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4호(2017. 9. 2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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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하드웨어에서 기본 카메라로 - AR 전략 변경한 구글의 기회비용.pdf


[ 요 약 ]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의 증강현실(AR) 플랫폼으로 기존의 탱고(Tango) 대신 AR코어(ARCore)를 새로 발표하였음전용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탱고와 달리 AR코어는 스마트폰의 기본 카메라 만으로 AR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탱고를 통해 애플 중심의 앱 개발 생태계를 흔들어 보려던 구글의 전략은 지연될 것으로 보임구글의 전략 수정은 애플의 AR 플랫폼 확산 가능성에 위기를 느꼈기 때문일 텐데당장의 경쟁 대응 효과는 크겠으나 그 기회비용 역시 결코 작지 않아 보임


[ 본 문 ]


ž 증강현실(AR) 특화 스마트폰을 추진해 오던 구글이 전략을 바꿔 애플과 페이스북처럼 일반 스마트폰의 싱글 카메라로 AR을 구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


Ø 구글은 지난달 말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로 AR을 구현하는 AR코어(ARCore) 기술을 새로운 AR 플랫폼으로 발표했으며, 앱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용 AR 콘텐츠 개발을 위해 사용할 도구인 AR코어 SDK도 함께 공개하였음


<자료> Google


[동영상] 구글의 AR코어로 구현한 증강현실


Ø AR 코어는 모든 스마트폰에 탑재돼 있는 카메라와 모션 센서(자이로 센서)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3차원 공간 인식을 수행하고, 그 인식한 공간에 컴퓨터 그래픽(CG)을 합성하여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임


Ø 이를 위해 AR코어는, 카메라의 이미지와 모션 센서 데이터로 스마트폰의 위치와 방향을 추정하는 동작 추적, 카메라의 이미지로 공간 유형을 추정하는 환경 이해, 카메라의 이미지에서 광원의 위치와 방향 등을 추정하는 광원 추정 등 세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음


Ø 나누어 살펴보면, AR코어는 우선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을 보고 물체의 모서리라거나 직선이라거나 하는 특징점을 인식하고, 그 특징점의 움직임을 계속해서 감지하면서 카메라의 움직임과 피사체의 상태 등을 추정하는데, 이 단계에서는 동작 추적 환경 이해 기능이 작동함


Ø 여기에 광원 추정 기능을 결합하여, 카메라의 방향에 따라 CG 객체의 외관이 바뀌거나 CG 객체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바뀌거나 하는 등의 효과를 구현하게 됨


Ø 예를 들어 대표적 AR 게임인 포켓몬Go의 경우 현재는 CG로 만든 포켓몬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AR코어가 제공하는 기술을 사용하면 CG 객체가 땅 위에 서 있고 광원 위치에 따라 외양의 변화나 그림자의 모양이 변하는 것을 연출할 수 있게 되는 것임


Ø AR코어의 프리뷰 버전은 현재 구글이 직접 제조하는 픽셀(Pixel) 스마트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S8에서 이용해 볼 수 있음


ž AR코어의 공개를 구글의 AR 전략 변경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구글은 이미 탱고(Tango)라는 스마트폰용 AR 기술을 상용화했고 이를 적용한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기 때문


Ø 구글의 첨단기술 및 프로젝트(ATAP) 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미 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과 함께 3D 지도 촬영 및 가상 지도제작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 탱고를 진행해 왔음


Ø ATAP 그룹은 모토롤라 모빌리티 산하에 있었는데, 구글이 레노버에 모토롤라를 매각할 때도 ATAP 그룹을 남겨 놓을 만큼 프로젝트 탱고에 대한 구글의 관심은 매우 높았음


<자료> Project Tango


[동영상] 프로젝트 탱고의 트래킹 시스템


Ø 이후 구글과 레노버는 2016 6월 레노버의 연례 혁신 기술 컨퍼런스인 테크월드 2016에서 프로젝트 탱고의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2 프로(Phab2 Pro)를 공개한 바 있음


Ø 구글은 팹2 프로를 소개하며, 모바일 기기가 3D 공간을 인식하고 이 공간에서 발생하는 동작을 인간의 눈 수준으로 인식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고 밝혔는데, 2 프로에 내장된 센서는 초당 2 5천만 번 이상 3D 측정을 한 후 측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모델을 생성함


Ø 이를 위해 4백만 화소 카메라 2대에 컴퓨터 비전 프로세서, 뎁스(depth) 센서, 동작 추적 카메라를 통합 내장했는데, 이 때문에 탱고 폰은 후면 카메라, 전면 카메라 외에 전용 뎁스(depth) 카메라동작 추적(motion tracking) 카메라 등 총 4개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음


Ø 또한 탱고 폰은 3D 처리를 위해 애플 자회사로 편입된 프라임센스의 3D 이미징 칩과 함께 빠르고 정확한 위치 스캐닝을 위한 모비디어스의 저전력 비전 처리 칩을 탑재하고 있음


ž 프로젝트 탱고와 AR코어의 기술 사양을 비교해 보면, 구글의 목표가 단시간 내에 AR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폰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임을 알 수 있음


Ø 전용 듀얼 카메라와 3D 처리 칩 등 전용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는 탱고 기술과, 싱글 카메라 그것도 AR 전용 하드웨어가 아닌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AR코어 기술을 비교해 보면 양자의 장단점은 간단히 유추할 수 있음


<자료> Lenovo


[그림 1] 4개의 카메라가 탑재된 탱고 폰



Ø 탱고 플랫폼이 고도의 3D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풍부한 증강현실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한 장점이 있는 반면, AR코어는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겠지만 이미 보급되어 있는 일반 안드로이드 폰에서 곧바로 AR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장점임


Ø 구글은 AR코어를 공개하며 1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전용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목표는 아님


ž 구글이 탱고 폰 발표 이후 1년 남짓 만에 다시 AR코어를 발표하게 된 데에는, 올해 들어 페이스북과 애플이 연이어 싱글 카메라 방식의 AR 기술을 선보인 것과 관련이 있음


Ø 애플은 올해 6월에 개최된 연례 애플 개발자 회의 WWDC에서 아이폰의 카메라로 AR을 실현하게 해주는 AR(ARKit)를 연내 선보일 iOS 11에 탑재할 것이라 발표했는데, AR킷은 A9 이후의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이용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함


Ø 기기 대수에 대해 애플은 수 억대 규모라 표현했는데, 이는 일부 게임을 빼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다른 의미가 없었던 AR이 단숨에 친숙한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것임


Ø 애플에 앞서 페이스북 역시 올해 4월 열린 연례 페이스북 개발자 회의 F8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AR 의 플랫폼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개발중인 AR 기술의 데모를 시연한 바 있음


Ø 현재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AR 기술인 카메라 효과 플랫폼(Camera Effects Platform)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서 카메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이나 동영상에 CG 객체를 합성하는 기능에 사용되고 있음


Ø 스마트폰 OS가 없는 페이스북이 애플 및 구글과 AR 분야에서 경쟁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AR코어와 AR킷에 필적할 수 있는 기능의 출시는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서비스에 이용 중이라는 점에서는 애플과 구글을 앞서고 있다 할 수 있음


Ø 이처럼 올해 들어 애플과 페이스북이 기존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한 AR 기술을 선보인 직후, 그 동안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AR 기술을 추진해 오던 구글이 경쟁자들과 동일한 기술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기에, 구글의 전략 수정은 경쟁 환경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는 것임


 [1] 주요 기술기업들의 AR 플랫폼 기술 방식 비교

기업명

플랫폼 명

기술 방식

발표 시기

기기 인프라

애플

ARKit

싱글 카메라

2017 6

2017년 내 수억 대

페이스북

Camera Effects Platform

싱글 카메라

2017 4

해당사항 없음

구글

ARCore

싱글 카메라

2017 8

단시일 내 1억 대

구글

Tango

전용 하드웨어

2014 2

2기종 (판매대수 미공개)

MS

Windows Mixed Reality

전용 하드웨어

2015 1

1기종 (판매대수 미공개)

<자료> IITP 정리


ž 특히 애플의 AR킷이 일반 카메라 만으로도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구글이 긴 호흡으로 준비하던 탱고 프로젝트에서 회군을 결정하게 된 이유로 보임


Ø AR킷은 새로운 하드에어를 필요로 하지 않고 기존 카메라 모듈에 기능이 추가되는 것뿐이며, AR 기술 자체는 보편화 되지 않았을 뿐 새로운 기술은 아니기에, 신기술이 불러 일으키는 기대감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애플은 구글이나 MS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할 수 있음


Ø 구글은 기존의 구현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AR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프로젝트 탱고를 진행해 온 것이기 때문에, 단지 애플이 AR킷을 공개했기 때문에 애플과 동일한 기술 방식인 AR코어로 즉자적인 대응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움


Ø 그러나 구글을 곤혹스럽게 한 것은 WWDC에서 공개된 애플의 AR킷의 성능이 예상 외로 볼만 했다는 점인데, 전용 하드웨어를 탑재한 탱고 폰에 비해 AR킷의 3D 모델링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맞지만, 일반 카메라 만으로 꽤 괜찮은 동작 추적 기능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음


Ø 카메라와 동작 추적 센서 만으로 볼 만한 품질의 AR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개발자들을 자극하였는데, 실제 AR킷 발표 이후 이를 활용한 데모 기술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음


Ø 이런 반응이 구글에게 뼈 아픈 것은 애플의 AR킷은 이미 사람들이 사용 중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하드웨어 자원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애플 앱 생태계 개발자들이 그대로 애플 AR 앱 생태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


Ø 작년 6월 레노버의 탱고 폰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구글은 올해까지 1천개 이상의 AR 앱이 등장할 수 있도록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 밝힌 바 있는데, 이는 AR 앱의 활성화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 나아가 AR 전용 안드로이드 폰의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었음


Ø 구글이 그런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AR 앱의 확산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고도의 AR 기술 플랫폼이 필요한데, 오랜 동안 프로젝트 탱고를 추진해 온 자신들에 비해 애플은 전용 하드웨어 기반의 AR 플랫폼 확보에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일 것임


<자료> 9to5 Mac


[동영상] 애플의 AR킷으로 구현한 증강현실


Ø 그런데 애플의 AR킷이 개발자들에게 호평을 받음에 따라 AR 앱 생태계에서도 애플이 개발자들을 선점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AR 앱을 통해 앱 생태계 판도를 바꿔 보려던 구글로서는 다급히 대응 기술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임


Ø 반면 세간의 관심이 구글의 프로젝트 탱고에 쏠리며 AR 대응이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를 받았던 애플은 AR킷이 호평을 받음에 따라 구글에 앞서 AR 앱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아이폰이 AR의 시대에도 위세를 잃지 않게 할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음


ž 애플이 AR킷으로 얻는 효과를 구글 역시 AR코어로 얻을 수는 있겠지만, 판을 바꾸려 했다가 또 다시 애플이 만든 판에서 경쟁해야 하는 구글은 적잖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함


Ø 애플이 연내에 수억 대의 아이폰에서 향상된 AR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만큼, 구글도 이제 AR코어를 통해 수억 대의 안드로이드 폰에서 고품질의 AR 앱이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되었음


Ø 그러나 AR킷이 예상보다 호평을 받고 있긴 하지만 탱고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무래도 정확도는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AR코어 역시 AR킷과 비슷하거나 혹 조금 나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탱고와 유사한 성능 수준이 될 것이라 보기는 어려움


Ø , AR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이 애플 생태계로 쏠리는 것을 막고 애플과 경쟁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탱고를 통해 앱 생태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했던 당초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은 구글로서는 매우 아쉬운 대목임


Ø 구글은 십여 년 넘게 AR 기술 개발에 투자해 왔으며, 구글 글래스를 개발하고 포켓몬 GO에 투자하는 등 AR차세대 대물(Next Big Thing) 후보의 하나로 자리매김해 왔음


Ø 프로젝트 탱고가 성공했다면 안드로이드가 iOS를 카피하고 구글플레이가 앱스토어를 모방했다는 콤플렉스를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겠으나, AR킷에 대응해 AR코어를 발표하면서 구글은 또 다시 애플이 짜 놓은 규칙에 따라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음


Ø 물론 프로젝트 탱고를 개발해 온 구글의 AR코어가 AR킷 보다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도 있겠지만, 앱 생태계 판을 새로 짜고 싶었던 구글로서는 애플과 동일 방식의 기술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닥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상황일 것임


<자료> FusedAR


[동영상] 애플의 AR킷과 구글 AR코어 비교


ž 일단 프로젝트 탱고 대신 AR코어를 새로 공개하게 되면서, 애플처럼 제조업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 권한을 얻고 싶어하던 구글의 희망은 또 다시 지연될 공산이 커졌음


Ø iOS와 비교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안드로이드의 약점은 소위 파편화(fragmentation), 시장에서 다양한 버전이 혼용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 경험 면에서 통일성이 없다는 것


Ø 안드로이드 OS의 파편화는 제조업체마다 약간씩 다른 버전을 사용하기에 발생하는 문제인데, 예를 들어 아마존의 킨들 OS나 샤오미의 MiUI는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변형 운영체제임


Ø 이는 안드로이드 OS의 단기 확산을 노려 무료로 제공했던 구글과, 자체 OS가 없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지만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기능을 집어 넣으려 했던 제조업체들 사이의 이해관계가 절충되며 만들어진 결과라 할 수 있음


Ø 시간이 지나며 구글은 사용자 경험의 통일성을 명분으로 제조업체에 대한 영향력 강화를 도모했고, 이에 대해 제조업체들은 반발하며 구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며 양자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 관계가 자리하게 되었음


Ø 이런 상황에서 만일 탱고 플랫폼 기반의AR 앱이 시장의 큰 반향을 얻게 되고 탱고 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면, 애플과 폭스콘의 관계처럼 구글도 파트너 제조업체들에게 강력한 통제권을 행사하며 일관된 사용자 경험이라는 오랜 숙원을 달성할 수 있었을 것임


Ø 그러나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해야 하는 탱고 플랫폼과 달리 AR코어는 별도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이 제조업체들의 생산 과정에 관여할 여지는 사실상 없어졌으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AR코어의 변형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됨


ž 게다가 탱고의 2선 후퇴는 가상현실(VR)과 혼합현실(MR) 분야에서도 구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은 훨씬 더 커질 수 있음


Ø 구글은 작년 10월 모바일 VR 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을 발표했으며, VR 이용 기기로는 전용 헤드셋 이외에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방식의 데이드림 뷰(Daydream View) 헤드셋을 공개한 바 있음


Ø 데이드림 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8, LG전자 V30을 비롯, 구글 픽셀, 에이수스 젠폰 AR, ZTE 엑손 7, 모토롤라 모토Z 10여 개임


<자료> Google


[그림 2] 구글의 VR 헤드셋 데이드림 뷰


Ø 기존 스마트폰 연동 방식의 VR 헤드셋으로는 구글의 카드보드와 삼성전자의 기어 VR 등이 있었는데, 전용 헤드셋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드로이드 폰의 파편화가 심해 그래픽 옵션을 최하로 설정해서 개발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음


Ø 이에 비해 데이드림 뷰와 연결되는 스마트폰들은 에이수스의 젠폰(ZenFone AR) 처럼 그 자체가 탱고 폰일 정도로 사양이 좋은 것이 장점이며, 데이드림에 사용된 머리 위치 추적 기술인 월드센스(WolrdSense)가 탱고에서 파생되는 등 양자 사이에 기술적 연관성이 높다는 것도 이점임


Ø 탱고와 데이드림 뷰의 결합은 전용 헤드셋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며, 동시에 전용 헤드셋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보다 구글이 가상현실 및 혼합현실 기기 보급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해주는 전략이었음


Ø 또한 현재 페이스북과 모바일 VR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데이드림 뷰의 경쟁 제품인 기어 VR을 제조하는 삼성전자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였음


Ø 그러나 탱고를 대신하는 증강현실 플랫폼으로 AR코어를 내놓음에 따라 구글의 VR MR 분야 경쟁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외부 요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결정에 의해 발목이 잡히는 형국이라는 점이 구글로서는 뼈아픈 대목


ž구글이 적지 않은 기회비용을 감수하며 AR코어를 선택한 것이기에 향후 애플과 구글의 AR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AR은 일상 속에 보다 빠르게 확산돼 나갈 것으로 보임


Ø 구글이 AR코어와 프로젝트 탱고를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겠으나, AR킷의 대항마로 AR코어를 서둘러 내세워야 했을 만큼 현재 구글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님


Ø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탱고 플랫폼을 잠시 뒤로 물린 것은 그 만큼 애플 AR킷의 성능이 위협적이라는 뜻이므로, 구글로서는 애플과 AR 앱 생태계 구축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AR코어의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나, 그럴수록 탱고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게 되는 딜레마가 발생하게 됨


Ø 따라서 현실적으로 구글이 택할 수 있는 방향은 AR코어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최대한 탱고 기술에 근접하도록 하는 것이며, 현 시점에서 구글은 이 전략이 최선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임


Ø 구글의 전략 변경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애플과 구글의 AR 앱 생태계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임


Ø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이 단기간에 수억 대의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하게 되는, 컴퓨터 역사에서도 매우 드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보더라도 2017년은 여러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진정한 AR의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음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6호(2016. 7. 2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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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 GO 치트키 자동사냥.pdf



7월 초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에 공개되자마자 큰 붐을 일으키고 있는 위치 기반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Pokémon GO)는 일부 이용자에게는 건강 앱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음


포켓몬 GO를 즐기려면 다양한 장소에서 발견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 직접 야외로 나서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당최 돌아 다니지 않던 많은 사람들을 밖으로 내모는 효과를 내고 있음


• 포켓몬을 찾아 돌아다니다 어느새 수km를 걷게 되었다는 글들이 SNS에 연이어 올라오고 있으며포켓몬 GO가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도 정서적 안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는 등 마치 건강 앱 같은 느낌도 주고 있음


 실제로 포켓몬 GO의 기반이 되는 위치기반 게임 인그레스(Ingress)를 개발한 나이안틱(Niantic) CEO 존 한케는 스마트 기기에 빠진 3명의 자녀를 기술을 이용해 집밖으로 내보낼 것을 궁리하다가 잉그레스(Ingress) 게임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함


 나이안틱은 기업의 비전과 미션을 바탕으로 개발하는 게임에 원칙을 부여하고 있는데(1)신선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한다, (2)밖으로 나와 몸을 달리게 한다, (3)현실사회에서 교류를 촉진한다가 3가지 원칙임




<자료> Gamespot


[그림 1] 위치기반 게임 잉그레스(Ingress)




◈ 그러나 게임 개발의 취지에 반하게, 게임의 구조를 분석해 집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고도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치트 키를 노리는 사람들이 벌써 나오고 있음


프로그래머들이 자작 소스코드 등을 게시하고 공유하는 깃허브(GitHub) 사이트에는 이런 목적으로 생각되는 데이터와 소스코드가 718일 현재 340개 이상 게시되어 있는데, 대부분 지난 며칠 사이에 업로드 되었음




<자료> GitHub


[그림 2] 깃허브의 포켓몬 GO검색 결()와 자동 로그인 및 포획 파이썬 스크립트(아래)



• 게시된 내용들은 다양한데 게임 서버와 통신 포맷을 분석한 결과나, 게임 서버와 통신 프로토콜을 분석하는 도구도 있고, 포켓몬 GO 클라이언트 응용프로그램을 디컴파일 한 소스코드도 있음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 찾아낸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데모 프로그램들도 여럿 공개되어 있음


게임 내 아바타를 외부에서 자유 자재로 움직이거나 GPS 데이터를 조작해 어디서나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는 도구 등은 이미 발견되었음


자동으로 로그인 해 포켓몬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하는 파이썬 스크립트도 있지만 현재는 로그인까지만 가능한 것으로 보임


◈ 스마트폰 게임 개발 전문가들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으면 자동 포켓몬 포획 도구의 등장은 시간 문제라고 함


전문가들은 치트 도구가 횡행하게 되면 게임의 매력을 크게 손상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운영하는 측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적극 권고하고 있음


분석한 API를 이용하는 치트 행위는 물론 이용 약관 위반으로서 발각되면 계정 삭제 등의 조치가 내려지지만, 발견되지 않게 속임수를 쓰는 기술도 동시에 개발되기 때문에 이런 싸움은 숨바꼭질의 경향이 있음


통상 RPG 게임에서 자동사냥(오토마우스) 기능이 암암리에 성행하는 것은 사냥이 지루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동사냥으로 캐릭터의 레벨을 올려 판매하거나 사냥 도중 획득하는 희귀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


치트 도구의 등장은 게임의 인기를 반영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동사냥 등에 그치지 않고 게임 내 유료 아이템의 위조까지 범죄의 형태를 띠게 되면, 이용자나 운영회사 모두 경제적인 피해를 입게 되며, 게임에 대한 외면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음


무엇보다도 스마트폰 게이머들을 집밖으로 이끌어 내 몸을 움직이게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현실에서 교류를 촉진하게 한다는 게임 개발의 원래 취지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음


닌텐도 GO 게임의 예상치 못한 인기는 게임업계에 새로운 활력과 시사점을 주고 있지만, 게임의 인기 뒤편에서는 치트 도구들과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음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7호(2016. 8. 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포켓몬GO 성공 마인드풀 리더십 개발자들의 가치 공유.pdf




포켓몬 GO(Pokémon GO)를 공동 개발한 나이앤틱(Niantic)CEO 존 행키(John Hanke)는 개성이 강한 엔지니어들을 아우를 수 있었던 리더십을 성공의 한 요인으로 설명


나이앤틱은 구글의 사내 벤처가 독립해서 만든 기업이며, 존 행키 CEO는 구글에 재직할 때 구글 지도구글 어스(Google Earth) 등 지도 서비스의 책임을 맡았던 인물


2001년 디지털 지도 제작 및 서비스 업체인 키홀(Keyhole)을 창업한 존 행키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버릇이 없는 엔지니어 집단의 통솔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음


이 때 미 프로농구의 유명 지도자, 필 잭슨의 책을 읽었는데, 여기에는 마이클 조던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유하고도 우승하지 못했던 시카고 불스를 변화시켜 6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과정이 기록되어 있었음


필 잭슨이 도입한 조직관리 방법은 지금은 경영 기법의 하나로 보편화 되어 있는 것으로, 명상(meditation)이나 선()을 활용해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선 명상은 현재 구글, 인텔 등 유명 기업들이 직원의 능력 개발·향상을 위해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리더십이라고도 불림



<자료> Pinterest


[그림 1] 필 잭슨 감독과 마이클 조던 & 스캇 피펜


◈ 필 잭슨의 리더십 중 존 행키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개념은 지속적인 이끌어 냄(Continuous Pull)으로 팀을 하나로 묶는 가치의 공유를 자발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임


가치와 목표를 조직원들에게 강요(Push)하거나 밀어 넣는 방식으로는 결코 개성이 강한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하게 할 수 없기에,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높은 차원의 목표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조직원들이 이를 공유하도록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것


2005년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을 때, 행키는 지속적인 이끌어 냄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했는데, 당시 지도 서비스 책임자였던 행키는 지도를 제작하는 것이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함


허리케인으로 도로와 교량이 파괴되어 재해 이전에 만들어진 지도는 구조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추측한 것이며, 행키가 이끌던 팀은 휴일을 반납하고 밤샘 작업을 하여 피해 지역의 구글 지도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였음


이후 구조대로부터 구글 지도가 최신 상황을 반영해 준 덕분에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들었고, 이 경험을 통해 우리의 일은 단순한 돈벌이가 아니라 진짜로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함


이 때 이후 행키는 팀원들에게 어떻게 세계에 공헌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회적 사명을 제시해 왔으며, 나중에 구글에서 독립해 설립한 기업이 현재의 나이앤틱임



<자료> Tech Worm


[그림 2] 포켓몬 GO 개발자 존 행키(John Hanke)


◈ 나이앤틱은 조직원들의 사회적 사명 공유를 통해 우수 인재의 동기를 높이고 이직을 막음으로써, 지속적인 혁신이 가능한 조직 역량을 구축하게 되었음


나이앤틱은 전세계 사람들이 야외로 나와서 여러 사람과 만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세계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을 활용해 돕는다라는 사회적 사명을 내걸고 있음


이 사회적 사명을 조직원들이 공유하도록 지속적으로 이끈 결과, 엔지니어들의 이직률이 높은 실리콘밸리의 여타 기업과 달리 나이앤틱은 인재들간의 협업과 시너지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하였음


포켓몬 GO가 대성공을 거둔 요인을 분석할 때, 숙련된 엔지니어 집단을 아우를 수 있는 높은 사회적 사명이 있었다는 점도 관심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음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58호(2016. 8.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포켓몬GO가 보여준 합리적 게임 과금 체계의 중요성.pdf

 


[ 요 약 ]


포켓몬 GO(Pokémon GO)'가 출시된 국가에서 연일 뉴스거리를 만들어 내고 대성공의 조짐을 보이면서 포켓몬 GO의 성공요인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 주 수익 모델인 유료 아이템 구매 구조의 설계 관점에서 보면, 여느 소셜 게임들과 달리 아이템 구매가 게임의 본질적 재미를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한 것이 많은 플레이어들을 포켓몬 수집과 육성에 자발적으로 빠져들게 만든 고차원적인 사업 전략으로 손꼽히고 있음



[ 본 문 ]


◈ 네트워크 대전을 기본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의 과금 방식은 계속 변화되어 왔는데,현재는 게임 자체는 무료지만, 다양한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부분유료화가 주류


온라인 게임 초창기의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역할 수행 게임)들은 모두 월단위 정액이나 시간 단위 정액 등 정액 요금제를 채택하였음


정액제 요금제는 게임을 초기에 시작해 오랜 시간을 투자해 온 사람이 게임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낳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는 데 점차 걸림돌로 작용하게 되었음


한편 출시되는 게임 수가 증가하게 되었지만, 한 명의 플레이어가 게임에 소비할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액제 하에서 대부분의 게임은 이용자들이 접해 보지도 못한 채 사라지는 문제를 겪게 되었음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부분유료화요금제인데,게임 자체는 무료로 할 수 있지만 게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아이템들을 유료로 구매하게 하는 것으로, 후리미엄(Free+Premium)모델이라고도 함


부분유료화 요금제는 무료로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다양한 게임을 접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었지만, 무료 플레이어와 유료 아이템 구매자 사이에 게임 수행 능력 차이를 크게 두는 경우가 문제가 되고 있음


게임의 본질적 재미는 주어진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성취감을 얻는 것인데, 어떤 플레이어들이 돈을 통해(현질) 막강 아이템을 곧 바로 획득해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고 그 정도가 심하게 되면, 결국 게임성에 훼손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몇몇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많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네트워크형 게임들은 현재 거의 모두 부분유료화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고, 채팅 플랫폼이나 SNS를 통해 즐기는 소셜 게임들도 이를 따르고 있음


포켓몬 GO(Pokémon GO) 역시 여느 소셜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지만, 외견상 별다른 결제가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


소셜 게임들은 정액으로 거둬들이는 안정적 수익 기반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


일부 소셜 게임들은 드러내 놓고 소위 고액 구매자(heavy payer)플레이어를 우대하는 운영 정책을 펴고 있으며, 돈을 지불하더라도 필수 아이템을 얻을 확률을 낮춤으로써 매출을 높이려는 사업 전략을 펴기도 함


소셜 게임들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이 보기에 포켓몬 GO는 유료 결제에 그다지 목매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 게임에만 집중하면 별다른 결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느껴지며, 유료 아이템을 손에 넣어도 그것이 곧 강한 포켓몬의 획득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


그러나 한 꺼풀 벗겨 보면, 합리적인 과금 방식의 게임에 결합되어 있으며, 이 과금 설계야 말로 포켓몬 GO의 순조로운 매출 창출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 포켓몬 GO의 과금 설계에서 상징적인 아이템은 미끼 모듈(Lure Module)인데, 이 아이템은 결제를 한 플레이어 외에 주변의 플레이어들까지 효과를 누리는 것이 특징


포켓몬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해주는 장소를 포켓스탑(Pokestop)이라고 하는데, 미끼 모듈은 플레이어가 임의의 포켓스탑에 장착하면 포켓몬의 출현 빈도를 높여주는 아이템임


보통의 소셜 게임에서 캐시 아이템이라면 결제한 플레이어만 혜택을 받게 되지만, 포켓몬 GO에서 미끼 모듈은 결제한 플레이어 주변 사람도 혜택을 누릴 수 있음


미끼 모듈이 장착된 포켓스탑은 꽃잎이 흩날리는 시각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이 즉각 발견해 낼 수 있으며, 이를 보고 모여든 모든 플레이어가 포켓몬 출현 빈도 증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



<자료>Owned Core


[그림 1] 미끼 모듈의 포켓스탑 장착



이에 비해 포켓몬을 잡을 때 쓰는 몬스터볼의 상위 버전 인 슈퍼볼이나 하이퍼볼, 포켓몬 포획 확률을 높여주는 래즈베리, 약해진 포켓몬의 생명력(HP)을 회복시키는 물약과 같이 게임에서 직접적인 우위 요소가 되는 아이템은 유료 결제로 구매할 수 없음


이런 핵심 아이템들은 어떤 플레이어라도 직접 돌아다니며 손에 넣을 수밖에 없고, 유료 결제 만으로는 게임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포켓몬 GO는 일견 수익 창출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


최근의 소셜 게임과 정반대되는 과금 설계 구조에도 불구하고, 포켓몬 GO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음


◈ 게임 디자인 전문가들은 포켓몬 GO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는 이유로, 모든 플레이어들의 게임 심리를 정확히 간파해 두 가지 정서적 효과를 제공하는 것을 들고 있음


포켓몬 GO가 플레이어에게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이유에 대해, 게임 운영사는 게임에 몰입한 플레이어들인 만큼 무료 플레이어들보다 더욱 기분 좋게게임을 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라 설명하고 있음


다른 게임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설정이지만, 포켓몬 GO에서는 동시에 소지하는 아이템이나 포켓몬 수에 제한이 있는데,처음에는 별 문제가 안되지만 어느 정도 게임에 빠진 시점에서 아이템이나 포켓몬 수가 한계에 이르면 새로 획득할 수 없게 됨


이렇게 되면 플레이어는, 사실은 버리고 싶지 않은 아이템이나 향후 진화를 위해 보유해 두고 싶은 포켓몬을 어쩔 수없이 선별해서 버리거나 일부러 써버려야 하는 괴로운 결정을 강요당하게 됨


◈ 포켓몬 GO 유료 아이템의 첫번째 정서적 효과는 플레이어들이 힘든 결정을 할 필요 없이 게임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임


유료 아이템인가방 업그레이드포켓몬 저장소 업그레이드는 소지 한도의 제약 때문에 발생하는 플레이어들의 딜레마를 해결해 줌


가방 업그레이드는 아이템 수,저장소 업그레이드는 포켓몬 수의 상한을 높여 주는데, 모두 200 코인(100코인 구매에 0.99 달러 지불)으로,한화 2천원 정도면 플레이어들이 힘든 결정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


◈ 두번째 정서적 효과는 기회 손실 회피라는 심리를 파고든 것으로, 포켓몬 GO에 빠진 플레이어들로부터 지속적인 결제를 이끌어 내는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


일부 소셜 게임들은 한번 게임을 하면 일정시간 동안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체력(스태미너)이라는 설정을 도입하고 있음


체력은 스테이지가 진행됨에 따라 감소하고 제로가 되면 게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잠시 게임을 쉬고 체력이 회복될 때까지 강제로 기다려야 함




<자료>Pokémon GO


[그림 2] 포켓몬 GO의 유료 아이템


따라서 플레이어는 가급적 효율적으로, 또한 대기 시간을 최소한으로 하며 게임을 하고 싶어 하게 되는데, 게임이 충분히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으면 대기 시간은 플레이어의 기대와 게임 동기를 높이는 효과를 낳음


또한 대기 시간이 경과한 후 최대한 빨리 게임을 재개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기회 손실을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이용자 이탈을 방지하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하게 됨


포켓몬 GO에서 알 부화기(egg incubator) 아이템은 보다 효율적으로 게임을 하고 싶다는 플레이어의 심리를 파고 든 것임


플레이어는 알을 최대한 9개만 보유할 수 있어가지고 있는 알을 부화시켜야만 새롭게 알을 추가로 입수할 수 있는데, 알은 부화기에 넣은 상태에서 플레이어가 정해진 수 킬로미터를 걸어야만 부화하게 됨


플레이어에게 무료로 주어지는 부화기는 한 개이고 한번에 알 하나를 부화하므로, 9개의 알을 갖고 있더라도 아무리 걸어야 알 8개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됨




<자료>Pokémon GO


[그림 3] 포켓몬 GO의 알 부화기


• 이 경우, 150 코인 짜리 알 부화기를 여러 대 가지고 있으면, 같은 거리를 걷는 동안 여러 알을 동시에 부화 할 수 있고, 여러 알이 부화하면 그 만큼 새로운 알을 얻을 수 있음


그래서 게임에 빠진 플레이어들은 거의 결제를 통해 부화기를 구입할 확률이 높은데, 유료 부화기는 3회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모처럼 걸을 때 최대한 많은 알을 동시에 부화시켜야 손해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최대 8대의 부화기를 동시 구매할 확률이 높아짐


◈ 이런 정서적 효과 장치를 통해 포켓몬 GO에서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원해 지속적으로 결제를 하게 만드는 구조를 잘 구현하고 있음


플레이어들이 과도한 현질로 빠질 수 있도록 유혹하지는 않지만, 게임에 빠지면 빠질수록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반복해서 지불할 수밖에 없는 게임 구조를 설계한 것임


포켓스탑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몬스터볼을 유료로 판매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는데, 트레이너 레벨이 오를수록 포켓몬 획득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조이기 때문


트레이너 수준이 올라가면 등장하는 포켓몬의 CP(Combat Point, 전투력) 값은 높아지고 포켓몬을 강화할 수 있는 최대값도 올라가는데, 강한 포켓몬은 발견 시 바로 도망가기 때문에 포켓몬을 획득하는 난이도는 점차 올라가게 됨


또한 트레이너 수준이 높아지면 일반 포켓몬을 획득하는 난이도도 동시에 오르기 때문에, 상급자일수록 몬스터볼의 소비도 늘어나 유료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자연스레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결제를 강요하지 않는 설계임에도,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코인의 단위가 최대 14,500 코인(99.99 달러)인데, 이는 게임에 빠질수록 구매가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 게임 운영사가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음


14,500 코인을 한번에 구매하면 100 코인씩 구매하는 것에 비해 1.5배 이익이므로 어차피 아이템을 구매할 거라면 먼저 대량으로 사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플레이어들에게 통할 것으로 보임


◈ 이처럼 포켓몬 GO는 플레이어의 자발적, 지속적 결제를 유발하기 위한 정교한 과금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쉽게 소비되기 어려운' 구조의 콘텐츠로 뒷받침 되고 있음


소셜 게임이 생명력을 지속하게 하려면 콘텐츠의 설계가 중요한데, 콘텐츠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콘텐츠를 서서히 소모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비가 너무 빠르면 플레이어는 바로 게임에 질려 버리고, 소비가 너무 느리면 동기를 유지할 수 없음





<자료>Pokémon GO


[그림 4] 육성에 따라 달라지는 특성



• 포켓몬GO의 최대 콘텐츠는 수집과 육성으로, 우선은 포켓몬을 수집을 해야 하지만, 같은 이름의 포켓몬이라도 CP , 개체 크기, 필살기가 각각 다를 정도로 어느 것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 것과 관련해 많은 선택의 여지를 플레이어에게 부여하고 있음


또한 포켓몬 진화를 위해 같은 포켓몬을 최대 100 마리 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희귀한 포켓몬은 구하기 힘든 만큼 육성과 진화가 힘들기 때문에, 포켓몬 GO는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이를 소비하려고 해도 쉽게 다 소비할 수 없는 탄탄함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만도 엄청난 플레이 시간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포켓몬 GO는 서두르지 않고 플레이어들이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세련된 과금 체계를 설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임


◈ 최근 소셜 게임이 넘쳐나고 지나친 과금 유인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포켓몬 GO의 과금 설계구조는 게임의 본질적 요소에 충실해야 상업적 성공도 따라오는 것임을 환기


정액 요금제 하에서는 소수의 게임만 이용자를 확보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부분유료화 요금제가 주류가 되면서 이전보다 많은 게임들이 이용자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되었음


부분유료화는 게임 제작 활성화에 실질적 기여를 하였고,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함께 소셜 게임이 킬러 앱으로 등장하면서 게임 제작은 그야말로 봇물을 이루고 있음


그러나 게임 제작이 늘어날수록, 게임당 제작비가 늘어날수록 게임들 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대형 게임 제작사나 퍼블리셔들은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이용자 기반 확보를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음


이렇게 제작비와 광고비가 늘어날수록 투자금 회수를 위해 과도한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장치들이 설계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문제는 과금 시스템 설계가 중심이 될 경우 게임성이 훼손될 우려도 높아진다는 점


돈을 쓸수록 이기기가 매우 쉬워지는 게임 구조가 설계되면 즐거움이라는 게임의 본질적 유인 요소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


포켓몬 GO 열풍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게임의 인기가 콘텐츠 자체의 힘, 그리고 게임 자체의 재미에서 유발되었다는 점이며, 돈을 지불하는 행위가 게임 속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주지 않도록 설계되었다는 점


포켓몬 GO의 이런 과금 설계는, 모두와 함께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는 닌텐도의 게임 철학, 그리고 게임을 개발한 나이앤틱의 즐거움을 통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개발 철학이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지 모름


포켓몬 GO 열풍이 지속될 지,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둘 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게임을 돈벌이로만 바라보지 않고도, 막대한 광고비용을 쏟아 붓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그 가치를 바로 알 수 있는 게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음


포켓몬 GO와 같이 주목 받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곳이라면 이런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며, 게임의 본질적 가치에 우선 천착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