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86호(2019. 3. 6.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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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영향으로 점점 짧아지는 히트곡의 길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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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를 대체하며 디지털 음악 서비스의 주류로 부상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향으로 히트곡의 길이가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

 

2018910대 신인 래퍼인 릴 펌프와 힙합계의 거물 카니예 웨스트가 발표한 곡 ‘I Love It’은 발표 후 2개월이 채 안된 시간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서 19,300만 회 이상, 유튜브에서는 27,000만 회 이상의 재생을 기록

 

미국의 싱글곡 인기 차트인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에서 6주 동안 차트에 머문 이 곡의 길이는 불과 27초였는데, 릴 펌프는 이 외에도 ‘Gucci Gang’이라는 24초짜리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한 적도 있음

 

미국의 미디어 쿼츠(Quartz)에 따르면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오르는 곡의 평균 길이는 2013350초였으나 2018년에 약 3 30초까지 감소했다고 함

 

가령 켄드릭 라마의 경우 2012년 발표한 앨범 ‘Good Kid, MAAD City’에서는 곡의 평균 길이가 537초였으나, 2017년에 발표한 앨범 ‘DAMN.’에서는 곡의 평균 길이가 357초로 짧아지고 있는 경향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음

 

 음악이 짧아지는 현상은 힙합뿐 아니라 모든 음악 장르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길이 2분대의 곡들이 차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수년 새 급증하고 있음

 

 컨트리 음악 가수인 제이슨 올딘이 2010년부터 2년마다 발표한 5장의 앨범을 비교한 결과, 트랙 수는 15개로 모두 같았지만 앨범 전체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2010년 출시 앨범에 비해 2018년 출시 앨범의 총 재생 시간은 18%가량 짧아졌음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오른 곡 중 길이가 2 30초 이하인 곡의 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에 약 1~2% 정도였던 것이 2016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18년에는 6%에 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 그림  1]  점차 줄어드는 앨범의 길이 (자료: Quartz)

 

쿼츠는 재생 횟수를 기준으로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 배분 모델 때문에 보다 컴팩트하고 순간적으로 귀를 사로잡는 곡들이 요구되며 길이가 짧아지고 있는 것이라 분석

 

미국음반산업협회가 발표한 2018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음악 수익의 75%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에서 곡이 한번 스트리밍 되면 권리자에게 약 0.004달러가 지급된다고 함

 

이 배분 금액은 곡의 장르나 길이에 관계없이 동일하기 때문에 수익을 늘리려면 스트리밍 재생 수를 늘려야 하고, 그러자면 보다 짧은 시간에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곡들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쿼츠는 분석

 

과거 축음기는 2~3분 정도의 곡만 녹음할 수 있었기 때문에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히트곡은 대체로 2~3분 정도의 길이였음

 

그러던 것이 LP, 카세트테이프, CD 등 미디어의 저장 용량이 커지면서 긴 곡을 수록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곡의 길이도 길어지게 된 것이 음악산업의 역사임

 

그러나 물리적 매체의 시대가 가고 스트리밍의 시대를 맞이하며, 기술과 경제 논리에 의해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은 다시 단순한 방향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쿼츠는 지적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86호(2019. 3. 6.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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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와 자율주행차 사이의 신뢰 구축을 위한 정보전달 방법 연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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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며 공존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가 대표적

 

차세대 모빌리티에서는 자율운전이 당연시 되고 있지만, 미래에 자율운전 자동차의 보급이 시작된다면 아마도 보행자와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느끼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자전거 주행을 할 수 있을지가 주요 이슈가 될 것임

 

, 어떻게 하면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신뢰하고 지금처럼 보행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과제가 되는데, 이러한 연구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음

 

재규어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는 올해 1월 말 자율운전 차량이 전방의 도로에 조명을 사용해 진행 방향이나 전진 혹은 정지의 의사를 표시하는 시험 차량을 공개하였음

 

 재규어랜드로버가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인지심리학자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 보행자나 일반 차량 운전자들 중 41%가 자율운전 차량이 도로에 뒤섞여 주행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문제 해결을 위해 재규어는 몇 가지 유형의 실험 차량을 만들었는데, 1월 말에 공개한 차량은 두 번째 차량이며, 그에 앞서 아이 파드(Eye Pod)'라는 실험 차량도 있었음

 

 아이 파드는 현재 보행자와 운전자가 눈을 마주치는 행위를 대신하기 위해 눈 모양의 오브제를 붙인 차량으로 보행자 쪽으로 시선을 이동함으로써 자율운전 차량이 보행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음을 표시함으로써 신뢰감을 주는 방식이었음

 

[ 그림  1]  재규어의 시험 차량  ‘ 아이 파드 ’ (자료: Jaguar Land Rover)

 

◾ 아이 파드 다음으로 개발된 두 번째 실험차량은 자율운전 차량의 다음 움직임을 보행자나 다른 운전자들에게 미리 보여줌으로써 신뢰감을 형성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음

 

표현의 수단은 조명을 이용해 차량 전방 도로에 투영하는 몇 개의 가로선으로 가로선의 간격과 방향은 조정이 가능한, 가령 자율주행차가 우회전을 할 예정이면 진행 방향에 따라 가로선들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도록 투영하게 됨

 

자율주행차가 주행하다 감속하는 경우는 가로줄의 간격이 좁아지게 되며, 반대로 가속하려는 경우 간격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보행자는 정지 중인 자율운전차가 곧 발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정지한 채로 있을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됨

 

재규어랜드로버는 코번트리의 개발 거점에 조성되어 있는 시험 도로에서 차량이 가로선을 투영하는 경우와 하지 않는 경우의 보행자 신뢰 수준을 측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보행자에게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내려 하고 있음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접할 경우 그것을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일정한 학습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율운전 기술에 대한 인간의 신뢰가 구축되지 않는 한 보행자들은 마음 놓고 길을 건너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Jaguar Land Rover Projection Pod

 

재규어는 자신들의 연구가 자율주행차와 다른 도로 이용자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

 

재규어는 연구는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 ‘UK Autodrive’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자율운전 차량의 움직임이 인간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목적으로 인지 심리학자 팀이 참여해 협력하고 있음

 

독일 다임러(Daimler) 그룹도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율운전 자동차가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공감신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

 

보행자나 자전거가 자율운전 자동차를 신뢰하려면 자율주행차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임

 

다임러 역시 이를 위한 실험 차량인 코오퍼러티브 카(The cooperative car)’20191월 말에 발표했는데, 다임러는 현재 이 차량을 이용해 정보에 기반을 둔 신뢰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

 

The cooperative vehicle

 

코오퍼러티브 카는 벤츠 S클래스를 베이스로 하며, 주변 360도에서 볼 수 있는 라이트 신호등을 차량 지붕에 설치하였음

 

신호등이 청록색으로 깜빡이는 것은 자율운전 모드로 주행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는 천천히 깜박이고 곧 가속을 하려 하면 빠르게 깜박이게 됨

 

이 차량은 지붕이 아닌 다른 대체 라이트 디스플레이의 개념도 테스트하고 있는데, 앞유리, 창문의 하부, 그릴, 헤드램프, 사이드 미러에 라이트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청록색으로 빛나게 함으로써 자율운전 모드임을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임

 

보행자나 자전거가 차량 근처나 진행 방향에 있는 경우 디스플레이의 빛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는 차량이 보행자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행자와 운전자의 눈 맞춤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함

 

또한 주차 중이던 코오퍼러티브 카가 자율운전 모드로 구동될 경우 먼저 차체의 뒷부분이 한번 들썩이고 그 다음 앞부분이 한번 들썩이며, 동시에 신호기나 라이트 디스플레이가 청록색으로 빛나도 접혀있던 사이드 미러가 펴지게 됨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동물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모습과 형상화한 것으로 사람들이 이 움직임을 보면서 직관적으로 자율운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함

 

다임러는 자체 연구 결과, 라이트 신호가 자율운전전 차량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감이나 보행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

 

특히 그동안 운전자와 눈 맞춤 등의 상호작용이 있어 온 횡단보도 등의 상황에서는 라이트 신호가 필요하며,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고 싶을 때 자율운전 차량이 보행자를 인식해 감속 및 정지할 것을 광신호로 보여주면 보행자는 횡단 시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함

 

한편 광신호의 색을 청록색으로 선택한 것은 이 연구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이 신호의 색깔로 터키석(터콰이즈, Turquoise)을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함

 

메르세데스-벤츠는 정보에 근거한 신뢰를 장기 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는 구현하는 것이 차체 전체가 정보를 나타내는 통신 매체가 되는 디지털 익스테리어(digital exterior)'

 

이미 2015년부터 연구 차량인 ‘F 015’에서 이런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F 015는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그릴을 탑재하고 있었음

 

2016년에는 무인 배송차량의 컨셉 카인 비전 밴(Vision Van)’에도 이 기술을 채택했는데, 앞뒤로 디지털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정지합니다등의 메시지를 표시하였음

 

Mercedes-Benz Vision Van

 

2018년에 선보인 비전 어버네틱(Vision URBANETIC)' 모델에서는 이 디자인을 한층 더 진화시켜 자체에 디지털 섀도우(digital shadow)'를 투영했는데, 가령 보행자가 근처에 있으면 보행자의 형상을 표시해 자율운전 차량이 자신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구조임

Mercedes-Benz Vision URBANE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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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사회 2.0’ 시작, 재생에너지 이용한 수소 생산비용 절감이 원동력.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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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약 ]

 

수소 사회 2.0’이라 불러도 좋을 새로운 수소 사회 구현 움직임이 일본, 독일, 영국 등 수소 경제 선진국에서 전개되고 있음. 수소 사회 2.0에서는 수소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축전지나 재생가능에너지가 수소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춤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으며 에너지 이용비용이 극히 낮은 사회의 구현을 위해 세계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인데, 우리나라도 협소한 수소차 논의에서 벗어나 수소 사회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킬 필요가 있음

 

 

[ 본 문 ]

 

수소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사회라는 뜻의 수소 사회는 수십 년 전부터 회자되어 왔지만, 현재 논의되는 수소 사회는 이전에 논의되던 것과는 전혀 별개라 해도 좋을 정도로 내용이 다름

 

최근 이야기되는 수소 사회는 불과 몇 년 전에 논의하던 것과도 다를 정도로 내용이 새롭기 때문에 가히 수소 사회 2.0’이라 부를 만함

 

지금까지의 논의와 가장 크게 차이나는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새로운 수소 사회는 동시에 축전지가 도시 곳곳에 편재하는 축전지 사회이기도 하다는 점

 

전기를 동력으로 하려면 전지 혹은 연료전지를 이용해야 하는데, 전지는 닫힌 계에서 화학적으로 전기에너지를 저장한 후 충전된 전기를 방전하면서 구동하는 방식이고, 연료전지(Fuel Cell)는 연료와 산화제를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방식임

 

연료전지는 일반적으로 연료가 계속 공급되는 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으로 발전효율이 40~60%로 상당히 높다는 장점이 있으며, 연료와 산화제로는 여러 가지를 이용하는데 가령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산소를 산화제로 이용하게 됨

 

반면 일반적으로 연료전지 방식은 연료의 생산, 보관, 운송 등에 높은 비용의 문제가 있고, 이에 비해 축전지는 리튬이온전지 가격이 2005kWh(킬로와트시)1,500달러에서 202010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상대적으로 비용상 이점이 있음

 

수소 사회 실현의 최대 난제는 경제성이었는데 가격 하락 중인 리튬이온 2차전지(LIB) 등의 축전지를 논의에 포함시킴으로써 비로소 경제적 타당성이 성립할 수 있는 방안이 보이게 된 것이고, 최근 수소 사회 사업자들은 축전지와 연료전지가 공존하는 사회를 그리고 있음

 

[ 그림  1]  연료전지 (FC) 와 축전지를 결합한 수소 사회  2.0  개념도 (자료: XTECH)

 

최근의 수소 사회 논의가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또 다른 이유는 수소의 양산 프로세스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며 조달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된 것인데, 여기에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역할이 큼

 

이전까지 수소의 양산 프로세스에서는 천연가스, 즉 메탄(CH4)에 고온의 수증기를 맞힘으로써 개질(改質, reforming)을 하는 수증기 개질이 수소의 주된 제조방법이었음

 

개질이란 석유 정제 공정의 하나로서 열이나 촉매의 작용에 의하여 탄화수소의 구조를 변화시켜 가솔린의 품질을 높이는 화학 작용을 의미함

 

이러한 수증기 개질 방식으로는 수소의 조달 비용을 낮출 수가 없는데, 천연가스의 비용에 개질 비용, 그리고 다루기가 보다 어려워지는 데 따른 추가 비용이 합쳐지기 때문임

 

게다가 이런 방식은 천연가스만으로 자동차를 구동할 수 있는데 굳이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야 하느냐는 의문과 메탄에서 뽑아낸 수소로 움직인다면 결국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합리적 의문에도 맞닥뜨려야 함

 

개질 방식의 장점이라면 이산화탄소(CO2)의 배출 장소를 개질 공장으로 한정할 수 있어 향후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을 이용할 경우 CO2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 정도

 

이에 비해 새로운 수소 사회 논의에서 수소 조달의 주요 시나리오는 재생가능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이용해 수전해(물 전기분해, 水電解)’ 함으로서 얻는다는 것인데, 이런 방식은 전력을 수소 가스로 변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Power to Gas(P2G)’라고도 불림

 

P2G 방식 역시 이전부터 회자되던 것이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실현성이 낮아 SF(공상과학)로 치부되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가장 유력한 수소 조달 방안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재생가능에너지가 발전해 있는 국가들에서 적극 추진 중에 있음

 

재생에너지는 이미 일부 국가에서 가장 비용이 낮은 에너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데, 이를 수소 생산에 이용함으로써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고 수소 연료전지의 친환경적 요소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

 

현재 수소 사회 건설의 기치를 내건 대부분의 단체들은 잉여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P2G 방식으로 로 수소를 양산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미 구체적 움직임이 시작된 곳들도 있음

 

전세계 차원의 수소 사회 건설을 추진하는 수소협의회(Hydrogen Council)는 세계의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전 시스템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할 필요가 있으며, 다만 출력 변동의 버퍼링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수소는 그 수단으로 아주 유효하다고 설명

 

수소협의회는 2017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발족되었으며, 최초 참가 기업은 13개 이었지만 20191월 말 현재 50개를 넘었으며 본부는 벨기에에 있음

 

구체적인 움직임도 이미 시작되고 있는데, 연료전지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의 경우 20191월 말에 후쿠시마 재생에너지 연구센터에서 100% 신재생에너지로 제조한, CO2가 없는 수소를 도쿄에 보내 연료전지 자동차(FCV)를 주행시킨 바 있음

 

이 이벤트는 도쿄올림픽에 즈음해 20207월에 후쿠시마현에서 본격 가동할 예정인 P2G 연구 시설 ‘FH2R’의 사전 시연으로 진행된 것임

 

FH2R(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장, Fukushima Hydrogen Energy Research Field)은 재생가능에너지를 이용해 대규모로 수소를 제조하기 위해 건설 중인 수전해 시설로, 최대 10 MW의 전력으로 시간당 1200Nm3(표준 체적) 규모로 수소를 제조할 수 있다고 함

 

독일에서도 2018년에 100MW 규모의 P2G 시설 건설 프로젝트가 여러 시작되었으며, 2022년을 전후해 가동될 전망인데, 독일 정부는 2G~3GWP2G2030년까지 실현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한 검토도 시작하였음

 

[ 그림  2]  독일의  P2G(Power to Gas)  방식 수소 생산 플랜트

최근 P2G와 관련해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대형 발전소뿐 아니라 이용자 단의 수소 스테이션과 소형 연료전지(FC) 발전소에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

 

일본에서는 혼다가 소형 수전해 장치로 수소를 그 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스마트 수소 스테이션(SHS)’20개 제작해 배포했는데, 이런 방식의 수소 충전소가 확산되면 수소 경제의 기술적 난제 중 하나인 수소의 저장 및 운송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음

 

도시바 역시 하나의 컨테이너에 축전지, 수전해 장치, 수소 저장 장치, FC 발전 시스템, 온수 저장 시스템을 모두 갖춘 올인원 장치를 개발해 역 등에 설치하기 시작했음

 

독일 북부의 니더작센주에서는 2018년 가을부터 수소연료전지 열차의 운행을 시작했는데, 15대의 FC 열차에 필요한 수소를 10MW의 풍력발전을 이용해 제조한다는 계획

 

중국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와 연료전지 관련 국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상하이의 퉁지대학(Tongji University)이 지난 2016년 대련시에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의 출력으로 수소를 제조하여 그 자리에서 제공하는 수소 스테이션을 설치한 바 있음

 

[ 그림  3]  재생에너지로 수소 제조하는 중국의 충전소

 

이러한 재생가능에너지 기반 P2G의 구현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의 고민인 재생에너지 잉여의 문제를 해소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사이에 윈윈관계 형성이 가능함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신재생에너지의 대부분은 잉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날씨가 에너지 생산에 호조건일 때는 헐값에 팔거나 버릴 수밖에 없는데, 이 전력을 수전해에 사용하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와 수소 이용자는 윈윈관계가 되어 다양한 이점을 얻을 수 있게 됨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얻는 이점을 살펴보면 우선 시간적 평준화가 쉬워지는 장점이 있는데, 이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출력이 기후에 의해 크게 변동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됨을 의미

 

즉 출력 변동주기가 1일 이하인 고주파 성분은 리튬이온 2차전지(LIB)에서 흡수하고, 1일을 넘는 장마나 간절기의 저주파 성분은 수소 생산을 제어하는 데 흡수할 수 있는데, 이로써 재생가능에너지를 기저 부하 전원(Base Load Power)'처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김

 

 또 다른 장점은 공간적 평준화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인데,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 시설이 서로 다른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데에 따른 어려움을 크게 경감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는 재생가능에너지로 생산된 수소의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

 

 이는 비단 한 국가 내에서 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가령 호주나 칠레의 재생가능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을 수소로 변환한 다음 우리나라에 수입할 수도 있는 것임

 

그간 의문시되던 재생에너지에 의한 수전해의 경제적 타당성 이슈도 최근 고정형 축전지를 이용해 수전해 장치 규모를 줄이고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며 해소의 계기를 마련

 

지금까지 재생가능에너지에 의한 수전해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이 뒤따라 다녔는데, 그 근거는 물 전기분해 장치의 초기 가동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었으며, 특히 잉여 전력에 한해서는 가동률이 5% 이하로 매우 낮을 것으로 추정되었음

 

따라서 물 전기분해량을 확대하려면 장치의 규모를 출력 변동의 피크에 맞출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투자비용을 회수하지 못하고 수소의 제조비용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 그 동안 학계의 정설이었음

 

그런데 201812월 도쿄대학 국제고등연구소는 기존 정설을 뒤집는 조건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는데, 관건은 전력 계통에 연결하는 고정형 축전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전지라면 하루의 변동분을 저렴한 비용으로 평준화할 수 있다고 함

 

이렇게 되면 수전해 장치의 규모가 작아져도 되고 가동률이 높아지게 되어 투자를 단기간에 회수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수소의 제조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주장임

 

2030년에 예상되는 일본의 태양광 발전 비용을 7/kWh, 축전지 시스템 비용을 2만 엔/kWh, 수전해 장치의 투입전력당 비용을 5만 엔/kW, 수명을 10년 등으로 가정하면 수소의 제조원가가 약 30/Nm3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재 가솔린의 약 1/3 미만 수준임

 

이러한 기술적 발전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수소 사회의 실현을 위해 대도시 거리의 상점과 호텔에 수소연료전지 발전 장치를 설치하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

 

파나소닉과 도시바 에너지 시스템은 지금까지 도시가스를 개질하여 연료전지(FC)에서 발전하는 장치를 개발해 왔지만, 최근 순수한 수소를 전제로 한 FC 발전 장치를 각각 개발하였음

 

양쪽 모두 고체고분자형연료전지(PEFC) 타입이지만 개질에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 효율은 파나소닉의 장비가 57%, 도시바 에너지 시스템의 장비가 50% 이상으로 모두 기존 PEFC 유형의 장치에 비해 높음

 

파나소닉은 현재 1호기를 가와사키시의 수소 스테이션에 설치하고 이 스테이션의 수소를 사용하여 발전한 전력을 그 쇼룸에서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수소 스테이션 인근의 편의점이나 아파트 등에 수소 파이프라인을 부설하고 FC 발전기로 발전하는 것을 계획 중임

 

[ 그림  4]  파나소닉의 순수소  FC  발전 장치 (자료: XTECH)

 

도시바 에너지 시스템즈는 20181월에 세븐일레븐 본사 내의 점포에 순수소 FC 발전기인 ‘H2Rex’를 도입했으며, 20185월에는 하네다 공항 인근의 호텔에 발전 시의 발열을 온수로 이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갖춘 ‘H2Rex’를 공급하였음

 

H2Rex는 이 호텔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약 30%를 조달하고 있다고 하는데, 수소는 약 5킬로 떨어진 폐플라스틱 공장에서 수소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공급하고 있음

 

순수소 FC 발전기의 발전 효율이 향상되면 이론적으로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는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단 수소를 가스 터빈에서 사용하는 실증 실험은 진행 중임

 

순수소 FC 발전기의 발전 효율은 PEFC 유형에서 57%,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유형에서 65%이며, PEFCSOFC의 장점만을 합한 꿈의 기술인 양성자 전도성 세라믹 연료전지(PCFC) 유형에서 발전 효율은 75%로 기대되고 있음

 

이는 화력 발전소 가스 터빈의 발전 효율인 최대 65%를 상회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FC 발전기를 대형화하여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게 됨

 

실제로 이러한 구상은 1980년대부터 있었지만, 가스 터빈은 규모의 이점이 있는 반면 FC 발전은 출력과 비용이 단순 비례하기 때문에 현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하며, 단 수소를 가스 터빈에서 사용하는 실증 실험은 현재 진행 중에 있음

 

FC 발전과 수소 가스 터빈의 발전 규모 분기점은 1MW 정도라고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가정에서 중간 규모 정도의 빌딩까지는 FC 발전을, 대형 빌딩과 지역사회 용도로는 수소 가스 터빈을 이용하는 구도를 그려볼 수 있을 것임

 

가령 영국 중부 지역에서는 천연가스를 수소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여러 도시에 걸쳐 초대형 스케일로 진행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러한 수소 사회 건설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됨

 

[ 그림  5]  영국의 대규모 수소 생산 및 파이프라인 (자료: XTECH)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수소 경제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지만 너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만 한정되어 논의가 전개되는 아쉬움이 있음

 

자동차가 우리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다가 현대기아차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나아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있기 때문에 수소차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음

 

그러나 친환경차의 대표 주자가 전기차와 수소차 중 누가 될 것인가라는 면에서만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자칫 수소 사회 또는 수소 경제라는 숲을 보지 못할 우려가 있음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전기차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신생 비즈니스인 수소연료전지차는 현재 상태로만 보면 사업적, 기술적으로 확실한 이점을 어필하기 어려운데, 이것이 수소 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여기에 대당 30억 원이 소요된다는 수소차 충전소를 현대기아차가 구축하지 않고 정부에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금을 특정 기업의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곳에 투입하는 것이 맞느냐 등의 정치적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음

 

최근의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수소 사회 건설을 논의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행보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도 수소차에서 벗어나 거시적 관점에서 수소 경제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 토대를 갖춰나가야 할 것임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구축을 목표로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 선진국의 모습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음

 

일본과 독일 등은 수소차의 대량 생산과 충전 인프라 구축보다는 수소의 생산과 저장·운반 등 수소의 공급에 대한 기술 고도화 활용 방안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음

 

생태계 구축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료전지와 상반되는 축전지 기술의 활용을 연구하는 것이나, 특히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수소 사회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를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구현해나가려는 노력은 주목할 필요가 있음

 

수소 사회의 궁극적 목표와 구현 방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데,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현재 전세계적으로 수소 생산에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지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핵발전소와 수소 경제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음

 

수소 사회 구현을 위해 기술적, 사회적으로 차근히 대응해 나가야 할 점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엽적인 이슈에서 벗어나 수소 경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으려 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달성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심도 있게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