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15호(2017. 9. 2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치매 발병률 검사 후 간병보험 가입 보험회사 위협하는 DNA 분석.pdf



[ 요 약 ]


미국 정부는 개인 대상 DNA 분석 서비스 제공을 금지해 왔지만 업계의 노력으로 올해 5월에 금지가 풀렸고이용자들은 일부 질병의 발병 위험을 알 수 있게 되었음미국에서는 최근 DNA 검사 결과 치매 위험이 높다고 판정 받은 피검자가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음보험 가입 시점에서 치매 검사를 하더라도 증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으므로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위험도 높은 가입자가가 증가하는 셈이어서 DNA 분석은 보험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재검토를 강제하고 있음


[ 본 문 ]


ž 23andMe 2007년부터 질병 발병률을 예측해 주는 개인용 DNA 분석 서비스로 의료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2013년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금지 처분을 받았음


Ø 23andMe가 제공하는 개인 대상 DNA 분석 서비스는 유전자 배열의 변이 검사를 통해 피검자에게 어떤 질병이 발병할 지를 예측하는 서비스로 미국 의료 시장에 큰 이슈를 던졌음


Ø 서비스 개시 후 2013년까지 23andMe의 이용자는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DNA 분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왠지 정확할 것 같은 느낌,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으로 배달되는 검사 킷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점, 가격이 99 달러라는 점 등이 매력적 요소로 꼽혔음


Ø 게다가 99달러라는 가격에 비해 무척 많은 항목을 분석해 주었는데, 건강 위험도(Health Risk), 약물 민감도(Drug Response), 보인자 검사(Inherited Conditions), 웰니스(Wellness), 조상계통 구성(Ancestry Composition) 5개 카테고리 총 254개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여주었음


Ø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유전자 검사를 받고 나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았음을 공개하면서 DNA 분석을 통한 질병 발병 예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에 힘입어 23andMe의 사업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였음


Ø 그러나 미 식품의약국(FDA) 2013 11월에 23andMe가 예측 정확도가 충분하지 않은 의료기기를 인허가 없이 판매했다는 점, 소비자가 검사 결과를 맹신해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사업 정지를 명령했음


<자료> gizmodo


[그림 1] 23andMe DNA 검사 킷 구성


Ø 당시 23andMe FDA와 오랜 동안 긴밀하게 협력을 해왔기 때문에 금지 조치의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있었는데, 23andMe가 개인에게 의료정보 소유권을 주기 위해 소비자 직접 판매(DTC, Direct-To-Consumer) 방식을 고집한 것이 근본 이유라는 지적이 있었음


Ø 실제로 23andMe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쓰웨이(Pathway)나 지노믹스(Genomics) 등은 판매 금지 처분을 받지 않았는데, 이들은 DTC 방식 서비스 업체가 아니라 의료기관을 통해서 검사 킷을 판매하는 업체들임


Ø 23andMe는 소비자 본인에게 직접 유전정보 검사 결과를 제공하고 의료정보의 소유권을 개인이 갖게 하겠다는 것이 자신들의 미션이라며 DTC 방식이 아니면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했다고 후문이고, 결국 이에 심기가 상한 FDA가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리게 되었다는 것


ž 금지되었던 23andMe의 질병 에측 서비스는 비록 검사 항목이 10개로 한정되긴 했지만 올해 4월에 재개 허가를 받았는데, 여기에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등 치매 질환이 포함


Ø 2013년에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질 때 23andMe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것은 아니었고, 의료정보와 비교적 거리가 먼 조상 계통 구성(Ancestry Composition), 즉 자신의 혈통이 어떤 인종 구성비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만 허용되었음


Ø 이후 23andMe DTC 방식을 유지하되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FDA로부터 인허가 검사 항목을 조금씩 늘려 나가는 전술을 통해 예전 모습을 찾으려 노력해 왔는데, 우선 치료가 어렵고 의료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난치성 유전적 질환의 보인자 검사 필요성을 FDA에 역설하였음


Ø 23andMe 2014 6월에 블룸 증후군이라는 유전 질병에 대한 보인자 검사 승인을 FDA에 요청해 2015 2월에 인허가를 받았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남성 섬유증, 겸상 적혈구 빈혈증, 테이-삭스병 등 36가지 유전적 질병에 대한 보인자 검사를 추가로 허가 받았음


Ø 2015년에 23andMe의 이용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애플 리서치킷과 데이터 수집에 관한 제휴도 체결했으나, 가장 핵심적인 서비스인 건강 위험도(Health Risk), 즉 난치성 유전 질환이 아닌 일반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는 여전히 불허되었음


Ø 그러다 올해 4 23andMe는 질병 발병률 예측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는데, 비록 10가지 질병에 대해서만 DTC 방식의 검사를 허용한다는 조건부 승인이긴 했지만 FDA의 판매 금지 처분이 있은 지 3년 반 만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음


Ø 23andMe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10가지 질병에 대한 검사를 허가 받기 위해 검사의 안전성, 정확성, 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는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고 함


Ø FDA에 제출한 자료에는, 영국에서 2 5천 명의 이용자에게 치매 등 질병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알려주었으나 자해 등 불미스런 일로 이어진 경우가 한 건도 없었으며, 사용자들이 검사 결과서 내용을 90% 이상 이해할 수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


[1] 2017 4월 재허용된 23andMe의 발병 위험도 검사 대상 10가지 질병

질병 명

질병 설명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신경퇴행성 질환

알츠하이머병(Late-onset Alzheimers disease)

치매의 원인이 되는 퇴행성 질환

셀리악병(Celiac disease)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질병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Alpha-1 antitrypsin deficiency)

폐와 간의 질병 위험도를 높이는 질환

조발성 1차 근긴장이상증(Early-onset primary dystonia)

근육 수축 이상으로 팔다리가 멋대로 꼬임

XI 혈액응고인자 결핍증(Factor XI deficiency)

혈우병, 혈액응고 장애

1형 고셔병(Gaucher disease type 1)

체내 낡은 세포 없애는 효소 결핍, 신경 장애

포도당-6-인산탈수소효소 결핍증

(Glucose-6-Phosphate Dehydrogenate deficiency)

적혈구가 원래 수명보다 빨리 파괴, 빈혈

유전성 혈색소침착증(Hereditary hemochromatosis)

철분 과잉 흡수 장애

유전적 혈전 기호증((Hereditary thrombophilia)

혈전 장애

<자료> IITP 정리


ž DNA 분석을 통해 치매 발병 위험 확률을 알 수 있게 되자 최근 미국에서는 검사 후 치매 간병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


Ø 가령 미시간에 사는 한 여성은 DNA 분석 결과 APOE-e4라는 유전자 변이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는데, APOE-e4는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유전자 변이인데다가, 이 여성의 경우 어머니도 알츠하이머 병력이 있어 즉시 장기요양보험(long-term care)을 신청했다고 함


Ø 보험회사는 가입 전에 이 여성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등의 검사를 실시했지만 당연히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 여성은 건강한 상태로 판정 받아 간병 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함


Ø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는 보통 뇌 속에서 십 수년 동안 진행되며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이다 어느 날 갑자기 발현하는 질병이고,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MRI 검사를 해도 치매 진행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보험 가입 시점에서 치매 유무를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움


Ø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는 APOE(Apolipoprotein E, 아포지방단백질 E)라는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APOE 유전자에는 콜레스테롤과 지질을 제어하는 ​​기능이 있으며, e2, e3, e4라고 하는 세 가지 변이가 발생할 수 있음



Ø 이 중 e4 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APOE-e4 유형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85세 남성 기준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비보유자에 비해 최대 10배나 높다고 함


<자료> Genetic Lifehacks


[그림 2] APOE유전자 변이 검사


Ø 그러나 APOE-e4가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며, 또한 질병의 발병은 성별, 나이, 가족 병력, 식사, 두뇌 활동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23andMe 역시 APOE-e4가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단정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음


Ø 그럼에도 임상시험에 의한 통계 데이터를 보여주며 APOE-e4를 보유한 사람은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을 달고 있기 때문에, 피검자들은 이를 받아들이기도 무시하기도 애매한 입장인데, 이는 DNA 분석 서비스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임


ž 소비자가 DNA 분석으로 발병 위험을 파악하고 보험에 가입하는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들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하지 않게 됨


Ø 미국에는 현재 550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으며, 그 중 절반은 요양 시설에 입소하여 인지능력 유지 프로그램과 일상생활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함


Ø 고령화와 함께 치매 노인이 증가하는 문제는 미국도 마찬가지여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검사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고 있었는데, 23andMe DNA 분석 서비스 금지가 해제된 데에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도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음


Ø 비록 알츠하이머와 APOE-e4 사이의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분석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가 개인의 선택으로 남아 있음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 위험 검사에 대해 전향적 입장인 것으로 보임


Ø 이는 알츠하이머 등 치매가 일단 발병하면 함께 사는 가족들의 요양 부담이 매우 커지고 심할 경우 가족관계의 해체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주변에서 보기 때문에, 정신이 있을 때 미리 대비를 해두려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음


Ø 하버드 대학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DNA 분석 결과 APOE-e4 변이를 가진 사람의 보험 가입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6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그 만큼 치매 발병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가 크고, 발병 시 대책을 마련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보여 줌

Genetic Testing For Alzheimer&rsquo;s And Long-Term Care Insurance.pdf



Ø 보고서는 알츠하이머 병 이외의 질병에 대해서도 발병 위험을 알고 싶어 DNA 검사를 받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


Ø 한편 DNA 분석 결과의 정확도가 향상되고 DNA 검사 후 보험 가입이 보다 확산된다면 이는 보험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크게 위협하게 될 것인데, 보험회사 입장에서 보면 가입 시점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을 알면서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


ž DNA 분석이 보험회사의 사업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반대로 DNA 분석을 적극적으로 사업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보험회사도 있음


Ø 대형 생명보험 회사인 매스뮤츄얼(MassMutual)은 올해 5월부터 DNA 분석 서비스에 보험 적용을 시작했는데, 가입자들이 휴먼 란제비티(Human Longevity Inc.)DNA 분석 서비스인 HLIQ Whole Genome(홀 지놈)을 통해 저렴하게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음


<자료> Futurism


[그림 3] 휴먼 란제비티의 DNA 분석 서비스


Ø 휴먼 란제비티는 피험자의 전체 유전자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 상태, 질병에 걸릴 위험, 약물 작용 방식, 유전자 질환, 신체 특성 등을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있음


Ø 이 분석 서비스는 미래의 건강검진이라고 불리며 DNA 분석 서비스 본연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수검자는 신체 정보를 파악하게 될 뿐만 아니라 휴먼 란제비티의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기여하며 나아가 결과적으로 의학 연구에도 공헌하게 됨


Ø 반면, 보험회사는 휴먼 란제비티로부터 개인 정보를 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하는데 즉,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의 조건을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이 서비스를 통해 보다 건강 유지에 유의하도록 환기시킬 것을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임을 알 수 있음


Ø DNA 분석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지를 미리 알게 된다면 검사를 받은 사람들이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이게 될 것이고, 그 결과 건강이 향상된다면 보험회사가 지급해야 할 비용 역시 감소하게 되는 효과를 얻고자 한다는 것임


ž DNA 분석 서비스가 점차 확산됨에 따라 보험회사와 관련 감독 기관이 DNA 분석 결과의 수용 방안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규칙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


Ø 매스뮤츄얼처럼 저렴한 DNA 분석 서비스를 통해 피보험자의 건강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앞서 살펴 본 간병보험(장기요양보험)을 다루는 보험회사들은 DNA 분석 결과에 따라 보험 가입 조건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함



<자료> ADHD rollercoaster


[그림 4] DNA 분석과 보험회사


Ø 일부 보험사는 보험 가입 시에 병원 검진 여부뿐만 아니라 DTC 방식의 DNA 분석 서비스 이용 경험 여부도 밝힐 것을 요구하고, 그 분석 결과에 대한 자료 제출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임


Ø DNA 분석 후 보험 가입은 보험회사와 가입자 사이의 분쟁뿐 아니라 가입자 간 분쟁의 소지 될 수도 있는데, 가령 유전자 검사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다고 나온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도 나오고 있음


Ø 이런 논란은 결국 DNA 분석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인한 기존 시장의 교란을 최소화하고, 기술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사회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과 규칙 제정을 미리 준비해 둘 필요가 있음을 시사


Ø 기존 보험업계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새로운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할 것이며, 규제 당국은 보험회사와 가입자 사이의 합리적 균형점을, 보험회사는 가입자 사이의 공정한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 해나가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