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90호(2017. 4. 5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애플은 자신들의 협력업체인 이비덴(IBIDEN)이 애플에 납품하는 제품을 제조하는 데 100%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발표했음
Ø 이비덴은 인쇄 회로 기판과 IC 패키지, 세라믹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 업체로 도요타 자동차와의 관계도 깊은 기업인데, 애플과 이비덴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내용에는 20개 이상의 신재생 에너지 시설의 설치를 포함하고 있음
<자료> Apple [그림 1] 이비덴의 수상 부양형 태양전지 패널 |
Ø 이비덴은 이번 클린 에너지 설비 설치에 의해 12 메가와트의 재생 에너지 발전 능력을 얻게 된다고 하는데, 이는 애플에 납품할 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전력을 상회하는 용량임
Ø 이번 계약은 이비덴 입장에서도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중대 변화가 될 지도 모르는데, 이비덴은 애초 1912년에 전력 기업으로 설립되었으며 발전 출력을 17.5 메가와트까지 확대하도록 인가 받았던 적이 있음
Ø 그러다 2차 세계 대전 중인 1942년 전시 통제의 일환으로 발전·배전 설비를 국영 기업에 현물 출자하고 발전 사업을 폐지하였음, 이후 주력사업을 자가발전에 의한 전기화학공업으로 변경
Ø 이비덴에게 발전 사업은 창업 당시의 근간 사업이었기 때문에, 애플과 계약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상당한 발전용량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남는 전기 용량을 판매할 가능성이 생긴 것은 매우 흥미로운 상황 전개임
애플은 정확히 1년 전의 스페셜 이벤트에서 향후 애플의 모든 사업 활동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사용하게 한다는 목표를 선보인 바 있음
Ø 이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리사 잭슨 부사장은 당시 애플의 재생 가능 에너지 이용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93%라 공개했으며, 그 중 23개국에서는 이미 100%를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
Ø 완공되어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애플의 새로운 본사 사옥 ‘애플 파크(Apple Park)’와 신설된 애플 직영점 등의 옥상에는 태양전지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로써 애플은 사업에 필요한 전기 용량 이상의 발전량을 확보하게 되었음
Ø 이번에 발표한 협력업체 이비덴의 노력도 애플과 관련된 사업의 모든 에너지 이용을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음
<자료> Apple [그림 2] 애플 파크의 태양광 패널 |
Ø 또한 보다 넓은 시야에서 사업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후 변화, 특히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을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데,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은 환경 부하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는 애플의 입장을 밝히는 데 가장 알기 쉬운 시책이라 할 수 있음
Ø 현재 애플의 이사회는 영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 2007)’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경종을 울린 앨 고어 전 부통령이 포함되어 있음
Ø 지구 온난화 원인의 76%는 온실 가스가 차지하기 때문에 대안으로 온실 가스가 감축되는 원자력 발전도 상정되기는 하지만 잇단 원전사고로 '지속 가능성'의 관점에서 배제되고 있으며, 현재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에 의한 발전이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음
한편 민간기업인 애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과는 반대로, 새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처를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고 있음
Ø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트럼프가 3월 14일에 서명한 대통령령은 석탄의 리스 금지를 해제하고 화석 연료 이용 제한을 해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음
Ø 대통령령은 또한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었던 오바마 정부가 이용해 온 ‘이산화탄소의 사회적 비용’이라는 지표도 재검토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기후 변화는 사회적인 손실’이라는 기존의 논리 토대를 무너뜨릴 가능성이 높음
Ø 이산화탄소의 사회적 비용 지표에 대해서는 ‘화석 연료의 활용을 저해함으로써 경제적 손실을 낳는다’는 반론이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의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이 흔들리며 이 반론이 소환될 것으로 보임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변화 대응 후퇴 움직임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질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애플이 기후변화 대응을 약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Ø 애플은 그 동안 아이폰의 미국 내 생산, 이민행정명령 등을 놓고 트럼프 정부와 의견 차이를 보였으며, 이번에 새로운 쟁점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견해차가 표면화되었음
Ø 트럼프의 아이폰 미국 내 생산 주장에 대해 애플은, 자신들이야말로 미국 내에서 ‘앱 경제’라는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미국인이 만든 고품질의 애플리케이션이 세계에 수출되도록 하는 수출기업이라고 반박해왔음
Ø 트럼프라 애플의 이런 반론을 받아들여 입장을 철회할 가능성은 없지만, 애플 역시 미국산 아이폰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듯한 모습은 아직 없으며, 오히려 지난 2월에는 애플이 조만간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시작한다는 보도가 나왔음
Ø 이번 트럼프의 화석연료 해금 명령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의 비용은 다시 상대적으로 비싸지게 되었으며 그 만큼 사회적 도입 속도는 늦춰질 가능성이 생겼지만, 이러한 상황 변화로 인해 애플의 사업 기조가 변화하지는 않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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