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97호(2017. 5. 2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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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 개발 스타트업 ‘리게티’, 양자 알고리즘 개발 플랫폼 제공.pdf
[ 요 약 ]
양자 컴퓨터 개발은 대학의 기초 연구와 관계가 깊고 IT 대기업들도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공룡들뿐 아니라 대학에서 출발한 스타트업들의 활약도 눈에 띔. 이 중 대표적 양자 스타트업인 ‘리게티 컴퓨팅’은 반도체 칩의 성능이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발생하는 수퍼 컴퓨터의 거대화와 막대한 전력 소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컴퓨터를 개발 중이며, 양자 알고리즘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업계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음
[ 본 문 ]
스타트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반도체 칩 성능의 한계 봉착에 따른 수퍼 컴퓨터의 거대화와 막대한 전력 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자 컴퓨터를 개발 중
Ø IBM과 구글은 최근 수년 내 범용 양자 컴퓨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나란히 발표하였는데, 현 시점에서 이런 발표가 나오고 있는 것은 기술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보면 수퍼 컴퓨터 성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사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
Ø 이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18개월마다 두 배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Moor 's Law)이 끝나가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는 반도체 칩 회로의 선 폭을 더 이상 가늘게 할 수 없기 때문
Ø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평가받고 있는 중국의 수퍼 컴퓨터 ‘Tianhe-2(티엔허-2)’는 프로세서로 인텔 제온(Intel Xeon)을 32,000개 탑재하고 있으며 시스템 전체로는 312만 개의 코어가 사용되어 소비 전력은 24MW로 웬만한 한 개 도시에 공급되는 수준의 전력 소비를 필요로 함
<자료> CNTV [그림 1] 중국의 수퍼 컴퓨터 티엔허 2호 |
Ø 즉 현재의 수퍼 컴퓨터는 거대화라는 문제 외에도, 보다 치명적인 대규모의 전력 소모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수퍼 컴퓨터 한 대 운영에 원자력 발전소 한 개가 필요한 꼴임
Ø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국의 스타트업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은 양자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리게티는 구글 및 IBM과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터를 클라우드로 제공할 계획이며, 주로 양자 화학 및 인공지능 분야의 응용프로그램에서 사용될 것을 겨냥하고 있음
리게티는 양자 컴퓨터 개발의 의의에 대해, 고전 물리학의 세계에서 양자 역학의 세계로 거대한 도약을 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음
Ø 창업자인 채드 리게티(Chad Rigetti)는 양자 컴퓨터 개발의 의의를 물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컴퓨터의 역사를 되돌아 보면 동작 원리는 고전 물리학인 뉴턴 역학(Newtonian Mechanics)에서 양자 역학(Quantum Mechanics)으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라고 함
Ø 컴퓨터 비즈니스 초기에는 많은 기업이 뉴턴 역학을 응용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기업이 IBM임
Ø 창업 당시 IBM의 회사명은 Computer Tabulating and Recording Company로 펀치 카드를 이용하는 관리 시스템을 만들던 회사였는데, 펀치 카드는 직원의 출퇴근 기록 등에 사용되었으며 카드에 구멍을 뚫어 구멍의 정렬에 정보를 인코딩 하는 기계적인 방식을 사용하였음
Ø 그 후 윌리엄 쇼클리(William Shockley)가 반도체를 발명하고 인텔이 이를 IC(집적회로)로 집적해 반도체 칩으로 출시했는데, 컴퓨터에서는 혁명적 기술이었지만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고전 역학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그 작동 원리는 ‘맥스웰 방정식’으로 대표됨
Ø 맥스웰의 방정식(Maxwell 's Equations)은 전자기장의 작동을 정의하는 방정식인데, 고전 물리학 기반의 전자기학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음
Ø 반면 아인슈타인 등이 양자 역학의 기초 이론을 제창한 지 100 년 후에 등장한 양자 컴퓨터의 작동 방식은 ‘슈뢰딩거 방정식(Schrödinger Equation)’으로 정의되는데, 이는 양자 상태를 정의하는 방정식으로서 양자 역학 시대의 서막을 올린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음
Ø 원자와 전자 등 미시적 수준의 작동 방식을 규명하는 양자 역학을 정보의 조작에 응용하는 양자 컴퓨터 개발은 연산 소자의 진화일 뿐만 아니라, 물리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뉴턴 역학에서 양자 역학으로 거대한 도약이라 할 수 있음
<자료> Rigetti Computing [그림 2] 리게티 컴퓨팅이 운영 중인 2대의 양자 컴퓨터 |
Ø 양자 컴퓨터 개발의 대학의 기초 연구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 IT 대기업들과 대학의 공동 연구 및 인력 교류가 활발한데 설립자인 채드 리게티 역시 예일 대학에서 수년 동안 양자 컴퓨터 연구에 종사한 후 IBM의 양자 컴퓨터 개발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후 2013년에 리게티를 설립
Ø 리게티는 유명 액셀러레이터인 Y-콤비네이터(Y-Combinator) 등으로부터 시드 펀딩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에 유명 벤처 캐피털인 안드리센 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 등에서 총 6,4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기술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가속화 하고 있음
Ø 리게티에서는 양자 기술을 IC(집적회로)화 하는 기법인 ‘양자 IC(Quantum Integrated Circuit)’를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리게티가 개발한 양자 IC 칩에는 3개의 큐비트(Qubit)를 탑재할 수 있음
<자료> Rigetti Computing [그림 3] 리게티가 개발한 양자 IC(집적 회로) |
Ø 리게티 컴퓨팅의 자체 연구소에는 이미 두 개의 양자 컴퓨터가 작동하고 있는데, 그림 2에서 Rigetti BF01과 Rigetti BF02라는 표지판 위쪽에 있는 흰색의 원통이 양자 컴퓨터의 케이스임
Ø 이 케이스 안에 양자 IC 칩이 포함되어 있으며 절대 영도 근처까지 냉각된 상태에서 가동되는데, 이 칩에 60~70 개의 큐비트를 탑재하게 되면 수퍼 컴퓨터 성능을 웃돈다고 함
리게티는 양자 알고리즘 개발 인프라인 ‘포레스트(Forest)’를 공개했는데, 이는 양자 컴퓨터와 기존 컴퓨터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는 독특한 아키텍처임
<자료> Rigetti Computing [그림 4] 리게티의 포레스트 플랫폼 |
Ø 퀼(Quil)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램은 컴파일러를 통해 양자 프로세서용 객체를 생성하는데, 리게티의 양자 컴퓨터뿐만 아니라 타사가 개발하고 있는 범용 양자 컴퓨터 전반에 적용 할 수 있다고 함
Ø 퀼은 양자 알고리즘을 작성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이지만, 동시에 ‘양자 추상 머신(Quantum Abstract Machine, QAM)’이라 불리는 양자 조작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구조이기도 함
Ø 그림 5의 왼쪽은 양자 컴퓨터에서 연산자를 지정하는 프로그래밍을 한 것으로, 큐비트 상태를 측정하면 이 정보는 기존 컴퓨터의 메모리(하단의 숫자 열)에 저장됨
Ø 그림 5의 오른쪽은 기존 컴퓨터 프로그램 로직으로 지정하고 실행한 것으로, 양자 컴퓨터 알고리즘 개발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은 기존의 프로그래밍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친숙한 것이 장점
<자료> Rigetti Computing [그림 5] 리게티의 하이브리드 모델 |
리게티 컴퓨팅은 양자 컴퓨터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양자 화학(Quantum Chemistry)과 인공지능(AI)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음
Ø 양자 화학은 현재 수퍼 컴퓨터를 이용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면 대규모의 연산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
Ø 가령 고정밀도의 촉매를 생성하여 지구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함으로써 지구 온난화 문제의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소재 연구에서 상온 초전도 소재를 찾아 내거나, 의료 분야에서 분자 구조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Ø 또한 양자 컴퓨터는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에서 학습 모델을 시스템에 통합하여 기존 컴퓨터에서 구현할 수 없는 대규모 모델을 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Ø 한편 양자 컴퓨터가 기존의 암호체계를 붕괴시킬 가능성을 내포함에 따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 간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 역량 강화 경쟁이 시작되고 있는데, 채드 리게티는 양자 컴퓨터가 미국의 패권을 다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스타트업 리게티의 등장은 양자 컴퓨터를 매개로 하여 현재의 IT 공룡들을 넘어설 새로운 기업의 탄생 가능성을 시사하며, 탄탄한 순수 과학 기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음
Ø 일반적으로 양자 컴퓨터의 개발에는 막대한 연구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이유로 IBM, 구글, MS 등의 개발 움직임이 주로 조명 받고 있음
Ø 그러나 양자 역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지구 상에 10명이 채 안될 것이라는 물리학자자 리차드 파인만의 말처럼, 양자 컴퓨터 개발은 기업 자체의 연구개발 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양자 물리학 학계와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임
Ø 이 때문에 양자 물리학에 강점을 가진 대학들이 주목을 받고 있고 IT 대기업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들 대학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연구와 마찬가지로 대학의 양자 역학 연구팀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이 향후 다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됨
Ø 양자 컴퓨터는 컴퓨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뿐 아니라, 신소재 개발, 인공지능 등 정보기술은 물론 사회 전반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컴퓨터의 주도권을 가지는 기업이 새롭게 IT 패권을 거머쥐게 될 것으로 예상됨
Ø IT 공룡들이 양자 컴퓨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현재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일 것이며, 리게티 같은 스타트업에도 막대한 투자 자금이 몰리는 것도 현재의 지형을 뒤엎을 수 있는 새로운 IT 강자의 출현이 양자 컴퓨터를 매개로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
Ø 양자 컴퓨팅 혁명이 예상보다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퓨처는 2022년 양자 컴퓨팅 산업의 시장 규모를 24억 6,400만 달러로 예상했으며 미국의 주요 플레이어로는 IBM, 인텔, 리게티 컴퓨팅 등 6개 기업을 꼽았음
<자료> Market Research Future [그림 6] 2015~2022 양자 컴퓨터 시장규모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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