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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1호(2017. 8. 3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DNA 분석 결과, 백인우월주의자 대부분은 ‘순수 백인’이 아닌 걸로.pdf



[ 요 약 ]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군을 이끌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 문제를 둘러싸고 시작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는 사상자가 발생하는 폭동으로 이어지고 있음한편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목소리를 내고 있는 극우 백인우월주의 활동가 중에는 DNA 분석을 통한 조상의 혈통 검사를 통해 순수 백인임을 과학적으로 증명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실제 DNA 검사 결과 피험자의 3분의 2는 순수 백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 이를 놓고 정체성에 혼돈을 겪는 일이 나타나고 있음



[ 본 문 ]

ž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폭동과 이에 맞선 인권단체들의 맞불 시위가 무력 충돌로 이어졌으며, 사태가 격화되자 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


Ø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약 6천 명의 백인우월주의(White Supremacy) 시위대는 나치 상징 깃발을 흔들고 나치의 구호인 피와 영토 등을 외치며 시위를 시작했고, 이 중 일부는 극단적 백인우월주의단체 KKK(쿠 클럭스 클랜)의 휘장도 들고 나왔음


<자료> BBC

[그림 1] 백인우월주의 시위에 등장한 KKK


Ø 시위대들은 이멘서페이션 파크에 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가 결정되자 이 같은 시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리 장군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장군이며 리의 동상은 백인우월주의의 상징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음


Ø 시위대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흑인 인권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한 맞불 시위대와 곳곳에서 충돌했는데, 이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는 등 사태가 격화되었음


Ø 사태가 격화하자 버지니아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주 방위군을 동원하겠다고 시위대에 경고했으며, 현재 백인우월주의 시위대의 수는 급속히 줄고 이들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수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


Ø 한편, 백인우월주의 시위 참여자 대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로 분류되는데, 이번 사태에 대해 트럼프는 폭력사태를 비판하며 국민 통합을 호소했지만, 맞불집회에 참가한 행동도 문제였다는 양비론을 펼쳐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음


ž 이처럼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극우 단체가 사회 불안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DNA 분석 서비스의 보급으로 백인우월주의 가치관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음


Ø 미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100 달러 내외의 가격으로 DNA 분석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는데, 주요 서비스 중 하나는 유전적으로 자신의 인종과 혈통을 분석해주는 것임


<자료> 23andMe


[그림 2] 23andMe ancestry 서비스


Ø 대표적인 저가 DNA 분석 서비스 업체는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전처인 앤 워지스키가 창업한 23andMe인데, 이 업체는 2007년부터 질병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FDA(연방식품의약국)의 승인 없이 너무 많은 질병을 다루었다는 이유로 이용이 제한되기도 하였음


Ø 이후 23andMe는 일부 유전 질환 테스트와 선조의 구성 보고서 발간을 위한 테스트를 재개하였는데, 선조의 구성(Ancestry Composition)은 유전자 분석상 자신의 조상이 전세계 어느 민족, 어느 지역 출신인지를 구성도로 보여주는 것으로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서 관심이 아주 높음


Ø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활동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23andME 등의 서비스를 통해 백인이라는 검증을 과학적으로 할 수 있게 되자, 일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DNA 분석을 이용해 자신이 순수 백인인 것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음


Ø 흥미로운 것은 자신이 순수 백인이라고 생각했던 활동가들 중에는 DNA 분석을 통해 백인 이외의 인종적 혈통이 섞여 있는 사례가 더 많았다는 것으로, 이 같은 결과표를 받아 든 활동가 대부분은 백인이 아니다라는 과학적 사실 앞에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함


ž 이러한 사실은 UCKA 대학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를 받은 백인의 3분의 2가 인종적으로 순수 백인이 아닌 것으로 분석되었음


Ø UCLA 대학의 아론 파노프스키와 존 도노반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담은 논문 When Genetics Challenges a Racist 's Identity: Genetic Ancestry Testing among White Nationalists(인종주의자의 정체성에 대한 유전학의 도전: 백인민족주의자들에 대한 유전적 선조 검사)를 공개하였음

When Genetics Challenges a Racists Identity Genetic Ancestry Testing among White Nationalists.pdf


Ø 이 연구는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톰프런트Stormfront)을 추적 조사한 것으로 여기에 올라온 글들 중에서 DNA 분석과 관련된 것만을 추출하여 내용을 분석한 것인데, 활동가의 대부분이 여기서 의견을 나누며 최근 들어 DNA 분석에 관한 글이 부쩍 눈에 띈다고 함


Ø 논문에 따르면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순수 백인인 것을 확인하고 싶어 가계 분석 검사를 받고 있으나, 순수 백인인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던 경우는 1/3에 불과하며, 나머지 2/3은 다른 인종이 섞여 있다는 결과표를 받았다고 함


Ø 순수 백인이 아니라고 판정된 백인우월주의 활동가들 사이에서, 그리고 순수 백인으로 판정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를 놓고 현재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임



Ø 대표적인 사례는 노스다코타주 인근에 순수 백인' 전용 마을을 건설하려던 크레이크 콥이라는 사람으로, 그는 2013년에 흑인 진행자인 트리샤 고다드의 TV쇼에 출연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이 순수 백인임을 증명하겠다고 도전하였음


Ø DNA 분석 결과 크레이그 콥은 유럽 인종 (European) 86%, 나머지 14%는 아프리카 인종(Sub-Saharan African)인 것으로 나타나자, 이를 본 진행자가 콥에게 헤이 형제라며 주먹 인사를 청했고 콥은 멋쩍게 거부하였음


<자료> Daily Mail

[동영상흑인 혈통을 가진 것으로 밝혀진 백인우월주의자


Ø 콥은 이 결과에 대해 통계 오류이기 때문에 자신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또한 DNA 분석 기술은 정크 사이언스(쓰레기 과학)로 결과가 미리 조작된 것이라는 억지스런 해석을 내놓았음


Ø 순수 백인이 아니라는 결과에 대해 스톰프런트의 다른 회원들은 거울로 봤을 때 백인처럼 보이면 문제가 없다거나 테스트 결과가 아니라 본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등의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는데 대체로 내적 혼돈과 괴로움이 느껴지는 코멘트들이 많다고 함


ž 23andMe에 따르면 미국이 다인종 사회임을 입증하듯, 테스트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은 여러 인종의 유전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함


Ø 23andMe는 인종을 특정하기 위해 피험자의 유전자와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의 유전자를 비교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음


Ø 우선 세계 각국에서 샘플을 모아 인종과 유전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하여 이를 레퍼런스로 삼고, 피험자의 유전자를 레퍼런스와 비교해 인종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임


Ø 레퍼런스의 총수는 1만 개 이상인데, 23andMe 회원의 데이터도 이용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스탠퍼드 대학의 인간 지놈 다양성 프로젝트(Human Genome Diversity Project) 등 외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고 있음


Ø 분석 결과 인종은 유럽인(European), 남아시아인(South Asian), 동아시아인과 토종 어메리칸(East Asian & Native American), 사하라 이남 아프리칸(Sub-Saharan African), 중동과 북아프리카인(Middle Eastern & North African), 오세아니아인(Oceanian)의 여섯 종류로 구분됨


Ø 한국인은 동아시아인으로 구분되는데 여기에는 중국인(Chinese), 몽고인(Mongolian), 일본인(Japanese), 야쿠트인(Yakut, 러시아 연방 사하 공화국에 거주) 등이 함께 포함


ž 미국에서 백인우월주의는 과거의 것으로 생각되고 있었지만, 트럼프 당선을 전후에 드러나기 시작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매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는 상황


Ø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뛰어나다라는 이데올로기에 근거해 백인이 사회를 통제해야 한다는 백인우월주의의 근원은 남북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감


Ø 노예 제도의 확대를 금지한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남부의 11개 주는 이에 반대해 연방을 이탈하고 독자적으로 미국 연합국(Confederate States of America)를 설립했는데, 연합국의 대통령은 제퍼슨 데이비스였고, 연합군을 지휘한 장군은 로버트 리였음


Ø 1861년에 시작된 남북전쟁은 4년 만에 북부군의 승리로 끝이 났으나, 남부에서는 연합국을 회상하기 위해 곳곳에 제퍼슨 데이비스와 로버트 리의 동상을 건립해 왔음


Ø 이에 대해 최근 인권단체들은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 왔고 각 주와 시에서는 철거 작업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였는데, 이번 샬러츠빌에서의 유혈사태 역시 시에서 동상 철거 움직임을 표명한 직후 열린 반대 집회가 기폭제가 되어 발생한 것


ž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 백인우월주의 행동이 쉬 잦아들 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DNA 분석 같은 과학적 사실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Ø 동상 철거를 둘러싼 충돌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주와 도시에서는 인종 차별을 의미하는 상징물은 공공 장소에 부적합하다는 규정을 내세워 철거 작업을 서두르고 있음


Ø 반면, 지식인 중에는 미국의 역사를 후세에 올바로 전하기 위하여 어두운 사실을 묻고 지내 보낼 것이 아니라 과거의 교훈으로 남겨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도 적지 않음


Ø 특히나 현재 미국 국회 의사당에는 50개 주를 상징하는 100인이 동상이 전시되고 있는데, 여기에도 제퍼슨 데이비스(미시시피주 대표)와 로버트 리(버지니아주 대표)가 포함되어 있어 철거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음


<자료> National Statuary Hall


[그림 3] 미 국회의사당 내 100인의 동상


Ø 백인우월주의 단체와 극우 단체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과격한 활동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나아가 은근히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음


Ø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극우 백인우월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그룹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은 소위 샤이(shy) 트럼프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 기반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지적임


Ø 트럼프 정부 하에서 극우 세력의 주장이 확산될 것인지, 아니면 DNA 분석 등 과학적 사실 기반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와 이들의 활동을 둔화시킬 수도 있을 것인지 향후 미국 사회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