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54호(2018. 7. 1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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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의 확대가 AI 민족주의의 흐름을 만들어 낼 가능성.pdf



캠브리지 대학에서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이안 호가드 교수는 AI 산업의 발전이 ‘AI 내셔널리즘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


호가드는 AI의 급속한 발전이 새로운 종류의 지정학이 등장하도록 촉진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이를 ‘AI 민족주의(nationalism)’로 명명


AI 기술은 산업 및 군사, 사회 체제 등 여러 측면에 관련된 기술이기 때문에 국가 간 AI 기술의 차이가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 낼 것이고, 이는 언젠가 석유 수출국과 석유 수입국 같은 지정학적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예측


그는 AI 기술이 이미지 인식, 기계번역, 바둑, 예술 등 다방면에서 인간의 상상을 웃도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기초연구 분야뿐만 아니라 이미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AI가 새로운 지정학적 요소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음


호가드는 AI가 국가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그에 대한 답으로 AI가 국가 경제, 군사기술, 과학기술 연구에 적용되기 때문이란 설명을 내놓고 있음


AI가 내셔널리즘에 연결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AI의 상용화 서비스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지만 기존 일자리를 박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AI 활용 여하에 따라 한 국가는 경제에 타격을 입을 수도 반대로 경제적 이점을 얻을 수도 있음


두 번째 이유는 AI가 군사 목적으로 전용이 가능한 기술이며, 반자동 무기와 자율 무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으로, 군 주도로 AI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나가는 국가가 군사적 패권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음


세 번째 이유는 AI의 활용이 과학 연구 기간을 전반적으로 크게 단축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과학연구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인 과학기술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음


또한 거대 AI 기업인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모두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AI 민족주의 대두의 요인으로 보고 있음


물론 AI 산업에는 아주 거대한 비국가적 주체가 존재하고 있고, 국가와 기업 간의 상호작용이 복잡해지고 있어 기업에 대한 국가의 개입 양상이 단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음


가령 최근 구글이 직원들의 비판에 직면해, ‘AI 기술이 무기 개발에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데서 보듯,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에서 이제는 기업이 아주 강력한 힘을 갖기 시작했고 전통적 관계가 차츰 무너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중국은 AI 산업에 대해 국가가 일일이 관여해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며 향후 더욱 더 자국의 AI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의 AI 민족주의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음


실제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여러 규제를 마련해 왔으며, 정부가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결과 중국이 AI 산업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임


미국에서도 전통적으로 정부와 군이 연구에 많은 자금을 제공하고, 민간 기업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며 제품을 만드는 구조가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중국처럼 미국 정부도 AI 기업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음


호가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미-중 간의 AI 내셔널리즘이 표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중국은 2030년까지 AI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가 된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으며, 정부가 수집한 자국민 관련 빅데이터를 기업이 손쉽게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고, 우수 연구자를 좋은 대우로 중국 연구시설에 적극 영입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음


호가드가 보기에 중국이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 안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은 반도체인데, 미국, 한국, 대만 등 반도체 분야 선두 국가와 비교하면 중국의 반도체 산업과 기술 수준은 그리 뛰어나지 않기 때문


<자료> IEK

[그림 1] 2017년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산업 비교


따라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는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듯 실제 최근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기도 하였음


한편 미국도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올해 2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퀄컴을 적대적 M&A 할 것이라 선언했을 때 대통령령에 의해 인수를 저지하는 등 적극적 개입을 단행한 바 있음


◾ AI 산업의 선두 기업들이 모두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본사가 소재하는 국가가 큰 재정 혜택을 받는다는 점도 AI 민족주의를 강화할 요인이 될 수 있음


미국과 중국의 AI 산업 최고 기업들을 전세계에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이 수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의 대부분은 본사가 있는 미국과 중국에만 납부되고 있음


<자료> Financial Times

[그림 2] 2016년 미국 주요 IT 기업의 국내외 세율



이러한 불평등한 이익의 재분배AI 산업의 발달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


AI 기업의 본사 소재 국가가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가는 이상, 기업에 대한 국가의 의존이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국가가 자국 AI 기업의 비즈니스가 확장되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내셔널리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임


지난 6월에 중국의 IT 벤처기업인 클라우드워크 테크놀로지(CloudWalk Technology)는 짐바브웨 정부와 협력을 발표하며, 짐바브웨의 인프라에 보안 설계를 수행하는 대가로 흑인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음


호가드 교수는 이러한 중국의 해외 전략은 AI 패권주의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자국 AI 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구글과 아마존 등 자국 기업에 대해 미국 정부가 독점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음


이런 상황을 기업들도 잘 알고 있어 적절히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용자 데이터 유출 문제로 곤경에 처한 마크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페이스북을 제재하게 되면 중국 기업의 도약을 도와주는 꼴이라는 답변 메모를 준비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음


◾ 호가드 교수는 AI 민족주의가 형성되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AI를 ‘글로벌 공공재’로 자리매김하는 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음 


호가드의 추정에 따르면 AI의 발전은 세계 인구에 비해 매우 적은 인력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데, AI 연구의 첨단에 기여하는 연구자는 전세계적으로 700명 정도임


또한 7만 명 정도가 AI 기술을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활용하여 큰 이익을 창출하는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나머지 70억 명이 AI에 의한 이익을 누리는 입장에 있음


이는 원자 폭탄의 경우와 유사한데, 맨해튼 프로젝트에 종사한 과학자의 수에 비해 원자 폭탄은 너무 많은 사람들에 영향을 미쳤고 세계정세에도 크게 관여하는 결과를 낳았음


호가드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주역인 오펜하이머와 페르미 등을 거론하며, 재능 있는 AI 연구자의 존재가 국제 정세를 위협할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음


내셔널리즘이 지나치면 세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호가드는 어느 정도 민족주의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난 후에는 AI글로벌 공공재가 되는 흐름이 차근히 형성되어 가기를 희망하고 있음


그런 시도 중의 하나가 '오픈AI(OpenAI)' 같은 비영리 AI 연구 단체인데, AI가 국가간 격차를 더 만들어 내기 전에 장기적으로 어떻게 AI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이상적인가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호가드는 제안하고 있음


▸ 또한 AI가 글로벌 공공재로 다뤄지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만 AI 산업의 파이를 계속해서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이 AI 산업 내 발언권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51호(2018. 6. 2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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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옛말, 중국 유료 동영상 서비스 시장 급성장.pdf



몇 년 전까지 중국의 동영상 서비스는 불법 콘텐츠 투성이였으나, 최근 중국이 독자적으로 발전시켜 온 유료 동영상 전달 서비스(OTT)들이 급성장 하고 있음


중국 정부의 규제로 넷플릭스나 아마존닷컴 등 글로벌 동영상 전송 서비스들의 시장 참여는 제한되어 있지만, 중국 최고의 ICT 기업들이 권리 관계를 명확히 해결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중국 동영상 시장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음


자금력을 갖춘 중국 최고 IT 기업들이 정식 루트로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를 매입하고 있으며,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나 버라이어티를 제공하는 전송 서비스로 주류 사업을 옮겨 가고 있는 것


특히 알리바바 산하 알리바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운영하는 요우쿠(Youku)’, 텐센트의 ‘V.QQ.com’, 바이두가 인수해 운영 중인 아이치이(iQIYI)’가 중국의 3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음


<자료> V.QQ.com

[그림 1] 텐센트의 OTT 서비스 V.QQ.com


이들 중국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전세계 영상 거래 시장의 관심은 뜨거워, 우리나라를 비롯, 홍콩, 대만의 스튜디오는 물론 미국 5대 네트워크 중 하나인 NBC까지 이들과 제휴를 맺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음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 텔레비전 박람회 ‘MIPTV’에서는 알리바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그룹의 양 웨이동 CEO가 기조연설에 등단해 중국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성장을 알리며 큰 주목을 받기도 하였음


중국 동영상 시장의 성장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지점은 유료 회원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으로 콘텐츠에 돈을 지불한다는 데 대한 저항이 빠르게 없어져가는 현상임


중국의 동영상 서비스는 초대형화 되고 있으며, 특히 유료 회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전달 서비스의 이용자 수는 전체 인터넷 사용자 인구의 약 75%57,900만 명임


이들 중 유료 정액제 서비스 이용자는 전년 대비 2배씩 성장하고 있는데, 이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법 동영상 시청에 아무런 의식이 없었던 사용자들의 정보 리터러시(literacy)가 급격히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 줌


이런 트렌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젊은층인데,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보통 밀레니얼 세대라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이들을 ‘80(빠링허우, 80년대생)’‘90(지오우링허우, 90년대생)’라 부름


이 세대가 5억 명 이용자 기반을 형성한 동영상 서비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인데, 중국 경제의 발전과 함께 자란 대부분의 젊은층은 돈과 시간에 여유를 갖기 시작했기에 취미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음


또한 자신이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적극적으로 검색하기 때문에, TV 시청보다는 다양한 동영상 전달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음


지금 중국 젊은이들이 가장 요구하는 콘텐츠는 자신들의 생활과 문화를 다룬 트렌디한 드라마이며, 이에 따라 동영상 서비스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음


양 웨이동에 따르면 90후 세대는 항상 새로운 프로그램을 요구하며 지금까지 몰랐던 세계를 펼치는 이야기를 특히 좋아하는데, 할리우드 드라마보다는 자신들의 문화에 친숙한 것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강함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요우쿠는 5년 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지난 2년간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등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이 부쩍 늘었다고 함


또한 지난 1년 동안 중국 본토에서 제작된 드라마의 수는 약 16천 편인데, 동영상 서비스들이 제작한 드라마의 수가 기존 방송사 제작 편수를 크게 웃돈다고 함


인기 드라마 장르는 역사, 서스펜스, 연애 등인데, 중국에서 작년에 가장 화제가 된 드라마는 인민의 이름으로(人民的名義)’이며, 넷플릭스로 서비스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영향을 받아 정치 부패상을 그리고 있음


2018년의 주목작은 과거에 히트했던 드라마 나의 남신(我的男神)’의 스핀오프 버전으로, 도심을 무대로 한 남녀의 트렌디한 러브 스토리가 90후 세대를 사로잡고 있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도 정착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 히트한 네덜란드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The Voice'의 중국 버전 제작을 계기로 외국의 인기 프로그램들이 속속 90 후 세대를 겨냥해 만들어지게 되었음


한편 90후 세대는 다른 나라와 달리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는 다큐멘터리에도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경제와 인물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인기이며, ‘DOCO’라는 다큐멘터리 전문 플랫폼은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브랜딩 전략을 펴고 있음


중국의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은 90후 세대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품질 향상을 위해 외국기업과 제휴에 적극적이므로 콘텐츠 기업들의 중국 진출 기회는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


유료회원 전용으로는 '인터넷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도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유튜브들처럼 인터넷을 통해 얼굴이 알려진 출연자들이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음


이 영화들은 영화관으로 배급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전달되나 영화와 동일한 2시간 정도의 오리지널 작품들인데, 일본 만화를 보면서 자란 90후 세대 중 일부 층에 수요가 존재한다고 함


중국 동영상 서비스는 사이트 상단에 90후 세대의 관심을 끌 짧은 비디오 클립을 늘어놓고 마음에 들면 풀 버전을 유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하는 스타일이 늘고 있음


허울 좋은 짧은 클립이 많이 나돌고 있는 것이나 드라마 인기로 인한 출연자 개런티의 급상승, 정부의 규제 방침이 수시로 변하는 것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나, 눈이 높아지기 시작한 90후 세대에서는 양질 전화도 빠르게 벌어지고 있음


주요 동영상 서비스들 모두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 품질을 올리고 싶어 하며, 해외 파트너를 널리 찾고 있기 때문에, 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50호(2018. 6. 13.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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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에 AI 기술 제공한 구글, 직원 항의로 계약 연장 포기.pdf



지난 5월 중순 구글 직원들은 미 국방부의 드론을 이용한 이슬람 국가 정찰에 구글의 AI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며, 이 사업에서 구글이 철수할 것을 요청하며 항의한 바 있음


미 국방부는 드론을 이용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여기에 AI(인공지능)를 도입하여 정찰 프로세스 자동화를 시도하였음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이라 명명된 이 시스템은 이슬람 국가(IS)와 시리아 등지에서 무인 항공기가 촬영한 영상에 찍혀있는 차량이나 인물 등의 객체를 AI가 이미지 분석을 통해 판정하도록 한 것임


그런데 구글이 메이븐 프로젝트에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구글 직원들은 이에 항의하며, 순다르 피차이 CEO에게 국방부와 즉각적인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음


공개서한에는 구글이 그 동안 군사 산업에 어떻게, 어느 범위로 관여해 왔는지, 그리고 회사의 방침이 정확히 무엇인지 밝힐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들어 있는데, 이 서한에는 4천 명의 구글 직원이 서명했고 12명의 엔지니어들은 항의의 뜻으로 퇴사하였음


<자료> Google

[그림 1] 구글 직원들의 항의 서한


이에 대해 구글 측은 국방부에 제공한 AI 기술은 드론을 비행시키거나 무기를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임무에 사용되는 것이라 해명하였음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부 총괄 책임자인 다이앤 그린은 구글이 공여한 것은 오픈소스인 텐서플로우(TensorFlow) API’이며, 무인 항공기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하고 개체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음


프로젝트 메이븐에 공여된 기술은 전투력을 행사하는 전투 행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입수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반적인 정보 행위에 사용되었다는 것임


따라서 구글이 제공한 기술은 소위 자율 병기(Autonomous Weapons)’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공격을 수반하지 않는 일상적인 정찰 활동에만 사용되었음을 강조하였음


자율 병기는 AI가 공격 목표를 파악하고, AI가 트리거를 시작하는 병기를 가리키는데, 인간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AI가 목표를 선택, 공격하므로 살인 로봇이라고도 불림


프로젝트 메이븐에서 적의 행동을 파악하는 데에만 AI를 사용한다는 구글의 해명에도 불구, 구글 직원들은 이 기술을 응용하면 얼마든 자율 병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술 공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더욱 거세게 표명하였음


미 국방부가 보도자료 형태로 공개한 프로젝트 메이븐의 개요를 보면, 국방부는 AI와 기계학습의 도입을 미션으로 하는 조직의 신설과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음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국방부 내에 알고리즘 전쟁 교차 기능 팀(Algorithmic Warfare Cross-Functional Team)’이라는 부문이 신설되며, 프로젝트를 관할하는 시스템도 개발하게 됨


<자료> Wired

[그림 2] 신설된 알고리즘 전쟁 교차기능 팀


신설 부문은 국방부 조직 전반에 걸친 AI와 기계학습의 도입을 미션으로 하고 있으며, 그 첫 사업이 바로 프로젝트 메이븐임


미 국방부는 이슬람 국가(IS)가 지배하고 있는 지역과 시리아에서 무인 항공기를 비행시켜 정찰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무인 항공기에 탑재된 카메라로 지상을 촬영하면 애널리스트가 동영상과 사진을 보고 찍혀 있는 객체의 종류를 판정해 왔음


이 정찰 임무는 현재 전략 드론인 ‘ScanEagle’과 전술 무인 항공기인 ‘MQ-1C Gray Eagle’ ‘MQ-9 Reaper’이 맡고 있음


그런데 촬영된 이미지가 대용량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가 수작업으로 처리하기에 한계가 있어, 이 과정을 AI로 자동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메이븐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음


알고리즘이 객체를 38개 종류(차량, 사람, 행동 등)로 특정한 후, 문제라고 생각되는 정보를 추출해 내면 이를 애널리스트가 정밀 분석하는 프로세스로 변경한 것임


◾ 구글 직원들의 반대 항의에 대해서는 과민반응이라는 의견과, 세계 최고 수준인 구글의 AI 기술력을 감안할 때 문제 소지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옹호론이 엇갈리고 있음


현재 구글만 미 국방부에 AI 기술을 공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이미지 분석 기술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데이터 과학에서 톱을 달리는 팔란티어(Palantir) 역시 국방부에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이들 기업에서는 AI가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 운동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두고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국방부도 정부 분석에 AI를 이용하는 것뿐인데 구글 직원들이 너무 이상향을 쫓는 것 아니냐고 불편해하는 시각도 있음


반면, 세계 최첨단의 AI 기술을 가진 구글이기 때문에 그 기술을 군사 시스템에 제공 한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악해지지 말자는 구글의 미션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음


대학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AI 연구자 1천여 명은 구글 창업자이자 알파벳의 CEO인 래리 페이지에게 프로젝트 메이븐에서 손을 떼고, 앞으로도 AI를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하라는 요구를 전달하기도 하였음


◾ 기업 안팎에서 항의가 거세지자 구글은 국방부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AI 기술의 활용과 관련한 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음


사태가 발생하자 초기에 구글은 직원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정보 분석에 AI 기술이 적용된 것이라면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였음


그러나 직원들이 항의의 표시로 퇴사까지 하는 상황에서도 꿈쩍않는 구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면서 61일 다이앤 그린 클라우드 총괄 책임자는 직원과의 미팅을 통해 20193월 만료되는 메이븐 프로젝트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음


이 자리에서는 또한 AI 기술 활용과 관련한 윤리 가이드라인 작성 계획도 밝혔는데, 여기에 메이븐 프로젝트와 같이 군사 임무에 사용되는 경우도 포함할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음


◾ 이번 문제는 비즈니스 철학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방에서 AI를 어느 범위까지 응용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데서 기인한 면이 큼


이번에 문제가 된 구글의 텐서플로우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구글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방부의 프로젝트 메이븐에서는 텐서플로우를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음


텐서플로우 외에도 시장에는 수많은 오픈소스 AI 기술들이 공개되어 있으며 이들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이번 구글 직원들에 의한 문제 제기는 AI 오픈소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포함하고 있음


한편 AI의 군사 이용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그 위험성이 지적되었고, 전세계 차원에서 운용 지침의 제정이 요구되어 왔으나, 각국의 군사 시스템에서는 이미 고급 AI가 도입 되어 있고 통일된 규칙이 없는 채 개발이 선행되고 있는 상황임


이런 상황에서 구글이라는 AI의 강자가 언급되자 그 파급력에 대한 사회의 우려가 단번에 높아지면서 이슈화 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하이테크 기업들은 AI의 군사 이용에 관한 명확한 정책 수립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임


아울러 군사 프로젝트에 AI를 활용하는 것 외에 일반적인 AI 활용에 있어서도 더욱 엄격한 윤리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9호(2018. 6. 5.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론 머스크, 미디어 신뢰성 평가 사이트 &lsquo;프라우다&rsquo; 구축 계획.pdf



테슬라와 스페이스XCEO인 일론 머스크가 미디어 신뢰성 평가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평가 사이트 구축 계획을 밝혀 이목이 쏠리고 있음


머스크는 독자들이 모든 기사에 대해 어느 정도 진실에 가까운지를 평가하게 함으로써 저널리스트나 편집자, 그리고 출판사의 신뢰성을 점수화 하여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구상하고 있음


사이트 구축 이유는, 미디어들은 저널리즘을 말하고 있지만 동시에 클릭 회수를 올려 광고 수입을 얻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므로, 저널리스트들이 공정한 보도라고 하는 본래의 사명을 잊고 자극적인 뉴스를 내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


평가 사이트의 이름을 잠정 프라우다(Plavda)’로 명명한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계획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자체 투표를 진행하였음


681,097명이 참여한 투표의 결과를 보면, 88%가 괜찮을 것이라는 쪽을 선택해 머스크의 생각에지지 입장을 표명하였음


<자료> Inverse

[그림 1] 프라우다 구축 계획에 대한 찬반 투표


머스크의 프라우다 사이트 구축 계획에 대해서는 긍정 여론과 함께, 자신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수용하지 못하는 반지성적 태도에서 나온 즉물적 반응이라는 평이 공존함


일론 머스크는 지금까지 테슬라의 모델3 출시 지연 문제나 테슬라 자율주행차로 인한 사망 사고 등의 보도가 나올 때마다 적지 않은 데미지를 받았음


특히 모델3의 사전 주문량을 제때 충족시킬 만한 생산 역량을 갖추지 못한데다가 품질도 매우 조악하다는 평을 내리며 테슬라의 파산 가능성을 언급한 언론 보도는 테슬라의 경영 상태를 더욱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 되었음


이런 비판적 보도에 대해 머스크는 주로 트위터 등을 통해 반론을 제기하고 있으나, 이런 반론에 대해 미디어들은 일론 머스크가 마치 트럼프 대통령처럼 미디어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며 비판하는 입장임


이번 프라우다 사이트 구축 의향에 대해서도 언론들은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고, 미디어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반지성적 태도라며 혹평하고 있음


머스크는 이에 대해 프라우다를 통해 신뢰성이 높은 미디어로 평가된다면 올바른 보도를 원하는 독자들의 클릭 횟수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프라우다의 이념은 미디어들에게 명분으로나 실리로나 나쁜 것이 아니며, 미디어와 사용자 쌍방에 이익이라 주장


머스크가 프라우다 사이트를 실제 구축할 것인지 혹은 머스크가 진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


머스크가 잠정 구상한 사이트 명칭인 프라우다(Plavda)’는 러시아어로 진실, 정의를 의미하며, 구소련 시대에는 공산당 기관지의 이름이기도 하였음


게다가 현재도 러시아에는 프라우다라는 이름의 타블로이드 신문이 발간되고 있기 때문에, 머스크가 프라우다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은 실제 구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테슬라에 대한 보도 때문에 받고 있는 스트레스의 발로라는 평가가 많음


미디어 신뢰성 평가 사이트를 구축한다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구소련 공산당 기관지의 이름을 가져온 것은, 미디어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유머라는 것


그러나 전기자동차부터 로켓 개발까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사업을 전개해 온 머스크의 이력 때문에 이번에도 실제 구축할 것이라 보는 견해도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8호(2018. 5. 30.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막기 어려운 딥페이크 동영상, 비판적 미디어 수용 능력 필요.pdf



[ 요 약 ]


일반 PC와 딥페이크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수백만 달러짜리 할리우드 편집 툴보다 훨씬 정교하게 영상 속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였음. 누구나 쉽게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어려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SNS를 통해 사진과 동영상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제 매스 미디어가 등장한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미디어 수용 능력이 요구되고 있음



[ 본 문 ]


2016년 미 대선이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된 가짜뉴스로 얼룩졌다면, 올해 11월 열릴 중간선거에서는 AI를 악용한 가짜 동영상이 여론을 조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


지난 미 대선 과정에서 대량 유포된 가짜뉴스의 배후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정황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유포과정에서 페이스북의 역할에 대한 청문회 등이 열리면서 가짜뉴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형성되었음


그러나 가짜뉴스를 없애기 위한 법적, 기술적 조치들이 강화되어도 기술의 발전에 의해 더욱 교묘한 방식의 가짜뉴스들이 생성, 유포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가짜 동영상이 기승을 부리며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음


가짜 동영상은 악의적으로 조작된 비디오로 인공지능(AI)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현실을 담은 영상을 리얼하게 그려 냄


올해 4월에 버즈피드에 올라온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 동영상은 가짜 비디오가 얼마나 정교한지, 그래서 얼마나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지 실감나게 보여주었음


영상을 보면 성조기 앞에서 차분히 연설을 하던 오바마는 갑자기 트럼프는 천하에 쓸모없는 놈(dipshit)’이라며 비속어로 비난하는 장면이 나옴


동영상을 보던 사람들이 오바마의 막말에 재미 혹은 당혹감을 느끼는 순간, 동영상은 화면이 분할되며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조던 필(Jordan Peele)의 모습을 오바마와 나란히 보여주기 시작함


<자료> BuzzFeed

[그림 1] 입모양까지 똑같이 만든 가짜 동영상


동영상은 필이 말하는 대로 오바마가 말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데, 완전 리얼하게 입모양까지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음


필이 등장할 때까지는 이것이 가짜 동영상임을 전혀 알아차리기 어려웠는데, 비디오 속의 목소리는 필의 실제 음성이었지만,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성대모사에 일가견이 있어 목소리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이 가짜 비디오는 오바마의 연설 내용을 자기 마음대로 바꾸어 조작할 수 있음을 보여 줌으로써 이 기술이 내포함 심각한 위험성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게 할 목적으로 버즈피드와 조던 필이 공동을 제작한 것임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짜 동영상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이 기술은 흔히 딥페이크(DeepFake)’로 불리고 있음


딥페이크라는 명칭은 이를 맨 처음 만든 사람의 아이디에서 유래했는데, 레딧(reddit)에서 ‘Deepfakes’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작년 11월에 텐서플로우 같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유명 연예인과 포르노를 합성하여 관심을 끌었음


레딧에는 곧 ‘deepfakes’라는 서브 레딧이 만들어졌고, 올해 1월에는 ‘deepfakeapp’라는 아이디를 쓰는 유저가 ‘FakeApp’이라는 무료 앱을 제작해 배포하였음


<자료> Reddit

[그림 2] FakeApp 최신 버전(2018. 02)


FakeApp은 초보자도 잠시만 배우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 수많은 사람들이 앱을 이용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올해 2월 딥페이크 서브 레딧은 폐쇄되었지만 영상들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음


페이스북은 2014년에 딥러닝 기반의 얼굴 인식 기술인 딥페이스(DeepFace)’를 개발하기 시작해 2017년에 런칭한 바 있는데, 딥페이크는 페이스북의 딥페이스 기술을 응용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딥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동영상은 유명 연예인을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으며,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 등 거물 정치인들도 주요 타깃이 되고 있음


대체로 ‘Deepfakes Replacement(딥페이크 대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가짜 동영상들에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 유명인은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케이지의 딥페이크 영상은 흔한 인터넷 놀이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영화 골드핑거의 주인공인 션 코너리의 얼굴이나 인기 프로그램 SNL의 크루인 앤디 샘버그의 얼굴을 니콜라스 케이지로 대체한 영상들이 대표적


정치인에 대한 딥페이크 영상은 풍자 목적이 강한데, 트럼프 대통령 흉내로 정치 풍자 코미디를 진행하고 있는 배우 알렉 볼드윈은 딥페이크 기법을 이용해 트럼프로 분장한 자신의 얼굴을 실제 트럼프의 얼굴로 대체한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음


<자료> DeepFakes

[그림 3] 트럼프 풍자 가짜 동영상


앞서 조던 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볼드윈이 제작한 영상에서 트럼프의 말은 사실은 볼드윈이 한 것이며 얼굴만 진짜 트럼프로 대체된 것이기 때문에, 가짜 동영상인지 여부를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음


단지 풍자 목적이라면 재미로 넘길 수도 있으나, 진짜와 가짜의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 기술이 악용될 경우의 폐해를 먼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트럼프의 경우는 돌출 발언도 잦기 때문에 가짜 동영상의 폐해는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


뭐니뭐니해도 딥페이크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위험은 딥페이크 영상이 최초 만들어진 목적에서 보듯 포르노 영상에 적용되고 이것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것임


작년 연말에는 포르노 배우의 얼굴을 영화 원더 우먼에서 타이틀 롤을 맡은 이스라엘 여배우 갤 가돗(Gal Gadot)의 얼굴로 바꾼 가짜 동영상이 인터넷에 게재되어 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준 바 있음


과거에도 이런 사례는 있었으나 영상이 조악하거나 합성임을 알아차릴 수 있어 해프닝으로 넘어갔다면, 딥페이크로 만든 이 영상은 갤 가돗이 정말 포르노 영화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잠시라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음


실제와 구분이 어려워 현실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영상을 찾으려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딥페이크를 이용한 포르노 영상은 더욱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어 거의 모든 유명인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음


이미 갤 가돗 외에 배우 엠마 왓슨, 뮤지션인 케이티 페리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 많은 유명인이 피해를 입었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K-팝 여가수들이 타깃이 되고 큰 피해를 입고 있음


최근에는 유명인 이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만든 후 배포 위협을 하며 돈을 요구하는 악질 범죄들도 시도되고 있어 더 큰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음


일반인 대상 범죄 역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미 사회적으로 리벤지 포르노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동영상이 유포될 경우 입게 될 충격과 공포는 형언할 수 없기에 피해자들은 어쩔 수 없이 협박에 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


SNS를 통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시대에서는 이제 누구나 딥페이크 영상의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음


딥페이크 영상이 가능하게 된 배경에는 딥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자리잡고 있는데, 기초 기술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어 주요 내용들이 다 공개되어 있음


AI를 적용한 소프트웨어들은 사진과 비디오에 등장하는 인물의 얼굴을 다른 얼굴로 바꿀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음


<자료> Iryna Korshunova et al.

[그림 4] AI를 이용한 빠른 얼굴 스와핑


201611월 발표된 ‘CNN을 이용한 신속한 얼굴 뒤바꾸기(Fast Face-swap Using Convolutional Neural Networks)’라는 제목의 논문은 원본 사진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얼굴로 대체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있음


Fast_Face-swap_Using_Convolutional_Neural_Networks.pdf



논문은 여러 유명인의 얼굴을 니콜라스 케이지와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로 바꾸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얼굴의 방향, 시선, 입술의 모양, 헤어 스타일은 원래 이미지를 그대로 두고 눈, , 입술, 눈썹, 얼굴 주름 등은 두 사람의 것으로 대체하였음


구체적으로는 입력 이미지에서 눈코입의 배치 정보를 추출하고 대체할 이미지의 눈코입 객체를 입력 이미지의 배치 정보에 맞게 재배치하여 스티칭하는 프로세스임


따라서 원본 이미지의 얼굴과 대체하려는 이미지의 얼굴이 전체적인 형태가 유사할 경우 어색하거나 코믹한 느낌이 없어지고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됨


논문의 제목에 신속한(fast)’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은 이 얼굴 바꿔치기 과정을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할 수도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퀄리티는 손으로 할 때보다 떨어지지만 아주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


<자료> Iryna Korshunova et al.

[그림 5] AI를 통한 얼굴 스와핑 프로세스


딥러닝을 이용한 얼굴 스와핑의 정교성을 높이려면 상당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나 하드웨어 발달로 인해 일반적인 컴퓨터에서도 구현이 가능한 상황임


딥페이크는 딥러닝 기법으로 얼굴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얼굴을 대체하는 기법을 학습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컨볼루셔널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s, CNN)'으로 원본 얼굴과 대체 얼굴의 특징을 학습한 후 이 둘을 서로 바꿈


신경망 학습을 위해서는 양자의 얼굴 사진을 대량으로 입력하여 알고리즘이 얼굴의 특징 및 대체 프로세스를 학습하게 하는데, 응용 프로그램은 엔비디아의 개발환경인 CUDA에서 실행되며 프로세서로 엔비디아 GPU가 필요함


진짜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학습 및 대체 과정에는 상당한 연상량이 발생하지만, 할리우드급의 특수 촬영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된 이런 시대에는 컴퓨터에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탑재한 구성만으로 실행할 수 있음


얼굴을 대체하는 알고리즘은 학술 주제로 대학 등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인데, 그 연구 성과가 소프트웨어의 형태로 공개되었고 사용하기 쉬운 툴로 개선되어 깃허브에 공개되면서 단숨에 확산되었음


대학 등에서 얼굴 대체 알고리즘 개발을 연구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나와 있지 않지만, 이 기술은 공개되자마자 가짜 포르노 영상에 가장 먼저 악용됨으로써 범죄의 도구로 전락하게 될 상황이 전개되고 있음


딥페이크 기술의 위험성은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반면, 그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대응책의 마련에는 5~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음


이미 어도비 포토샵 같은 이미지 편집 툴을 이용한 사진이나 비디오 변조가 가능하긴 했지만, 이는 전문가가 직접 손으로 조작을 해야 가능한 것임


반면 딥페이크는 AI 기술이 접목되어 사진과 비디오 조작 프로세스가 자동화됨으로써 초보자도 손쉽게 가짜 비디오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음


바꾸려는 대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모은 다음 사진값을 대입할 영상을 고르기만 하면, 나머지는 소프트웨어라 해주길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데, 지금은 약 40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하지만 이 대기시간도 아마 더욱 더 줄어들 것임


<자료> BBC

[그림 6] 딥페이크 제작 프로그램 FakeApp


딥페이크 소프트웨어가 맨 처음 등장하고 나서 전문가들은 기술이 보편화될 때까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1달 만에 보편화되었음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거 과정에서 가짜뉴스로 홍역을 앓았던 미국 사회는 당장 11월 중간 선거 과정에서 가짜 비디오를 악용하려는 시도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음


가짜뉴스 방치에 대한 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이미 AI를 이용해 혐오 조장 연설을 걸러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으로 자체 예상하고 있음


다른 기업들도 가짜 비디오를 감지하는 기술의 개발에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중간 선거에서는 유효한 방지 수단이 없는 실정임


이는 비단 미국만의 우려는 아닐 것이며, 모든 국가와 시민사회가 당면한 새로운 위험요인인데, 당장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가령 북미회담이 취소되고 트럼프가 북한을 군사 공격한다는 내용의 가짜 비디오가 만들어진다면 이것이 미칠 악영향은 매우 큼


딥페이크 기술은 AI가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가져올 것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며, 따라서 시민들 스스로 자신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함


딥페이크 영상이 퍼짐에 따라 일단 커뮤니티들은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 이미지 호스팅 사이트인 기프캣은 딥페이크 관련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으며, 딥페이크가 맨 처음 시작된 레딧 역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음


구글은 아직 딥페이크에 대해 검색 차단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유튜브가 딥페이크 비디오의 주요 유포 경로이기 때문에 고심이 큰 것으로 보임


<자료> The Deepfake Society

[그림 7] 딥페이크 대응이 필요한 유튜브


가짜 동영상은 유명인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한 개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 수 있으며, 한 사회 나아가 국제 평화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음


그러나 기술적으로 대응할 수단이 아직 없는 상황이므로, 당분간 문제의 해결은 오롯이 각 개인과 시민사회의 몫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으며, 각자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는 것이 필요함


따라서 딥페이크 영상은 윤리적 문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민사회의 분별력, 합리적 추론 능력을 시험하는 문제이기도 함


이미 가짜뉴스 유포가 일상화되어 있고, 여성 뮤지션들이 딥페이크 영상의 주요 피해자가 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딥페이크 기술에 대한 사회적 성찰과 감시 노력이 다른 어떤 사회보다도 필요할 것임


트래픽 경쟁에 내몰린 언론들이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은 오보를 의도적인 왜곡 보도를 내보내도 이에 대한 견제나 처벌이 유명무실한 한국의 미디어 상황은 딥페이크 영상을 통해 혼란을 야기하려는 불순세력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일 수 있음


얼굴 스와핑 기술은 이미 도래했고 늘 그렇듯 기술을 되돌릴 수 있는 길은 없기 때문에,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소비 태도보다는 자발적인 해석 노력과 합리적 의심에 기반을 둔 질문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 사회에 요구되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6호(2018. 5. 16.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소셜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 부담을 인정한 페이스북과 저커버그.pdf



[ 요 약 ]


페이스북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F8 2018’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미국 대선 이후 지속적으로 지적받아 온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과 가짜뉴스 유포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발표하였음. 이는 그동안 페이스북은 게시판일 뿐이라며 모두가 인정하는 사회적 영향력을 스스로 부인해 왔던 입장에서 벗어나,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그러나 이와 동시에 새로운 프로필 작성과 공유를 요구하는 데이팅 서비스를 발표함으로써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도 일고 있음



[ 본 문 ]


◾ 페이스북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Facebook F8'에서 최근 자사에 쏟아지는 사회적 질타에 대한 대응으로 가짜뉴스 대책 및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방안을 발표하였음


▸ 마크 저커버그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페이스북의 대응이 불충분하여 러시아에 의해 가짜뉴스가 확산하고 이것이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하였음


▸ 그리고 향후 재발방지를 위해 페이스북의 선거 악용 대책, 가짜뉴스 대책, 개인정보보호 대책 등 플랫폼의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본 지침을 발표하였음


▸ 페이스북이 이번에 발표한 대책은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및 컴퓨터 비전 등 기술을 이용해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과 이용자가 페이스북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골자임


▸ 강력한 정보 유통 파워를 보유하고 있는 포털 및 SNS 플랫폼이 선거 및 정치적 여론 형성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


▸ 페이스북의 이번 발표는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들의 실책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을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며, 미국 및 전세계의 여타 플랫폼 사업자들의 향후 대응 마련에도 준거점이 될 것으로 보임


▸ 그러나 저커버그가 ‘사용자 보호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지만, 서비스 개발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용자 개인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데이팅 서비스도 발표하였기 때문에, 대책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탐욕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음


<자료> Akron Beacon Journal

[그림 1] 2018 페이스북 F8의 핵심 테마


◾ 페이스북이 발표한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방안의 핵심은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클리어 히스토리(Clear History)' 정책임


▸ 페이스북은 현재 ‘좋아요’ 버튼이 게재된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픽셀(Facebook Pixel)’이라 부르는 소프트웨어 모듈을 포함하는 스마트폰 앱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의 행동 이력을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한 ‘타깃 광고’를 광고주에게 제공하고 있음


▸ 지난 4월 10~11일에 개최된 미 의회의 페이스북 청문회에서는 행동 이력 정보가 사용자의 개인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그 내용을 확인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음

▸ 당시 민주당의 제리 맥너니 하원의원은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사용자 데이터의 일괄 다운로드 기능에 대해 정작 사용자 본인은 웹페이지 열람 이력을 다운로드 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음


▸ 페이스북이 추적하고 있는 사용자의 웹페이지 열람 이력의 소유권이 사용자에게 없다는 사실을 문제 삼은 것인데, 이번에 발표된 ‘클리어 히스토리’ 정책은 상황을 이런 지적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클리어 히스토리 정책에 따라 앞으로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웹사이트 방문 기록과 앱 사용 내역을 삭제할 수 있게 되는데, 페이스북으로서는 타게팅 광고에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며 개인정보보호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임


◾ 그러나 페이스북의 이 정책에 냉소적 반응도 적지 않은데, 저커버그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다 탐욕스럽게 활용하는 새로운 데이팅 서비스 출시 계획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


▸ 저커버그는 새로운 데이팅 서비스를 2018년 내에 내놓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 참여 이벤트와 관심사의 공통성 등을 바탕으로 만남을 희망하는 사용자끼리 만날 수 있게 소개해 주는 알고리즘을 현재 개발 중이라고 함


▸ 사용자들이 이 새로운 데이트 서비스 이용을 시작하면 기존 페이스북 프로필과 별도로 ‘만남’을 위한 프로필을 작성하게 되는데, 페이스북은 데이트 서비스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에게만 이 프로필을 공개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임


<자료> CNBC

[그림 2] 페이스북의 새로운 데이팅 앱


▸ 일각에서는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더 많은 정보를 담게 될 새로운 개인 프로필 작성을 유도하는 서비스를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비난하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페이스북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음


◾ 가짜뉴스 유포 및 선거 악용 방지를 위한 대책의 핵심은 AI와 기계학습, 컴퓨터 비전 등의 기술을 활용해 가짜뉴스 유포 계정을 조기에 삭제해 확산을 최소화한다는 것임


▸ 페이스북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대책은 이미 시행되고 있으며, 프랑스 대통령 선거, 독일 연방 의회 선거, 미국 앨라배마주 상원 보선에서 AI 도구를 사용해 수십 만 개의 가짜 계정(Fake Account)을 제거했다고 함


▸ 또한 지난 미국 대선 과정의 추적 조사를 통해 부정 계정을 더듬어 가면서 러시아가 관여한 것으로 밝혀지면 이 계정들을 폐쇄했다고 발표하였음


▸ 올해 미국에서는 중간 선거가 있고, 그 밖에 멕시코, 브라질,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 저커버그는 이번 F8에서 이들 선거 과정에 페이스북이 악용되지 않기 위해 만전의 조치를 다할 것임을 선언하였음


◾ 페이스북은 저커버그의 기조연설에 이어 부적절한 게시물을 삭제하기 위한 구체적 대책을 발표했는데, 이를 위해 ‘갠(GAN)’이라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함


▸ 부적절한 콘텐츠는 범위가 넓기 때문에 이를 감지하는 기법도 다른데, 부적절한 콘텐츠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누드 사진이나 폭력적 장면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을 이용해 감지한다고 함


▸ 또한 AI 기술의 진화에 의해 컴퓨터 비전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부적절한 콘텐츠들을 높은 정밀도로 판정해 낼 수 있어 시스템이 거의 전자동으로 제거하지만, 판정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서는 전임 직원이 대응하고 있음


▸ 한편 AI를 이용한 콘텐츠 판정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이 증오 발언의 감지인데, 증오 발언이란 인종이나 종교 또는 성적 취향 등에 대해 비방하는 행위를 의미함


▸ 폭력적 차별 발언은 종종 메신저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AI는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기사의 내용이 상대를 비방하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것을 의도하고 있는지, 그 컨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임


▸ 예를 들어, “I 'm going to beat you!”라는 메시지를 받을 경우 이것이 자신을 비방하고 있는지 여부의 판단은 전적으로 문맥에 따라야 함


▸ “너를 두들겨 패주겠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면 위협을 가하는 것이지만, “너를 이겨주겠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면 서로 이기기 위해 분발하자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임(그림 3에서“Look at that pig!"와 같은 말도 마찬가지임)


<자료> Facebook

[그림 3] 차별 발언 감지에 필요한 컨텍스트 이해


▸ 이런 경우는 사람도 쉽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AI에게는 가장 어려운 분야로 지금의 기술로는 올바른 판정을 할 수 없는데, 따라서 기술 개선을 위해서는 알고리즘을 교육하기 위해 증오 연설의 사례를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음


▸ 따라서 페이스북은 한 AI가 증오 연설을 자동으로 생성하면 다른 AI가 증오 연설 여부를 감지하게 하는 소위 ‘생성적 대립쌍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함


▸ ‘갠(GAN)'은 두 개의 신경망을 두고 가령 한쪽에는 위조지폐범의 역할을, 다른 한쪽에는 감식반의 역할을 부여해, 상호 경쟁하는 과정에서 신경망을 고도화하는 기술임


◾ 미국 대선에서 문제가 된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중점 대응 과제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인데, AI로 직접 감지는 어려우므로 부정 계정 폐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함


▸ 현재 AI가 가짜뉴스를 직접 감지하는 기술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부정 계정을 찾아내 폐쇄함으로써 정보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것임


▸ 부정 계정은 가짜뉴스뿐 아니라 스팸이나 악성 광고를 발신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있고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적극적 대책을 추진하고 있음


<자료> Facebook

[그림 4] 가짜뉴스 대응방안을 발표하는 저커버그


▸ 부정 계정은 특이한 작동을 보이므로 우선 AI로 이 패턴을 감지하는데, 가령 스팸을 전송하는 악성 계정은 기사를 높은 빈도로 반복 게시하는 등 특이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여, 이런 신호를 기계학습 기법으로 감지하게 됨


▸ 소셜 미디어는 또한 과격파 조직의 광고탑으로 사용되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데, 페이스북은 AI를 도입해 IS(이슬람 국가)나 알카에다 등을 선전하는 콘텐츠와 계정을 확인하고 이를 제거하고 있음


▸ AI는 이미 삭제한 사진이나 비디오와 비교하는 방식을 통해 과격파 조직이 게시하는 콘텐츠를 감지하며, 텍스트도 마찬가지로 이미 삭제된 텍스트를 학습하여 문자 기반의 신호를 파악함으로써 테러를 조장하는 텍스트를 이해한다고 함


▸ AI가 테러 관련 내용을 감지하는 동시에 전담 직원이나 전문가도 수동으로 이러한 작업을 실행하는데, 페이스북에 따르면 2018년 1분기에만 IS와 알카에다 관련 콘텐츠 190 만 건을 삭제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음


◾ 페이스북은 AI 등 최신 기술과 전담 대응팀 운영 등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며 이용자들의 협조도 적극 당부하고 있음


▸ 페이스북이 AI, 기계학습, 컴퓨터 비전 기술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짜뉴스와 부적절 콘텐츠를 완벽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대응 방안이 성공을 거두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음


▸ 페이스북은 부적절한 콘텐츠가 발견된다면 신고해 줄 것을 이용자들에게 호소하고 있으며, 동시에 페이스북 내에 전담 직원을 2만 명으로 증원하고 수동으로 부적절한 콘텐츠의 적발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임


◾ 플랫폼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얻는 이익에 비해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는데, 이번 페이스북의 대응 방안으로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이고 있음


▸ 지난 미국 대선에서도 저커버그는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페이스북을 이용한 정보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그 대책은 강구하지 않았음


▸ 그러면서 근거로 든 것은 페이스북은 뉴스 전달 기업이 아니라 ‘게시판’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특정 기사를 삭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자체 법률 해석이었음


▸ 페이스북의 이러한 대응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뉴스 소비 패턴이 SNS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정작 SNS 플랫폼 스스로가 부정하는 꼴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것이라거나 저커버그가 방조를 통해 트럼프를 돕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어 왔음



▸ 페이스북의 입장에 변화를 가져온 것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의해 8,30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으로, 이용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분석한 후 가짜뉴스가 통할만 한, 멘탈이 약한 사람들을 골라 가짜뉴스를 적극 유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임


▸ 페이스북의 시스템 특성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통한 정치 운동을 한 것이 드러난 집단이 발각된 상황에서, 자신들은 게시판일 뿐이라며 아무런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워진 것임


<자료> Daniel Bradley

[그림 5] 소셜 미디어들의 사회적 책임(CSR)


▸ 페이스북의 이번 발표는 스스로 정체성을 무엇으로 규정하든지와 상관없이 잘못된 기사는 게재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 플랫폼의 책임이라는 지침을 세운 것이며, 계속해서 여론이 조작되는 것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


▸ 플랫폼들은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골몰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떠안고 규제를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런 이중적 태도가 불식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5호(2018. 5. 9.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T 업계의 직업윤리 강령 제정은 필요한가.pdf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직업인은 어떤 형태든 윤리적 행동 규범을 준수하지 않으면 안 되나, 거의 유일한 예외가 IT 업계라 할 수 있음


무엇보다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말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대표적인 직업윤리 강령이지만, 그 밖에도 법관, 배관공, 건설노동자 경찰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직업은 준수해야 하는 윤리적 행동 규범을 가지고 있음


IT 업계도 미국컴퓨터기기학회(ACM)IEEE(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가 윤리와 전문직 실무에 관한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강령을 정하는 등 조직이나 기업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행동 강령을 정하는 사례가 있음


그러나 IT 업계 전체를 커버하는 포괄적인 윤리 규범은 없는데,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컴퓨터 과학 분야는 여타 과학 분야와 달리 직업적으로 행한 일로 인해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에 아직 직면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음


<자료> Ethical Software Professional

[그림 1] IEEE-ACM의 직업윤리 강령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최근 페이스북에서 벌어진 선거 공작이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음


컴퓨터 과학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련된 윤리적 문제는 계속해서 존재해 왔지만 점차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증가할 뿐 아니라 그 규모와 영향도 확대되고 있음


2015년에는 폴크스바겐의 엔지니어가 배기가스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고의로 자동차 프로그래밍을 행한 것이 외부 테스트를 통해 밝혀진 바 있음


2016년 미국 대선에서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여러 미디어가 만연한 가짜 뉴스에 대한 대책에 나섰지만, 그 페이스북은 현재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유용한 사건에 연루되어 있음


미국 정보당국은 선거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이나 간섭, 또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행한 역할에 대해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을 추적하기 위한 등록 제도의 재개 또는 신설을 공약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음


위의 사례들은 소프트웨어를 악의적 목적으로 사용한 예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인데, 왜냐하면 기술 하나 하나 코드 한줄 한줄에 대해 그 개발과 이용이 어떤 영향을 가져올 수 있는지 낱낱이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임


IT 직업윤리 강령의 필요성은 업계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는데, 선택의 상황에서 판단의 근거가 될 합의된 규범이 있다면 그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하면 되기 때문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IT 기기, 소프트웨어, , 솔루션 등이 올바르게 작동하는지 여부는 그 설계 및 구현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는데, 이는 사실 개발자들에게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


또한 납기에 대한 압박에 시달릴 때, 특히 생계가 위태로워 진 때에는 옮고 그름을 판별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 때 자신들이 의지할 수 있는 컨텍스트와 생각의 틀을 제공해 줄 윤리 강령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있음


따라서 IT 업계 전체가 합의된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업계이다 보니 반드시 모든 요소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 없이 우선 업계표준의 윤리 강령 마련에 초점을 둘 필요도 있을 것임


명문화 된 윤리강령은 직무의 어떤 부분에 대해 확신이 없는 사람에게 튼튼한 기반이 될 수 있으며, 한발 떨어져 강령을 바라보고 나면, ‘강령에 비추어 봤을 때, 내가 지금 여기서 하려는 일은 옳다라는 자기 확신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


비록 명문화 된 직업윤리 강령은 아직 없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 윤리에 대한 논쟁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직업이 만들어진 순간부터 종종 격렬하게 전개되어 왔음


현실적으로 특정 기술의 용도로 고려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러한 속성은 예상치 못한 용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주기도 하나 동시에 무서운 점이기도 함


어떤 IT 도구도 사용 방법에 따라서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데, 가령 우리 일상에 점차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AI(인공지능)와 자동화의 이용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선도 악을 동시에 볼 수 있음


기업에 다양한 후보자 선별을 지원하는 AI의 경우 인사업무의 효율성을 가져다주지만 한편으로는 인종, 민족, 성별이 다른 사람을 제거하는 데 악용할 수도 있는데, 이처럼 애초 도입의도와 달리, 혹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임


최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으로 논란이 된 페이스북의 그래프(Graph) API’ 역시 명확히 예상되는 긍정 효과와 부정 효과 사이에서 어정쩡한 입장을 견지하다 발생한 참사로 볼 수 있음


그래프 API2010년 출시 직후부터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경고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기능이었고 정보보호가 우선시되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나, 마케팅 도구로서 활용도가 워낙 높아 페이스북이 암묵적으로 묵인해 온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된 것임


IT 업계 차원의 윤리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최근에는 일부 기업들은 물론 개발자 개인이 자신들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입장을 표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


미국 IT업계에서는 201612‘NeverAgain.tech’라는 운동이 시작되었는데, 현재까지 이 운동에 서약으로 동참 의사를 밝힌 사람은 2,800여 명에 이름


서약의 내용 중에는 헌법에서 보호받고 있는 종교적 신념을 기준으로 사람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우리는 거절한다. 정부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집단 추방하려는 일에 도움 주기를 우리는 거부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음


<자료> Ashot Margaryan

[그림 2] NeverAgain.tech 운동


IT 직업윤리에 관한 올바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는 교육 시스템 내에서 직업윤리에 대한 교육이 지금보다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음


직업윤리와 관련해서는 판단이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가령 오라클의 임원이었던 조지 폴리스너는 201612월 오라클의 공동 CEO가 트럼프 당선자의 정권 인수팀에 참가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사임한 바 있음


이러한 상황에서는 옳고 그름의 경계선이 어디 있는지 쉽게 판단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표준화된 직업윤리의 마련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질문을 세우는 방법임


현재 교육 과정에서 학문으로서의 윤리에 대한 강좌는 일부 존재하지만, 직업인이 처한 상황에서 윤리에 대한 강좌는 찾아보기 어려움


윤리 교육 외에 직업윤리 교육이 별도로 필요한 이유는, 윤리의 개념이 단독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의 다양한 규범 중 일부가 되어 기능하기 때문임


IT 업계에서 직업윤리의 문제가 더욱 복잡한 이유는 혼자서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의 윤리관이 얽히게 되며, 나쁜 결정이라는 것이 대개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거치며 서서히 굳어지기 때문임


직업윤리와 관련해 올바른 질문을 정립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은 사람마다 질문에 대한 이해와 가치관은 각각 다르다는 것에 대한 인정하는 것임


가령 원자로를 가동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무인 항공기용 유도 폭탄 또는 군용기의 조준 시스템 개발에 종사하는 것에 대해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도 있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차이를 인정한 위에 합의 가능한 지점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임


IT 직업윤리 강령이 필요한가에 대한 정답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기술의 힘을 대다수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데 있어 직업윤리 논의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음


IT 업계의 직업윤리 강령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만일 위험이 발생할 경우 그 피해의 범위와 규모가 심대한 충격을 야기하는 소위 위험사회가 되어 있기 때문임


현재 어떤 기술들은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위험과 뜻하지 않은 결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전진하고 있음


<자료> Dave Nimesh

[그림 3] 울리히 벡의 위험 사회’ 이론


기술 구현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질문은 이제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데, 인간이 생각한 것들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


따라서 보다 유의미한 질문은 기술을 구현할 때 이중안전장치는 무엇인지, 유해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같은 물음이 되어야 할 것임


현재는 기한을 맞춰야 하는 압박이 매우 크거나 제품 출시에 대한 시장의 압력도 있기 때문에, 개발자,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기술책임자(CTO), 기타 IT 리더들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빼앗기고 있음


이런 면에서 볼 때, 회의적 시각도 있긴 하지만 AI와 기계학습, 자동화 등은 윤리적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여 인간의 노력을 경감 할 수 있으면, 사람들에게 여유시간을 만들어 주어 이 기술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면밀하고 깊게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고, 위험 요인이 발현하는 것을 최대한 저지할 수 있기 때문임


IT 업계의 직업윤리 강령과 관련해 유일한 정답이나 절대적 정답은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윤리 강령이 있다고 해서 윤리적 쟁점이 모두 마무리되는 것도 아님


그러나 기술이 가진 놀라운 힘을 활용하여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창출하고자하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윤리 강령은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3호(2018. 4. 25.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BYOD보다 까다로울 BYOG 정책, IT 관리부서의 사전 고민 필요.pdf



[ 요 약 ]


스마트 글래스는 아직 본격 형성 전이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많은 기업들이 꾸준히 시장을 개척해 온 분야이기도 함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 글래스 제품들의 특징은 최대한 기존 안경과 동일한 폼팩터를 유지하며 여기에 스마트 기능을 부가하는 것임이러한 특성은 시력이 좋지 않은 직원의 스마트 글래스 착용을 금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향후 기업 IT 관리부서에 새로운 난제를 부여할 가능성이 높으며 BYOG 정책 조기 수립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음



[ 본 문 ]


ž 2016년 이래 올해의 기술 후보로 거론되던 VR(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은 2017 4분기를 거치며 AR(증강현실)로 넘어오고 있는데, 그 배경 중 하나는 스마트 글래스의 존재임


Ø VR  AR 시장 관련 투자 흐름을 보면 지금까지 3번의 투자 쇄도 흐름을 볼 수 있는데, 2014년 첫번째 웨이브와 2016년 두번째 웨이브의 동력은 V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술의 등장과 상용 제품의 출시였음


Ø 특히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완성도 높은 상용 VR HMD들이 등장한 2016년의 투자 웨이브는 2017년이 VR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으나, 그 기대는 2018년으로 이월되었으며 전망은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고 있음


Ø 반면 AR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 반년 사이에 급속히 치솟았는데, 2017 4분기부터 다시 몰리고 있는 투자는 VR과는 무관하며 오로지 AR 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보아도 무방함


Ø AR 시장에 투자가 몰리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애플과 구글이 AR 앱 개발을 위한 기술 플랫폼을 4분기에 공개한 것이며, 또 하나는 상용화 제품 출시가 늦어지며 사기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던 매직립(Magic Leap)이 드디어 출시 계획을 공개한 것임


Ø 매직립에 따르면 스마트 글래스인 매직립 원(One)의 개발자 에디션은 프리미엄 노트북과 비슷한 가격수준(2천 달러 내외)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사전 주문은 2018 4월경에 시작되고 실제 출시는 2018 12월경이 될 것으로 보임


<자료> Cnet News


[동영상] AR 스마트 글래스 매직립 원


ž ž 최근 들어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스마트 글래스는 VR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았으며 임팩트는 작지만 꾸준히 시장을 개척해오고 있던 분야임


Ø AR 기술 기반 스마트 글래스의 상용 제품이 등장한 것은 2010년대 초반이며, 2013년 구글 글래스 등장과 더불어 이 시장은 큰 주목을 받게 되었음


Ø 이후 구글이 2015년 사업에서 철수하며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사그러든 것은 사실이나, 구글 글래스보다 먼저 제품을 출시해 온 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에 구글과 무관하게 나름의 시장 개척 노력은 지속되어 오고 있었음


Ø 아마존에서 스마트 글래스로 검색을 하면 대략 50~60개 정도의 제품이 검색되는데, 이 중에서 본격적으로 상용화, 대중화될 제품으로 보이는 것을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어쨌든 AR 글래스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시장임



Ø 특히 기업용 스마트 글래스가 다수 눈에 띄는데, 투박하고 보기에 부담스러운 스마트 글래스지만 이미 기업에 다수 판매되고 있음


Ø 제조업체를 살펴보면 제조, 현장 서비스, 유지보수 및 수리, 검사, 건설 영역 등을 목표로 스마트 글래스 제품을 내놓고 있는 다크리(DAQRI), 메타(Meta), 뷰직스(Vuzix) 등이 대표적


Ø 그 밖에 올림푸스, 코니카 미놀타, 소니 등 광학 카메라 기업들도 스마트 글래스 제품을 내놓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IBM, 인텔, 바이두 등 대형 사업자들도 스마트 글래스를 이미 출시했거나 현재 개발 중에 있음


Ø 게다가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진 구글 역시 기업용 시장으로 방향을 잡고 개발을 지속 중인데, 2017 10월에 기능이 대폭 개선된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내놓았음


Ø 작년 말 공개된 구글의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 특허는, 현재 제품과 달리 양쪽 렌즈에 화면이 내장된 구글 글래스 버전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구글 글래스를 보다 명확히 증강현실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계획을 보여주고 있음


<자료> Google X Company


[그림 1구글 글래스를 정비에 이용하는 보잉


ž 기업용 스마트 글래스들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이 분야에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소비자 시장 형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임


Ø 기업용 스마트 글래스는 용도와 사용 장소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박해도 별 문제가 안되지만, 소비자 시장이 형성되려면 구글 글래스가 제시했던 것처럼 가볍고 스타일리쉬 해야 하며, 무엇보다 시력 맞춤 등 보통의 안경의 스마트 기능이 부가된 형태가 되어야 함


Ø 매직립도 이러한 방향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안경과 HMD의 중간 정도일 뿐이고, 시장에서 보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플레이어는 아마존과 애플인 것으로 보임


Ø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마존은 신제품으로 골전도 안경을 준비 중인데, 골전도와 초소형 스피커를 탑재한 이 안경을 쓰고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에 말로 지시하면 별도 스피커나 이어폰 없이도 답변을 들을 수 있으며, 아마존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함


<자료> Tech Radar


[그림 2] 뷰직스의 알렉사 지원 스마트 글래스


Ø 아마존의 스마트 글래스 시장 진출 전망은 구글 글래스를 개발한 바박 파비즈 교수가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다는 루머가 나온 이후로 계속되고 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일반적인 안경의 형태를 띤 아마존의 알렉사 글래스가 조만간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음


Ø 올해 CES에서 이미 스마트 글래스 업체인 뷰직스가 알렉사 지원 기능을 탑재한 블레이드 제품을 선보인 바도 있어 아마존의 알렉사 글래스 출시가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님


Ø 인터넷이 스마트폰의 킬러 앱인 된 것처럼, 가상 비서는 웨어러블 기기의 킬러 앱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알렉사 글래스는 이런 흐름에 잘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음


ž 아마존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해야겠지만, 게임 체인저로서 소비자용 AR 글래스의 출현을 논할 때 주로 거론되는 기업은 현 스마트폰 시장의 지배자인 애플임


Ø 팀 쿡 CEO는 스마트 글래스가 스마트폰 수준의 혁신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으며, 실제로 블룸버그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적으로 T288이라는 스마트 글래스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음


Ø 애플은 스마트 글래스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수백 명의 엔지니어가 스마트 글래스를 연구 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T288 스마트 글래스 그룹에서 제일 먼저 발표된 것이 작년 9월에 공개된 ARKit(AR) 플랫폼임


Ø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스마트폰의 엔진과 디스플레이를 빌리지 않는, 일반 안경처럼 보이는 독립형(스탠드얼론)의 글래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iOS에서 파생된 rOS 운영체제에서 실행되는데, rOS rreality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됨


Ø 블룸버그는 애플이 2020년 말 이전에 스마트 글래스 첫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2020년은 다소 이르고 2022년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음


Ø 일부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X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글래스로 일대 전환을 내딛는 제품이라 보기도 하는데, 아이폰 X의 두 가지 기능, 애니모니콘애플 클립 2.0이 스마트 글래스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분석임


<자료> Apple


[그림 3] 아이폰의 셀피 기능 애플 클립 2.0


Ø 애니모니콘은 만화 캐릭터 아바타가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을 흉내 내는 기능이고, 애플 클립 2.0은 사용자가 셀프 동영상을 촬영하며 배경을 바꿀 수 있는 기능인데, 두 가지 앱 모두 실제와 가상을 결합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


Ø 이 앱들은 아이폰 X의 특수 하드웨어를 사용해 폰과 사용자 얼굴의 모든 지점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세밀하게 측정하는 것으로 가능한데, 기반이 되는 기술은 논란을 빚고 있는 아이폰 X이마 부분에 위치한 카메라와 센서 배열에 구현되어 있음


Ø 이 기능과 기술들이 개선되면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을 사용자가 아닌 외부로 바꿔 실제와 가상의 결합을 목적으로 하는 스마트 글래스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아이폰의 증강 현실 강화 정책은 스마트 글래스라는 본 게임을 위한 전초전으로 볼 수 있음


ž 일상적 착용이 가능한 형태를 가진 스마트 글래스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또 다른 유의미한 시사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인텔VSP 글로벌


Ø 인텔은 번트 글래스(Vaunt Glass)라는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일반 안경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 제품은 저전력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시각 정보를 착용자의 오른쪽 망막 뒤에 직접 투사하는, 문자 그대로 망막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


Ø 번트를 쓰면 아이콘과 빨간색 텍스트가 보이지만, 이는 시선을 아래로 향했을 때만 그러하며 보통의 경우 디스플레이 요소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행 시 길안내나 스마트폰 알림 등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적합할 것으로 보임


Ø VSP 글로벌은 지난 2월 하순 스마트 글래스 레벨(Level)을 출시했는데, 이는 스마트 워치나 피트니스 밴드처럼 건강상태를 추적하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얼굴에 장착하는 핏빗(Fitbit)이나 애플워치라 할 수 있음


<자료> Vision Care Product News


[그림 4] VSP 글로벌의 스마트 글래스 레벨


Ø 레벨 글래스에는 내장된 자기 센서, 가속도 센서, 자이로스코프로 움직임을 추적하며, 이렇게 얻는 정보를 바탕으로 앱을 이용해 이동거리, 걸음 수, 소모 칼로리 등 이용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치화 함


Ø 레벨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점은 이 스마트 글래스가 시력 검사소와 연계된 일반 안경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된다는 것으로, 4월부터 새크라멘토, 시애틀, 워싱턴 DC 등 미국의 일부 도시에서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되었음


Ø 이것은 어쩌면 스마트 글래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는 안과의 안경 처방전에 스마트라는 체크박스를 보게 될 수도 있음


ž 소비자용 스마트 글래스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지는 미지수지만, 현재와 같은 개발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가지 확실한 것은 기업 IT 관리부서에는 큰 난제가 될 것이라는 점임


Ø VR 시장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실 세계와 단절시키는 무거운 HMD를 뒤집어써야 하는 번거로움도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유임


Ø 스마트 글래스는 VR HMD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수용도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인데, MS의 홀로렌즈나 매직립의 원 같이 HMD의 느낌이 남아 있는 제품도 있지만, 외관상 일반 안경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스마트 글래스도 많이 있음


Ø 몇 년 후가 될 지 모르지만 만일 스마트 글래스가 메인스트림이 되는 때가 도래한다면 일반 안경이나 선글라스와 거의 다르지 않지만 배터리와 프로세서가 탑재된 안경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음


Ø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 글래스는 VR HMD나 이전 세대 AR 글래스와 달리 매일 착용하고 또한 하루 

종일 착용이 가능한 제품이 될 것이며, 용도 또한 매우 다양할 것으로 보임


Ø 이는 기업 IT 관리부서에는 적잖은 과제를 안기게 되는데, 스마트 글래스가 확산되면 앞으로는 대부분의 직원이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블루투스, 와이파이, 셀룰러 등으로 연결되며 위치를 추적하는 여러 센서를 반입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


Ø 게다가 스마트 글래스는 고해상도의 증강현실을 제공하는 것부터, 골전도 글래스처럼 가상 비서와 커뮤니케이션 용도이거나 스마트 워치의 대용 용도 등 목적이 다양할 수 있어 어떤 센서 및 부품을 탑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음


ž 특히 여느 스마트 기기와 달리 안경과 분리할 수 없는 스마트 글래스의 특성은 BYOD 보다 까다로울 BYOG 정책을 일찍부터 수립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함


Ø 기업 보안의 관점에서 파악되지 않는 센서들이 사내에 대거 유입되는 것은 상당한 잠재적 위험요소이지만, 문제는 스마트 글래스의 센서를 차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임


Ø 이는 인텔의 번트 글래스나, VSP 글로벌의 레벨 등의 제품에서 보듯 스마트 글래스는 스마트 기기 이전에 처방전을 통해 구매되는 안경이기 때문에, 교정 시력이 필요한 직원의 착용을 막을 경우 직원의 업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꼴이 되어 버리기 때문


Ø 스마트폰이라면 지금처럼 기밀 회의에 참가하는 직원이나 연구개발 시설을 방문하는 외부 사람들에게 외부 상자에 보관하도록 요청하거나 카메라와 마이크 부위에 봉인 테이프를 붙일 수 있지만 스마트 글래스는 이런 대응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함


Ø 이는 비단 기업 비밀의 유출 위협이나 해킹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데, 직원끼리나 혹은 파트너 및 고객과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은 잘못된 녹음 및 데이터 수집에 따른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들도 아마 반드시 생겨날 것임


Ø 스마트폰이 일상적인 생활 기기가 되면서 기업들은 이미 BYOD(Bring Your Own Device, 회사 업무에 개인 기기 사용의 허용)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했던 경험을 겪은 바 있음


Ø 이제 포스트 스마트폰 기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그 후보 중 하나로 스마트 글래스가 부상하고 있는 상황은 기업이 BYOG(Bring Your Own Glass, 회사 업무에 스마트 글래스 사용의 허용)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함


<자료> Kickstarter-Vue


[그림 5] 스마트한 기능을 가진 보통 안경


Ø BYOG BYOD에 비해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데, 안경이라는 특성 외에도 스마트폰처럼 운영체제가 단순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등 기술 관리상의 어려움도 적지 않기 때문


Ø 물론 시장이 아직 본격 형성 전이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변은 아직 아무것도 없으며 어쩌면 고민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으나, 늘 그렇듯 새로운 기술의 등장 시기에 앞선 경쟁력을 보유하기 위한 고민의 시작은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좋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42호(2018. 4. 18.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페이스북 사태의 배후, 사람보다 정확한 컴퓨터의 성격 판단 기술.pdf



[ 요 약 ]


소비자 분석 기술 제공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앱을 이용해 얻어진 5천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분석해 타깃층에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등 세계 각국의 선거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이러한 과정을 합법적으로 허용한 페이스북에 대해 강력한 사회적 비판이 가해지고 있음페이스북에 최대 위기를 가져 온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좋아요 정보 등을 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사람의 성격을 정확히 판정해 내는 기술이 자리하고 있음



[ 본 문 ] 


ž 페이스북은 최근 이용자 개인정보를 부정하게 관리했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는데, 특히 미 대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때문에 정보 관리 책임을 엄격히 추궁당하고 있음


Ø 페이스북이 맞이하고 있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는,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의 캠페인을 담당했던 데이터 분석 기업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가 페이스북 계정 5,000만 개의 개인 정보를 비밀리에 입수해 활용했다는 보도로부터 시작되었음


<자료> The Rush Limbaugh Show


[그림 1] 페이스북 고객 데이터 무단 접근 사태



Ø 보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대학의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는 2014년에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thisisyourdigitallife)라는 페이스북 앱을 만들었는데, 간단한 심리 테스트에 참여하여 개인정보와 심리 상태에 정보를 제공하면 돈을 받을 수 있는 앱이었음


Ø 이 앱은 사용자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친구 데이터까지 수집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코간 교수는 앱을 통해 모은 고객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페이스북 규정을 어기고 심리 테스트 결과로 획득한 데이터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판매하였음


Ø 앱 사용자는 약 27만 명이었으나 실제로 코간 교수가 데이터를 획득한 계정은 8,700만 개였고, 이를 사들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데이터를 분석해 고도로 표적화된 선거 캠페인을 전개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임


Ø 페이스북이 2015년에 데이터의 삭제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까지 여전히 삭제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2016년 대선에서 이 데이터들의 분석 결과가 확실히 사용되었음을 의미함


Ø 보도 직후 파장이 커지자 페이스북은 자사 플랫폼 내에서 사용자 정보의 유용을 막기 위한 6가지 대책 방안을 발표하며 무마에 나섰지만, 대책 방안의 내용이 그 동안 데이터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어서 사용자 반발이 쉬 사그러들지 않고 있음


Ø #deletefacebook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페이스북 계정 삭제 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모두 삭제하는 등 ICT 업계 내부에서도 강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음


ž 논란의 출발점이 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런던 소재 스타트업으로 데이터 사이언스 기법으로 소비자와 유권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심지(心誌) 분석 기술을 개발하였음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현재 두 개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데, 광고 마케팅 기업에게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타깃 광고 도구를, 선거 관계자들에게는 유권자 성향을 분석하는 선거 도구를 제공하고 있음


Ø 이 기업은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를 사들여 유권자의 정치 성향을 파악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데, 소비자와 유권자를 분석 할 때 Psychographic Analysis(심지 분석, 사이코그래프)'라는 기술을 사용한다고 함


<자료> Cubeyou


[그림 2] 사이코그래프의 예


Ø 사이코그래프(Psychograph)는 개성의 각 측면을 나타내는 몇 가지 항목을 선정해 특정 개인에 관해 그 항목마다 특성을 평가해 그래프로 나타낸 것으로 심지(心誌) 또는 인격 프로필이라 번역됨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의 프로필 정보를 심지 분석 기술을 사용해 분석하여 각 이용자의 성격 특성을 도출했다는 것인데, 특히 이용자의 Like(좋아요) 버튼 클릭 정보를 토대로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함


ž 심지 분석 모델에 따르면 좋아요를 누르는 패턴과 개인의 성격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하며, 이를 근거로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를 비교적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고 함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사용한 심지 분석 모델의 알고리즘은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를 좋아하는 사람은 개방적인 성격으로, 조깅을 취미로 하는 사람은 꼼꼼한 성격으로 판정한다고 함


Ø 또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교성이 없다고 진단하는데, 이러한 개성 분류 정보는 선거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음


Ø 이 심지 분석 모델은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를 정확하게 판정 할 수 있고,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폐쇄적이며 사소한 일에 걱정이 많은 성격의 유권자를 식별함


Ø 알고리즘은 이 폐쇄적이고 기우가 심한 사람들의 그룹을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으로 알려진 저학력 고령의 남성 공화당 지지자로 추정한다고 함


ž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심지 분석 알고리즘은 컴퓨터 기반의 개성 판단 기법에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는데, 컴퓨터의 판단이 사람의 판단보다 정확하다고 보고 있음


Ø 심지 분석 기법의 기반이 되는 이론은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과와 스탠퍼드 대학 컴퓨터 공학과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하였음


Ø 이 이론을 이용자의 성격이 5가지 요소, Openness(개방성), Conscientiousness(양심), Extraversion(외향성), Agreeableness(어울림), Neuroticism(노이로제)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며, 이들 요소가 어떤 비중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격이 결정된다고 봄


Ø 양 대학은 사이코그래프 분석에 대한 논문 Computer-based personality judgments are more accurate than those made by humans(컴퓨터 기반의 개성 판단이 사람의 판단보다 정확하다)를 통해 자신들이 연구한 기술 내용에 대해 발표하였음

Computer-based personality judgments are more accurate than those made by human.pdf



Ø 이들은 방법은 두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우선 70,520 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Personality Test(성격 진단 테스트)를 실행해 성격을 판정하며, 성격은 앞서 언급한 5가지 요소로 구성되며, Personality Test에 의해 5개 요소의 가중치가 결정됨


Ø 다음으로 피험자의 페이스북 개인 프로필 정보를 참조하는데, 좋아요 버튼을 누른 대상이 무엇인지(: Running, Ford Explorer, Barak Obama )를 파악하여 피험자가 어떤 항목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지를 식별하려 하였음


Ø 연구팀은 필요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myPersonality라는 앱을 개발했는데, 이용자가 이 앱으로 Personality Test를 해볼 수 있게 하는 대신, 이용자의 허락 하에 또한 학술 연구만을 위해 이용된다는 조건 하에 좋아요를 눌렀을 때 그 정보가 수집되도록 하였음


Ø Personality Test좋아요 클릭 정보가 모이고 나며, 데이터 간의 관련성을 선형회귀분석(Linear Regression) 기법으로 도출하였음


Ø 성격과 좋아요 클릭 사이의 관련성을 정의하는 변수를 도출한 것인데, 가령 외향성이 강한 사람은 Running, Ford Explorer, Barak Obama 등의 항목을 각각 어떤 패턴으로 좋아하는지를 추정하였음


Ø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결정 모델을 이용해 실제 판정을 실시했는데, Personality Test를 받지 않은 피험자라도, 좋아요를 누른 정보를 이 모델에 입력하기만 하면 개인의 성격을 판정하도록 하였음


Ø 판정 결과는 위의 5 가지 구성 요소가 각각 어떤 비율인지를 추정하는데, 이 모델은 좋아요 클릭 정보 만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추정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고, 그 판정이 사람이 직접 성격을 판정하는 것보다 정확하다고 주장한 점에서 주목을 받았음


<자료> Michal Kosinski et al.


[그림 3] 페이스북 좋아요 누르기 정보로 성격을 파악하는 심지 분석 기법


ž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선거 캠페인 모델을 개발하고자 했으며, 두 대학이 심지 분석 기술과 유사한 기법으로 모델을 개발하였음


Ø 당초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좋아요 심지 분석 기술을 개발한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고, 대신 이 연구에 정통한 같은 대학의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에 도움을 요청했고, 코건은 동일한 방법에 기반한 모델을 개발하였음


Ø 코건 교수는 위에서 소개한 두 대학 연구팀의 myPersonality 앱을 모방한 성격 진단 테스트 앱으로 thisisyourdigitallife를 개발했으며, 페이스북 이용자 27만 명이 이를 이용했음


Ø 이용자는 이 앱을 통해 자신의 성격을 알 수 있었으며 소정의 돈도 받았으나, 동시에 앱이 개인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해 프로필 데이터가 수집되도록 하였음


Ø 또한 이 앱이 사용자의 친구의 프로필 정보에 접근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코건 교수는 5천만 명 분의 개인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고, 이들 데이터에 대상으로 심지 분석을 수행하였으며 3천만 명의 성격을 추정하였음


Ø 코건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 정보를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판매한 것인데, 2014년 당시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허가를 획득하면 제삼자가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인정했으나, 그렇게 수집한 정보를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것은 금지하고 있었음


Ø 이 부분이 문제의 핵심으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의 규정을 위반하며 개인 정보를 부정하게 입수한 것인데, 자신들은 몰랐다고 부정하고 있지만 애초 코건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해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영국 정부는 데이터 남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음


ž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전달된 개인 정보가 어떤 식으로 사용되었는지 정확히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가짜뉴스 발송에 적용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오고 있음


Ø 선거용 분석 도구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사이코그래프를 선거전에 적용하려 했음은 불문가지인데, 좋아요 누르기 정보를 통해 유권자의 성격과 정치적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면 고도로 타게팅이 가능한 최적의 캠페인을 전개 할 수 있기 때문


Ø 그러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전 직원 크리스 와일리가 영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 분석 모델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어떻게 적용했는지에 대해 증언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인데, 일반적인 선거 캠페인의 목적을 넘어서 사용했음을 폭로하고 있음


Ø 증언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유권자의 심리적, 정신적인 취약점을 찾아낼 목적으로 이 분석 모델을 사용했으며, 또한 그 약점을 자극하는 가짜 뉴스를 타깃 전송함으로써 유권자를 특정 방향으로 경도되게 하고 트럼프 후보에 투표하도록 독려했다고 함


<자료> CNN


[그림 4] 전 직원 크리스 와일리의 폭로


Ø 크리스 와일리 본인은 이 심지 분석 모델을 운용하는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실제 어떤 식으로 전개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이 부분은 정확한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지만 증언 대로라면 불법 선거운동에 활용된 것이라는 말이 됨


Ø 이런 의혹에 대해 심지 분석은 특별한 것이 아니고, 소비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최적의 광고 메시지가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이미 타깃 광고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넷플릭스 등은 시청자가 선호하는 영화 추천에도 이 모델을 사용한다는 반론도 있음


Ø 또한 선거 전문가들일수록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심지 분석 기술이 유권자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문이며,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대통령 선거에 실제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음


Ø 그러나 실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거나 영향력이 작다고 해서 불법적인 시도를 용인할 수는 없는 것이며, 심지 분석을 페이스북의 최대 폐해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가짜뉴스 유통에 이용하려 했다는 점 만으로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음


ž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대한 비난은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거세게 일고 있는데, 주로 극우파에 유권자 분석 도구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음


Ø 크리스 와일리의 폭로 이후 영국 고등법원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대한 수색 영장을 발부해 압수 수색을 했는데,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여론전에도 관여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기 때문


Ø 추가 폭로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케임브리지가 애널리티카가 작성한 문서로 EU 탈퇴 국민투표를 위한 빅데이터 솔루션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으며, 유권자, 정치인, 언론인들 중에 브렉시트 찬성자가 누군지 구분해 낼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음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즉각 브렉시트 투표 과정에서 부정한 일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투표 결과가 예상 외로 탈퇴 찬성이 4% 포인트 더 높게 나왔기 때문에, 탈퇴 반대 진영에서는 가짜뉴스 등에 의한 여론이 호도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음


Ø 한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브렉시트 외에도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민족전선의 마린 르펜의 선거 운동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4월 초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2015년 자국 선거에 개입한 협의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였음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미국 대선을 비롯 여러 나라의 선거에서 극우파의 여론전을 지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배경에는 이 기업과 관련된 인사들이 주로 극우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서로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임


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로버트 머서가 1,5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이 기업 지분의 90%에 해당하는 것임


Ø 한편 전 백악관 고문으로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역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부사장을 맡은 바 있으며, 이 기업에 의해 벌어진 여론 조작 과정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음


Ø 스티브 배넌은 영국의 브렉시트를 주도한 애런 뱅크스와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브렉시트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각종 토론회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애런 뱅크스와 자리를 함께 한 바 있음


Ø 이런 배경 때문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은 단순히 페이스북의 이용자 정보를 불법적으로 획득해 선거 캠페인에 이용했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극우 정치세력의 여론 조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진상 조사 결과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임


<자료> The Guardian


[그림 5] 미 대선과 브렉시트 선거의 연결



ž 한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의 불법 행위 유무와 관계없이 페이스북은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원인 제공자로 개인 데이터 관리의 책임을 엄격하게 추궁당하고 있음


Ø 사태가 터지고 난 후 페이스북은 정보 유출 사실을 부인하다가 문제가 커지자 유출 사실을 인정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화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Ø 페이스북은 현재 일련의 개인정보보호 대응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20개 화면에 분산되어 있던 개인 정보 설정을 하나의 화면으로 통합하여 프로필 설정 방식을 알기 쉽게 했고 정보 관리를 용이하게 하였음


Ø 또한 제삼자가 생성하는 분석 데이터의 제공도 중단시켰는데, 데이터 분석 기업인 Experian(익스피리언) Acxiom(액시엄) 등은 오프라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이를 광고주에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를 중단한다고 발표하였음


Ø 이번 사태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것은 페이스북의 서드파티 앱이 이용자 프로필뿐 아니라 그 친구들의 정보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놀랍게도 이런 정보 수집은 당시 페이스북의 서드파티 앱 이용 정책 하에 허용되는 행위였다는 사실임


Ø 또한 플랫폼 운영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인 데이터 유출 사건의 규모와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5천만 명의 데이터가 유출된 이번 페이스북 사태는 이러한 경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었음


ž 사실 이런 문제는 페이스북을 포함해 모든 플랫폼 업체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딜레마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고 또한 근원적 해결도 쉽지 않음


Ø 모든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와, 이 데이터를 이용해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 사이의 충돌에서 외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음


Ø 페이스북을 비롯한 플랫폼들의 자산은 이용자 기반, 다시 말해 사용자 데이터이며 플랫폼은 이 데이터를 서드파티 개발자들에게 어떻게든 홍보를 해야만 하는 입장에 있음


Ø 사용자 데이터를 서드파티 앱에서 사용하도록 제공한다면,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을 이용하게 될 것이고, 플랫폼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며, 개별 사용자들의 성향에 맞춘 광고를 게재함으로써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임


Ø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비난이 원체 거세자 우선 모면을 위해 서드파티 앱의 접속을 제한하고 있지만, 한 켠에서는 이런 조치가 기업 마케터들과 개발자에게 치명적이며 페이스북의 마케팅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임


Ø 따라서 이번 페이스북의 조치들을 통해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섣불리 할 수 없으며, 사용자의 데이터를 보다 교묘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마련될 것이라 보는 것이 보다 현실에 가까운 전망일 것임


ž 그러나 페이스북 사태의 파장이 원체 큰 탓에 당분간은 GDPR 등 데이터 보호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되며, 반면 개인 데이터=이라는 사실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임


Ø 대규모 개인 데이터 유출 사태가 터지자 소비자들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에 관해 명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보편적 데이터 보호 규제) 등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음


Ø GDPR은 올해 5 25일부터 시행되는 EU의 정보보호 규약으로, 규제 내용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잊힐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


Ø EU와 관계를 맺고 있는 전 세계 모든 기업은 EU의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삭제해 달라고 요구하면 이에 응해야 하며, 사용자는 자신의 데이터를 널리 이용되는 기기에 의해 판독이 가능한 형식으로 인도받을 수도 있음


Ø 페이스북의 서드파티 앱 제한이 지속되고,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보편적 데이터 보호 규제) 등이 강화된다면, 현재 사용하는 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마케터들과 개발자들은 물론 이용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나올 가능성이 있음


Ø 그러나 데이터 보호 전문가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용자들이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즉 모든 정보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 상태에서 앱의 정보 수집 메커니즘을 정확히 살펴보고, 안전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접속을 허용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음


Ø 한편 GDPR과 같은 규정의 강화되고, 제로 트러스트에서 시작하는 소비자들은 많아 진다면, 소비자들의 데이터가 곧 돈이라는 것이 보다 명확해지며, 돈으로 개인 데이터를 사는 것이 보편화될 가능성도 있음


Ø 지금은 익명의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논리 하에 불특정 다수의 데이터가 수집되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경우에도 비용을 지급하는 관행이 마련되고, 비용 지급을 중개하는 에이전트들의 출현하는 것도 예상해 볼 수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38호(2018. 3. 2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소득 지지에 나선 실리콘밸리, AI로 인한 불평등 해소 노력.pdf



[ 요 약 ]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자동화의 진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례가 늘고 있음. 2015년에 미국 제조업에서는 4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오는 2030년에는 전체 노동자의 1/3이 실직할 것으로 전망됨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부는 부유층에만 편중되고 있으며 사회적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음이런 자본주의의 문제 해결 방안을 놓고 기본 소득 논의가 확산되고 있는데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기본 소득은 중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



[ 본 문 ] 


ž 중국계 미국 기업인 앤드류 양은 2020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 선언을 하며, 모든 미국 국민에게 매달 기본 소득으로 1천 달러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음


Ø 기본 소득은 보편적 기본 소득(Universal Basic Income)이라고도 하며, 사회 보장의 일종이지만 보편적이란 수식어가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기존의 실업 급여 등과 달리 모든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돈을 지급하는 제도임


Ø 기본 소득은 돈을 받기 위한 조건 없으며 매월 일정액의 금액이 지급되며, 받은 돈의 용도 제한도 없어 수급자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음


Ø 기본 소득에 대한 구상은 50여 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것이지만, 최근 인공지능(AI)에 의한 실업 문제가 확산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서 새삼 주목받고 있음


<자료> Yang 2020.


[그림 1] 민주당 대선후보 앤드류 양


Ø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년 남짓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차기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활발히 나타나고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벤처 포 아메리카라는 벤치기업을 경영하는 중국계 기업가 앤드류 양이 대선 입후보를 선언했음


Ø 미 대선에서 아시아계 인물이 입후보한 것은 앤드류 양이 최초이며, 양은 자동화에 의해 급증한 실업자의 구제를 공약집의 맨 위에 내걸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대량 실업 시대의 대책으로 기본 소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


ž 양은 AI의 도입에 반대하지 않지만, 실업을 양산하는 AI와 로봇 관련 기업은 응분의 부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실업자에게는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기본소득 지급을 주장


Ø 앤드류 양의 선거 캠페인 사이트에는 기본 소득 도입의 의미와 그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되어 있는데,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양은 매달 1천 달러를 18세부터 64세까지의 미국 국민 모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려고 함


Ø 지급 조건은 없어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매달 1천 달러를 받게 되며, 현재 생활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은 이를 연장하거나 기본 소득 수령을 선택할 수 있음


Ø 65세 이상은 사회 연금(Social Security)를 받게 되고, 공공 의료 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와 메디케이드(Medicaid)는 그대로 존속하게 되지만, 이 이외의 보호 정책은 없으며 월 1천 달러가 사회 1000 달러가 사회 안전망이 되어 생활을 뒷받침하게 됨


Ø AI와 로봇의 도입으로 미국 제조업에서 이미 러스트 벨트(rust belt)를 중심으로 40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자율운전 자동차가 도입이 되면 트럭 운전사 350만 명도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전망됨



<자료> Machine Design.


[그림 2] 미 북동부 러스트 벨트


Ø 양은 단순 노동이나 위험한 직종은 자동화 해야 하며, AI와 로봇이 사회에 편입되는 것을 환영하고 있으나, 동시에 이로 인해 발생한 실업자가 최소한의 생활을 하도록 지원해야 하며, 실업을 창출한 AI와 로봇 기업이 이에 대해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고 보고 있음



ž 기본 소득의 재원 마련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앤드류 양은 현행 판매세 대신 부가가치세 도입을 통해 해결할 것을 하고 있음


Ø 앤드류 양의 제안대로 기본 소득을 도입하면 연간 2조 달러의 지출이 필요한데, 이는 미국 국가 예산인 4.1조 달러(2018 년도 예산 교서)의 약 절반에 해당


Ø 양은 기본 소득의 재원 마련을 위해 부가가치세(VAT)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VAT 세율은 10%로 제시하고 있음


Ø 미국은 현재 부가가치세 이전 단계인 판매세(sales tax)를 채택하고 있는데, 판매세는 최종 생산물의 소비자가 부담하고, 납부 의무는 최종생산물의 판매자에 부여하는 것임


Ø 재화와 용역이 생산되어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데는 여러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판매세는 최종 단계에만 세금을 부과하므로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부가가치세임


Ø 판매세와 부가가치세 중 부가가치세가 보다 합리적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VAT를 채택하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판매세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임


Ø 미국이 판매세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판매세가 연방정부세가 아니고 주 정부의 세금이기 때문인데, 미국 내에서도 그 동안 부가가치세 도입을 놓고 활발한 논의가 있었고 미시간 주처럼 변형된 VAT 제도를 채택하는 경우도 있음


ž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면 사람들이 일하려 들지 않을 것이란 게 전통적인 기본 소득 반반 논리이지만, 점차 많은 정치인들이 기본 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


Ø 노동 의욕 감퇴 우려에 대해 앤드류 양은 기본 소득을 도입하면 반대로 노동 의욕이 증가한다고 보고 있는데, 수급자가 소득을 얻는 즉시 지급이 중단되는 현행 사회보장 제도가 오히려 노동 의욕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라 지적하고 있음


Ø 기본 소득은 소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지급되므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그 위에 일을 하게 되면 수입이 늘어나게 되어 되므로 일을 더 하려 들 것이란 주장임


Ø 또한 기본 소득이 보장되므로 대학에서 공부해 다시 새로운 직업을 얻으려 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고, 창업하여 독립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음


Ø 앤드류 양 이전에도 적지 않은 정치인들이 기본 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한 바 있는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재임 중 AI와 로봇 개발을 적극 장려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부가 부유층에만 집중되는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기본 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하였음


Ø 오바마는 향후 10년 내지 20년 후에는 돈을 분배하는 새로운 구조의 도입이 필요하며 기본 소득의 도입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낸 바 있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기본 소득 도입을 공약하지 않았지만 분배 구조에 공감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음


ž 실리콘밸리에서도 기본 소득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는 기본 소득 도입의 주요 논거가 되는 실업문제 발생의 주범으로 하이테크 기업들이 지목되는 것과 연관이 있음


Ø 하이테크 기업이 만들어내는 AI가 노동자의 고용을 빼앗는 주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기술 기업의 경영자가 그 책임의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


Ø 하이테크 기업 경영자를 중심으로 기본 소득 도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실리콘밸리에서는 그 실증 시험이 시작되었는데, 기본 소득이 문제를 해결하는 비장의 카드가 될 것인지 여부를 데이터 사이언스의 기법으로 검증해보려는 시도가 시작된 것임


Ø 유명 벤처 캐피털인 Y-콤비네이터(Y-Combinator)는 기본 소득의 예비 시험을 실시했는데, 오클랜드에서 100 가족을 선정, 매달 1천 달러의 현금을 지급하였음


Ø 수급자는 받은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 예비 시험은 2016 9월부터 2017 년 말까지 1년 남짓 실시되었음


Ø 이 예비 시험에 이어 Y-콤비네이터는 규모를 확대한 본 시험을 전개하는데, 두 개 주에서 1천 명을 선정해 올해부터 5년 동안 매월 1천 달러를 지급하게 됨


Ø 이 기본 소득 수급 그룹과 수급을 받지 않는 일반 그룹을 비교하여 수급자의 행동 특성과 건강 상태를 분석할 예정임


Ø 구체적으로는 수급자의 시간 사용, 건강 관리, 재정 결정의 패턴, 정치적 성향 등을 조사할 예정인데, 이런 정보들은 기본 소득을 제도화 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임


ž Y-콤비네이터는 이런 기본 소득 시험을 실시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 시스템의 왜곡을 보정하기 위해서라 밝히고 있음


Ø 미국에서 극빈층이 급증하면서 중산층이 감소하고 사회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데, 부유층 10%가 나머지 90%의 수입을 크게 상회하고 있음


Ø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정치 대립이 첨예하게 전개되어 극우 단체와 극좌 단체가 확산되고 있으며,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한 지역사회 분열 등 사회 전체의 불안정성이 높아졌음


Ø 이런 흐름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의 진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며 가속화되고 있고, 사회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기본 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임


<자료> Y Combinator


[그림 3] 미국 부의 분배율 변화 추이


Ø 그러나 기본 소득 도입의 효과를 논의하기 위한 과학적 데이터에 기반한 시책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므로, Y-콤비네이터는 실증 시험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소득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기초 데이터 수집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함


ž 기업이 아닌 시 차원에서 실증 시험도 시작될 예정인데, 실리콘밸리 교외의 스톡턴(Stockton) 시는 기본 소득의 도입을 결정하고 시험 운용을 올해 시작함


Ø 인구 290만 명의 도시 스톡턴은 재정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해 2012 7월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는데, 당시까지 파산을 신청한 역대 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도시였음


Ø 지금은 새로운 시장의 행정 아래 혁신적인 기술을 도입해 경제의 재건을 꾀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스톡턴 시는 2018 8월부터 기본 소득 연구 프로그램을 시작함


Ø 100명의 시민을 선택해 매달 500 달러를 3년간 지급할 예정인데, 이 연구 프로그램의 목표는 수급자의 생활과 건강을 추적 조사하는 것으로, 이러한 기초 데이터가 기본 소득을 제도로 도입하기 위한 유용한 정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음



Ø 스톡턴 시의 연구 프로그램은 비영리 단체인 Economic Security Project(경제 안전 프로젝트)와 공동으로 실시될 것인데, 이 단체는 페이스북 창업자 중 한 명인 크리스 휴즈(Chris Hughes)가 설립했으며 기본 소득의 기초 연구를 담당하게 됨


Ø Economic Security Project AI에 의한 자동화 및 세계화가 사회 격차를 낳고 있다고 인식하며, 미국 경제는 호조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지만 저소득층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없다고 보고 있음


Ø 중간층은 위로 오르지는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본 소득의 방법이 유효한지 여부를 연구하게 됨


<자료> Stockton Economic Empowerment Demonstration


[그림 4] 경제 안전 프로젝트


ž 사회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70% AI로 인해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생각하며, 약 절반은 기본 소득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


Ø 이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AI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나(76 %), 동시에 AI의 도입으로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느끼는(73%) 양가적 감정을 가지고 있음


Ø 기본 소득에 대해서는 미국인의 절반(48%)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데, AI에 일을 빼앗기기 때문에 기본 소득이 사회 안전망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함


Ø 기본 소득의 재원을 어디에서 마련하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는데, 증세 등으로 인한 국민의 부담 증가에는 반대하며 80%의 사람들은 AI를 통해 이익을 얻은 첨단 기술 기업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음


Ø AI 기술 기업들이 실업 대책 마련에 큰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사고 방식이 이미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임


ž 이러한 사람들의 생각 흐름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경영자들은 기본 소득의 필요성을 잇따라 표명하고 있음


Ø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강연을 통해 기본 소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는데, 사회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 필요가 있으며, 사람들은 소득 수준이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의 의미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폈음


<자료> The Center for Vision & Values


[그림 5] 마크 저커버그의 기본 소득 지지


Ø 저커버그는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사회에서는 일에 실패해도 생활할 수 있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며 기본 소득의 도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음


Ø 빌 게이츠는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특이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데, 그는 세계 경제 포럼에서 AI가 이미 사회에 침투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으나 AI는 인간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해 많은 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음


Ø 따라서 인간은 노동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여가 시간이 늘어 좋아하는 것을 보낼 수 있게 되는데, 즉 빌 게이츠는 AI가 인간에게 유토피아를 선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


Ø 동시에 빌 게이츠는 AI가 사회에 침투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고, 세상 사람들이 그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는 것이 문제라는 점도 확실히 지적하고 있음


Ø 그는 정부가 사회보장 제도를 재검토해 기본 소득을 도입하고 실업자를 재고용 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의 확충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 그러한 정부의 시책이 잘 작동하고 미래에 AI가 사회에 연착륙 한다면 인류의 미래는 밝다고 보고 있음


ž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기본 소득을 지지 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현실에서는 그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Ø 기본 소득은 진보적인 아젠다로 인식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보수주의의 전통에서 기인한 면도 있는데, 여러 가지 사회보장 제도를 복잡하게 펴는 것보다 기본 소득 하나만 지급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국가의 비용 부담이 적게 든다고 보기 때문


Ø 원래 트럼프 정부는 AI와 로봇의 도입으로 실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인식이 크지는 않았으며,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멕시코와 중국 등에 의해 빼앗기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정책이 입안되고 있음


Ø 트럼프 행정부는 NAFTA TPP에서 탈퇴하여 비난을 무릅쓰면서 일방적으로 각국과 무역 조건 재검토에 들어간 반면, AI와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는 없으며 관련한 정책 추진은 진공 상태가 계속되고 있음


Ø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현재 연방 정부 대신 주 정부나 첨단 기술 기업이 기본 소득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임


ž AI와 로봇 등 자동화 기술의 도입에 의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도 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데는 현재 대체로 전망이 일치하고 있음


Ø AI로 인한 일자리 소멸 가능성을 보여주는 통계들이 많이 공표되어 있는데, 세계 경제 포럼은 2020년까지 710만 명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반면 200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Ø 맥킨지는 2030년까지 일자리를 잃을 사람의 수를 최대 8억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독립 미디어인 마더 존스는 2040년까지 전체 직업의 절반이 AI로 대체되며 2060년까지 모든 업무를 AI가 대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음


Ø 장기적으로는 블루 칼라 노동자뿐만 아니라 의사, 신문 기자, 회사 경영자, 과학자, 예술가 등 모든 직업이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데 전망이 일치함


ž 이제 AI와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 기술 개발만 하면 될 게 아니라, 사회 격차와 실업 문제에 대한 대책까지 내놓아야 하는 새로운 의무가 부여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음


Ø 많은 싱크 탱크가 예측하는 대로 AI에 의한 영향력이 커져 대량 실업 시대가 도래할 것을 대비해 기본 소득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제도 도입을 위한 근거 마련을 위해 과학적 검증에 기반한 실증 실험이 시작되고 있음


Ø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 실업을 만들어 내는 AI 기업들에 응분의 부담을 요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동시에 이들 AI 기업의 책임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음.


Ø 이미 많은 AI 기업들이 선량한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향후 사회 격차와 실업 문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며 이것이 AI 기업들의 새로운 미션이 될 것으로 보임


Ø AI와 관련한 기술 주도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 경쟁에 뛰어들고자 하는 기술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AI 기업들처럼 기술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준비하려는 노력을 견지해야 할 것으로 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