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8호(2017. 10. 18.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C 게임 개발회사 ‘밸브’, VR 생태계 과점을 노리는 VR의 숨은 강자.pdf
최고의 PC용 게임 개발 기업으로 꼽히는 ‘밸브(Valve)’는 가상현실(VR) 시장에서 FAGMA보다 영향력이 크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
Ø 1996년에 설립된 밸브는 하프 라이프(Half Life)와 팀 포트리스(Team Fortress) 게임 시리즈의 개발사이자,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Steam)’ 서버의 운영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음
Ø 밸브는 VR 게임 개발도 개발하고 있으나, 단순한 게임 개발 기업의 위치를 넘어 PC 게임과 마찬가지로 플랫폼의 지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VR 시장에서 FAGMA(페이스북,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를 능가하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인정받고 있음
Ø 밸브는 스팀 서버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주요 스마트 기기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VR 게임 시장에 진입했는데, VR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보급을 위해 자사의 기술을 개방하는 등 다른 VR 기업들에게서 볼 수 없는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음
Ø HTC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VR 콘텐츠 제공 기업으로서도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음
Ø 그럼에도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로 꼽히는 이유는 독특한 기업 문화 때문으로 보이는데, 밸브의 조직은 위계가 없는 평면적 구조로 창업자이자 CEO인 게이브 뉴얼 외에는 모두가 대등한 입장으로 상급 관리자가 없다고 함
<자료> Valve [그림 1] 밸브의 기업 조직도 |
밸브의 영향력과 잠재력은 2003년부터 시작한 스팀 서비스의 전세계 이용자 기반이 현재 1억 2,5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에 있음
Ø 밸브는 1996년 8월,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브 뉴얼과 또 한 명의 공동 창업자가 PC용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했는데, 창업 전까지 두 사람은 MS에서 일하고 있었음
Ø 둘이 개발한 첫번째 게임은 1998년 11월에 PC용으로 출시된 ‘하프 라이프(Half-Life)’인데, 외계인들이 가득한 연구소의 지하에 갇힌 주인공이 동료들과 협력하며 외계인을 물리치고 지상으로 탈출하는 슈팅 게임(FPS)으로 2001년에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도 출시되었음
Ø 2004년 11월 출시된 하프 라이프2와 합하면 이 게임 시리즈의 전세계 판매량은 총 1,800만개로 PC 게임 역대 3위를 기록했는데, 이후 포트리스 시리즈 등 여러 인기 게임을 내놓으며 밸브는 성공한 게임 메이커로 주목 받기 시작
Ø 밸브를 PC 게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 올린 것은 2003년 9월에 시작한 게임 전송 플랫폼 ‘스팀(Steam)’으로, 이는 자사의 게임뿐 아니라 다른 모든 게임 개발업체들의 게임을 온라인 상에서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임
<자료> STEAM [그림 2] 스팀 플랫폼의 동시 접속자 수 |
Ø 이를 통해 게임 개발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하지 않고 스팀 서버를 통해 직접 게임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버전 업데이트 및 저작권 관리도 할 수 있게 되었음
Ø 또한 이용자들 역시 스팀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좋아하는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으며, 게임 개발업체와 직접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창구를 얻게 되었음
Ø 스팀에서 제공되는 게임의 수는 현재 약 1만 6천개 이며, 이용자는 약 1억 2,500만 명으로 가정용 온라인 콘솔 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PlayStation Network)’ 이용자 수 7,000만 명과 ‘X박스 라이브(Xbox Live)’ 이용자 수 5,200만 명을 합계 것보다 많음
PC 게임 플랫폼의 지존에 오른 밸브가 VR 시장에 진입한 것은 2015년 3월인데, VR 게임 개발 기술은 개방하되, 개발된 게임은 스팀을 통해서만 제공되게 하는 전략을 펴고 있음
Ø 밸브는 PC용 게임 유통 경험만 있었기 때문에 VR용 HMD를 개발하는 HTC를 파트너로 선택하여 시장에 진입했으며, 밸브와 HTC는 PC에서 구동되는 VR용 게임 개발 시스템 ‘스팀VR(SteamVR)’과 VR용HMD인 ‘바이브(Vive)’를 발표하였음
Ø 스팀VR을 이용해 개발한 VR 게임은 PC 게임과 마찬가지로 스팀 서버를 통해 제공되는데, 현재 제공되는 VR 게임은 약 1,700 개로 스팀은 가장 많은 VR용 게임이 유통되는 VR 게임 플랫폼 중 하나이기도 함
Ø 밸브에 따르면 누적 25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VR 게임은 올해 2월말 현재 30개인데, 페이스북, 구글, 삼성전자 등 다른 VR 업체들이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까지는 밸브가 VR게임 수익화에서 앞서 나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자료> Valve [그림 3] HTC의 스팀VR 지원 HMD |
Ø 오픈VR은 말 그대로 누구나 VR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으로, 밸브는 스팀VR 용 게임과 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API, VR용 HMD와 컨트롤러 제조업체들에게 제공될 최소한의 성능과 기능을 규정한 레퍼런스 디자인, 개발자용 SDK를 함께 공개하였음
Ø 밸브는 기술 사양은 개방했지만 오픈VR 전략으로 개발된 콘텐츠의 전달이나 플레이는 스팀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는데, 유통되는 콘텐츠의 품질 관리를 통해 VR 플랫폼으로서 스팀을 활성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됨
Ø 오픈VR 전략에 비추어 보면 HTC는 밸브에게 VR용 HMD 업체 중 하나에 불과한데, 실제 다른 하드웨어 제조업체들도 오픈VR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LG전자임
Ø LG전자는 올해 3월 ‘2017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ame Developer Conference, GDC)’ 행사에서 오픈VR로 개발한 VR용 HMD를 발표했는데, HTC 이외의 업체로는 LG전자가 향후 밸브가 제품 및 기술 생태계를 확장해 가는데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임
밸브가 VR 비즈니스에서 펼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은 PC 시대 M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 전략과 유사한 면이 있는데, 즉 VR 콘텐츠 생태계를 과점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음
Ø 밸브는 현재 오픈VR 생태계 확장을 위한 행보를 더욱 넓히고 있는데, 올해 1월에는 3차원(3D) 음향 기술을 가진 ‘임펄소닉(Impulsonic)’을 인수하고 획득한 음향 기술을 오픈VR 전략에 따라 공개함으로써 VR 콘텐츠의 기능 강화를 도모하고 있음
Ø VR 게임을 개발하고 플레이 하는 ‘운영체제(OS)’라 할 수 있는 스팀VR, 개발된 게임의 ‘유통 플랫폼’ 격인 스팀, 그리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개발자 풀을 양성하기 위한 ‘개방형 개발 전략’인 오픈VR까지, 밸브의 일련의 행보는 PC 시대 MS가 취한 전략을 떠올리게 함
Ø 지난 8월 말에 밸브는 MS와 제휴도 발표했는데, MS 진영에서는 향후 에이서, 델 등의 업체가 MS의 혼합현실 OS인 ‘윈도 MR(Windows Mixed Reality)’를 탑재한 HMD를 출시할 예정이며, 향후 윈도 MR을 탑재한 HMD들은 모두 스팀에서 게임을 즐기는데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함
Ø 밸브로서는 지금까지 지원되는 기기가 바이브 하나뿐이었지만, 이번 MS와 제휴로 지원 기기가 단번에 증가하게 되므로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할 수 있으며, 스팀이 하이엔드 VR 콘텐츠 전송 서비스의 표준이 될 가능성도 부쩍 높아졌음
<자료> IKEA [동영상] 스팀에서 출시된 이케아의 VR 앱 |
Ø 현재 밸브의 시장 지위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조업체에 제공한 구글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콘텐츠 유통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과도 유사함
잘 알려지지 않은 우량 기업인 밸브가 기술력과 과감한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VR과 AR 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
Ø 밸브는 미국의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1996년 창업 이래 투자 펀드를 비롯해 외부 기업과 조직의 지분 참여를 전혀 허용하지 않았으며, 지난 20년간 자신들이 판매하는 게임의 매출과 스팀의 운영 수수료만으로 약 360 명 규모의 사업체로 성장해왔음
Ø 밸브는 현재 정확한 직원 수와 매출 금액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 2011년 2월 게이브 뉴얼이 포브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당시 구글이나 애플보다 높다고 답한 데서 재무상태가 건전하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음
Ø 올해 본격적인 시장 원년을 맞이하여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VR과 AR 시장에서 밸브는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시애틀에 본사가 있다는 점과 함께 PC 시대의 영광을 VR 시대까지 이어가려 한다는 점에서 향후 MS와 협업 움직임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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