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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30 승자밖에 살 수 없는 사회가 된 실리콘밸리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1호(2017. 8. 3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승자밖에 살 수 없는 사회가 된 실리콘밸리.pdf



ž 보기 드문 발전을 구가하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그 반면에 실리콘밸리의 변질이나 실패 사례도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음


Ø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항상 만들어 지고 뛰어난 인재들이 전세계에서 모이는 실리콘밸리는 창업에 도전하는 과감함이 넘치는 동시에 사업의 실패도 학습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정작 이곳의 사회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음


Ø 가장 큰 문제는 실리콘밸리가 승자밖에 살 수 없는 도시가 되어 버린 것인데,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들은 사업이 실패하면 피벗(방향 전환)을 통해 성공을 달성하고 있으나 실리콘밸리의 사회적 실패는 구조적 문제의 뿌리가 깊기 때문인지 좀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


ž 실리콘밸리의 사회적 실패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은 빈부 격차로 주민의 30% 가까이가 공적 지원에 의존해 생활을 꾸려가고 있음


Ø 비영리기관 오픈 임팩트(Open Impact) 2016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사는 소위 백만장자억만장자의 수는 7 6천명에 이르는 반면, 주민의 약 30%는 매일 식사도 제대로 못하며 공적이나 사적인 생활 지원에 의존하는 생활을 하고 있음

GivingCode_full_download_102516.pdf



<자료> Open Impact 'The Giving Code'



Ø 노숙자 수도 부가 넘쳐나는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스탠퍼드 대학이 있는 팔로알토나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 뷰가 속한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조사에 의하면 2017 1 월 현재 카운티 내 노숙자 인구는 7,394명으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838명이 늘었음


<자료> Business Insider

[그림 1] 실리콘밸리 내 노숙인 캠프


Ø 특히 25세 이하의 청년과 청소년 및 어린이가 전체 노숙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최근 샌프란시스코나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외지인들은 거리를 걸으며 노숙자가 너무 많은데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고 함


Ø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노숙자 사망자 수도 급증해 2011년에는 50명이 사망했으나 2016년에는 132명이 사망해 지난 5년간 164%가 증가하였음


ž 주택 문제도 심각한데,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 멈추지 않아 올해 들어 평균 주택가격은 100만 달러를 돌파하였음


Ø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경우 2017 5월 현재 평균 주택 가격은 전년도 같은 시점에 비해 9.3% 상승한 109 3천 달러를 기록했으며,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가 속한 샌 마테오 카운티의 경우 주택 평균 가격은 138 5천 달러로 조사되었음


Ø 그러나 이 평균 가격은 평균의 함정으로 인해 실태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데,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택 매매 표시판에는 300~500만 달러의 가격이 써 있음


Ø 또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제 원룸 아파트의 월 임대료가 4천 달러는 넘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어서, 평범한 중산층이 느끼는 압박의 강도는 점점 더 견디기 힘들어지고 있음


Ø 이러한 주택 문제나 소득격차 문제, 노숙자 문제는 당연히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주택 문제에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리콘밸리는 점점 더 승자밖에 살지 못하는 장소가 되는 것임.


Ø 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은 지금은 가족이 캠핑 카 안에서 생활하거나 길거리 노숙자가 되거나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조만간 아예 실리콘밸리에 머물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음


Ø 그들이 어찌 됐든 실리콘밸리에 머물려고 하는 것은 그래도 어떤 형태든 일자리가 있기 때문으로 하루에 청소나 점원 일을 두세 개씩 해야 하지만 수입의 전망을 알 수 없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것이고, 뭐니뭐니해도 그들에게는 익숙한 땅이기 때문.


ž 이 사회 문제는 비단 서민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데, 승자 밖에 살 수 없다고 표현할 때 그 승자의 기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음


Ø 부동산 임대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래드패드(Radpad)의 조사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나 우버 등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IT 기업에 근무하는 중급 및 고급 엔지니어들이 만약 걸어서 회사에 다닐 수 있는 곳에 살려면 연봉의 50% 안팎을 임대료로 지불해야 함


Ø 1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들조차 샌프란시스코에 살 수 없게 된 것으로, 사회의 아래 계층으로부터 작동하기 시작한 배타작용이 서서히 윗계단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임


Ø 고래로 고급 주택지는 어느 도시에나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가 최고급 주거 지역이 된다고 해서 특별히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리콘밸리의 부가 사회적 문제를 기술로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얻은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러니를 느낄 수밖에 없음


Ø 실리콘밸리의 방식대로라면 지금쯤 기술의 힘에 의해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있어야 하는데,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시해야 기술 커뮤니티가 오래된 사회적 문제를 방치하고 오히려 강화해 버리고 있는 현 상황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음


ž 일각에서는 기술 기업에 병원과 마찬가지로 윤리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으나, 이런 변화를 수용하려는 기술 기업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음


Ø 스탠퍼드 대학의 롭 라이스 교수는 기술 기업들이 시민 사회를 존중하는 자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시민 사회에 책임 있게 참여하려는 노력자사의 플랫폼에 사람들의 참여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의 크기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함


Ø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이 힘이 점점 강력해짐에 따라 우리의 생활은 매우 제한된 플랫폼 위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느낄 만큼 기술 기업들은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한편으로 사회적 폐해가 발생하고 약자들에게 큰 희생을 강요하고 있음


Ø 롭 라이스 교수는 일부 기술 기업의 거대한 영향력과 일상생활 침투상을 고려할 때 기술 기업들은 병원에 있는 것 같은 '윤리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하였음


Ø 실리콘밸리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짐에 따라, 실리콘밸리 번영의 그늘에 가려진 부정적인 측면과 기술이 우리 개인의 삶에 미치는 작용에 대해 의식적으로 성찰해야 할 때가 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