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8호(2018. 10.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VR 인구 10억 명 목표, 비게임 콘텐츠로 사용자 확대 나선 오큘러스.pdf



[ 요 약 ]


지난 5오큘러스 고발표에 이어 9월에 오큘러스 퀘스트출시 시점이 공개되며, VR 업계가 고대해 왔던 독립형 HMD들의 라인업이 갖춰지게 되었음. VR 인구 10억 명을 기치로 내건 페이스북에게 보다 중요한 제품은 오큘러스 고인데, 199 달러에 판매되는 오큘러스 고는 동영상과 SNS 등 비게임 콘텐츠 이용에 최적화된 VR 저변 확대를 위한 기기임. 선의 제약이 없어진 오큘러스 퀘스트 역시 새로운 게임 경험 제공으로 저변 확대에 기여할 전망



[ 본 문 ]


9월 말에 열린 오큘러스 VR’ 개발자 컨퍼런스는 가상현실(VR)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VR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VR 업계가 새로운 해답을 내놓은 자리였음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PSVR 등 주요 VR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들이 차례로 출시된 2016년은 ‘VR 원년'으로 불리며 벤처캐피탈들의 투자가 몰리기도 했음


2016년에 VRHMD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시장도 성장하는 듯 했지만, 얼리어답터들의 구매가 끝난 이후 대중적 확산에는 접어들지 못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도 상황에 변화가 없어 VR 업계가 수요 정체의 우려에 휩싸인 것이 사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지금까지 VR에 관심이 없거나 실망감을 느꼈던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불러 모을까 하는 것이 VR 업계의 지상 과제가 되었음


그 타개책의 하나가 926일 개최된 페이스북 산하 오큘러스(Oculus) VR’5번째 개발자 컨퍼런스인 오큘러스 커넥트 5(Oculus Connect 5)’에서 제시되었는데,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는 ‘VR 인구 10억 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음


<자료> CNET

[그림 1] VR 인구 1억 명 기치를 내건 저커버그


VR 인구 10억 명을 향한 오큘러스의 행보는 올해 5월부터 이미 시작되었는데, 독립형(standalone) VR HMD오큘러스 고(Oculus Go)'를 내놓은 것


독립형이라는 말은 PC로부터 독립을 의미하는데,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등은 PC에서 구동되는 VR 콘텐츠를 받아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임


PC 기반의 HMDVR이 확산되지 못한 주요 이유로 꼽히기도 하는데, VR HMD 기기 자체도 고가이지만 고퀄리티의 VR 콘텐츠를 구동하려면 CPUGPU가 최고급 사양이어야 하기 때문에 PC 본체 가격만 160만 원 이상이 되기 때문


또한 초기 HMDPCHMD를 선으로 연결했는데, 게임같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콘텐츠의 경우, 선에 걸려 넘어지는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선의 문제는 무선 HMD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지만, 최고급 PC가 필요하다는 점은 최근의 모바일 중심 스낵컬처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어서 VR이 가정에 보급되는데 최대 걸림돌이 되었으며, VR방이나 VR테마파크 등 집밖에서 VR을 경험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음


5월에 발표된 오큘러스 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인데, PC나 게임 콘솔(플레이스테이션 또는 엑스박스) 등 외부 기기와 연결이 필요 없는데다가 가격이 199 달러여서 VR 콘텐츠를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


이번 커넥트 5 기조연설에서는 5월에 발표된 오큘러스 고의 성과가 공개되었는데, 구매자의 약 80%가 이전에 발매된 오큘러스 플랫폼의 HMD인 오큘러스 리프트나 기어 VR을 소유한 적이 없으며 최초의 VR 기기로 오큘러스 고를 구매했다고 함


물론 오큘러스 고는 PC 기반의 오큘러스 리프트에 비해 경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VR의 사용자 경험을 해쳐 오히려 VR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음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큘러스 고의 성과를 내세운 것으로 보아 오큘러스와 페이스북은 VR 사용자 기반의 확대가 VR 생태계 조성에 보다 중요한 요소라 판단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음


<자료> CNET

[그림 2] 오큘러스 고 구매자의 80%는 VR 새내기


PC 독립형인 오큘러스 고는 타깃 콘텐츠 면에서도 게임에 초점을 맞춘 이전 모델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게임 콘텐츠에 주력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음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오큘러스 고를 통해 1천개 이상의 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지금까지 VR 콘텐츠가 게임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게이머 이외의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비게임’ VR 콘텐츠 확충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음


 오큘러스 고는 머리의 (yaw, 좌우움직임)/피치(pitch, 전후움직임)/(roll, 회전)’을 감지하는 3 DoF(Degrees of Freedom, 자유도)를 지원함


 따라서 X, Y, Z축 선상의 직선 움직임과 함께 세 축의 회전 움직임 감지까지 6 DoF를 지원하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비해 오큘러스 고는 게이머의 움직임 추적에 한계가 있음


 이런 특성으로 인해 오큘러스 고는 사용자가 VR 게임보다는 VR 영상을 시청하거나 가상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용도에 초점을 두도록 유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음


 실제로 오큘러스 고에는 최대 4 명이 같은 가상공간에 모여 각자의 아바타로 소통하는 오큘러스 룸(Oculus Rooms)’과 콘서트나 스포츠 등의 이벤트를 공공 전시처럼 가상공간에서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오큘러스 베뉴(Oculus Venues)’ 등의 앱을 제공함


[동영상] Join Friends in VR with Oculus Rooms and Parties


[동영상] Oculus Venues Fall 2018 Lineup


이번 커넥트 5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에서도 새로운 비게임 VR 콘텐츠와 앱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VR 영상(360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VR(YouTube VR)'의 지원을 꼽을 수 있음


또한 2018년 가을부터는 오큘러스 고나 기어 VR을 쓰고 오큘러스 베뉴를 통해 미 프로농구(NBA)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고 발표해 대회장을 들썩이게 만들기도 하였음


한편 비게임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은 기존 모델인 오큘러스 리프트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비게임 콘텐츠 확충을 위한 기능과 개발환경을 한층 강화한다고 발표


 예를 들어 앱의 구매와 작동, 각종 설정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초기 화면에 해당하는 기능인 (Home)’에 배치할 수 있는 아이템의 폭을 넓혔으며, 사용자가 게임 등에서 획득한 좋아하는 아이템을 홈 내에 설치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게 하였음


개발자들에게는 이러한 개인맞춤형 아이템(Custom Developer Items)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올해 내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함


<자료> Oculus

[그림 4] 오큘러스 리프트의 홈 화면 개인화 설정


홈 등의 가상공간에서 사용하는 아바타도 보다 리얼하게 만들었는데, 아바타의 표정이나 몸짓을 리얼하게 함으로써 보다 현실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며, 이를 위한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더 연내에 제공할 계획임


또한 PC2차원(2D) 화면과 3차원(3D) 가상공간 양쪽 모두에서 끊김없이 연계하여 작업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인 하이브리드 앱(Hybrid Apps)’도 발표하였음


이 기능을 이용하면 가령 컴퓨터 화면에서 3D 객체를 생성한 후 가상공간에서 이 3D 객체를 잡고 돌리며 모양을 확인하거나 색상과 디자인을 조정할 수 있게 됨


이렇게 하면 작업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데 기조강연에서는 프랑스 알레고리드믹(Allegorithmic)의 툴인 섭스턴스 페인터(Substance Painter)’하이브리드 앱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음


사실 이러한 일련의 기능 확장 및 단기간에 이 정도의 개발 환경을 정비하기는 매우 힘든 일인데, 이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 플랫폼에 상당한 인원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함


이번 커넥트 55월에 있은 오큘러스 고 발표회의 연장선상에 있는데, 하이엔드급 독립형 VR HMD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가 추가로 공개되었기 때문


오큘러스 퀘스트는 코드명 산타 크루즈(Santa Cruz)’로 개발되어 온 것인데, 201610월에 열린커넥트 3’ 컨퍼런스에서 그 존재가 알려진 후 이번에 약 2년 반 만에 정식 제품명으로 함께 소개되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오큘러스 고와 같은 독립형이면서도 PC와 연결하는 방식인 기존의 오큘러스 리프트 수준의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


가령 3축 자유도(DoF)만 지원하는 오큘러스 고와 달리 오큘러스 퀘스트는 6축 자유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 수준의 가상현실 몰입감을 구현할 수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본체의 네 모서리에 각각 하나씩 총 4개의 센서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주위의 3차원 데이터를 검색하고 그 결과값을 컨트롤러에 내장된 동작 감지 센서의 결과와 조합하여 6DoF 동작 감지를 가능케 한 것으로 보임


여기에 3,200 x 1,440(한쪽 눈당 1,600 x 1,440)의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와 내장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PC 기반의 리프트 모델보다 도 높은 비주얼 퍼포먼스 구현이 가능한 사양임


<자료> CNET

[그림 3] 하이엔드 독립형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


오큘러스 퀘스트는 페이스북으로서도 많은 공을 들인 제품이지만, 앞서 언급한 VR 확산의 양대 걸림돌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 업계도 크게 주목하고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기조강연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발표했는데, 이는 페이스북의 VR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고 오큘러스 퀘스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음을 시사


오큘러스 퀘스트가 6 DoF를 지원하는 최초의 독립형 HMD는 아니며, 이미 HTC의 바이브 포커스(Vive Focus)나 구글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하는 레노버의 미라지 솔로(Mirage Sole with Daydream)’ 등 경쟁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는 상태


그러나 퀘스트는 본체뿐만 아니라 컨트롤러도 6 DoF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쟁제품들도 컨트롤러의 6 DoF 지원 예정임을 밝히고 있으나 시기는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가장 앞선 독립형 HMD 기기라 할 수 있음


또한 2019년 봄에 출시되는 오큘러스 퀘스트의 가격은 399 달러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전작 리프트에 비하면 가격 부담을 낮춘 것이며 가격대로만 보면 게임 콘솔들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임


즉 가격과 성능 면에서 볼 때 오큘러스 퀘스트는 앞서 설명한 VR 확산의 양대 걸림돌인 케이블 연결의 번거로움과 최고 수준의 PC가 필요하다는 비용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 때문에 퀘스트는 VR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오큘러스 고가 비게임 콘텐츠에 초점을 둔 HMD라 한다면, 이번 발표회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오큘러스 퀘스트가 게임에 특화된 HMD임을 명확히 밝혔음


 PC 기반의 리프트 모델은 처음부터 게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지난 2년간 VR 게임이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체된 듯한 모습이었음


 그 이유는 VR 체험 정도에 그치는 캐주얼 게임들만 즐비하고 선뜻 구매할 만한 게임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실망이 쌓이면서 VR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들도 더 이상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고 신규 이용자 유입도 되지 않은 것임


 반대로 구매할 만한 게임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역량있는 게임 개발사들이 VR 게임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게임 이용자 수가 한정되어 있어, HMD 보급 규모가 작다 보니 VR 게임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기대수익이 작기 때문임


결국 여러 요인들이 서로 꼬리를 물며 악순환이 벌어진 것인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오큘러스의 전략은 먼저 오큘러스 고를 통해 VR 사용자 기반을 늘린 후 자연스레 발생하는 VR 게임에 대한 수요를 오큘러스 퀘스트로 유입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임


오큘러스 퀘스트를 통해 VR 게임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저커버그의 의지는 제품과 함께 출시되는 게임 타이틀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음


퀘스트라는 제품명도 게임을 떠올리게 하거니와, 발매와 동시에 출시되는 타이틀은 50개 이상이라고 하는데, 게 중에는 스타 워즈 시리즈의 VR용 시리즈인 ‘Vader Immorta : A Star Wars VR Series’의 에피소드 1 등 대작 게임들도 포함되어 있음


이 밖에도 저커버그는 VR 액션 게임의 대명사인 로보리콜(Robo Recall)’, 익스트림 암벽등반 스포츠 게임인 더 클라임(The Climb)’,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모스(Moss)’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하였음


오큘러스는 그동안 대작 어드벤처 게임인 론 에코(Lone Echo)’와 같이 독점 콘텐츠 확보에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는 만큼, ‘오큘러스 퀘스트를 통해 이용한 수 있는 고퀄리티 게임의 유통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음


퀘스트를 실제 이용해 본 VR 게임 이용자들은 대부분 선이 없는 HM를 이용해 퀄리티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데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데, 이런 반응을 감안하면 VR 게임 업계로서는 시장 반등의 계기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있음


한편 선이 없는 6축 자유도의 HMD가 등장했다는 점은 VR 게임의 장르와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인데,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VR 게임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임


커넥트 5 전시장에서 시연된 오큘러스 퀘스트의 데모는 케이블로 연결해야 하는 리프트 HMD에서는 구현이 어려웠던 VR 콘텐츠의 체험에 초점을 두었음


가령 ‘Dead and Buried Arena’ 게임은 케이블 연결로는 플레이가 어려운 유형의 VR 게임인데, 일정한 넓이의 필드에서 두 팀이 각각의 진지로 나뉘어 그늘에 숨거나 돌아다니며 총격전을 하는 대전형 게임이기 때문


<자료> CNET

[동영상큘러스 퀘스트 기반 워킹 어트랙션 게임 'Dead and Buried Arena'


이런 류의 워킹 어트랙션 게임은 현재 가정이 아닌 VR 아케이드 등에서 백팩 컴퓨터를 등에 지고 오큘러스 리프트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번거롭고 무게 부담도 있기 때문에 필드의 크기가 제한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음


무엇보다 현재의 워킹 어트랙션 게임들은 필드 사방에 동작 감지를 위한 고가의 카메라 수십 대를 달아야 하다 보니 설치비용이 수천만 원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는 결국 고가의 게임 이용료로 귀착되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음


Dead and Buried Arena 게임은 오큘러스 퀘스트의 기능을 활용한 게임으로 플레이 필드의 3D 지도를 만들고 그 위에 서부극과 같은 가상의 필드를 조성하는데, 가상 필드에서는 현실의 블랙박스가 나무 상자로 바뀌고 여기 숨어 총격전을 할 수 있음


게임 이용자들은 오큘러스 퀘스트 본체가 리프트에 비해 가볍고, 컨트롤러의 반응도 좋으며, 컨트롤러 위치 감지 범위가 180도로 인간의 시야각 200도에 근접한데다 위치 감지 정확도가 높아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하였음


또한 무선 HMD을 이용해 활동성을 강화한 스포츠 게임들은 실제 운동경기에 보다 가까워지며 향후 VR e-스포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임


커넥트 5 전시장에서 선보인 또 하나의 데모 게임은 ‘Tennis Scramble’이라는 VR 테니스 게임이었는데, 엑스박스 키넥트나 위 스포츠 같은 2차원 모션 센싱 게임을 가상의 입체 공간으로 확장한 게임


전시장에는 미니 테니스 코트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 필드가 여러 개 마련되었으며, 실제 테니스 경기처럼 코트 양쪽에 오큘러스 퀘스트를 쓴 선수들이 자리잡고 플레이하였음


게임 플레이어들은 실제 경기를 하듯 미니 코트를 전후좌우로 움직였는데, 전시회장에서는 공간 제약상 필드를 작게 했지만 크게 만들면 더 큰 움직임을 유도할 수도 있음


게임 내용도 상대방이 친 공이 내 쪽으로 올수록 커 보이게 연출하는 등 실제 테니스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져 이용자들로부터 대체로 호평을 받았음


<자료> CNET

[동영상오큘러스 퀘스트 기반 VR 테니스 게임 ‘Tennis Scramble’


이런 류의 게임은 스포츠 활동의 일환으로 VR 게임을 자리 잡게 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는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음


또한 기존 e-스포츠에 비해 VR 게임은 보는 사람이 재미를 느낄 수 없어 e-스포츠 종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보는 재미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움직이는 재미라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e-스포츠의 컨셉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의 발표로 이제 1세대 오큘러스 라인업이 마무리된 셈인데, VR 시장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기대대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음


2014년에 오큘러스가 공개되고 2016년 하반기에 오큘러스 리프트가 출시되면 VR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치솟았으나 2017년이 VR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올해로 이월되었고 2018년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하기엔 부족한 감이 큼


그러나 VR 업계에서 돌파구 혹은 구세주로 갈망했왔던 하이엔드급 독립형 HMD가 발표됨에 따라 정식 제품이 출시될 2019년이 또 다시 VR 원년으로 기대를 받고 있음


오큘러스가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약 5년 동안의 시간은 VR 기술의 가치와 소비자 수용도에 대한 개념 검증의 시기였다 할 수 있음


기대를 모았던 VR 게임이나 소셜 VR의 확산 속도가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VR 아케이드와 테마파크 같은 새로운 유형의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하기도 했고, 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이미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의 효과적 도구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음


VR에 대한 높은 관심은 사실 모바일 이후, 즉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고 선점해야 한다는 기술업계의 강박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면이 있음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의 목소리도 나온 것인데, 오히려 현실에 발을 딛고 소비자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VR의 가치와 활용처가 정립되고 효과적인 기기 형태들이 개발되며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음


오큘러스 고와 오큘러스 퀘스트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VR 업계의 고민과 노력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성과들이 쌓여 사용자 기반을 늘려간다면 차세대 플랫폼으로서 VR이 비전은 차츰 현실화되어갈 수 있을 것임


스마트폰도 등장부터 현재와 같은 지위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이 언젠가 되었든 영화 레디플레이어원과 같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라 상상한다는 점은 VR 업계에 여전히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남아있음을 시사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31호(2018. 1. 3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VR 세계에 편입되는 &lsquo;360도 동영상&rsquo;, 관련 생태계 급속 확대 중.pdf



ž 360도 동영상이 VR(가상현실) 기술이냐는 의문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광의의 VR 기술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며, 스타트업 중심으로 생태계가 점차 완성되어 가고 있음


Ø 360도 동영상은 PC 화면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므로 VR 기술이 아니라고 보는 의견도 있고, HMD를 이용한 VR 체험에서 느끼는 몰입감 경험과는 확실히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점차 광의의 VR AR(증강현실) 기술로 인정해 가는 추세임


Ø 게다가 VR AR 분야에서 수익 창출이나 투자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는 사업자가 가장 많은 영역도 사실 이 360도 동영상 부문임


Ø 최근 360도 동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자는 물론 제작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자가 잇달아 등장하며 생태계가 확장되고 있는데, 360도 동영상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기업은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나뉨


Ø 촬영용 카메라를 비롯한 하드웨어 개발업체, 동영상 편집 및 전달을 담당하는 제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동영상 콘텐츠의 제작업체, 동영상 콘텐츠 전달 서비스 운영업체 등 4개 분야로 나눌 수 있는데 각 분야 모두 스타트업들의 약진이 눈에 띔


ž 촬영용 카메라를 개발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존트(Jaunt), 지금까지 구글의 투자 부문과 월트디즈니 등으로부터 약 1억 달러를 조달한 이 분야의 개척자임


<자료> Jaunt


[그림 1] 360도 동영상 카메라 Jaunt One


Ø 2013년 설립 이후 존트는 360도 동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 시네마틱(Cinematic) VR과 주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왔고, 20157NEO(네오)라는 코드 네임으로 처음 발표했는데, 현재 버전은 최초 시제품으로부터 따지면 약 5세대에 해당함


Ø 카메라 장비의 개발 이상으로 존트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영상을 조합하여 360도로 합하는 스티칭(stitching)기술인데, 존트는 스티칭 기술을 독자 개발하여 NEO에 탑재하고 업계 최초로 360도 동영상 촬영 카메라를 제작한 것임


Ø 존트는 NEO 발표 직전인 2015 4LA에서 360도 동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전용 시설로 존트 스튜디오를 설립했으며, NEO를 이용하여 소비자용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음


Ø 존트가 스스로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은, 360도 동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어떤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할 것인지 아무도 머리 속에 그리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Ø 360도 동영상의 수요를 감지하자 액션 카메라 업체 고프로(GoPro) 2016 8 월에 360도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옴니(OMNI)를 개발해 기업용으로 출시하였음


Ø 고프로는 옴니 출시에 앞서 스티칭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벤처기업 컬러(Kolor) 2015 4월에 인수했으며, 옴니 이용자들에게 이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음


ž 카메라가 대중적인 관심을 모으고 나면 다음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것이 동영상 제작 및 편집 소프트웨어인데, 360도 동영상 편집에서도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음


Ø 존트와 고프로가 전문 동영상 제작업자가 사용하는 하이엔드 제품이라면, 이후 등장한 리코의 THETA(세타)와 삼성전자의 기어(Gear) 360 등은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360도 동영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산하는 데 기여하였음


Ø 카메라 보급 후 등장한 것이 제작 소프트웨어인데, 이 소프트웨어는 동영상 제작과 편집 기능 외에도 PC의 웹브라우저, 아이폰 등 스마트폰,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VR 전용 HMD 등 다양한 시청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제작하는 기능을 제공함



Ø 제작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보 (EEVO), 바이저(Vizor), 인스타VR(InstaVR) 등이 대표적


<자료> InstaVR


[그림 2] 360도 동영상 편집 S/W 인스타VR


Ø 이들 3개 기업은 모두 월정액 요금제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회원 수는 적지만 고정 고객을 확보해 꾸준히 매출을 늘려 가고 있는데, VR AR 분야의 스타트업들 중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은 바로 이 제작 소프트웨어 영역임


ž 360도 동영상 생태계를 구성하는 세 번째 밸류체인은 콘텐츠 제작업체들인데,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 비용이 인하되면서 사업성이 생김에 따라 제작자가 증가하고 있음


Ø 360도 동영상 콘텐츠 제작업체들이 늘어나게 된 데에는, 3D 캡처 기술 등 새로운 콘텐츠 제작 기술 관련 시장이 먼저 형성되어 하드웨어를 비롯한 제작 환경이 갖춰졌기 때문


Ø 360도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선도적 스타트업으로는 위딘(Within)버추얼 리얼리티 컴퍼니(The Virtual Reality Company, VRC)가 있음


Ø 위딘은 주로 다큐멘터리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설립 초기부터 투자자의 관심을 모아 21세기 폭스와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털인 안드리센 호로비츠 등으로부터 총 5,200만 달러 자금을 유치하였음


Ø VRC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투자자이자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는 콘텐츠 제작업체로, 스필버그는 현재 VRC와 공동 프로젝트로 가정용 VR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함



Ø 위딘과 VRC가 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비해 스포츠 분야의 360도 동영상 제작에 특화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넥스트VR(NextVR)


Ø 넥스트VR 역시 소프트뱅크, 타임워너, 컴캐스트 및 다수의 중국계 투자자로부터 총 110 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런 거액의 투자가 필요한 것은 넥스트VR이 촬영용 카메라와 전송 기술은 물론 콘텐츠 제작과 배급 사업까지 모두 하고 있기 때문


Ø 넥스트VR은 현재 NBA NFL과 계약하고 매 경기를 인터넷에서 라이브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음악 라이브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진출 중



ž 볼 만한 콘텐츠가 많아지면 다음으로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송하는 서비스인데, 이 분야 대표적인 스타트업은 2015 년 설립된 리틀스타 (LittlStar)


Ø 리틀스타는 360도 동영상 서비스에 특화함으로써 유튜브 등 기존 동영상 서비스와 경쟁하고 있는데, 유튜브에 UCC 동영상이 많은 반면 리틀스타는 전문 콘텐츠 제작업체와 손 잡고 고품질의 360도 동영상만 전달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있음


Ø 구글의 모바일 VR HMD 기기인 데이드림(Daydream) 부문 관계자에 따르면, 데이드림 사용자는 이용시간의 절반 이상을 유튜브, 리틀스타, 넥스트VR 등이 전달하는 360도 동영상 시청에 할애 중이라고 함


Ø 오큘러스의 모바일 VR HMD 부문 관계자도 비슷한 언급을 하고 있는데, 하이엔드 HMD에서는 게임의 인기가 높지만 모바일 VR의 킬러 콘텐츠는 360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음


Ø 한편 최근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이 보편화되면서, 360도 동영상 기술의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적용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하려면 대량의 동영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스티칭하여 전달하는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함


Ø 실시간 스티칭 기술의 개발을 시작한 스타트업들도 등장하고 있는데, 에릭슨의 동영상 서비스 개발팀이 2016년 스핀아웃하여 설립한 와이비VR(ybVR)가 대표적


Ø 실시간 스티칭 기술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 실시간으로 360도 동영상 스트리밍 방송이 가능해지며, 콘텐츠 소비 경험은 또 한번 극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