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글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발간하는 주간기술동향 1853호(2018. 7. 4. 발행)에 기고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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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로 고도화된 월드컵, 실시간 전술 변화 지원과 비디오 판정 도입.pdf



[ 요 약 ]


세계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에서 최대 관심사는 어느 나라가 우승컵을 차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지만, 이번 러시아 대회는 ICT 기술이 도입된 무대 뒤의 풍경도 주목을 받고 있음. 이미 축구 비즈니스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추적 데이터의 실시간 활용‘VAR(비디오 보조 심판)’이라는 두 가지 기술이 이번 월드컵부터 정식 도입됨에 따라 각 팀은 경기 도중 데이터 분석에 의한 전술 변화가 가능해졌으며, 판정 실수나 악의적 플레이로 인한 경기 가치의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음



[ 본 문 ]


국제축구연맹(FIFA)516, 축구장에 설치된 트래킹(tracking, 추적) 시스템에서 수집한 게임 데이터를 각 팀이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의 도입을 발표하였음


월드컵 개막 한 달을 앞두고 나온 이 발표는 축구 규칙의 제정 등 중요 사항의 의사결정 기구인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소형 컴퓨터 단말기를 벤치에 반입하는 것을 인정한 데 따른 결정이었음


이 결정에 따라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각 팀의 벤치에 선수들의 플레이 데이터(스탯, stat)를 볼 수 있는 태블릿을 반입해 경기 운영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음


최근 트래킹 시스템의 도입이 여러 프로 스포츠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경기 도중에추적 데이터를 분석해 현장에 피드백 하는 것을 허용하는 리그나 대회는 아직 많지 않음


여자테니스협회(WTA)가 주관하는 프로 테니스 투어 대회같이 실시간 활용을 전면 허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프로야구처럼 스마트워치 같은 기기도 절대 벤치에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아직은 더 많은 상황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각 팀별로 FIFA가 공인한 태블릿 PC2대 제공되는데, 하나는 스탠드에서 경기 내용을 체크하는 팀 애널리스트(전력분석원)용이고, 다른 하나는 벤치에 있는 코치진용임


<자료> FIFA

[그림 1] 선수 스탯을 볼 수 있는 태블릿 허용


트래킹 데이터의 실시간 활용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각 팀 벤치의 ICT 활용 여하에 따라 선수기용과 전술 지휘 등에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


트래킹 시스템은 2대의 카메라를 사용해 선수와 공의 위치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통계 처리된 데이터 및 라이브 영상은 전력분석원용으로 설치된 서버로 전송되며, 각 팀의 전력분석원들은 지급받은 태블릿으로 전용 앱을 통해 이 데이터를 볼 수 있음


전력분석원들은 선수의 플레이 데이터 등을 확인하고 경기 상황을 분석하며, 전용 앱을 사용해 전술적으로 검토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뽑아 낼 수 있음


또한 태블릿에서 핵심 포인트를 보여 줄 수 있는 순간을 캡처한 사진을 벤치의 코치진으로 보낼 수 있으며, 무선으로 교신할 수 있음


코치진은 채팅 도구를 이용해 메시지에 응답하는 등 전력분석원과 전술 등에 대해 경기 도중 서로 대화할 수 있는데, 이런 시스템은 경기 도중의 전술 지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


예를 들어, 추적 데이터를 통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를 교체할 수 있고, 반대로 컨디션이 나쁜 상대 선수를 구멍으로 보고 이를 공략할 적합한 전술로 변경할 수 있음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데이터의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전술 변화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ICT 활용능력이 팀 전력의 주요 요소로 부각할 전망


이 시스템은 20177월 월드컵의 리허설 차원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된 바 있음


FIFA에 따르면 당시 결승전에서는 태블릿에 선수와 공의 위치 데이터, 각 선수의 달리기 속도, 패스와 압박, 태클 등과 같은 플레이 내용과 관련한 통계 데이터 외에도, 경기 영상을 불과 30초 사이의 지연을 두고 전달했다고 함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도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 때와 동일한 데이터와 영상이 모든 팀에게 매 경기마다 제공된다고 함


현재 전세계 여러 국가의 축구 리그 중 많은 곳이 약 10여 년 전부터 트래킹 시스템을 경기장에 설치하여 모든 경기를 데이터화하고 있지만, 실시간 데이터 활용을 허용할 지에 대해서는 리그별로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음


우리나라 K-리그에서도 2015년부터 미국 카이런히고(ChyronHego)가 개발한 트래캡(TRACAB)’이라는 트래킹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실시간 데이터 활용은 인정하지 않고 있음


트래캡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회 등에 공식 트래킹 시스템으로 채택된 방 있으며, 미국 메이저리그베이스볼에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함


트래캡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3대의 카메라가 하나의 박스에 담긴 형태로 되어 있는데, 경기장에 이 박스를 2개 설치하여 일정 시간 동안 피사체(선수)를 조망하고 움직임의 속도와 횟수를 분석하게 됨


<자료> live-production. tv

[그림 2] 카이런히고의 트래캡


축구의 경우 초당 25 프레임의 영상에서 누가 어디에 있었다라는 좌표 데이터를 획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선수의 주행 거리, 스프린트 횟수, 최고 속도 등을 산출함


이번 러시아 대회를 기점으로 이제 실시간 데이터의 활용은 월드컵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게 되었는데, 이런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당연히 실시간 분석을 지원할 수 있는 팀을 갖추는 것이 필수가 될 것임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모든 팀이 충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 온 것은 아닌데, 순전히 트래킹 시스템의 실시간 활용 측면에서만 볼 때 가장 앞서 있는 곳은 독일이라고 함


한편 실시간 트래킹과 함께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VAR(Video Assistant Referee, 비디오 어시스턴트 심판)’라는 새로운 시스템도 함께 도입되었음


VAR는 경기장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 영상을 통해 축구 경기의 큰 흐름을 좌우하는 4가지 이벤트에 대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시스템임


4개의 이벤트란 골이 났을 때, 그 시발점이 된 플레이 이후 반칙이나 오프사이드가 있었는지 여부, 페널티킥(PK)의 판정의 확인, 즉각 레드카드가 나왔을 때 반칙의 확인, 심판이 옐로카드와 레드카드를 꺼내 든 선수에 착오가 있었는지 여부임


이번 월드컵에서는 VAR의 운용을 위해 FIFA 공식 심판으로 구성된 전문 팀을 구성했는데, FIFA에 따르면 1명의 비디오 어시스턴트 심판(VAR)과 그 사람을 지원하는 3명의 AVAR(보조 VAR, Assistant VAR)로 팀이 구성됨


VAR 팀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12개 경기장과 광섬유 망으로 연결되어 있고, 중계용 카메라 등 모든 영상이 집약되는 비디오 오퍼레이션 룸(VOR)’에 상주하게 되는데, VOR은 모스크바의 국제방송센터(IBC) 내에 설치되어 있음


VAR 팀은 경기의 영상을 보면서 위의 4가지 이벤트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플레이가 나왔을 때, 여러 각도의 영상을 확인한 후 결과를 그라운드의 주심에게 전달하게 됨


하지만 VAR는 어디까지나 경기의 주심이 올바른 판정을 내리게 돕는 지원의 역할이고 스스로 판정을 내릴 권한은 없는데, 주심의 요청 전에 VAR 팀이 먼저 VAR의 사용을 권고할 수도 있지만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주심에 달려 있음


, 주심의 스스로 중요한 판정을 놓쳤다고 판단해 경기를 일시 중지시키고 VAR 팀에 지원 요청을 할 경우, 그 검증 결과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전달됨


FIFA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 팀은 경기장에 설치된 33대의 방송용 카메라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 중 8대는 수퍼 슬로우 모션을 지원하며, 4대는 울트라 수퍼 슬로우 모션을 지원하는 카메라라고 함


또한 모든 경기장에는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2대의 전용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VAR 팀은 이 영상도 접근해 체크할 수 있다고 함


<자료> FIFA

[그림 3] VAR에 사용되는 33대의 카메라


VAR 시스템은 유럽의 주요 축구 리그에서는 이미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VAR가 경기 내용과 선수들의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을 아주 큰 것으로 나타났음


가령, 2017~2018년 시즌에 VAR 시스템을 도입한 이탈리아 축구 1부 리그 세리에 아(Seria A)에서는 선수가 페털티킥 등을 유도하기 위해 반칙을 당한 척하는 시뮬레이션 행위(할리우드 액션)’43.7% 감소했으며, 판정에 대한 이의 제기도 19.3% 줄었다고 함


월드컵의 VAR 시스템 도입을 위해 FIFA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이 분야 선두 기업인 소니 산하의 영국 호크아이 이노베이션(Hawk-Eye Innovations)’


VAR 시스템 운영을 위해서는 확인이 필요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다수의 영상 속에서 즉각 베스트 앵글의 영상을 선택하여 비디오 어시스턴트 심판이 체크할 수 있게 해 줄 환경이 필요함


▸ 이를 위해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은 VAR 시스템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 외에스포츠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전문 재생 오퍼레이터를 파견하고 있는데, VOR에 있는 3명의 AVAR 중 한명은 바로 이 호크아이의 오퍼레이터임


▸ 선수의 움직임을 기록하는 모든 카메라 영상은 동기화된 상태에서 호크아이의 서버에 축적되는데, VAR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오퍼레이터가 확인용 이미지를 앉은 자리에서 즉각 뽑아내고 비디오 어시스턴트 심판이 이를 확인하는 것임


▸ VAR 소프트웨어는 터치 조작을 지원하며상세하게 확인하고 싶은 영상에 대해 스마트폰을 다루는 감각과 비슷하게 줌정지슬로우 조작 등을 할 수 있음


<자료> Hawk-Eye Innovation

[그림 4] 호크아이의 오퍼레이터(맨 왼쪽)


호크아이 기반의 VAR 시스템은 여러 종목에서 경기 내용의 공정화에 효과가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나, 축구에서는 의무 적용 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의 묘가 필요한 상황


호크아이 이노베이션은 테니스의 라인 판정 시스템과 축구 골라인 기술(GLT)를 개발 한 기업으로 20113월에 소니에 인수되었는데, 현재 이 기업의 서비스는 약 20 개의 스포츠 종목, 연간 15천여 경기에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음


축구에서는 세리에 A 외에도 독일 분데스리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등의 프로 리그에서 호크아이의 VAR 서비스를 채택하고 있으며, FIFA가 주관 대회로는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과 클럽 월드컵 UAE 등에서 테스트가 진행되었음


축구 경기에서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경기 내용의 공정화에 유효하다는 것이 입증되어 이번 월드컵에 전격 도입된 것이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나온 소위 마라도나의 신의 손사건과 같은 논란은 이제 없어질 것으로 기대를 받았음


그러나 대부분의 종목이 그러하듯 축구도 심판의 권위가 아직 절대적이고 VAR 시스템의 적용 여부는 오로지 주심의 결정에 달려 있기 때문에, 일단 VAR가 적용되면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주심이 VAR를 적용하지 않는 데 따른 문제점은 제기되고 있음


이번 월드컵에서 전격 도입되며 대중적으로 소개된 실시간 트래킹과 VAR 외에도, 프로축구 구단들이 이미 적극 활용중인 ICT 기술로는 GPS를 이용한 선수관리 시스템이 있음


전세계 프로축구 팀 사이에서 급속히 보급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GPS 기반의 장비인데, ‘디지털 브래지어라 불리는 이 장비의 허리 부분에는 GPS 장지를 고정하는 포콋이 붙어 있고, 선수들은 이 장비를 착용하고 연습을 하게 됨


GNSS(측위위성시스템)과 가속도/ 각속도 센서 등을 내장한 이 장비는 선수의 몸의 움직임을 측정하는데, 반환되는 데이터는 주행 거리와 속도 이에 가속·감속, 몸의 기울기 등이며, 구단은 선수의 컨디션 관리와 부상 경감에 이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음


<자료> Catapult

[그림 5] 디지털 브래지어 장비


프로 스포츠 비즈니스에서 선수는 곧 자산이므로 선수의 부상은 팀에 큰 손실이 되는데,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데려 온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투자비용이 허공에 날아가는 동시에 성적 하락에 따른 관중 수입 감소 등으로 팀 운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됨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연간 7억 달러의 비용이 부상 선수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으며, 미식축구리그(NFL)에서는 4.5억 달러,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는 3.5억 달러, 영국 프리미어 축구 리그에서는 3억 달러의 치료비용이 발생하고 있음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GPS 장비의 도입은 구단 운영의 손실을 줄이거나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로 인식되고 있음


실제 프리미어 리그에서 만년 꼴찌였다가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한 레스터시티의 퍼포먼스 분석가이나 스포츠 과학 책임자인 폴 발솜은 자신들이 리그 전체에서 부상자 수가 가장 적었던 것이 원동력이라 밝힌 바 있음


ICT 기술의 수용이 더욱 넓고 깊게 진행됨에 따라 ICT는 이제 팀 전력의 핵심 요소로 부각하고 있으며, 경기 자체의 본질적 속성까지도 변화시키는 등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


ICT 기술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이 일찍 시작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서는 다른 팀이 찾아내지 못한 경쟁 요소를 분석을 통해 찾아내고 이를 전술 화하는 팀이 새로운 야구 패러다임을 통해 강팀으로 부상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음


야구 외에도 다양한 프로 스포츠 구단들이 선수들의 팀 전술 향상, 선수 보호와 기량 향상을 통한 우승과 수익 창출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새로운 ICT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고, 통찰력 있는 데이터 과학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음


레이더 장비와 옵티컬 장비 등 각종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유무선 고속 통신으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의 도래는 또한 스포츠를 관람하는 스타일에도 변화를 미치고 있음


프로 스포츠 중계는 경기 중간 중간에 각종 분석 데이터를 쉼 없이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직접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스마트 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있음


이는 각 스포츠 종목의 오랜 관행에도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데,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은 모든 시청자와 관중들이 엄연한 오심임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시대에는 점점 더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음


이런 압력이 심화되며 이제 심판이 판정 전에 비디오를 확인하거나, 상대팀의 항의가 제기될 경우 비디오 판독을 통해 판정을 번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대부분의 프로 스포츠에서 기본 시스템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음


<자료> Majorleaguebaseball.com

[그림 6] 메이저리그의 비디오 리뷰 시스템


인공지능의 도입 목적과 역할 범위에 대한 논란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아닌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판정을 내리게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맞서고 있으나, 스포츠 산업에서도 ICT 기술 도입의 도입은 더욱 전면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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