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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9 트럼프 과학기술 정책 부처 불인정, 보수 성향 씽크탱크에 의존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05호(2017. 7.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트럼프 과학기술 정책 부처 불인정, 보수 성향 싱크탱크에 의존.pdf



[ 요 약 ]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한다고 발표한 이래 국제적으로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트럼프는 탈퇴의 이유가 미국 경제 우선 정책 때문이라 설명했지만실제 목적은 내부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미국의 ICT 업계는 이런 상황에 깊이 우려하고 있는데지구 온난화 같은 개별 이슈에 대한 입장보다도 트럼프가 과학기술 정책 부처의 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보수 성향의 민간 싱크탱크에만 의존하는 것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



[ 본 문 ]


ž 독일에서 끝난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은 파리 기후변화협약과 무역협정이었는데, 미국이 나머지 19개국과 다른 입장을 고수한 탓에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


Ø 트럼프와 나머지 G19 정상들은 미국의 탈퇴로 뜨거운 감자가 된 파리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문안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으며 결국 공동 성명에 양측의 입장을 병기하는 것으로 절충


Ø 공동 성명에는 미국의 파리협약 탈퇴 결정에 주목하지만, 여타 G20 회원국들은 협약이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하며 온실가스 저감 목표 이행을 강조한다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음


<자료> The New York Times


[그림 1] G20 미팅의 기후변화협약 지지 시위


Ø 또한 화석연료 사용에 매달리는 미국의 입장도 반영해, 미국은 여타 국가들이 더욱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내용도 공동 성명에 반영하였음


Ø G20 의장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파리협약을 되돌릴 수 없다고 적시한 것에 대해 기쁨을 표하면서도 미국으로 인해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지적했으며,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올해 말까지 트럼프의 마음을 되돌려 보겠다고 말했음


Ø 교역 분야에서도 G19 대 트럼프의 구도가 형성되었으며, 공동 성명에서는 모든 불공정 교역 관행을 포함하는 보호무역주의와 계속 싸울 것이라면서도 정당한 무역방어 수단들을 인정한다고 덧붙임으로써 양측의 입장을 모두 반영하였음


ž 파리 협약 이슈에서 보듯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 역시 정책 불확실성을 겪고 있는데, 무엇보다 과학기술 분야 정책 입안 기능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


Ø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이라는 측면 외에, 태양광 에너지 등 친환경 재생 에너지 사업과 직접적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전세계 ICT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사안임


Ø 구글, 애플, 테슬라 등은 자체 전력수급 목적 또는 차세대 사업으로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고 있으며, 태양광 에너지의 확산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함께 무엇보다도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되는데, 트럼프의 파리협약 탈퇴 결정은 ICT 기업들의 기대치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


Ø 재생 에너지 이슈 전에는,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 명령 등을 놓고 외국의 우수 인재 유치에 적극적인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첨예한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는데, 대체로 기술업계 역시 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혼란을 느끼는 모습


Ø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미국 과학기술 업계의 입장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데,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과학기술 분야 정책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책부(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OSTP) 장관의 공석 상태가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음


Ø OSTP는 백악관의 조직으로 1976년 포드 행정부 시절 미국 의회의 요청에 의해 과학기술 투자에 대한 자문 및 조정 역할을 위해 설립되었으며, 기초과학, 과학교육, 응용기술 및 연구에 대한 투자와 과학분야 국제협력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자문하는 기능을 가짐


Ø OSTP의 또 다른 임무는 대통령이 정책을 입안할 때 과학기술의 견지에서 조언하는 것이며, 이 때문에 OSTP 장관은 연방 정부의 CTO로 인식되어 왔는데, CTO가 없는 트럼프 행정부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책 입안을 위한 과정에 과학기술계의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임


Ø 오바마 행정부 때 존 홀드렌에 OSTP 장관을 맡겨 암 연구와 인간 뇌 규명 프로젝트 등의 과학기술 정책을 적극 지지한 것과 달리 트럼프는 OSTP 장관을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두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트럼프는 백악관의 기능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음


ž 백악관의 공식 과학기술 정책 부서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는 정책에 대한 조언을 외부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


Ø 트럼프가 의존하는 외부 싱크탱크 중 하나는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으로 이 재단은 1973년에 설립되어 공화당의 정책 수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



<자료> Politicus USA


[그림 2] 헤리티지 재단의 짐 드민트 회장


Ø 레이건 대통령 이후 공화당 정부는 정부 조직을 축소하고 작은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 기조는 헤리티지 재단의 사상에 기초하고 있음


Ø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 동안 헤리티지 재단에서 조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구 온난화 이슈에 대해서도 재단의 조언을 받아 파리협약 탈퇴 의사를 선거 공약으로 선정하였음


Ø 파리 기후변화협약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목표로 2015 12월 체결된 국제협약으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총 195개국이 서명했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2017년 말까지 의회 비준을 완료해 협약이 발효될 것으로 예상되어 왔음


Ø 그러나 트럼프는 파리 기후변화 협약이 발효하게 되면 미국은 에너지 비용 상승, 고용 손실, 가구 당 2만 달러 비용 부담 증가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면 탈퇴 의사를 밝혔는데, 이런 근거는 모두 헤리티지 재단이 추정한 것임


Ø 헤리티지 재단은 트럼프에게 파리협약 탈퇴 의사를 지지층에 호소하고 공약을 실제로 실행하는 자세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실제 트럼프의 최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트럼프가 과학적 관점이 아니라 포퓰리즘을 선택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된 바 있음


Ø 헤리티지 재단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Heritage Research Impacts Trump 's Decision to Withdraw From Paris Climate Deal(헤리티지의 연구가 트럼프의 파리 기후협약 탈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며 자신들의 성과로 어필하고 있음


ž 대통령이 싱크탱크의 의견을 구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싱크탱크의 의견 만으로 정책을 입안하려는 것은 심각한 불균형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


Ø 비단 파리협약 탈퇴 사안뿐 아니라 트럼프는 과학 기술 정책 수립 전반에 걸쳐 OSTP라는 행정부 조직보다 특정 방향으로 강한 의견을 가진 싱크탱크의 조언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고 있음


Ø 대통령이 싱크탱크에 의견을 구하는 것은 으레 있어 온 일이지만, 행정부의 기능을 건너 뛰고 특정 싱크탱크의 의견만으로 정책이 입안되는 것은 드문 일이며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게 됨


Ø 게다가 헤리티지 재단은 연방 정부의 정책에 실질적 영향을 미쳐온 집단으로, 오바마 정부 하에서는 공화당의 입장을 대변해 의료보험 제도 개혁(소위 오바마케어)에 반대하는 근거를 만들어 제공하였으며, 법안 통과 후에는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새로운 운동을 전개한 바 있음



Ø 헤리티지 재단은 공화당 내 정치 그룹인 티파티(Tea Party)를 후원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TEA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에서 유래한 말로 세은 이미 낼 만큼 냈다(Taxed Enough Already)라는 뜻이며, 티파티는 작은 정부, 세금 인하, 재정적자 반대를 주장함


<자료> TaxEoughAlready.com


[그림 3] 티파티 그룹 로고


Ø 티파티는 부시 행정부 때 Anti-Ballistic Missile Treaty(탄도탄 요격 미사일 규제 조약)을 파기해 방위력을 강화하도록 촉구했으며, 실제로 부시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우호 관계가 무너져 다시 냉전 시대로 회귀하게 되었다는 논란을 낳은 바 있음



ž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공개한 예산 교서에도 과학기술 정책 자문 브레인이 부재 중이라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데, 교서에 따르면 과학기술 분야 예산은 대폭 삭감될 전망


Ø 예산 삭감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정책 기조로 트럼프 역시 선거운동 기간 중 연방정부 각 부처 예산의 대폭 삭감을 공약한 바 있음


Ø 트럼프의 예산 교서(Budget Proposal)는 공약대로 부처 예산의 삭감 기조를 담고 있으며 환경보호부와 농무부의 경우 예산이 30% 가량 삭감되었는데 단, 모든 부처의 예산이 삭감된 것은 아니어서 국방비와 치안 관련 예산은 대규모로 증액되었음


Ø 과학기술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된 쪽에 속하는데, 이에 따라 국립보건원(NIH), 국립암센터(NCI), 국립과학재단(NSF) 등의 추진 중이던 대형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임


Ø NIH는 의료 기술의 연구 거점으로 선진 치료법을 연구 개발하는 곳인데, 예산 교서에 따르면 예산이 318억 달러에서 260억 달러로 20% 삭감되어 향후 의료 기술 연구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음


Ø NIH의 예산 삭감 항목 내역을 보면, NCI가 암 치료 첨단기술 개발을 위해 진행 중인 문샷 프로젝트(Moonshot Project)의 예산을 10억 달러 삭감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매년 60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170만 명이 새로 암 진단을 받는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음


Ø 오바마 대통령이 시작한 인간 뇌 규명 연구인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의 예산도 삭감되어 프로젝트 규모가 축소될 전망인데, 이 연구의 성과들이 알츠하이머 병의 치료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AI)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앞으로 불투명해질 전망


<자료> MSNBC

[그림 4] 브레인 이니셔티브 발표하는 오바마


Ø 한편, NASA의 예산은 1% 정도만 감소되어 프로젝트 지속이 가능한 상황으로 보이는데, 현재NASA의 연구 주제는 지구 중심에서 달과 화성 탐사가 중심의 심우주 탐사(Deep-Space Exploration)로 옮겨져 궁극적으로 태양계 내 다른 행성에 인간 거주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음


Ø 트럼프 행정부가 제출한 예산 교서는 의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되기 때문에 향후 심의 과정을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우세해 통과 가능성은 높은 편임


ž 트럼프의 국정 운영 방침이 드러나고 과학기술 분야가 당분간 지원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임에 따라, ICT 분야에서는 기업 차원의 의사결정과 실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


Ø 연방 정부의 정책과 독립적으로 캘리포니아 주와 하와이 주 등은 자체 지구 온난화 방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특히 실리콘밸리가 소재한 캘리포니아의 경우 연방정부를 대신해 중국이나 유럽과 온난화 대책을 추진하며 파리 협약 이탈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Ø 캘리포니아 주지사 제리 브라운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갖고 공동으로 클린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외국 정부들 역시 온난화 문제에 대해서는 캘리포니아 등 주 정부들과 협조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음


Ø 미국에서는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파리협약 이탈에 반대하는 서명 활동이 진행 중인데, 단지 반대의 뜻을 표명하는 것을 너머,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하더라도 지방 정부, 대학, 기업은 지구 온난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결의를 전세계를 향해 표명하고 있음


Ø 탈퇴 반대 서명에는 현재 약 5,0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큰 사회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파리협약 탈퇴 후에도 미국 사회의 지구 온난화 방지 의식은 높아질 것으로 보임


Ø 그러나 매 사안마다 주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연방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다른 정책을 펴나가게 된다면 실행의 효과성과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공적 영역이 담당해야 할 책임의 상당 부분이 민간 기업에 전가되는 위험이 발생하게 됨


Ø 또한 지구 온난화 대책처럼 정책을 준수하는 것이 기업에 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는 경우, 비용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연방정부의 입장에 동조하는 기업들의 수가 늘어나게 된다면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려던 다른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


Ø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과 간섭이 모두 최소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트럼프 재임 기간 중에는 개별 기업과 학계, 연구단체들에게 올바른 사안 판단과 의사결정 및 실행 능력이 보다 강하게 요구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