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3호(2016. 9. 1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D 프린터와 VR 급변하는 의료현장.pdf



◈ 현실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3D 데이터를 생성하고 가상현실(VR)로 표현한 다음, 이를 토대로 다시 현실세계의 작업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의료현장에서도 모색되고 있음


VR 기술과 3D 프린터 등을 이용해 의료 현장의 발전을 시도하는 대표적인 곳은 일본 고베대학 부속 병원 소화기내과 분야로, 이 대학 스기모토 마키 부교수는 이미 연간 약 50건의 임상 수술 현장에서 VR 3D 프린터 등을 활용하고 있음


활용 방식을 보면, 우선 환자의 몸을 CT로 촬영으로 촬영한 후, CT 검사에서 얻을 수 있는 2차원의 평면으로 표현되는 이미지 데이터를 다시 3D 데이터로 변환함


CT 검사의 이미지 데이터를 3D로 변환해 주는 도구는 의료 영상 분석용 응용프로그램인 오자이릭스(OsiriX)인데,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2D 화상 데이터를 3D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가능함


환자 누구나 병원에서 CT 검사 촬영 데이터를 받아 고베대학 부속병원에 오면 자신의 몸을 3D로 볼 수 있게 해주고 있음


오자이릭스를 이용하면 3D 프린터로 실물 크기의 장기를 만들기 위한 이미지 데이터로도 변환이 가능한데, 스기모토 교수 팀은 실제로 3D 프린터를 사용해 실물 크기의 모형을 만들고 외과 수술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음


VR 영상이나 3D 프린터로 만든 모형을 사용하면, 실제 수술, 특히 절제 수술 같이 정교한 수술을 어떻게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 지 사전에 검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




<자료> Kobe University


[그림 1] 수술 중 VR 영상을 활용하는 모습


• 가령 체내 종양을 절제 수술의 경우, 담당 의사는 3D 데이터를 이용한 VR 영상을 보며 실제로 환자의 몸을 열지 않아도 내부 모습을 쉽게 그려볼 수 있으며, 오자이릭스에서 만든 데이터를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통해 볼 수도 있음


환자의 몸에 프로젝션 매핑 기술로 영상을 투영하면 몸을 열지 않아도 내부 장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데, CT로 촬영한 흑백 이미지 데이터만으로는 그려보기 어려운 환자 체내의 형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음


종양의 위치가 장기의 뒤쪽에 있는 경우나 숙련된 의사도 파악하기 어려운 케이스의 수술을 해야 할 경우에는 3D 프린터로 만든 장기 모형이 매우 유용한데, 장기 모형을 손에 들고 돌려 봄으로써 마치 실제로 개복한 것처럼 종양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음


스기모토 교수 팀의 연구는 현실에서 가상으로 그리고 가상에서 현실로,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VR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로서, 인체의 내부를 컴퓨터로 표현하고 이를 다시 현실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내려는 것임


◈ 이런 방법은 의사의 수술 훈련과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실제로 환자의 몸을 개복하지 않고도 실전과 같은 환경에서 교육이 가능해 짐


가령 3D 프린터로 만든 장기 모형으로 환자의 몸을 재현한 후, 그 모형을 대상으로 수련의들이 수술을 해볼 수 있는데, 실제 수술이라면 실패는 허용되지 않지만, 모형 대상에서는 실패할 수 있으며, 이런 실패 경험을 통해 숙련도를 높일 수 있음


지금까지의 교육 방법으로는, 신참내기 의사가 대학이나 연수의 시절에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제한적이었는데, 배우기보다는 스스로 익혀야 한다라는 문화가 팽배한 상황에서는 오로지 현장에서 기술을 습득해 나갈 수밖에 없었음



<자료> Kobe University


[그림 2] 3D 프린터로 재현한 장기()


• 그러나 3D 프린터로 만든 모형을 이용하면 실제 수술 횟수도 대폭 늘릴 수 있고, 모형을 대상으로 수술 연습 시에 기구 등에 가속도 센서와 적외선 센서를 장착함으로써 실습 동작을 기록하여 모니터 함으로써 숙련도를 보다 빠르게 높일 수도 있음


의료가 디지털이어야 하는지 아날로그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많지만, 의료에 도움이 된다면 둘 중 하나에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 스기모토 교수 팀의 기본 입장


IT 활용이 전부는 아니지만, IT가 의료에 접목되어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의사와 엔지니어가 협력할 수 있다면, 의료 현장을 진화시킬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