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75호(2016. 12. 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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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대 AI 실업대책 기본소득 논의.pdf



[ 요 약 ]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나친 빈부 격차에 불만을 가진 노동자 계층의 지지 때문으로 분석됨. 트럼프는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미국으로 일자리를 되돌리고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으며, 선거 결과를 받아 든 실리콘밸리는 보편적 기본 소득의 필요성을 언급하기 시작. 트럼프 시대에는 AI에 의한 대량 실업의 공포와 현실화되며 기본 생활 유지비 지급으로 지나친 빈부 격차를 조금이나마 완화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



[ 본 문 ]


◈ 미국 대선 결과 발표 직후 트럼프 당선에 거부 의사를 표출하는 집회가 미 전역에서 열렸으며, 특히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연방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음


 #NotMyPresident라는 트위터 해시태그에서 집회가 기획되고 있으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항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음


<자료> YesCalifornia.org


[그림 1] 캘렉시트 청원 사이트


• 실리콘밸리가 소재한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항의 집회가 열렸으며, 더 나아가 트럼프의 당선에 대한 반대 표시로 캘리포니아 주의 독립 운동 목소리도 강하게 비어져 나오고 있음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것을 이르는 브렉시트(Brexit)에 빗대어 캘렉시트(Calexit)라 부르는 이 분리 독립 주장은 캘리포니아 주를 스코틀랜드의 입장으로 치환하고 트럼프가 국정을 맡게 될 미국에서 독립하는 것을 목표로 함


◈ 그러나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 중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트럼프를 지지한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가 미국 사회와 크게 괴리되어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


피터 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을 통해 태어난 비즈니스들이 번성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성공은 개인의 자산을 늘리는 결과만 가져오고 있을 뿐, 미국 보통 시민들의 생활을 나아지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멂


틸은 미국의 가구당 소득은 오랫동안 침체인 반면 의료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학생들은 거액의 학비 대출을 안고 있어 취직을 해도 상환에 쫓기는 상황에서 실리콘밸리는 사회 현상을 이해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함


실제로 대선 결과는 실리콘밸리가 미국 사회와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 지를 말해 주며,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미디어를 포함한 미국의 기득권층이 보통 시민들의 정서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었음을 보여 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음


오바마 정부는 리먼 쇼크에서 회복했다고 주장했지만, 혜택을 받은 것은 기득권층으로 블루 칼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고, 많은 사람들이 현 정치 체제에 큰 불만을 품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는 것


힐러리의 패배는 지나친 사회 격차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투표 결과에는 겉으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 다수 시민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


◈ 승리 요인이 무엇이었든 간에 이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는 자신을 지지해 준 시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해 선거 기간 동안 제시한 공약을 지켜야 할 책임을 지게 되었음


<자료> Donald J. Trump for President, Inc.


[그림 2] 트럼프의 고임금 공약


• 트럼프 당선자는 빈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외국으로 나간 자국 기업들에게 일자리를 미국으로 불러 들이게 할 것과 임금 인상을 약속한 바 있음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애플에 각을 세우며, 선거 기간 내내 미국 내에서 아이폰을 생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음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 업체들이 미국으로 유턴을 재촉하는 트럼프와 조율을 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애플이 폭스콘에 미국 이전 의사를 타진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등 실현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님


◈ 그러나 미국 기업들이 트럼프에 호응해 설사 미국으로 제조 기반을 옮긴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데, 제조업 현장이 이미 자동화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


트럼프는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늘린다고 약속했지만,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이 점차 인공지능(AI)과 로봇에 의해 대체되어 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전망이므로, 제조업 유턴 조치가 곧 바로 고용 증가와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임


트럼프가 집권할 향후 4년은 AI와 자율운전 자동차를 포함한 로보틱스로 인한 실업 문제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멕시코 이민자가 아니라 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


이는 트럼프 정부가 실리콘밸리의 위상을 어떻게 자리매김 할 것인지, AI를 포함한 실리콘밸리의 혁신이 계속 추진될 수 있을 것인지 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음


실업을 낳을 수 있는 AI와 로봇의 개발을 억제할 것인지, 아니면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든다는 트럼프의 슬로건 구현을 위해 기술 분야에서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할 것인지, 향후 트럼프의 구상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임


◈ 이런 배경에서, 의외의 선거 결과를 받아 든 실리콘밸리에서는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에 관한 논의를 수면 위로 올리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음


보편적 기본소득 AI와 로봇의 진화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실업 대책의 하나로 소득을 일부 보전할 수 있는 현금을 지급함으로써, 지나친 빈부 격차를 해소하려는 시도임


<자료> Marc van der Chijs.


[그림 3] 보편적 기본소득


• 기본소득은 사회 보장의 일종으로, 시민들은 정기적으로 일정액의 수당을 정부나 공공 기관으로부터 수령하며, 시민은 기본소득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음


기본소득 앞에 보편적 혹은 조건 없는(Unconditional)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기본소득이 빈곤층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보조금 성격으로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


보편적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주택 보조, 식량 지원, 노인 의료 등 여럿으로 나뉜 복지 시책을 없애고 기본소득으로 일원화하여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복지 운영 조직을 단순화하고 운영 비용을 낮춘다는 장점도 있음


반면 기본소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최대 장벽이며, 또한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급하면 근로 의욕을 없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뿌리 깊은 우려도 있음


논란의 여지가 많아 보편적 기본소득 논의는 쉽지 않았으나, 트럼프 당선자로 인해 사회 빈부 격차의 심각성이 명확하게 표면화된 만큼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가 이전보다 본격화될 수 있는 조건은 마련되고 있음


AI 연구를 주도하는 유명 인사들은 대체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는데, 바이두(Baidu)의 인공지능 연구소장 앤드류 응과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


<자료> Andrew Ng @ Twitter.


[그림 4] 앤드류 응의 기본소득 주장


•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응 소장은 블로그를 통해, 선거 결과는 불공평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생활이 어느 수준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주장


아울러 모든 사람이 사회적 계단을 올라 서게 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선거에서 드러난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역시 기본소득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테슬라가 완전 자율운전 자동차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제조 공장에서 로봇에 의한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임


, 머스크의 계획이 실현되면, 직업 운전수와 공장 노동자는 자율운전 차량이나 로봇으로 대체되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에 따른 문제 해결 방식의 하나로 기본소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이 가능


◈ 진화한 AI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며, 이미 기본소득의 실증 실험이 진행되고 있기도 함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인 Y 콤비네이터(Y Combinator)CEO 샘 알트만은 올해 5월 기본소득의 시험 운용을 시작한다고 발표하였음


사회 실험은 샌프란시스코 건너편 오클랜드에서 시작되었는데, 이 지역에서 100 가족을 선정, 매월 1,000~2,000 달러 정도의 현금을 지급하며, 기간은 6개월에서 1년 사이로 수급자는 받은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음


오클랜드를 선정한 이유는 빈부격차가 뚜렷한 도시이기 때문이며, 아울러 오클랜드에서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들어서며 지역 주민과 관계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


부유한 하이테크 기업의 직원들이 이주해 오며 물가와 집세가 급등함에 따라, 원래 살던 주민들은 교외에 밀려나게 되는 것을 고급 주택화(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라고 하는데, 오클랜드 역시 이 문제를 심각하게 겪고 있음


<자료> Quartz.


[그림 5] Y 콤비네이터의 기본소득 실험


Y 콤비네이터는 밀려난 빈곤층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함으로써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지 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실증 실험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본격적인 프로그램으로 이행할 계획이라고 함


기본소득의 실증 실험은 오클랜드 프로젝트가 처음은 아니며, 이미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 캐나다의 도핀, 아프리카 나미비아 일부 지역 등에서 제한적인 기본소득 제도를 도입한 적은 있음


핀란드는 내년부터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매달 560 유로( 7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험 운영할 계획이며, 스코틀랜드도 지난 달에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실시한 이후 정식 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음


그러나 이들 국가는 모두 정부 차원에서 실험이 진행되는 것으로, Y 콤비네이터는 기본소득이라는 사회보장 정책을 민간기업이 맡겠다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음


◈ 왜 민간기업이 이런 실험을 하는 지, Y 콤비네이터는 명확한 답변을 하고 있지 않으나, 기본소득이 기술 기업의 새로운 사회적 책무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임


Y 콤비네이터는 실험 배경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기본소득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실업 보험 등 사회 안전망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언급만 하고 있음


기술 발전으로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수입이 없어 생활이 막히게 되므로, 그러한 원인을 만들어 낸 기업이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 수단의 하나로 기본소득에 관심을 쏟는 것으로 보임


지금까지 IT에 의한 자동화로 많은 일자리가 컴퓨터로 대체되었으나 AI에 의한 자동화는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


Y 콤비네이터의 실증 실험은 AI와 로봇, 자율운전 자동차를 개발하는 기술 기업은 앞으로 사회 공헌의 방식을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음


◈ 기술에 의한 인간 노동의 대체 흐름이 전 산업에서 세계적 규모로 발생한다면, 이는 곧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며, 결국 기업도 자신들이 위험해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함


기술 혁신과 인력 감축으로 기업은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이익을 재분배하는 메커니즘이 없다면 소득의 격차는 지금보다 더 벌어질 것임


그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사회와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일상을 위협하는 위험요인들도 증가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함을 인정할 필요가 있음


기본소득을 도입하면 일을 하지 않아도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회의 안정성을 그 만큼 유지할 수 있고, 이는 기업으로서도 자신들의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해 줄 소비자를 확보하게 된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임


◈ 물론 일을 하지 않아도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반론들이 있으며, 오래된 반대 논리는 기본소득이 사람을 나태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임


일을 하지 않고도 생활 유지가 가능하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의의를 스스로 추궁하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추궁 당하게 된다는 것임


사람은 생활 유지를 위해 싫은 일이라도 억지로 하지만, 동시에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존재 의의를 확인하려 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생활이 가능하다면 자신의 가치를 잃어 버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하기 싫은 일에서 해방되면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기본소득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 자유롭게 뛰어들 수 있다는 재반론도 있음


기본소득으로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그림에,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해킹에 몰두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기본소득이 도입되지 않은 지금도 창의성은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서 나오고 있는데, 만일 기본 생활까지 보장된다면 더 많은 창의성이 분출될 가능성도 있음


AI로 인한 대량실업 시대 다음은 AI가 인류를 먹여 살리는 시대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이 때 기본소득은 다음 AI 시대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완충재 역할을 하게 됨


AI가 인류를 능가하는 시작하는 지점인 특이점(Singularity)의 도래를 주장하는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 책임자 레이 커즈와일은 AI와 로봇에 의한 자동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의 생활을 지탱할 생산이 가능해져 사람이 일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전망하고 있음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오히려 을 계속 하겠다고 주장하고 될 것인데, 여기서 일이란 누군가 명령해서 해내는 작업이 아니라 스스로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의미하며, 인간이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노동에서 해방됨을 의미함


커즈와일은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인류의 창조성에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언하며, 발달된 AI 사회에서는 전 지구적 규모로 창조성이 개화하며 새로운 문명이 태어날 것이라 낙관하고 있음


이런 장밋빛 예측에 대해 반대 의견도 적지 않지만, 기본소득이 AI의 진화와 함께 논의되는 것은 기술에 낙오된 인간을 보호한다는 소극적 차원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을 발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맥락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


◈ 공화당은 기술기업과는 전혀 반대의 관점에서 기본소득에 찬성하는 것이긴 하지만, 여하튼 기술 기업들과 트럼프는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를 확산시켜 나갈 것으로 전망


트럼프 승리와 함께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도 모두 승리한 공화당은 기본소득 정책에 기본적으로 친화성이 높음


물론 공화당은 여러 갈래로 나뉜 복지 예산을 기본소득 하나로 묶되 총합의 규모는 줄이자는 것으로, 작은 정부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기본소득을 보고 있음


공화당은 그 동안 오바마 정부가 운영해온 사회보장 제도에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해 왔으며, 일례로 식량 지원을 받고 있는 사람의 수의 오바마 정부에서 급증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음


그러나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임금 수준의 향상을 약속했고 그에 힘입어 당선이 되었으므로, 전통적인 공화당의 노선을 그대로 따를 수는 없는 상황에 놓여 있음


AI와 로보틱스 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향후 트럼프 집권 기간 크게 개선될 전망이며, 트럼프의 바람과는 반대로 대량 실업 시대에 돌입하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음


그런 상황에 대해 트럼프가 어떤 입장에 서게 될 지는 일반 국민과 기술 기업 모두에게 매우 중요할 것이며, 트럼프 정부와 기술 기업이 양대 축으로서 기본소득에 대한 미국의 전국민적 논의 확산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74호(2016. 11. 3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트럼프시대_미국 IT 업계의 득과 실.pdf



[ 요 약 ]


미국 IT 업계 리더들의 예상과 바람과는 반대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IT 업계는 당혹감에 휩싸여 있음.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고, 글로벌 인재들이 모여드는 실리콘밸리의 IT 대기업들과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법인세 대폭 인하 방침 등 기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IT 업계 리더들은 성급한 판단 대신 트럼프 시대에도 IT 산업의 발전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애쓸 필요가 있음



[ 본 문 ]


위대한 미국을 되찾자는 슬로건을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역설적으로 그 동안 강한 미국을 상징해 온 IT 업계는 대체로 당혹감을 표하고 있는 분위기


미국의 IT 산업은 메인프레임 시대부터 전세계를 선도하는 존재로 군림해 오고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은 소셜, 모바일, 클라우드, 공유 등을 기치로 내세우며 IT 영역을 넘어 전 사회의 작동 방식을 리드하고 있음


리먼 쇼크 이후 자동차 산업의 빅 3 등이 불황에 허덕이는 등 전통 산업들이 위축되어 갈 때, IT 산업은 '강한 미국'의 이미지를 지탱해 왔다고 할 수 있음


이런 상황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트럼프는 다른 여러 나라의 곤혹스러움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선거 운동 기간 내내 미국 제일주의를 내걸었고 당선까지 이르렀음


앞선 미국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미국 IT 산업과, 강한 미국을 내세운 트럼프는 겉보기에는 발걸음을 맞춰갈 수 있을 듯 하나, 이야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트럼프 낙선운동에까지 참여했던 미국의 IT 대기업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함


IT 업계가 트럼프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은 트럼프가 내건 보호무역과 이민억제 정책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전세계의 인재 유입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


지난 7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추대되기 직전,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을 포함한 145명의 IT분야 리더들이 트럼프는 혁신의 재앙이라며 그의 출마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낸 바 있음


이들은 트럼프의 이민정책, 미디어에 대한 반감, 인터넷 셧다운제 검토 등을 근거로 그가 집권하면 시장이 왜곡되고 수출이 줄어들며 일자리 창출을 저하될 위험이 있다고 강력히 경고한 바 있음


IT 업계에서 트럼프 공약 중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이민 문제, 트럼프가 선거전에서 H-1B 비자의 폐지를 거론한 바 있기 때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 CEO, 야후의 공동 창업자 제리 양,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인텔의 앤디 그로브 전 CEO 등 외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옮겨 와 IT 업계를 선도하는 리더가 된 사람은 적지 않음


IT 업계는 아니지만 심지어 새로운 퍼스트 레이디가 될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 트럼프도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로 불법취업 논란에 휘말리기도 하였음



<자료> YouTube


[그림 1] 트럼프의 멕시코 국경 장벽 계획 풍자


• 트럼프는 멕시코와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말을 반복해서 있는데, 이 공약은 정규 비자를 받지 않아 관리할 수 없는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을 억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이 정도라면 IT 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음


불법 이민자가 단순 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프로그래밍 등 전문 지식이 필요한 IT 업계 종사 이민자는 대부분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합법적으로 이민한 경우이기 때문


그러나 트럼프는 선거전 도중 합법적 이민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2016 3월에 공화당 TV 토론회에서 그는 IT 엔지니어 등 전문성 보유 외국인 노동자에게 발급되는 H-1B 비자를 거론하였음


트럼프는 자신도 고용주의 한 명으로서 H-1B 비자 제도를 잘 알고 또한 이용하고 있다면서도, 사실, H-1B 비자 제도는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유익하지 않고 불공평한 것이기에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


H-1B 비자가 실제로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관련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사실 자체가 외국인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IT 업계는 우려하고 있음


트럼프는 취임 1~2년 후쯤 필요에 따라 제도를 검증한 후 종료해야 한다는 생각을 나타냈는데, 실제로 H-1B 비자 폐지 사태가 벌어진다면 세계 각지의 우수한 IT 기술자를 유치해 온 실리콘밸리의 인재 흡입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있음


물론 만약 폐지된다면 미국인 또는 이미 미국에 거주 중인 IT 기술자에게 돌아 오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다양한 문화권에서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며 새로운 혁신의 돌파구들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줄어든다고 보아야 함


H-1B 비자 발급 한도는 통상 연간 6 5천 명이고, 미국 내 석사·박사 과정 수료자는 2만 명에 불과해 이민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낮기 때문에, 우선은 불법 이민 억제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펴나갈 것이라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임


그러나 실제로 H-1B 비자의 폐지나 발급 범위의 축소, 심사의 엄격화 등이 실시되지 않더라도, 이슈화 되는 것 만으로 외국인들에게 심리적 장벽을 만들 가능성이 있음


미국 대학 유학을 목표로 모국에서 공부해 온 젊은 층의 심리에 트럼프가 일깨운 이민자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그늘을 드리운다면, 그런 심리적 불편함이 진로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라고 말할 수는 없음


IT 업계는 미국이 앞으로도 계속 전세계의 우수한 젊은이들이 동경을 가지고 목표로 하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며, 이런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 입장을 편 것임


◈ 트럼프가 제조업의 미국 회귀를 요청하는 것도 IT 업계는 곤혹스러운데, 특히 미국에서 컴퓨터를 양산하라고 강요 받고 있는 애플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음



<자료> Redmond Pie.


[그림 2] 트럼프의 애플 보이콧 요구


IT 기기 생산과 관련해서는 대만 EMS 업체의 중국 거점을 중심으로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 확고한 공급망이 형성되어 있는 상황임


 애플의 경우 2013년부터 맥 프로(Mac Pro)를 미국산으로 하는 등 정권의 체면을 살리는 수준에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는 더 나아가 아이폰의 미국 내 생산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음


애플을 비롯한 IT 업계의 주요 업체들이 미국으로 유턴을 재촉하는 트럼프와 조율을 하는 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애플이 폭스콘의 미국 내 이전 의사를 타진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등 상황은 유동적임


IT 업계가 트럼프에 각을 세운 이유는 고용이나 국내 제조 같은 경제 정책적 측면의 차이뿐 아니라 정치적 성향의 차이에서 기인한 바도 큼


트럼프는 아마존닷컴이 e-북 분야에서 독점을 하고 있다면서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고, 제프 베조스 CEO가 아마존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 워싱턴 포스트를 이용했다고 비난하기도 했음


트럼프의 아마존에 대한 입장이 이렇게 적대적인 이유는 트럼프가 선거 기간 내내 미국의 주요 언론들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냈으며, 아마존은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기업이라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함


애플이 미 연방수사국의 아이폰 암호 해제에 관한 협력 요청을 거절했을 때 트럼프가 애플 제품의 보이콧을 촉구하거나, MS가 수사당국의 개인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맹비난한 것도 정치 성향의 차이에 의한 것임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와 악연이 있는데, 종교적으로 보수파인 마이크 펜스가 주지사를 맡고 있던 인디애나는 2015 3종교의 자유 회복법을 제정한 바 있음


당시 베니오프는 이 법이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인디애나 주에서의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인디애나 주에 사는 직원들에게 타 지역으로 이사를 보조하겠다고 발표하였음


◈ 선거 결과가 IT 업계 전반의 바람과는 반대로 나타나자, 주요 IT 기업들은 선거 기간 중과는 달리 별다른 논평을 내고 있지 못함


애플의 팀 쿡 CEO는 이미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일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묵묵히 계속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앞으로 정권 측과 적지 않은 충돌이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음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선거 기간 중 자신이 창업한 로켓 벤처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로켓에 트럼프의 자리를 마련해 우주로 날려버리겠다는 조롱까지 했으나, 대선 결과 이후로는 아무런 성명을 내고 있지 않음


구글, 페이스북, MS 등도 선거 결과에 대한 별다른 논평을 내고 있지 않으며, 선거 결과와 자신들의 비즈니스는 무관하다며 선을 긋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음


◈ 반면, IBM은 여느 기업들처럼 트럼프의 비난을 받은 바 있지만, 선거 후 공개 서한을 보내 트럼프의 고용과 인프라 정책에 대해 적극적을 협력할 것을 제안하였음


IBM의 지니 로메티 CEO는 서한에서 고용, 인프라, 의료 분야 등에 관해 제언하며, 트럼프의 정책 달성에 IBM이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음


트럼프는 IBM이 고용의 국외 유출을 주도한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로메티는 IBM에 취업하려면 대졸 자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며, IBM뉴 칼라(new Collar)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는 변론을 펼쳤음


IBM이 말하는 뉴 칼라 직종은 사이버 보안, 데이터 과학, 인공지능(AI), 인지 컴퓨팅 비즈니스 등 새로운 분야에서 역할을 하는 계층임


IBM은 뉴 칼라 양성을 위해 실제 사회에서 직업 경험도 중시하는 새로운 교육 모델 기반의 6년제 공립 고등학교에 관여하고 있으며, IBM의 지원으로 개교한 첫번째 학교의 졸업생 일부를 IBM이 채용했다며, 고용의 국외 유출 비판을 적극 해명



<자료> Newsela.


[그림 3] IBM이 개교한 6년제 고등학교

또한 트럼프가 미국의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찬성의 뜻을 나타내며 스마트 인프라 구축을 제안했는데, IoT 기술과 AI의 조합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인프라와, 그러한 스마트 인프라에 필요한 사이버 보안에 집중 투자할 것을 강조


헬스케어 부문에 대해서는 IBM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시, 데이터 분석을 통한 허위 수당 청구 감소, 헬스케어 사업자 간 정보 교환의 향상 등으로 10년간 9,000억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언한 바 있다고 소개


IBM은 당시의 제안 내용을 업데이트해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나은 헬스케어 관리의 추진을 위해 협력할 의향이 있으며, 트럼프 정부가 1조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및 부정행위 분석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음


◈ 한편 트럼프 당선이 꼭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미국의 IT 기업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연방 법인세율을 35%에서 15%로 인하하는 감세 정책이 대표적


2016 4월 현재 국세·지방세를 합한 미국의 법인세율은 40.75%로 프랑스 33.33%, 독일 29.72%, 일본 29.74% 등과 비교해 단연 높은 수준이며, 이는 미국 기업들의 오랜 불만사항이자 조세 회피의 원인이 되어 왔음


트럼프는 법인세 감세 조치를 통해 미국 기업의 국내 회귀와 고용 확대, 소득 증가 등으로 연결시킨다는 생각임


법인세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는 개인 소득세 감세분과 합해 향후 10년간 1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데, 줄어드는 세수를 만회할 재원을 아직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임


높은 법인세율은 오바마 대통령 재임 중에도 이슈가 되었으며 감세를 검토했지만, 고질적인 재정난에 발목을 잡혀 구체화 하지 못했던 전사가 있음


법인세 감세는 트럼프의 간판 정책이었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실제로 추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나, 공약대로 실행하면 미국의 재정이 크게 악화될 것은 뻔함


 감면 대상 및 기간, 세금 감면 폭 등을 공약대로 실행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섣불리 김칫국을 마실 필요는 없다는 지적


 법인세의 대규모 감세는 이와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는 재분배의 축소를 가져와 국민들의 경제적 격차를 확대시켜 사회 불안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불평등 확대에 반발해 트럼프를 찍은 지지자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일이기도 함


◈ 감세 정책과 대비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실현성이 높은 정책도 있는데, 미국 기업이 해외 조세회피지역의 돈을 미국 내로 반입할 경우 세율을 10%로 인하해 준다는 정책임


IT 업계뿐 아니라 다른 산업의 대기업들도 해외의 자회사가 이익을 내도 미국의 높은 법인세를 기피해 본국으로 송금을 하지 않고, 이 돈을 조세피난처에 쌓아두고 있음


이 자금의 미국 반입을 위해 트럼프는 대기업들이 자회사에 쌓아 둔 자산을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법인 세율을 현재 35%에서 10%까지 인하한다는 정책을 제시하였음


무디스 투자 서비스가 2016 11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국외에 모아두고 있는 현금은 총 1 3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함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만 놓고 보아도 미국 밖에 쌓아둔 순이익이 2,0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돈이 미국 내로 들어온다면 미국 정부는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


기업 입장에서도 잉여 자금을 낮은 세율로 미국에 되돌릴 수 있다면, 미국 내에서 새로운 IT 전략에 재투자하기 쉬워지는 장점이 생기는 셈


여기에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기술 산업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마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기술 기업에는 호조건이 형성될 가능성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음


◈ 거시 정책에 의한 기업들의 이익 이외에, 세부 정책에 의해 수혜를 입을 IT 분야로는 사이버 보안과 사이버 방위 기술부문이 꼽히고 있음


실리콘밸리에서 유일하게 트럼프 지지를 공개 표명한 기업가는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현재 사이버 보안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Palantir Technologies)의 회장과 페이스북의 이사를 맡고 있는 피터 틸


피터 틸은 트럼프 진영에 125만 달러를 기부했을 뿐 아니라 선거운동 후반인 올해 10월에는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개최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 호소한 바 있음


트럼프는 사실 공약에서 IT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이버 보안 및 사이버 방위의 증강을 도모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틸은 이 분야의 전문가이기도 함


틸이 페이팔 출신 엔지니어와 공동으로 창업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페이팔의 부정 거래 탐지 기술을 사이버 보안에 적용하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테러 조직의 수상한 움직임 등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국방부와 법무부 등에 판매하고 있음


팔란티어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수정 구슬로 미래를 내다보는 돌이란 뜻임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지금까지 19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기업 가치가 200억 달러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임


•  미국 정부는 2008년부터 2016년 사이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에 3 5천만 달러를 지급하였으며, 올해 5월에 미 국방부는 팔란티어의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2 2,210만 달러에 조달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음


트럼프는 NSA CIA의 기밀 문서를 폭로한 스노우든의 미국 송환을 촉구한 바 있으며, 개인정보보다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을 중시하고 있으므로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포함, 사이버 방위를 위해 정부 지출을 높일 가능성이 있음


◈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이 어떤 사회가 될지 알 수 없으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 IT 업계 리더들의 지혜와 혜안이 요구되고 있음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 내에서 산업과 고용의 확대 등에 적극적이며, 그 실현을 위해 산업계에 협력을 구하겠다는 자세도 엿볼 수 있으나, 개별 정책을 살펴보면 IT 업계는 정부에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위험도 있어 모순된 면이 존재함


선거 기간 동안의 하이퍼 포퓰리즘적 공약에서 현실적 정책으로 일정 정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트럼프가 '위대한 미국' '강한 미국의 IT 산업'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는지가 미국과 전세계 IT 업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임


정책 전문가들은 당장의 이민 문제와 세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정부 밖에 할 수 없는 IT 업계의 후방 지원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


예를 들어 1992년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가 정보 슈퍼 하이웨이 구상을 적극 옹호하며, 트래픽이 보잘것없던 시대에 전국적인 광섬유망 구축을 단행하여 오늘날과 같은 IT 환경을 조성한 것처럼 선경지명이 필요하다는 것


1998년에 제정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도 마찬가지인데, 법안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하나, 콘텐츠 유통에서 디지털이 주류가 되는 미래를 예견하고 일찍이 저작권법을 과감한 정비해 합의 틀을 만들어 낸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음


트럼프가 IT 산업에 어떤 미래 청사진을 그리게 할 것인지,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혁신 정책을 내세우게 할 것인지, 이런 관점에서 적극적인 제안을 함으로써 트럼프가 또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하는 발언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IT 리더들의 역할이 될 것임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8호(2016. 10. 1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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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 화상회의 얼굴 자동 메이크업 앱 개발.pdf



◈ 시세이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화상 회의 시 화면에 표시되는 얼굴을 자동으로 메이크업 하고 피부색을 보정해주는 앱 텔레뷰티(TeleBeauty)를 개발했다고 발표


텔레뷰티 앱은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고 원하는 메이크업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의 얼굴 색을 자동으로 보정해 주는 기능을 제공하며, 그밖에 얼굴 이외의 배경 화면 부분을 흐리게 보여주는 기능 등을 탑재


이 앱은 실시간으로 얼굴의 움직임에 연동해 작동하기 때문에 실제로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며, 화상회의 시작 전에 시간이 오래 걸린 다면 상대방이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가상 메이크업을 할 수 있도록 조작이 쉽도록 디자인 되었다고 함


시세이도는 과거 활동에서 얻은 지식, 회사의 아티스트가 보유한 메이크업 기술, 1999 년부터 연구해 오고 있으며 매장에서 운용 실적도 있는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기술, 최신 유행 정보 등을 활용해 앱을 개발했다고 설명




[동영상] 스카이프에 연동된 텔레뷰티


◈ 시세이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지원을 받아 MS의 기업용 화상회의 서비스인 기업용 스카이프에 탑재되는 텔레뷰티 앱의 테스트 버전을 개발하였음


• 업무 효율화의 관점에서 기업이 직원들에게 유연한 근무를 권장하는 경우도 있지만육아나 간병 등 개인의 사정상 집이나 혹은 사무실 이외의 장소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여성의 수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임


• 여성들을 대상으로 재택 근무를 할 때 발생하는 고민을 조사한 결과, 외출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재택 근무를 하다 온라인 화상회의 만을 위한 메이크업을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음


또한 화상 회의를 하면서 자신의 집과 방이 부득이하게 노출되는 것, PC 카메라의 성능에 따라 피부가 깨끗하게 보이지 않는 것 등이 불만으로 꼽혔음


텔레뷰티 앱의 화상 자동 메이크업 기능이나, 얼굴 이외 화면을 흐리게 처리하는 기능, 얼굴 색 보정 기능 등은 이런 고민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 개발된 것


◈ 시세이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 지원을 받아 MS의 기업용 화상회의 서비스인 기업용 스카이프에 탑재되는 텔레뷰티 앱의 테스트 버전을 개발하였음


이용자들은 스카이프 작동 전에 텔레뷰티 앱에서 제공하는, 오리지널(원래 얼굴)-내츄럴--트렌드(최신 유행)-페미닌 5개 모드 중 선호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음


시세이도는 텔레뷰티 앱을 자사가 10 17~21일에 실시하는 근무방식 개혁 주간 2016’에서 시험 운용할 예정이며,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여성 직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시험 운용도 9~11월에 실시할 예정

※ 다음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766호(2016. 10. 05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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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호황 샌프란시스코 집값 폭등.pdf



◈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이제껏 한적했던 소도시까지 주택 건설 현장으로 바뀌는 등, 끝 모를 부동산 열기에 몸살을 앓고 있음


샌프란시스코의 남쪽 지역에는 실리콘밸리 지역 주민들이 어디에 있는 곳이냐고 물을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변변한 슈퍼마켓 하나 없는 불편한 곳들도 있음


너무 불편하기 때문에 고액 연봉을 받는 IT 종사자들의 안테나에 걸리지 않는 곳들인데, 주민들 중에는 목수나 기계공 등 전통적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많음


그런데 여유롭던 이 소도시들의 공터가 지금은 주택 건설 현장으로 뒤바뀌고 있는데, 반세기 이상 방치되어 왔고 건설하기 어려운 땅이라 평가 받던 이곳들에 기존 주택들 보다 2~3배 큰 새로운 주택들이 지어지고 있는 것


이는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상승에 따라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수수한 소도시들에도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며, 현지 주민들은 세련된 요가복을 입은 사람들을 비롯, 지금까지 없었던 유형의 거주자가 날마다 늘어나는 것을 목도하고 있음


◈ 임대료 역시 샌프란시스코 지역이 뉴욕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기술산업의 호황이 지역 경제와 부동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2016 2분기 샌프란시스코 지역(오클랜드 등 포함)의 중고 주택 가격 평균은 88 5,600 달러로 2012년의 54 3,780 달러에서 급등했으며, 샌프란시스코에 한정하면 중고 주택 평균 가격은 올 여름 1,200만 달러였음


• 중고 주택 적정 가격을 계측하는 ‘주택구매력지수(Housing Affordability Index)’를 보면 샌프란시스코 지역은 105.7 %(2012년), 81.0 %(2013년), 74.5 %(2014년), 72.6 %(2015년 추정치)로 해마다 수치가 떨어지고 있음


• 주택구매력지수는 그 지역의 주택 담보 대출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득 수준이나 주택 가격을 실제 소득 수준과 비교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택 가격이 적정함을 나타내며, 수치가 낮을수록 살기가 어려워짐을 나타냄


임대료도 높아서 미국 전역 임대 주택을 조사하는 사이트 점퍼(Zumper)에 따르면, 1 베드룸의 월 임대료는 샌프란시스코가 2016 9월 기준 평균 3,440 달러로 3,130 달러의 뉴욕을 제치고 1위를 기록


물리적으로만 비교하면 샌프란시스코는 뉴욕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도시지만, 뉴욕을 제친 데에는 그만큼 실리콘밸리 호황의 영향력이 절대적임을 짐작하게 함


기술 산업의 발전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지대함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원래 거주하던 주민들의 불안감 역시 매일매일 커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