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00호(2017. 6. 1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탁생산 넘어 자율운전과 IoT 겨냥_베트남 최대 IT기업 FPT의 도전.pdf
[ 요 약 ]
베트남 정부와 IT업계는 최근 IT 전문인력의 수를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60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음. 이는 그 동안 내수 중심이라는 특성이 강했던 베트남의 IT 산업이 최근 자유무역권 편입을 계기로 선진국의 해외 IT 위탁생산 수주를 늘려 이 분야에서 인도와 경쟁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음.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베트남 최대 ICT 기업인 FPT가 있으며, FPT는 수탁생산 거점 건설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 IoT 등 미래 성장동력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음
[ 본 문 ]
베트남 정부와 IT업계는 최근 자유무역권 확대에 즈음하여 현재 약 30만 명인 IT 전문인력을 2020년까지 60만 명으로 확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였음
Ø 계획을 주도하는 곳은 베트남의 과학기술부, 교육·훈련성과 IT업계 단체인 베트남·소프트웨어 어소시에이션(VINASA)으로 정부와 민간이 거국적으로 IT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
Ø 베트남이 IT 인력 양성에 힘을 모으는 배경에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발효, 아세안 경제공동체 편입 등의 호조건을 맞아, 미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해외 IT 위탁생산(오프쇼어)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
Ø 베트남은 작년 10월 미국, 일본, 호주 등 총 12개국이 참여한 TPP에 합의한 바 있는데, 비록 트럼프 당선 이후 올해 1월 미국이 TPP 즉각 탈퇴를 선언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진 면이 있지만, 셰계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TPP 가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을 10%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을 만큼 베트남은 TPP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음
Ø 또한 베트남은 작년 연말 아세안 경제공동체(AEC)에도 편입되었으며, 미국의 TPP 탈퇴 직후에는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적극 참여 의지를 나타내는 등 자유무역권 확대를 통한 외국과의 교역 증대를 국가 성장 전략으로 설정하고 있음
Ø IT 분야도 해외로부터 위탁 수주를 높인다는 전략이나, 300만 명 이상의 IT 전문인력 풀을 통해 전세계에 인재를 공급하는 중국과 인도에 비해 베트남의 IT 기술인력은 그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에 인력 풀을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임
Ø 베트남 정부와 기업들은 기초부터 다져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것은 당장의 성과를 내기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베트남은은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인력을 IT 기술인력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통해 단기간에 인원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임
Ø 또한 해외 현지 파견 전문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브릿지 SE(시스템 엔지니어) 육성 계획’도 실행 중인데, 이는 외국 유학까지 포함한 프로그램으로 특정 국가 맞춤형 인력 양성 계획임
[그림 1] 해외 진출 엔지니어 육성계획 1기 유학생 |
베트남 IT 인력 강화 전략의 중심에는 해외 수주를 늘리면서 아시아 내 수탁제조 거점 구축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베트남 최대 ICT업체인 FPT가 있음
Ø 1988년 설립된 FPT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인터넷 통신, 휴대전화 등 IT 기기 소매 판매, 시스템 수탁 개발 외에도 광고 산업 등을 총망라하는 종합 ICT 기업으로 베트남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며, 베트남의 50대 기업에 기술 분야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음
Ø FPT는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나 지난 2015년 미얀마 통신 당국으로부터 향후 15년간 진행될 인터넷 기반시설 사업자로 승인 받으면서 전기를 마련하였음
Ø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FPT는 베트남의 자유무역권 확대 흐름을 맞아 해외 수주를 늘리면서 인도를 넘어선다는 목표 아래 아시아 내 수탁제조 거점 구축을 서두르고 있음
Ø FPT는 2016년 4월 베트남 제3의 도시 다낭에 베트남 중부 최대 IT 거점인 ‘FPT 복합단지(FPT Complex)’를 구축하였는데, 현재 이 곳에는 2천 명의 엔지니어가 상주하고 있으며 FPT는 2020년까지 인력 규모를 1만 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임
Ø FPT가 다낭에 대규모 IT 거점 시설을 구축한 이유는 비용효율적인 인력 수급 때문인데, 다낭의 기본급은 월 약 300 달러 수준으로 하노이나 호치민보다 20~30% 낮은 편이나, 100만 명의 인구와 다낭 공과대학 등 유명 대학이 있어 양질의 IT 인재 확보가 수월함
<자료> Vietnam Real Estate Report [그림 2] 다낭 FPT 콤플렉스 조감도 |
Ø 그러나 FPT는 대규모 수탁 개발 거점 건설과 2020년까지 거점 엔지니어를 1만 명 확충을 바탕으로 IT 서비스의 해외 수주액을 현재보다 최대 5배 이상 늘려 인도를 추격하겠다는 방침
Ø FPT의 2016년 매출은 18억 달러, 직원 수는 2만 8천명 이상이며, 현재 전세계 21개 국에 진출해 있고, FPT의 쯔엉자빙 회장은 구소련 모스크바 국립대학에서 수학·컴퓨터를 전공했고 엔지니어 육성을 위해 FPT대학을 설립하는 등 ‘베트남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인물임
FPT의 단기 사업전략은 수탁 제조 거점 마련에 있지만, 쯔엉자빙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을 중장기 사업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음
<자료> FPT Corporation [그림 3] FPT의 미래 사업 방향 |
Ø FPT는 미래의 사업 방향을 ‘S.M.A.C’의 4가지로 설정하고 있는데, 각각 Social(소셜), Mobile(모바일), Analytics(빅데이터 분석), Cloud(클라우드)를 의미함
Ø FPT의 자회사인 ‘FPT 소프트웨어’의 경우 2016년 매출의 28%를 디지털 변혁 관련 아젠다가 차지하고 있는데, 쯔엉자빙에 따르면 인도의 IT 산업은 2020년에나 이 정도 비율을 달성할 것으로 보여, 디지털 변혁 영역에서는 베트남이 인도에 선행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함
Ø FPT 소프트웨어는 구체적으로 IoT(사물인터넷)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최신 기술에 대한 투자’와 ‘메인프레임의 오픈화’라는 두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데, 최신 기술을 따라잡으면서도 디지털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메인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고객과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임
최신 기술 투자와 메인프레임 오픈화 모두 상당 규모의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에, FPT는 이 두 분야의 인재 육성과 확보도 최우선 과제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음
Ø FPT는 현재 IoT를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를 1천명 정도 확보하고 있는데 최신 기술 캐치업을 위해 이를 조기에 1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며, 이 분야 기술자를 새로 키우는 것뿐 아니라 기존의 기술자들이 IoT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음
Ø 특히 IoT를 지원하는 플랫폼에 정통한 엔지니어의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제네럴 일렉트릭(GE)의 ‘프리딕스(Predix)’ 관련 자격 보유자를 현재 60명에서 500명으로 늘릴 계획임
Ø 클라우드 사업 역시 도약을 준비 중인데, FPT 소프트웨어는 2011년에 ‘클라우드 서비스 센터’라는 R&D 조직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AWS(아마존웹서비스)’와 ‘Microsoft Azure(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전문 엔지니어를 계속해서 확충해 오고 있음
Ø 2016년 초에 이미 1천명 규모의 클라우드 엔지니어를 확보해 클라우드 관련 오프쇼어 개발을 수탁하고 있는데, AWS 자격 보유자 현재 263명을 500명으로 늘리는 등 클라우드 전문인력은 앞으로도 계속 확충한다는 계획임
Ø 최신 기술에 대한 투자 못지 않게 방점을 두는 것이 메인프레임의 오픈화인데, 전세계의 대기업에는 아직도 메인프레임이 남아 있고 심지어 코볼에서 실행되는 시스템도 적지 않아 FPT는 메인프레임 오픈화 및 클라우드화를 추진하는 고객의 파트너로서 지원을 특화하고 있음
Ø 메인프레임 오픈화의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데, 오래된 시스템은 설계서 등 다큐먼트가 남아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엔지니어가 소스코드를 한 줄씩 읽어 내용을 파악해야 하므로 이러한 작업에도 역시 엄청난 인력이 필요함
FPT는 최신 기술 중에서도 특히 자율운전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 중인데, 2020년경에 연간 2억 달러의 비즈니스로 키워 낸다는 사업목표를 세우고 있음
Ø FPT 소프트웨어는 오프쇼어를 주축으로 성장을 계속하고 있으며 둔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최신 기술 기반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기어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특히 자율운전을 미래의 FPT를 지탱할 중요한 사업 분야로 보고 있음
Ø FPT 소프트웨어는 2016년 1천명의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자율운전 R&D 조직을 신설한 이래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의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에 상용화할 예정임
Ø FPT는 아직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미국, 일본, 한국의 자동차 제조사와 제휴를 맺고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신형 모델에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며, 자율주행 비즈니스 첫해인 2020년에 연간 2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음
Ø FPT는 최근 자율주행 차량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는데, 일반 자동차에 비해 크기는 작지만 고성능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시켜360도 감시가 가능하며, 장애물과 차선 등을 자동으로 감지, 컴퓨터의 판단으로 안전한 운행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음
Ø FPT는 오는 10월에 하노이에 있는 R&D 거점인 ‘호아 락(Hoa Lac) 하이테크 파크’에서 직원의 이동 지원 목적으로 자율운전 자동차를 주행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음
Ø FPT는 자율주행 차량을 자신들이 지향하는 미래상을 보여주는 ‘상징’이라 말하는데, 첨단기술에 적극적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심고, 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우수 ICT 기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상징이라는 것
<자료> FPT Tech Insight [그림 4] 자율주행 기술 시연 |
Ø FPT는 외부 전문가의 채용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올해 4월에는 자동차 기술과 로봇 관련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많은 엔지니어와 학생을 모았고, AI 및 자율운전에 관한 응용프로그램 개발 콘테스트를 개최했는데 145개 팀이 참가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고 함
FPT는 자율주행 외에, 현재 인텔과의 협업 추진을 통해 의료, 방범,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의 미래를 위한 첨단 ICT 기술 기반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Ø 자율주행 다음으로 이어지는 분야는 의료인데, FPT는 현재 ‘E Hospital!’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진료 기록 및 의료 기술의 신속한 공유, 환자의 대기 시간 단축, 신속한 결제 등 의료 서비스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사안을 연구하고 있음
Ø FPT는 현재 베트남 내 3곳의 병원과 실증 시험에 착수해 있으며, 그 효과를 검증한 뒤 본격적으로 모든 병원에 도입을 제안해 나갈 계획임
Ø 도시 기능 관련 사업도 주목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분야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으로 FPT는 자회사인 FIS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하노이시는 FIS가 제출한 4단계 ITS 구축프로젝트를 승인하였고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1단계 작업이 진행됨
Ø FIS의 지능형교통시스템은 제어 센터, 트래픽 제어 시스템, 트래픽 모니터링과 정보 수집 시스템, 트래픽 업데이트 시스템, 안전과 보안 시스템, 긴급상황 제어 시스템, 운송 인프라 관리 시스템 등으로 구성됨
Ø 이 밖에도 자동차 번호판의 자동 인식이나 효율적인 물자 운송 등의 연구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은 방범에도 도움이 되고,배출 가스를 감소시켜 환경 보호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인구 감소와 ICT 인력 감소를 겪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청년 인구가 증가하고 기술 인력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베트남이 전세계 ICT 시장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음
Ø 하노이와 호치민에 있는 FPT 대학에서는 IT 교육뿐만 아니라, ‘세상의 어떠한 것들이 IT를 통해 연결될 수 있고, 또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loT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강화해나가고 있음
Ø 베트남 정부와 베트남 최대 ICT 기업인 FPT는 저임금 인건비를 강점으로 한 시스템 개발 파트너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살린 디지털 변혁의 파트너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 하에 우수 ICT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
Ø 이는 선진국과는 정반대의 현상으로, 가령 일본의 경우는 2015년 말 현재 약 17만 명의 IT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며, 가뜩이나 일본 자체의 IT 인력은 2019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여 2030년경에는 IT 부족 인력이 총 59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임
Ø 한국도 IT 업종이 3D 직종으로 인식되며 엔지니어의 수가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베트남 IT 인력과 교류 강화도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임
Ø 베트남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중국의 주요 도시에 비해 20~30% 낮은 수준이고 엔지니어들의 기술 수준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와 FPT의 구상대로 베트남이 전세계 lCT 시장에서 중국, 인도를 넘어 우위에 설 가능성은 충분함
Ø IoT와 인공지능의 혁명이 몰아 치려 하는 현재 상황에 표류하지 않고 변화의 태풍에 정면으로 맞서 기회로 삼고자 하는 베트남의 ICT는 환골탈태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ICT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존재감을 높여 갈 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주간기술동향 최신ICT이슈 > 기업 동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조 달러 기업 경쟁 재점화, 미국 IT 거대기업들의 2분기 실적 분석 (0) | 2017.08.16 |
---|---|
‘비전 펀드’ 투자 시작, 기업가와 투자가의 갈림길에 선 손정의 (0) | 2017.08.02 |
애플 비즈니스의 카테고리 변화로 본 향후 사업구조 변화 전망 (0) | 2017.06.02 |
육•해•공 B2B 물류 역량 강화하는 아마존, 백본 물류산업 본격 진출 (0) | 2017.02.22 |
인텔 파운드리 사업 강화, 2017년 최초로 10 나노미터 생산공정 도입 (0) | 2016.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