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96호(2017. 5.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술 사기 평판 추락후 재기 모색 의료벤처 테라노스.pdf
핵심 기술이 사기극으로 판명되어 평판이 땅에 떨어진 의료 벤처기업 ‘테라노스(Theranos)’가 재기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삼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음
Ø 테라노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is)의 합성어로, 손끝에서 채취한 불과 몇 방울의 혈액을 검사 하는 것 만으로도 현재 혈액검사와 동일한 수준의 수십 가지 질병 검사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고 해서 2015년에 큰 주목을 받았음
Ø 혈액검사 기술은 이미 1960년대 개발되었으나 그때 이후 현재까지 검사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하루에 몇 번씩 주사기로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는 불편한 과정이 답습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들고 나온 테라노스에 큰 관심이 몰렸던 것
<자료> BI Intelligence [그림 1] 테라노스의 한 방울 혈액검사 |
Ø 테라노스는 '에디슨'이라는 자체 기술을 통해 89만 회의 검진을 실시했으나, 이 기술에 대해 점차 의구심이 제기되었으며 2016년 여름 의료보험 당국은 2014~2015년간 에디슨으로 시행된 검진 결과를 무효화하였음
Ø 이후 상황은 더 악화되어 테라노스의 기술은 결국 사기극으로 판명되었고, 관련 당국이 임상 검사 면허를 취소하며 향후 2년간 엘리자베스 홈즈가 혈액검사 사업에 참여할 수 없도록 조치함에 따라 기업 평판이 추락하였고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되었음
Ø 테라노스는 한때 대형 약국 체인인 '월그린스 (Walgreens)'을 고객으로 전국 수십 군데에 혈액 검사 창구를 개설하고 있었지만 기술 사기 판명 후 제휴관계는 끝났으며, 테라노스의 3개 연구소도 폐쇄되고 직원도 대부분 해고되었음
Ø 그렇게 몰락한 기업으로 잊혀졌던 테라노스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어 업계가 술렁이고 있는데, 테라노스는 의료 보험 당국과 모종의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테라노스는 아직 파산한 것이 아니었으며,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 사업을 소생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임
Ø 혈액 검사를 위한 임상 연구소를 운영하려면 연방기관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Center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CMS)'의 인가가 필요한데, 테라노스는 최근 CMS와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Ø 이번 CMS와 합의를 통해 테라노스는 2년간 실험실 운영의 중단 조치를 수용하는 대신 벌금을 감액 받은 것으로 알려졌음
Ø 그러나 이번 합의에 앞서 밝혀진 다른 보도에 따르면 테라노스는 자체 검사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형 검사 장비인 '미니 실험실'을 의사와 병원에 판매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임
Ø 즉,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추진된다면 CMS의 실험실 운영 2년 중단 조치는 사실상 테라노스의 사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것임
Ø 물론 CMS와 합의했다고 해서 테라노스가 당면한 모든 문제에서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며,월그린을 비롯해 테라노스에 투자한 투자자들로부터 제기되는 소송이나 형사 및 민사상 조사는 면할 수 없음
Ø 이런 와중에 홈즈 CEO가 자신이 보유한 테라노스 주식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양도해 소송을 막으려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테라노스는 단시간에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가 일순 몰락한 실리콘밸리 기업의 대표 사례로 호사가들의 입에 계속 오르내리게 될 것으로 보임
테라노스 거짓된 영광과 추락에는 많은 교훈이 담겨 있는데, 기업가의 윤리 외에도 투자자들과 언론의 책임이라는 측면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임
Ø 테라노스의 몰락에 책임이 있는 또 다른 축은 테라노스가 유망하다고 전망하며 거액의 투자를 단행하고, 이 기업을 '유니콘(추정 기업 평가액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의 반열에 밀어 올린 투자자들임
Ø 테라노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로는 드레이퍼 피셔 저벳슨(DFJ), 타코 벤처스 외에도 오라클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등이 있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돈벌이에 편승하기 위해 테라노스의 평판 주위에 몰려 들었음을 부인할 수 없음
Ø 테라노스의 사외 이사 멤버도 쟁쟁했는데, 1970년대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노동부 장관과 국무 장관을 역임한 조지 슐츠 등 명망가들 외에도 해군 제독과 상원 의원 등 쟁쟁한 면면이 이사회 멤버에 이름을 올린 바 있음
Ø 테라노스의 사이트에 게재된 이들 사외이사들의 얼굴 사진은 지금은 모두 삭제되어 있지만 이들 명망가의 이름이 테라노스의 신뢰성을 끌어 올린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또한 홈즈 CEO 띄우기에 열을 올린 미디어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음
Ø 테라노스 사건에의 핵심 교훈은 이러한 메드 테크(Med Tech) 스타트업이 늘어나면서 전문 과학자도 진위의 판단을 평가할 수 없는 기술이 앞으로도 계속 세상에 나올 것이라는 점
Ø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영역이 인터넷 서비스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스타트업의 기술을 쉽게 평가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을 모두가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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