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4호(2018. 11. 28.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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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와 AI 기반 생체 모니터링 기술로 디지털 변환 중에 있는 축산농가.pdf



[ 요 약 ]


축산 농가의 감소와 노동력의 고령화 문제, 반복되는 구제역과 조류독감 등으로 인해 경영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축산 산업은 IoTAI 기술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있음. 디지털로 변환한 축산 농가들은 IoT를 이용해 가축의 생체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고 이를 학습된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함으로써, 경험 많은 사람도 감지하기 힘든 징후를 포착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으며, 더 적은 인력으로 원격 작업도 가능한 스마트 축산 시대를 열어가고 있음



[ 본 문 ]


가축의 건강관리는 축산 및 낙농 농가의 근간 활동이나 상대는 말 못하는 동물이며, 공장 제품 같은 품질 관리가 어려운데, 이런 과제를 IoTAI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음


일본에서 손꼽히는 소고기 산지인 가고시마현 소오(曽於)시의 축산 농가들은 대지에 소들을 방목해 키우는데, 모든 소들은 각각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음


농장들은 IoT(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로 작동하는 소떼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여 가축의 개체 정보와 농장 직원의 작업 기록을 중앙에서 관리함


소들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스타트업 팜노트(Farmnote)'가 제공하는 팜노트 컬러(Farmnote Color)‘라는 IoT 단말기로 소의 목에 부착하게 됨


<자료> Cloud Watch

[그림 1] 가축용 웨어러블 기기 팜노트 컬러


팜노트 컬러는 전후, 좌우, 상하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3축 가속도 센서를 내장하고 있어 소의 움직임과 반추(씹고 소화하기를 반복하는 행위), 휴식 등의 상태를 감지할 수 있음


이렇게 센서 데이터가 축적되면 AI(인공지능)가 각 개체마다 행동 패턴을 학습하여 발정 증상이나 질병 등의 이상 상태 감지 시 농장에 알리게 되며, 농장의 직원은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정보를 참고해 작업에 활용하게 됨


소오시의 축산 농가들이 IoT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농가와 호당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목장 경영의 효율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


소오시가 팜노트 컬러 시스템을 올해 8월에 도입했는데, 목적은 오랜 경험과 직감에 의존해온 작업을 센서 데이터와 비교 및 대조하여 작업을 효율화하는 것이었음


이곳에서 키우는 흑우는 민감한 품종이어서 사육에 특별한 어려움이 있는데, 소의 건강 상태를 시각화하고 컨디션의 변화를 재빨리 파악함으로써 치밀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것


이 지역 농가의 대부분은 어미 소가 낳은 송아지를 팔아 돈을 버는 사육 농가이므로 효율적인 번식을 위해서는 발정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교배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 됨


소가 발정을 맞이하는 주기는 평균 21일로 한 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3주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데, 살아있는 동물이다 보니 주기가 어긋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


농장주들에 따르면 IoT 단말기를 사용함으로써 경험이 많은 직원도 놓치기 쉬운 미약한 발정 징후도 발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1개월 당 교배 수가 약 10% 가량 늘었다고 함 


<자료> Farmnote

[그림 2] 팜노트 컬러로 수집된 데이터로 발정 징후를 그래프로 시각화


특히 최근 들어 기후 변화 및 환경 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미약 발정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인지 범위를 넘어서는 징후를 포착하려면 IoT 단말이 필수라고 함


만약 교배를 5건 늘리게 되었다고 하면, 한번 발정 시기를 놓칠 경우 다음 발정기까지 사육비용이 두당 약 2만 엔가량 소요되므로, 월당 약 10만 엔의 손실을 막게 되는 셈


그런데 송아지 한 마리를 팔아 얻는 이익을 월로 나누면 월에 1만 엔 미만이므로 IoT의 활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결코 작지 않으며, 여기에 더해 발정의 강도나 지속시간 등 지금까지 애매했던 부분을 시각적으로 알게 되었으므로 농장이 얻는 이점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음


또한 소떼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면 300개 이상의 데이터 항목을 바탕으로 농가가 정한 조건에 맞는 소를 찾아 낼 수 있는데, 종합적인 번식 성적이 나쁜 소는 내다 팜으로써 효율적인 경영을 도모할 수도 있음


이러한 세밀한 분석에 기반을 둔 농장 경영은 수십~수백 두의 소와 송아지를 키우며 엑셀로 번식 기록 등을 관리하던 기존의 방식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했던 일임


번식 농가가 IoT를 이용해 번식 건수를 늘린다면, 낙농 농가들은 IoT를 이용하여 젖소의 건강을 관리함으로써 원의의 양과 품질을 높이고 있음


시즈오카현 후지노미야(富士宮)시에 있는 낙농 목장들은 젖소 1마리당 1일 착유량이 약 39 킬로그램으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 비결 중 하나는 IoT를 이용한 가축 건강관리임


소는 아주 솔직한 동물이기 때문에 편안한 느낌이 들게 사육을 한다면 원유의 양도 증가하고 품질도 높아지는데, 이를 위해 IoT 기기를 이용한다는 것


이 지역의 농가들은 20174, 농업 벤처기업 데자미스(Desamis)가 개발한 목걸이형 IoT 단말기 ‘U-motion(모션)’을 도입했는데, 120 그램 남짓의 단말기에는 가속도 센서와 기압 센서, 다른 센서를 감지하는 근접 센서를 내장하고 있음


3 종류의 센서로는 소의 보행이나 반추 등의 행동뿐만 아니라 서 있는지 누워서 휴식하는지와 같은 자세까지 판별할 수 있음


<자료> Desamis

[그림 3] AI가 소의 행동 데이터 분석 후 시각화


농장들은 소의 편안함 정도를 판별하기 위해 ‘AB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데, AB 테스트는 인터넷 서비스의 개발 등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으로, 가령 시스템의 화면 등을 2가지 준비해 놓고 이용자의 평판이 좋은 것을 채택하는 것임


농장들은 가령 외양간 바닥의 소재 검증에 AB 테스트를 사용하는데, 새로운 소재를 깐 곳과 깔지 않은 곳을 마련하고, 소가 누워서 휴식하는 시간의 변화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에게 더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을 실증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음


시스템 도입 농장들 중에는 소의 행동 변화를 보고 AI가 인간보다 빨리 질병을 감지하는 사례들을 겪으며, 사육 두수가 증가해도 IoTAI의 도움으로 품질을 유지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곳이 많다고 함


IoT를 이용한 축산 기술 개발은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 ‘스마트 축산이라는 모토 아래 정부가 민간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음


 국내기업 대동테크는 이달 초 중소벤처기업부 지원과제인 가속도 및 바이오캡슐 센서를 활용한 축산 IoT 관리시스템 개발과제를 통해, 가속도 및 기울기 센서 통합 기술을 이용한 실시간 축우발정감지 시스템 ‘DDK-히트콜(HeatCall)’을 개발했다고 밝혔음


<자료농수축산신문

[그림 4] 국내 발정감지기 제품 DDK-히트콜


DDK-히트콜은 축우의 개체별 특성과 농장 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발정감지가 가능하며,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 설정 변경을 통해 개체별 활동량 및 승가행위 기준값을 수정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


개발업체의 발표에 따르면 공인시험기관 분석결과 DDK-히트콜의 발정 분석은 92.45%의 높은 확률로 축우의 수정 적기를 예측했다고 하며, 발정 실기로 인한 농가손실 방지와 축우 수태율 증대 효과를 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역시 국내 IoT 기업인 '피앤에스 바이오테크는 귀에 부착하는 기기를 통해 소의 체온과 움직임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분석해 건강상태를 파악해 주는 -프로(Farm-Pro)'를 개발했는데, 기기에는 온도 센서, 6축 가속도 센서, 통신모듈이 탑재되어 있음


 개발업체에 따르면 팜-프로 솔루션은 세계 최초로 질병 감지와 발정 감지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솔루션인데, 기존 가축 모니터링 제품들은 질병 혹은 발정 중 하나만 감지할 수 있어 두 가지를 모두 하려면 농장주에게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단점이 있었다고 함


피앤에스 바이오테크는 수십년 간 직접 농장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설립된 기업이라고 하는데, 20%에 달하는 송아지 폐사율과 50%에 못 미치는 암소 수정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뛰어 들어 4년 만에 팜-프로를 개발했다고 함


<자료> P&S Bio Tech

[그림 5] 질병과 발정 동시 감지 솔루션 -프로


한편 국가기관인 농업진흥청도 알약 모양의 센서를 별도의 기구를 이용해 소의 입에 넣어 위에 자리 잡게 한 뒤, 활동량과 체온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반추위 삽입형 건강정보 수집 장치를 직접 개발하였음


농업진흥청에 따르면 이 기술을 통해 소의 발정과 분만 시기를 예측할 수 있으며 젖소농장에 도입할 경우 1마리 당 235천원의 경제적 가치를 발생시킨다고 함


축우 농가뿐 아니라 양계 농가들도 IoT를 이용해 계사 환경을 개선하는 스마트 양계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 분야는 일본과 한국 모두 대기업 계열사가 뛰어들고 있는 것이 특징


소프트뱅크 그룹 산하의 ‘PS 솔루션20185월 양계 사업 진출을 발표했는데, 기계 제조업체 CKD, 사료업체 이토추와 컨소시엄을 맺고 스마트 팜 기술을 기반으로 IoT를 통해 양계를 지원하는 스마트 양계 서비스20193월경에 시작할 것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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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솔루션은 일본 전역의 약 7천 개 개방형 계사(닭장)’에 주목했는데, 8~1만 마리의 육계(브로일러)를 사육하는 이곳들은 계사 내 온도를 조절하거나 환기하기 위해 수동으로 커튼을 개폐하고 있으며, 폐쇄형 계사에 비해 IT화 및 자동화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


<자료> PS Solutions

[그림 6] 개방형 계사를 위한 스마트 양계


스마트 양계 서비스는 계사의 온도와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데이터를 센서로 수집해 클라우드에서 통합하며, 서비스 이용 농가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사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설비를 원격 조작할 수도 있음


계사의 온도가 적정 온도에서 벗어나면 스마트폰 앱으로 경보가 전달되고, 앱을 통해 커튼의 개폐기를 원격 조작해 개폐하는 것도 가능하며, 양계장 관리 작업과 닭의 상태를 앱에 기록 할 수도 있다고 함


PS 솔루션은 향후 AI도 도입할 예정인데, 설비 데이터와 농가가 입력한 사육 기록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통합해 이를 AI가 분석, 최적의 사육 방법을 스마트폰 앱에 푸시 형식으로 제안하여 실시간으로 참고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


한편 국내에서는 LG 그룹 산하의 LG이노텍이 올해 5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양계 스마트 팜 기술의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음


이번 제휴는 양계 환경을 AI 기반으로 완전 무인화 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방역까지 관리하는 스마트 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가금류 빅데이터를 활용한 딥러닝 기술과 카메라 센싱 기술을 융복합하여 추진한다는 계획


이 스마트 팜 기술이 개발되면 카메라와 각종 센서가 수만 마리 닭의 상태와 날씨 등 환경 변화를 실시간으로 자동 분석하고 AI 기술로 양계장 온도와 습도를 자동 제어하게 되며, 닭의 발육상태를 분석해 출하 시점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고 함


또한 LG이노텍의 AI 스마트 팜 기술은 양계 농가의 전염병 피해를 줄이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스마트 팜에서 관리하는 닭이 감염 증상을 보이면 즉시 양계 농가에 닭의 상태와 위치를 알려줘 빠른 방역이 가능하게 지원할 계획임


LG이노텍은 양계 스마트 팜 기술을 2020년까지 양계 농가 현장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인데, 일정대로라면 PS 솔루션이 AI 기반으로 업그레이드 하려는 시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됨


<자료> LG Innotec

[그림 7] 네트워크 카메라로 양계장 닭을 관찰


양돈 농장들 역시 빠르게 IoT 기반 시스템을 도입해 나가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2010년의 구제역 파동이 기존 양돈 시스템과 농장 경영에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음


일본 미야자키현에서는 2010년에 구제역으로 돼지 29만 마리가 살처분되어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농장들은 이전과 다른 경영을 해야 함을 절감했지만 노후화된 설비 환경과 오래지 않아 망가지는 설비의 사용을 당연시하는 풍토에서 개선은 쉽지 않았음


또 하나 문제점은 시설을 현대화하려고 해도 필요한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인데, 2017년부터 IT를 활용한 양돈 시스템들이 등장하며 실천적 변화가 가능해졌음


미야자키현의 양돈 농장들은 2017년에 IT 서비스 기업인 시스템 포레스트의 설비 가동상황 가시화 솔루션을 도입했는데, 번식용과 육돈용 돈사에 각각 솔루션을 도입해 먹이의 감소 상태나 분뇨의 처리상황을 신속히 파악함으로써 양호한 양돈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음


관리 대상 시설은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장치, 오수 정화 시설, 분뇨 처리 장치, 사료 탱크 등이며, 각각에 센서를 달아 가동 상황의 데이터를 취합함으로써 전체 설비의 가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음


가령 돈사의 바닥에서 움직이는 분뇨 처리 장치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멈출 경우 즉시 보수함으로써 항상 위생적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하였음


IoT 기반 양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양돈 농장들은 직원 수를 늘리지 않고도 사육 두수와 출하 두수를 약 두 배가량 늘리는 성과를 거두고 있음


누수 및 설비의 정지 등 이상 상태를 바로 감지해 처리 할 수 있게 되면서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크게 줄었는데, 이전까지는 사태가 악화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설비 이상을 깨닫는 일이 드물지 않았고 문제 발견 후 비상 대응에 하루 온종일을 허비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


<자료> Nikkei Computer

[그림 8]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시설 관리


스마트 양돈 시스템의 또 하나의 목적은 양돈 농장 직원들의 중노동을 줄이는 것인데, 돈육 출하 시에 중요한 무게 달기 과정을 이미지 분석 AI로 대체하는 기술의 개발이 대표적


일본에서는 돼지고기 출하 시에 중량이나 육질에 따라 상, , 보통 등 5단계로 등급을 매기는데, 가령 상등급 돈육이라면 한 마리의 지육 무게를 65~80kg에 맞춰야 하며, 무게 부족은 물론 0.1킬로그램이라도 초과할 경우 불합격이 되어 가격이 떨어지게 됨


따라서 등급 평가 결과는 곧 양돈 농가의 성적표가 되며, 얼마나 효율적으로 높은 등급의 돼지를 출하할 수 있는지가 농장 경영실적과 직결됨


돼지는 하루에 1kg의 페이스로 체중이 바뀌기 때문에 자주 체중을 측정해 최적의 시기에 출하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나 100 kg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은 돼지를 힘으로 눌러 전용 체중계에 올리는 일은 성인 남성 2명이 하기에도 거친 중노동임


게다가 한두 마리가 아니라 수백 마리 이상의 무게를 매일 재야하는 것인데, 이는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에 대체로 마리당 일주일에 한번 정도만 재고 나머지 날들에는 그냥 감과 경험으로 보완하는 것이 양돈 업계의 실태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NTT 테크노 크로스와 사료업체 이토추는 공동으로 디지털 눈대중(目勘)’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눈대중은 양돈업계 용어로 돼지의 겉모습만 보고 무게를 추정하는 것으로 숙련자의 경우도 추정 오차가 3kg 내외일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함


디지털 눈대중 시스템은 카메라와 심도 센서를 갖춘 전용 단말기로 돼지를 위에서 촬영하면 전체 몸무게에서 머리, 내장, 족을 뺀 지육(枝肉)의 무게를 곧바로 추정해 표시함


<자료> NTT Techno Cross

[그림 9] 이미지 AI로 돼지의 체중과 지육 무게를 추정


NTT 테크노 크로스에 따르면 디지털 눈대중의 실측값과 오차는 현재 5% 정도이며, 3%까지 개선한 후 2019년에 상용화를 할 예정임


NTT 테크노 크로스는 시스템 개발을 위해 사전에 촬영한 수백 마리의 돼지 사진과 그 돼지의 체중, 사진을 찍을 때 돼지와 거리 등의 정보를 AI로 학습시켜 표준 모델을 구축하였음


실제 측정을 하면 눈대중 시스템은 이용자가 촬영한 돼지의 사진을 표준 모델과 대조하게 되며, 전용 단말기와 돼지 사이의 거리도 감안하여 체중과 지육의 무게를 추정하게 됨


돼지의 자세나 촬영 각도의 보정에는 기계학습을 사용하였으며, 향후에는 품종과 사료의 종류 등 조건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보다 광범위한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


이미지 AI를 이용하여 업무를 직원들의 노동 부담을 경감시키는 기술 개발 시도는 양계 농장에서도 진행되고 있는데, 닭장 안에서 죽은 산란계를 파악하여 회수하는 시스템이 대표적


NEC20185AI를 이용하여 이미지 분석을 통해 닭의 생사를 확인하는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하였음


이 시스템은 카메라를 실은 수레를 닭장의 통로 사이로 이동시키며 닭장의 틈 사이로 닭의 발을 촬영하면, 36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AI가 죽어서 쓰러져 있는 닭을 알아내는 것인데, 정확도는 90%를 넘으며 작업 소요 시간은 사람이 눈으로 확인할 경우의 20% 정도임


닭의 사체를 방치하면 위생 상태가 현저히 악화되고, 계란이 사체에 걸려 회수 트레이에 들어가는 것이 지연되기도 하며, 다른 닭이 낳은 계란과 뒤섞여 출하되는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체 이미지 판독 시스템은 식품 안전 관리 향상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됨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소 농장이나 양계장에 비해 양돈장의 IoT 기술 도입은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었으나, 최근 선진 양돈기술을 이전받고 자체 기술을 개발하려는 행보가 시작되었음


한국과 네덜란드는 20173월 양돈 협력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농협경제지주,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네덜란드 와게닝겐 축산경제연구소가 참여하여 향후 4년간 6개 과제를 수행하기로 합의하였음


양국 협력사업 1호 모델 농장은 경기도 양주시에 조성되어 이달 초에 정식으로 문을 연 이레팜으로 축사 구조, 환기시스템, 자동급이시스템 등 네덜란드의 설비와 선진기술이 적용되었으며 향후 국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장으로 활용될 예정임


개장식에 참석한 와게닝겐 연구소가 양국 양돈 현황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지난해 ‘MSY(Market pigs per Sow per Year, 모돈당 연간 출하두수)’28.6두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네덜란드의 1982년 수준인 17.8두를 기록하였음


양돈 스마트 팜 사업에서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이 기술과 경험인데, MSY 수치는 한국의 양돈 산업이 기술적 측면에서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매우 많음을 방증함


지난달 말에는 순천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양철주 교수팀은 제궁영농조합법인과 양돈 핵심기반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음


양 교수팀은 농촌진흥청이 지원하는 2017년도 ‘ICT융합 한국형 스마트 팜 핵심기반기술 개발사업에서 센싱 정보 기반 돈사 환경 미세조절 기술 및 돼지 성장예측 모델 개발과제에 선정돼 연구 과제를 수행 중에 있음


이번 협약은 ICT 정보 기반 돼지 성장예측 모델 개발에 필요한 양돈농장 정보 및 자료를 교환하기 위한 것으로 양돈 현장에 맞는 실질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됨


이상의 사례는 디지털 경제로 전환은 축산업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으며, 생체 데이터 센싱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IoTAI 기술 도입은 더욱 확산될 전망


한국이나 일본 모두 축산 농가의 수는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농가의 고령화는 급진전 되고 있어 항상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으며, 따라서 노동 생산성 향상과 농장 경영의 효율화가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


생활수준 향상으로 고기 소비 수요가 날로 고급화, 미분화됨에 따라 생산 과정에서 더 세심한 관리와 다양한 작업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노동력은 갈수록 부족한 현실이다 보니 축산 농가들은 자연스럽게 IoTAI 등 디지털 기술의 활용에 눈을 돌리고 있음


게다가 밀집 사육이 늘어남에 따라 몇 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의 피해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축산 농가의 기반을 와해시키고 있기 때문에 사람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상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은 점차 농장경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


생체 데이터의 모니터링에 활용할 AI 알고리즘을 교육시키는 데는 더 많은 데이터셋이 필요할 것이나, 생체 데이터는 각 개체마다 특성이 다를 수도 있고 주변 환경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데이터의 취합과 분석이 쉽지 않음


그러나 어려운 만큼 개발이 된다면 적용 확대를 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가능한데, 가령 가축 모니터링 시스템은 반려동물의 관리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실제 축우 및 양돈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업체들은 향후 반려동물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우고 있음


<자료> Kickstarter

[그림 10] 개 건강관리 웨어러블 기기 Waggit


IoTAI 기반의 가축 모니터링 시스템은 넓게 보면 고도의 헬스케어 관리 시스템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며, 디지털 기술로 변모하고 있는 축산 산업의 풍경을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4호(2018. 11. 28.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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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그룹, 중국 최초로 요리부터 서빙까지 모두 로봇이 하는 식당 개업.pdf



중국 전자상거래 대기업 징둥그룹(JD.com)은 최근 로봇이 요리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모든 작업을 하는 전자동 레스토랑 징둥X미래 레스토랑’ 1호점을 톈진 에코시티에 개업


징둥 측에 따르면, 주문받는 것부터 요리, 상을 차리는 일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식당은 중국 내 최초라고 함


식당 방문 고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테이블 위의 QR 코드를 읽어 주문을 하게 되며. 주문과 동시에 결제도 해야 함


주문 접수에 따라 조리 로봇이 재료와 조미료를 조리 기구에 넣어 요리하는데, 유명 요리사가 감수한 레시피에 따라 5대의 요리 로봇이 중국 8대 요리 40종을 만들게 되며, 직원 1명이 5대의 조리 로봇을 관리하고 있음


완성된 요리는 테이블 세터 로봇이 주문 고객의 테이블로 나르게 되는데, 이 로봇은 매장 내 인테리어 등을 감안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상을 차리는 것이 최적인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알고리즘과 장애물 자동 회피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고 함


로봇 레스토랑은 징둥그룹이 올해 5월에 처음 소개한 바 있는데, 6개월 만에 400m2 넓이에 100석 규모의 식당을 오픈한 것이며, 징둥은 2020년까지 중국 전역에 1천 개의 로봇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음






<자료> CET

[그림 1] 징둥그룹이 톈진에 연 중국 최초 전자동 로봇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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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사진의 특정 부분을 터치하면 AI가 상황을 설명해주는 서비스.pdf



페이스북은 스마트폰에 표시된 사진의 특정 부분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AI(인공지능)가 그 부분이 어떤 내용과 상황인지 말해주는 사용자 지원 기술을 개발하고 있음


AI가 사진 속 사람과 사람의 위치 관계 등 사진이 담고 있는 컨텍스트(맥락)를 설명하게 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우선 시력장애인들에게 유용한 UI를 만들 수 있음


11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된 뉴 컨텍스트 컨퍼런스(New Context Conference)’에 등단한 '페이스북 제품 디자인 담당 부사장 마가렛 스튜어트는 시각 장애인의 UI 개선을 위해 페이스북이 해온 노력의 과정을 설명하였음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20164월부터 시각장애인의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페이스북에 게시된 사진의 피사체를 AI가 말해주는 ‘Automatic Alternative Text(자동 대안 텍스트)’ 기능을 제공 중에 있음


피사체가 무엇인지 식별하는 이미지 인식 기술과 사진에 대한 설명(캡션)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자연언어처리 기술을 결합하여 개발한 것인데, 스튜어트는 이 기능에 대해 나름 쓸모있기는 하지만, 가령 사람과 사람의 위치관계 등 사진에는 있는 컨텍스트가 빠져있다고 지적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페이스북은 현재 사진의 컨텍스트도 AI가 이해하여 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함


개발 중인 기술은 이미지 인식 기술뿐만 아니라, 이미지에 비친 피사체의 영역을 식별하고 세분화하는 기술과 인물의 표정을 식별하는 표정 인식 기술, 문자 인식(OCR) 기술 등을을 결합


가령 케익과 축하 카드가 있는 사진의 경우 ‘Happy Birthday’라고 쓰인 카드 부분을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AI‘Happy Birthday’라고 말해주며, 포크와 나이프, 케이크 영역을 손으로 터치하면 그 객체가 무엇인지 AI가 알려줌


<자료> ITPro

[그림 1] 사진 속 특정 영역을 설명


피사체가 인물인 경우에는 얼굴 부분을 터치하면 그 사람의 이름이나 표정을 말해주고, 옷 영역에 손이 닿으면 그 사람의 복장상태까지 알 수 있게 해줌


마가렛 스튜어트 부사장은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터치하는 데모를 보여주었는데, AI마가렛이 미소 짓고 있다’, ‘(남편) 데이빗은 넥타이를 매고 있다라고 말해주었음


스튜어트는 남편이 타이를 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타이 착용 여부를 아는 것이 간혹 중요할 수도 있다라며, AI로 사진 속 맥락을 전달하는 기술의 의의를 설명하였음


이 새로운 사용자 지원 기술은 아직 프로토타입 단계라고 하며,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함


<자료> ITPro

[그림 2] 인물 사진의 세부 영역을 설명


페이스북은 새로운 사용자 지원 기술에서 AI가 담당하는 역할은 사람들을 동등하게 대우함으로써 모두가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음


스튜어트 부사장은 AI는 지금 모든 영역을 바꾸어 가고 있다며, 스티브 잡스가 한때 컴퓨터는 인간의 지성에 자전거와 같은 존재다라고 말한 바 있지만, 거기에 비교하면 지금의 AI는 인간 지성에 로켓과 같은 존재라고 비유


그런 점에서 스튜어트는 AI가 인류에 대해 분명한 역할과 책임이 있다며, 제품 및 서비스 디자이너들이 AI가 모든 사용자들에 동등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고안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호소(Designing AI With and For Humanity)


제품을 설계하는 디자이너는 사용자가 보는 화면의 한 픽셀에 대한 것이나 사용자의 개인적인 경험 등에 주로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나 AI 활용 여부가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이런 시대에는 픽셀보다 에코시스템 전체, 개인보다는 인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


스튜어트는 디자인이란 제품과 서비스가 사회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는 행위라며, AI가 사회와 인류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업무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웹 접근성을 넘은 ‘AI 접근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3호(2018. 11. 2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무인 자율운전 차량의 핵심 쟁점 트롤리 문제, 동서양의 답은 다르다.pdf



[ 요 약 ]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 우려 해소를 위해 현재는 돌발 상황 시 사람이 운전대를 넘겨받는 구조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런 방식이 오히려 사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애초 아이디어대로 무인 자율운전차로 선회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음. 무인 자동차 실용화를 위해서는 사고 위험 상황에서 알고리즘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소위 트롤리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데, MIT 미디어 랩은 전세계 100만 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조사연구를 실행하였음



[ 본 문 ]


자율운전 차량의 테스트 주행이 활발한 캘리포니아주의 차량등록국(DMV)이 공개하는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의 자율운전 자동차 사고 건수는 작년의 두 배 가량임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자율운전 자동차의 도로 테스트가 가장 많이 실시되는 지역으로 구글 산하 웨이모(Waymo), 애플, 엔비디아(NVIDIA)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물론, GM 크루즈 (GM Cruise) 등 메이저 자동차 업체와 미국 및 중국의 스타트업 등 총 60개사가 주 교통 당국으로부터 도로 테스트 허가를 받았음


주 당국은 도로 테스트를 허가하는 대신 사업자들에게 자율운전 차량이 일으킨 모든 사고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그 보고 건수가 201615, 201729건이던 것이 2018년에는 10월 말까지 59건을 기록하고 있음


이미 연간 기준으로 지난 해 사고 건수의 두 배를 넘어선 것인데, 물론 테스트가 확대될수록 사고가 빈번해지므로 사고 건수보다는 발생 비율을 따져보는 것이 합당하나, 안전성 이슈에 민감한 자율운전차이다 보니 사고 건수 증가 사실 자체에 주목하는 시선도 많음


실제로 사고 건수 증가는 기업들이 테스트 주행거리를 급속히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가령 웨이모는 지난 1010일에 자율운전 자동차 도로 시험 주행 거리가 누적 1,000만 마일(162천 킬로미터)을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음


구글은 2009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20182월까지 누적 거리가 500만 마일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으니, 올해 3월부터 불과 8개월 만에 지난 약 10년 동안의 주행 테스트 거리만큼을 새로 달린 셈


[1] 2014~2018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자율운전 자동차 연루 사고 건수의 추이

2014

2015

2016

2017

2018(~10)

1

9

15

29

59

<자료> Department of Motor Vehicles, CA., IITP 정리

 


사업자별 사고 발생 건수를 보면 GM 크루즈와 웨이모, 두 기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며 특히 GM은 전체 사고 건수의 절반이 넘는 30건의 사고를 보고


웨이모는 12건을 보고했으며, 지금까지 총 79천만 달러 투자를 유치한 미국의 스타트업 죽스(Zoox)’5건을 보고했고, 20176월 자율운전 기술 개발을 공식 발표한 애플도 2건의 사고를 보고하였음


그 밖에 위라이드(WeRide.ai),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 드라이브(Drive.ai), 도요타 연구소 등이 1건씩의 사고를 보고하여, 보고 기업은 총 8개임


[2] 201810월말 현재 캘리포니아주 발생한 자율운전 자동차 연루 사고의 기업별 보고 건수

GM Cruise

Waymo

Zoox

Apple

32

16

5

2

WeRide.ai

Aurora Innovation

Drive.ai

Toyota Research Institute

1

1

1

1

<자료> Department of Motor Vehicles, CA., IITP 정리

 


사고 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 사고 내용을 살펴보면 자율주행 자동차는 모든 사고 상황에서 피해 차량의 입장에 있다는 것이 다소 위안거리


우선 보고된 사고에는 자율운전 모드(Autonomous Mode)’에서 일어난 것과 수동운전 모드(Conventional Mode)’에서 일어난 것이 모두 포함되는데, 자율운전모드에서 일어난 사고는 36(전체의 61%)이었으며 수동운전 모드의 사고는 23(39%)이었음


AI(인공지능)의 운전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사고 보고서의 세부 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자율운전 모드에서 일어난 사고는 모두 받힌것이며 자율운전 차량에 오류가 있어 사고가 발생한 건수는 보고되지 않았음


그러나 이를 두고 자율운전을 맡은 AI에 책임이 없다고도 말하기 어려운데, 현재 자율운전 AI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세팅된 경향이 있어 뒤따라오는 차량이 미처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자율운전 차량이 급정지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


실제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자율운전 모드에서 일어나 사고의 내용을 분류해 보면 추돌20(56%)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추월 접촉7(19%)이었는데, 이는 자율운전 AI가 인간 드라이버와 다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사고를 유발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함


[3] 자율운전 모드에서 발생한 사고의 충돌 유형

충돌(Collision) 유형

사고 건수

비율

추돌

20

55.6%

추월 접촉

7

19.4%

접촉

6

16.7%

특수 케이스

3

8.3%

<자료> Department of Motor Vehicles, CA., IITP 정리

 


자율운전 모드에서 난 사고만 놓고 보아도 GM의 보고 건수가 웨이모보다 많은데, 이는 GM이 주로 도심에서 테스트를 하는 점과 아직은 기술이 웨이모에 뒤져 있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임


자율운전 모드에서 일어난 사고를 기업별로 보면 GM 크루즈가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웨이모가 12, 죽스 1, 애플 1, 중국의 스타트업 위라이드가 1건이었음


GM 크루즈의 사고 빈도가 가장 많은 것은 교통량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GM 크루즈보다 먼저 자율운전 도로 주행 테스트를 대규모로 시작한 웨이모는 주로 교외에서 실행하고 있음


또한 2017년 시점에서는 GM 크루즈의 기술 수준이 웨이모보다 열등했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운전 AI가 판단을 잃어 인간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넘겨받은 횟수가 웨이모는 5,596 마일당 1회였던 것에 비해 GM 크루즈는 1,254 마일당 1회였음


 올해 1년 동안 기술에 진보가 있었는지는 내년 초에 보고서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작년 기준으로는 GM 크루즈의 AI가 웨이모에 비해 5배의 빈도로 판단을 잃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러한 기술 수준이 사고 건수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음


그러나 현재로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연루된 사고의 근본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단정하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사고 건수와 자율운전의 기술 수준의 상관관계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음


 지난 6월 웨이모는 현재 자율운전 기술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고를 일으켰는데, 웨이모 차량이 원인이 된 이 사고는 실은 AI의 운전을 감시하는 안전 드라이버(back-up driver)’가 고속도로 주행 중에 졸면서 실수로 액셀을 밟았기 때문에 발생하였음


드라이버가 액셀을 밟자 AI는 이를 운전 권한을 넘겨달라는 것으로 인식했고, 자율운전 모드가 긴급 해제된 자동차는 컨트롤을 잃고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게 된 것임


웨이모의 이 사고는 사람이 운전에 관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자동차 사고를 없애기 위해서는 사람을 운전대에 앉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자율운전차 개발의 최초 아이디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


웨이모는 2017년에 인간 드라이버가 운전석에 탑승하지 않는(driverless) 자율운전 자동차의 주행 테스트를 애리조나에서 시작했는데, 이 방향의 기술 완성도를 신속히 높이기 위해 20181030일 캘리포니아에서도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였음


<자료> ars Technica

[그림 1] 운전대가 없는 자율주행 차량


과연 사람이 일절 관여하지 않는 드라이버리스 자율운전이 사람이 운전석에 앉는 현재의 자율전보다 안전하게 될 것인지, 웨이모가 진행하는 테스트는 자율운전의 실용화 방향을 점치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임


여하튼 자율운전 기술을 현실 속에서 구현하기 위한 방안이 현재에도 계속해서 다양하게 모색 중이기 때문에, 자율운전 차량의 사고와 관련된 데이터는 표면적인 사고 건수보다는 실제 사고 내용과 사고 발생 상황에 대한 맥락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음


캘리포니아 차량등록국의 보고서가 자율운전 차량의 현 상태를 보여준다면, MIT 미디어 랩이 발표한 도덕적인 기계 실험보고서는 언젠가 자율운전차가 겪게 될 윤리 문제를 제시하고 있음


MIT 미디어 랩에서는 윤리적인 자율운전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데, 자율운전차 개발에서 트롤리 문제(Trolley Problem)’, 즉 자율운전 차량이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을 때 누구를 구하고 누구를 희생할 것인가는 고전적이나 아주 중요한 연구 주제임


MIT 미디어 랩에서는 이 트롤리 문제를 일반화하여 전세계적인 여론 조사를 실시함으로써 각 나라의 사람들 사이에 공통된 의견과 차이가 보이는 부분을 연구하였음


MIT 미디어 랩은 트롤리 문제를 도덕적인 기계(Moral Machine)’라는 이름으로 일반화하여 연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과학 잡지 네이처에 도덕적인 기계 실험(The Moral Machine experiment)’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하였음


도덕적인 기계 실험은 개방형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4년 동안 세계 233개국에서 100만 명 이상으로부터 답을 얻어 세계 최대 규모의 트롤리 문제 여론조사 도구가 되었음


도덕적인 기계 실험은 윤리학의 사고 실험에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를 자율운전 자동차에 적용하여, 13 가지의 케이스를 만들어 웹 사이트에 게재한 후 공개 실험으로 진행되었음


전세계 사람 누구나 도덕적인 기계 사이트(http://moralmachine.mit.edu/)에 접속하여 13 가지의 경우 각각에 대해 자율운전 자동차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투표할 수 있었음


<자료> http://moralmachine.mit.edu/hl/kr

[그림 2] 도덕적인 기계 실험


문제는 자율운전 자동차의 브레이크가 고장 났을 때, 알고리즘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를 선택하는 것인데, 두 가지 상황을 그림으로 제시하고 어느 쪽이 보다 윤리적 인 것인지 판단하여 답변하도록 하였음


두 가지 선택 사항은 보행자와 탑승자의 다양한 상황맥락을 제시하는데, 가령 자율운전 차량이 그대로 직진하여 노인 보행자 세 사람을 희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핸들을 꺾어 바리케이드에 충돌함으로써 젊은 차량 탑승자 세 명을 희생시킬 것인지 선택하게 하였음


혹은 신호등을 무시하고 무단 횡단을 하는 남성 경영자와 신호등을 준수하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여성이 있을 경우 어느 사람에 충돌할 것인지 선택하게 하거나, 남성 경영자와 노숙자 중 누구와 충돌할 것인지를 선택하게 하였음


선택 조건의 주요 기준은 법규 준수 여부의 중요도, 희생자 숫자의 중요도, 사회적 가치관 선호도, 종에 대한 선호도, 연령 선호도, 체력 선호도, 승객 보호 선호도, 개입에 대한 회피 선호도, 성별 선호도 등임


[4] 도덕적인 기계 실험에서 제시되는 13 가지 상황의 예 (실험자마다 각기 다른 13가지 상황 제시)

선택지 A

선택지 B

보행자/승객

범규 준수

대상자 구성

보행자/승객

법규 준수

대상자 구성

보행자

신호준수

남성1

보행자

신호준수

노숙자1

보행자

신호준수

노인남성1, 범죄자1, 산모1, 노숙자1

승객

-

2, 고양이2

보행자

신호준수

남성1, 여성운동선수1, 남성운동선수1

승객

-

비만남성2, 비만여성1

보행자

무단횡단

비만여성1

보행자

신호준수

노인남성2, 비만여성2, 여성운동선수1

보행자

신호준수

여성1, 남성2

보행자

무단횡단

노숙자1

보행자

신호준수

노인남성3, 여성2

보행자

신호준수

남자아이1, 남성2, 여자아이2

승객

-

여성운동선수2

보행자

신호준수

비만여성3

보행자

신호준수

여자아이1, 여성의사1, 노숙자1

보행자

무단횡단

여자아이1, 여성의사1, 노숙자1, 산모1

보행자

신호준수

여성의사1, 여성경영자1, 노인여성1, 여자아이1, 여성운동선수1

승객

-

남성의사1, 노인남성1, 남자아이1, 남자운동선수1

보행자

무단횡단

산모1

보행자

신호준수

산모1, 노인여성1, 범죄자1, 고양이1, 여성운동선수1

보행자

신호준수

남성2, 여성1, 노인남성1

보행자

무단횡단

남자아이2, 여자아이1, 남성1

보행자

신호준수

여자아이2, 여성2, 여성경영자1

보행자

신호준수

남자아이2, 남성2, 남성경영자1

보행자

신호준수

여성경영자2, 비만남성1, 남성1

승객

-

2, 고양이1

<자료> http://moralmachine.mit.edu/hl/kr, IITP 정리

 


논문은 답변 결과를 분석하여 자율운전 자동차가 취해야 할 윤리적 행동을 9가지 케이스로 정리하고 그 순위를 보여주고 있음


분석 결과를 보면 사람들의 생각이 대체로 일치하는, 따라서 자율운전 자동차의 알고리즘에 우선 요청할 수 있는 상위 3가지는 애완동물보다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한사람이라도 많은 인명을 구하기’, ‘노인보다는 젊은이의 생명을 구하기인 것으로 나타났음


그 다음으로는 법을 준수한 사람을 먼저 구하기’,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먼저 구하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날씬한 사람 먼저 구하기’, ‘여성 먼저 구하기’, ‘보행자 먼저 구하기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의견이 나뉘는 것으로 나타났음


<자료> Iyad Rahwan et al.

[그림 3] 도덕적인 기계 실험의 결과 나타난 선택의 우선순위


한편 흥미로운 결과는 자율운전 차량에 요구하는 윤리적 행동은 국가마다 특성이 있다는 것인데, MIT 미디어 랩은 국가별 특성을 분류하여 전세계를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누었음


세 그룹은 Western(미국과 유럽), Eastern(아시아), Southern(남미 등)이며, 이 그룹에 속한 국가들은 자율주행차가 취해야 할 9 가지 행동기준에 대해 대체로 공통점을 보였음


한국이 속한 Eastern 그룹에서 한국, 중국, 일본은 비슷한 특성을 나타냈는데, 구체적으로 자율운전 차량이 노인과 젊은이 중 누구를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양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 젊은이의 생명을 우선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음


Eastern 그룹의 그래프를 보면 ‘Sparing the Young(젊은이 구하기)’ 값이 0으로 나타나는데, MIT 미디어 랩은 이것이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노인을 존경하는 문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Western 그룹은 9가지 행동 기준에 대해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더 많은 인명 구하기(Sparing More)’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이 항목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Eastern 그룹과 명확히 대비되는 부분임


Southern 그룹의 경우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구하기(Sparing Higher Status)’를 선택한 비중이 높았는데, 개인주의가 가치관을 구성하는 Western에서는 많은 인명을, 빈부 격차가 심한 Southern에서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구하려는 성향이 나타난 것으로 보임


<자료> Iyad Rahwan et al.

[그림 4] 권역별로 다르게 나타난 도덕적인 기계 실험의 결과

 

웨이모와 이미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자율주행차의 도로 주행 테스트를 시작한 상황에서 MIT 미디어 랩의 연구는 국가별로 윤리적 행동에 대한 공감대 조성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음


도덕적인 기계 실험의 결과를 자율운전차 기술에 구현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은데, 가령 컴퓨터 비전이 보행자의 성별이나 연령 및 복장 등을 판정할 수는 있지만 자율운전 차량의 센서가 이를 즉시 100%의 정확도로 판정하는 것은 아직 어려움


또한 교통사고는 물리적 현상들이 복잡하게 얽혀 누가 사망할 것인가라는 예측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부상의 정도도 간단히 생각할 수 없는 부분임


따라서 기술 구현의 첫 번째 단계는 간단한 모델에서 고찰을 시작하는 것인데, 현재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구하게 하는 기술 정도가 개발에 들어가 있는 상태임


트롤리 문제는 아직은 좀 먼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안전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 자율운전차가 이미 주행을 시작했고 이는 자동차의 알고리즘이 특정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음을 의미함


어차피 지금의 교통사고에도 우연의 요소가 많으니 자율주행차가 어떻게 선택하든 그냥 복걸복으로 받아들이자는 사람들도 있으나, 인간의 생사를 알고리즘이 결정하는 것에 생래적 거부감을 가지고 자율운전 차량에 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있음


이런 불안이나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율운전 자동차의 기술 안전성이나 사고를 선제적으로 방지하는 방법들을 명확히 설명해야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어떤 기준 하에 알고리즘이 선택한 것인지에 대해 공개하라는 사회적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음


그러나 알고리즘 로직 공개는 현실적으로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직결되는 민감한 사항이어서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보험회사 등이 절대 공개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둘러싼 논쟁들이 아마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


새로운 기술을 서비스로 정착시키기 위해선 이런 산통을 반드시 겪게 될 것인데, 특히 국가마다 무엇이 윤리적 행동인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MIT 미디어 랩의 연구 결과는 윤리적인 자율운전차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조속히 개시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3호(2018. 11. 2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 IITP에서 PDF 포맷으로 퍼블리싱한 파일을 첨부합니다. 가독성이 좋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동차 OS의 업계 표준을 노리는 블랙베리 QNX.pdf



자동차 OS를 개발하는 캐나다의 블랙베리 QNX’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1~2가지만 선택될 것이며, QNX가 그 중 하나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음


블랙베리 QNX에 따르면 앞으로 자율운전 및 커넥티드 같은 기능이 확산되면 차량의 ECU(Electric Control Unit, 전자제어장치)의 통합이 진행될 수밖에 없음


지금은 1대의 자동차에 100개 이상의 ECU가 사용되고 있는데, ECU는 공급업체가 다를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호환성도 없으며, ECU에 탑재되는 프로세서 및 메모리도 최소 사양으로 되어 있어 ‘OTA(Over The Air, 무선 원격)’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어려움


이런 상황에서는 커넥티드 및 자율운전 차량의 안전과 보안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대용량 메모리를 탑재한 10개 정도의 통합 ECU를 도입하여 기존의 ECU들을 부분별로 집약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란 설명임


자율운전 및 커넥티드, OTA 등의 기능을 안전하고 보안성 있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합 ECU에 사용할 OS 등 소프트웨어 기반을 통일할 필요가 있는데, 스마트폰의 iOS와 안드로이드 OS처럼 이 분야도 1~2개만 선택될 것으로 블랙베리 QNX는 내다보고 있음


<자료> BlackBerry QNX

[그림 1] 자동차 전자제어장치(ECU) 구성의 현재와 미래

 

블랙베리 QNX는 자신들의 소프트웨어가 12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다는 점과 기능의 안전성 및 보안성에 강점이 있다고 것을 어필하고 있음


통합 ECUOS나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표준화하는 업계의 움직임으로는 2003년 결성된 오토사(AUTOSAR)’어댑티브 플랫폼(Adaptive Platform)’이 있음


어댑티브 플랫폼은 포직스(POSIX, 이식형 운영체제 인터페이스) 계열의 OS나 가상화를 위한 하이퍼바이저를 사용하는 것을 지향하며 현재 다양한 벤더가 후보로 나서고 있음


블랙베리 QNX 역시 자신들이야말로 어댑티브 플랫폼에 적합하다고 어필하며 QNX의 채택을 위해 어댑티브 플랫폼 소프트웨어 스택을 다루는 여러 공급업체와 협상 중에 있고, 2019년에 구체적 내용을 담은 발표를 내놓는다는 계획임


QNX의가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기능 안전성 및 보안인데, 안전성 면에서는 가장 핵심적인 영역의 소프트웨어 기반을 35년 이상 제공해온 실적을, 보안 측면에서는 모회사인 블랙베리가 보유한 30년 이상의 실적을 각각 제시하고 있음


블랙베리 QNX에 따르면, 자신들의 자동차 소프트웨어는 현재 전세계 12,000만 대 자동차에 탑재되어 있으며 완성차 업체 상위 10개사 중 9개사, 1차 부품업체(Tier 1) 상위 8개사 중 7개사가 QNX를 선택하고 있음


QNX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광범위한 자동차 시스템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도 강점인데, QNX는 미터 클러스터(대시보드)와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OTA(Over The Ai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음


완성차 업체들은 자동차 OS의 표준화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자동차 시스템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OS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블랙베리는 QNX는 이런 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음


블랙베리는 최근 QNX의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인 SDP 7.0 및 가상화 환경인 하이퍼바이저 2.0을 르네사스 테크놀로지의 자동차 SoC‘R-Car’에 대응시켰다고 발표하였음


이 개발 환경들은 이미 인텔, 엔비디아,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NXP 반도체 등의 칩에 대응하고 있었는데, 이번 르네사스의 R-Car의 지원으로 거의 모든 칩에 대응하게 되었음


발표회장에서는 R-Car H3를 이용하여 하이퍼바이저에서 QNX 및 안드로이드를 각각 구동하는 데모를 선보였는데, QNX에서는 미터 클러스터의 앱을, 안드로이드에서는 인포테인먼트 앱(동영상 재생)을 각각 구동하였음


또한 재규어 랜드 로버의 XJ 기반 컨셉 카에서 하이퍼바이저로 QNX 및 안드로이드를 각각 구동하는 데모도 선보였음


이 밖에도 블랙베리는 자신들의 기술을 사용해 각종 솔루션을 개발하는 파트너 프로그램인 'VAI(Value-Added Integrator)'를 소개하며, 점점 더 많은 개발사들이 참가 중이라 밝혔음


자동차업계 내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차량은 2025년경부터 판매가 시작되어 2030년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블랙베리 QNX는 이 거대시장에서 주요 플랫폼으로 등극을 꿈꾸고 있음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을 주름잡던 블랙베리가 자동차 OS를 발판으로 다시 권토중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음


<자료> Navigant Research

[그림 2] 2015~2035 자율주행 기능 차량 판매 전망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3호(2018. 11. 21.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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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채굴 16년 더 진행시 지구온난화 위험 수위 도달.pdf



최신 UN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보다 기온이 섭씨 1.5도 상승하면 엄청난 기후변화가 벌어질 수 있는데, 비트코인 마이닝만으로도 2030년까지 섭씨 2도 상승 가능성이 있음


하와이 대학의 연구팀은 비트코인 마이닝 전용 하드웨어 효율성, 채굴업자들의 위치, 채굴 시설이 있는 국가의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의 여 데이터를 결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음


연구 결과, 만일 비트코인이 신용카드나 여타 결제 시스템과 같은 속도로 전세계에 퍼져 나갈 경우, 비트코인 마이닝에 의해 생기는 열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33년까지 섭씨 2도 상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음


연구팀에 따르면 2017년에 비트코인 마이닝에 의해 6,9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는데, 이는 전세계 에너지 생산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에 해당하는 양임


따라서 아직까지 전세계 비현금 거래의 0.03% 정도 밖에 담당하고 있지 않은 비트코인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연구팀은 지적하고 있음


비트코인 마이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하와이 대학의 연구팀은 신용카드와 식기 세척기의 사회 보급률을 참고하여 시뮬레이션 하였음


신용카드는 그 보급 속도가 너무 빨랐고, 식기 세척기는 반대에 보급 속도가 너무 느렸기 때문에 이 두 사례를 참조모델로 활용했다고 함


연구팀은 비트코인이 두 기술의 보급 속도의 평균 속도로 퍼지는 것을 가정했는데, 이 속도로 비트코인이 확산될 경우 16년 만에 지구의 평균 온도는 섭씨 2도 상승하게 됨


예상할 수 있는 가장 느린 보급률로 비트코인이 대중화되더라도 22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하고 있음


<자료> Natural Climate Change

[그림 1] 암호화폐 보급속도 가정


비트코인 마이닝이 왜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마이닝 전용 시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채굴은 방대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므로 보통 수천 대의 컴퓨터를 연결하기 때문


비트코인 채굴은 연산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채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마이닝 시설들은 컴퓨팅 파워를 높이기 위해 통상 3,000 대의 마이닝 전용 컴퓨터를 채굴장에 배치함


네덜란드의 암호화폐 분석 사이트인 디기코노미스트(Digiconomist)에 따르면 비트코인 마이닝은 호주에서 소비되는 것과 거의 같은 전력량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됨


또한 비트코인에 버금가는 규모를 구축한 암호화폐 이더리움(Ethereum)의 마이닝에서도 웬만한 작은 나라의 전력 소비량만큼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임


디기코노미스트는 비트코인 마이닝의 전력 수요가 매우 크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로 밝혀진 비트코인과 환경의 관계는 충격적이라 논평하고 있음


연구에 참여한 하와이 대학의 지리학자 칼리모 모라는 비트코인의 미래를 정확히 예단할 수는 없지만, 만일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면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은 인간과 동식물에게 매우 나쁜 소식이 될이라 말하고 있음


하나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예측이 기존 발전 전력과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20년 후에도 동일하다고 가정해 나온 것이란 점으로, 세계적으로 더 널리 재생 에너지가 보급된다면 비트코인 마이닝에 의한 환경 영향은 보다 작아질 수 있을 것임


암호화폐 채굴업자 중 일부가 이미 청정 에너지의 이용을 시작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지만, 암호화폐 마이닝은 연중 24시간 무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력 수요를 더욱 줄일 수 있는 방안의 강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임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2호(2018. 11. 1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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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 암호화폐 채굴 거점 몽골, 채굴을 넘어 블록체인 강국으로 도약 모색.pdf



[ 요 약 ]


암호화폐 업계에 세계적인 지각 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음. 암호화폐 마이닝의 총본산이었던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세계 곳곳에서 거래소 해킹과 거액의 인출 사건이 발생하며 암호화폐 열풍이 진정되는 사이 몽골이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음. 우선은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과 추운 기후, 낮은 전기요금으로 마이닝 업체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지만, 인구 300만의 몽골을 암호화폐 경제의 테스트베드로 삼으려는 몽골 IT기업과 외국 기업들의 행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음



[ 본 문 ]


2000년대 이후 광산 붐이 도래했던 몽골에서는 최근 천연자원 채굴에 뒤이어 암호화폐 마이닝 붐이 전국가적으로 일고 있음


인구 약 300만 명, GDP 110억 달러에 불과한 몽골은 2000년대 이후 석탄과 구리 광산이 새로 발견되며 한차례 광산 붐이 도래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암호화폐 파도가 밀어닥치며 많은 사람들이 천연자원의 뒤를 이을 새로운 보물섬에 몰려들고 있음


몽골의 암호화폐 열풍은 그야말로 국가적인 것이어서, 가령 몽골의 주요 상업은행인 TDB(몽골 무역개발은행) 산하에서 광산 기계 등의 임대 사업을 담당하는 ‘TDB 리스의 경우도 암호화폐 마이닝에 열을 올리고 있음


TDB 리스는 광산의 채굴량에 기복이 있다 보니, 광산 기계 임대 위주 사업에서 탈피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소비자용 자동차 리스나 항공기 리스 등에 진출하는 등 임대 서비스 다각화를 추진해 왔는데, 그러던 중 새로운 사업으로 암호화폐를 만나게 되었음


광산 사업을 진행 중인 TDB 리스가 보기에, 실제 광산 채굴은 채굴량에 편차가 있는데다 국제무역 가격이 심하게 변동하는데, 암호화폐도 가격 변동이 있다는 점은 같지만 컴퓨터 자원에 따라 채굴량을 어느 정도 전망할 수 있어 비교적 안정된 사업으로 간주된다고 함


암호화폐 채굴은 임대 비즈니스 모델 정립도 용이한데, 일반적인 임대의 경우 가령 광산 기계를 임대해도 석탄을 안정적으로 생산 할 수 있다는 보증이 없고, 리스해 준 기업이 부진에 빠지면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출시 정밀한 여신 심사가 필수적임


반면 암호화폐 마이닝이라면 기계가 가동되고 있는 한 암호화폐를 얻을 수 있고 리스 수수료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채굴이 된다면 리스 수수료를 떼일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장비를 리스해 줄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도에 관계없이 임대 서비스를 전개 할 수 있음


몽골의 암호화폐 붐을 반영하여, 201710월에는 몽골 내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트레이드 몽골(Trade.mn, mn은 몽골의 인터넷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이 개설되었음


<자료> Trade,mn

[그림 1] 몽골 최초의 암호화폐 거래소 ‘TRADE’


트레이드 몽골에는 10개 이상의 암호화폐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사용자 수는 2만 명 정도이고, 몽골 암호화폐 거래의 85%가 이 거래소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현재는 몽골 국내 사용자 중심이지만 한국을 비롯, 중국, 일본, 러시아 사용자도 꽤 있다고 함


트레이드 몽골의 운영업체는 몽골의 IT 대기업인 ‘ICT GROUP’의 계열사인데, ICT GROUP은 현재 몽골에는 암호화폐 관련 조세 제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서 외국인에게 위험할 수 있으나, 앞으로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볼륨은 더 늘어날 것이라 내다보고 있음


ICT GROUP이 관여하는 것은 거래소 운영에 그치지 않아, 암호화폐 마이닝 장비의 하우징 사업과 클라우드 마이닝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으며, 증권거래소의 국채 판매 플랫폼과 젤 몽골(ZELL.MN)’이라는 대출 플랫폼을 블록체인으로 구축하고 있음


ICT GROUP은 다방면에 걸쳐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향후 성장을 내다보고 특별히 투자를 늘리고 있는 부문은 암호화폐 마이닝 사업임


ICT GROUP의 자회사로 IT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몽골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아이툴즈(itools)’2018년 여름 몽골 제2의 도시인 다르항(Darkhan)에 세 번째 채굴 농장(mining farm)을 건설했고, 이미 200여 고객과 계약이 끝난 상태라 밝힌 바 있음


몽골에서 암호화폐 마이닝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에서 마이닝 사업의 불투명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음


한때 비트코인의 90% 이상을 소수 중국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말도 나돌 정도로 중국의 암호화폐 마이닝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으나,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도 높아지고 마이닝 풀도 줄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음


그러나 마이닝 풀의 운영에서 중국 사업자들은 여전히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데, 국제 금융 기관들의 보고에서 따르면 대규모 마이닝 풀의 60~70%를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음


<자료> BLOCKCHAIN

[그림 2] 비트코인 마이닝 풀의 국가별 점유율


마이닝 기계의 가동 중지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익은 줄어들기 때문에, 마이닝 사업자들은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한시라도 빨리 다른 지역에서 기계를 가동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이런 배경에서 중국의 마이닝 사업자 중 일부는 북쪽 몽골을 선택하고 있음


 마이닝 팜의 중단 기간을 단축하려면 얼마나 단기간에 이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는데, 몽골이라면 장비를 3일 내에 옮기는 것이 가능한 거리이기 때문에, 몽골 내에 사업자가 보유한 기존 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는 설비만 있으면 단기간에 이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음


 이런 이유로 중국 마이닝 팜의 몽골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데, 중국 사업자들은 대개 500~1,000대 규모의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몽골의 은행 관계자와 중국 업체가 손을 잡고 2,000대의 마이닝 시스템을 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함


그러나 몽골의 암호화폐 마이닝 붐은 결코 중국 사업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다수의 몽골 시민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대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음


 외국 기업의 몽골 진출 컨설팅을 주 사업으로 하는 기업 KR은 최근 암호화폐 마이닝 지원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고객 스스로 기계 가동을 위한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마이닝 특화 설비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하우징 서비스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임


KR측에 따르면 현재는 컴퓨터를 좋아하고 자금에 여유가 있는 개인 고객이 많다고 하며 본업을 하면서 암호화폐 채굴을 취미로 겸하는 경우도 많다고 함


KRCEO20대의 청년으로, 자신들의 세대에서는 몽골을 지하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는 결의를 밝히고 있는데, 이는 몽골인들이 암호화폐 마이닝을 단순히 일회성 유행 사업으로 바라보지 않고 있음을 시사함


KR의 경우 소액 금융 사업의 준비를 진행해 오는 등 다양한 금융 관련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암호화폐 마이닝은 그러한 중장기 계획의 시발점이 되고 있음


KR의 젊은 CEO는 몽골인은 말 위에서 지내온 민족으로 말과 함께 달리며 사물을 판단해 왔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환경과 궁합이 좋은 국민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함


이런 단면들은 한때 유라시아에 대제국을 구축했던 몽골이 급변하는 암호화폐의 세계를 계기로 삼아 다시 한 번 세계로 도약을 꿈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불러일으킴


몽골이 중국의 마이닝 사업을 유치하고 국민들이 마이닝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망적 입장으로 사실상 사업 여지를 주고 있는 몽골 정부의 태도임


몽골의 금융조정위원회에 소비자들로부터 원 코인(One Coin)’이라는 암호화폐에 대한 불만이 접수되자 몽골 금융당국은 자체 조사를 거쳐 201710월에 암호화폐에 대한 주의를 촉구하는 고시를 발표하였음


고시의 요지는 위원회 조사 결과, 원 코인(One Coin)은 사기 요소가 강한 것으로 판단되며, 결국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대표적 코인을 포함해 암호화폐는 투자의 대상으로는 위험이 높다는 것이었음


몽골의 중앙은행에 해당하는 몽골은행 역시 암호화폐 영역을 주시하고 있으며, 마이닝에 대한 투자에도 주의를 요한다는 입장인데, 만일 장비의 수입에 수개월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이미 해외에서는 차세대 모델이 등장해 마이닝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몽골 정부가 투자자 보호의 관점에서 암호화폐에 경계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나, 눈여겨 볼 점은 고시 발표 후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규제는 존재하지 않고, 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


몽골의 민간 기업은 몽골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낙관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 덕에 외국의 마이닝 사업자들에게 몽골은 더 없이 매력적인 장소로 비쳐지고 있음


몽골 정부는 20177월에 전자 화폐에 관한 규제를 공표했고 그 정의에 암호화폐는 포함하지 않았는데, 일각에서는 몽골 정부가 아직 암호화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추진도 규제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고 당분간 관망의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음


몽골 정부는 현재 중국, 한국,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규제 동향을 조사 중이며 외국 관계 당국과 정보 교환도 하고 있는데, 각국 정부의 규제 시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고 나서 자국의 정책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임


민간 기업들은 정부 규제에 대해 더 낙관하고 있는데, 만약 규정이 생긴다 해도 규제보다는 산업 장려의 의도가 짙은 내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


아이툴즈를 비롯한 몽골의 IT 기업들은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의 장점을 정부에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며, ICT GROUP은 암호화폐 마이닝이 외국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적극 옹호하는 입장임


이러한 규제 환경은 외국의 마이닝 사업자들에게 매력적인데, 외국에서 마이닝 기계를 수입 해 올 경우 탈세 등 위법 행위가 없다면 별다른 제재가 없기 때문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 마이닝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은데, 몽골 정책 당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아직까지는 중국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지만, 마이닝 영역에서는 상당수 중국 사업자가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 있음


규제 환경 외에 외국의 마이닝 사업자가 몽골을 선택하게 만드는 실무적 이유로는 추운 기후와 저렴한 전기 요금으로 채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


마이닝 시스템은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칩이 불타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계산 능력을 억제하게 되면 그만큼 마이닝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연산능력을 높여 채굴을 하게 되면 냉각 설비의 운전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어 채산성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이런 이유로 마이닝 업체들은 냉각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추운 곳을 선호하는데, 여름이 매우 짧아 10월 하순부터 평균 기온이 섭씨 0도까지 내려가고 겨울에 영하 20도 날씨가 지속되는 몽골은 사람이 살기에는 척박하지만 마이닝 시스템 운영에는 최적의 환경이 됨


<자료> The Economist

[그림 3] 온도와 전기요금 관리가 중요한 채굴장


마이닝 팜은 기계가 내뿜는 열을 팬으로 흡입해 건물 밖으로 빠져 나가게 설계하는데, 외부 온도가 낮아질수록 실내 온도도 내려가기 때문에 몽골의 기후환경은 1년 내내 마이닝 시스템을 상시 가동시키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임


한편 암호화폐 마이닝의 세계에서는 날씨와 함께 전기 요금도 중요 고려요소가 되는데, 가령 가장 인기가 높은 비트코인 마이닝 시스템은 ASIC이라는 전용 기계를 사용해 빠른 연산 처리를 계속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전기를 소모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통상 1BTC(비트코인 단위)를 마이닝 하는 데 필요한 전기 요금이 8,000 달러 이하이면 채산성이 있다고들 하는데, 몽골의 전기 요금은 세계 평균보다 30% 가량 저렴한 편이어서 비트코인 채굴의 채산성을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수준이라고 함


중국의 마이닝 기업들이 채굴에 적합한 몽골의 제반 환경에 착목해 몽골 진출을 가속화환다면, 일본의 기업들은 마이닝 기계의 유지보수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몽골에 진출하고 있음


일본의 암호화폐 전자지갑 스타트업인 긴코(Ginco)는 몽골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마이닝 팜을 건설하고 있는데, 고객이 보유한 마이닝 시스템의 가동 환경을 구축해 주는 하우징 서비스와 시스템을 유지관리해 주는 운영대행 서비스를 제공함


올해 8월에는 암화화폐 마이닝 기계의 제조 및 판매에서 세계 최대기업인 중국 비트메인 (Bitmain)으로부터 수리 라이선스도 취득했는데, 비트메인이 자사 이외에 수리 능력을 인정한 첫 번째 사례라고 함


지금까지 마이닝 기업들이 비트메인에 수리를 의뢰하면 운송 기간을 포함 해 1~2개월이 소요되었고, 그 동안은 시스템을 가동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들은 앉아서 손실을 입어야 했음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긴코는 미리 비트메인으로부터 정식 부품을 구입해 두고 최단 1주일 내에 수리를 완료한다는 계획 하에 라이선싱을 취득한 것이며, 운영 대행 서비스의 옵션에 통합하는 것을 검토 중임


일본 암호화폐 기업들의 몽골 진출은 마이닝에 한정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시장까지 내다보고 진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함


긴코의 경우 블록체인에서 실행되는 ‘DApps’(디앱, Decentralized Apps, 비집중형 분산 애플리케이션)이 세계를 덮는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 '시대를 내다보고 있는 스타트업이며, 처음 출시한 서비스도 암호화폐 전자지갑 앱임


이 앱은 비밀 키의 생성·보관, 암화화폐의 수취·송금·결제, 블록체인에 대한 접근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6 종류의 블록체인과 14 종류의 암호화 자산을 지원하고 있음


암화화폐의 거래에서는 개인 키가 필수적이나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 국가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대부분의 사용자는 개인 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


각 개인이 거래소에 지시하여 자신이 맡긴 암호화폐 등의 자산을 이동시키고 있을 뿐인데, 만일 거래소가 관리하는 개인 키가 무단으로 유출될 경우 사용자들의 자신이 쉽게 해킹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음


블록체인이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한 구조라 하지만 심심치 않게 해킹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 이어지는 것이 바로 이 같은 구조 때문인데, 거래소 자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 아님


긴코는 현재의 인터넷 공간에서는 사용자에게 재산권이 없지만 블록체인의 세계에서 이를 뒤바꿔 놓을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이는 비단 암호화폐 거래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며 사용자의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페이스북, 구글 등 거대 플랫포머로부터 독립을 겨냥한 것임


일본 기업들은 몽골을 암호화폐 서비스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의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몽골 IT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음


긴코 앱을 사용하면 개인 키의 데이터를 사용자가 스마트폰 등으로 직접 관리 할 수 있게 되는데, 서비스의 목적은 이것에 한정되지 않음


조만간 다양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DApps(디앱)들이 다수 등장할 전망인데, 그렇게 되면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개인 키를 보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긴코는 암화화폐 지갑 앱을 재빨리 제공하여 디앱의 입구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음


<자료> xTech

[그림 4] 블록체인 기반의 DApps(비집중형 앱시대 도래를 겨냥한 긴코 앱



지난 10월에는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긴코 앱에서 암화화폐를 환전할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함으로써, 디앱 시대에 필요한 기술 조각들을 채워나가고 있음

  

몽골의 마이닝 사업도 긴코 앱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인데, 이 사업은 몽골의 대표 IT 기업인 아이툴즈와 공동으로 전개하는 것이기도 하며, 아이툴즈는 긴코 앱과 직결되는 클라우드 마이닝 서비스의 개발을 추진하게 됨


긴코와 아이툴즈의 행보에서 공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몽골을 단순한 마이닝 거점이 아니라 글로벌 암호화폐 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향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도임


에스토니아가 국가 기반을 블록체인으로 하겠다는 계획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인구 130만 명의 소국이어서 국가 차원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기존 시스템이 충분히 발전해 있지 않고 인구 규모도 300만 명인 몽골 역시 테스트베드로서는 좋은 조건이기 때문


몽골이 암호화폐 마이닝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우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블록체인의 다크호스로 부상할 기회를 확보한 것이니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음


몽골의 암호화폐 마이닝 사업은 중국과 인접해 있고, 기후가 춥고, 전기요금이 싸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고, 암호화폐 열기가 사그라진다면 함께 없어질 수도 있을 것임


그러나 몽골의 IT 기업들은 단순히 마이닝 사업에만 초점을 맞춰 사업을 전개하지 않고 블록체인 이코노미까지 염두에 두고 몽골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과 적극 제휴에 나서고 있음


<자료> BITMAX GLOBAL

[그림 5] 몽골 최초의 비트코인 국제 컨퍼런스 개최



이런 움직임에 세계 각국도 호응하고 있는데, 올 초 1월에 몽골에서 최초로 개최된 비트코인 관련 국제 컨퍼런스인 암호화폐 국가 컨퍼런스(Crypto Nation Conference)'에는 전세계에서 1,200여 명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표한 바 있음


암호화폐를 기회로 볼 것인가 위협으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은 세계 공통의 화두가 되었지만, 몽골 정부가 두 입장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하는 사이 몽골은 규제, 기후, 사업환경으로 인해 암호화폐 대국으로 가는 길을 닦아 나가고 있는 것임


블록체인 기술 자체도 그렇지만 디앱이나 토큰 이코노미 영역은 이제 막 초기 시장에 접어들었으며 몇몇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누가 승자라고 말할 수 없는 단계임


아직은 모두 비슷한 출발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몽골 역시 블록체인 인터넷의 강국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몽골의 환경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의 국가 차원 테스트베드로서 호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잠재력은 더 크다고 볼 수 있음


지난 8월에는 몽골 정부가 우리나라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를 방문하여 몽골의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적용하는 것의 타당성에 대해 협의한 바 있음


몽골에서의 성과를 토대로 자신들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려는 외국 기업들의 시도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업들도 테스트베드로서 몽골의 가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2호(2018. 11. 1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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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AI로 소프트웨어 버그 수정하는 SapFix 시스템 공개.pdf



페이스북은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고 버그를 찾아 수정 패치를 개발하는 ‘SapFix(샙픽스)’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조만간 OSS(오픈소스소프트웨어)로 공개할 계획


페이스북은 지난 9월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대규모 시스템 개발 연구모임인 ‘@Scale Conference’에서 안드로이드용 앱의 버그를 수정해 주는 패치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디버깅 시스템 ‘SapFix(샙픽스)’를 공개하였음


샙픽스는 AI가 자동으로 앱을 테스트하여 버그를 찾고 수정 패치를 개발한 다음, 새로운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어 다시 테스트 한 후 인간 엔지니어의 리뷰를 요구하는 시스템인데, 페이스북은 최근 조만간 샙픽스를 포함한 전체 디버깅 시스템을 OSS로 공개할 것이라 발표


페이스북의 디버깅 자동화 연구는 오래된 것이어서, 이미 20156월에 정적 코드 분석 도구인 ‘Infer(인퍼)’OSS로 공개한 바 있고, 샙픽스 공개에 앞서 올해 5월에 안드로이드 및 iOS용 모바일 앱의 테스트 자동화 도구인 ‘Sapienz(사피엔즈)’를 공개한 바 있음


버그 수정 자동화 도구인 샙픽스가 추가됨으로써 페이스북은 AI를 이용한 디버깅의 완전 자동화를 실현하게 되었음


전체 디버깅 자동화 시스템은 사피엔즈와 인퍼가 자동으로 버그를 찾아내면 샙픽스가 그 버그를 수정하는 패치를 개발하고, 샙픽스가 만든 패치에 버그가 없는지 다시 사피엔즈와 인퍼가 테스트 한 다음 통과하면 인간 엔지니어에 리뷰를 요청하는 구조임


페이스북은 20179월부터 자체 모바일 앱에 대해 사피엔즈로 자동 테스트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워크플레이스’, ‘메신저등 여러 안드로이드용 앱에 테스트를 적용하고 있고, 올해 8월부터는 페이스북 앱의 버그 수정에 샙픽스 적용을 시작하였음


페이스북은 자사 기술 블로그를 통해 이 정도 규모로 AI를 이용한 테스트 및 디버깅 자동화를 실제 운용하고 있는 사례는 페이스북이 처음일 것이라며, 앞으로 사피엔즈와 샙픽스를 모두 OSS로 공개해 코드 수정이 빈번한 기업의 업무 효율성 제고를 지원하겠다는 의향을 표명


페이스북은 모바일 앱 테스트 자동화를 위해 자체 개발한 거대한 안드로이드 시뮬레이터 환경인 ‘One World(원 월드)’를 이용하는데, 이는 수천 대의 시뮬레이터로 구성되어 있음


<자료> Facebook

[그림 1] 페이스북의 안드로이드 앱 테스트 환경



원 월드는 안드로이드 시뮬레이터를 수백 대, 때로는 수천 대 가동시키고, 다수의 인간 사용자가 모바일 앱에서 하는 조작을 로봇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실행하게 함으로써, 충돌 등 이상 동작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체크하게 됨


사피엔즈는 원 월드 시뮬레이터 환경에서 실행하게 되는 검사를 자동 설계하는 시스템인데, UI에 대한 테스트 작업을 무작위로 실행시키는 랜덤 퍼지(Random Fuzzy) 방식이 아니라 인간 테스터가 설계한 것과 동일한 테스트를 한다고 함


구체적으로는 ‘탐색 기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Search-based Software Engineering)’이라 불리는 기법을 사용함


이는 랜덤한 것까지 포함해 무수히 존재하는 테스트 케이스 중에서 테스트 범위는 넓어지고 단계는 짧아지는 최적의 조합을 고도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찾아내 테스트를 설계하는 것임


사피엔즈는 인간이 개발한 테스트 케이스를 수행할 뿐 아니라, 테스트 케이스의 일부를 변화시키거나 교체함으로써 새로운 테스트 케이스를 자동 생성하는데, 새로 만든 테스트 케이스가 잘 기능하면 그것을 더 변경하여 더 좋은 테스트 케이스를 만들어 감


사피엔즈는 앱의 충돌 등을 알아낼 때 소스 코드의 어떤 행이 충돌을 일으키게 하는 지도 특정해 주는데, 사피엔즈가 찾아낸 버그가 실제로는 버그가 아닐 비율은 낮은 편이며, 실제 페이스북 앱의 경우 발견된 버그의 75%는 바로 수정을 필요로 하는 버그였다고 함


사피엔즈가 찾아낸 버그를 수정하는 샙픽스는 4가지 방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는데, 마지막 네 번째 방식이 샙픽스가 직접 패치를 생성하는 것임


첫 번째 방법은 버그가 발생하기 직전에 소스 코드에 추가된 변경 사항을 전면적으로 취소하는 것이며, 두 번째 방법은 변경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취소해 보는 것임


변경된 부분을 취소해도 버그를 수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세 번째 수단으로 사람이 미리 작성해 놓은 수정 템플릿 모음중에서 패치를 선택해 적용하게 됨


그래도 버그를 수정할 수 없다면 네 번째 수단이 발동되는데, 사피엔즈가 소스 코드에서 버그가 존재하는 행을 특정해 알려주므로 샙픽스는 행을 수정하는 패치를 직접 만들게 되며, 페이스북은 이를 돌연변이 기반의 수정(Mutation-based fix)’이라 부르고 있음


샙픽스는 동시에 여러 개의 패치를 만들 수 있는데, ‘컴파일이 가능한가’, ‘충돌을 방지했는가’, ‘새로운 충돌을 만들지는 않는가의 관점에서 여러 패치들을 체크한 후 실제로 버그를 수정할 수 있는 패치를 찾아 냄


샙픽스가 만든 패치는 인간이 만든 테스트 케이스뿐만 아니라 사피엔즈가 자동 생성한 테스트 케이스도 사용하여 시험하며,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인간 엔지니어에게 코드에 대한 리뷰를 요청하고, 엔지니어가 리뷰를 마치면 패치가 정식으로 채택됨



페이스북은 디버깅뿐 아니라 이미 코드의 빌드와 배포까지 자동화하고 있는데, 이런 자동화 시스템이 필요한 것은 페이스북에서 매주 10만 건의 소스 코드 수정이 발생하기 때문


페이스북은 자체 개발하여 2011년에 OSS로 공개한 CI(지속적 통합) 도구 ‘Phabricator(패브리케이터)’를 사용해 코드의 빌드, 테스트 및 배포를 자동화 하고 있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AI도 패브리케이터를 이용해 개발 워크플로우를 자동화 하고 있음


페이스북이 디버깅을 자동화하는 것은 지속적 배포(CD)를 실행하는 기업으로서 매일 놀라운 속도로 소프트웨어를 변경해야 하고 따라서 방대한 테스트가 필요하기 때문임


@Scale Conference에서 페이스북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는 매주 소스 코드에 대한 커밋(1회의 코드 추가 및 수정 내역)이 약 10만 회 발생한다고 함


물론 버그 수정 횟수가 많고 페이스북이 이를 자동화 하려고 생각한 것은 버그의 원인이 단순하기 때문이기도 한데, 사피엔즈가 발견한 안드로이드용 페이스북 앱의 충돌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NULL 포인터 참조 오류라고 함


한편 페이스북의 디버깅 자동화 시스템은 신기술을 개발한 학계와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보유한 인터넷 대기업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컴퓨터 과학 분야의 참조가 될 만함


사피엔즈는 원래 탐색 기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고안자로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마크 하먼(Mark Harman) 교수 연구팀이 개발을 시작한 것임


<자료> Facebook

[그림 2] 사피엔즈 시스템의 자동 테스트 기술 레벨


페이스북은 20171, 하먼 교수 연구팀 중 일부가 UCL에서 스핀아웃하여 설립한 스타트업 매직(MaJiCKe)’을 인수했는데, 매직의 멤버 전원이 페이스북으로 이적했고 사피엔즈에 이어 샙픽스 개발에도 참여했다고 함

UCL에서 개발하던 당시 사피엔즈는 테스트 환경으로 실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했는데, 연구팀은 페이스북으로 옮긴 뒤 방대한 스마트폰 시뮬레이터 환경인 원 월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테스트 환경이 단숨에 대형화 되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게 되었음


학계의 연구자가 대학에 없는 빅데이터와 거대 컴퓨터 자원을 찾아 대형 인터넷 기업으로 옮겨가려는 움직임은 지금까지는 주로 기계학습 등에서 두드러졌는데, 사피엔즈 사례는 향후 소프트웨어 공학 등 컴퓨터 과학의 전 분야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함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2호(2018. 11. 1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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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9년부터 차세대 자동차 SW 기반 &lsquo;오토사 어댑티브&rsquo; 채택.pdf



독일 자동차 업계는 2019년 양산 차량부터 ‘OTA’ 지원의 필수 인프라가 될 차세대 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국제표준인 오토사 어댑티브(AUTOSAR Adaptive)'를 채택할 계획


OTA(Over The Air) 기능은 무선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것으로, 테슬라가 운전지원 시스템의 기능 변경이나 추가, 배터리 용량의 변경 등에 선도적으로 OTA 기술을 적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였음


세계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OTA를 자율운전 실현을 위한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하며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데, OTA를 실현하려면 무선을 통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이 ECU(전자제어유닛)에 필수적으로 내장되어야 하며, 인프라의 정비도 필요함


OTA의 수요 확대에 따라 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국제표준인 ‘AUTOSAR(오토사)’OTA를 지원하는 ‘AUTOSAR Adaptive(오토사 어댑티브)’의 양산 지원을 시작했는데, 독일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르면 2019년 양산 차량부터 이를 채택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음


미국은 현재 자동차 메이커마다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토사 어댑티브에 대한 검토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이므로 양산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만일 지원 시기가 정해진다면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이슈가 될 것임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독일은 아주 적극적인 입장인데, 2019~21년경에 걸쳐 속속 오토사 어댑티브 인프라를 갖춘 양산차가 나올 전망이며, 제조업체에 따라 사용하는 기능도 다양해서 자율운전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등에 폭넓게 채택될 전망



오토사 어댑티브는 자동차의 안전과 보안에 관련된 것으로, 자동차 업체들은 신뢰도 경쟁을 통해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려 하기 때문에 오토사는 향후 업체들의 채택 확대를 기대하고 있음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율운전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율운전 기능 개발 경쟁은 가속화하고 있는데, 비교우위를 확보하려면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


오토사 측은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개발에 오토사 어댑티브와 기존의 오토사 클래식이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에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음


향후 소비자들은 자율운전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대신 어느 메이커의 자동차를 신뢰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며, 안전 및 보안 기능이 확실하다면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임


오토사 측은 자동차 업계를 포함 여러 기업이 협력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경쟁자가 될 수도 있지만, 오픈소스는 책임이 명확하지 않아 특히 안전이 요구되는 자동차 분야에는 다소 부적합한 면이 있다고 보고 있음

※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71호(2018. 11. 7.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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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거대 기업이 된 샤오미, 非스마트폰 가전기업과 투자기업으로 변신.pdf



[ 요 약 ]


샤오미(Xiaomi)는 이제 단순한 신흥 스마트폰 브랜드 기업이 아니며, 가전 ​​기기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인 동시에 제품 라인업을 생활 잡화에까지 넓히고 있는 브랜드 기업으로 변신 중에 있음. 샤오미는 폭발적으로 매출을 늘려 나가고 있으며, 종종 낮은 판매 마진이 위험요인으로 지적되지만 그것을 상회하는 스타트업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음. 투자기업들을 적극 지원하며 독자 생태계를 구축해 가는 샤오미의 광폭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



[ 본 문 ]


국내 미디어에 샤오미(Xiaomi)는 주로 신흥국 스마트폰 시장, 특히 중국에 이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있는 인도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음


애플이 아이폰 SE 후속 모델의 출시 계획을 사실상 접었기 때문에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았던 글로벌 브랜드는 삼성전자였음


인도 시장에 지각 변동이 것이 샤오미가 진출한 2016년부터인데, 공격적 마케팅으로 차츰 점유율을 늘리며 삼성전자를 위협하던 샤오미는 진출 2년 만인 20174분기에 출하대수 기준으로 1위에 등극하였음


올해 들어서도 샤오미는 인도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3분기에 인도의 로컬업체 마이크로맥스(Micromax)에 의해 점유율을 잠식당한 삼성전자와 달리 샤오미는 점유율 방어에 성공하며 1위 자리를 굳혀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음


이렇게 된 데에는 9월말 인도 최대 쇼핑몰 플립카트와 아마존닷컴이 전개한 대규모 세일 이벤트에서 이틀 만에 1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한 것이 컸는데, 참고로 2017년 세일 행사에서 샤오미폰 100만 대가 판매되는데 걸린 시간은 18일이었음


13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7년 말 기준 39%이며 올해는 5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데, 경제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아직까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도중이기 때문에 당분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임


이 때문에 인도 시장을 놓고 글로벌 및 로컬 스마트폰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인데, 샤오미는 오프라인 판매 강화를 위해 역외 광고시설을 지원 소매업체 1천 곳 확보 계획 등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인도 시장의 왕좌를 유지해 가고 있음


[1] 2017~2018 출하대수 기준 인도 스마트폰 시장 분기별 벤더 점유율

벤더

2017 1Q

2017 2Q

2017 3Q

2017 4Q

2018 1Q

2018 2Q

2018 3Q

샤오미

13%

16%

22%

25%

31%

28%

27%

삼성전자

26%

24%

23%

23%

26%

28%

23%

레노버

9%

7%

7%

6%

-

-

-

비보(Vivo)

12%

13%

8%

6%

6%

12%

10%

오포(Oppo)

10%

10%

8%

6%

6%

9%

8%

화웨이

1%

1%

1%

1%

3%

3%

-

마이크로맥스

5%

5%

6%

5%

-

-

9%

기타

24%

25%

25%

28%

28%

20%

23%

<자료> Counterpoint Research, IITP 재정리

 


한편 글로벌 IT 업계는 샤오미를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 강자로서보다는 세계적인 가전업체로서 바라보고 분석하는데, 특히 설립한 지 8년 만에 큰 성과를 거둔 배경에 주목하고 있음


샤오미는 2010년 설립되었는데, 2017년의 매출은 2016년 대비 68% 증가한 180억 달러(1,1462천만 위안) 영업이익은 19.2억 달러(1222천만 위안)였으며, 2018년 상반기의 매출은 2017년 상반기 대비 75% 증가하였음


샤오미가 이러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 기반이 아주 크다는 점이 우선 꼽히는데, 샤오미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수정한 OS‘MIUI’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186월 기준 2.1억 명에 달함


샤오미의 이용자 기반은 젊고 인터넷을 잘 다루는 사람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20183월 기준 MIUI OS의 공식 게시판에서 활동하는 월간 액티브 유저 수는 900만 명에 달함


올해 7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샤오미의 시가총액은 201810월 초 현재 277억 홍콩 달러(미화 약 36억 달러)이며, 전통적인 기업과 달리 소위 브랜드 기업으로 제조부문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결 직원 수는 20183월 말 기준 14,513명으로 비교적 적은 편


샤오미 전체 직원의 약 38%5515명이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영업직에 해당하는 판매서비스부와 국제업무부 소속 직원은 약 46%


샤오미의 성장에 전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성과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니 현재보다 앞으로의 행보에 더 관심이 가기 때문


중국 데이터통신연구원(CAICT)읠 발표에 따르면 20181~8월 기간 동안 중국 내 휴대전화 출하대수는 전녀 동기 대비 18%가 하락했는데, 이 기간 동안 샤오미의 매출은 오히려 75% 가량 증가하였음


성장 원인으로는 인도와 스페인 등 해외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가 여전히 견조한 것 외에,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IoT와 함께 생활소비제품이라 불리는 다양한 가전제품 및 생활용품 등의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 꼽힘


 IoT와 생활소비제품의 매출은 2015~2017년에 각각 13.7억 달러, 19.5억 달러, 36.9억 달러를 차지했는데, 이 기간 동안의 전사 매출에서 두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0%, 18.1%, 20.5%로 증가하였음


 노트북을 제외한 IoT 제품의 누적 판매대수는 20186월까지 11,500만 대인데, 샤오미의 IoT 제품을 5개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170만 명이라고 함


 주요 히트 상품의 누적 판매대수를 보면 이어폰(1More 개발) 3,300만 대, 보조 배터리(ZMI 개발) 8,000만 대, 심박 측정기와 만보계를 갖춘 손목밴드(Huami 개발) 4,250만 대, 공기청정기(Zhimi 개발) 530만 대 등임


[2] 샤오미의 주요 유통 제품군 및 히트 상품

제품군

주요 제품

스마트폰과 주변 기기

스마트폰, SIM 카드(MVNO), 보조 배터리, 충전기, USB 케이블, 이어폰, 와이파이 라우터, PC, VR 헤드셋, 스마트 스피커 등

흑색가전

TV, 액션 캠, 적외선감시 카메라, 백미러형 드라이브 레코더 등

백색가전

밥솥, 혈압계, 전기스탠드, 로봇 청소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인체감지 센서, 체중계 등

모빌리티 (이동수단)

드론, 세그웨이, 전동 지원 자전거

생활잡화

가방, 수건, 칫솔, 베게, 침대, 터퍼(밀폐용 식기), 접는 우산, 볼펜, 신발 깔창, 여행 가방,

선글라스, 정밀 드라이버 등

<자료> 샤오미 홈페이지, IITP 정리

 

 샤오미가 판매하는 가전이나 생활잡화는 대부분 세련된 외관을 갖추고 샤오미의 직판 매장인 샤오미의 집(小米之家)’ 벽면에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으며, 스마트폰은 매장의 중심에 배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많은 제품 중 하나로 취급되며 특별히 부각되지는 않음


 샤오미 직판 매장에서는 샤오미가 긱(geek)의 브랜드로 간주되었을 무렵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데,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애플 스토어를 모방하고 있음


 201711월 심천에 오픈한 샤오미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팀 코비가 이끄는 디자인 기업 에이트(Eight)가 설계했는데, 에이트는 뉴욕 5번가의 애플 스토어도 디자인 한 바 있음


창업 이후 지금까지 샤오미의 행보를 보다 보면 여러 성공한 기업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샤오미의 성공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음


 샤오미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레이 쥔(Jun Lei)은 샤오미가 단순한 하드웨어 기업이 아님을 강조하며, 다소 추상적이지만 혁신으로 구동되는 인터넷 기업이라 정의하고 있음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샤오미를 초기 단계에서 애플이나 일본 양품계획의 무인양품(無印良品) 등을 모방해 획득한 고객에게 광고와 구독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소프트뱅크처럼 기업 투자를 통해 부를 늘려가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음


샤오미의 급성장 요인은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되는데, (1) ‘표절을 마다하지 않는 상품개발 정책 (2) 작은 마진으로 판매량 증대를 추구하는 공격적인 판매 정책, (3) 공격적 판매 정책을 지원하는 상품 판매 이외 수익원의 존재 등임


먼저 표절 혹은 모방은 타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나, 샤오미 입장에서 본다면 중국 내 지적재산권 소송의 특수성을 감안한 해볼 만한 전술이었다는 분석이 우세함


샤오미는 아이폰이나 갤럭시 노트 등의 케이스 모양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모방해왔는데, 2013년에 출시된 'Mi 3‘ 모델의 경우 외장 설계는 소니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의 제품과 비슷하고, 기판의 구현 방법은 삼성전자의 방식을 고스란히 모방하였음


샤오미가 2014년부터 강화한 백색 가전 사업에서도 모방 사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발뮤다(Balmuda)의 공기 청정기 에어엔진(AirEngine)’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실제 발뮤다의 공기 청정기 개발자 중 한 명을 영입한 바도 있음


생활잡화에서도 백색이나 회색을 많이 사용한 심플한 외관은 무인양품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있으며, 샤오미의 숨겨진 히트상품이라는 침대의 설계자가 2005~2010년 기간동안 양품계획에 재직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음


이러한 모방은 지적재삭권이 강화되는 세계 흐름에 비춰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나, 중국 자본이 투입된 기업을 상대로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소송을 제기해봐야 외국 기업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을 샤오미가 잘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샤오미 측은 모방의 정도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하는 대신, 상품에 대한 생각, 그 시장의 포지셔닝, 설계, 제조를 재검토함으로써 그림의 떡이었던 스마트폰을 단숨에 저렴한 애호품으로 만들었다며, 1N배가 되게 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하고 있음


그러나 모방은 사업 초기의 일이며, 현재 샤오미는 모방의 단계를 졸업한 것을 넘어 굿 디자인이나 IDEA와 같은 디자인 부문 시상식에서 200회가 넘는 수상 실적을 기록하고 있음


특허 출원 건수도 20183월말 기준 16천 건이며, 특허 등록 건수는 7천 건인데, 이 중 50%는 중국 이외 지역에서 획득한 것임


샤오미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평을 듣는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국 에스메이트(Smate, 須眉)의 평면 전기 면도기로, 에스메이트는 20172월 설립되었으며 샤오미는 20174월에 이 기업에 출자하였음


에스메이트는 잠재적인 면도기 수요를 겨냥해 휴대하기 쉽도록 본체를 얇게 하였으며 전원 콘센트가 없는 곳에서도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USB 포트를 갖췄고, 면도날은 일제 제품을 넣어 매끄러운 면도감을 어필하였음


이 전기 면도기는 의도대로 잠재 수요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해, 27 달러짜리 상품으로 1,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음


<자료> eMedia Tech

[그림 1] 각종 디자인상을 수상한 샤오미의 스탠드


샤오미의 두 번째 성공요인으로는 하드웨어 박리다매 판매정책이 꼽히는데, 이사회에서 수익률 상한선을 5%로 결의할 정도로 낮은 이익률을 기업의 주요 경영전략으로 상정하고 있음


레이 쥔 이사회 의장은 20184월 상징적인 발언을 했는데, 이사회에서 하드웨어 사업 전체의 세후 수익률이 영원히 5%를 넘지 않도록 의결했으며, 만약 초과하게 된다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반환하겠다고 밝혔음


샤오미는 손익이 빠듯한 수준 심지어 적자를 볼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소매가격을 설정하여 판매대수를 늘려오고 있는데, 가령 스마트폰의 경우 2015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0.3%였으며 따라서 세후 이익 역시 당연히 큰 폭의 마이너스였음


중국의 애널리스트들은 에어컨 사업의 경우도 2015~2017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2% 밖에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음


2%밖에 되지 않은 주원인은 샤오미가 커스터마이징 한 에어컨을 경쟁기업인 중국 창동 에어컨(Changhong Air Conditioner)에서 조달했기 때문임


창동 에어컨이 390 달러에 판매하는 에어컨 모델은 출고가가 216 달러 정도인데, 샤오미는 이를 275 달러에 조달하여 창동과 동일한 390 달러에 판매하고 있음


샤오미는 이런 가격정책이 가능한 이유로, 창동 제품의 소매가격에는 약 90 달러의 유통업체 마진이 포함되어 있지만, 자신들은 인터넷 직접 판매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음


이처럼 초저이익 전략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샤오미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세 번째 성공요인, 즉 스마트폰이나 가전, 잡화 판매 외에 별도 수익원이 존재하기 때문임


별도 수익원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인터넷 서비스로 2017년 전체 영업이익 중 39%가 인터넷 서비스에서 나왔으며, 인터넷 서비스의 매출은 168,200만 달러, 영업이익률은 60%에 달했음


샤오미의 인터넷 서비스는 자사 제품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나 동영상, 게임 등을 제공하는 것인데, 가령 샤오미 스마트폰에 탑재된 파일 관리자 앱이나 시스템 설정 화면에는 광고가 표시되고 있음


<자료> eMedia Tech

[그림 2] 샤오미 MIUI OS의 광고 노출


결과적으로 샤오미에게 스마트폰 판매는 광고 커버리지를 만들기 위해 모이를 뿌리는 것과 같은 것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향후에는 에어컨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에서도 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이는 광고 비즈니스를 향후 샤오미의 주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것이고, 광고 플랫폼도 스마트폰에 한정되지 않는 생활용품을 대상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한데, 이 때문에 샤오미는 애플보다는 페이스북과 유사한 기업을 지향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음


인터넷 서비스 외에 또 다른 수익원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사업인데, 샤오미는 가전이나 생활 잡화의 라인업 확충을, 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전개해 오고 있음


샤오미가 투자하여 개발된 제품에는 ‘MIJIA(미지아, 米家)’ 브랜드를 붙일 수 있는데, 반드시 붙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조를 맡은 스타트업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됨


샤오미는 스타트업이 처음 제품이 출시하는 경우라면 신뢰감을 주어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MIJIA 브랜드를 붙이도록 권유하고 있고, 제품이 명성을 얻은 다음에는 스타트업이 자체 브랜드를 내거나 샤오미 이외 기업에 제공하는 것을 막지 않고 있음


샤오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매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기 때문에, MIJIA와 스타트업의 듀얼 브랜드가 더 효과적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


샤오미는 투자자이자 유통업체는 입장에서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상품을 판매해 운전자금을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그 주식을 매각하여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12조의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음


샤오미는 투자사업유한책임조합을 창업 멤버 및 싱가포르 투자자들과 함께 조성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투자 수익이 샤오미의 연결 영업 손익에 반드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므로 샤오미의 재무 상태를 겉으로 드러난 재무제표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려움


샤오미는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유대를 생테계(에코시스템)와 유사한 개념이 생태련(生態鏈)’이라 부르고 있는데, 특히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스타트업과의 유대를 중시하고 있음


샤오미는 스타트업과의 유대 관계를 2013년 말부터 구축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에 인큐베이팅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곡창학원을 설립하였음


중국 기업의 투자 유치 실적 정보를 제공하는 Rhino Dat(Xiniudata.com)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샤오미가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출자하는 것을 중시함을 알 수 있음


샤오미는 투자사업유한책임조합 등을 통해 2017년에 59건의 투자 라운드에 참가했는데, 이 중 시리즈 A와 그 이전 단계인 엔젤 투자에 참가한 횟수가 44회로 대부분을 차지함


샤오미가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중국은 해외 브랜드 기업의 설계 및 제조를 위탁받아 왔기에 가전이나 잡화의 공급망이 고도로 집적되어 있기 때문


이런 토대 위에서 자라난 인재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공급망을 이용하고 발전 과정에 있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성공 확률이 높고 투자자인 샤오미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임




나아가 샤오미가 투자하고 제품을 유통한다 해도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샤오미는 자신들의 경영자원을 스타트업이 요구할 경우 적극 제공하고 있음


일반적으로 말해 스타트업은 쉽게 성공하지 못하며, 아무리 샤오미가 제품을 판매한다는 전제가 있다 해도 개발 프로젝트 관리나 재고 관리에 실패 할 수도 있고, 부적절한 산업 디자인을 선택해 실패할 수도 있을 것임


이런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샤오미는 자신들의 경영 자원을 스타트업의 요구에 따라 제공하는데, 지원 범위는 공급망 관리부터 브랜딩까지 아주 넓음


무엇보다 창업가들이 반기는 것은 재고의 매입인데, 가령 블루투스 이어폰의 큰손인 ‘Hele(허러, 和楽)’는 샤오미로부터 출자를 받아 ‘Lanmi(란미, 藍米)’를 설립하고, 다시 란미 산하에 샤오미 납품용에 한정하지 않고 재고를 매입해 주는 ‘Liesheng(리에셩, 獵声)’을 설립하였음


<자료> xTech

[그림 3] 샤오미의 허러 지원자회사들을 통해 블루투스 이어폰의 재고를 선제적으로 해소


샤오미는 생태련에 속하는 투자 대상 기업끼리 서로 돕는 공간도 마련했는데, 투자처의 CEO들과 레이 쥔 회장의 모임이나 상품의 품질 경연 대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투자처끼리 서로 배우며 형제나 선후배 같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유도하고 있음


샤오미가 각 스타트업에서 취득하는 지분은 원칙적으로 25% 이하인데, 이는 샤오미가 마음대로 투자처를 제어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 정도라야 창업자가 동지를 모아 공격적으로 상품 만들기에 매진할 의욕이 생기며 이것이야말로 성공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 보기 때문


이러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샤오미 생태련에 속하는 투자 대상 기업 99개사 중에는 대형 IPO를 성공해 샤오미에 1억 달러의 자본 이득을 안겨준 곳도 있음


99개 투자처 중에 연간 매출이 10억 위안(1.7억 달러)을 초과한 기업은 7, 1~1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한 기업은 24개이며, 이 중 두 곳은 이미 대형 IPO(기업공개)를 거쳤음


20182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Huami(화미)’는 샤오미에 심박 측정기와 만보계를 갖춘 손목 밴드를 공급하는 동시에 AMAZFIT라는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워치를 판매하고 있는데, 샤오미는 화미의 IPO 이후 1억 달러에 가까운 자본 이득을 얻었음


이 밖에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안겨 준 기업도 여럿 있는데, 가령 전기 면도기를 생산하는 Smate의 경우 시리즈 A 투자를 마쳤고 기업 가치는 5,100만 달러로 평가받고 있음


<자료> Tech In Asia

[그림 4] 최근 5년간 샤오미 투자기업들의 성과


샤오미는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인데, 투자 프로젝트의 발굴과 관련해 흥미로운 시도는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23일의 집중 교육 프로그램임


프로그램 참가비는 12,800 위안(220 만원)으로 싼 것은 아니지만, 참가자가 실제 창업했을 때 샤오미가 우선적으로 지분 10% 취득을 고려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이벤트임


여기에는 샤오미의 경쟁사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도 참가할 수 있는데, 실제로 화웨이의 직원이 참여한 적도 있다고 함


실제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샤오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창업가가 사용자에게 정말 좋은 물건을 전달하고 싶다는 초심을 잊지 않았는가 여부라고 함


한편 샤오미는 최근 생태련 구축을 인도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시작했는데, B2B 금융과 소비자 금융 부문에 진출해 인도 소비자들의 가전제품과 생활잡화 구매 비용을 빌려주고, 인도기업들의 원재료 및 자산 구매 자금을 대여해 주고 있음


가전업체로서 샤오미가 급성장하게 된 요인들은 설립 초기 스마트폰 업체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과는 사뭇 다른데, 이는 순식간에 거대기업이 된 샤오미의 펀더멘탈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함


샤오미가 설립한 지 불과 2년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급성장한 데에는 크게 다섯 가지 요인이 있었음


▸ ① 구매력과 개발력이 분산되지 않도록 스마트폰의 기종 수를 극소수로 한정한 것, 판로를 인터넷 직판에 맞추고 유통 마진을 10% 미만에 맞춘 것, 웨이보를 통한 한정 수량 판매 전략으로 소비자의 구매 경쟁을 유도하고 재고 리스크를 없앤 것


여기에 공급업체 선택 및 소프트웨어 개발 정책에도 특징 요인이 있었는데, 공급망에 기능과 서비스 품질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중국 기업을 거의 추가하지 않았으며, 이런 공급망에서 나온 고품질의 스마트폰은 당시 2,000 위안 가격대에서 전무했음


퀄컴, 샤프, JDI, FIH 모바일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공급망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샤오미의 2인자로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한 빈 린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었고, 외국 기업들은 중국의 잠재 시장규모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임


▸ ⑤ 소프트웨어 개선 속도도 주요 성장 요인이었는데, 샤오미는 안정화 버전과 개발자 버전이라는 두 가지 OS를 공개하고 가급적 개발자 버전의 이용을 촉구하면서, 공식 게시판 등에 올라온 버그를 잡고 기능을 추가하며 매주 업데이트를 단행하였음


이상 다섯 가지 성공요인 중 현재까지 샤오미가 유지하고 있는 것은 없는데, OS의 빈번한 업데이트도 안드로이드가 안정화되면서 그 필요성이 많이 줄어들었음


지금 샤오미는 스마트폰보다 비스마트폰 가전 및 생활 잡화 기업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며 수익은 기업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페이스북과 소프트뱅크를 교배해 놓은 듯한 기업이 되었음


샤오미는 여느 중국 기업과 달리 기술력을 기반으로 혁신을 통해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에 성장 동력은 단기간에 사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스타트업 성공의 귀감으로써 국내 기업들이 그 성장과정과 향후 행보를 주의깊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