들과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더 넓은 소비자층에 아이폰을 판매하고 싶다는 애플의 의도가 담긴 제품이었음


또한 아이폰이 점차 대화면으로 가는 추세에 반대하고, 한손 컴퓨팅이 잡스의 유지라 들먹이며 초기 아이폰 형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던 제품이기도 함


적잖은 소비자들이 이번 발표회에서 4인치의 컴팩트한 크기에 전체 화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후속 모델 아이폰SE2가 발표될 것을 기대했지만, 이번에 드러나 애플의 가격 전략을 감안할 때 SE 모델의 부활은 당분간 어려워 보임


무엇보다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매우 고전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 2018년 들어서면서 샤오미와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평균 가격이 150 달러 정도에 형성되면서 349 달러인 아이폰SE조차 고가 제품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화면과 고성능 카메라 등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시장이 원하는 가격에 제품을 내놓고 있는 반면, 브랜드 파워와 평균판매가격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애플은 이에 맞대응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


아이폰의 다른 모델이 인도에서 선전한다면, 아이폰SE의 후속 모델로 5인치 정도 크기에 트루뎁스 카메라를 탑재한 전체 화면 모델을 300 달러 대에 출시했을 수도 있었을 것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고, OLED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진을 확보 할 수 있는 가격대에 제품을 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며, 따라서 아이폰SE의 후속 모델이 올해 신제품 발표회에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음


올해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에 대해 일부 실망의 목소리도 있지만, 포화기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 대처하는 애플의 기본 전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음


신형 아이폰의 가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애플 스스로 아이폰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으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음


스마트폰 수요는 이미 선진국에서 피크에 달했으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폰의 판매대수는 향후 신흥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애플로서는 기기교체 수요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


이런 고민이 반영된 애플의 가격 및 판매 전략이 최고 사양의 라인업을 내세우되 실제 매출은 그보다 한 등급 낮은 모델에서 나오게 하는 것으로 아이폰X-아이폰8’, 그리고 아이폰XS-아이폰XR’의 쌍으로 구현되고 있음

이 전략은 2017년에 성공적으로 작동해, 2017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 예년과 다르지 않은 아이폰 판매실적으로 이어졌는데, 올해 연말에도 성공이 반복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자료> Bloomberg

[그림 4] 아이폰 분기별 판매대수 추이


한편 이런 가격 전략과 함께 애플은 향후 기존 아이폰 사용자 및 앱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폰만의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을 강화함으로써 아이폰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동기를 유지시키고, 더 나은 경험을 위한 기기 업그레이드를 유인할 것으로 보임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 강화는 그런 흐름을 잘 시사하고 있으며, 아울러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