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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5.31 게놈 편집 기술을 이용한‘유전자 도핑’의 위험성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8호(2018. 5. 3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게놈 편집 기술을 이용한‘유전자 도핑’의 위험성.pdf



지금도 사용금지 약물(소위 도핑)의 사용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적발이 더욱 어려운 부정행위가 가능해 질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음


암 투병을 하며 투르 드 프랑스 7연패를 하여 철인으로 추앙받던 랜스 암스트롱은 불법 도핑 사실이 적발되어 지금껏 쌓아온 명성을 한순간에 잃게 되었음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기록 및 신체 기능 향상을 위한 금지약물 복용의 유혹을 수시로 느끼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스포츠맨으로서 양심과 더불어, 발각이 되면 그 동안의 기록과 명성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는 두려움 때문임


따라서 만일 적발하기 어려운 도핑 방법이 제시되었을 때 많은 운동선수들은 한번쯤 사용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임


과학자들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등의 유전자(게놈) 편집 기술과 기존의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하면 더 나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음


이 방법은 선천적으로 부여받은 유전자 코드를 수정하여 부정하게 경기 능력의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유전자 도핑이라고도 부르는데, 무엇보다 적발이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큰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음


'유전자 도핑'의 구체적인 예로는 가령 몸에 적혈구의 증가 효과를 가진 에리스로포에틴(Erythropoietin)'의 생성을 촉진하는 유전자를 추가하는 것을 들 수 있음


에리스로포에틴이 증가하면 혈중의 적혈구가 증가하고 산소를 많이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의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


이 때문에 에리스로포에틴을 이용한 약물 도핑도 이미 존재하고 있고, 랜스 암스트롱이 사용한 금지 약물 중에도 에리스로포에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음


몸에 주입된 에리스로포에틴을 검출해 내는 것은 비교적 간단한 일이지만, 만약 몸이 에리스로포에틴을 보다 쉽게 생성하도록 유전자 수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를 적발해내는 것은 금지 약물 복용을 적발해내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임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따르면, 운동선수의 원래 유전자 정보를 알고 있다면 유전자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나, 그러려면 선수들의 유전자 정보를 먼저 취합할 수 있어야 함


또한 유전자 조작보다 고급 기술인 게놈 편집을 사용하는 것도 있을 수 있는데, 유전자 조작과 달리 게놈 편집은 생물이 이미 가지고 있는 유전자 정보를 문자 그대로 편집하는 기술로 유전자 조작보다 더 감별해 내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음


<자료> Futurism

[그림 1] 적발이 어려운 새로운 도핑 방법, 유전자 도핑


WADA는 이미 모든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유전자 코드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법적인 문제나 시간적 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음


유전자 코드의 제출을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 관점에서는 회색 영역이며,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일부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복잡해 짐


또한 운동선수들이 게놈 편집을 할 수 있게 되기 전에 전세계모든 선수의 유전자 코드를 모아야 실효성이 있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이런 작업은 매우 어려운 일임


이미 게놈 편집을 사람에게도 적용하는 사례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마땅한 적발 방법이 없어, 멀지 않은 시기에 유전자 도핑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음


게놈 편집 기술 자체는 난치병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되는 등 매우 가치 있는 기술인데, 지난 201511월 영국에서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생후 3개월 된 유아에게 게놈 편집을 시술하여 성공을 거둔 바 있음


중국의 경우 크리스퍼(CRISPR)를 이용한 게놈 편집으로 유전자가 조작된 사람이 이미 86명이라는 보도도 나왔는데, 중국은 국가 5개년 계획에 게놈 편집을 포함할 정도로 국가가 나서서 관련 기술의 발전을 적극 장려하고 있음


<자료> Futurism

[그림 2새로운 도핑 도구유전자 가위


WADA는 유전자 도핑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 및 건강 위험에 대해 선수들에게 교육하는 것도 제안하고 있으나, 이제껏 도핑의 역사에서 보듯, 선수들이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알더라도 기꺼이 도핑의 유혹에 언제든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함


현대의 스포츠계는 도핑을 효과적으로 막을 방법을 아직 갖고 있지 못한데, 이런 상황에서 더욱 적발이 어려운 유전자 도핑이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어, 반도핑 대책 마련에 더욱 부심하게 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