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95호(2017. 5.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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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_하이브리드 방식_5년 이내 상용 양자 컴퓨터.pdf
[ 요 약 ]
IBM에 이어 구글도 5년 이내에 양자 컴퓨터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양자 컴퓨터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기술 공룡들 간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음. 구글이 개발하고 있는 기술은 아날로그 방식의 양자 컴퓨터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디지털 기술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란 점이 특징. 구글도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방식의 양자 컴퓨터를 지향하지만, IBM에 비해 후발주자인 현재의 열세를 좁히기 위한 전략으로 하이브리드 방식을 취한 것으로 보임
[ 본 문 ]
구글은 2017년 3월, 양자 컴퓨터 기술을 5년 이내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기고하며 디지털이 아닌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했다고 발표하였음
<자료> Nature [그림 1] 구글의 양자 컴퓨터 |
Ø 정보 처리는 디지털 방식이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이 0과 1의 이진법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 컴퓨터의 세계에서는 사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양자컴퓨터가 디지털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큰 장벽을 넘어서야 함
Ø 양자 컴퓨터의 개발은 오류와의 싸움이기도 한데, 양자 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빗(Qubit)’은 벡터 값인 l0>과 l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중첩(Superposition) 상태를 가지기 때문에 매우 불안정하며, 미세한 노이즈 만으로도 상태가 변화하는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
Ø 이처럼 노이즈로 인한 상태 변화 현상을 ‘비응집(Decoherence)’이라고 부르는데, 디지털 방식으로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려면 시스템을 노이즈로부터 보호하고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게 됨
Ø 이와 반대로 아날로그 방식의 양자 컴퓨터는 제한된 작업만 실행할 수 있는 한계가 있지만 오류에 대한 내성은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음
Ø 구글이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구글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하여 아날로그 방식인 ‘단열 양자 컴퓨터(Adiabatic Quantum Computer)’ 기술을 디지털 기술로 보완한다는 방침
Ø 전문가들은 디지털 방식의 양자 컴퓨터 실현까지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구글은 하이브리드 방식을 통해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여 5년 이내 상용화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임
구글은 하이브리드 방식이라는 독특한 양자 컴퓨터를 통해 ‘발견적 양자 알고리즘(Heuristic Quantum Algorithms)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라 밝히고 있음
Ø 구글이 한정된 기능을 갖는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터로 얻고자 하는 것은 곧바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응용 기술이 아니라, ‘휴리스틱(Heuristic, 스스로 발견하도록 돕는 학습법)’이라 부르는 새로운 기반 기술로 근사치의 해법을 개발하는 알고리즘임
Ø 구글은 본격적인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면 자신들의 휴리스틱 양자 알고리즘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구글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응용 분야는 ‘시뮬레이션(Simulation), 최적화(Optimization), 샘플링(Sampling)’ 등임
<자료> IQOQI/Harald Ritsch [그림 2] 양자 컴퓨터로 소립자 생성 시뮬레이션 |
Ø 양자 컴퓨터로 모델링 하게 되면 다양한 소재를 머신에서 정밀하게 가상 실험 할 수 있는데, 비행기용 화학 섬유를 강화하거나 자동차용 배기 가스 제거 장치(촉매 컨버터)의 효율을 올리거나, 태양광 전지의 변환 효율을 높이는 등의 연구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됨
Ø ‘최적화’는 최적화 문제를 양자 컴퓨터로 해결하는 것을 말하는데, 적용 분야는 무척 광범위해서 소비자에 대한 제품 추천이나 온라인 광고의 입찰 모델, 유통산업에서 물류 운송 루트의 최적화 등에 사용될 수 있음
Ø 아날로그 방식의 양자 컴퓨터를 최적화 머신(Optimization Machine)이라 부르기도 하는 만큼, 최적화는 구글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으로 보임
Ø 샘플링은 통계 및 기계학습에 사용되는 방법으로 확률 분산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는 기법인데, 구글은 실제로 49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여 샘플링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
Ø 구글은 논문에서 양자 컴퓨터가 현재의 수퍼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를 ‘양자 패권(Quantum Supremacy)’이라 부르며, 양자 컴퓨터는 본질적으로 현재의 수퍼 컴퓨터 기능을 크게 상회한다는 것을 의미함
구글은 여러 업종에 걸쳐 많은 기업이 양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IBM과 마찬가지로 양자 컴퓨터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음
Ø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또 다른 목적은 양자 컴퓨터를 위한 알고리즘 및 응용프로그램 개발을 촉진하는 것인데, 구글은 하이브리드 방식의 양자 컴퓨터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를 늘리고 개발자 커뮤니티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음
Ø 구글의 양자 컴퓨터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될 예정인데, 이는 양자 컴퓨터를 인공지능 다음의 기축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클라우드로 제공하겠다는 IBM의 전략과 동일한 맥락
Ø 구글은 벤처 캐피탈 커뮤니티를 향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현재 디지털 방식의 양자 컴퓨터 기술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벤처 캐피탈에 대해 구글은 하이브리드 방식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음
Ø 궁극의 양자 컴퓨터는 디지털 방식이라는데 이견이 없지만, 구글은 자신들의 하이브리드 기술이 그때까지의 공백을 채울 수 있어 투자 대상으로도 매력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음
Ø 구글의 전략 목표는 테슬라처럼 처음부터 전기차(EV)를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도요타처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음
구글은 2009년부터 ‘양자 인공지능(Quantum AI)’ 부문을 통해 양자 컴퓨터 연구를 진행했는데, 초기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아날로그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였음
Ø 구글은 2009년부터 캐나다의 벤처기업 D-웨이브(D-Wave)가 개발한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2013년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 QuAIL)’를 설립하였음
<자료> Quantum Artificial Intelligence Lab [그림 3] NASA의 양자 인공지능 연구소(QuAIL) |
Ø QuAIL은 2013년 5월 D-웨이브의 양자 컴퓨터 ‘D-Wave Two’를 도입했는데, 이 머신은 ‘퀀텀 어닐링(Quantum Annealing)’이라는 아날로그 방식의 양자 컴퓨터로 구글은 최적화 연구를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음
Ø NASA는 양자 알고리즘을 이용해 우주 개발 분야에서 최적화를 현행 수퍼 컴퓨터보다 빠르게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QuAIL은 올해 3월 D-웨이브의 최신 모델인 D-Wave 2000Q를 도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음
이후 구글은 D-웨이브를 이용하여 양자 컴퓨터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2014년 9월부터 독자적인 양자 컴퓨터 기술의 개발에 나섰음
Ø 구글은 2014년 9월에 UC Santa Barbara(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의 존 마티니 교수를 초빙해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 연구 부문을 설립하였음
Ø 당시에는 D-웨이브가 개발한 양자 컴퓨터에 대해 이 머신이 정말 양자 컴퓨터인가 하는 본질적인 의문의 목소리가 학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었음
Ø D-Wave Two 모델을 벤치마킹 해보면 확실히 양자 효과를 생성하고 있지만, 이것이 현재 컴퓨터의 성능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음
Ø 마티니 교수도 의문을 품고 있던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D-Wave Two의 평가를 실시한 후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는데, 보고서는 D-Wave Two가 노트북의 성능을 능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냉혹한 평가를 결론으로 담고 있음
Ø 반면 구글은 D-Wave Two를 면밀히 검증함으로써 문제점이나 특성을 파악하여 이를 독자적인 양자 컴퓨터 개발에 활용하고 있으며, D-웨이브를 재평가하게 만드는 높은 수치의 벤치마크 결과 등을 공표하였음
Ø 구글은 D-웨이브에 비판적이었던 마티니 교수를 합류시켜 양자 컴퓨터 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안하였는데, 마티니 교수는 대학 재직 당시 물리학부에서 개발한 양자 칩을 D-웨이브의 머신에 구현하여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성능을 개선할 것을 목표로 구글에 합류하였음
2014년 6월 구글은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하되 디지털로 제어 가능한 양자 칩을 개발하였고, 양자 컴퓨터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제창하였음
<자료> Martinis Group [그림 4] 마티니 교수팀의 5큐비트 프로세서 |
Ø 마티니 교수팀의 양자 컴퓨터 칩은 ‘조지프슨 양자 프로세서(Josephson Quantum Processor)’라 불리는데, 사파이어 기판에 알루미늄 회로를 증착한 모양을 띠고 있음(조지프슨 효과는 두 개의 초전도체가 절연막으로 격리되어 있을 때 양자 사이에 전위차가 없어도 전류가 흐르는 현상)
<자료> Martinis Group [그림 5] 구글의 9큐비트 양자 칩 |
Ø 큐비트는 불안정하여 환경 변화나 노이즈에 의해 상태가 변화되어 오류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큐비트 개발 시에 오류 감지 및 보정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음
Ø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양자 오류 보정(Quantum Error Correction, QEC)’이라는 기능을 프로세서에 구현하여, 오류를 감지하고 오류 발생을 억제 할 수 있게 되었음
Ø 2016년 6월, 구글의 하드웨어 연구 부문은 ‘초전도 회로를 가진 디지털화된 단열 양자 컴퓨팅(Digitized adiabatic quantum computing with a superconducting circuit)’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아날로그 양자 컴퓨터에 디지털 기술을 통합해 아날로그 방식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을 공개
<자료> Google [그림 6] 하이브리드 단열 양자 컴퓨팅 |
Ø 아날로그 방식은 ‘단열 양자 컴퓨팅(Adiabatic Quantum Computing)’을 말하며, 디지털화 되었다는 것은 개별 큐비트를 조작하는 기술을 말하는데, 구글의 하이브리드 방식은 양자 컴퓨터를 구성하는 개별 큐비트를 조작하는 것이 핵심임
Ø 이처럼 구글은D-웨이브를 사용하여 양자 컴퓨터 연구를 시작하며 기초 기술을 습득했지만, 이후 마티니 교수팀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양자 칩을 개발하여 이를 D-웨이브의 시스템에 탑재해 가동시킴으로써 차별화된 하이브리드 기술 방식을 만들어 나가고 있음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구글은 후발 주자로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인공지능이나 자율운전차에서와 마찬가지로 파격적 투자를 통해 단숨에 양자 컴퓨터 정상 등극을 노리고 있음
Ø 하이브리드 방식의 양자 컴퓨터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어서 상용화가 가능한 시스템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구글은 자신들만이 이 방식을 추진하려 하기 보다는 벤처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활약을 기대하고 있음
Ø 구글은 많은 스타트업들이 하이브리드 방식에 관심을 보이게 되면 여기에서 혁신이 태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연구자들 대부분이 아날로그 방식 양자 컴퓨터에 대해 회의적이었지만 구글이 이를 개선하여 새로운 길을 제시하면서 연구자들의 관심이 새롭게 모이고 있음
Ø 구글이 하이브리드 방식의 양자 컴퓨터 기술 상용화를 발표한 직후, IBM은 디지털 방식의 양자 컴퓨터 ‘IBM Q’를 몇 년 이내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음
Ø IBM Q는 ‘범용 양자 컴퓨터(Universal Quantum Computer)’로 자리매김 하고, 머신을 디지털로 제어하여 범용적인 작업을 수행하게 한다는 계획인데, 원래 이 모델의 출시는 10년 후로 예상되었지만 이번 발표로 IBM은 상용화 일정을 대폭 앞당겼음
Ø 양자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는 IBM이 크게 앞서 있고 구글이 도전하는 구도인데, 구글은 양자자 컴퓨터 개발을 제로에서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격차가 매우 큰 상태
Ø 그러나 AI와 자율운전 자동차 개발에서도 백지 상태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기업 인수와 파격적인 기술력으로 전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처럼, 구글은 양자 컴퓨터 기술 개발에서도 유사한 방법을 사용해 단기간 내에 정상의 자리를 노릴 것으로 예상됨
Ø IBM에 이어 구글이 가세함으로써 양자 컴퓨터 개발 경쟁이 점차 최고조를 향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의 진화가 폭발적으로 진행될 흐름이 도래하고 있음
Ø 양자 컴퓨터는 인공지능 기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수년 내 본격적인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는 기술의 발전이 기하급수적 속도로 이루어지는 ‘특이점(Singularity)’ 도달 속도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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