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86호(2019. 3. 6.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보행자가 자율주행 차량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며 공존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가 대표적
▸ 차세대 모빌리티에서는 자율운전이 당연시 되고 있지만, 미래에 자율운전 자동차의 보급이 시작된다면 아마도 보행자와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느끼지 않고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자전거 주행을 할 수 있을지가 주요 이슈가 될 것임
▸ 즉, 어떻게 하면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신뢰하고 지금처럼 보행할 수 있게 할 것인지가 과제가 되는데, 이러한 연구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음
▸ 재규어랜드로버(Jaguar Land Rover)는 올해 1월 말 자율운전 차량이 전방의 도로에 조명을 사용해 진행 방향이나 전진 혹은 정지의 의사를 표시하는 시험 차량을 공개하였음
▸ 재규어랜드로버가 이런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인지심리학자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 보행자나 일반 차량 운전자들 중 41%가 자율운전 차량이 도로에 뒤섞여 주행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 문제 해결을 위해 재규어는 몇 가지 유형의 실험 차량을 만들었는데, 1월 말에 공개한 차량은 두 번째 차량이며, 그에 앞서 ‘아이 파드(Eye Pod)'라는 실험 차량도 있었음
▸ 아이 파드는 현재 보행자와 운전자가 눈을 마주치는 행위를 대신하기 위해 눈 모양의 오브제를 붙인 차량으로 보행자 쪽으로 시선을 이동함으로써 자율운전 차량이 보행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음을 표시함으로써 신뢰감을 주는 방식이었음
◾ 아이 파드 다음으로 개발된 두 번째 실험차량은 자율운전 차량의 다음 움직임을 보행자나 다른 운전자들에게 미리 보여줌으로써 신뢰감을 형성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음
▸ 표현의 수단은 조명을 이용해 차량 전방 도로에 투영하는 몇 개의 가로선으로 가로선의 간격과 방향은 조정이 가능한데, 가령 자율주행차가 우회전을 할 예정이면 진행 방향에 따라 가로선들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도록 투영하게 됨
▸ 자율주행차가 주행하다 감속하는 경우는 가로줄의 간격이 좁아지게 되며, 반대로 가속하려는 경우 간격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보행자는 정지 중인 자율운전차가 곧 발진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정지한 채로 있을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됨
▸ 재규어랜드로버는 코번트리의 개발 거점에 조성되어 있는 시험 도로에서 차량이 가로선을 투영하는 경우와 하지 않는 경우의 보행자 신뢰 수준을 측정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보행자에게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하면 신뢰를 얻을 수 있는지 알아내려 하고 있음
▸ 사람은 새로운 기술을 접할 경우 그것을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일정한 학습 경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율운전 기술에 대한 인간의 신뢰가 구축되지 않는 한 보행자들은 마음 놓고 길을 건너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
Jaguar Land Rover Projection Pod
▸ 재규어는 자신들의 연구가 자율주행차와 다른 도로 이용자 사이에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의 기초를 형성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
▸ 재규어는 연구는 영국 정부가 지원하는 프로젝트 ‘UK Autodrive’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자율운전 차량의 움직임이 인간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목적으로 인지 심리학자 팀이 참여해 협력하고 있음
◾ 독일 다임러(Daimler) 그룹도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는데,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율운전 자동차가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공감’과 ‘신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음
▸ 보행자나 자전거가 자율운전 자동차를 신뢰하려면 자율주행차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직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임
▸ 다임러 역시 이를 위한 실험 차량인 ‘코오퍼러티브 카(The cooperative car)’를 2019년 1월 말에 발표했는데, 다임러는 현재 이 차량을 이용해 ‘정보에 기반을 둔 신뢰’를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
▸ 코오퍼러티브 카는 벤츠 S클래스를 베이스로 하며, 주변 360도에서 볼 수 있는 라이트 신호등을 차량 지붕에 설치하였음
▸ 신호등이 청록색으로 깜빡이는 것은 자율운전 모드로 주행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브레이크를 걸었을 때는 천천히 깜박이고 곧 가속을 하려 하면 빠르게 깜박이게 됨
▸ 이 차량은 지붕이 아닌 다른 대체 라이트 디스플레이의 개념도 테스트하고 있는데, 앞유리, 창문의 하부, 그릴, 헤드램프, 사이드 미러에 라이트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청록색으로 빛나게 함으로써 자율운전 모드임을 다른 도로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임
▸ 보행자나 자전거가 차량 근처나 진행 방향에 있는 경우 디스플레이의 빛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는 차량이 보행자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행자와 운전자의 눈 맞춤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함
▸ 또한 주차 중이던 코오퍼러티브 카가 자율운전 모드로 구동될 경우 먼저 차체의 뒷부분이 한번 들썩이고 그 다음 앞부분이 한번 들썩이며, 동시에 신호기나 라이트 디스플레이가 청록색으로 빛나도 접혀있던 사이드 미러가 펴지게 됨
▸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동물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모습과 형상화한 것으로 사람들이 이 움직임을 보면서 직관적으로 자율운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함
◾ 다임러는 자체 연구 결과, 라이트 신호가 자율운전전 차량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감이나 보행자의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
▸ 특히 그동안 운전자와 눈 맞춤 등의 상호작용이 있어 온 횡단보도 등의 상황에서는 라이트 신호가 필요하며,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고 싶을 때 자율운전 차량이 보행자를 인식해 감속 및 정지할 것을 광신호로 보여주면 보행자는 횡단 시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함
▸ 한편 광신호의 색을 청록색으로 선택한 것은 이 연구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이 신호의 색깔로 터키석(터콰이즈, Turquoise)을 좋아했기 때문이라고 함
▸ 메르세데스-벤츠는 ‘정보에 근거한 신뢰’를 장기 비전으로 가지고 있는데, 이는 구현하는 것이 차체 전체가 정보를 나타내는 통신 매체가 되는 ‘디지털 익스테리어(digital exterior)'임
▸ 이미 2015년부터 연구 차량인 ‘F 015’에서 이런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는데, F 015는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그릴을 탑재하고 있었음
▸ 2016년에는 무인 배송차량의 컨셉 카인 ‘비전 밴(Vision Van)’에도 이 기술을 채택했는데, 앞뒤로 디지털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정지합니다’ 등의 메시지를 표시하였음
▸ 2018년에 선보인 ‘비전 어버네틱(Vision URBANETIC)' 모델에서는 이 디자인을 한층 더 진화시켜 자체에 ’디지털 섀도우(digital shadow)'를 투영했는데, 가령 보행자가 근처에 있으면 보행자의 형상을 표시해 자율운전 차량이 자신을 인식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구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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