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85호(2019. 2. 26.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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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수요도 급증하는 아세안 자동차 시장, 10년 후 겨냥한 진입전략 필요.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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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약 ]

 

아세안 지역은 브릭스 이후 자동차 산업의 신흥시장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신차 판매대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 아세안 지역의 자동차 수요는 단지 내연기관 차량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전기차(EV)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일본 및 중국 자동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전기차 생산 및 보급 계획을 추진해 나가고 있음. 우리나라도 베트남을 거점으로 아세안 자동차 시장 확대를 모색 중이나 미래지향적 시장 전략이 필요한 상황

 

 

[ 본 문 ]

 

지난 2016년 컨설팅기관 KPMG가 전세계 자동차 기업 CEO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브릭스(BRICs)’ 이후 신흥시장이 어디인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아세안이라는 응답이 많았음

 

조사 결과 태국이 1, 인도네시아 3, 말레이시아가 6위를 차지하였는데, KPMG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자동차 유망시장으로 꼽히는 핵심요인으로 크게 4가지를 꼽은 바 있음

 

우선 구매력을 가진 중산층의 규모가 201219천만 명에서 20204억 명으로 증가하고, 자동차 수입관세 완전 철폐에 따라 시장이 커질 것이며,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에 따라 자동차 생산 분업체계가 확대되고, 각국 산업 육성정책으로 공급이 확대된다는 것

 

실제 2013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아세안 지역 자동차 내수 시장 규모는 2016년부터 다시 반등하며 현재까지 완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구 기준으로 아세안 3대국인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자동차 보급률이 모두 낮아 향후 성장 여지는 크다고 할 수 있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설리번은 최근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주요 3개국인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의 2018년 실적을 바탕으로 2019년 시장 전망을 발표

 

아세안 회원국은 현재 10개 나라인데, 이 중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3개국이 2017년 기준으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약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 20%를 필리핀과 베트남이 차지하고 있음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3개국 모두 2018년에 비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며, 20193개국의 자동차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291만 대가 될 것으로 예상

 

아세안의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의 2019년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1192,700대로 예상됨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906,500, 상용차는 4.0% 증가한 286,200대가 될 것으로 보임

 

2019년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다목적 차량의 인기가 지속되며 5종의 신형 SUV(스포츠형다목적차량) MPV(다목적차량)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

 

업체별로 보면 중국의 상하이GM우링(上汽通用五菱汽車, Wulling)은 중형 SUV알마즈(Almaz)’를 출시할 예정이며, 아세안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혼다, 스즈키, 토요타, 닛산 등은 소형 MPV 차종을 출시할 예정

 

전반적으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무난한 성장이 예상되나 단, 미중 무역 마찰과 미국 금리 정책의 강화 등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음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주요 무역 상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로 인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 시장의 성장이 저해될 우려가 있고, 이는 전반적인 소득 성장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을 가져올 위험이 있음

 

[1] 아세안 주요 3개국 2019년 자동차 시장 신차 판매대수 전망

구분

2018

2019(예측)

전년 대비

증가율

승용차

상용차

승용차

상용차

인도네시아

869,835

275,165

1,145,000

906,500

286,200

1,192,700

4.2%

태국

489,300

560,700

1,050,000

516,200

591,600

1,107,800

5.5%

말레이시아

536,371

64,929

601,300

544,121

65,579

609,700

1.4%

3개국 합계

1,895,506

64,929

601,300

1,966,821

943,379

2,910,200

4.1%

<자료> Frost & Sullivan(2019. 01), IITP 정리

 

인도네시아에 이어 제2의 아세안 시장인 태국의 2019년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5.5% 늘어난 1107,800대로 전망됨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516,200대로 예상되며, 상용차는 전년 대비 5.5% 늘어난 591,600대로 예상되는데, 아직 승용차보다 상용차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 태국 자동차 시장의 특징

 

2019년에는 BMW는 세단 3 시리즈와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브랜드의 중형 SUV인 트레일블레이저(TrailBlazer), 혼다의 중형 세단 어코드 등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승용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음

 

태국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상용차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금리 상승에 따른 바트화 하락과 미·중 무역 마찰이 수출 중심의 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음

 

아세안 제3위 시장인 말레이시아의 성장세는 인도네시아나 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뎌 2019년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609,700대로 예상됨

 

차종별로 보면 승용차의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4% 증가한 544,121, 상용차의 경우 1.0% 증가한 65,579대로 전망됨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은 승용차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특징인, 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향상, 민간 투자의 증가 등에 따라 자동차 시장의 성장이 기대됨

 

말레이시아 정부와 일본 다이하츠의 합작 법인인 페로두아(Perodua)’는 올해 1월에 국민차로 소형 SUV인 아루즈(Aruz)'를 출시했으며, 토요타도 올해 안에 소형차 야리스(Yaris)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런 신형 소형 모델들이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임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의 우려 요인은 원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게 유가 하락은 경제 성장 둔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중 무역 마찰 등으로 인해 링깃화의 가치가 하락해 신차 수요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

 

2018년에 아세안 3개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를 보아도 각국의 특징이 드러나는데, 인도네시아는 MPV, 태국은 픽업트럭, 말레이시아는 자국의 소형 국민차였음

 

인도네시아에서 작년에 가장 많이 팔린 차는 토요타의 아반자(Avanza)였으며, 승용차의 신차 판매대수 중 70% 이상을 MPV가 차지하였음

 

토요타, 혼다, 다이하츠 등 일본 기업 3사가 시장 점유율의 3분의 2를 차지하는데, 2018년의 점유율은 도요타가 39.1%, 혼다가 18.5%, 다이하츠가 18.2%였음

 

태국에서는 승용차와 상용차의 신차 판매대수가 엇비슷한데, 승용차에서는 배기량 1,300cc 미만의 소형차, 상용차에서1t급 픽업트럭이 주로 팔리고 있으며, 2018년에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토요타의 픽업트럭인 하이럭스 레보(Hilux Revo)였음

 

태국 역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가 두드러져, 2018년 승용차 점유율은 도요타가 26.6%, 혼다가 26.1%, 마쓰다가 13.3%였음


 승용차 중심의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작년에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페로두아의 소형차로 국민차로서 아주 인기가 높은 마이비(Myvi)였는데, 201711월 출시되었으나 여전히 구매 예약 후 3개월가량 기다려야 하는 선풍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

 

[그림 1] 말레이시아 국민차인 페로두아의 마이비 (자료: Perodua)

 

 말레이시아 자동차 시장은 페로두아와 혼다가 2강을 이루는 가운데, 또 하나의 국민차 제조업체인 프로톤(Proton)이 뒤쫓는 형국인데, 2018년의 점유율은 페로두아가 41.5%, 혼다가 19.7%, 프로톤이 12.2%였음

 

[2] 아세안 주요 3개국의 2018년 판매대수 기준 Top5 차종 비교

구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제조업체

차종

제조업체

차종

제조업체

차종

1

토요타

Avanza (MPV)

토요타

Hilux Revo (픽업트럭)

페로두아

MyVi (세단)

2

미쓰비시

Xpander (MPV)

이스즈

Dmax (픽업트럭)

페로두아

Axia (해치백)

3

토요타

Calya (MPV)

토요타

Yaris (세단)

페로두아

Bezza (세단)

4

토요타

Kijang Inova (MPV)

포드

Ranger (픽업트럭)

혼다

City (세단)

5

혼다

Brio (세단)

마쓰다

Mazda (세단)

페로두아

Alza (MPV)

<자료> Frost & Sullivan(2019. 01), IITP 정리

 

한편 프로스트&설리번은 아세안 자동차 시장 전망 보고서와 함께 아세안 지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기자동차(VE) 구매 의향 조사의 결과도 함께 발표하였음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6개국 평균 37%의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 의향을 밝혔는데, 국가별로는 필리핀(46%), 태국(44%), 인도네시아(41%)가 평균을 웃돌았음

 

구매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들만을 대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는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수 있나라고 물어보았는데, 그 결과 절반이 넘는 52%의 소비자가 EV의 가격이 21% 이상 비싸도 구매하고 싶다고 답했음

 

 특히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격이 50% 가량 비싸더라도 EV를 구입하겠다는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런 결과에 대해 프로스트&설리번은 심각한 배기가스 오염과 높은 연료 수입 의존도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EV의 구매 의향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

 

[3] 아세안 주요 6개국 소비자들의 전기자동차 구매 의향 조사

국가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평균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구매 의향

46%

44%

41%

37%

37%

33%

23%

<자료> Frost & Sullivan(2019. 01), IITP 정리

 

[4] 전기차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가격 차이 허용치에 대한 조사

허용 범위

41~50%

31~40%

21~30%

11~20%

6~10%

1~5%

동가 희망

모르겠음

응답률

22%

13%

17%

18%

12%

7%

9%

2%

<자료> Frost & Sullivan(2019. 01), IITP 정리

 

이러한 소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아세안 각국은 자동차 생산 분업체제에서 위상을 강화함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자동차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있음

 

아세안 지역 자동차 생산의 허브이자 수출기지로서 위상 강화에 적극적인 태국은 신성장동력 10대 산업의 하나로 자동차를 선정하고, 친환경차와 전기자동차 생산 등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음

 

인도네시아는 태국을 넘어 아세안 자동차 생산 제1 허브 자리를 노리고 있으며, 저가 소형차인 저비용 그린카(LCGC: Low Cost Green Car)’를 중점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음

 

말레이시아 역시 자국 브랜드의 지원에 적극적이며, 에너지효율차(EEV: Energy Efficient Vehicle)의 생산 허브로서 도약하는 것과 수출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

 

이 밖에 자동차 생산이 미진했던 필리핀도 자동차산업부활전략(CARS)을 발표하고 외국계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에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베트남 역시 부품 현지화율을 2025년까지 45%까지 확대키로 하고 자동차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음

 

또한 싱가포르를 제외한 ASEAN 주요 5개국은 2020년대 중반에서 2030년대 중반을 겨냥한 EV 보급 목표를 제시하며, 이의 달성을 위한 정책도 잇달아 내놓고 있음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5년까지 210만 대의 EV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2030년까지 20만 대, 태국도 2036년까지 120만 대의 EV를 보급한다는 계획임

 

그러나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려면 충전 인프라의 정비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각국의 정비 계획을 보면 말레이시아는 2030년까지 12.5만 대로 비교적 양호하지만, 인도네시아는 2025년까지 1,000, 태국은 2036년까지 불과 690대로 되어 있음

 

소비자들의 높은 EV 구매 의욕을 감안할 때 아시안 각국의 정부는 그에 부응할 수 있는 충전 설비의 정비 계획을 강화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임

 

[ 그림  2]  아세안 주요  5 개국의  EV  및 충전 인프라 보급 계획

 

아세안이 새로운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 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는데, 일본이 장악하고 있던 시장에 중국이 전기차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상황

 

일본은 2017년 기준으로 아세안 전체 자동차 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특히 아세안 자동차 생산의 양대 축인 태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은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음

 

특히 2015년부터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인도네시아에 완성차와 엔진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하였으며, 필리핀에서는 필리핀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아 소형차 생산에 주력하고 있음

 

중국 자동차 업계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주요 3국에 투자를 늘리며 일본에 도전하고 있는데, 상하이자동차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25만 대와 12만 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며 특히 태국을 우측핸들 자동차의 생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

 

지리자동차는 2017년에 말레이시아 프로톤의 지분 49.9%를 인수하며 아세안 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하였고, 베이징자동차도 말레이시아를 아세안의 전기자동차 허브로 지정하고 2016년부터 현지 기업인 앰버듀얼과 합작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음

 

우리나라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 중이나, 베트남이 상대적으로 마이너 시장이고 내연기관차 생산 중심이어서 보다 미래지향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

 

한국의 아세안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17년 기준 4.3%에 불과한데, 시장 확대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2017년에 일본 자동차 업계의 영향력이 낮고 역내 최대 성장시장인 베트남에 아세안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차의 생산 및 영업을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음

 

합작법인의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2020년까지 생산능력은 기존 2만 대 수준에서 57천 대로 증가하는데, 현대자동차는 2021년까지 베트남 내 시장 점유율을 10%로 끌어 올려 베트남 내 1위에 오르고 이를 교두보 삼아 아세안 시장의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계획

 

그러나 아세안 지역 주요 국가들이 이미 EV 등 친환경 차량의 보급 계획을 세우고 있고, 일본 및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이 EV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미래의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려워 보이며 미래 시장 변화를 염두에 둔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