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7호(2018. 12.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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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우주 쓰레기, 지구 저궤도를 뒤덮을 정도로 급증할 가능성.pdf



달 기지와 화성 이주 등 지구 밖 행성에서 살아갈 미래가 회자되지만, 실은 지금까지 벌여 놓은 우주 탐사 때문에 앞으로 우주가 가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었음


독일의 유명한 과학 분야 유튜버 쿠르츠작트(Kurzgesagt)는 현재 지구 주변에 우주 쓰레기가 가득 차 있으며, 이것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인공위성과 GPS에 의존하는 우리의 삶이 단번에 1970년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



쿠르츠작트에 따르면 우주에는 로켓이나 망가진 위성의 파편 등 우주 잔해(space debris)’가 존재하는데, 그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음


게다가 이 우주 잔해들은 최대 시속 3만 킬로미터로 지구 주위를 돌며 정상적으로 작동 중인 위성 등과 부딪히며 새로운 우주 쓰레기들을 만들어 내는데, 파괴의 연쇄가 발생하면 대다수 인공위성들이 파괴되어 기능이 정지될 위험이 있음


2018년 현재 이 우주 잔해들의 수는 약 18천 개로 추정되는데, 여기서 계속 늘어 지구를 둘러쌀 정도가 되면 로켓이 지구 궤도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지금 논의 중인 행성 이주 계획 등은 아예 불가능하게 될 수도 있음


오래 되어 고장 난 위성, 연료 로켓의 잔해 등에서 주로 우주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현재 지구 주위에는 작동하지 않는 인공위성이 2,600개가 있다고 함


지상에서 우주로 나가려면 우선 빠른 속도로 로켓을 밀어 올려 대기권을 벗어나야 하며, 일단 대기권을 벗어나면 로켓은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 가로로 누워 지구 주위를 돌게 됨


이 과정이 잘 되어야 지구의 저궤도에 오르게 되는데, 저궤도에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나 일단 저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로켓이 다시 저궤도 밖으로 이동하는 일은 거의 없음


이는 지구 바로 위에서 머무를 필요가 있는 우주 정거장이나 정지 위성, 그리고 고장 수리를 해야 하는 우주인에게는 아주 고마운 일임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지구 저궤도를 따라 유랑하게 되면 구조물은 조금씩 공기 저항에 의해 마모되어 가고 결국에는 파손되어 지구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 망가진 구조물의 일부는 지구로 낙하하지 않고 저궤도에 남는 경우가 있음


로켓에서 우주 잔해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우주로 떠나는 수단이 되는 로켓은 대부분 연료를 적재한 거대한 실린더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료가 소진되면 기체를 가볍게 하기 위해 불필요해진 부분을 버리게 됨


이때 버려진 부분은 지구로 떨어지거나 대기권에 진입하며 타버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지구의 둘레의 남아 우주 공간을 감돌게 됨


이로 이유들로 인해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우주개발 결과, 지구 저궤도에는 부서진 위성이나 미사일 시험의 파편 등과 같은 우주 쓰레기들이 넘쳐나게 되었음


현재 지구 주위에 작동하지 않는 인공위성은 2,600 , 모니터보다 큰 물체는 1만 개, 사과보다 큰 물체는 2만 개, 구슬 크기의 물체는 50만 개, 추적 불가능할 정도로 작은 물체는 1억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자료> Kurzgesagt – In a Nutshell

[그림 1] 크기별 우주 쓰레기의 개수


개수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 물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어, 콩알만 한 것들도 금속에 구멍을 내고 그 에너지가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플라즈마 대포와 같은 위력이 있다는 점


우주 잔해들은 최대 시속 3km의 속력으로 서로 교차해 가며 지구 주위를 돌고 있음


쿠르츠작트는 지금껏 수조 달러를 투자해 통신 위성, 내비게이션과 GPS용 위성, 기상 데이터용 위성, 소행성 추적 장치, 위성 레이저 측거기기 등을 쏘아 올린 우주에 이런 위험한 우주 파편들이 가득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음


일상생활에서 우주 탐험까지 수많은 경우에 연관이 있는 이러한 장비들이 우주 쓰레기와 충돌하면 어느 날 갑자기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매년 3~4개의 위성이 우주 잔해와 충돌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고 함


향후 10년 동안 인공위성의 수는 지금보다 10배가량 증가할 전망인데, 우주 파편의 수 역시 10배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은 10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임


가장 두려워 할 상황은 우주 파편과 충돌에 의해 다양한 구조물이 파괴되는 연쇄 반응이 일어나고 파괴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지구가 우주 잔해들로 둘러싸이게 되는 것임


2개의 구조물끼리 부딪히면서 파괴되어 나온 부품들은 빠른 속도로 우주에 흩어져가고, 흩어진 잔해에 의해 다른 인공위성이 파괴되고, 그렇게 나온 파편에 또 다른 물체가 파괴되어 마치 도미노 식으로 우주를 떠도는 물체에 의한 파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


파괴된 하나의 위성에서 여러 가지 플라즈마 탄환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여러 위성을 파괴하면서 또 다른 위성이 파괴를 야기하면서 전체적인 파괴 속도가 가속되어 가고 있음


처음 2~3 개의 충돌이 발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인류가 연쇄 충돌이 일어난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이 늦은 상태가 될 수도 있음


<자료> Kurzgesagt – In a Nutshell

[그림 2] 우주 진해들의 연쇄 충돌


최악의 시나리오는 시속 3 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이동의 추적이 불가능한 아주 작은 우주 잔해들로 지구가 뒤덮여 버리는 것임


이렇게 되면 지구의 저궤도를 횡단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달기지 구축이든 화성 탐사든 현재 논의되고 있는 우주 개척 계획들은 모두 좌절될 수밖에 없음


우주 개척이야 안하면 그만이지만, 정작 큰 문제는 통신과 GPS 등 우주로부터 중개되는 데이터에 의존하는 우리 삶의 대부분이 1970년대 이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임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게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어떤 기술을 사용해서든 우주 잔해의 제거는 지금 당장이루어져야 할 것임


우주 잔해 제거 아이디어 중 대표적인 것은 궤도상에 있는 작은 우주 파편들을 그물로 잡아 작은 로켓을 통해 지구로 돌려 보내야하는 방안임


그물로 가져갈 수 없을 만큼 큰 물체는 테이저 건의 끝에 작살을 달아 타깃을 찔러 회수한 후 대기권에 낙하시킨다는 계획도 있음


<자료> Kurzgesagt – In a Nutshell

[그림 3] 그물을 이용한 우주 잔해 포획


또한 거대 전기 자석을 우주로 보내고 위성 내부에 포함된 자성 부품을 이용해 비행 경로를 지구의 자기장에 따라서 조종하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음


그물이나 작살을 사용하는 방법은 우주 파편을 잡으려고 할 때 새로운 충돌을 만들어 잔해를 늘리는 꼴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기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이 그물이나 작살보다 더 나은 방법이라는 것임


레이저를 탑재한 위성을 발사해 작은 우주 파편을 기화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이 역시 대상에 접근할 필요가 없어 잔해를 더 발생시킬 위험은 없으며, 부피가 큰 우주 파편은 격추시킬 수는 없지만 절단한 후 위험이 없는 궤도로 이동시키는 것은 가능하다고 함


어떤 방법을 쓰든 우주 파편은 지금 바로 제거를 시작해야 하는데, 1억 개의 작은 탄환들을 방치하면 그 수는 순식간에 1조 개로 늘어날 것이어서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더 먼 우주로 나아가려는 인류의 꿈은 도전해보기도 전에 기회가 사라질 것이기 때문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7호(2018. 12.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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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독일 인더스트리 4.0의 속셈.pdf



[ 요 약 ]


메이드인 차이나 2025(Made in China 2025)’는 중국이 신속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세계의 공장에서 고품질의 제조강국으로 변모하기 위해 마련한 2025년까지 액션 플랜임. 메이드인차이나 2025의 핵심 분야에는 첨단 자동화 제조장치의 기반 기술인 로보틱스가 포함되었는데, 중국 로봇산업의 질적 도약을 돕기 위해 기술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협업에 나서고 있는 곳은 중국을 끌어들여 인더스트리 4.0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화하고 싶어 하는 독일임



[ 본 문 ]


201810월 말 독일 전기전자산업협회(ZVEI)는 중국 광둥성의 포샨(仏山, Foshan)시에서 중국-독일 스마트 제조 협력회의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 바 있음


독일전기전자산업협회(ZVEI)는 독일의 산업진흥 정책인 ‘Industrie 4.0(인더스트리 4.0)’을 추진 중인 업계 단체 중 하나로,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BMW와 지멘스(Siemens) 등 독일의 대표 기업들이 나와 경쟁적으로 중국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였음


가령 BMW와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 화신자동차그룹(華晨汽車集団, Brilliance Auto)의 합자회사인 화신BMW(BMW Brilliance Automotive)’는 중국 공장에서 첨단 로봇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며, ‘중국이 첨단 자동화 기술을 조기에 검증하는 확인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에 인접해 있어 자동차 및 제조 장치 등의 기계산업이 집적되어 있는 포샨시는 차세대 기간산업으로 로봇산업에 초점을 맞췄는데, 이를 상징하는 것이 컨퍼런스가 열린 장소인 포샨 로봇아카데미(Robotation Academy Foshan)’


포샨 로봇아카데미는 ‘Hannover Messe(하노버 메세)’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박람회 주최기업 ‘Deutsche Messe(도이체 메세)’2017년에 개설했는데, 이 기업은 독일에 비슷한 로봇아카데미를 가지고 있으며 포샨 로봇아카데미는 그것을 모방한 시설임


<자료> Hannover Messe

[그림 1] 도이체 메세의 포샨 로봇 아카데미 설립


포샨 로봇아카데미의 파트너로는 독일 등 유럽에 소재한 13개 기업과 연구기관, 중국의 미더그룹(美的集団, Midea Group)을 비롯한 8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이름을 올리고 있음


포샨 로봇아카데미의 입구 홀과 전시실에는 파트너사들의 로봇과 모의 생산라인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는 중국 시장의 자동화 요구와 파트너사들의 기술을 매칭시키기 위한 것


특히 포샨시에 본사를 둔 미더그룹은 독일의 로봇 제조업체인 KUKA(쿠카)를 인수하여 독일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양국 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포샨시가 로봇산업을 중시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제조업의 고도화를 위해 2025년까지 해야 할 액션 플랜을 담은 메이드 인 차이나 2025(Made in China 2025)’가 있음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에 향후 30년간 제조업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으며, 첫 번째 단계인 2016~2025년의 10년 동안 행동 계획을 담은 것인 메이드인차이나 2025


또한 중국의 제 135개년 계획(2016~2020)에서도 제조업의 고도화를 중요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며, ‘속도 중시에서 품질 중시로 전환, 중국에서 창출하는 혁신이라는 테마를 설정하는 한편 ICT와 로보틱스, 신소재 등 10개 중점 분야를 선정한 바 있음


<자료> China US Focus

[그림 2] 중국제조(Made In China)2025


메이드인차이나 2025에서 로봇은 10대 중점 분야의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중국 정부는 보조금으로 기업의 자동화 투자를 촉진 등 노동집약형 제조업에서 탈피하고 중국의 로봇 제조업체를 육성하고자 함


로봇을 고도로 활용하는 중국 기업도 많아지고 있는데, 가령 포샨시의 광둥이주미정밀기계 (Guangdong Yizumi Precision Machinery)’는 원래 수지 사출 성형기계나 금속 주조기계 제조업체지만,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고 있음


이주미정밀기계는 이미 자신들의 중국 내에서 최고 수준의 시스템 통합 업체이며, 앞으로 기계의 공급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고객 기업의 자동화 및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음


앞에서 언급한 미더그룹도 엔지니어링 서비스 제공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미더그룹은 쿠카(KUKA) 로봇 이외에 원래 쿠카 산하였던 스위스 기업 스위스로그(Swisslog)의 자동 반송차(AGV: Automated Guided Vehicle) 2017년에 인수한 이스라엘 기업 서보트로닉스(Servotronix)의 서보 드라이브 등 생산 라인 자동화에 필요한 요소를 갖추고 있음


미더그룹은 이러한 제품군과 IT 시스템을 결합하여 스마트 공장 구축 및 운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


<자료> Midea Group

[그림 3] 미더그룹의 스마트 공장 운영 솔루션


포샨시의 로봇 산업 진흥 정책으로 대변되는 중국 정부의 메이드인차이나 2025 정책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임


20177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은 베를린에서 회담을 갖고, ‘인더스트리 4.0’메이드인차이나 2025’를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음


 중국 정부가 2015년에 메이드인차이나 2015’를 발표한 이후 메르켈 총리는 중국을 자주 방문했고, 그에 발맞춰 독일 기업들도 중국 진출과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데, 가령 지멘스는 지난 2016년에 메이드인차이나 2,5에 대한 지원 입장을 밝혔음


미더그룹의 쿠카 인수에 대해 독일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사실상 묵인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가능했음


쿠카의 로봇은 인더스트리 4.0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것인데, 메이드인차이나 2025 정책을 현실화하는 데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음


독일이 중국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며 메이드인차이나 2025 지원에 발벗고 나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인데, 첫 번째는 성장 중인 중국 로봇시장에 대한 접근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서임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중국 공장에 요구되는 품질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의 자동화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데, 독일 기업들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미국이나 일본의 경쟁 기업들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중국의 자동화 요구를 가져오려 하고 있음


실제 쿠카의 경우 미더그굽 산하에 인수되기 전부터도 중국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인수된 이후 중국 시장에서 판매대수를 더욱 크게 증가하였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더그룹이나 이주미정밀기계처럼 로봇을 자사의 엔지니어링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중국 기업의 움직임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가진 독일 기업에게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되고 있음


가령 독일의 Harting(하르팅) 그룹은 인더스트리 4.0의 전략 제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산업용 PC ‘MICA’와 센서 모듈을 이주미정밀기계에 제공하고 있음


이주미정밀기계는 이 제품들을 이용해 자사의 사출 성형기계나 자동화 시스템 등에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새로운 엔지니어링 서비스의 라인업에 추가하였음


즉 하르팅의 산업용 PC나 센서가 이주미정밀기계 제품의 지능화에 기여한 것으로, 중국 기업의 고급화 서비스를 독일 기업이 지원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낸 것임


한편 중국에서 자동화가 진전되다 보니 독일 기업들의 중국 내 합자기업에서도 공장 자동화의 중요성이 높아졌는데, 이 때문에 독일기업들은 이용자로서 자동화에 대응할 필요도 있었음


가령 모두에 언급한 화신BMW의 공장에서는 자동반송차(AGV)의 차량간 통신 (Vehicle-to-vehicle Communication)에 의한 운행 시스템, 로봇과 카메라를 결합한 도장 품질 자동판정시스템, 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한 섀시 품질판정시스템, 협동 로봇 등을 도입하며 생산 라인에 적용했을 경우의 효과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음


<자료> BMW Brilliance Automotive

[그림 4] 로봇과 카메라를 이용한 도장품질 자동판정


도입 시스템들 중에는 독일 BMW 본사의 공장보다 선진적인 것도 있다고 하는데, 화신BMW는 향후 중국에서 생산 대수를 끌어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생산 기술의 연구 개발에도 적극 투자한다는 방침


폴크스바겐(Volkswagen)과 중국 제일자동차그룹(China FAW Group)의 합자기업인 이치따중자동차(FAW-Volkswagen Automotive)의 포샨 공장에서도 독일 수준의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음


이 공장의 생산 라인은 전반적으로 작업자 수가 많지 않아 예전 중국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인해전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음


특히 자동화가 진전되고 있는 것은 섀시와 바디를 조립하는 공정인데, 이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는 폴크스바겐의 주력 차종인 골프와 같은 그룹인 아우디(Audi)A3를 혼류 생산(混流生産)하고 있음


, 하나의 차종을 연속해서 여러 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주문 상황에 따라 1대 단위로 흘려보내는데, 실제로는 두 차종이 거의 번갈아 가며 통과함에도 불구하고 섀시와 바디는 자동으로 차례차례 조립되어 감


이처럼 골프와 A3를 하나의 라인에서 혼류 생산할 수 있는 것은, 폴크스바겐의 ‘MQB(가로 배치 엔진 자동차용 모듈 매트릭스)’라는 모듈형 구조의 섀시 설계 철학에 따라 두 차종이 섀시를 공통화 하고 있기 때문


조립 공정을 보면 흘러나오는 차종에 따라 볼트 체결 공구의 위치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것을 확연히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차이를 넘어 작업 시간을 평준화하고 혼류 생산을 실현하고 있음


독일이 메이드인차이나 2025 지원에 적극 나서는 두 번째 이유는 중국 IT기업과 협업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겨냥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임


이미 소비자 시장은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IT 대기업들이 패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독일 기업들은 산업 부문에서 반격을 꾀하고 있음


그러나 아무리 독일 기업이 제조업에 강점이 있다 해도 디지털 기술에서는 미국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독일은 미국 못지않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의 IT 기업들과 손을 잡으려 하는 것임


가령 공장자동화(FA) 기기 제조업체인 독일의 Phoenix Contact(피닉스 컨택트)PLC (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용 애플리케이션의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중국의 IT 기업들과 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음


제조 장치 등의 제어를 담당하는 PLC는 일반적으로 독자 사양을 가진 폐쇄형 시스템이기 때문에,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기업 자신이나 FA 분야의 시스템 통합 업체 등으로 한정되기 마련


하지만 피닉스 컨택트는 현재 개방형 시스템의 PLC 제품군인 ‘PLCnext Technology’를 앞세워 이 위에서 실행될 수 있는 응용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모집하고 있음


이 회사가 PLC의 개방을 추진하는 이유는 IoT를 비롯한 디지털화의 물결 때문인데, 기존에는 PLC의 데이터를 현장에서만 활용했지만, 디지털화에 따라 인공지능(AI) 기반 고급 데이터 분석 및 핵심 IT 시스템과 연계가 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


따라서 PLC용 애플리케이션에서도 IT 기업의 지식과 경험이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데, 이 회사는 이미 유럽에서 많은 IT 기업들과 협업해 오고 있으며 그 대상을 중국으로도 확장하는 것임


피닉스 컨택트는 중국의 IT 기업과 협업에 그치지 않고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는 투자 및 인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


<자료> Phoenix Contact

[그림 5] 중국과 독일 IT 기업의 생태계 구축


독일이 중국과 관계에 공을 들이는 세 번째 이유는 역사적으로 독일 기업들의 핵심 성공전략이었던 국제 표준화를 인더스트리 4.0에도 적용하려한 것임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의 다양한 시스템을 국제 표준화함에 있어 중국을 독일 진영에 포섭함으로써 국제 표준화를 자국에 유리하게 진행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음


인더스트리 4.0과 메이드인차이나 2025의 협업에서는 표준의 상호운용성에 대해서도 검토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은 독일의 표준을 중국이 도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임


한편 위의 세 가지 이유로 독일이 중국에 적극 손을 내밀고 있고 구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들어 견고하게 보이던 양국 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사건들도 벌어지고 있음


제일 큰 악재는 양국의 협력을 주도해 온 메르켈 총리의 퇴임 의사 표명인데, 201810월 독일 지방선거에서 자신이 당수를 맡고 있는 독일기독교민주동맹(CDU)이 대패하면서 메르켈은 원래 2021년에 임기가 끝날 예정이던 총리 자리를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음


메르켈은 201812월의 당대표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는데, 메르켈이 인더스트리 4.0의 추진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 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구심력의 저하가 불가피 해 인더스트리 4.0과 중국의 협력 속도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음


잠시 휴전하기로 했지만 중국과 미국의 관세를 둘러싼 무역 마찰도 골칫거리인데, 중국 내 설립된 독일의 합작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을 향한 수출 거점으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


중국에서 만들어져 수출되는 제품에 미국이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독일 기업들에게 협업과 투자의 대상으로서 중국의 매력은 옅어질 수밖에 없음


현재 중국에서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긴 하지만,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의해 투자가 촉진되는 측면이 있어 실제 산업적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부담거리


실제 최근 중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삭감하자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는 일이 벌어졌는데, 로봇 분야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


이런 국내외 정세의 변화와 중국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독일에서도 중국 일변도의 협업 추진 전략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고 있음


20188월 독일 정부는 중국 옌타이 타이하이 그룹(Yantai Taihai Group)이 독일 공작 기계 제조업체인 Leifeld Metal Spinning(라이펠트 메탈 스피닝)을 인수하겠다고 한 제안에 거부 방침을 발표하였음


라이트펠트의 공작 기계는 항공기와 원자력 발전소의 부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어 국가 안보상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옌타이 타이하이 그룹은 독일 정부의 인수 거부 방침을 전해 듣고 곧바로 인수 제안을 철회하였음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 역외 기업에 의한 인수에 대한 규제를 2017년부터 강화해 왔으며 이번에 이를 발동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미더집단에 의한 쿠카의 인수가 규제 강화의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 있음


최근 화웨이가 독일 뒤셀도르프에 지사를 설립한 것을 비롯,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독일에 진출하고 있고 독일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독일 산업계에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들려오고 있음


화웨이의 경우 정보 누출 의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독일 정부가 5G 관련 입찰을 진행하며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의 배제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음


이렇듯 독일과 중국 간 관계에는 인력과 척력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데, 결말이 어떻게 나든 협업 과정에서 중국 로봇산업은 어쨌든 발전할 것이기에, 우리로서는 우려할 일이 아닐 수 없음


기술과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한 독일이 중국과 좀 더 거리를 두려 할 수도 있고, 따라서 양국 간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밀월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음


그러나 어쨌든 지금까지 독일 기업들은 중국에서 많은 혜택을 입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은 독일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음


밀월이 언제 끝날지는 모르나, 협업이 유지되는 동안 중국에서 세계적인 로봇 제조업체나 시스템 통합업체가 출현할 가능성은 충분함


통신 및 IT 등의 분야에서 한국을 능가하며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일이 로봇산업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사실 확률적으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더 높음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이드인차이나 2025가 계획대로 실현되었을 때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국가는 독일, 한국, 대만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자료> Bloomberg

[그림 6] 중국제조 2025로 피해를 입을 국가들


사실 독일이 중국의 메이드인차이나 2025를 지원하는 것도, 자신들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중국의 제조산업과 로보틱스는 어떻게든 고도화 될 것이라고 보기에, 그럴 바에는 차라리 중국과 협력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자고 결정한 측면도 있음


우리나라도 서둘러 저임금과 낮은 원재료 가격 덕분에 저가로 승부하는 중국 제조업체는 이제 머릿속에서 지우고, 독일 기업들의 전폭적 후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글로벌 선도 로보틱스 업체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중국 제조업체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7호(2018. 12.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마존 독자 개발 CPU &lsquo;그래비톤&rsquo; 발표, 인텔에 드리운 먹구름.pdf



아마존이 AWS(아마존웹서비스)에 이용되는 서버에서 사용할 자체 개발 프로세서로 ‘Graviton(그래비톤, 중력 양자)’을 발표


아마존은 전세계 데이터센터에서 가동시키고 있는 수백만 개의 AWS 서버를 독자 개발한 그래비톤 칩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임을 분명히 하였음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체이지만, 수익의 대부분은 서버 임대 사업인 AWS에서 벌어들이고 있음


뉴욕타임즈는 구글에 이어 아마존이 자체 칩 개발 움직임 강화를 표명함에 따라, 서버 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인텔의 칩셋 사업이 기로를 맞이할 지도 모른다고 전망


아마존이 독자 칩 개발에 나선 것은 인텔의 범용 CPU를 사용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칩을 개발해 사용하는 것이 보다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


지금까지 클라우드 사업이나 EC 사이트 구축 등을 위해 서버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인텔의 CPU가 탑재된 서버를 채택했는데, 많은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인텔의 서버용 CPU는 높은 범용성이 특징임


그러나 범용성이 높은 칩은 반대로 해석하면 고객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기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어떠한 서비스에도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대신 효율화나 고속 성능 등 기능 면에서는 타협한 것이기 때문


효율성이 희생된 인텔의 칩을 탑재한 서버를 이용하는 기업에게, 특히 수백만 대 규모로 서버를 구축하는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게 범용 칩은 오히려 큰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음


이 때문에 자사 서비스인 AWS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개발하기 위해 아마존은 2015년에 이스라엘 기업인 ‘Annapurna Labs(안나푸르나 랩)’을 인수했으며, 이후 차근차근 독자 칩 개발을 진행해 왔고 마침내 그래비톤을 탄생시킨 것임




아마존에 따르면 ARM 기반으로 개발된 그래비톤은 에너지 효율에 초점을 맞춰 설계되었으며, 데이터센터의 전력비용을 크게 절감 할 수 있다고 함


이미 서버 선택 옵션으로 그래비톤 칩을 선택한 고객 중에는 서비스 이용료를 45%나 절감한 사례가 나왔다고 함


아마존은 그래비톤의 개발로 AWS의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당분간 계속 병용하게 될 인텔 칩 탑재 서버 관련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됨


인텔과 가격 협상을 할 때 작업 처리를 다른 데서 하겠다라고 말하면 인텔은 양보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설비 도입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이기 때문


서버 프로세서의 설계와 제조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해 인텔이나 AMD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여겨졌으나, GAFA의 대두는 인텔과 이러한 상황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


거대한 이윤을 창출하며 자체 칩을 개발하기에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는 유력한 기술을 인수함으로써 자사 서비스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음


인텔은 컴퓨팅이 PC에서 모바일 기기로 이동하는 변화를 놓치며 비즈니스 기회를 잃었고, 그 결과 현재 이익의 90% 이상이 서버 및 AI용 칩에서 나오고 있는데, GAFA 같은 대형 고객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며 떨어져나감에 따라 또 한 번 기로에 서게 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