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2호(2016. 9. 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헤드셋형 웨어러블 기기 헤일로 스포츠_기대와 논쟁.pdf[ 요 약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스포츠 테크놀로지의 경쟁이기도 했는데,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한 선수들이 실제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기 때문.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미국의 육상과 수영 선수들은 뇌의 운동 피질을 자극해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헤드셋형 웨어러블 ‘헤일로 스포츠(Halo Sport)’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성적으로 효과를 입증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기적 형태의 도핑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하고 있음 |
[ 본 문 ]
•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기기는 “헤일로 스포츠(Halo Sport)”라는 헤드폰형 웨어러블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 ‘헤일로 뉴로사이언스(Halo Neuroscience)’가 신경과학을 훈련에 응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하였음
<자료> Halo Neuroscience [그림 1] 헤드셋형 웨어러블 헤일로 스포츠 |
• 헤일로 스포츠는 뇌의 운동 피질을 자극해 스포츠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표방한 제품으로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대표 선수들 중 몇 명이 훈련 시 이 헤드셋을 사용했다고 해 화제가 되었음
◈ 헤일로 스포츠 기기를 머리에 쓰고 훈련을 하게 되면, “뉴로프라이밍(Neuropriming)”이라는 신경자극 기법이 선수의 잠재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함
• 선수는 훈련 시작 전이나 훈련하는 내내 헤일로 스포츠를 착용하게 되는데, 헤드셋의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 ‘프라이머(Primer)’는 여러 개의 돌기가 나 있는 장치로 뇌의 ‘운동 피질(Motor Cortex)’ 영역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내보냄
<자료> Halo Neuroscience [그림 2] 신경자극 돌기, 프라이머 |
• 이런 일련의 과정을 뉴로프라이밍, 즉 신경자극 또는 신경기폭, 신경점화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선수는 강한 육체를 만드는 동시에 기술 습득을 빨리 할 수 있기 대문에, 단기간 내에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된다고 함
• 인간의 뇌는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되지 않은 채 잠들어 있는데, 뉴로사이언스에 따르면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부르는 이 잠재력은 신경의 경로를 유연하게 변경시켜줄 경우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으로 발휘시킬 수 있음
• 훈련 중 운동 피질을 자극하면 빠르게 학습 할 수 있는 상태, 즉 ‘과형성상태(過形成, Hyperplasticity)’가 되고, 신경의 경로가 평소보다 유연하게 연결되는데, 이로써 선수들이 몸의 움직임을 습득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 베타 테스트 상태에 있는 헤일로 스포츠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지만, 톱 랭크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있음
• 회사 측에 따르면 미국 스키스노보드협회 선수들이 헤일로 스포츠를 이용해 훈련한 결과 놀라운 성적 향상을 보였다고 함
• 스키 점프의 경우 훈련 기간이 제한되어 있는 데다가, 무엇보다 선수들이 부상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회는 헤일로 스포츠를 훈련에 도입하기로 결정하였음
• 스키 점프에서 훈련의 성과는 이미 공개되어 있는데, 헤일로 스포츠의 도움으로 점프의 도약이 13% 향상되었다고 하며, 미국 스키 점프 팀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에 헤일로 스포츠를 계속 사용하고 있음
[동영상] 미국 스키 점프 대표팀의 헤일로 스포츠를 이용한 훈련 장면 |
• 리우 올림픽 출전 선수 중에는 육상 남자 400m 계주에 참가한 마이크 로저스가 헤일로 스포츠를 사용해 왔는데, 결승에서 미국 팀은 3위로 들어 왔으나 바통 터치 규칙 위반으로 실격된 바 있음
◈ 스포츠 협회 외에도, 미국 국방부 역시 헤일로 스포츠의 효과에 주목하고 있는데, 신체 능력 향상 효과가 있다면 군사 훈련에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
• 미 국방부 장관 애쉬 카터는 2016년 7월 ‘국방 혁신 유닛 실험(Defense Innovation Unit Experimental, DIUx)’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DIUx는 국방부와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업에서 개발 중인 선진 기술을 국방부에 도입하는 것이 목적임
• DIUx 프로그램은 15개의 선진 기술을 선정했는데 그 중 하나가 헤일로 스포츠였으며, 국방부는 대테러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인 SOP(Special Operations Command)의 훈련에 헤일로 스포츠를 적용해 군사 기술 훈련에서 교육 효과를 검증할 계획임
◈ 헤일로 스포츠가 이미 필드에서 실증 테스트를 거치고 있긴 하지만 그 효과를 의문시하는 연구자도 적지 않기에, 회사 측은 더욱 적극적으로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고 있음
• 헤일로 스포츠의 방식은 일반적으로 ‘경두개 직류 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이라 부르는데, tDCS는 뇌 피부에 전극을 붙이고 낮은 전압의 직류 전류를 흘려 뇌의 대상이 되는 부분을 자극하는 방법임
• tDCS는 뇌 장애나 정신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개발되었으며, 특히 우울증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음
• 그러나 tDCS가 정상인의 인식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라거나 파킨슨병 환자의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학술적으로 보고되고 있지 않음
<자료> HCE wiki [그림 3] tDCS의 작동 원리 |
• 진행 중인 테스트의 결과는 그때 그때 공개하고, 학술 논문 발표를 통해 피어 리뷰(Peer Review)를 통한 객관적 검증을 받겠다는 계획
• 헤일로 뉴로사이언스 측은 tDCS 기술을 스포츠에 응용하는 것이 이제 실용 단계에 도달했음을 자신하고 있으며, 올 가을에 소비자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데 판매가는 549 달러임
◈ 헤일로 스포츠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계기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지명도를 높였지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도핑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기도 함
<자료> AFP [그림 4] 도핑으로 출전 금지된 러시아 |
• 러시아 언론들은 헤일로 스포츠가 뇌에 전기 자극을 통해 근육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이는 도핑 메커니즘과 유사한 것이라 강력히 주장하고 있음
• tDCS 기술과 도핑의 연관성에 대한 판단 지침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으며, 향후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가 tDCS 기술을 어떻게 평가할 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음
• 스포츠는 이미 기술과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훈련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으면 세계 무대에 설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데, 동시에 어디까지 기술의 도움을 인정해야 하는지, 그 선을 긋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
• 아이러니하게도, 기록 향상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 전신 수영복이 선수들의 기량 겨룸이 아닌 장비 싸움과 기술 도핑을 유발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금지된 것처럼, 만일 운동 선수들의 스포츠 헤일로 착용이 금지된다면, 이는 스포츠 헤일로가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임
• 뇌신경 과학의 발전에 따라, 그리고 약물에 의한 도핑 적발 기술 강화와 도핑 선수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이제 ‘뇌’는 또 다른 도핑 전쟁의 장이 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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