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9호(2018. 10. 2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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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 로봇 해고 위기, 기업용 서비스 계약 연장 의향 15% 불과.pdf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감정 인식 로봇 ‘'Pepper(페퍼)’의 기업용 서비스 계약을 갱신하려는 기업이 15%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


감정 인식 인젠을 탑재한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형 로봇 페퍼는 201510월부터 기업용 서비스 신청 접수를 받기 시작했는데, 각 기업이 페퍼를 임대해 매장 안내나 제품 안내 등에 이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로 기본 계약 기간은 3년이었음


따라서 서비스 초기부터 페퍼를 임대한 기업의 경우 이달 중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셈인데, 닛케이는 페퍼 임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재계약 의향을 포함해 기업용 페퍼 서비스를 이용하며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였음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 따르면 20187월말 현재 2천 여 기업이 페퍼를 도입했는데, 닛케이는 이 중 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고 27개 기업으로부터 회신을 받았음


조사 표본 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3년 계약의 갱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7개사 중 4(15%)에 그쳤으며, ‘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9(33%), ‘아직 미정이라는 기업은 13(48%)였음




2015년부터 일찍 페퍼를 도입한 11개 기업만 떼어서 보면, ‘갱신 예정이라 응답한 기업은 없었으며, ‘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6(55%), ‘이미 중도 해지한 기업이 1(9%), ‘아직 미정이라는 기업이 4(36“%)였음




계약 연장을 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다고 응답한 7개 기업 중 3곳은 10대 이상의 페퍼를 도입하고 있으며, 게 중에는 51대의 페퍼 임대 계약을 맺은 기업도 있음


계약을 갱신하지 않거나 이미 해지했다고 응답한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는데, 가장 큰 이유로 효과에 비해 비용이 크다는 점을 꼽았음


 페퍼의 기업용 서비스 요금 총액(수수료 및 이용료)3년 계약 조건에 1989,800 (부가세 별도)이므로 1개월에 대당 약 55,272 엔의 비용이 발생함


여기에 경우에 따라 응용 프로그램 개발 등의 비용이 별도 부과되므로, 기업 입장에서 도입 효과를 느끼지 못한다면 비용 절감의 대상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음


해지한 기업 중에는 중요한 손님에게 안내 기능을 다하지 않았다거나 고객의 유도·접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며 비용 절감을 위해 해지 결정에 이르렀다고 답한 곳이 있었음


도입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상당히 있었다는 응답이 18%, ‘어느 정도 있었다는 응답이 19%로 전체 27개 조사 기업 중 효과를 느낀 곳은 대략 3곳 중 1곳인 것으로 나타남



 당초 페퍼의 도입 목적을 복수 응답으로 질문한 결과, 1위는 고객의 유인과 접객 및 안내’(77.8%)였고, 2위는 호객 등의 집객 효과’(40.7%), 3위는 매장의 이미지 메이킹’(25.9%) 순이었음


즉 페퍼의 신선함과 독특함을 광고탑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대부분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페퍼가 등장한 지 3년이 지나 신기함이 떨어지면서 페퍼의 집객력도 약화되고 광고탑으로서 역할이 끝났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보임


물론 페퍼의 도입으로 효과를 보았다는 기업들도 있었는데, 음식업의 경우 매장에서 캠페인 설명 효과가 좋아 아르바이트 인력의 인건비를 절감 할 수 있었다는 응답이 있었고, 여행업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았다는 응답을 하였음


<자료> IBM

[그림 1]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페퍼 로봇


설문 조사 결과 고장 및 수리비용에 대한 기업의 불만 목소리도 있었는데, 고객과 직접 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류가 빈발하여 가동할 수 없는 시간도 많았다고 함


 부품 교환도 잦아 운영 부담이 되었다는 응답도 있었고, 고장이 잦아 수리비도 늘어났는데 특히 수십 대 규모로 도입한 기업일수록 수리 비용이 과다한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음


고장이 잦은 것은 페퍼가 주로 매장이나 안내 데스크 등에 고정 배치되는 경우가 많은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온도와 조명 등 환경 영향을 많이 받아 작동 중지나 오작동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은 기업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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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FA 중심 사회에 대항하는 &lsquo;비집중형 웹(Decentralized Web)&rsquo;.pdf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최근 비집중형 웹(Decentralized Web)’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으며, 사용자가 데이터를 제어하는 비집중형 웹을 표방하는 서비스들도 나타나고 있음


매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행사에서는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를 겨루는 스타트업 배틀필드(Startup Battlefield)’가 열림


올해 배틀필드에서 주목받은 서비스 중 하나는 비집중형 메시징 앱을 표방한 스텔씨챗(StealthyChat)’이었음


창업자인 프라하브 바드와지는 스텔시챗이 안전하고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유일한 메시징 앱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의한 검열이 존재하지 않는 버전의 위챗(WeChat)이라고 설명


<자료> Stealthychat.com

[그림 1] 블록체인 기반의 메시징 앱스텔씨챗


바드와지는 구글의 경우 현재 200여 종의 무료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를 추적하고 사용자의 데이터로 큰돈을 벌고 있다며, 비집중형 웹의 시대가 도래해야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와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제어권을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 호소


기존의 메시징 앱 대부분이 사업자의 서버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연결되는 중앙집중형 아키텍처를 채택해 메시지 기록 등의 데이터가 사업자의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반면, 스텔씨챗은 이용자가 데이터의 저장 위치를 직접 결정하는 비집중형 구조임


스텔씨챗 역시 기본 데이터 저장 위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이지만 나중에 위치를 변경하거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으며, 데이터는 엔드--엔드로 암호화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 이외의 사람은 이용할 수 없음


또한 사용자 인증 및 파일 관리 메커니즘은 P2P 방식의 분산형 원장 시스템인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고 있음


비집중형 웹은 거대한 플랫포머가 지배하는 현재의 중앙집중형 웹에 대항하는 개념으로, 사용자가 데이터나 프라이버시를 완벽하게 제어 할 수 있는 웹을 목표로 하는 운동을 일컬음


비집중형 웹은 비영리단체(NPO)인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와 매사추세츠 공대(MIT)디지털 화폐 계획(Digital Currency Initiative)’ 연구팀 등이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으며,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가 최근 지지를 밝히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음


소위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com) 등 거대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지배하는 현재의 웹을 집중형(Centralized)으로 정의하고 그와 반대되는 비집중형 웹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운동임


<자료> Esquire

[그림 2]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는 GAFA


이들이 집중형 웹의 폐해로 호소하는 것은 거대 플랫포머가 사용자의 행위와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가령 현재의 인터넷은 거대 플랫포머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수 존재하며 그런 서비스는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내주어야 비로소 이용 가능함


사용자가 내준 데이터를 직접 컨트롤 할 수 없는 것도 문제인데, 이를 비집중형 아키텍처 달리 표현하자면 분산 아키텍처로 해결하자는 것이 비집중형 웹의 기본 아이디어


잘 알려진 비집중형 웹의 예는 트위터의 클론 서비스인 ‘Mastodon(마스토돈)’인데, 트위터의 서버가 운영업체를 통해 집중적으로 운용되는 반면 마스토돈의 서버는 누구나 운영 가능함


최근에는 보다 정교한 메커니즘에 의해 비집중형 아키텍처를 구현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큰 기여를 하고 있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집중형 사용자 인증 인프라 및 파일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나타나면서, 최근 들어 이를 활용해 비집중형 앱(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 등으로 불림)을 제공하려는 업체나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음


앞서 거론한 스텔씨챗도 이런 흐름에서 나온 것으로, 스텔씨챗은 블록스택(BlockStack)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데, 블록스택이 제공하는 사용자 인증 기반이나 DNS에 해당하는 이름 확인 기능, 파일 관리 기능 등은 모두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음


사용자가 블록스택 기반의 앱을 이용하려면 먼저 블록스택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대신 앱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자 ID 및 암호를 따로 등록하거나 설정할 필요는 없음


블록스택에 사용자 등록을 하면 임의의 알파벳.id.blockstack’이라는 사용자 ID가 만들어지며, 사용자는 이 ID를 이용하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싱글사인온(SSO) 할 수 있음


블록스택의 사용자 ID는 이름 확인에 이용되는데, 가령 스텔씨챗과 같은 메시징 앱에서는 다른 사람과 연락을 할 때 블록스택의 사용자 ID를 사용함


블록스택에서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가이아(Gaia)’라는 파일 관리 구조로 관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사용자 ID를 이름 확인에 이용하고 있음


블록스택을 이용한 디앱(dApp)은 이미 여러 개가 공개되어 있으며, 마치 웹 2.0의 매쉬업(mash-up) 개념처럼 디앱들 사이의 연계와 작동은 아주 용이함


현재 공개된 디앱 중에는 구글 독스(Google Docs)의 비집중형 버전을 표방한 그래파이트Graphite)’, 여행용 SNS트래블스택(Travelstack)’, 디지털 서명 시스템인 블록유사인(Blockusign)’ 등이 유명함


스텔씨챗에서는 블록스택 기반으로 만들어진 앱들이 곧 바로 연동되는데, 가령 그래파이트로 작성한 문서를 메시지에 포함해 다른 사용자에게 전송하면, 이를 받은 사람은 스텔씨챗에서 그래파이트 앱을 열어 문서를 편집할 수 있음


비집중형 앱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비트코인(Bitcoin) 다음으로 규모가 큰 암호화폐인 이더(Ether)’를 운영하는 이더리움(Etherium)’


그 밖에도 다양한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어 비집중형 앱의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디앱의 카탈로그 사이트인 ‘app.co’도 운영되고 있음


<자료> app.co

[그림 3] 비집중형 앱의 카탈로그 사이트


한편 비집중형 웹과 디앱의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과 확산 가능성의 토대가 되는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음


스텔씨의 바드와지 CEO는 회사의 일차적인 수입이 블록스택에서 받는 리워드(보상)라고 밝혔는데, 이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임


블록스택은 현재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앱들 중에서 사용자의 이용 횟수가 많은 앱의 개발자들에게 포상금조로 마이닝 리워드(Mining Rewards)’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상금이지 기업의 매출은 아니라는 것


블록스택은 201712월에 코인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를 실시해 5,28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당분가 디앱 개발자들에게 소정의 포상금을 지불하는 것은 가능함


블록스택은 20165월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협력하는 등 B2B 사업도 운영하는 등 사업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가지나 블록스택의 이야기이지 디앱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안정적 사업모델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임


블록체인 기술이 현재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거니와, 비집중형 웹이 사람들의 선택을 받으려면 비집중형이라는 것 이상의 플러스 알파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임


일각에서는 비집중형 웹과 디앱들 대부분이 비집중적인 분산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외에는 존재 의의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하고 있음


현재의 집중형 앱들은 광고 기반 모델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거나, 구독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거나, 클라우드의 파워를 살린 빠른 속도로 이전 데스크톱 앱에는 없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다거나 하는 등의 장점이 존재함


그래서 수많은 사용자들이 GAFA로 상징되는 거대 플랫포머들에게 기꺼이 개인 정보를 내주거나 집중형 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임


따라서 비집중형 웹과 비집중형 앱이 일반 사용자에게 광범위하게 침투하기 위해서는 비집중형이라는 것 이외에 체감할 수 있는 가치의 제공이 필요의 장점이 필요할 것임


이는 정확히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이기도 한데, 해킹이 불가능한 차세대 인터넷으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이지만, 느리고 비효율적인 처리 속도, 기존 서비스와 차별이 없다는 점 등으로 인해 회의론에 직면하고 있기도 함


그러나 이는 소위 죽음의 계곡을 건너온 모든 기술들이 겪었던 과정이기에 비관적 전망을 서둘러 할 필요는 없을 것이며, 블록체인과 비집중형 웹의 생존과 확산 여부는 전적으로 기술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에 의해 결정될 것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9호(2018. 10. 2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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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 자극받은 구글도 맞대응 움직임.pdf



[ 요 약 ]


올해 봄부터 나돈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에 이어, 최근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을 개발할 것이란 말이 나돌고 있음. 양사의 가정용 로봇은 스마트 스피커에 이동성을 접목한 것으로, ‘움직이는 에코’, ‘움직이는 구글 홈이라 할 수 있음. 이미 스마트홈의 허브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사는 향후 가정용 로봇 시장으로 전선을 확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경쟁 속에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가정용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당겨질 것으로 기대



[ 본 문 ] 


지난 7월 말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로봇청소기 위에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가 테이프로 부착되어 있는 사진을 올려 잠시 이목을 끈 바 있음


베조스는 집에 오니 거실에서 발견! 그런데 도대체 뭔지 모르겠네?라는 글과 함께 로봇 청소기 룸바 위에 청테이프로 얼기설기 붙여 세운 에코의 사진을 올렸음


이 사진에는 아이 넷과 함께 하는 생활(#LifeWithFourKids)'라는 해쉬태그가 붙어 있는데, 여느 가정이라면 그저 아이들의 장난으로 넘어갔겠지만 사진을 올린 이가 제프 베조스이다 보니 혹시 에코의 차기 버전이 아닌가 하는 세간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되었음


<자료> WTNH.com

[그림 1] 베조스가 올린 사진을 분석한 뉴스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와 스마트 스피커 에코의 성공 이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에서 아마존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는데, 베조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뭔가 숨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분석 기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음


가령 베조스가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 아마존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개발하려는 것 같다는 분석 기사들이 나오는 식


룸바 위의 에코 사진에 대해서도 블룸버그가 아주 진지한 뉘앙스는 아니었지만 가정용 모바일 에코출시에 대한 힌트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으며 아마존에 공식 질의를 했는데, 아마존은 이에 대해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함


사실 블룸버그가 베조스의 룸바+에코사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전사가 있는데, 올해 4월에 이미 아마존이 극비리에 가정용 로봇 개발을 추진 중이라 보도한 바 있음


당시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하드웨어 연구개발 부문인 (lab) 126’을 중심으로 가정용 로봇 개발 프로젝트 베스타(Vesta)’를 추진 중이라 보도하였음


아마존에 물류 시스템을 공급하는 아마존의 로봇 자회사 아마존 로보틱스와 달리 본사의 R&D 부문인 랩 126은 그동안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비롯해, 파이어(Fire) TV 셋톱박스, 파이어 태블릿 등 소비자 가전제품을 개발해 온 곳임


베스타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집안을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인데,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몇 년 전부터 이동형 알렉사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것으로 보임


올해 들어 126’ 구인 페이지에는 로보틱스 분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본 센서 엔지니어 등을 모집한다는 내용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블룸버그는 아마존이 올해 안에 직원들의 집에서 가정용 로봇을 테스트하고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 전했음


아마존이 개발하고 있는 가정용 로봇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집안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거나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일종의 모바일 알렉사로 알려져 있는데, 바퀴로 이동하면서 음성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음


블룸버그가 베조스의 룸바+에코사진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자신들의 이전 보도를 연상시키는 사진이어서 보도의 신빙성을 높여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음


<자료> Men's Health

[그림 2] 로봇 개 스팟미니와 산책 중인 베조스


아마존의 에코 로봇개발 루머가 사실로 밝혀질 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아마존이 집 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연이어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임


지난 4월 블룸버그 보다 당시 아마존 대변인은 가정용 로봇 개발 소식과 관련한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아마존이 하드웨어 프로젝트를 초기 단계에서 취소하는 일이 빈번해 개발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논평


그러나 블룸버그 외에도 CNBC 등 여러 미디어들은 아마존이 소비자의 집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평가하며 에코 로봇이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음


 아마존은 에코의 성공으로 소비자의 집 안에 아마존의 하드웨어를 들여놓는 데 성공했으며, 아마존닷컴의 상거래와 연계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일약 스마트홈의 허브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구글과 애플이 서둘러 이 시장에 뛰어 들게 만들었음


 결핍이 창의적 생각을 촉진하듯이 아마존이 혁신적 기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어찌 보면 구글, 페이스북, 애플처럼 온라인으로 사용자 정보를 모을 수 없었기 때문인데, 아마존은 고객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색다른 방식에 항상 목말라 있다고 할 수 있음


 가정용 로봇은 아마존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질 만한 하드웨어인데, 에코를 통해 이미 AI 스피커의 효용성은 입증되었으므로, 움직이는 에코라면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인기를 끌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 정보를 확보할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이 소비자의 집 안으로 끊임없이 들어가려고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바로 옆에서 즉시 파악하기 위해서인데, 소비자와의 거리라는 기준에서 보면 에코보다는 움직일 수 있는 에코가 아마존에게는 당연히 더욱 매력적인 것임


한편,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 루머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구글을 자극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글은 5년 전에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번 좌절을 겪었던 아픈 전사가 있음


 Google은 지난 2013년에 로봇 벤처기업을 인수해 프로젝트 레플리칸트(Replicant, 복제인간)’을 발족했는데, 당시 로봇 개발은 구글 X가 맡았으며, 앤디 루빈이 사업을 지휘하였음


앤디 루빈은 안드로이드의 창업자로 구글은 2005년 이 기업을 인수해 스마트폰 사업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는데, 루빈은 당시 지능형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 제조기업에서 로봇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었음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런칭 이후 구글은 로봇 관련 기업 8개를 잇따라 인수했는데, 이 중 최대 규모로 인수한 곳은 군사 지원 로봇과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자료> Boston Dynamics

[동영상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 밖에 휴머노이드를 개발하던 일본기업 샤프트(Schaft)’, 컴퓨터 비전을 로봇에 응용한 인더스트리얼 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 차세대 로봇 팔을 개발한 레드우드 로보틱스(Redwood Robotics)’도 인수했으며, 구글은 로봇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였음


그러나 이후 구글은 돌연 로봇 개발을 중단하게 되었는데, 2014년에 앤디 루빈이 구글을 떠나면서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역시 동력을 잃고 좌초하였음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다시 팔고자 구매자를 찾고 나섰지만 임자를 찾지 못했는데, 2017년에 가서야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aran Robotics)’를 인수하며 로봇 사업에 뛰어든 소프트뱅크에 매각할 수 있었음


구글이 로봇 개발을 중단한 이유는 사업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때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로봇은 배송 센터나 조립 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 시장이 중심으로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서비스 로봇의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고 함


2014년 당시 루빈은 2020년경에 일반 서비스용 로봇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고 하는데, 구글의 임원진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것을 요구했고,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루빈이 떠나고 로봇 사업이 중단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 것임


레플리칸트 프로젝트 중단 이후 주춤하던 구글은 몇 년 후 고급 AI를 로봇에 적용하는 연구를 재개했는데, 저가 하드웨어에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


구체적으로는 암 팜(Arm Farm)’이라 불리는 구글의 로봇 연구시설에서, 딥러닝(Deep Learning)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로봇의 두뇌로 사용하여, 10대 이상의 로봇 팔을 병렬로 실행시키는 기술을 학습시켰음


<자료> Google

[동영상구글 암 팜의 로봇 팔 학습 장면


연구 내용은 로봇 팔이 문의 손잡이를 잡고 돌린 후 당김으로써 문을 여는 작업을 실행시키는 것이었는데, 각각의 로봇 팔은 신경망의 카피 본을 탑재하고 있으며 강화학습의 방법으로 학습을 받았음


동작(Action)을 실행할 때는 주어진 조건(State)에서 행동의 가치(Value)를 산정하게 되는데, 로봇이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동작을 결정하도록 하였으며, 로봇이 작업을 수행할 때 노이즈를 추가해 각각의 로봇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작업하는 환경을 구현하였음


다음으로 이러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수집하여 신경망을 최적화하였는데, 알고리즘은 수집 된 데이터에서 제대로 처리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검증하여 동작과 작업 완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해 신경망을 개선해 나갔음


이 사이클을 반복하면 로봇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데, 로봇 팔들은 몇 시간의 교육만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되었다고 함


이후 구글은 로봇에 더욱 향상된 AI 기술을 접목해 정밀도를 향상시켰고,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해 로봇이 지시한 객체를 정확히 선택해 잡아 올리게 하는 연구를 성공시켰음


구글은 암 팜에 자체 개발한 최신 AI 기법인 ‘QT-Opt(Q-function Targets via Optimization)’를 적용했는데, 암 팜에 QT-Opt를 탑재함으로써 객체를 잡는(Grasp) 정밀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음


QT-Opt 기법은 분산 강화학습 모델의 하나인 큐러닝(Q-Learning)에서 연속 동작(Continuous Action)을 안정적으로 처리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함


<자료> Dmitry Kalashnikov et al.

[그림 5] QT-Opt를 탑재한 로봇 팔 학습 장면


통상 로봇은 카메라의 RGB 이미지에서 객체를 파악하고 팔의 끝에 있는 그립을 열어 객체를 잡게 되는데, 로봇이 복잡한 형상의 객체를 정확히 잡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함


이는 골라잡기 도전(Picking Challenge)이라 불리는 연구 테마로 많은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데,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물건을 잡을 수 있는지가 로봇의 상품 가치를 결정하기 때문


구글은 먼저 오프라인으로 알고리즘을 교육한 다음 로봇을 가동시켜 온라인으로 학습시켰는데, 오프라인 교육에서는 1,000 종류의 객체를 사용하였고, 로봇 팔은 이것들을 580,000회 잡아 올리는 테스트를 수행하였음


구글에 따르면 완성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로봇의 성능을 검증한 결과, 객체를 골라잡는 성공률은 96%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고 함


구글이 개발한 알고리즘의 놀라운 점은 객체를 정확하게 잡을 뿐 아니라 작업을 지능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인데, 알고리즘은 잘 잡을 수 없다고 판단하면 다른 잡기 방법을 자동으로 학습하며 또한 객체를 잡는 방법을 여러 동작의 연속으로 파악하기도 함


가령 객체가 다른 것에 둘러싸여 있는 경우 주변을 먼저 무너뜨려 객체만 남게 하는 동작(Singulation)을 자율적으로 학습하며, 서 있는 촛대가 잡기 어려우면 일단 뒤집은 다음 잡기도 하고, 가벼워 잡기 어려운 공은 트레이의 가장자리에 대고 잡을 수도 있음


<자료> Dmitry Kalashnikov et al.

[그림 6] 로봇 팔의 지능적인 객체 집어 올리기


구글의 이러한 AI 기반 로봇 연구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개발에 자극을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을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돌기 때문


연구실 환경과 달리 실제 생활환경에서 다양한 형태의 객체들이 있고 객체들을 만져야 하는 시점, 객체들의 물리적 거동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로봇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구글의 연구들은 그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음


현재 구글의 로봇 개발은 구글 브레인구글 X’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암 팜에서 개발된 기술들은 로봇 팔 뿐만 아니라 로봇의 기초 기술로 응용된다고 함


최근 구글 역시 가정용 로봇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문이 돌고 있는데, 아마존의 베스타에 자극을 받아 가정용 로봇 개발을 재개했다는 분석이며, 따라서 로봇의 형태도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AI 스피커에 이동성을 접목한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


아마존과 구글은 현재 AI 스피커 기반의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아마존이 움직이는 에코로 앞서 가려 한다면 구글로서도 가만히 있기 어려울 것임


구글의 AI 스피커인 구글 홈(Google Home)도 인기 상품으로 미국 내 많은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에코에 이은 후발주자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가정용 로봇까지 아마존에 선수를 빼앗겨 나중에 따라 간다면 시장 주도권 면에서 타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


AI 스피커 시장이 양사의 경쟁으로 단기간에 성장한 만큼, 가정용 로봇이 아직 미성숙한 기술일 수 있지만 아마존과 구글의 상용화 경쟁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을 것임


스마트폰 시장 진입에 실패한 아마존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하드웨어 개발 노력 끝에 에코를 선보였고, 예상 밖으로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현재 대부분의 대형 ICT 서비스 사업자들이 AI 스피커를 내놓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냈음


에코의 성공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아직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의 베스타 개발 소식에 경쟁사들은 보다 신속히 대응할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으며, 구글의 맞대응 루머는 이런 기류를 반영함


아마존의 선제적 움직임이 아니더라도 이미 올해 초 CES 2018 가전 박람회에서 두 팔을 이용해 물건을 옮기고 청소도 할 수 있는 아이올로스(Aeolus) 로봇, LG전자의 클로이(Cloi), 소니의 애완견 로봇 아이보 등이 눈길을 끌면서 가정용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린 바 있음


<자료> Fast Company

[그림 7] 청소하는 가정용 로봇 아이올로스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가정환경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구현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영화 속 휴머노이드가 아니라 이동이 가능하고 물건을 집을 수 있는 AI 스피커 정도를 가정용 로봇으로 바라본다면 그리 먼 미래의 일은 아닐 것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소비자용 로봇 시장이 2017년부터 연평균 22.35%씩 성장해 2023년에는 149.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였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8호(2018. 10.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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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조스의 &lsquo;블루오리진&rsquo;, 로켓 엔진 공급계약 체결.pdf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참여하고 있는 민간 로켓기업 블루오리진(Blue Origin)'이 로켓 발사 서비스 업체인 United Launch Alliance의 신개발 로켓을 위한 로켓 엔진 공급자로 선정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는 새로 개발 중인 로켓 ‘Vulcan Centaur(벌컨 센토)’에 탑재할 로켓 엔진으로 블루오리진의 ‘BE-4'를 선정했다고 정식 발표




블루오리진이 이번 공급계약 경쟁에서 이긴 상대는, 그동안 유나이티드 런치 얼라이언스에 로켓 엔진을 공급해왔으며, 미 공군에도 납품해 온 가장 오래된 로켓 엔진 개발업체 에어로젯 로켓다인(Aerojet Rocketdyne)’


이 때문에 블루오리진의 이번 공급계약 승리는 미국 로켓산업과 군수산업에 있어 역사적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음


블루오리진의 BE-4는 로켓 연료로 메탄을 사용하는데, 추진력이 우수해 우주왕복선 주엔진보다 25%나 강력한 정도여서 항공우주업계에서 주목해 오고 있었음


[그림 2] 블루오리진의 BE-4 로켓 엔진


블루오리진은 성능뿐만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강점이 있어 선정이 되었는데, 그 동안 비용대비 효과를 전혀 고려하지 않던 항공우주업계의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임


 에어로젯 로켓다인이 로켓 엔진 AR1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미 공군에 엔진 개발비용의 대부분을 부담시키는 것에 비해, 블루오리진은 로켓 엔진 개발비용 부담을 로켓 제조업체에 요구하지 않고 있어 로켓 제조업체로서는 비용면에서도 큰 메리트가 있음


그 동안 항공우주산업의 로켓 엔진 공급 경쟁에서는 비용대비 효과는 무시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결국 에어로젯 로켓다인이 계약을 수주하는 역사가 반복되어 왔음


그러나 ‘Falcon(팰컨) 9’을 개발해 NASA의 국제우주정거장에 물자수송 계약을 따낸 스페이스X’의 등장으로 전통 기업이 수주한다는 관행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음


한편 수주에 실패한 에어로젯 로켓다인은 엔진 공급 실적이 없는 BE-4를 채택한 것은 국가안보의 문제가 있다며, 로켓 엔진 공급 계약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로비를 전개 중임


[동영상] Blue Origin BE-4 Engine Compilation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8호(2018. 10.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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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업계에서는 올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영상 서비스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는데,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VR(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중계임


우선 20183월에 열린, 소위 3월의 광란(March Madness)이라 불리는 NCAA 미국 대학농구선수권대회에서는 전체 67경기 중 21경기를 터너 스포츠가 VR로 경기 중계가 했는데, 이는 지난해 VR로 중계된 것이 9경기인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임


<자료> NCAA

[그림 1] NCAA의 VR 중계 관련 보도자료


터너 스포츠의 마크 존슨 수석 부사장은 올해 VR 중계의 과제는 카메라의 설치 장소였는데, 가능한 한 코트에 가까운 장소에 카메라를 설치해 되도록이면 팬들이 코트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을 목표로 세웠음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는데, 실제 경기를 하다 보면 카메라가 방해가 되거나 선수의 부상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협회에서 난색을 표했기 때문


농구 경기에서 VR 카메라의 설치 장소는 테스트 결과 바스켓 후방과 측면 라인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는데, 마크 존슨은 현시점에서는 이것이 최선이었다고 평가


여기에 파이널 포(Final Four)'로 불리는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는 각 대학의 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는 관중석에 카메라를 추가 설치했는데, 학생들이 자기 팀의 활약에 흥분하는 분위기 속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려는 것으로 VR 특성을 살린 시도였음


사운드 면에서도 변화를 꾀했는데, 지난해에는 VR 영상을 보는 사람과 일반 TV 영상 시청자의 화각이 서로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VR로 전달되는 영상에는 중계 실황 및 해설 등 사운드를 입히지 않았음


올해 터너 스포츠는 VR 영상 전용 캐스터를 둠으로써 실황 중계를 전달하는 시도를 했는데, VR 영상이 팬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려면 당분간 이런 시행착오들이 계속될 것으로 보임


한편, 대학농구와 달리 NBA 프로농구는 팬들에게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AR(증강현실) 기술과 360도 영상을 접목한 영상 서비스를 시작하였음


신인급 선수의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NBA 섬머 리그에서는 'NBA AR'이라는 앱을 배포했는데, 앱을 열고 카메라로 주위 풍경을 촬영하면 화면에 가상의 문이 표시됨


그 문을 들어서면 안에서는 NBA 경기 영상이 흐르고 있어 마치 농구 코트의 사이드 라인에 있는 것 같은 영상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체험 후에는 다시 문이 나타나는데 이를 통과하면 현실세계로 돌아오게 되어 있음


<자료> The Awesomer

[동영상증강현실과 360도 동영상을 결합한 'NBA AR' 앱의 실행 화면


AR 기능 외에도 이 앱이 가진 특징은 세로 영상을 사용한다는 점인데, 최근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세로로 잡고 동영상을 촬영하고 감상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성향에 맞춘 서비스를 테스트 하려는 것으로 보임


NBA의 디지털 상품 관리 부문 마이크 앨런 수석 부사장은 섬머 리그 몇 경기는 경기 전체를 세로로 촬영해 제공했는데, 이러한 새롭고 흥미로운 시도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고 말하며, 다가오는 NBA 정식 시즌을 겨냥해 검토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언급


PGA 프로골프협회와 터너 스포츠는 VR이나 AR은 아니지만, TV 중계와 경기 관전을 상호 보완하고 확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PGA TOUR LIVE(투어 라이브)’ 앱을 제공하고 있음


이 앱의 특징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 등 주요 선수의 모든 샷을 동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것인데, TV 중계가 모든 선수의 모든 샷을 다 방송할 수는 없기 때문에 TV 중계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이라도 앱을 통한 영상을 보고 싶은 동기를 가지게 됨


또한 경기가 열리는 골프장에는 와이파이 환경을 정비하고, 앱에 식당, 용품 판매점, 화장실 등의 위치가 표시되는 지도 기능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현장에서 직접 관전하는 팬들이 앱을 이용하도록 고려한 것임


이런 방식의 중계는 우리나라에서도 LG유플러스가 ‘U+ 골프라는 서비스로 출시하여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인기선수 독점 중계, 지난 홀 다시보기, 출전선수 스윙 보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


선수의 관점에서 보는 영상을 전달하려는 종목도 있는데, 실내축구인 아레나풋볼리그(AFL)가 스포츠 전문 스트리밍 기업과 제휴를 통해 테스트 해보고 있음


스트리밍 업체 마뉴멘탈 스포츠 네트워크는 6월에 열린 AFL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팀에 1명씩 헬멧에 생방송용 카메라 헬멧캠(HelmetCam)’을 달고 그 영상을 생방송하였음

<자료> Monumental Sports Networks

[그림 3] 카메라가 장착된 헬멧캠


헬멧에 카메라를 탑재해 TV 중계에 이용하려는 시도는 1990년대에 프로미식축구(NFL)의 하부 리그 등에서 이루어진 적이 있지만, 카메라의 크기와 이미지의 흔들림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 무산된 바 있음


AFL측은 그동안 카메라가 소형화되었고, 웨어러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업체인 액션 스트리머(Action Streamer)'가 이미지 안정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기 때문에, 이번에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게 된 것이라 설명


AFL이 미국에서 주류 스포츠가 아닌 점도 있고 해서 헬멧 캠으로 전송된 영상의 조회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 SNS에 게시된 헬멧 캠 하이라이트 동영상은 평균 1만 뷰 정도를 기록하고 있음


스포츠 중계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인텔이 유사 자유시점 영상을 생성하는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AFL의 시도처럼 날 것 그대로의 영상 제공 서비스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다시 대두되고 있음


가장 최근의 스포츠 중계 혁신 사례로는 팬들이 트위터를 통해 중계 카메라를 제어해 자신 만의 영상을 얻는 시도가 이루어 진 것을 들 수 있음


이런 서비스는 미국프로축구리그(MLS)에서 824일 벌어진 로스앤젤레스 FCLA 갤럭시의 시합에서 이루어졌음


축구장 코너 옆에는 원격 지원이 되는 SLR 카메라가 설치되었는데, 트위터 이용자가 ‘#LALookIn’이라는 해시 태그를 달고 트윗을 날리면, 카메라가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동으로 찍고, 이를 트윗을 날린 사용자에게 댓글로 달아주는 방식으로 제공함


이런 시도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팬들이 활기찬 움직임을 담은 실감나는 이미지를 얻게 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자료> LAFC on Twitter, https://twitter.com/lafc/status/1033181925056233475?lang=en

[그림 4] 트윗으로 경기장의 카메라 셔터를 작동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8호(2018. 10. 1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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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인구 10억 명 목표, 비게임 콘텐츠로 사용자 확대 나선 오큘러스.pdf



[ 요 약 ]


지난 5오큘러스 고발표에 이어 9월에 오큘러스 퀘스트출시 시점이 공개되며, VR 업계가 고대해 왔던 독립형 HMD들의 라인업이 갖춰지게 되었음. VR 인구 10억 명을 기치로 내건 페이스북에게 보다 중요한 제품은 오큘러스 고인데, 199 달러에 판매되는 오큘러스 고는 동영상과 SNS 등 비게임 콘텐츠 이용에 최적화된 VR 저변 확대를 위한 기기임. 선의 제약이 없어진 오큘러스 퀘스트 역시 새로운 게임 경험 제공으로 저변 확대에 기여할 전망



[ 본 문 ]


9월 말에 열린 오큘러스 VR’ 개발자 컨퍼런스는 가상현실(VR)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VR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VR 업계가 새로운 해답을 내놓은 자리였음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PSVR 등 주요 VR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들이 차례로 출시된 2016년은 ‘VR 원년'으로 불리며 벤처캐피탈들의 투자가 몰리기도 했음


2016년에 VRHMD 판매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시장도 성장하는 듯 했지만, 얼리어답터들의 구매가 끝난 이후 대중적 확산에는 접어들지 못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도 상황에 변화가 없어 VR 업계가 수요 정체의 우려에 휩싸인 것이 사실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지금까지 VR에 관심이 없거나 실망감을 느꼈던 사람들의 관심을 어떻게 불러 모을까 하는 것이 VR 업계의 지상 과제가 되었음


그 타개책의 하나가 926일 개최된 페이스북 산하 오큘러스(Oculus) VR’5번째 개발자 컨퍼런스인 오큘러스 커넥트 5(Oculus Connect 5)’에서 제시되었는데, 기조연설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는 ‘VR 인구 10억 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었음


<자료> CNET

[그림 1] VR 인구 1억 명 기치를 내건 저커버그


VR 인구 10억 명을 향한 오큘러스의 행보는 올해 5월부터 이미 시작되었는데, 독립형(standalone) VR HMD오큘러스 고(Oculus Go)'를 내놓은 것


독립형이라는 말은 PC로부터 독립을 의미하는데,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 등은 PC에서 구동되는 VR 콘텐츠를 받아 디스플레이 하는 방식임


PC 기반의 HMDVR이 확산되지 못한 주요 이유로 꼽히기도 하는데, VR HMD 기기 자체도 고가이지만 고퀄리티의 VR 콘텐츠를 구동하려면 CPUGPU가 최고급 사양이어야 하기 때문에 PC 본체 가격만 160만 원 이상이 되기 때문


또한 초기 HMDPCHMD를 선으로 연결했는데, 게임같이 사용자의 움직임을 요구하는 콘텐츠의 경우, 선에 걸려 넘어지는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


선의 문제는 무선 HMD를 통해 해소가 가능하지만, 최고급 PC가 필요하다는 점은 최근의 모바일 중심 스낵컬처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어서 VR이 가정에 보급되는데 최대 걸림돌이 되었으며, VR방이나 VR테마파크 등 집밖에서 VR을 경험하게 만든 요인이 되었음


5월에 발표된 오큘러스 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인데, PC나 게임 콘솔(플레이스테이션 또는 엑스박스) 등 외부 기기와 연결이 필요 없는데다가 가격이 199 달러여서 VR 콘텐츠를 쉽게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음


이번 커넥트 5 기조연설에서는 5월에 발표된 오큘러스 고의 성과가 공개되었는데, 구매자의 약 80%가 이전에 발매된 오큘러스 플랫폼의 HMD인 오큘러스 리프트나 기어 VR을 소유한 적이 없으며 최초의 VR 기기로 오큘러스 고를 구매했다고 함


물론 오큘러스 고는 PC 기반의 오큘러스 리프트에 비해 경험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VR의 사용자 경험을 해쳐 오히려 VR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음


그러나 이번 컨퍼런스에서 오큘러스 고의 성과를 내세운 것으로 보아 오큘러스와 페이스북은 VR 사용자 기반의 확대가 VR 생태계 조성에 보다 중요한 요소라 판단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음


<자료> CNET

[그림 2] 오큘러스 고 구매자의 80%는 VR 새내기


PC 독립형인 오큘러스 고는 타깃 콘텐츠 면에서도 게임에 초점을 맞춘 이전 모델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게임 콘텐츠에 주력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음


 이번 기조연설에서는 오큘러스 고를 통해 1천개 이상의 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지금까지 VR 콘텐츠가 게임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게이머 이외의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비게임’ VR 콘텐츠 확충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음


 오큘러스 고는 머리의 (yaw, 좌우움직임)/피치(pitch, 전후움직임)/(roll, 회전)’을 감지하는 3 DoF(Degrees of Freedom, 자유도)를 지원함


 따라서 X, Y, Z축 선상의 직선 움직임과 함께 세 축의 회전 움직임 감지까지 6 DoF를 지원하는 오큘러스 리프트에 비해 오큘러스 고는 게이머의 움직임 추적에 한계가 있음


 이런 특성으로 인해 오큘러스 고는 사용자가 VR 게임보다는 VR 영상을 시청하거나 가상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 하는 용도에 초점을 두도록 유도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음


 실제로 오큘러스 고에는 최대 4 명이 같은 가상공간에 모여 각자의 아바타로 소통하는 오큘러스 룸(Oculus Rooms)’과 콘서트나 스포츠 등의 이벤트를 공공 전시처럼 가상공간에서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오큘러스 베뉴(Oculus Venues)’ 등의 앱을 제공함


[동영상] Join Friends in VR with Oculus Rooms and Parties


[동영상] Oculus Venues Fall 2018 Lineup


이번 커넥트 5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에서도 새로운 비게임 VR 콘텐츠와 앱에 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VR 영상(360도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VR(YouTube VR)'의 지원을 꼽을 수 있음


또한 2018년 가을부터는 오큘러스 고나 기어 VR을 쓰고 오큘러스 베뉴를 통해 미 프로농구(NBA)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고 발표해 대회장을 들썩이게 만들기도 하였음


한편 비게임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려는 전략은 기존 모델인 오큘러스 리프트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비게임 콘텐츠 확충을 위한 기능과 개발환경을 한층 강화한다고 발표


 예를 들어 앱의 구매와 작동, 각종 설정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초기 화면에 해당하는 기능인 (Home)’에 배치할 수 있는 아이템의 폭을 넓혔으며, 사용자가 게임 등에서 획득한 좋아하는 아이템을 홈 내에 설치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게 하였음


개발자들에게는 이러한 개인맞춤형 아이템(Custom Developer Items)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올해 내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함


<자료> Oculus

[그림 4] 오큘러스 리프트의 홈 화면 개인화 설정


홈 등의 가상공간에서 사용하는 아바타도 보다 리얼하게 만들었는데, 아바타의 표정이나 몸짓을 리얼하게 함으로써 보다 현실감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이며, 이를 위한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더 연내에 제공할 계획임


또한 PC2차원(2D) 화면과 3차원(3D) 가상공간 양쪽 모두에서 끊김없이 연계하여 작업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인 하이브리드 앱(Hybrid Apps)’도 발표하였음


이 기능을 이용하면 가령 컴퓨터 화면에서 3D 객체를 생성한 후 가상공간에서 이 3D 객체를 잡고 돌리며 모양을 확인하거나 색상과 디자인을 조정할 수 있게 됨


이렇게 하면 작업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는데 기조강연에서는 프랑스 알레고리드믹(Allegorithmic)의 툴인 섭스턴스 페인터(Substance Painter)’하이브리드 앱을 예로 들어 설명하였음


사실 이러한 일련의 기능 확장 및 단기간에 이 정도의 개발 환경을 정비하기는 매우 힘든 일인데, 이는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 플랫폼에 상당한 인원과 자금을 투입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함


이번 커넥트 55월에 있은 오큘러스 고 발표회의 연장선상에 있는데, 하이엔드급 독립형 VR HMD오큘러스 퀘스트(Oculus Quest)’가 추가로 공개되었기 때문


오큘러스 퀘스트는 코드명 산타 크루즈(Santa Cruz)’로 개발되어 온 것인데, 201610월에 열린커넥트 3’ 컨퍼런스에서 그 존재가 알려진 후 이번에 약 2년 반 만에 정식 제품명으로 함께 소개되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오큘러스 고와 같은 독립형이면서도 PC와 연결하는 방식인 기존의 오큘러스 리프트 수준의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


가령 3축 자유도(DoF)만 지원하는 오큘러스 고와 달리 오큘러스 퀘스트는 6축 자유도를 지원하기 때문에 오큘러스 리프트 수준의 가상현실 몰입감을 구현할 수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본체의 네 모서리에 각각 하나씩 총 4개의 센서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주위의 3차원 데이터를 검색하고 그 결과값을 컨트롤러에 내장된 동작 감지 센서의 결과와 조합하여 6DoF 동작 감지를 가능케 한 것으로 보임


여기에 3,200 x 1,440(한쪽 눈당 1,600 x 1,440)의 고해상도 OLED 디스플레이와 내장 스피커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PC 기반의 리프트 모델보다 도 높은 비주얼 퍼포먼스 구현이 가능한 사양임


<자료> CNET

[그림 3] 하이엔드 독립형 VR HMD 오큘러스 퀘스트


오큘러스 퀘스트는 페이스북으로서도 많은 공을 들인 제품이지만, 앞서 언급한 VR 확산의 양대 걸림돌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VR 업계도 크게 주목하고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는 기조강연에 나선 마크 저커버그가 직접 발표했는데, 이는 페이스북의 VR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고 오큘러스 퀘스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음을 시사


오큘러스 퀘스트가 6 DoF를 지원하는 최초의 독립형 HMD는 아니며, 이미 HTC의 바이브 포커스(Vive Focus)나 구글 데이드림(Daydream)을 지원하는 레노버의 미라지 솔로(Mirage Sole with Daydream)’ 등 경쟁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는 상태


그러나 퀘스트는 본체뿐만 아니라 컨트롤러도 6 DoF를 지원하고 있으며, 경쟁제품들도 컨트롤러의 6 DoF 지원 예정임을 밝히고 있으나 시기는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가장 앞선 독립형 HMD 기기라 할 수 있음


또한 2019년 봄에 출시되는 오큘러스 퀘스트의 가격은 399 달러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전작 리프트에 비하면 가격 부담을 낮춘 것이며 가격대로만 보면 게임 콘솔들과 경쟁이 가능한 수준임


즉 가격과 성능 면에서 볼 때 오큘러스 퀘스트는 앞서 설명한 VR 확산의 양대 걸림돌인 케이블 연결의 번거로움과 최고 수준의 PC가 필요하다는 비용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데, 이 때문에 퀘스트는 VR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오큘러스 고가 비게임 콘텐츠에 초점을 둔 HMD라 한다면, 이번 발표회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오큘러스 퀘스트가 게임에 특화된 HMD임을 명확히 밝혔음


 PC 기반의 리프트 모델은 처음부터 게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지난 2년간 VR 게임이 성장세를 보여준 것은 아니며 오히려 정체된 듯한 모습이었음


 그 이유는 VR 체험 정도에 그치는 캐주얼 게임들만 즐비하고 선뜻 구매할 만한 게임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실망이 쌓이면서 VR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들도 더 이상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고 신규 이용자 유입도 되지 않은 것임


 반대로 구매할 만한 게임이 부족한 가장 큰 이유는 역량있는 게임 개발사들이 VR 게임 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게임 이용자 수가 한정되어 있어, HMD 보급 규모가 작다 보니 VR 게임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기대수익이 작기 때문임


결국 여러 요인들이 서로 꼬리를 물며 악순환이 벌어진 것인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오큘러스의 전략은 먼저 오큘러스 고를 통해 VR 사용자 기반을 늘린 후 자연스레 발생하는 VR 게임에 대한 수요를 오큘러스 퀘스트로 유입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임


오큘러스 퀘스트를 통해 VR 게임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저커버그의 의지는 제품과 함께 출시되는 게임 타이틀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음


퀘스트라는 제품명도 게임을 떠올리게 하거니와, 발매와 동시에 출시되는 타이틀은 50개 이상이라고 하는데, 게 중에는 스타 워즈 시리즈의 VR용 시리즈인 ‘Vader Immorta : A Star Wars VR Series’의 에피소드 1 등 대작 게임들도 포함되어 있음


이 밖에도 저커버그는 VR 액션 게임의 대명사인 로보리콜(Robo Recall)’, 익스트림 암벽등반 스포츠 게임인 더 클라임(The Climb)’, 3인칭 액션 어드벤처 게임모스(Moss)’ 등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하였음


오큘러스는 그동안 대작 어드벤처 게임인 론 에코(Lone Echo)’와 같이 독점 콘텐츠 확보에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는 만큼, ‘오큘러스 퀘스트를 통해 이용한 수 있는 고퀄리티 게임의 유통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음


퀘스트를 실제 이용해 본 VR 게임 이용자들은 대부분 선이 없는 HM를 이용해 퀄리티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데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데, 이런 반응을 감안하면 VR 게임 업계로서는 시장 반등의 계기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있음


한편 선이 없는 6축 자유도의 HMD가 등장했다는 점은 VR 게임의 장르와 이용 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인데,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VR 게임들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임


커넥트 5 전시장에서 시연된 오큘러스 퀘스트의 데모는 케이블로 연결해야 하는 리프트 HMD에서는 구현이 어려웠던 VR 콘텐츠의 체험에 초점을 두었음


가령 ‘Dead and Buried Arena’ 게임은 케이블 연결로는 플레이가 어려운 유형의 VR 게임인데, 일정한 넓이의 필드에서 두 팀이 각각의 진지로 나뉘어 그늘에 숨거나 돌아다니며 총격전을 하는 대전형 게임이기 때문


<자료> CNET

[동영상큘러스 퀘스트 기반 워킹 어트랙션 게임 'Dead and Buried Arena'


이런 류의 워킹 어트랙션 게임은 현재 가정이 아닌 VR 아케이드 등에서 백팩 컴퓨터를 등에 지고 오큘러스 리프트를 컴퓨터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번거롭고 무게 부담도 있기 때문에 필드의 크기가 제한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음


무엇보다 현재의 워킹 어트랙션 게임들은 필드 사방에 동작 감지를 위한 고가의 카메라 수십 대를 달아야 하다 보니 설치비용이 수천만 원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는 결국 고가의 게임 이용료로 귀착되는 치명적 문제가 있었음


Dead and Buried Arena 게임은 오큘러스 퀘스트의 기능을 활용한 게임으로 플레이 필드의 3D 지도를 만들고 그 위에 서부극과 같은 가상의 필드를 조성하는데, 가상 필드에서는 현실의 블랙박스가 나무 상자로 바뀌고 여기 숨어 총격전을 할 수 있음


게임 이용자들은 오큘러스 퀘스트 본체가 리프트에 비해 가볍고, 컨트롤러의 반응도 좋으며, 컨트롤러 위치 감지 범위가 180도로 인간의 시야각 200도에 근접한데다 위치 감지 정확도가 높아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하였음


또한 무선 HMD을 이용해 활동성을 강화한 스포츠 게임들은 실제 운동경기에 보다 가까워지며 향후 VR e-스포츠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임


커넥트 5 전시장에서 선보인 또 하나의 데모 게임은 ‘Tennis Scramble’이라는 VR 테니스 게임이었는데, 엑스박스 키넥트나 위 스포츠 같은 2차원 모션 센싱 게임을 가상의 입체 공간으로 확장한 게임


전시장에는 미니 테니스 코트를 연상케 하는 플레이 필드가 여러 개 마련되었으며, 실제 테니스 경기처럼 코트 양쪽에 오큘러스 퀘스트를 쓴 선수들이 자리잡고 플레이하였음


게임 플레이어들은 실제 경기를 하듯 미니 코트를 전후좌우로 움직였는데, 전시회장에서는 공간 제약상 필드를 작게 했지만 크게 만들면 더 큰 움직임을 유도할 수도 있음


게임 내용도 상대방이 친 공이 내 쪽으로 올수록 커 보이게 연출하는 등 실제 테니스를 하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만들어져 이용자들로부터 대체로 호평을 받았음


<자료> CNET

[동영상오큘러스 퀘스트 기반 VR 테니스 게임 ‘Tennis Scramble’


이런 류의 게임은 스포츠 활동의 일환으로 VR 게임을 자리 잡게 할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는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음


또한 기존 e-스포츠에 비해 VR 게임은 보는 사람이 재미를 느낄 수 없어 e-스포츠 종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보는 재미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움직이는 재미라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e-스포츠의 컨셉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음


오큘러스 퀘스트의 발표로 이제 1세대 오큘러스 라인업이 마무리된 셈인데, VR 시장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기대대로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음


2014년에 오큘러스가 공개되고 2016년 하반기에 오큘러스 리프트가 출시되면 VR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치솟았으나 2017년이 VR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올해로 이월되었고 2018년에도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하기엔 부족한 감이 큼


그러나 VR 업계에서 돌파구 혹은 구세주로 갈망했왔던 하이엔드급 독립형 HMD가 발표됨에 따라 정식 제품이 출시될 2019년이 또 다시 VR 원년으로 기대를 받고 있음


오큘러스가 공개된 이후 지금까지 약 5년 동안의 시간은 VR 기술의 가치와 소비자 수용도에 대한 개념 검증의 시기였다 할 수 있음


기대를 모았던 VR 게임이나 소셜 VR의 확산 속도가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지만, VR 아케이드와 테마파크 같은 새로운 유형의 엔터테인먼트가 등장하기도 했고, 기업으로 눈을 돌리면 이미 생산성 향상과 비용절감의 효과적 도구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음


VR에 대한 높은 관심은 사실 모바일 이후, 즉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하고 선점해야 한다는 기술업계의 강박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면이 있음


처음부터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의 목소리도 나온 것인데, 오히려 현실에 발을 딛고 소비자와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VR의 가치와 활용처가 정립되고 효과적인 기기 형태들이 개발되며 새로운 기대감이 형성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음


오큘러스 고와 오큘러스 퀘스트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VR 업계의 고민과 노력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성과들이 쌓여 사용자 기반을 늘려간다면 차세대 플랫폼으로서 VR이 비전은 차츰 현실화되어갈 수 있을 것임


스마트폰도 등장부터 현재와 같은 지위를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 그리고 사람들이 언젠가 되었든 영화 레디플레이어원과 같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라 상상한다는 점은 VR 업계에 여전히 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남아있음을 시사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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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설립한 에너지 분야 펀드 브레이크쓰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BEV)'1기 투자 대상 기업 목록이 보도되었음


BEV는 빌 게이츠가 주도해 에너지 문제 해결에 돌파구를 찾으려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되었으며 펀드 규모는 10억 달러임


펀드 조성에는 빌 게이츠 외에 인도의 사업가 무케시 암바니,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전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 영국 사업가 리차드 브랜슨,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소프트뱅크 그룹의 손정의 등 세계적인 억만 장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BEV 펀드는 지구 기후변화에 대처하려는 혁신적 벤처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지난 6월에 뉴스 미디어 쿼츠(Quartz)‘Form Energy(폼 에너지)’‘Quidnet Energy(퀴드넷 에너지)’라는 두 기업에 BEV가 투자를 결정했다고 보도한 바 있음


이번에 쿼츠는 추가로 BEV의 투자처 7개 기업을 공개하였는데, 거대 에너지 펀드의 1기 투자 대상이 이상의 9개 기업만 있는 것은 아니고 공개를 원하지 않은 기업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들은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공개될 수 있다고 함


[1] Breakthrough Energy Ventures1기 투자 대상 9개 기업

기업명

주요 연구개발 기술 및 서비스 내용

QuantumScape

(퀀텀스케이프)

많은 연구자들이 전기자동차(EV)의 진화에 필수적이라 생각하는 전고체전지(Solid-state battery)’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전고체전지는 EV에서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보다 고출력

Commonwealth Fusion Systems

(커먼웰스 퓨전 시스템)

고온초전도(high-temperature superconductivity)를 이용한 핵융합로 연구

Pivot Bio

(피벗 바이오)

기존의 질소 비료를 대체할 미생물 비료를 개발

질소 유출량과 오존층을 파괴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량을 억제하는 기술 연구

CarbonCure

(카본큐어)

콘크리트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기존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높은 콘크리트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

Fervo Energy

(퍼보 에너지)

컴퓨터 모델과 수평시추 기술을 이용해 지열발전 비용 절감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DMC Biotechnologies

(DMC 바이오테크놀로지)

미생물에서 바이오 연료 등 고부가가치를 가진 화학 물질을 만들어내는 기술

Zero Mass Water

(지로 매스 워터)

햇빛과 공기로부터 식수를 만들어 내는 하이드로패널(Hydropanel)'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는 기업

Form Energy

(폼 에너지)

수주에서 수개월의 장시간에 걸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2 종류의 배터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Quidnet Energy

(퀴드넷 에너지)

지하에서 끌어 올린 물을 이용하여 수력 발전을 하는 기술을 개발

수력 발전의 혁신을 목표로 하는 기업

<자료> Quartz, IITP 재정리

 


빌 게이츠가 대규모의 BEV 펀드를 조성한 이유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에너지 관련 혁신에는 더 장기간에 걸쳐 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함


 빌 게이츠는 BEV 펀드 조성 이전부터 다수의 환경 문제를 다루는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 관련 벤처에 대한 투자는 소프트웨어 벤처 투자와는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고 함


에너지 스타트업들은 막대한 비용 투자를 하더라도 느리게 발전하며 아주 어렵게 기술 개발에 성공하는데, 이는 그들의 근본적인 돌파구를 필요로 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


따라서 투자자들은 기꺼이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할뿐더러, 연구자들이 기업가 또는 기업 경영 방법을 배워야 하는 새내기 창업가로 전환하는 과정을 지원해 줄 생각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빌 게이츠의 생각


BEV의 상임이사인 로디 구이데로는 BEV는 참을성이 있고 유연한 사상을 가진 아주 독특한 펀드이며, 투자할 만한 벤처를 찾기 위해 140여 곳의 학술기관과 대기업, 과학자나 기술자와 교류를 통해 중요 기술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을 구축한다고 설명


BEV로부터 투자를 받는 기업은 과학적으로 가능한 기술을 BEV에 공개하고 적어도 1년에 5억 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 주어야 함


벤처 투자 금액은 개발 단계 및 필요에 따라 다르며 BEV가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지만, 한 기업당 약 20~2,000만 달러 사이라고 하며, 지금까지 총 1억 달러 그러니까 펀드의 약 10%가 투자되었다고 함


벤처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금액을 BEV가 투자하는 것은 아니고, ‘BEV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것이 알려지면 이들 기업 및 유사 기업에 추가로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실제 투자 효과는 1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BEV는 향후 다양한 에너지 관련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며, 1기 투자 대상 기업은 북미에 본사를 두고 백인 남성이 CEO를 맡은 스타트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적으로도 다양성을 늘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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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대학 기숙사에 AI 스피커 설치, 향후 학내 확산.pdf



세인트루이스대학이 기숙사 방에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 에코 닷(Echo Dot)' 2,300 대를 배치하였음


이 대학 학생들은 새학기가 시작된 8월부터 학내 시설 및 운영 등에 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 스마트 스피커 에코를 이용하고 있음


현재 아마존 알렉사가 대답해 주는 질문은 등록 사무소의 위치, 도서관 개관 시간, 운동경기나 콘서트 등 학내 행사 관련 정보 등 130여 개이며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


이 대학의 정보책임자(CIO)인 데이빗 해커슨에 따르면, 에코를 도입한 이유는 생산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온라인 검색 등으로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그 시간에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세인트루이스 대학교는 올봄부터 아마존 AI 스피커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학교 안내를 맡겼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와 이번에 모든 기숙사 방에 전면 도입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함


<자료> KSDK

[그림 1] 세인트루이스 대학 기숙사용 에코 닷


프러스트앤설리번은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알렉사 도입에 대해 학생 유치 경쟁에 기술을 활용한 아주 흥미로운 사례라고 평가


학생 서비스용으로 에코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인 대학으로는 애리조나 주립대학과 노스이스턴 대학이 있지만, 두 학교는 세인트루이스 대학에 비해 도입 규모가 작음


해커슨 CIO에 따르면 학생들을 위한 에코 닷 스피커의 학내 음성 인터페이스 이용 계획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으며, 대학 측은 생산성 향상에 음성 기술이 중요한 요소라 보고 이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함


이 대학은 향후 수년 내에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보고서를 찾는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AI 도우미를 통한 데이터 획득을 계획하고 있음


계획대로라면 세인트루이스 대학의 알렉사 지원 스마트 스피커 전면 도입은 고등교육 기관 사이의 학생 유치 경쟁에서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세인트루이스 대학이 아마존 알렉사를 선택한 이유는 사용자 편의성과 관리자의 기기 관리 용이성 때문이었다고 함


올봄 실시한 파일럿 프로젝트에서는 에코 20 대와 경쟁사(밝히지 않음)의 장치 20 대를 학생들에게 지급하고 시험을 실시했는데, 파일럿 기간 동안 여러 번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아마존의 플랫폼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었음


에코가 우수하다고 평가된 이유는 두 가지인데, 우선 학생들은 알렉사가 이용하기 쉬운 AI 음성비서라 평가하였고, 관리자들은 ‘Alexa for Business(알렉사 포 비즈니스)’를 이용해 장치 관리를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평가하였음


Alexa for Business는 아마존이 201711월에 발표한 법인 환경을 위한 플랫폼으로 중앙 집중식 관리 콘솔을 이용해 다수의 에코 장치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게 해 줌


해커슨 CIO는 스피커의 수가 10~20대라고 해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인데, 하물며 2,300 대가 된다면 중앙에서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관리 시스템 없이는 효과적 관리가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라 설명


Alexa for Business를 이용하면 규모에 상관없이 스피커를 배포할 수 있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알렉사를 선택하게 된 보다 본질적 이유였다고 함


공공 기관이나 직장에서 스마트 스피커 도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보안이슈인데, 세인트루이스 대학은 한정 용도에만 사용되는 안전한 전용 네트워크 연결로 문제를 해결


공용 공간에서 AI 가상비서를 도입할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 침해의 우려가 있으며, 따라서 사용자나 관리자 모두 음성 비서를 통해 획득하고 공유하는 정보에 대해 세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음


세인트루이스 대학도 알렉사 도입 프로젝트에서 이 점을 고려했고, 세밀한 기획을 거쳐 에코 기기가 학생 지원 서비스에만 사용되도록 안전한 전용 네트워크에 연결시켰음


또한 에코 닷을 사용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음소거 버튼을 눌러 마이크를 해제시키거나 본체 전원을 콘센트에서 뽑아 퇴실 때까지 다른 곳에 보관해도 상관없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개인정보보호 지침을 학생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비치하였음


현재 각 장치는 개인 계정과 연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에코가 학생의 개인정보에 접근 할 수는 없는데, 개인정보보호에 신경 쓰다 보니 스포티파이 음악서비스 이용 같이 알렉사가 제공하는 기능 중 일부를 학생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도 발생하고 있음


해커슨 CIO에 따르면 향후에는 장치의 개인화를 높여 학생들이 자신의 강좌 정보, 성적, 시간표 등에 접근하도록 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는 함


하지만 면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수준의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개인화 기능을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임


<자료> Smart Home Geek

[그림 2] 공용 공간에서 AI 스피커의 보안 이슈


세인트루이스 대학은 향후 알렉사와 에코의 배포 범위를 넓혀갈 계획인데, 교직원의 생산성 향상 지원에도 알렉사가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대학 측은 알렉사의 음성 인터페이스로 교실이나 회의실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능은 이미 개념증명을 마쳤는데, 대학이 기도입한 크레스트론(Crestron)사의 제어 도구와 Alexa for Business를 연계해 프로젝터나 TV회의 시스템의 전원을 켤 수 있다고 함


해커슨 CIO에 따르면 방에 들어가, ‘알렉사, 강의 시작’, ‘알렉사, 회의 시작과 같이 말하면 여러 가지 기능이 작동하며 대부분의 준비가 갖춰진다고 함


업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교직원을 위한 AI 지원을 맞춤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가령 보고서의 작성에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질문하는 기능 등을 계획하고 있음


대학 측은 생산성 향상 도구로서 음성인식 AI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나, 진행하기 전에 보안 등 준비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며 기술 접목이 용이하도록 기존 네트워크의 설계도 재점검해 나간다는 계획


프러스트앤설리번은 향후 비즈니스 환경에서 알렉사 등 음성 지원은 아주 보편적인 기능이 될 것이며, 특히 가상 컨시어지 서비스 및 안내 서비스, 회의실에서 기능 제어 및 연결 등에서 대중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전망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7호(2018. 10. 1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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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기 스마트폰 시장 애플의 가격전략, 브랜드와 실리의 이원화.pdf



[ 요 약 ]


애플의 2018년형 아이폰 주력 모델인 아이폰XS’에 대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나오던 차에, 추정 부품원가표가 공개되자 애플이 폭리를 취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그러나 애플 스스로 아이폰의 가격 상승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천 달러를 돌파한 아이폰XS의 목적은 XS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지만 74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R의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아이폰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됨



[ 본 문 ]


2018년 신형 아이폰 모델에 대해 호불호가 엇갈리는 가운데 가격 정책에 대한 반응도 다양한데, 애플의 가격정책은 신제품 발표회장을 일순 조용하게 만들 만큼 예상 밖이었음


지난 912일 스페셜 이벤트에서 발표된 신형 아이폰 모델은 3종인데, 아이폰XS는 아이폰X의 후속 모델, 아이폰XS 맥스(Max)는 대화면 모델, 아이폰XR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사양을 낮춘 저가형 모델임


애플은 64 기가바이트 스토리지를 기준으로 아이폰XR749 달러, 아이폰XS999 달러, 아이폰 XS 맥스는 1,099 달러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가격 정책이 공개되자 발표회장에는 일순 정적이 감돌기도 했음


<자료> TechCrunch

[그림 1] 1,09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XS 맥스


작년 9월 아이폰X의 가격이 999 달러부터라고 발표할 당시에도 너무하다라는 비난이 줄을 이었기에, 신제품 발표 전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아이폰XS의 가격을 아이폰X의 최저 가격인 999 달러보다 100 달러 정도 낮출 것이라 전망했기 때문


따라서 발표회 직후에는 동일한 A12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으면서 다양하고 화려한 색상으로 출시되는 아이폰XR는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메인스트림 모델인 아이폰XS는 실패할 것 같다는 전망이 주를 이루었음


그러나 이런 전망에 대해 애플의 새로운 가격정책이 노리는 바가 바로 아이폰XR의 성공이며 XS는 조연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며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어, 향후 애플이 실제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


신형 아이폰 모델들의 가격이 높게 책정된 가장 큰 이유로는 부품원가(BOM)에서 80~90 달러를 차지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유기EL(OLED) 패널이 꼽히고 있음


OLED는 스마트폰 전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삼을 수 있는 엣지 디자인을 가능케 해준 부품이지만, 연간 2억 대 이상이 출하되는 아이폰의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공급망의 부품 생산 능력이 문제가 될 수 있음


애플의 당초 계획은 2017년형 아이폰 출하대수 중 20~30% 정도를 OLED 모델로 전환시키고, 2018년형 모델에서는 50~70%OLED로 전환시키며, 2019년 모델에서 저가 모델을 제외한 메인 제품 모두를 OLED로 전환하는 것이었다고 함


2017년 시점에서는 OLED 공급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SDC) 한곳뿐이지만, 매년 OLED 모델을 늘려감으로써 공급업체의 수를 늘리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과 부품 가격 인하를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임


하지만 아이폰X의 개발이 난항을 겪었고, 페이스 ID에 사용되는 도트 프로젝터 등의 부품 공급 지연에 따라 생산과 제품 출시 속도가 지연되었는데, 한때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의 아이폰X 생산 라인과 SDCOLED 패널 생산 라인이 멈췄을 정도였다고 함


결국 OLED 주문 물량은 당초 계획보다 절반으로 줄이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애플과 SDC 사이에 마찰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애플 측의 교섭력이 약화된 것이 아닐까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음


게다가 애플의 의도와 달리 OLED 패널은 SDC가 독점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공급자의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다 보니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임


 앞서 언급한 대로 애플은 2018년 모델부터 OLED 패널의 공급처를 늘린다는 복안이었고, 모델별로 공급업체를 분리해 아이폰XS 맥스용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LGD)를 독점 공급업체로 상정하고 있었음


 그러나 LGD의 수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어쩔 수없이 아이폰XS 맥스의 OLED 패널은 LGDSDC2개 업체 공급 체제로 변경했는데,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제품 출시 시점에서는 SDC만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음


 LGD는 지금도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빨라도 2018년 말이나 아마도 2019년 이후 공급 물량부터 참여가 예상되고 있음


,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모두 사실상 SDCOLED의 독점 공급업체가 됨에 따라 SDC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임


반면 애플로서는 원가 상승의 최대 요인인 OLED 패널의 가격을 인하할 수 없게 되며 결국 아이폰XS의 가격을 이전 모델인 아이폰X보다 낮출 수 없게 되었고, 대화면인 아이폰XS 맥스는 네 자리 수 가격의 심리 저항선을 넘어 1,099 달러까지 가버리게 되었음


[1] 아이폰XS Max와 아이폰X의 부품원가표(BOM, Bill of Materials), 아이폰XS 맥스는 추정

부품명

아이폰XS Max A1921

아이폰X A1091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 모뎀

$ 72.00

$ 66.22

배터리

$ 9.00

$ 6.46

연결 & 센서

$ 18.00

$ 17.11

카메라

$ 44.00

$ 42.80

디스플레이

$ 80.50 (~ $ 90)

$ 77.27

메모리

$ 64.50 (256GB)

$ 45.35

복합신호 / RF

$ 23.00

$ 23.31

파워 관리 / 오디오

$ 14.50

$ 14.16

기타 전자부품

$ 35.00

$ 32.51

가공 / 하우징

$ 58.00

$ 45.71

테스트 / 조립 / 지원 자료

$ 24.50

$ 24.55

합계

$ 443.00 (~ $ 453)

$395.44

<자료> TechInsights

 


이 지점에서 애플의 새로운 가격정책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인데, 설사 부품 수급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이윤을 줄인다면 판매가격을 충분히 낮출 수 있기 때문


 아이폰XSXS 맥스의 부품원가표를 분석한 미디어들은 대체로 원가율이 판매가의 35% 내외라며, 애플이 신형 아이폰에서 폭리를 취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음


물론 부품원가표에는 제품 개발에 소요된 R&D 비용이나 애플이 보유한 노하우 등 무형의 원가가 표시되지 않으며, 아이폰이 독점인 것도 아니고 가격 결정은 어디까지나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애플이 부당한 폭리를 취한다고 매도하는 것은 아님


그러나 아이폰X에서부터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데다가, 심리적으로 스마트폰이 1천 달러를 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라는 저지선이 있는 것인데, 이를 넘어서는 가격이 책정되자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


더욱이 고가 정책은 애플이 그동안 견지해 온 입장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일부 미디어는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높은 가격대에서는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원가 절감을 최우선으로 개발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


가령 2019년형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이미 개발 단계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된 몇몇 기능들이 있는데, 그 이유는 원가 절감 때문이었다고 함


또한 아이폰 이용자들 중에는 페이스 ID보다는 사용이 훨씬 간편한 터치 ID’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원가 억제 기조 속에서 디스플레이에 터치 ID를 탑재하는 것이 제외되었고, 당분간 애플의 생체 인증은 페이스 ID로 추진될 것이라고 함


이런 맥락 때문에 애플이 아이폰 가격 억제와 원가 절감을 진정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OLED 수급 가격의 안정화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판매 이윤을 줄이는 결정을 했어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임


애플의 새로운 가격 정책으로 노리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작년에 발표된 아이폰X과 아이폰8의 가격 및 판매실적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음


애플이 고가 아이폰이 판매되지 않을 위험을 인지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도 확보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단지 브랜드 파워만 믿고 혹은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우려먹기 위해 고가 가격정책을 편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짐


따라서 다른 관점에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XS의 가격을 낮추지 않은 이유는 사실 명쾌한 것으로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라 보고 있음


이 전략은 이미 작년부터 작동하고 있는데, 2017년 모델인 아이폰X999 달러부터, 아이폰8699 달러부터 판매되었고, 예년과 달리 아이폰8은 호조를 기록하며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을 유지하면서도 매출을 20% 높이는 데 기여하였음


이전까지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649 달러부터 시작한 것에 비해 아이폰850 달러가 인상된 것인데, 물론 이는 대용량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999 달러짜리 아이폰X과 동일한 A11 바이오닉(Bionic)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등 성능을 높인 데 따른 것이기는 함


▸ 단순히 가격만 올린 것은 아니었지만이로써 아이폰의 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은 올해 2분기에 724 달러를 기록하며 크게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음


▸ 이미 포화기에 접어들어 신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기 교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나가는 방법은 대당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것인데이 관점에서 보면 애플의 가격 전략은 성공적이라 할 수 있음


▸ 최근 5년간 아이폰의 분기별 판매실적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대당 평균판매가격은 약 130 달러가량 높아졌고이는 애플 전체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기 때문


<자료> Apple

[그림 2] 아이폰 대당 평균판매가격의 상승


아이폰XS가 평균판매가격을 높이는 도구의 성격이 강하다면, 아이폰8 처럼 실제로 매출을 견인할 수 모델이 필요한데, 올해 이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 바로 아이폰XR인 것으로 보임


만일 이번에 발표된 2018년 모델이 999 달러부터 시작하는 XS 시리즈뿐이었다면 애플의 우려대로 아이폰 판매량 급감을 초래해 애플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이폰 비즈니스는 근간이 흔들렸을 것인데, 그래서 등장한 것이 아이폰XR이라 볼 수 있음


아이폰XR의 가격은 749 달러부터 시작해 작년에 나온 아이폰88 플러스의 중간에 위치하지만 화면 크기는 5.5인치 아이폰8 플러스보다도 큰 6.1 인치임


게다가 아이폰XR250 달러나 높은 아이폰XS와 동일한 A12 바이오닉 프로세서와 카메라 센서, 스테레오 스피커 등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아이폰의 경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격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라면 XR 모델을 선택할 확률이 높음


749 달러라는 아이폰XR의 가격은 올해 2분기 아이폰의 평균판매가격인 724 달러를 약간 상회하고, 20174분기의 평균판매가격 796 달러보다는 50 달러 낮은 수준


, XR도 대용량 스토리지 모델이 있기 때문에 만일 XS 라인업이 아니라 아이폰XR이 매출의 중심이 된다고 해도 평균판매가격의 유지 또는 인상을 기대할 수 있음


이런 관점에서 분석하면 2018년 발표 모델 중 주력상품은 아이폰XR이며, XS 시리즈는 아이폰의 최고봉으로 자리매김 되는 브랜드 전략을 위한 존재라 보아도 무방할 것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해주는 또 다른 정황은 하위 라인업의 정리 방향인데, 아이폰XR의 판매 유인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음


이번 발표회의 또 다른 특징은 신제품 발표와 함께 이전 모델들을 클로즈업한 것인데, 애플은 신제품 발표회바다 이전 모델들의 가격 인하를 발표함으로써 싸졌다는 느낌을 주도록 연출해 왔지만 올해는 뉘앙스가 복합적이었다 말할 수 있음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우선 349 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폰SE를 비롯해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는 공식 사이트에서 조용히 사라졌으며, 아이폰7449 달러부터 아이폰8599 달러부터 시작하고 아이폰8 플러스는 64 기가 모델은 699 달러로 인하되었음


<자료> TechCrunch

[그림 3] 아이폰 이전 모델의 가격 인하


이 가격 전략은 양수겸장이라 할 수 있는데, 아이폰8599 달러로 싸진 것에 주목할 수도 있고, 또한 아이폰8 플러스를 사느니 50 달러만 더 내 XR을 구매하면 최신 프로세서와 대화면, 페이스 ID 등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할 수도 있기 때문


아마 애플 입장에서는 이전 모델의 클로즈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아이폰8에 관심을 갖게 되기보다는 아이폰XR 선택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더 기대했을 것이며, 이 점이 올해 이전 모델의 클로즈업이 예년과 크게 다른 부분임


한편 아이폰SE, 아이폰6s와 함께 아이폰X 역시 공식 판매 사이트에서 사라졌는데, 이는 새롭게 아이폰 라인업의 최고봉이라는 상징적 존재로 XS가 출시되었기 때문이며, 아이폰XXS의 존재 이유가 판매가 있지 않음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함


그 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아이폰SE 후속 모델이 발표되지 않은 데다 SE 모델마저 없어진 데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큰데, 애플의 사업전략 상 SE 모델의 부활은 어려워 보임


아이폰SE 모델은 본체 사이즈는 아이폰5s와 같고 스펙은 아이폰6s와 같은 모델로, 아이폰 신형 모델들과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더 넓은 소비자층에 아이폰을 판매하고 싶다는 애플의 의도가 담긴 제품이었음


또한 아이폰이 점차 대화면으로 가는 추세에 반대하고, 한손 컴퓨팅이 잡스의 유지라 들먹이며 초기 아이폰 형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던 제품이기도 함


적잖은 소비자들이 이번 발표회에서 4인치의 컴팩트한 크기에 전체 화면 디스플레이를 구현한 후속 모델 아이폰SE2가 발표될 것을 기대했지만, 이번에 드러나 애플의 가격 전략을 감안할 때 SE 모델의 부활은 당분간 어려워 보임


무엇보다 애플이 인도 시장에서 매우 고전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데, 2018년 들어서면서 샤오미와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평균 가격이 150 달러 정도에 형성되면서 349 달러인 아이폰SE조차 고가 제품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


안드로이드 진영이 대화면과 고성능 카메라 등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면서 시장이 원하는 가격에 제품을 내놓고 있는 반면, 브랜드 파워와 평균판매가격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애플은 이에 맞대응 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


아이폰의 다른 모델이 인도에서 선전한다면, 아이폰SE의 후속 모델로 5인치 정도 크기에 트루뎁스 카메라를 탑재한 전체 화면 모델을 300 달러 대에 출시했을 수도 있었을 것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고, OLED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진을 확보 할 수 있는 가격대에 제품을 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며, 따라서 아이폰SE의 후속 모델이 올해 신제품 발표회에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음


올해 아이폰 신제품 발표회에 대해 일부 실망의 목소리도 있지만, 포화기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 대처하는 애플의 기본 전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음


신형 아이폰의 가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애플 스스로 아이폰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으며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음


스마트폰 수요는 이미 선진국에서 피크에 달했으며,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폰의 판매대수는 향후 신흥국을 포함한 전세계적으로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애플로서는 기기교체 수요를 효과적으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


이런 고민이 반영된 애플의 가격 및 판매 전략이 최고 사양의 라인업을 내세우되 실제 매출은 그보다 한 등급 낮은 모델에서 나오게 하는 것으로 아이폰X-아이폰8’, 그리고 아이폰XS-아이폰XR’의 쌍으로 구현되고 있음

이 전략은 2017년에 성공적으로 작동해, 2017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높아진 가격에도 불구 예년과 다르지 않은 아이폰 판매실적으로 이어졌는데, 올해 연말에도 성공이 반복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자료> Bloomberg

[그림 4] 아이폰 분기별 판매대수 추이


한편 이런 가격 전략과 함께 애플은 향후 기존 아이폰 사용자 및 앱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폰만의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을 강화함으로써 아이폰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동기를 유지시키고, 더 나은 경험을 위한 기기 업그레이드를 유인할 것으로 보임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 강화는 그런 흐름을 잘 시사하고 있으며, 아울러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66호(2018. 10. 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모질라, VR에 최적화된 브라우저 &lsquo;파이어폭스 리얼리티&rsquo; 출시.pdf



모질라 재단은 웹 브라우저에서 VR(가상현실) 환경을 지원해 주는 '파이어폭스 리얼리티(Firefox Reality)'를 발표


새로 발표된 파이어폭스 리얼리티 웹브라우저는 VR로 제작된 콘텐츠를 디스플레이 해주며, 이용자는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웹브라우징을 할 수 있음


현재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해 커서를 움직여 콘텐츠를 즐기는 2D 세계의 브라우저와 달리, 파이어폭스 리얼리티는 가상의 스틱을 이용하여 인터페이스를 하게 됨


<자료> Mozilla Foundation
[
그림 1] 스틱과 음성 입력을 이용한 인터페이스


또한 모바일 환경보다 더욱 키보드 입력이 어려운 VR 환경을 감안해, 검색 등을 위한 입력에서는 음성 명령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


모질라 재단은 내비게이션, 텍스트 입력, 검색 등 모든 요소를 고려했다며, 수년 간에 걸친 연구와 UCC 크리에이터들, 하드웨어 파트너들과 대화를 통해 출발부터 VR 콘텐츠에 특화된 브라우저로 파이어폭스 리얼리티를 개발했다고 설명


모질라 측은 퀀텀 엔진을 채택한 파이어폭스 리얼리티가 단순 VR 브라우저가 아니라 게임과 영화 등 다양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포털로 자리매김 할 것을 기대하고 있음


파이어폭스 리얼리티 1.0은 오큘러스 고(Oculus Go), 구글 데이드림(Google Daydream), HTC 바이브(Vive) 등의 VR HMD를 지원하며, 오큘러스 스토어, 구글 데이드림 앱스토어, 바이브포트 등의 마켓플레이스에 공개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