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20호(2017. 11. 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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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VR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급감, 다시 회복하려면 품질 개선 필요.pdf



ž 정확한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VR 시장이 2017년 들어 급속히 위축된 것으로 보이는데, 기대감에 비해 실수요가 올라오지 못한 것이 부진의 이유로 분석됨


Ø 중국에서 VR의 실수요기 예상처럼 확대되지 못한 데에는 현재 가상현실(VR)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제품 및 서비스가 중국에서 차단되어 있는 탓이 큼


Ø 지난 7월말 상하이에서 개최된 중국 최대 게임 전시회 차이나조이(ChinaJoy)의 방문자 수는 34만 명이었는데, 이는 방문자 수 6 8천 명인 미국의 게임 박람회 E3는 물론 방문자 수 27만 명의 도쿄 게임 쇼의 규모를 크게 앞서는 것임


Ø 중국 게임산업 시장 규모 역시 미국을 앞서는데, 게임산업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7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1,089억 달러로 추정되며, 국가별로는 중국이 275억 달러로 가장 크고, 미국은 중국에 이어 25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됨


Ø 현재 VR 시장의 대부분은 게임 분야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세계 최대의 게임 시장인 중국은 최대 VR 시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런 중국에서 열린 게임 전시회에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대표기업인 오큘러스와 구글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음


Ø 그러나 실상을 보면 참석을 안 했다기보다 못했다고 봐야 하는데, 오큘러스 리프트 HMD나 오큘러스의 모기업인 페이스북 SNS 서비스는 현재 중국에서 이용할 수 없음


Ø 구글의 검색 서비스 역시 중국에서 차단되어 있으며, 구글이 판매하는 모바일 VR 기기인 데이드림도 현재 이 제품에 장착할 수 있는 유일한 스마트폰인 구글 픽셀을 중국에서 구할 수 없어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함


Ø 전세계 VR 시장의 양강 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VR 시장이 확장되는 것을 가로 막는 한가지 요인이 되고 있는 것임


ž 중국 VR 시장 위축의 결과로 최근 VR 시장에서는 기술 개발의 핵심을 담당하는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기가 급속히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


Ø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CBInsights)에 따르면 2016년 전세계에서 VR AR 분야의 신생 기업에 투자된 자금은 총 20억 달러였는데, 그 중 3분의 2가 넘는 14억 달러가 중국 투자가들로부터 나온 것이었음


<자료> CBInsights


[그림 1] 중국 벤처 캐피탈의 VR/AR 투자 추이


Ø 그런데 2017년 상반기 중국 투자자들의 VR AR 관련 투자 금액은 1 2,900만 달러로 불과 반년 사이에 굉장히 가파른 감소세를 보였는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이미 VR/AR에서 인공지능(AI)과 무인 항공기 등의 분야로 눈을 돌렸다고 함


Ø 미국 벤처 캐피탈의 투자 금액 역시 2017년 들어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VR AR 영역에 특화된 벤처 캐피탈 외에도 디즈니와 20세기 폭스 등 콘텐츠 기업들이 VR/AR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함에 따라 중국 투자자들에서처럼 현저한 감소는 느껴지지 않고 있음


ž 중국 스타트업의 젖줄 역할을 하는 BAT 역시 VR AR 시장 지원을 위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특히 텐센트의 VR 투자는 올해 들어 흔적을 감췄음


Ø 벤처 캐피탈 외에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큰 손으로는 IT와 인터넷 분야 대기업들이 있으며, 중국의 경우 바이두, 알리바바 그룹, 텐센트 등 3개 기업의 첫 글자를 딴 BAT가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이 하는 일을 하고 있음


Ø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BAT가 벤처 캐피탈을 대신해 자금을 출자해 중국의 VR 스타트업을 지원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으나, 실제로 VR/AR 업체에 대한 투자의 중심에는 BAT가 아닌 중국 이외의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음


Ø BAT 중에는 텐센트가 가장 먼저 VR 사업을 전개해 왔는데, 2015 11월 자체 개발한 거치형 게임기 미니스테이션(MiniStation)을 발표했고, 이 게임기에서 VR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선형의 고성능 HMD와 모바일 HMD를 개발 중이고 올해 말에 발매 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음


Ø 텐센트는 그보다 앞선 2015 7, 다수의 이용자가 가상 ​​공간에서 동시에 동일한 콘텐츠를 즐기거나 회의를 할 수 있는 소셜 VR 서비스를 개발하던 알트스페이스VR(AltSpaceVR)에 투자한 바 있고, 2016 6월에는 AR 글래스를 개발하는 메타(Meta)에도 투자하였음


Ø 그러나 텐센트의 VR AR 기업에 대한 투자는 2017년에 들어 잠잠한데, 올해 텐센트가 VR 기업이나 AR 기업에 투자했다는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음


ž 알리바바는 AR글래스를 위한 투자 의지를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그 투자 대상은 중국 이외 국가의 스타트업이 중심임


Ø 알리바바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과 관련해서는 VR,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서는 AR을 각각 중심에 두는 것으로 보임


Ø 알리바바가 운영 중인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천묘정령(Tmall)2016 11바이플러스(Buy +)라는 명칭의 VR용 쇼핑몰을 개설했는데, HMD를 쓴 이용자는 슈퍼마켓이나 의류 매장을 재현한 가상 공간 내를 걸어 다니며 상품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음


[동영상] 알리바바의 VR 쇼핑몰 Buy+


Ø 알리바바의 투자 활동은 텐센트보다 적극적이어서, 2016년 이후로 AR 글래스를 개발하는 매직 리프(Magic Leap)루마스(Lumas), 그리고 3DAR 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인피니티AR(InfinityAR) 등의 기업에 투자를 해왔음


Ø 알리바바의 투자 의욕은 2017년에도 줄어들지 않는 것 같지만 투자 대상은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 등 중국 이외의 기업이며, 중국 스타트업들은 투자 목록에 올라있지 않음 


Ø BAT 중에서 VR AR 기업에 대한 투자에 가장 소극적인 곳은 바이두인데, 바이두는 산하에 있는 중국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아이치이(iQiyi)를 대상으로 360 VR이라 부르는 VR 콘텐츠를 제공하고 정도로 VR 사업을 대응하고 있음


Ø 360 VR은 마우스 조작이나 스마트폰의 기울기 등 움직임에 따라 웹 브라우저에서 비디오의 방향을 바꾸고, 비디오 속 객체의 전후좌우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동영상임


ž 중국의 벤처 캐피탈과 BAT VR AR 투자 목록에서 중국의 VR 스타트업들이 사라짐에 따라 중국 VR 기업들은 고전을 넘어 기업 존폐의 기로에 설 수도 있을 전망


Ø 올해 차이나조이에서 볼 수 없었던 기업은 오큘러스와 구글만이 아니었는데, 지난해 대규모 부스를 운영했던 중국의 VR 스타트업 3곳은 올해 전시회에서 자취를 감췄음


Ø 물론 2015년에 창업한 피코 테크놀로지(Pico Technology)처럼 건재한 VR 스타트업들도 있는데, 이 업체는 이미 중국, 미국, 일본, 유럽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방식 외에도 스마트폰을 없이 스탠드얼론으로 사용할 수 있는 HMD를 개발하고 있음


Ø 그러나 전반적 중국의 VR 스타트업들은 고전하고 있는 인상이며, 특별한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스타트업 자체의 힘만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임


<자료> Toms Hardware


[그림 2] 피코 테크놀로지의 HMD 네오


ž 벤처 투자가 시들해지고 중국의 VR 기업들이 기세를 잃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기와 콘텐츠의 품질이 낮다는 점으로 품질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투자 회복은 어려울 전망


Ø 중국 VR 기기와 화질은 나쁜 편이고 콘텐츠도 시점 설정 등이 우수하지 않아, 3분 정도 지나면 불쾌감이나 구토를 느끼는 소위 VR 질병이 시작되는데, 오큘러스 등 다른 대기업 제품에서는 이미 상당히 해소되고 있는 문제가 중국의 VR 제품에는 여전히 남아 있음


Ø 2016년에 VR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고 투자를 했지만 올해 들어 VR에 대한 투자가 급감한 것은, 한 번 경험해 본 소비자들이 HMD와 콘텐츠의 품질에 실망해 중국 VR 제품을 외면하게 되었고, 그 결과 투자의 열기가 급격히 식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음


Ø 물론 중국의 VR 기업들도 품질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을 것이며, 기기와 콘텐츠의 개선이 상당히 진행된다면 시장이 갑자기 다시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음


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의 VR 시장이지만, 상업용 시설에서 활용하는 업무용 VR 서비스 인 아케이드 같이 독자적인 발전을 달성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분야가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게 하는 희망적 요소임


[동영상] 중국의 VR 아케이드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95호(2017. 5.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술사기 의혹받는 매직리프.pdf



ž 혼합현실(Mixed Reality, MR) 기술로 거액의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되었던 스타트업 매직 리프(Magic Leap)는 제품 출시가 지연되며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의문에 직면하고 있음


Ø 가상현실(VR)이 유행하며 새로운 흥미를 끌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언제 제품을 출시할까 손꼽아 기다리는 기업이 있는데, 바로 이미 13 9,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지한 미국의 스타트업 매직 리프(Magic Leap)


Ø 매직 리프의 창업자인 로니 아보비츠는 로봇 팔을 이용하여 무릎 관절의 임플란트 수술 기술을 개발하는 마코 서지컬(MAKO Surgical)이라는 의료 로봇 기업을 2004년에 공동 설립한 후 매각했다가 증강현실(AR) 영역에 새롭게 진출하며 매직 리프를 창업하였음


Ø 2011년 창업된 매직 리프에는 구글, 알리바바 외에도 유명 VC(벤처 캐피탈)인 안드레센 호로비츠, 클라이너 퍼킨스 코필드 & 바이어, 반도체 업체의 VC 부문인 퀄컴 벤처스 등 쟁쟁한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였으며, 이 덕분에 기업가치는 45억 달러로 인정받고 있음


Ø 그러나 기대가 높은 만큼 제품의 발표가 계속 지연되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데, 매직 리프의 지나친 비밀주의와 맞물려 실제로 개발이 잘 안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기술력을 과장했다가 뒷감당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음


Ø 무엇보다 가상현실(VR) 분야의 경쟁이 이미 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매직 리프의 제품이 이미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의 성능을 크게 웃돌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실망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매직 리프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사업 여건임


ž 매직 리프의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와 유사한 것으로 VR의 단점을 상당부분 해소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음


Ø 모든 이미지를 컴퓨터 렌더링에 의해 만들어 내는 VR과 달리 MR은 눈앞의 현실 세계를 HMD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에 비춰 보이고 그 위에 가상의 영상이 겹쳐 비추는 기술임


Ø 매직 리프의 핵심 기술은 포토닉스 라이트 필드(Photonics Light Field)라 부르는 것으로, 사람들이 현실세계에서 눈으로 보는 빛의 세계와 상당히 흡사한 방식으로 사용자의 눈에 가상의 영상을 전달함으로써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자연스럽게 조화되도록 하는 것이 특징


Ø 매직 리프가 지금까지 발표한 데모 영상은, 사무실에 침입한 외계인이나 로봇에 대항해 가상의 무기를 들고 싸우거나, 업무용 응용프로그램의 화면이 책상 위 허공에 보여지고 이를 몸짓으로 조작하는 것 등을 보여주고 있음


<자료> Magic Leap


[동영상] 매직 리프의 혼합현실(AR) 데모 영상


Ø 또한 체육관에 모여 있는 아이들 앞에서 거대한 고래가 점프하거나, 손바닥 위에 새끼 코끼리가 올라 앉아 있는 데모 영상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적인 콘텐츠의 가능성을 제시하였음


Ø VR의 경우 HMD를 착용하면 외부세계와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에 몰입감 있는 체험을 즐길 수 있지만, 반면 주위와 너무 고립되어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아무래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될 수밖에 없고, 이용자 자신도 주위가 보이지 않아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이용을 꺼릴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음


Ø VR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여러 가지 제약도 거론되고 있던 터라, 매직리프의 MRVR의 부자연스러움이나 위험 요소를 제거해 응용 범위를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것


ž 매직 리프가 사업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제품 출시가 늦어진다는 긍정적 해석도 있지만,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이런저런 악성 루머가 계속 나돌 것으로 전망


Ø 매직 리프가 각광을 받았던 이유 중에는 이용하는 HMD가 상당히 경량인데다가 함께 제공되는 부속 컴퓨터도 스마트폰 정도의 소형이라는 소문의 영향도 컸음


<자료> Business Insider


[그림 1] 사기 논란을 부른 내부 사진


Ø 그러나 배낭 같은 큰 컴퓨터를 짊어지고 있는 매직 리프 직원의 모습이 담긴 내부 사진이 유출되면서 엉뚱한 소문이 퍼졌고, 매직 리프는 이 컴퓨터는 실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MR에 사용되는 실제 제품이 아니라며 필사적인 해명에 나서야만 했음


Ø 아울러 매직 리프가 공개한 데모 영상이 실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기술 사기가 아니었냐는 악성 루머까지 돌아 이에 대한 해명도 해야 했음


Ø 진위야 어쨌든 매직 리프가 올해 안에는 HMD를 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몇 개월 내에 기술력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임


Ø 매직 리프는 최근 콘텐츠 제작업체인 퍼지큐브 소프트웨어(Fuzzycube Software)를 인수하고 다수의 애니메이터들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Ø 이를 두고 애널리스트들은 하드웨어와 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포지셔닝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 때문에 비즈니스 속도가 더뎌지고 있는 것이라 분석하기도 하나, 실제로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앞으로도 이런저런 소문이 끊이지 않을 전망


Ø 가볍게 시작한 스타트업이라면 개발 상황 정보가 더 많이 공유되었겠지만, 거액의 투자 자금을 유치함에 따라 운신의 폭이 줄어든 점은 매직 리프에게 제약이 되고 있으며, 지나치게 높은 시장의 기대감에 부응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